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친구 차지하기 대작전(심윤경 창작동화, 조승연 그림, 사계절)10대 아이를 키우며 도서관 좀 다녀본 엄마들은 대부분 알지 않을까?그림책 판형에서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로 글밥을 늘렸고 ‘정이 이야기’ 시리즈를 거쳐 동화책 판형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엄마가 읽어주기’에서 ‘스스로 읽기’로 넘어갈 때의 든든한 지원군이 바로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이다. 우리 아들은 은지와 호찬이를 보고 웃고, 나는 은지 엄마를 보고 한숨 쉬고.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라는 마음으로 읽다가도 결국 아들과 같이 깔깔거리며 보는 마성의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추억 가득한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가 새로 나왔는데, 실망아닌 실망을 했다. 그림 작가님이 바뀐 것이다. 그림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은지와 호찬이가 달라진 것 같아 서운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약간 태조왕건=최수종, 정조=이서진 이런..) 서운함이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생각이 꽤 바뀌었다. 은지는 새로 전학 온 친구 호수와 제일 좋아하는 친구 지수를 두고 단짝 쟁탈전을 벌인다. 나보다 서로 더 비슷한점이 많아 보이는 지수와 호수를 질투하면서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은지를 보며 ‘이야 은지 그대로네!’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솔직하고 발랄했다. 10년 전에는 은지를 몰랐던 새로운 독자들에게 은지의 매력을 알리고, 이전 시리즈를 소개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그래, 정조=이준호도 좋았잖아.)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모두 시한부의 아름다움이라며 그 일화를 모아 동화책을 쓰셨다는 심윤경 작가님의 다정함이 듬뿍 담긴 이야기. 아들과 함께 이 이야기를 읽던 시절을 떠올릴 수 있도록 은지와 호찬이를 더 오래, 자주 만나고 싶다. 나의 한줄평‘친구를 차지하기 위해 불꽃처럼 타오른 질투가 아이스크림 녹듯 사라져 버리는 동심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