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소녀 윌로딘은 비극적인 화재로 가족을 모두 잃고, 두 명의 아주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들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만 윌로딘은 아주머니들에게도, 그리고 자신이 머무는 집에도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학교에 다니는 것도 거부하며 친구도 사귀지 않는 윌로딘은 대신 자연을 관찰하고 조사하면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지요.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윌로딘은 그중에서도 ‘스크리처’라고 불리는 혐오스러운 짐승에 푹 빠져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괴물이라고 부르며 마구 잡아들이지만 윌로딘은 스크리처가 복잡한 자연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해마다 마을을 찾아오는 벌새곰입니다.
나무에 빛나는 거품 둥지를 만들어 겨울을 나는 벌새곰은 마을의 자랑이자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주요 수입원이에요.
그런데 벌새곰의 수가 점점 줄어들다가 올해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게 되고,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던 마을 사람들은 깊은 시름에 잠기게 됩니다.
윌로딘은 우연한 계기로 마을 소년 코너와 친구가 되고, 코너가 만들어 준 생일 선물로 마법을 경험한 뒤 벌새곰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벌새곰이 사라진 이유가 스크리처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다행히도 자연은 저절로 회복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때는 깜짝 놀랄 정도로 회복력이 빨랐다.
그 힘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다.
스크리처들은 아주 쉽게 우리 마을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다음 해 가을 무렵에는 강가에 있는 파란 버드나무의 4분의 1 정도에 벌새곰 둥지가 다시 생겼다.
P.256
그해 가을 축제는 무사히 다시 열렸고,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캐서린 애플게이트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계가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혀 있다는 사실과 자연의 모든 구성원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복잡하게 뒤얽힌 이 세상에서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저마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고 사랑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사랑스러운 동화이기도 합니다.♥
1년 전, 자유시 형태로 쓴 "장난꾸러기 해달 오더"로 서평을 쓰고 1년 만에 캐서린 애플게이트 작품으로 다시 서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랑스러운 동화를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가웠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고, 존중해야지'라는 말을 마음 속에 되뇌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희망과 용기 또한 절로 샘솟게 해주는 가슴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