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3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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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매큐언의 작품은 처음인데 개정판으로 만날 수 있다니 행운인 듯 합니다. 영화로는 먼저 만나보았는데 원작 소설을 이제야 읽어보게 되다니 다시 한 번 설레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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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사도들 - 최재천이 만난 다윈주의자들 드디어 다윈 6
최재천 지음, 다윈 포럼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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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의 사전적 의미는 거룩한 일을 위하여 헌신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다윈의 사도들이라 하면 다윈의 이론을 증명하고 기리기 위하여 함께 연구하는 후대의 학자들을 가리키는 의미일까요? 저자는 이들을 다윈의 아미라 표현합니다. 팬클럽들도 서로 좋아하는 부분이 다르고 의견이 엇갈릴 때가 있잖아요. 이들도 그렇습니다.

 

다윈의 업적을 따르고 칭송하지만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학술적으로 갈릴 때도 있는데 그런 대화들이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에게 베스트셀러로 익숙한 과학자들의 이름이 목록에서도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스티븐 핑커와 리처드 도킨스, 그리고 스티브 존스와 같은 유명인들이요.

뭐가 되었든 태생적으로 문과형 인간인 제가 과학도서를 펼쳐볼 용기를 내었다는 것부터 커다란 변화가 아닐까 싶었답니다.

 

다윈주의(Darwinism)19세기 중반 영국의 박물학자 찰스 다윈이 제안한 자연선택에 의한 과학적 진화론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용어입니다. 다윈주의의 핵심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종들이 변화하고 진화하며, 이 과정에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특정 특성이 미래 세대에 전달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하는데요. 그 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집단에서 유리한 형질의 빈도는 증가하는 반면 불리한 형질의 빈도는 감소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다윈주의는 현대 생물학의 초석이 되었고 자연과 지구 생명의 역사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지요.






진화 생물학과 진화 심리학, 종교와 페미니즘, 진화의 주기와 패턴 그리고 그 과정 등 무척 많은 내용과 이론들로 대화들이 이어집니다. 물론 이론적 배경이 없는 저는 하나하나 찾아가며 읽어야 했고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려 읽게 되는 책이었고, 뭐 제가 100%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뭔가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 더욱 손에서 놓지 못해 근 2주 동안 붙잡고 있었답니다.

 

 

저자는 대화의 마지막에 [우리에게 다윈은 왜 중요한가?]라는 같은 질문을 똑같이 던집니다. 12명이 다르듯이 질문에 대한 대답들도 모두 다른데요. 찰스 다윈은 과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널리 여겨지고, 종의 기원과 발달에 대한 포괄적인 설명을 제공하는 진화론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만큼 그가 중요한 이유도 여러 가지로 대답이 이어집니다.

 


그의 이론이 현대 과학탐구의 기초를 마련했다든지, 철학과 정치, 윤리와 같은 과학 밖의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다든지, 그의 이론이 그 시대에는 혁명적이었으며 종교적으로나 생명의 기원과 같은 오랜 믿음에 도전했고 자연계와 그 안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위한 길을 열었다든지 그 이유는 다양합니다.

다윈의 과학에 대한 기여와 자연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그를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만듭니다. 그의 연구가 생물학, 생태학, 유전학, 그리고 지구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변치 않을 테니까요.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대담이라니 전문적인 과학 용어들이 오가고 책의 두께만큼이나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책을 읽기 전부터 들었는데 의외로 술술 읽혀요. 무턱대고 어려운 이론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저자와 질문하고 대답하는 형식이라 더 쉽게 받아들여졌고, 그 대화에 빠져 함께 생각하고 모르는 건 찾아가며 읽게 되더라고요. 뭐지? 이거 모르는데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다윈의 사도들은 아직도 관찰 중이고 그 덕에 진화론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라고 저자는 끝을 맺는데요. 끝없이 진화하고 변화하는 인간이 있는 한 다윈과 진화론은 필수 교양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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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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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삽입곡으로 유명한 살다 보면 이란 노래의 유명한 가삿말이 있다.

돌아가신 엄마 말하길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 말 무슨 뜻인진 몰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이 노랫말처럼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인생]은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로 1993년에 처음 출판된 이후로 중국 문학에서 가장 유명하고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소설 속에서 문화대혁명과 대약진을 포함한 20세기 중국의 떠들썩한 사건들을 항해하면서 푸구이라는 한 남자와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읽는 내내 어쩜 이리도 기구할까 싶었다.

푸구이는 부유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삶의 초반에는 아쉬운 거 없이 펑펑 인생을 낭비하는 삶을 사는 한량으로 그려진다. 임신한 아내를 내팽개치고 도박에 빠져들고 향락에 취해있고, 장인어른에게도 못된 사위인데다가 위아래 할 것 없이 망나니 같은 삶을 사는 그런 못난 남자였다. 그러다 결국 도박판에서 모든 것을 잃고 집안의 전 재산을 날린 그는 나락으로 떨어져 논을 빌려 밭을 일궈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노동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푸구이와 그의 가족은 온갖 기근과 질병 그리고 정치적 박해를 포함한 일련의 비극과 고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푸구이는 그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보호하고 생존하기로 결심하지만 인생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으니 푸구이의 삶도 그러했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그중 나는 자전과 펑샤에 더욱 빠져들었던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인 푸구이는 둘째 치고 그의 아내인 자전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함께 유지하기 위해 충실하고 자상한 아내이자 어머니로 그려지는데 왜 친정으로 돌아갔다가 어린 유칭을 데리고 다시 돌아왔을까 이해가 될듯하면서도 안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게다가 푸구이의 딸인 펑샤는 어린 시절 앓았던 열병으로 벙어리로 살아가게 되는데 그러한 극도의 역경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하고 살아남기로 결심한 슬기로운 젊은 여성이다. 그녀가 어렵게 만난 남편 얼시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는데 너무 안타까워 눈물이 또르르......

그리고 펑샤의 동생 유칭의 죽음을 보면서 작가가 허삼관 매혈기를 여기서 떠올려 쓴 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보기도 했다. 이처럼 [인생]은 20세기의 중국을 특징짓는 정치적 사회적 격변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가족과 사랑 그리고 역경에 직면한 인간의 회복력에 대한 주제를 탐구하며 많은 찬사를 받았다.

푸구이와 그의 가족들이 겪는 비극과 고난 같은 암울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어려움 앞에서 가족과 사랑,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소설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고 이 책이 중국 문학의 현대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책은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공리 주연의 장예모 감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길래 찾아보니 네이버 네티즌 평점이 무려 9.4점이 넘어간다. 아~ 이렇게 또 찾아보아야 할 영화가 한편 더 늘어나는구나.

결국 인생이란 살아가야 하는 것, 살다 보면 살아지는 것이었다.

내 인생도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살다 보면 알게 되고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그래도 푸구이처럼 과거를 회상하며 후회는 하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좀 더 신경 쓰고 하루하루 곱씹어가며 살아가자 다짐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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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을 입은 여인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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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니고, 평생을 태어났던 동네에서만 살며 그곳에서 죽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답답할지 저는 상상할 수도 없는 삶인데요. 은둔, 기피, 불안 등과 같은 단어는 심리학 책에서나 접하는 거라 생각하며 살았으니 어쩌면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이해해 보려 한 적도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에밀리 디킨슨은 독특한 문체와 독창성으로 알려진 미국 시인으로, 현재 미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데, 바로 그녀가 매사추세츠주 애머스트에서 태어나 은둔 생활을 하는 삶을 살다가 애머스트에서 생을 마친 사람이랍니다. 그녀는 집을 거의 떠나지 않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시를 쓰고, 친구와 가족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보냈다고 해요. 

제목이 [흰옷을 입은 여인]이라 왜 그런고 했더니 에밀리 디킨슨의 수의를 뜻한 것이었는데, 그녀의 죽음으로 시작되며 삶을 거슬러 올라가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많은 시를 썼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인정받지 못했고, 죽은 후에야 그녀의 여동생이 시 꾸러미를 발견하며 출간하면서 위대한 시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답니다. 에밀리 디킨슨은 아버지 에드워드 디킨슨과 사이좋은 부녀라기보다는 종종 복잡하고 긴장된 관계를 가졌는데 그 이유는 애머스트에서 존경받는 변호사이자 정치인인 아버지가 엄격하고 가혹한 방식으로 자녀들을 양육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러니 그녀는 가족과의 관계가 편하지만은 않았을 테고, 일부 학자들은 그녀가 정신 질환이나 뇌전증을 앓았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프랑스의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크리스티앙 보뱅이라는 작가를 [작은 파티 드레스]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고 글을 읽으며 빠져든 게 벌써 2년이 다 되어갑니다. 보뱅의 글을 읽을 때면 가슴속이 찌릿찌릿한 게 너무나 아름다운 문장 때문인 건지, 그의 섬세한 감성 때문인지 너무 설레어서 그 느낌을 뭐라 다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랍니다. 그렇게 저는 보뱅의 팬이 되었고 빠져들었는데요. 제가 사랑하는 시인 크리스티앙 보뱅과, 그가 사랑하는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라니 그래서 더욱 행복해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읽은 적이 있지만 저는 그녀의 시를 통해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보뱅이 그녀를 표현한 글을 통해서 다르게 느끼게 되더라고요. 시인의 시선이 들어간 글이라서 그런지 일반적인 전기문학과는 다르게 다가왔고요. 에밀리 디킨슨의 일화 하나하나들이 그녀의 삶이었지만 보뱅의 이야기처럼,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하듯 느껴지는 게 묘하게 아름다워 짧은 글이지만 자꾸 다시 읽게 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여중생 시절 에드거 앨런 포의 애너벨 리에 빠져 한참을 그 시만 끼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그 시로 인해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 단편선보다 시를 더 찾아 읽었었는데 이번에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을 보뱅 덕에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다른 시인들도 보뱅의 글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염원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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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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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여름성경학교를 다니며 배웠던 노아의 방주는 성경 책 창세기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였어요하나님은 인간들의 악함을 홍수를 일으켜 세상을 쓸어버리는 방식으로 벌하려고 결심하였고노아라는 의로운 사람과 그의 가족만을 살려주기로 선택하였습니다그리고 그에게 곧장 방주라는 거대한 배를 만들라고 지시했는데이 배는 노아와 그의 가족홍수가 계속되는 동안 그들을 지탱할 수 있는 충분한 음식과 함께 지구상의 모든 종류의 동물 한 쌍씩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컸다고 했지요.

 

홍수가 났을 때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동물들과 함께 방주로 들어가 물이 차오르는 것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고홍수가 물러난 후에는 방주에서 내려 땅에서 다시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였는데 그래서인지 이 방주 이야기는 하나님의 뜻에 충실하고 순종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인용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갑자기 왜 성경 속 방주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요최근 읽은 블루홀 출판사의 미스터리 소설의 제목이 바로 방주였기 때문입니다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방주라는 제목인 걸까 호기심에 가득 차서 책을 펼친 저는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미친 반전이라는 홍보용 띠지 문구가 역시나 빛을 제대로 발휘하는 결말이었어요.

이거 이거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걸까요?



대학시절 친구들과 2년 만에 만난 작은 등산 모임에 슈이치의 사촌 형까지 모두 일곱 명이 모여 그중 유야의 제안으로 산속에 지어진 커다란 지하 건축물 탐방을 떠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첫 페이지부터 숲속에서 길을 헤매기 시작하고휴대폰은 먹통이라니 미스터리 소설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 시작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건축물의 지하에서는 우연히 마주친 한 가족과 함께 밤을 지새우게 되고 말이죠그런데 나쁜 일은 한꺼번에 밀려오는 법이잖아요건물의 지하에서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는데 그 와중에 살인사건까지 발생합니다이런 폐쇄된 공간에서의 밀어붙이듯 극한 상황들이 연달아 일어난다면 사람은 얼마나 공포에 빠지게 될까요?

 

사방이 막힌 이 건물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한 명이 희생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고물이 다 차오르는 시간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답니다정해진 시간 안에 희생자를 정해야지만 모두가 탈출해서 목숨을 구할 수가 있다니 이건 뭐 하나 쉬운 게 없네요.

 

이 책을 읽다가 성경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 속에 40일간 타고 있던 그 사람들은 과연 행복하게 지냈을까라는 의문이 갑자기 들었습니다밖에는 비가 내리고 홍수가 계속되는데 살아남은 사람은 자신들밖에 없는 데다 그것도 마지막에 대한 확신이 없었을 테니 말이에요소설 속 주인공들도 마찬가지겠지요누가 범인인지도 모르고그렇다고 희생자를 정하기도 힘들고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요결말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테니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 걸 각오하시고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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