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전하는 명화의 세계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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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에 대한 감상은 순전히 자신의 몫이라고 믿는다.

-본문중

 

그림을 본다는 건 다양한 이유가 있는 데 그 중 위안을 얻기 위해 가까이 하는 경우가 크다. 오늘 만난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은 59명의 작가가 그린 작품들을 소개한다. 미술 관련 도서를 보면서 느끼는 건 작가와 작품의 연관성 그리고 감정이다. 600페이가 넘는 도서로 그림을 보면서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는 시간이 되었다. 나에게 익숙한 화가가 있는가 하면 생소하거나 낯선 이들이나 작품은 또 익숙한 게 많았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는 그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갈라지기에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애와 작품을 눈여겨 볼 수밖에 없었다. 인생 그림의 첫 시작은 화가 '로렌스 알마 타데마'다. 그의 작품은 고전주의로 고대 그리스 배경으로 인물들을 종종 그렸다. 삶 또한 어땠는가?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회복이 되면서 고대 문명에 관심을 가졌고 더 나아가 이집트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고전에 심취한 화가였다.

 

 

인생의 나락에서 올라왔고 화려한 삶을 살았을 거라 생각하지만 점점 신인상중의와 같은 새로운 화풍으로 점점 대중들에게 관심을 잃어갔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헐리우드 영화에 배경으로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다. 이를 보고 작가는 찰린 채플린의 말을 인용하는 데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라는 문장을 남겼다. 타데마는 그래도 명성을 누리기도 했지만 같은 고전주의 화풍을 그린 '존 윌리엄 고드워드'는 어느 나라에서도 인정받지 못해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여기에, 가문에서는 자살을 수치스럽게 여기면서 남긴 작품이나 그에 대한 기록을 삭제해버렸다는 데 너무 안타까웠다. 흔히, 시대를 잘 못 만났다고 말하는 데 고드워드가 바로 그랬다.

 

 

그리고 사는 동안 개를 자주 그린 화가가 있다. 애완동물이 아닌 이제는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너무 익숙해진 지금 '브리튼 리비에르'의 <신뢰>는 그 작품만으로 마음이 울컥해진다. 상실감으로 슬퍼하는 주인의 허벅지에 그저 턱을 올려놓고 바라보는 개의 모습은 '위로'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종교화, 역사화가 인기를 끌던 빅토리아 시기에 동물을 자주 그렸던 화가였고, 그의 작품엔 요크셔테리어, 말티즈, 폴리 등 많은 종류의 개가 등장한다.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그릴 수 없다는 문장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화가로, 인간에게서만 신뢰를 찾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철학적 질문 같지만 사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해답을 찾고 싶은 질문이다. 책,그림, 여행 등 여러 방법으로 의미를 찾는 데 그래도 '그림'은 시각적으로 더 자극을 주는 거 같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꽃다발>을 그린 암브로시우스 보스샤르트는 네덜란드 정물화의 대가다. 화려한 이 작품은 인생에서 죽음 피할 수 없으니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아라는 것을 전달한다. 생명을 포함한 모든 것은 소멸되기 마련이며 인간 역시 그렇다. 보스샤르트의 작품은 계절에 피는 꽃들을 모아 그린 작품으로 상상으로 조합한 것이다. 분명 아름답지만 언젠가 지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는 꽃들을 보면서 사람은 인생의 허무함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테다. 여기서 저자는 몽테뉴가 쓴 '수상록' 대해 짧은 언급도 하는 데 관심 있던 인물이라 그저 반가웠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역시 화가들에게도 타인의 후원이나 도움이 없었다면 능력이 있었도 펼칠 수 없었던 이들도 많았을 테다. 화가보단 컬렉터로 더 알려진 '구스타브 카유보트'가 바로 그렇다. <파리의 비 오는 거리>는 익숙하게 봤던 작품으로 카유보트의 대표라 할 정도로 화가보다 작품이 더 유명하다. 마치, 셜록 홈즈(코난 도일의 추리소설)처럼 말이다. 유복한 집안에 태어나 법학을 전공했으나 화가로 전향하면서 동료 화가들의 작품을 사 모았던 그는 이미 화가이며, 컬렉터이자 후원자였다. 모네 작품을 구입하기도 했었던 그는 동생의 죽음으로 자신이 수집한 그림을 프랑스에 기증하려고 했지만 당시 정책도 있었지만 중요한 건 정부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나중에서야 중요성을 깨닫고 개인 컬렉터들에게 돌려받으려고 했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 한 개인이 모은 작품들을 기증한다는 건 쉽지 않는 일인데...말이다. 모네는 그가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세상은 때론 현실에서 벗어나 상상을 자극하는 게 필요할 때가 있다. SF, 공포, 영적 세계 등을 선호하는 것 역시 여러 설명이 되겠지만 잠깐이라도 다른 세상을 통해 다시 현실로 안착하기 때문이다. 사실주의와 인상주의가 대두되었던 시기에 자신의 내면을 더 파고들면서 정신적 이미지에 힘을 쓴 즉, 상징주의의 대표적 작가가 있다. '오딜롱 르동' 나에게 너무 생송한 화가인데 그의 작품을 보면 영화 감독 '팀 버튼'의 작품 속 등장인물이 떠오른다. 그동안 인상중의나 사실주의 작품을 봐왔는 데 나에게 르동의 작품은 음...쉽게 익숙해지지 않을거 같다. 그러나, 혐오스러운 모습도 르동의 손에서는 다르게 태어난다. 고아는 아니었지만 시골의 외삼촌 집에서 11세까지 살았지만 늘 외로웠다. 혼자만의 시간으로 내성적 아이가 되었고, 허약에 몸 탓에 마음 역시 약한 아이였다. 하지만, 늘 그림이 있었기에 내면을 표출했으며 부족하고, 가날픈 것, 이상한 것에 애정을 쏟게 되었다.

 

 

이를 보면 작품은 화가의 제 2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뭉크의 <절규>는 그의 삶 자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할 정도로 공포감이 엄습하는 데 이와 반대되는 <태양> 작품을 보는 순간 뭐지? 뭉크에게 이런 그림을 그릴 정도로 뜨거운 열정이 있었나? 비록, 오슬로 대학의 강당 벽화를 의뢰받아 그린 작품이나 그 역시 살고자 하는 희망에 발버둥을 치지 않았나 싶다.


그는 자신의 삶이 가족의 죽음과 병으로 좌초되어왔지만, 늘 의지를 갖고 자신만의 예술을 진행했고, 그 예술로 일어선 사람이기 때문이다.

-에드바르트 뭉크 중 -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을 보면서 많은 삶을 들여다 봤다. 절망에서 희망을, 괴로움에서 행복을 .... 미술은 인간에게 살아갈 힘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책 속의 그림을 보면서 깨달았다. 여전히 미술에 문외한인데 이렇게 관련 도서를 읽고 있으니 점점 빠져들고 무엇인가 알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작품과 화가에 대해 이해를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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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짐바르도 자서전 -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20세기를 뒤흔든 사회심리학의 대가
필립 짐바르도 지음, 정지현 옮김 / 앤페이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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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필립 짐바르도 자서전

저 자: 필립 짐바르도

출판사: 앤페이지

 

 

 

 

'맡은 역할이 그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겁니다. 그것이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에 담긴 가장 큰 메시지입니다

-본문 중-

 

 

동양과 서양의 심리가 다르다는 것을 tv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다. 특히, 서양은 심리학자나 심리학이 발달해 나로선 관련 도서를 읽을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현재 이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한 사람의 인격이 어떻게 형성이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어릴 적 트라우마를 통해 문제 핵심을 찾는 등 많은 심리학자들의 존재는 나를 놀라게 했다. 한국은 여전히 '우리'라는 단어가 만연하게 존재한다. 슬픔도 기쁨도 같이 한다는 것인데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이 있고, 서양처럼 '나' 중심의 단어가 있지만 이 역시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 '이해할 수 없다'라는 말로 상대방을 외면해서는 안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 만난 '필립 짐바르도 자서전'는 심리학자의 이름은 몰랐지만 그가 실험한 교도소 임상 실험에 대해선 익히 들은 적이 있다. 인간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당시엔 대략적으로만 들은 기억이 나는 데 오늘에서야 제대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먼저 자서전으로 필립이 미국으로 이민을 오고 어떻게 스탠퍼드 심리학 교수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후 임상 실험을 통해 그동안 이론적으로 행해온 심리학을 실천하면서 심리학의 새로운 길을 연 인물이다. 이탈리아 후손이지만 부모님이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면서 이탈리아계 미국인 2세가 되었다. 어릴 적 폐렴과 백일해가 걸리면서 장기적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 데 이때 처음으로 스스로 '자기암시'를 해보게 되었다는 것. 어린 나이이지만 최면을 걸었던 최초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필립의 실험은 한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상황에서 변하는 '상황의 힘'을 주된 목표로 심리학이다.

 

 

 

그는 어릴 적 겪었던 몇 가지 일로 아이들이 리더가 되는 특징을 연구하기도 했으며, 그 유명한 전기 충격의 강도로(실제로 하지 않았다) 권위에 복종하는 실험을 진행한 '스탠리 밀그램'과 친구이기도 하다. 밀그램의 실험은 당시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는 데 그가 한 실험의 목적은 '개인이 권위에 복종해 도덕적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를 알아가는 거였으며, 물론 연구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데 너무나 중요한 실험'이었음을 말한다. 필립이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하게 된 계기는 스탠퍼드 대학에 교수로 재직할 때 '실전 사회 심리'라는 새로운 과정을 개설하면서 여러가지 주제를 정하면서 '교도소에 수감되면 어떻게 되나?' 라는 주제가 나왔기에 실험을 하게 된 것이다. 왜 이런 실험을 하게 되었을까? 당시 미국은 1960년 대로 베트남 전쟁 진실을 왜곡하고, 대학생들은 마약과 사회에 반항을 일삼았다.

 


필립 역시 쉽게 스탠퍼드 대학 교수가 되기까지 힘든 일이 많았는 데 이탈리아인인데 유대인으로 마피아로 흑인으로 오해까지 받은 적이 있었다. 그가 가고 싶었던 예일대 대학원 합격을 뒤늦게 받게 되었는 데 알고보니 흑인으로 오해받아 합격통보가 보류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 한번 합격 시켜보자 라는 생각으로 만났는 데 아니었다는 것과 예일대에 흑인이 들어오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백인 사회에서 만들어낸 심리가 과연 모두에게 통할 수 있을까? 필립의 실험은 '상황의 힘'으로 이건 인종차별과 성차별 등에 대한 아주 중요한 핵심으로 보여진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임상 실험을 꾸준히 연구하고 그 유명한 '스탠퍼드 교도소'실험이 시작 되었다.

 

 

 

건장한 사람들로 구성되었고, 각각의 역할을 주었지만 결코 무력을 행사하지 말라고 했다. 또한, 범죄자 역할을 맡은 이들은 실험 당일 날 진짜 경찰을 대동해 교도소로 이동했다는 것. 초반엔 실험이니 대수롭지 않게 행동하다가 교도관 역할을 맡은 이들이 점점 자신이 맡은 역할에 빠져들면서 신체적 폭력은 없었지만 심리적 폭력을 자연스럽게 행사하기 시작했다 즉, 역할에 빠져버린 것이다. 실험은 2주였지만 갈 수록 신경쇠약에 빠진 실험자가 나오면서 교도소 분위기는 진짜 교도소와 같은 장소가 되었다. 그럼에도 필립은 멈추지 않았다. 왜? 실험 참가자들은 생각지 못한 행동과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 시점'에만 멈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진짜 범죄자가 아닌데도 범죄자로 생각해 고해성사까지 했으며, 더 나아가 교도관 역할은 맡은 사람들은 점점 성향이 과격해지기 때문이었다.

 

 

 

왜 이렇게 변했을까? 결국 실험은 2주를 못하고 마쳤지만 이 연구는 훗날 심라학에 영향을 주었고, 심지어 이라크 전쟁시 미군이 잡은 포로를 학대하는 즉,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의 실사판이 등장하면서 필립이 그 재판에 참관하기도 했었다. 그곳에서 그는 폭력을 행사했던 군인의 상황을 대변했는 데 평범하고 성실한 그가 왜 그곳에서 잔인한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결국 '상황'이었다. 인간적 환경이 아닌 곳, 포로들을 감시하고 자신이 쉬는 그곳 조차 교도소의 한 부분이었기에 ...그 누구도 악인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한다.비록, 그 군인에 대한 형벌은 낮아졌지만 군인으로서의 삶은 끝났지만 말이다.

 

 

 

그의 실험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방관자 실험'과 '협동 실험' 등 중학교부터 대학교, 그리고 기업까지 응용하며 사용할 수 있는 심리학의 시각을 넓히기도 했다. 방관자 실험은 그 실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행동을 해야하는지..영웅적 행동이 슈퍼맨처럼 강한 사람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선의를 행할 수 있는 생각을 알려주는 등을 알려주었다. 그의 연구에 대해 비판도 많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응용해 사용했고, 심지어 중국까지 방문했다고 하니 명성이 얼마나 알려졌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짐바르도 시간관에서도 설명을 하는 데 여기엔 미국 전 대통령도 포함되어 있다. 아주 위험한 인물로 말이다.

 

 

<여섯 가지 주요 시간관>

  1. 과거 긍정적 시간관

  2. 과거 부정적 시간관

  3. 현재 쾌락적 시간관

  4. 현재 숙명론적 시간관

  5. 미래 지향적 시간관

  6. 초월적 미래 지향적 시간관

 

 

마지막으로 필립 짐바르도는 여전히 기고를 하면서 자신의 업무를 하고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쉽게 하지 못하는 실험을 시도했고, 그 결과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변하는지 드러났다. 그는 상상으로 심리학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임상 실험을 통해 해야한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피실험자에 대한 윤리부분을 생각하면 선뜻 동의는 할 수가 없다. 악명 높게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알려졌지만 무시할 수 없는 실험이었다.

 

 

현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을 고립시키고 적대적 관계를 형성해 싸우게 만드는 데 있어요. 아이들은 힘을 합쳐야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본문 중-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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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로 읽는 인간의 역사 - ‘왜 인간은 다채로운 신발을 신는가?’에 관한 방대하고 진귀한 문화 탐구서
엘리자베스 세멀핵 지음, 황희경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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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 신발로 읽는 인간의 역사

저 자: 엘리자베스 세멀핵

출판사: 아날로그

 

인류의 역사는 보면 흔히 전쟁을 먼저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전쟁 뿐만 아니라 음식, 약품, 미술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역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리고 오늘 '신발'로 역사의 한 부분을 알 수 있는 책을 만났다. 굳이 신발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의류에 어울리거나 직장에 갈 때 또는 휴가를 떠날 때 등 신발만 보더라도 사람들은 한 사람에 대한 분위기를 파악할 수가 있다. 한편으로는 사회가 고정관념을 만들어서 그럴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들기도 하는 데 오늘 읽은 <신발로 읽는 인간의 역사>의 서문에서도 역시나 신발에 부여된 의미에 따라 신발을 선택한다는 걸 다시 한번 자각시켜주었다. 책은 크게 5가지 신발을 나누어 설명하고 그 안에서 세세하게 다양한 종류로 역사와 변천사를 소개하는 데 신발에 둔 의미를 알아갈 때마다 지금과 과거의 시대가 얼마나 큰 차이를 두었는지...다시 한번 실감을 하게 된다.

 

여름이면 누구나 신든 샌들은 고대 로마에서부터 신었던 것이나 그 역사가 계속 이어져 온 것은 아니다. 제국 몰락 이후 19세기에 패션 아이템으로 다시 등장을 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는 데 여기서도 무수히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다. 정치에 저항을 둔 의미로 샌들을 신기도 했으며, 19세기 초 여성들은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지 이를 신고 외출을 해서는 안되는 존재였다. 여성이라는 존재는 곧 집안에 있어야 하는 것임을 상기시키는 문장이다. 그나마 특권 계층 여성은 일반 계층인 노동 계급 여성보다 조금은 나았다고는 하나...조롱과 경멸 중 어느 게 낫다고 할 수 있는가? 또한, 노출이라는 점에서 샌들은 파격적이고 감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1890년 해변에서 여성들은 신체를 가리고도 모자라 발가락을 가린 샌들을 신었다. 여행이 자유로워졌다지만 여전히 신체 일부를 드러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샌들의 정치적 의미는 '개인과 그 신체의 자유는 모든 사람의 해방과 연계된다'라고 했으며, 인도 정치 운동가 간디 역시 가죽 샌들을 신으면서 인도의 독립과 자급자족을 주창하기 까지 했었다.

 



정치 뿐만 아니라 정형외과용으로 나온 '버켄스탁'샌들, 포르노에서 에로틱한 스틸레토 샌들로 바뀌기까지..생각지 못한 내용이 많았다. 하지만, 남성적인 것을 나타내는 건 바로 '부츠'가 아닐까? 군대, 탐험가 등 여성보다 남성이 먼저 신었던 부츠는 중세 명화들을 보더라도 종종 볼 수가 있다. 시작은 가볍고 매끈한 부츠를 일상에서 착용한 18세기 잉글랜드에서 퍼져나갔다. 여기에 광택도 중요한 몫을 했는 데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구두 닦는 모습은 사회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한 사람의 품성을 왜 광이 나는 구두에서 찾는 것인가? 소설이나 영화에서 종종 깔끔한 구두를 선호하는 인물 중 인품이 구두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격을 자주 본다. 그냥 지나치는 장면이지만 책을 읽다보니 이또한 한 캐릭터에 부여된 성향임을 알 수 있다. 하여튼, 이 신발 역시 많은 변천사를 겪었는 데 전쟁에서도 역시 빼놓을 수가 없었다. 독일 군화(부츠)가 좋았던지...독일군 시체 신발에서 벗길 정도였는 데 신발이 군인들이 사기를 좌우한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된 부분이었다.

 

그리고 여성신발이라고 생각했던 '힐'. 이건 누구나 남성이 먼저 신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역시 명화를 보더라도 간간히 볼 수가 있는 데 힐의 등장은 현재까지 언제가 시작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이란의 10세기 신발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있지만 제대로 인식이 된 것은 16세기 유럽의 변화를 겪으면서부터다. 17세기에도 여성도 힐을 신게 되면서 여성과 남성의 신는 힐이 구분되었고 남성에게는 특권을 상징하는 중요한 신발이 되었다. 하지만, 점점 성별이 차이가 뚜렷해짐에 따라 결국 남성이 신는 힐은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 이를 보면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고 정점에 다다르게 되는지를 알 수 있다. 이어, 중앙아메리카 숲 원주민들이 고무나무에서 나온 수액으로 만든 스니커즈의 탄생, 더 나아가 귀족들의 경기라 할 수 있는 테니스에서도 스니커스를 신게 되면서 인기를 얻게된 스포츠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신발 생산에 대한 노동 착취를 잊어서는 안된다브라질, 콩고 등 여전히 무자비한 노동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누구나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신발이 누군가의 노동 착취로 이뤄지고 있다고 하니...사실, 믿을 수가 없었다.

 

벨기에 국왕 레오폴 2세의 통치 아래에 있던 벨기에령 콩고 같은 곳에서 벌어지는 참사는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겼으며 폭력적인 노동 관행에 관심이 쏠렸는 데, 21세기 초 스니커즈 제조회사들에서도 이 문제는 반복된다.

-본문 중-

 

책을 읽기 전 까지 신발의 변천사 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물론, '역사'라는 단어가 있기에 다른 시각도 생각을 했었는 데 의미와 정치, 노동에 대한 부분이 여전히 현재에도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한편으론 무섭다가도 의미를 부여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인지...참 많은 생각을 하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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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아트 - 80점의 명화로 보는 색의 미술사
클로이 애슈비 지음,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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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컬러 오브 아트

저 자: 클로이 애슈비

출판사: 아르카디아

 

색은 인류 문명이 발전하기 전에도 곳곳에서 사용이 되었다. 비록, 현대와 같은 미술, 의류, 건축 등 다양한 곳에 쓰이지 않았지만 발견된 동굴 벽화를 보면 생동감 있는 동물 그림에 사용된 색상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럼 여기서 색상은 도대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예술이 색에 대한 감상과 이해를 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누구든 작품의 색상을 볼 때 불안감, 안정, 영광 등 인간의 감정을 자극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만난 <컬러 오브 아트>는 80점의 명화로 색과 역사를 넘어 문화와 정치, 철학 등 다양한 면을 소개하는 도서다. 색이 언어라는 말.. 사회적, 종교적, 은유적 맥락이 함축되어 묘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다양한 '색'을 어떻게 구했을까? 지금이야 화학으로 만들지만 천연에서 색을 찾아야만 했고, 그 중 블루는 너무 귀한 광물에서 나오는 것이라 아무리 화가들이어도 고가의 블루는 쉽게 사용할 수 없었기에, 대부분이 파랑이 전부인 <월턴 두폭화>는 성모마리아를 하늘과 땅, 천상의 여왕임을 강조하게 위해 사용 되었다. 하지만, 피카소 작품인 <인생>은 친구의 자살로 슬픔을 파랑으로 불안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를 보면 각 시대별로 색상이 주는 의미가 다름을 알 수 있다.

 

르네상스, 표현주의, 사실주의 등 책은 각 주제마다 명화를 소개하는 데 그 안에서 색의 안료와 발견은 놀랍다고 할 수 없었다. 그건, 유독성이 있음에도 당시엔 몰랐기에 화가들은 사용을 했고 결국 건강을 해치게 되었고, 그 중엔 고흐와 마네가 있었고 작품을 소장한 나폴레옹,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도 위험에 노출 되어 있었다. 문득, 많은 화가들이 남긴 작품은 지금도 미술관을 통해 직접 보거나 책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을 보면 생명과 맞바꾸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색'으로 인해 인류는 과학를 넘어 문학에도 영향을 끼쳤는 데 그 전에 먼저 예술은 소묘와 채색 중 무엇이 더 중요한 것에 대한 논쟁이 있기도 했다.

 

인생은 풍부하고 다채로우며 이를 묘사한 예술도 마찬가지이다.

-본문 중-

 

또한, 물리학작인 뉴턴은 색상환이라는 일곱가지 색으로 모든 색상이 만들어졌다고 하는 데 그의 논문이 <광학>을 통해 색 스펙트럼을 설명하기도 했었다. 비록 그가 주장한 이론이 완벽하지 않았더라도 훗날 볼프강 폰 괴테를 비롯한 많은 사상가들에게 색 이론을 만들기도 했다. 여기서 서로 상반되는 의미도 부여가 되었는 데 부정적 심리와 도덕적 연관성을, 특정한 색이 윤리적 가치를 나타내는 등 19세기엔 색 이론이 탐구되기 시작 되었다. 이를 보면 색의 다양성이 인간의 삶까지 파고드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근대 화학의 발전이 화가들에게 쉽게 물감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서 더 많은 작품을 그리게 되었으며 여기에, 팔레트를 비롯한 관련 산업 역시 꽃을 피우게 된 것을 보면 인류의 변천사는 어느 것을 기준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예측 할 수가 없다. 첫장에서 시작된 고대 벽화를 시작으로 색의 변천사를 직접 볼 수가 있는 데 전쟁 역시 피해갈 수 없었음에도 살아남아 인상주의를 거쳐 초현실주의 그리고 무의식을 푸는 것까지 이어져 왔다. 물론 시기마다 다르게 의미를 주는 색이지만 인간의 감정을 여러 화가들을 통해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주위의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는 '팝 아트'도 탄생이 되었는 데 아직은 이 부분에서 소개된 작품들은 낯설기만 하다. 그렇진만, 미술은 계속해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고 이제는 색으로 정치와 문화에 의미를 둔 21세기가 되었다. 여기서 간과한 것이 있는 데 바로 '흑인 화가'라는 것인데 이는 백인 남성 위주였던 초상화를 토대로 소수의 사람만을 위한 예술이 이제는 대중적으로 편견에 맞서는 흑인 예술가들이 탄생 되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컬러 오브 아트>를 읽기 전 까진 색에 대한 설명으로만 생각을 했었는 데 책장을 넘길 수록 과학과 심리, 정치, 문학 등 '색'이 인류에 끼친 영향이 상당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대미술에 있어 색은 여전히 예술가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표현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색은 끊임없이 에너지를 분출하고 분위기를 형성하며 작품의 인상을 결정한다. 작품을 마주한 관람자에게서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하고, 동시에 조용한 사색에 잠기게도 할 수 있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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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에디터스 컬렉션 14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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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 슌킨 이야기

저 자: 다니자키 준이치로

출판사: 문예출판사

 

문예출판사 에디터스 컬렉션 시리즈 중 [슌킨 이야기]를 만났다. 일본 하면 추리소설을 자주 읽었기에 오늘 만난 도서는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다.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에 이어 읽은 <슌킨 이야기>는 6편의 단편으로 된 도서다. 작가에 대한 평가는 탐미주의, 여성에 대한 묘사가 문득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곤 했었고 한편으론 난해하다고 할까? 즉, 좀 더 깊게 읽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작품 해설에서 먼저 작가를 알아야 작품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후기를 읽으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묘한' 느낌이라는 단어를 쉽게 떨쳐낼 수 없었던 책인 건 확실하다. 그렇다면 저자인 다니자키의 삶은 어땠는가? 아내를 양도한다는 사건을 일으켰다는 데 순간 아내를 양도한다라고? 내막을 읽어보니 처제에게 끌려 아내를 사모하던 남자에게 아내를 양도한다는 사건이었고, 이혼 후에도 두 번이나 결혼을 그리고 어느 모임에서 재회하기도 했었는 데 하여튼, 이런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그이 삶이 작품에 드러나기도 했다는 점이다.

 

첫 번째 단편인 <문신>은 문신을 하는 한 남성의 이야기로 그의 실력은 탁월했지만 동시에 상대방의 고통 소리에 희열(?)을 느끼는 인물이다. 하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문신을 해왔기에 유일한 소망은 자신이 원하는 인체를 발견 그 위에 문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몇 년이 흘러도 나타나지 않던 여성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등에 문신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나 두 사람의 묘사가 참 몽환적이랄까? 앞으로 게이샤가 될 소녀에게 문신을 해 줌으로써 앞으로 그녀가 앞으로 게이샤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임을 암시한다. 이어 게이샤들과 같이 술 마시고 호응을 이끌어내는 <호칸>, 어린 시절 부잣집 친구의 집에서 학대와 같은 놀이(?)를 보여주는 <소년> , 여장을 즐기는 한 남성이 우연히 다시 만난 이름 모를 여인과 몇 일을 같이 보냈던 <비밀>, 죽은 부인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한 탐정이 등장한 <길 위에서> 등 그리고 눈 먼 두 사람에 관한 내용인 <슌킨 이야기>. 이 이야기의 공통점은 전혀 없다. 그렇다보니 읽을 때 마다 무슨 내용인가 긴장 할 수밖에 없었다.

 

여자는 잠자코 고객를 끄덕이고는 옷을 벗었다. 때마침 아침 해가 문신을 비춰 여자의 등은 찬란하게 빛났다.

-본문 중-




추리소설 같은 <길 위에서>는 저자의 상황이 비춰진 것이라 하는 데 내용은 이러하다. 몇 년 전 아내가 질병으로 사망한 남자에게 의문의 남성이 다가온다. 탐정이라면서 그에 관한 누군가가 확인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는 거다. 도대체 왜? 어떤 내용인지 예상하지 못하고 탐정은 남자를 붙잡고 죽은 부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질병과 경미한 교통사고, 호전되면 다시 질병으로 약해지는 게 일상이었던 아내. 하지만, 결국 사망했는 데 이 점에 의문을 품은 친부의 요청으로 전 남편을 찾아오게 된 것이다. 문장은 추리로 이랬을 거다 라면서 흘러가지만 독자는 이미 확신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소년>은 에로틱하면서 섬뜩함을 던져주는 데 소년들은 모여서 사냥꾼, 노예 놀이 등을 하면서 상대방을 괴롭힌다. 싫다고 할 수 있음에도 같이 놀이를 한다는 건 왠지 인간 안에 숨겨진 본능을 끄집어 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마지막 <슌킨 이야기>는 귀족 집안 딸이지만 눈이 멀어 기예를 배우게 되었는 데 게이샤가 되려는 수련생들 보다 뛰어났다. 어릴 적 눈이 멀었기에 늘 사스케라는 남종이 길잡이를 했었는 데 훗날 두 사람 사이에게 아이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소설에선 두 사람의 애정을 결코 볼 수 없다. 오히려 기예를 가르치는 슌킨의 괴팍한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나중에 사스케도 기예를 그녀에게 배우게 되면서 꾸중을 너무 들어 우는 일이 허다함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그녀 곁을 마지막까지 지켰으며, 사스케 역시 눈이 멀었을 때....기록은 그가 스스로 바늘로 눈을 찔렀음을 보여준다. 사랑이었을까? 무엇이었을까? 슌킨 사망 후 노년이 된 사스케는 어느 여인도 쳐다보지 않은 것을 보면 사랑이라 해야하지 않을까? 이 작품은 무엇이다 할 수 없어 독서 모임을 하다보면 뭔가 더 알지 않을까 했다. 이를 보면, 어려운 문장 없이 흘러가지만 인간의 심리를 치부와 같이 드러내면서 보여주는 게 어색하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는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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