네가 있는 요일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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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 소설Y 클럽 9기 활동을 통하여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서 오직 최종장의 로맨스를 위하여 꿋꿋하게 달려가는 소설이다. '못된 세상 속에서도 결국 사람을 살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라는 다소 뻔한 내용을 매력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흥미롭게 전개한다. 웹툰으로 이미지화하며 읽는 것이 잘 어울리는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은 일곱 명이 신체 하나를 하루씩 돌아가며 사용하는 '인간 7부제'가 보급화된 세계관을 그린다. 이러한 세계관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붙은 설정들이 탄탄하다. 개개인의 사용 물건은 하루마다 반납하고 대여해야 한다거나, 신체 하나를 공유하는 일곱 명의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는 등의 설정들이 그것이다. '인간 7부제'라는 독특하고(어찌보면 어렵고 복잡하고 괴랄한) 세계관을 독자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하여 여러모로 고심한 흔적들이 엿보였다.

주인공 '현울림'은 자신의 신체 메이트 '강지나'의 계략에 빠져 몸을 잃게 되지만, '강지나'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불법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몸을 얻는다. 즉 이 소설은 '현울림'의 복수극이다. '현울림'은 복수 과정에서 옛 사랑 '무재(이자 강이룬)'를 만나게 되는데, 옛 사랑을 현재진행형의 사랑으로 만들고자 서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후반부로 갈수록 소설이 급하게 진행된다고 느낀 점이다. 소설의 전체적 완급이 개인적인 취향에는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부에 폭풍우처럼 이야기가 한꺼번에 몰아치는 흐름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오히려 좋게 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력적인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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