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친구 차지하기 대작전 사계절 저학년문고 72
심윤경 지음, 조승연 그림 / 사계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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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짝 친구 차지하기 대작전(심윤경 창작동화, 조승연 그림, 사계절)

10대 아이를 키우며 도서관 좀 다녀본 엄마들은 대부분 알지 않을까?

그림책 판형에서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로 글밥을 늘렸고 ‘정이 이야기’ 시리즈를 거쳐 동화책 판형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엄마가 읽어주기’에서 ‘스스로 읽기’로 넘어갈 때의 든든한 지원군이 바로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이다. 우리 아들은 은지와 호찬이를 보고 웃고, 나는 은지 엄마를 보고 한숨 쉬고.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라는 마음으로 읽다가도 결국 아들과 같이 깔깔거리며 보는 마성의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추억 가득한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가 새로 나왔는데, 실망아닌 실망을 했다. 그림 작가님이 바뀐 것이다. 그림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은지와 호찬이가 달라진 것 같아 서운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약간 태조왕건=최수종, 정조=이서진 이런..) 서운함이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생각이 꽤 바뀌었다.

은지는 새로 전학 온 친구 호수와 제일 좋아하는 친구 지수를 두고 단짝 쟁탈전을 벌인다. 나보다 서로 더 비슷한점이 많아 보이는 지수와 호수를 질투하면서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은지를 보며 ‘이야 은지 그대로네!’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솔직하고 발랄했다. 10년 전에는 은지를 몰랐던 새로운 독자들에게 은지의 매력을 알리고, 이전 시리즈를 소개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그래, 정조=이준호도 좋았잖아.)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모두 시한부의 아름다움이라며 그 일화를 모아 동화책을 쓰셨다는 심윤경 작가님의 다정함이 듬뿍 담긴 이야기. 아들과 함께 이 이야기를 읽던 시절을 떠올릴 수 있도록 은지와 호찬이를 더 오래, 자주 만나고 싶다.

나의 한줄평
‘친구를 차지하기 위해 불꽃처럼 타오른 질투가 아이스크림 녹듯 사라져 버리는 동심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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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탐정의 척척척 대한민국 7 - 세종 대왕이 우리말 랩을 한다고? K탐정의 척척척 대한민국 7
양화당 지음, 권송이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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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탐정의 척척척 대한민국7- 세종 대왕이 우리말 랩을 한다고? (양화당 글, 권송이 그림, 웅진주니어)

이번달 티테이블 서평단으로 받은 책은 K탐정 시리즈 책이다. 평소에 잘 보지 않는 시리즈의 책이지만 이런 기회에 독서의 폭을 넓혀가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K탐정이 랩 고수를 찾는 나세종 가족을 도와주며 우리말과 한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아간다. 국어, 소리글자, 어원, 사투리, 높임말, 외래어까지 초등학교 수준에서 다루는 한글에 대한 내용을 알차게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이 나세종의 우리말 랩 도전이라는 스토리텔링과 더해져서 쉽게 이해된다. 글만큼 만화로 구성된 부분도 많아 줄글만 읽기 부담스러워하는 친구들도 도전해볼만한 책인 것 같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아주 멋진 우리말 랩이 나오는데 이 랩은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모조모 수업이나 한글날 계기교육에 활용하기에도 좋은 책인듯 하여 동료 선생님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이들과 사회 수업을 하다보면 역사 속 위인의 업적을 이야기하며 ‘감사’를 떠올릴 때가 있다. 거란과 외교담판을 했던 서희도, 몽골에 끝까지 저항한 삼별초도 모두 감사한 분이지만 어쩐지 이 ‘감사’는 과거형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세종대왕에 대한 감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고마운 마음을 ‘감사’라는 두 글자로 적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지난 몇년 동안 가장 기쁜 뉴스였던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도 우리 말과 글이 존재함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한국 문학에 관심도 높아졌다고 하니, 우리말과 글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함께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난 노래! 악동뮤지션의 ‘가나다같이’라는 곡이다. 이 곡은 2015년 한글날을 맞이하여 발표된 곡으로 우리말로만 쓰인 노래이다. 신나는 가락에 ‘얼쑤’와 같은 구성진 추임새까지 이 책과 안성맞춤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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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동아리 창비아동문고 339
진형민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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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동아리 (진형민 장편동화, 이윤희 그림)

창비 신작 가제본 서평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신청했다.

왜? 진형민 작가님 신작이니까
왜? 이윤희 작가님이 그리셨으니까
왜? 창비 아동문고니까

당연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봤고, 그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이유 없이 지속되는 산불, 석탄 발전소 공사로 인해 파괴되는 바닷가 마을. 기후 위기를 경고하는 산불과 어종의 변화, 무분별한 석탄 발전소 개발로 인해 사람들을 살 곳을 잃고, 하나 둘 마을을 떠나갔다. 왜왜왜 동아리에 엉겁결에 모이게 된 록희, 수찬, 진모, 기주가 실종된 다정이의 행방을 알아보다가 모든 문제에 근본적 원인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일지라도,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거리로 나선다.

이 이야기와 관련된 주제들은 매우 다양했고 크기도 컸다. 어떤 책들은 커다란 주제를 너무 작위적으로 담고 있어서 동화가 동화가 아닌것처럼 느껴지고 읽기에 방해 될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어서 큰 고민 없이 후루룩 읽었다. 다 읽고 나서야 ‘우와, 이런 주제를 이렇게 재미있게!’라고 감탄했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도 매력만점이었다. 마음 따뜻한 기주와 다정이, 록희와 아빠, 진모와 록희의 추억과 용감한 조다르크, 의리있는 수찬이, 교감선생님과 기주 동생의 깨알 에피소드도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이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따라가다보니 멈추지 못하고 책을 끝까지 읽었던 것 같다.

어린이들 곁에서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살아갈 것이라는 작가님의 따뜻한 다짐에 나도 마음을 더하고 싶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그 어떤 일이 닥쳐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가제본으로 읽었으니 진짜 책으로도 읽어봐야겠다. 아이들에게 강력 추천할 좋은 이야기 책을 만나 반갑다.

(마지막 장면은 이윤희 작가님이 그리신 그림책 ‘코코에게’가 떠올랐다.. 뭉클.)


**창비 가제본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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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구르는 속도 - 제4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2025년 고양시 올해의 책 사계절 아동문고 113
김성운 지음, 김성라 그림 / 사계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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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구르는 속도(김성운 창작동화, 김성라 그림, 사계절)


휠체어를 탄 아이가 표지에 있어서 장애인이 주인공인 생활 동화라고 생각했다.
램프의 요정 마람이 등장해서 오호라 판타지 동화였네 했다.
하지만 끝까지 읽다보니 아-교육 동화라고 결론지었다.

장애를 핸디캡이 아니라 나만의 고유의 특성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하늘이가 나온다. ‘너처럼 당당한 휠체어는 처음이야.’라는 친구의 말처럼 하늘이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다. 하늘이를 찾아온 마람은 행운을 가져다 주는 요정이지만, 어쩌면 진짜 행운은 하늘이 자신과 하늘이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가족과 친구들인 것 같다.

‘변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세상’이라는 마람의 자조적인 말이 옛말이 되기를 바라지만, 아직 현실은 부족한 점이 많다. 하늘이를 둘러싼 환경은 현실과 다를 바 없이 불편하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힘은 하늘이를 편견없이 대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오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교육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하늘이가 굴리는 휠체어의 바퀴에 행운을 보태줄 수 있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본다.


아 마지막에 더하여, 빡구와 김똑똑이

몸이 불편한 하늘이보다 마음이 불편한 빡구가 더 외롭다.
전국 교실에 있는 모든 박구들아, 빨리 정신차리고 주변의 행운을 알아보렴.
김똑똑이에게 하고싶은 한 마디, 사자성어 몰라도 속담 어려워해도 괜찮아. 너 지금도 잘해.


* 이 책은 초등교사 북클럽 사각사각으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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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 은그루 웅진책마을 121
황지영 지음,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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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걸 은그루 (황지영 글, 이수빈 그림)

황지영 작가님의 신작이다. 아이돌 댄스와 장기자랑을 소재로 한 내용이라니, 작가님께서 교실에 다녀가신 줄 알았다. 점심시간에 울려 퍼지는 여자 아이돌 노래에 맞춰 흥겹게 춤추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춤을 좋아하는 그루는 남들 앞에 잘 나서지 않고 존재감 없이 지낸다. 하지만 수련회의 장기자랑에 나갈 팀을 결성하는데 시하가 자신의 외모를 비하하는 듯한 말을 하자, 홧김에 장기자랑에 나간다고 말하게 된다. 어쩌다보니 결성된 팀 ‘울퉁불퉁’. 실력도 조합도 엇박자인 그루네 팀은 ‘샤이닝 걸’이라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로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밤, 우연히 주운 검은색 돌 하나로 그루 운명은 바뀐다.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운석 블랙홀을 주운 그루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춤 연습하는 동영상이 에스엔에스에 올라가서 단 며칠만에 스타가 된 그루. 그루는 블랙홀의 강력한 힘에 점점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서도 장기자랑 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싶은 마음에 블랙홀을 주머니에 넣고 등교하고, 드디어 무대에 오르게 된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운석 블랙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블랙홀을 가진다는 것은 행운일까 불행일까?
- 내가 그루라면 블랙홀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가?
- 내가 그루라면 시하에게 블랙홀을 빌려줄 수 있을까?
- 안무가 아랑이 그토록 블랙홀을 찾아 헤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나에게 블랙홀이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 질문들과 함께 교실에서 만난 몇몇 아이들이 생각났다. 일부러 이름을 불러주고 자리를 고심해서 배치하며 마음 한 켠에 늘 두어야 했던 친구들. 우리는 그 아이들에게 블랙홀이라는 신비의 돌은 줄 수 없지만 먼저 인사는 건넬 수 있다. 같이 놀자 말하고 어느 학원에 다니냐고 먼저 물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작은 관심과 말들이 쌓여 아이들 마음에 단단한 심지가 생긴다.

그루는 블랙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자랑 무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 순간 그루가 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자신의 노력, 그루를 진심으로 걱정한 라희의 우정, 끝까지 함께한 팀 ‘울퉁불퉁’의 열정이 모여 블랙홀보다 단단한 무언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무언가가 진심이라고 믿고싶다.

누군가의 주변인에서 모두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아이들의 숨은 마음과 그 욕망을 이겨내는 귀한 진심까지 쏙 담아낸 블랙홀같은 이야기.

샤이닝걸 은그루, 우리 반 아이들과 볼 차례다!

*웅진티테이블 교사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입니다.

#2024기록 #서평 #샤이닝걸은그루 #황지영 #이수빈 #웅진티테이블 #웅진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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