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여,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배워야 합니다. 글을 알고 새로운 학문도 배워야 합니다. 딸에게도 차별하지 말고 글을 가르쳐야 합니다!" -P.14
단상에 선 여인은 이렇게 외칩니다.
당시 여자라고 하면 집안일을 돕고 시집가서 아이낳고 잘 키우고 살림하는 게 정해진 수순이었는데, 주인공 소선과 그 어머니는 글을 배우고 다른 삶-내가 모르던 삶을 살고 싶어했답니다.
"어머니도 늘 그랬잖아요. 글을 배워야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요! 아버지는 여자가 무슨 글을 배우냐며 아무 소용없다고 했지만, 글을 알면 다른 삶이 열린댔어요.(..........) 맹인도 글을 배울 수 있는 학교가 있다잖아요, 나 같은 사람도 학교에 다니면 다른 삶을 살 수 있을지 누가 알아요!" -P.98
소선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맹인이 된 이후에도 글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가라앉지 않았어요.
결국 아버지도 뜻을 꺾고 맹인인 딸아이가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찾았지요.
다른 삶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어도 최소한 내 땅문서 하나는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냐며 점자를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을 찾아 소선이를 데리고 간답니다.
"하찮은 사람은 없단다. 장애가 있다고 네 가치가 낮아지는 게 아니야."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 주거라. 싸워서라도 알려 주거라. 장애가 있다고 무시해도 되는 게 아니라고. 남자보다 여자가 귀하지 않은 게 아니라고. 일본 사람보다 조선사람이 하찮은 게 아니라고! 하늘 아래 모든 목숨은 귀하다고 말이다."
"소선아, 넌 용기 있는 아이다. 네 자신을 귀하게 여겨라. 장애가 있다고 기죽을 것 없다." -P.123
이 책을 읽으면, 소중한 나 자신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점자를 배우고 익힌 소선은 친구 난희의 도움으로 점자책을 만들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점자 교실에서 가르치기까지 하지요.
나라를 빼앗기고, 여자를 소중히 여기지 않던 그 시절에 소선이에게 소중하고 귀한 사람인 걸 알려준 선생님. 배움을 허락하고 지지해준 아버지가 있어 맹인이 된 소선이는 그래도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 같네요.
나만의 소중한 삶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