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근희의 행진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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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근희의행진
이서수
은행나무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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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통해서 극적 서사의 재미외 감동을 요구할 때 그 응답이 책을 덮자마자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소설은 그 반대다. 마치 누군가의 일기처럼 쉽게 읽히지만 그 삶의 무게가 느껴지고 쉼표처럼 유머가 이어진다. 드라마틱한 재미가 아니었다. 하지만 소설을 다 읽고 우리의 일상을 봤을 때 은근히 감동적이고 또 얕은 한숨속에 삶을 긍정하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 소설에는 지금, 여기, 우리가 있으니까. 미래의 어딘가에서 일상에서 결코 만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나 겪는 지금, 여기의 이야기에 다소 지친 나의 친구 혹은 내가 있다. 그 기록을 읽어나가는 기분이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아는 사연이어도 그 안에서 감정을 포착해내는 것은 다른 일이다. 그래서 이 소설집이 깊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소설 속 인물들에게 안부를 묻고 싶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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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의 시대는 오는걸까. 지금인걸까.
근희는 그 행진을 멈추지 않겠지.
현서의 그림자는 한밤에도 보일까.
이 책에 실린 10편의 소설은 나 혹은 너의 다른 이름들 같다. 사연은 안타깝지만 연민의 시선이 아닌 연대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것. 우리 모두 각각의 자리에사 자신의 삶을 긍정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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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사피엔스 -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신인류의 탄생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4
홍기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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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사피엔스
홍기훈교수
챗GPT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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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은 우리가 생각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쏟아진다. 사실상 기술의 진보는 우리의 수용능력을 넘어서는 것만이 아니라 인식의 범위를 뛰어넘는 듯하다. 이것은 기술에 대한 이해가 아닌 단순히 인지의 정도다. 새로운 기술의 이름들은 너무나 다양하고 또 때때로 피로할만큼 그 양이 방대한 듯하다. 최근에는 챗gpt에 대한 이야기들이 어디서나 이루어졌다. 독서토론이나 일상을 비롯해 각자 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얼마나 접목이 가능하고 심지어 대체가 가능한지까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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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갑자기 떨어지는 기술 혁신이란 없기에, 기술과 사회의 역사적 흐름과 맥락을 알면 미래를 살아가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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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이슈처럼 gpt가 소재지만 이 책만의 특별한 통찰로 이끌기위한 시도가 기대되었다. 특히 저자가 경제학자기 때문에 과학기술의 시각이 아닌 사회학적 분석이 이 책의 중심이며 아울러 우리 삶의 변화와 비즈니스의 기회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제안을 한다는 것이 매력적인 책이었다. gpt에 대한 상식을 좀더 구체적인 맥락에서 파악하고 앞으로의 생존전략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저자에 대한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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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언어를 배웠으니, 다음엔 무엇을 더 배울 수 있을까? 괜히 드라마틱한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의 연산 능력과 정보 접근성을 가진 ‘기계 어린아이’가 드디어 말을 떼기 시작했다. 이제 무엇을 더 배우려 하고, 궁금해할까?”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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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지원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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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활용 #챗GPT사용법 #블록체인기술 #블록체인뉴스 #인공지능로봇 #챗봇 #미래산업 #경제경영 #미래기술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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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6
에밀리 디킨슨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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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에밀리디킨슨시선집
에밀리디킨슨
을유문화사
여성작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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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파편들이 쏟아진다.
생각의 물결에 일렁인다.
순간 소멸한다.
디킨슨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마음의 메아리를 듣는 것과 같다.

보편의 대상, 인간의 마음 그리고 자연과 세계에서 출발하여, 그 안의 내밀한 지점을 포착하여 대상에 말걸기를 시도하는 에밀리 디킨슨의 언어는 진실한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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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것들과 흘러가는 것들은 막을 수 없지만 우리의 눈으로 포착해 마음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을 그의 언어가 알려준다. 멈춤은 시공간에서의 해방임과 동시에 우리의 생각이 물리적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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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탁월한 제네바 장인도
이제 막 멈춘 -
시계추를 살릴 수 없다 -
그 시계가 갑자기 공포에 사로잡혔다!
숫자들은 괴로워하며 몸을 구부리더니 -
십진법에서 빠져나와 몸을 떨다가 -
정오에 멈춰 버린다 -61쪽


디킨슨의 시에는 고립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으나 그것이 침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비상의 정황을 발견하게 된다. 독백이지만 그의 세계에서는 대화가 만들어진다. 독자의 생각을 이끌어내고 또한 고이게 하는 시도들이 언어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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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리커버 특별판)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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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뤼트허르브레흐만
인플루엔셜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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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인간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품는다. 명백한 근거와 논리적 사유를 기반으로 긍정한다는 것은 확신과 행복으로 이어진다. 세상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좋은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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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철학자라면 성선, 성악, 혹은 성무선악으로 나뉘어 계보를 이룬다. 놀랍게도 이것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리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있어왔다. 철학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 선악과 인간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거기서 근거를 대는 과정이 철학적 사고를 심화시킨다. 아직 이 논쟁의 답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인간의 선을 무한히 긍정하는 작가의 진심이 역사적 탐구와 철학적 사유를 기본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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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500장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가독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명제를 역사적, 사회적, 철학적으로 탐구해나가는 과정이 진실되고 설득력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선하다는 논증은 그 자체로 의미를 획득하지만 읽는 내내 행복감이 느껴졌다. 인류 보편의 속성을 탐구하기 위해현대 주목할만 책과 연구를 반박하는 과정도 정확하고 흥미롭다. 예를 들어 파리대왕이나 필립짐바르도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 등을 다룰 때 상당히 비판적인 논조가 있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닌 반증의 논거들이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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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가 말한 만인의 투쟁상태 혹은 사회학적 실험연구들로 밝혀진 인간의 악한 본성으로 인간이 악한가에 무게중심이 실렸으나 그런 입장의 근거들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왜곡과 부정편향으로 길글여진 사고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선과 연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또한 선사시대의 역사에서 오늘날까지 본성의 선을 찾고 이를 규명하는 시도는 상당히 진실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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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본성애 대해서 확신에 찬 대답을 한 적은 없지만 악하다,는 시선을 경계하면서도 이끌렸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아도르노가 아우슈비츠의 이후의 서정시는 끝났다고 했었다. 인간의 악한 본성은 역사에서 전쟁과 학살 등으로 기록되고 있다. 잔혹한 범죄와 이기적인 행태를 집중조명하는 언론의 몫도 클 것이다. 책의 저자 약시 뉴스를 피해야한다고 이 책의 말미에 실린 10가지 규칙에서 다루고 있다.
삶에서 지켜야할 10가지 규칙
은 내 안의 선한 본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스트셀러 #리커버 #리커버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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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봄 우리나라 좋은동화 우리나라 좋은동화
김재복 외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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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봄
우리나라좋은동화
(도서협찬)
보라 은경 윤동희 이지은 박혜선 정연혜 김현경 경린 성현정 이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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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동화작가들의 작품들을 모은 책이 나왔다. 반가운 일이다. 창작가에게도 고무적인 일이지만 독자에게도 현재의 동화 경향을 알아보고 또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동화를 고를 때 선정도서나 추천도서목록을 고르면 오래전 작품들이 많다. 물론 꼭 읽어주고 싶은 좋은동화들이지만 지금의 이야기, 들려주고 싶은 생생한 이야기들을 만나고 싶었다. 어린이문학 문예지를 찾아 몇편있는 동화를 읽거나 신간 단행본을 찾았는데 이렇게 "우리나라 좋은 동화"라는 이름으로 이 계절에 만날 수 있어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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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읽은 작품은 이반디작사님의 #마녀포포포 였다. 마녀라는 것이 동화적 상상력에 기반하지만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마녀 엄마의 병환으로 소녀가장이 되어, 또 동생을 잃은 아픈 기억을 치유하는 과정이 독자에게 힘을 주었다. 이반디작품의 문장은 귀여우면서 생생함이 느껴져 늘 즐겁게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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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처럼 비현실적이지만 우리 옛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산신령이야기도 있었다.#엉터리산신령 은 초보 산신령의 유쾌한 성장담이었다. 그 외에도 엄마의 가정폭력을 뚜껑으로 형상화하여 이해와 신뢰를 회복하는 #엄마의뚜껑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시골 학교의 운동회에서 염소라는 의외의 손님을 만나는 #손님찾기 . 참신한 발상으로 착한 아이란 누구일까, 독자의 고민을 이끌었던 #착한아이학교 도 좋았다. 동물복제를 주제로 하는 #루나와미오, 칡부엉이들의 삶을 실감나게 다룬 #부우의쉬는시간 도 잊을 수없는 작품이다. 낯설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인 #사라진 몸 도 빼놓을 수 없다. 애도와 상실이라는 어려운 주제로 어린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안녕을말하는시간 과 #눈싸움 도 기억에 남는다. 시의성과 참신함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마음을 투명하게 비춰줄 10편의 동화를 묶고 선보이는 시도를 응원하고 주변의 아이들, 동화를 공부하는 분들께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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