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시인이 관찰한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
니나 버튼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니나 버튼 지음 / 김희정 옮김




어제저녁 아빠와 산책을 나갔던 아들 녀석이 헐레벌떡 뛰어들어와서는 엄마!를 애타게 부르며 찾아댑니다

"엄마 나 너무 무서워서 얼른 들어왔어."라길래 왜냐고 물었더니 "그게 메뚜기를 봤는데, 그게 완전 펄쩍 뛰면서 나한테 왔어. 너무 무서워서 막 뛰어서 집에 들어온 거야."라고 하는 말이 너무 귀엽더라고요.

제가 어린 시절엔 메뚜기, 귀뚜라미, 사마귀, 벌, 나비, 땅강아지, 돈벌레, 청개구리 정도는 그냥 집 밖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잠자리나 나비도 흔하게 보기는 쉽지 않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보지 않으니 더욱 무섭게 느껴졌을 테고 아들 녀석도 메뚜기가 자기에게 엄청난 해를 끼칠 벌레처럼 느껴졌나 보더라고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환경이 개발되면서 어느 순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보던 것들도 사라지고 있었음을 문득 느끼게 되는데요.

이 책은 그런 숨 쉬는 모든 것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에세이 형식의 책이에요.

작가 니나 버튼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작은 부분들, 예를 들어 나무, 꽃, 동물, 곤충 등을 관찰하며 교감하고 우리가 관심을 주지 않으면 평생 놓치고 살 수밖에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재발견하고 글로 적었습니다.




산책 중에 만난 작은 꽃이나 나무, 돌멩이 하나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는데요. 어찌 보면 인간과 자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작고 하찮은 인간은 그것을 잊고 살아가잖아요. 그래서 그녀의 뛰어난 관찰력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 저는 계속 놀라며 책을 읽었답니다.

벌과 꽃의 상호의존성이나, 산호초와 삼엽충의 이야기, 나무들의 네트워크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강인함, 회복력을 보여주고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 연결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요.

인간이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계속 이야기하면서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의 중요성도 강조하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책을 읽는 이들에게 자연의 치유력을 믿게 하는 힘이 있는듯했어요.

제가 살았던 어린 시절과 다름이 느껴지니 나이가 들면 자연과 환경에 더 관심이 생기고, 평생 쳐다보지도 않던 식물을 키우는 취미생활도 갖게 되는 걸까요? 어느 순간 책을 읽으면서 벌이 사라질까 두려워하고, 꽃과 나무, 숲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귀하고 또 귀합니다.

늘 생각을 하지만 행동을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자연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것들이 결국 우리 삶의 큰 의미가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되거든요. 자연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을 가지게 되고 뭔가 제가 자연과 조금 더 친해진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해줘요.

어떤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큰 변화가 시작되는 일이라 생각해요.

새롭게 바라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게 되면 더없이 좋겠지요?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자연의 작은 부분들도 놓치지 않은 작가의 깊은 관찰과 성찰이 인상적인 책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안부를 묻다]는 제게 새로운 접근 방식의 위로를 주는 책이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풍의 언덕 열린책들 세계문학 289
에밀리 브론테 지음, 전승희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지음 / 전승희 옮김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은 19세기 영국 요크셔 황무지를 배경으로 한 강렬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19살~ 20살 즈음에 처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때의 저는 캐서린의 망나니같이 제멋대로인 성격과, 히스클리프와의 불같은 사랑에 퐁당 빠져 주변 사람들의 사정은 깊게 바라보지 못했었답니다. 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다시 읽은 이 책은 또 다른 재미로 다가오네요.

주인공들의 허락받지 못한 사랑보다는 소설의 복잡한 구조와 여러 인물들 내면의 갈등과 관계들이 훨씬 깊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그럼 이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요크셔의 외딴 저택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새로 세 들어온 젊은 신사 록우드는 유일한 이웃인 히스클리프가 사는 워더링 하이츠를 방문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괴팍한 히스클리프와 그들의 오묘한 가족들인 헤어턴과 캐서린을 함께 만나게 되고 이들의 관계에 호기심을 가지게 돼요. 집으로 돌아온 록우드는 앓아눕게 되고 그동안 가정부인 넬리 딘으로부터 폭풍의 언덕과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과거 언쇼씨가 집으로 데리고 온 고아 소년이 히스클리프였고 아버지가 그를 아끼자 아들인 힌들리의 학대가 시작됩니다. 언쇼씨가 죽고 힌들리는 결혼한 프랜시스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서도 히스클리프에 대한 미움은 계속되는데요. 오빠인 힌들리와 다르게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며 사랑을 키워가게 됩니다. 하지만 사랑은 히스클리프와, 결혼은 사회적 지위와 재산을 가진 에드거 린턴과 하게 된답니다. 그러니 히스클리프가 상처받았겠지요?

복수를 다짐한 그는 힌들리의 도박 빚을 이용해 워더링 하이츠를 차지하고, 에드거의 여동생 이저벨라의 사랑을 이용하여 린턴 가를 괴롭히기 시작해요.

어떠신가요? 흥미진진하지요?



결국 모든 재산을 차지하고 에드거의 딸과 자신의 아들을 결혼시키고 자신의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했지만 캐서린은 이미 죽어버렸고 그녀의 사랑이 다시 그에게 돌아오진 않았어요. 히스클리프의 복수는 성공했다 볼 수 있을까요?

이 책 [폭풍의 언덕]은 사랑, 복수, 용서의 테마를 가진 작품으로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사랑은 사회적인 장벽과 복잡한 가족 구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만, 그들의 정열과 복수심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만들지요.

저는 소설 속 순수한 사랑과, 인간의 내면 밑바닥에 깔린 어둠과 복수에 대한 욕망이 충돌하는 과정을 읽어나가면서 또 한 번 인간의 감정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각자의 욕망과 이익을 위해 서로를 상처 주고, 결국에는 자신의 선택과 행동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는데요. 읽다 보면 미친 것 같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저런 집착이면 딴 사람 만나서 행복하겠다 싶기도 하고, 왜 저런 사람을 사랑할까 의문스럽기도 해요. 하지만 제 감정도 설명하기 힘든 게 사람인지라 이들도 그럴 수 있겠다 싶어 결국엔 끄덕이게 됩니다.

[폭풍의 언덕]은 인간의 본성과 욕망, 사랑과 복수의 복합성을 다루는 동시에 19세기 영국 사회의 풍경을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작품이에요. 500페이지가 넘는 도톰한 책인데다 고전문학이라면 밀어내기부터 하는 분이라도 이 책은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단 재미있어요. 그러니 읽는 속도가 붙고요, 페이지가 휘리릭 넘어갑니다. 영화로도 봤지만 책으로 읽는 즐거움은 또 다르잖아요.

출간된 이후 많은 논란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던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리며 다음 생애에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내 남편 ]

모드 방튀라 지음 / 이세욱 옮김


남편과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해서 지금까지 총 17년이나 되었습니다.

연애 기간이 짧지는 않았지만 장거리 연애가 길었기에 그래도 그때는 나름 설렜던 기억이 남아있어요.

그러다 결혼을 한다면 서로가 좋겠다 싶었고, 예식까지 속전속결로 해치워버렸어요. 결혼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아이가 생겼고 임신, 출산, 육아가 몰아닥치니 신혼의 설렘이나 풋풋함보다는 동지애가 더 깊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니 오늘 소개해 드릴 책 [내 남편] 속 여주인공의 마음이 쉽게 공감 가지는 않았습니다.

이 책은 15년 결혼생활을 남편 바라기로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일기 같은 이야기라고 간단히 소개해 볼게요.

월,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로 총 7챕터로 나누어진 이야기는 그녀의 남편에 대한 집요한 사랑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나는 사랑에 빠져있다. 내 남편과 사랑에 빠져 있다.]라는 첫 문장으로 책은 시작하니 '아~ 신혼인가 보다'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어요. 어쩜 15년이 되었다네요. 애도 둘이나 있는데 저렇게 남편을 사랑할 수가 있다니 저에게는 잊힌지 오래된 감정이라 질투와 의아함이 섞인 마음을 다잡고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아내라는 여자가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행복하고 안정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내면은 남편에 대한 강렬한 집착과 복잡한 감정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읽다 보니 이 여자 이해도 안 되고 공감도 안됩니다. 뭔가 이건 그냥 집착이고 병인 듯해서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합니다.



아내는 남편의 모든 행동과 말을 철저하게 관찰하고 분석합니다.

잠이 들고, 일어나고 다시 잠들 때까지 그녀의 모든 관심은 남편에게만 쏠려 있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사랑을 확인받기 위해 그의 행동과 표정을 끊임없이 주시하지만 늘 불안해하죠.

그가 자신을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 것만 같고, 바람을 피우는 것 같고, 자신과 다른 여성들을 항상 비교해가며 남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그의 마음이 변하지는 않을지 의심하고 또 의심합니다.

우편함 열쇠를 복사해 모든 우편물들을 확인한다거나, 그의 이메일과 가방을 뒤져보기도 합니다.

증거 따윈 없어요. 하지만 불안이 사라지진 않지요.

한번은 남편이 자신을 과일 중에 귤에 비유하자 절망합니다. 왜 하필 흔하디흔한 귤인지, 좀 더 고급스러운 과일은 안되는지 생각하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는데 읽다가 이 여자 정말 피곤하게 사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정서적 에너지를 남편에게만 쏟아부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돌봐주지 생각했는데 역시나 자녀들에게는 별 관심과 애정이 없는듯하네요.

일반 소설이라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이 책 심리 스릴러 소설이었습니다.

사랑과 집착, 그리고 광기에 사로잡힌 여성의 심리가 잘 그려져 있고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어마어마한 반전도 함께합니다.

어떻게 보면 무관심, 사랑, 관심, 집착 모두 한 끗 차이인듯해요. 그 경계를 잘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말이죠.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사랑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귤 스토리가 갑자기 생각나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자기야 나를 보면 어떤 과일이 떠올라? 그랬더니 남편 왈 "두리안? 이랍니다.

'어머 고급 진 과일이네'라고 흐뭇해하며 "왜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물었더니 사라져가는 목소리로 "몸매가...."라고 하더군요. 하아......

저는 앞으로의 제 결혼생활을 다시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찌릿..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리틀 라이프 1~2 세트 - 전2권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리틀 라이프 ]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 권진아 옮김


요즘 한창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어서 보긴 했지만 관심을 주진 않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선물 받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만에 1,0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제가 다 읽었더라고요.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말이지요.

옆에서 같이 책을 읽던 아들은 "엄마 왜 울어? 슬픈 일 있어?라면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절 바라보고 있었고, '주드의 삶이 너무 아파서, 그 옆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라서 울어'라고 했더니 주드 누구냐고 막 묻더군요.

1권

1부 리스페너드 스트리트 9

2부 포스트맨 125

3부 허영 313

4부 등식의 공리 415

2권

5부 행복한 시절 7

6부 동지에게 299

7부 리스페너드 스트리트 403



이 소설은 뉴욕을 배경으로 네 명의 대학 친구들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친구들의 우정, 사랑, 고통, 회복,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네 명의 친구지만 전 주드와 윌럼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었어요.

주요인물인 4명의 친구들에 대해 간단히 알려드릴게요.

주드 : 어린 시절 말로 설명하기 힘든 학대를 경험하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성공한 변호사지만,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평생 동안 안고 살아가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하기까지 학대 경험 후 30년이 넘게 걸립니다.

윌럼 : 주드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거인이고 성공한 배우입니다. 주드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를 사랑하지만 가끔은 힘이 들어요. 장애가 있던 죽은 형의 모습을 투영시키는 건지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자기감정을 확실히 주드에게 향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말콤 :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고 건물을 사랑한 건축설계사입니다. 우유부단한 성격이라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자신의 일에 있어서만은 똑 부러진 친구입니다.

제이비 : 외향적이고 야망이 큰, 재능 있고 타고난 아티스트입니다. 뜻밖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늘 똑똑하고 재치 있는 제이비는 자신의 중독을 이겨내고 성공한 화가로 성장하며 친구들을 너무 사랑하지요.

[리틀 라이프]는 이 네 명의 친구가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어렵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절대 자신의 아픔을 티 내려 하지 않고, 과거를 이야기하지 않는 주드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 친구들이 그를 어떻게 돕는지 보여줍니다.

주드는 갓난아기 때 버려져 수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학대도 받으며 자라게 됩니다. 그중 절대 자신을 때리지 않고, 자신에게 욕도 하지 않았던 루크 수사와 수도원을 탈출하게 되는데 그게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 되었어요.

고아원, 길거리, 또 다른 나쁜 어른인 트레일러 박사의 학대 등 끔찍한 경험들을 계속 겪고 만신창이가 되고 나서야 지옥을 탈출하게 됩니다.

타고난 머리는 좋았던 주드는 결국 대학에 가게 되고, 검사를 거쳐 변호사가 되어 큰 성공을 거두게 돼요.



하지만 그의 상처는 계속해서 그를 괴롭히지요.

그래서 그가 만났던 몇 안 되는 좋은 어른인 애너와 해럴드의 사랑과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의심하고 눈치 보며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는 자신을 파괴하면서 해방감과 자유를 느끼는 자해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고통을 이겨내려 하고 옆에서 그를 지켜보는 친구들은 그보다 더 고통스러워하지만 끝까지 주드의 곁을 지켜줍니다.

저는 1권에서 3번 울고, 2권에서는 계속 울었습니다.

2권의 <행복한 시절>이 더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이후는 말할 것도 없었고요.

윌럼의 마지막이 너무 슬펐고, 헤럴드의 부성이 가슴 아프고, 앤디와 제이비 그리고 멜컴의 우정이 아름다운 그런 책이었습니다.

생생하고 현실적인 묘사가 담담한 문체로 적혀있는데요. 그래서 주드의 고통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와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어쩜 이렇게 세세하게 인물들의 감정을 그려 넣을 수 있는지, 작가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 상상만으로 이런 글을 쓰는 게 정말 가능할까 생각될 정도였어요. 글만으로 너무 고통스럽고, 공감하고, 치유받으며 많은 정서적 경험을 했으니까요.

[리틀 라이프]는 인간이 얼마큼 큰 고통을 줄 수 있고, 또 그 고통을 이겨내는 회복력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이 소설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드가 사람에게 당한 고통과 상처들을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치유받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줘서 너무 감동받았어요.

인간의 모든 감정과 삶을, 그리고 사랑과 우정,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는 [리틀 라이프]라는 책 제목도 슬플 정도로 마지막까지 강렬한 감정적 경험을 제공해서 저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이 되어버렸네요. 출간된 지 거의 8년이 되어가는데 이제야 알게 돼서 안타까운 책이었어요. 역주행 노래도 아니고 역주행 도서가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거겠지요? 다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 가슴이 먹먹한 경험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런 경험 함께 공유하고 싶어 강력 추천드리니 여러분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오리배 - 우리의 긴 이야기
이주희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도 유난히 반짝거리며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추억들이 있지요.

오늘 소개해 드릴 그림책은 그런 느낌으로 제게 다가온 [안녕 오리배] 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남편과의 연애시절이 떠올랐어요.

입이 튀어나왔다고 연애시절부터 남편이 부르는 제 별명이 오리였거든요.

책 속 오리배의 입이 딱 저를 닮았습니다.

그럼 어떤 내용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세상 수많은 사람들 중에 너와 내가 만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찻집, 책방, 공원에서 매일 만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 보냈지만

그래도 매일 생각나는 너.

씻거나, 좋은 노래를 듣거나, 일하다 잠이 쏟아져도 커피가 아닌 네가 떠오릅니다.

아침에 잠이 깨서 밤에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너를 생각하지요.


멀리 경상도로 떠난 여행에서 보았던 바다의 풍경도 너무 좋았지만

낚시는 재미를 느끼기가 어려워요.

물론 그래도 너와 함께니까 같이 할 테지만요.


함께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나눠도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그 시절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미래의 어느 시기 우리에게 닥칠 위기도 걱정되지만

서로를 외롭게 만들고 힘들게 할까 봐,

빠져나갈 구멍도 없는 막다른 곳으로 서로를 몰아댈까 봐

더 걱정이 됩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올바른 길인지도 모르겠고

우리의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로 결말이 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언제 꺼내어봐도 명작이구나 싶은 그런 이야기면 좋겠습니다.

늘 어디에서나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라요.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와닿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입니다.

각자의 이야기가 어떤 그림으로 그려지고 만들어질지 궁금하잖아요.

40대인 저도 아직 제 이야기가 한창이라 앞으로 어떤 고비를 넘기고 어떤 시련들이 닥칠지 겁이 나기도 해요.

그래도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 함께 탄 이 오리배가 높은 파도에도 흔들릴지언정 뒤집어지지는 않도록 노력하며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싶답니다.

다 읽은 후 남편에게 읽어보라고 건네주니 후루룩 보더니 한마디 하더라고요. "이거 너 닮았다."

F라고는 1도 없는 짝꿍이랑 앞으로 더 많은 나날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집니다.

소중한 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그림책 [안녕 오리배] 추천해 드려요.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