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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인간이 지구를 구한다 ㅣ 티쇼츠 3
남유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가시 인간이 지구를 구한다(남유하 소설, 위즈덤하우스)
💕우주 한복판을 연상시키는 표지와 가시인간이라는 도통 알 수 없는 제목이 낯설다. 하지만 익숙한 작가님의 성함을 보고 바로 선택했다. 내가 어린이 문학에서 처음 만난 SF환상동화, ‘나무가 된 아이’를 쓰신 남유하 작가님!
📖어느날 갑자기 손목뼈 위에 가시가 돋아난 예준이. 어릴 때 친구였던 윤서의 손목에서도 가시를 발견한다. 가시를 매개로 오랜만에 다시 교류하게 된 둘은 자신들과 같이 가시가 돋아난 것 같은 친구를 찾아나선다. 그러던 중 집에 갑자기 찾아온 외계생명체 페크에게 가시인간의 비밀을 듣게 된다. 주변의 모든 것을 삼키는 블랙버블이 다가오고 있어 멸망의 위기에 부딪친 지구. 행성연합에서는 버블을 없애기 위해 특정 바이러스를 지구에 뿌려 가시인간을 만들어냈고, 버블을 터뜨리는 역할을 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 버블 없애기를 선택한다면 가시인간은 소멸된다. 즉 죽는다. 예준이와 윤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가시가 된 외로움
가시인간이 되는 프리클 바이러스는 지구 전역에 뿌려졌다. 하지만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가시를 배양하는 가시인간이 된 사람은 지구 인구의 1%. 예준이와 윤서는 자신과 같이 가시가 돋아난 친구를 찾기로 마음먹고 일명 ‘혼자파’인 친구들을 의심한다. 이유는 하나다. 자신들도 혼자파이니까. 부모의 이혼, 가족의 죽음으로 어울림보다 혼자임을 선택한 예준이와 윤서의 생각이 모두 맞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가시가 마음 속 결핍의 틈에 자라난 외로움을 눈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사랑
결핍의 자리에 자라난 가시는 밖을 향해 뾰족하게 솟아나 마치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가시는 블랙버블을 터뜨리는 역할을 하며 오히려 누군가를 구원하는데 쓰인다. 정말이지,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자신의 외로움과 결핍은 오롯이 스스로 감당하고, 타인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그들을 ‘사랑’ 말고 다른 단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처음 읽을 때는 이야기의 설정에 감탄했고, 두번째 읽을 때는 가시인간에 대해 더 생각해보며 읽었고, 세번째 읽을 때는 작가의 말을 곱씹으며 읽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끝내 지키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그 사랑을 품고 살아간다.’ 누군가를 구했든 구하지 못했든, 소멸되었든 소멸되지 않았든 그들의 진심은 여전히 우리 마음 속에 오래 기억될테니까. 짧지만 진-하게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위즈덤하우스 짧은 청소년문학 티쇼츠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다.
얇지만 확실한 청소년문고. 최소 중학생 이상의 친구들에게 추천한다.
🙂아이들이 쇼츠말고 이런 책을 보면 좋겠다.
짧은 영상 슥슥 넘기면서 손가락 저려하지 말고, 책장을 사락 넘기면서 가시인간을 상상하다가 손목을 긁적거리면 참 좋겠다.
*위즈덤하우스교사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