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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씸한 철학 번역 -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코디정 지음 / 이소노미아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지급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도서 <생각의 기술>로 알게 된 저자로 이번에 개정판으로 출간된 <괘씸한 철학 번역>이라는 새로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앞 도서를 읽을 때도 어렵게 표현한 부분을 작가 나름대로 풀어써서 설명해서 이해도가 좋았다. 그렇다고, 그 책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안개로 막혀 있었던 것이 걷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늘 새롭게 만나 도서 여기 그렇다. 철학이라는 어려운 분야를 아무리 쉽게 표현한다고 해도 어렵다는 사실이다. 오늘 만난 <괘씸한 철학 번역>은 이런 어떻게서든 해소를 해준 도서다.
순수이성비판 길잡이라는 작은 소제목은 눈길을 끌게 한다. 철학하면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떠오르기 때문이다. 원작 자체도 어려운데 번역할 때에는 한국어로 이해할 수 있게 해야하니 이또한 대단한 노고가 필요하다. 먼저 작가는 철학에 대해 설명을 한다. 이 학문이 어려운 것은 '단어'의 영향이 크다고 피력한다. 문맹률이 사라진 요즘 한글을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이제는 문해력에서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서양 문물을 접해 써진 철학 중 일본식 한자어를 평범한 한국어로 바꿔보기를 권한다. 책을 읽으면서 순수이성비판에 써진 단어중 Mind 를 기존 번역에서는 마음과 심성으로 했다면 우리말 번역으로는 '머리'라고 했고, '실체'라는 단어 대신 '본질'이라고 수정한 문장을 보니 이해도가 높았다.


단어는 언어 전달 도구로 중요한 것으로 독서를 시작하면서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본격으로 시작된 제3장인 '순수이성비판의 경우'를 읽으면서 의미가 같아도 전달하려고 할 때 단어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일본어 번역을 기초로 두었기 때문에 난해했던 해석을 한국어로 바꾸되 더 깊이 풀이를 해 주니 한편으로 철학이 그렇게 어려운 분야가 아니었을까? 인간이 그렇게 만든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그 자체만으로 어렵다고 하는데 음, 나름 평범한 한국어로 번역을 했다면 쉽게 흡수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저자가 원하는 바가 이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일본식 번역에 대해 배척을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한국인에게 수용이 되었다면 한국어임을 말한다. 언어라는 것이 그렇다 아니다라고 판단하기 보다 사용하다보면 모국어가 되고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괘씸한 철학 번역>을 읽으면서 '철학'에 대한 생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중요한 '단어'를 의식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순수이성비판>을 번역 중에 있다고 하는데 기대가 크다. 물론 100%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은 하지 않으나 조금은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