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만든 세계 - 세계사적 텍스트들의 위대한 이야기
마틴 푸크너 지음, 최파일 옮김 / 까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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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만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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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매킨타이어는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이라고 말했다. 인간을 규정하는 많은 표현중에서도 가장 나에게 와닿는 말이다. 우리는 이야기의 생산자이며 소비자이다. 이야기는 글이 되었을 때 힘을 얻는다. 그리고 전승되며 장대한 역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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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만든 세계를 단순히 조망하는 책이 아니다. 사실상 목차를 보면 작가가 설정한 범위는 길가메시부터 해리포터까지 시공간을 넘어 상당한 광폭행보를 보여주기에 조망도 단순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 책은 그 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텍스트를 전달하는 관점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방법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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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의 역사를 다루는 책이라고 하지만 어떤 방법을 통해 이를 제시할자 궁금했다.
동양과 서양, 고대와 중세 그리고 근현대까지 이야기들은 어디에서나 어떤 형태로든 솟아나고 이어지기 때문에 차례에서 방법을 카테고리로 제시한 것 또한 놀라웠다. 알렉산드로스를 시작으로 고대의 왕과 경전에 대해서 전하거 또한 4대 성인으로 불리는 부처,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의 가르침을 전승된 텍스트로 설명한다. 또한 겐지 이야기를 최초의 위대한 소설로 설명하고 이야기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을 되는 천일야화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마야문명이나 페르시아 그리고 서아프리카 등 내가 생소한 기록과 서사에 있어도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었다. 또한 사상과 이념의 기록에 대해서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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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라는 소재로 이토록 역사와 학문적 경계를 넘나들며 탁월한 저작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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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알아주는 마음
김지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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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알아주는 마음
김지호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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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문의 문턱에서 걸려 넘어진 아이들의 속마음과 아이를 침묵하게 만드는 세상에 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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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년동안 아이들의 언어치료를 하면서 느낀점을 저자는 솔직한 마음으로 전하고 있다. 언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언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것에는 연민의 시선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언어로 만날 수 없은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제목인 마음을 알아주는 마음이 되어야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인 것이다. 어쩌면 언어치료사인 저자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겠지만 저자의 메시지는 친절하게 우리의 마음이기를 인도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아이를 만나든 그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용기를 낼 때까지 기다리고 또 믿음의 눈빛으로 꾸준히 지켜보는 것이 그 시작인 것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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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언어치료사인 저자가 만난 아이들과 그들을 지켜봐주고 응원해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우리에게 남겨지는 메시지는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시도가 얼마나 귀한지에서 왔다. 동시에 그의 에세이를 통해서 대화와 공감, 이해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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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 성립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누군가 말하고 싶지만 대화할 수 없다면 그 이유는 딱 하나다.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의 부재(不在). 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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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못하는 아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말이 문턱을 넘지 못하는 아이로 생각하면 문턱을 넘을 수 있게 손을 잡아주거나 스스로 넘을 수 있도럭 따스한 시선으로 기다려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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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경제학 - 개념부터 시장의 흐름까지 쏙쏙 이해되는 경제 공부 쓸모 있는 공부 1
석혜원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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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가장쓸모있는경제학
석혜원
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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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해서 감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경제학에 대해서는 더욱 거리를 두게 된듯하다. 하지만 이제라도 성공적인 경제관념을 갖기 위해서 경제학에대한 공부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학생 때도 수학이 요구되는 경제과목에는 관심이 없었고, 매체를 봐도 경제적 흐름에 대한 안목이 부족했기에 경제는 엄두가 안나는 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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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내가 입문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바로 친절하고 정확한 청소년도서를 읽는 것이다. 시중에 경제에 대한 청소년 입문서는 많지만 이번에 출간된 #세상에서가장쓸모있는경제학 은 이론과 개념을 동시에 잡은 아주 성공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겠다. 애덤스미스부터 리카도나 베블런과 같은 경제학자들이 나오면서 그들의 이론에서 강조한 핵심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 시장과 가격, 국제거래와 환율, 물가와 금리, 통화량, 인플레이션, 한계효용, 세의 법칙, 행동경제학, 분산투자 등등의 개념을 아주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고 또 경제라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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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어렵다고 생각한 개념들이 많았음에도 쉽게 이해하고 넘어가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동시에 학자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개념의 근거와 활용에 대해서도 근본적안 접근이 가능했다. 뉴스상에서 다뤄지는 경제용어들은 사실상 해드라인에서 보고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의미를 잘 모를 때가 많었지만, 이제는 이 책으로 기본적인 개념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동시에 이 책의 마무리에는 이 책에서 언급된 도서들이 다뤄져있는데 경제학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기준으로 파생독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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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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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걷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1
김솔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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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걷다
김솔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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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을 걷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강을 따라 행인들 사이를 걷고 있다. 질병으로 한쪽의 결함이 있는 채로, 그는 마음의 균형이 간신히 유지된 채로 나아간다. 하지만 그의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과거의 기억, 남아있는 삶에 대한 예감과 불안 어느쪽이든 그는 걷는다. 서사의 행간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독자에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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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으로 자신의 반이 죽었다고 생각하며 죽은 너와 그리고 살아있는 나가 공존하며 호명된다. 예전에 '너'라는 2인칭시점의 소설이 대단히 특이하여 낯선 인상을 받았는데 나가 너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말하는 것같기도 하고, 나와 너가 화자이자 청자가 된 것 같아 굉장히 실험적이었다. 너와 나는 사실 주인공 하나이며 뇌출혈로 인해 분열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한 사람의 기억에 의존한다. 걷기의 리듬, 도심을 흘러가는 강 그리고 한 남자의 기억은 멈추고 솟구치며 예상의 범주를 넘어선다. 그렇기 때문에 몰입감을 주기보다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간다. 평상시에 느낄 수 있는 소설적 재미보다는 다서 난해한 그러나 낯선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자다 금고기술자라는 설정 역시 특별하다. 유언장과 이혼신고서가 들어있는 금고는 또다른 긴장감을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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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으로 쓰러진 뒤부터 나는 둘로 나뉘었다. 오른쪽 절반은 더 이상 내가 아니고 왼쪽 절반에만 겨우 내가 남았다. 둘로 나뉘기 전까지 나는 오른손잡이였다. 그래서 나의 인생은 늘 오른쪽에서 시작됐다가 왼쪽으로 빠져나갔다. 오른손은 모험을, 왼손은 균형을 담당했다. 그러니 왼쪽 절반에 유폐된 나는 권태와 허무 사이를 오가다가 여생을 소진하게 될 것이다." (9쪽)


설정의 치밀함이 전해지지만 이 낯설게 세공된 세계는 때때로 익숙하게 느껴져 당혹감을 주기도 한다. 문장의 깊이는 상당하지만 가독성이 떨어지는 느낌도 있다. 하나의 사건을 향해 질주하기보기보다는 죽은 너와 살아있는 나의 긴장을 유지하기 때문에 소설적으로 인상작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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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과학혁명 - 과학이 탄생하는 순간들
남영 지음 / 궁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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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과학혁명
남영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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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 과학에 자신없는 사람들이라면 거리가 멀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은 완벽한 오해다. 과학하는 방법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의 장면들이 쉽고 재미있게 담겨져있기 때문이다. 과학이 탄생하는 순간들을 조명하면서도 당시 시대적 배경을 통해 균형적 시각을 키워주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었다.
"청소년을 위한"다는 제목으로 성인독자들이 이 책에 대해서 주목하지 못한다면 굉장한 손해일 수 있다. 청소년을 주요독자로 삼고 있지만 과학에 대한 관심을 이 책으로 시작하는 것을 제안한다. 역사적 맥락에서 다뤄지는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 뉴턴에 대해 그들의 삶과 과학자로서의 정체성을 잘 그려내고 있고 당시의 고충과 한계점도 동시에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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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과학입문서를 보면 서양과학사 중심으로 천동성과 지동성부터 뉴턴의 만유인력에 이르기까지 등장한다. 그러한 이유로 이 책의 목차만 봤을 때는 새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저자는 과학저술가로서 단순히 “천동설은 틀리고 지동설은 맞다.”라는 식의 견해를 전하기보다는 어떤 맥락에서 당시 이론이 주목을 받았고 또 그러한 이유로 등장한 새로운 이론에 대해서 전한다. 맥락과 균형을 중시하는 저자의 견해는 과학에 대한 입문서로서 그 이해을 풍부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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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론들이 역사적 맥락과 함께 서로 반박과 수정 그리고 발전으로 나아가는 방식이 매우 객관적이었다. 천동설이 무조간 틀렸다 단정하기보다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또한 이론의 구체성을 통해 지동설이 나올 수 있음을 제시하기도 한다. 지동설이라 하더라도 한계에 대해서 설명함으로써 과학의 역사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균형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학자들은 사실상 코스모스를 비롯한 많은 과학이론서와 과학사 서적에 다뤄지는 학자들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전달하는 방식에는 새롭고 정확하게 알아갈 수 있는 지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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