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와 그림자 스토리잉크 3
진저 리 지음, 몰리 박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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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한 우리의 주인공 수이는 번화동 고층 아파트에 살다가 아빠의 회사가 가까운 변두리 사이집으로 이사 오게 되었어요.

학교도 변두리 초등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 12살 소녀 수이는 검은색 원피스만 고집하는 키 작은 단발머리 소녀지요. 친구도 골라사귀려 하고 많은 친구는 쓸모없다 생각하기도 하는 수이는 전학 온 첫날 '너 친구 없지?'라는 목소리에 이끌려 전시실에 들어갔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답니다.



그날부터 수이에게는 말하는 그림자가 붙어 다니게 되고 다른 친구들에게는 조금씩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제로'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늘어가게 돼요. 수이가 짜증을 내거나 기분이 나쁠 때 자주 나타나는 그림자는 점점 더 수이를 차지하려 들고 다른 친구들의 그림자도 욕심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 건지 수이는 친구들과 함께 [제로 조사단]을 만들어 하나씩 파고들어 보기로 하고 조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냉소적이고 까칠한 수이가 친구들과 함께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 그림체가 무척 깔끔해서 눈이 피로하지 않아 저는 좋았어요. 내가 제일 잘나고 똑똑한 줄 아는 시기가 있잖아요. 그런데 세상은 혼자서만은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경험을 아이들도 하면서 성장하고 어른이 되지요. 수이도 그렇게 그림자와 친구들과 함께 커나가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책이랍니다.



부모의 이혼, 바쁜 아빠, 스스로 챙겨야 하는 자신의 현실에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지만 그 속은 아직 어린아이들의 평범한 모습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서로 친구가 되어 위로가 되어주고 그 관계에서 든든함을 느끼며 위험을 무릅쓰는 선택을 하기도 하는 변화를 보이기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예뻐 보이기도 했고요. 책의 마지막 망토를 두르고 학교를 빠져나가는 누군가의 모습이 후속작을 예고하는 듯해 한껏 기대하면서 책을 덮었습니다.


앞으로도 수이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계속 시리즈로 나와서 외롭고 소외된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함께 할 수 있기를 응원해 봅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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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일의 밤 백 편의 시 - 일상을 충만하게 채우는 시의 언어들
이영주 지음 / 뜨인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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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글쓰기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강사님이 글쓰기 끝판왕이 '시'라고 하신 말씀이 계속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시를 좋아하고 자주 읽는데 뭔가 내가 읽고 해석한 게 맞는 건지 의아할 때가 많아요. 뭐 읽는 사람 마음이라지만 정확한 뜻을 알고 싶을 때가 한 번씩 있거든요.

어찌 되었든 저는 지금도 시를 종종 읽곤 한답니다.

그래서 이 책 [백 일의 밤 백 편의 시]가 무척 맘에 들었어요. 매일 밤 한 편씩 골라 읽을 수 있었으니까요.

새하얀 바탕에 가늘고 동그스름한 보랏빛 글씨체가 너무 예쁜 표지부터 제 맘을 끌었는데 종이 재질도 너무 매끈해서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읽는 건 무척 쉬운데 의미를 되새기며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가 있습니다. 생각이 생각을 불러오게 되는 게 시의 매력인듯해요.

너무 아름다운 시, 가슴 아픈 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 시, 온몸의 감각이 살아나는 시, 공감 가는 시, 사랑했던 그날들이 떠오르는 시,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시, 눈으로 읽었지만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하는 시 등... 유명한 시인들의 다양한 시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좋았습니다. 한 번은 후루룩~ 읽어냈고, 두 번째는 곱씹어가며 읽으려 노력했습니다. 이다음 세 번째는 정말 하룻밤에 한 편씩 읽으려고 합니다.




필사 노트도 함께 있어서 조금씩 적어볼 수 있었는데 시를 읽는 것과 듣는 것, 써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한 글자 한 글자 시 한 편을 꾹꾹 눌러 필사하면서 저를 소녀 감성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린 시절 머리만 대면 잠이 드는 저를 할머니가 '넌 참 좋겠다~'라며 부러운 듯 바라보시던걸 왜 그런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중년이 된 지금은 자연스레 이해하게 되버렸어요. 초저녁 졸음이 쏟아져 살포시 잠들었다가 새벽 1시 정도면 깨서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그럴 때 소설을 읽기엔 밤을 새울듯해 조심스럽고, 시 한 편 정도가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저에겐 딱 좋았습니다.

읽다가, 상상하고, 과거를 추억도 했다가, 의미도 되새겨보았다가 하다 보면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기도 하고, 잠들지 못하더라도 그 시간이 불편하고 괴롭지 않았기에 고통스럽지 않을 수 있었거든요. 이런 밤들이 더 이어질 수 있도록 백일의 밤 백 편의 시가 아니라 이백 편, 삼백 편의 시를 더 많이 소개해 주면 더 많은 밤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불면의 밤을 보내는 많은 이들에게 선물 같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아주 아름다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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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날에는, 엄마
김선하 지음 / 다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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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광주 토박이인 내가 울산까지 와서 살게 될 줄 어찌 알았을까?

결혼 후에도 직장 때문에 반년 정도 친정에서 지냈는데 모든 걸 정리하고 울산으로 오던 날 엄마와 헤어지며 그렇게 서럽게 울었더랬다.

남편이 납치범인 것처럼... 엉엉 말이다.

엄마가 없는 내 삶은 상상도 안 하고 살았는데,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예상한 이별이었지만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니 내 눈에서 그렇게 많은 눈물이 흐를 수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된 날이 엄마와 헤어진 날이었다.

올해 2월 "네가 아들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로 늘 엄마를 속상하게 했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의외로 담담하게 할아버지를 보내드리던 엄마의 모습이 왜인지 눈앞에 선하다.

'그러게 딸한테 잘하지'라며 돌아가시기 얼마 전부터 엄마에게 용돈이랑 금붙이를 쥐여주더라면서 아버지의 모습을 회상하는 엄마의 얼굴엔 이제 세상에 부모가 남아있지 않은 자식의 허망함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아들밖에 없는 내게도 딸 하나 더 낳으라며 나중에는 엄마 챙기는 건 딸밖에 없다면서 아쉬워하던 엄마의 잔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터..

나도 엄마처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었지만 여전히 엄마 앞에 선 막내둥이로 어리광을 부리면서 평생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지냈는데 이 책을 펼친 순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엄마가 죽었대'

라는 충격적인 소식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엄마가 돌아가신 뒤의 슬픈 감정에 빠져있기보단 닥쳐오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저자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슬픔에 빠져 엄마를 그리워할 틈이 없이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지만 어느 날 문득, 외롭거나, 눈물이 나는 날에는 늘 그렇듯 엄마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는 저자의 글이 누구보다 공감되었던 건 같은 경험은 아니지만 감정적으로 너무 와닿아서가 아니었을까?

많은 일에 치여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 날도 퇴근 즈음에 엄마가 해주는 따스한 집밥과 온기가 떠오르는 건 엄마품이 그리운 아직 다 자라지 못한 막내둥이가 어른이 된 내 마음속 어딘가에 웅크리고 자리 잡고 있어서일 것이다.

엄마랑 함께한 여행, 엄마랑 같이 먹었던 맛있는 음식, 엄마가 해주던 잔소리, 엄마가 속상해하던 모습, 엄마가 '꼭 너 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라'라고 퍼붓던 악담까지 그리워지는 시간이 올 거라 그때는 알았을까?

구정에 다녀왔으니 고작 3개월 만인데도 무척 오랜만인듯한 기분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주말에 친정에 다녀왔다.

다 큰 딸 뭐가 걱정인지 비 내리는 늦은 밤 도착하는 나와 손주가 걱정된다며 터미널까지 우산을 들고 마중 나온 엄마의 어깨가 무척 작아 보여 입이 썼다. 손주의 가방이 무겁다며 자신이 매려는 걸 오히려 말리는 손주의 등쌀에 힘없이 가방을 뺏기는 엄마가 안타깝기도 하고 듬직한 우리 아들의 행동이 고맙기도 하는 내 마음의 갈피를 잡기가 힘든 밤이었다.

엄마에게 필요한 거 없냐 물으며 커피믹스나 생필품 등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주는 것밖에 해줄 수 없는데도 마냥 고마워하시며 우리 딸 돈 많이 쓴다고 걱정하신다. 별 걱정을 다한다며 민망함에 괜히 짜증 한 번 더 내고야 마는 못된 딸이지만 돌아올 때도 매실이며, 반찬에 기름까지 잔뜩 싸주려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를 잃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가 없다.

늘 있을 때 잘하자 되뇌며 살면서도 맘 같지 않아 속상한데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보았다.

글도 삽화도 너무 예쁘고 읽는 순간마다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을 훔쳐내며 읽어야 하는 책이라서, 가정의 달인 5월 꼭 한 번씩 읽어보며 가족을 돌아볼 수 있길 바라 본다.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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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4 - 동한 말기 편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4
페이즈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버니온더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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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귀여움이 넘쳐나는 책이랍니다. 저는 페이즈의 책을 이 시리즈로 처음 접해보게 되었는데, 방대한 양의 중국사도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들과 함께라면 너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 4권 동한말기편에는 황건적의 난부터 적벽대전까지의 이야기가 실려있어요.

스토리도 물론이지만 조조, 유비, 손권, 주유 등 삼국지의 주요인물들을 고양이캐릭터로 보는 재미는 정말 말로 설명하기가 힘이 들 정도랍니다. 삼국지는 그냥 어려워란 생각에 책으로 다 보지 못했다가 어른이 된 후 만화로 접한 사람중 한명이 저인지라 이런 책은 무조건 환영이거든요. 그런데 주인공들이 사랑스런 고양이들이라니 제 눈이 거의 뒤집혀 버린건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수염이 덥수룩한 동탁 고양이, 바지를 내려 환관이 아님을 증명하는 고양이, 왼쪽 눈에 상처난 조조 고양이, 멋짐 뿜뿜인 손책 고양이, 어린 나이에 대업을 물려받은 손권 고양이, 그리고 잘생긴 주유 고양이까지 하나하나 살피며 읽다보니 어느새 300페이지가 훌쩍 지나있었답니다.

고양이들의 표 정하나하나가 모두 살아있지요?

영웅들의 대전투를 고양이의 모습으로 보게 되니 뭔가 내적 친밀감도 생기고, 영화로 보았을때의 적벽대전은 뭔가 나하고는 거리가 먼 역사속 이야기 같았는데 이렇게 패러디 느낌으로 보니까 더 쉽게 이해도 되었어요. 그래서인지 아이와 이야기 하며 역사에 대한 설명을 좀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대적 설명이나 차례는 조금 헷갈리긴 했지만 그래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책인 듯 합니다.

중국사를 처음 접하거나 너무 유명한 삼국지지만 아직 잘 모르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보기에 더욱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서주편, 춘추전국편, 진,초 양한편, 그리고 4권 동한말기편까지 나왔는데, 5권은 어떤 내용이 나올지 벌써 기대되면서 기다려집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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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일의 밤 백 편의 시 - 일상을 충만하게 채우는 시의 언어들
이영주 지음 / 뜨인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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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괜히 했다.. 시들이 너무 좋아서 이 책을 안 읽을 수가 만들어버렸다. 흰색과 보라의 만남이라니 책까지 너무 이쁘니 무조건 소장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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