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녀들은 왜 사라졌을까? 숲은 어떤 곳일까? 조선시대의 제주도는 어땠을까? 표지 속 한복을 입은 두 여인은 누구일까? 배경이 조선시대인데 영문 제목은 왜 병기되어 있을까? 호기심을 자아내는 제목과 표지의 그림 덕분에 여러 궁금증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았다.
‘캐나다에서 자란 한국인 작가가 영어로 쓴 조선시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소녀 탐정의 미스터리 추리극’
이게 무슨 조합일까 싶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이야기에 흠뻑 빠져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아버지를 찾아 제주로 다시 돌아온 환이,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동생 매월이와의 얽힌 사연과 오해를 풀며 동시에 아버지의 흔적을 하나 둘 찾게 된다. 환이와 매월이가 어릴 때 숲에서 겪었던 끔찍한 사건과 아버지의 죽음이 관련있음을 알게 되며 이야기가 급속도로 전개되는데, 복선이를 만난 이후부터는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읽어낼 수 밖에 없었다.

가장 묵직하게 다가왔던 것은 공녀의 이야기가 다뤄진 것이다. 공녀는 ’공물로 바치는 여자‘라는 뜻으로 고려에서 약 100년간 원의 간섭을 받으며 많은 공녀를 바쳤고, 조선 시대에도 명의 요구로 공녀를 보내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출처:네이버 지식백과-한국사 사전2-역사 사건, 문화와 사상)
이와 같은 역사 속 슬픈 진실이 이야기 속에 잘 녹아 있어서 그들의 마음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힘과 권력 앞에 어린 여성이 핍박받는 일은 시대를 불문하고 있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 역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는 않았었나? 환이와 매월이의 고군분투, 서현, 가희, 현옥, 복선 그리고 채원이와 모든 사라진 소녀들을 오래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성인이나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특히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생각보다 짜임새 있게 얽힌 얼개를 풀어나가는 환이에게 더욱 몰입하며 읽을 수 있어 강력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