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에서 책 제목의 의미를 풀어주는 시집은 오랜만에 읽는다."다행이라는 마음들이 사실은 다정하지 않다는 인사 같아서 일종의 마음이라고 적었다."제 이름이 있는 어떤 마음을 '일종의 마음'이라고 애둘러서 표현했던 적이 나에게도 분명 있지 않을까.거칠고 부르튼 마음, 혹은 뾰족한 마음이 시집의 단 한군데에서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덕에 마지막 시까지 아주 잔잔히 흘러갈 수 있었던 시집이다. 일부로 평안한 시들을 고르고 골라서 엮으신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평안한 시를 추구하는 시인분이신 건지 궁금하다.표제작 <일종의 마음>에서 '노란 달'이라는 시어가 등장한다. 표지가 노란색인 건 이 시어의 영향이 있는 걸까? 마지막 시 <다정한 여름>이 시집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여름, 다정, (무섭지 않은) 밤. 여름밤에 이 시집을 읽을 수 있다니, 난 참 운이 좋은 독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