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 일반용 듣기와 받아쓰기
정찬용 외 지음 / 사회평론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작년 9월부터 테잎을 시작했습니다. 따져보니 한 6개월 되는군요. 듣기와 받아쓰기를 마치는데 한 달 정도 걸렸습니다. 그러나, 듣기 능력이 그다지 향상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귀가 다소 예민해진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두 달 정도는 영어 뉴스 테잎을 몇 개 듣고 받아쓰기를 했습니다. 시트콤 Friends의 28분 한 편을 받아쓰기도 해보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약간 나아진 기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예전에도 영어테잎 들을때는 잘 들리는 기분이 들다가 며칠 안 들으면 다시 안 들리는 상태가 되었으므로 그리 나아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태로 2002년을 맞이했습니다. 듣고 받아쓰기, 이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외워보자. 2개의 테잎에는 각 테잎당 25개 정도씩의 situation, 모두 50개의 situation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40개를 외웠습니다. 매일 한개씩 외운다는 계획이었는데 바쁜 일이 생기거나 게을러지는 등의 이유로 그렇게는 하지 못했습니다. 외워보면서 보니 테잎의 구성이 꽤나 재미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대학생과 직장인의 하루 삶을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되다 보니 외우기가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이 테잎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외우기 좋게 제작되어 있다는 점 말입니다.

게다가, 테잎의 내용에는 상당한 양의 생활 영어 표현이 담겨 있습니다. 식당에서 음식 주문하기, 택시 타기, 물건 사기, 강의, 논쟁, 회사에서의 제품 발표, 사장과의 면담, 아침 식사 중의 대화등. 대부분의 회화 테잎이라는 것은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가령, <물건 사기>라는 unit이 있고 그 unit에서는 물건 살 때는 이런 표현을 쓴다라고 설명하고는 그냥 설명된 표현을 응용한 대화 한 자락 들려주고 끝내지요. 이래서는 암기하기 어렵습니다. 각 unit에서 제공되는 대화간의 연관성이 없으니까요. 이런 류의 테잎은 지루하고 재미 없습니다.

머리속으로 암기하고 틈만 나면 중얼거리며 입에 붙도록 연습했습니다. 지금까지 외운 문장의 대부분이 이제는 상당히 친숙해졌습니다. 그리 어색하지 않게 입에서 나오게 되었고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사한 표현이 나오면 그리 신경쓰지 않아도 잘 들립니다. 하지만 아직도 들리는 문장보다는 안 들리는 문장이 더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저의 수준은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체화'의 기초적인 관문 하나를 통과한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기초적인'이라고 표현했지만 제가 암기하고 익힌 2개의 테잎이 앞으로 제가 새로 배우게 될 여러가지 표현과 문법 지식의 뿌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이 테잎, 듣고 받아쓰기가 목적이라면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암기를 고려하고 있다면 꽤나 잘 짜여진 테잎입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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