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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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그 #선물도서
#조르주상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사랑하는 방식은 누구나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갈등과 이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사랑이 이뤄지는 건 평범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사랑을 통해서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사랑을 통해서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누구나 일생에 기억할만한 사랑이 있겠지만 그 강도는 다를 것이다. 사랑은 극적이고 강렬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 인한 감정적 동요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깊이 들어가지 못한 감정들의 잔여는 결국 연애소설을 읽게 하는 걸까. 바로 그런 이유로 <그녀와 그>를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로맨스의 강렬하고 복잡한 서사보다 인물의 정서, 그 리듬에 집중하고 있다. 테레주와 로랑을 중심으로 오고가는 사랑의 메시지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적인 기승전결을 만든다. 또한 그들 사이에 파머가 등장하며 소설적 재미에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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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로지 사랑이 삶이 될 거라는 것, 그리고 좋건 나쁘건, 제게 필요한 게 바로 이런 삶 아니면 죽음이라는 것만 알 뿐입니다.(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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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생함의 이유는 이 책의 저자 조르주 상드의 분신이 주인공이며 로랑과의 사랑 역시 실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소설 이상의 서사가 있으리라는 짐작이 이 소설에 몰입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는 책장 한장 보다도 얇게 느껴져 테레즈에게 즉, 조르주 상드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에게는 실존인물이 있고 생생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이다. 로랑의 실제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천재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실제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개되며 심지어 뮈세가 상드와의 사랑에 대해 먼자 쓴 작품인 <세기아의 고백>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매혹적인 서사의 시작은 <그녀와 그>지만 동시에 뮈세가 쓴 작품도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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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 (...) 사랑이 무너진 이후에도 네 안에서 살아남은 저 거룩한 연민을 내가 숭배하게 해줘."(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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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만큼이나 로랑의 말도 사랑의 마음이 절절한 대사들이 많았는데 이 말을 실제로 뮈세가 한 것인가 궁금했다. 그런 상상만으로도 이 책은 특별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소설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오노레 드 발자크는 ‘진실과 절제’ 속에서 로랑이 만들어졌고 사실성이 매우 뛰어나다고 언급한 부분을 보면 소설의 묘사와 인물의 창조에 신중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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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리 보댕은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쓰라림 없는 최후의 기록’이자 ‘절대적 사랑에 대한 불가능한 낭만적 탐구’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이 소설을 두고 “19세기의 사랑과 연애에 관한 여성적 사유의 견본”이자 “소설 형식을 빌린 사랑의 논쟁서”(시인‧소설가 이장욱 추천사)_책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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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은 #큐레이션 을 통해 만날 수 있는데 이 책은 이국의 사랑이라는 큐레이션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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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에서 만난 눈사람 베개 시인선
호수정 지음 / 시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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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어주는 시선이 따뜻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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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 미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여성 용의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1
한정현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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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마고 #핀시리즈 #핀041 #핀서포터즈 #서포터즈 #한국소설 #한국문학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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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에서 "살해사건에 얽힌 세명의 여성 용의자"라고 한다면 누가 진범인가를 추리하고 정황들을 짐작하며 읽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독자의 예상을 벗어난다. "태양과 달이 다르게 빛나는 것처럼" 다르게 빛나는 존재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낼 뿐만아니라 그 존재로부터 던져진 질문들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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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적 질서에서 벗어난다면, 식민치하의 일본에서 해방된다면 그것으로 자유와 평등의 필요충분조건이 가능한가. 역사에 대한 나의 안일한 인식은 거시적으로 범박하게 이어졌다. 모던걸, 모던 보이 그리고 미군정의 시작으로 인한 자유로운 문화. 하지만 그 시대, 이땅에서 존재의 자유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을 이 소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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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만약 신이 있다면 그 신은 남자이고 좌익이거나 우익일 테죠. 여성과 아이와 노인의 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겠죠. 이 조선 땅에서 저 순교 같은 거 안 합니다.”(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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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운서를 만난다면, 가성은 자신들만의 시간을 다시 살아갈 것이라 다짐했다. 가성 은 포탄이 떨어지는 거리로 나섰다. 5월, 한반도에 꽃이 가장 만발할 시기였다."(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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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력적인 소설은 미군정이라는 역사적 배경에, 한번도 깊게 생각하지 못한 그 시절의 성소수자들 그리고 여성인권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추리의 형식으로 담아낸다. 그러나 누가 범인인지는 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범인으로 몰아가는 행태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암담한 사회의 분위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강렬한 매력을 남긴다. 희망없는 무채색의 공간에서 화려하고 선명한 색깔로 자신을 드러내는 이들인 것이다. 검안의이면서 세개의 달이라는 이름으로 탐정활동을 하는 연가성(연가희), 그리고 가성에 대한 우정과 사랑을 보여주는 성소수자인 심문기자 권운서를 중심으로 용의자인 세명의 여인, 선주혜, 윤선자, 현초의 마지막으로 호텔포엠의 에리카까지. 이토록 매력적인 한편의 역사소설이 가능한 이유는 인물들 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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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계급, 민족, 이념... 경계들로부터 이탈되었으나 마치 달이 지구를 돌듯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환한 빛을 내는 이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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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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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비행
#리처드도킨스
#을유문화사
#과학 #진화 #비행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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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날아간다는 것에 있어서 물리적 실체의 상태만을 떠올릴 수 없다. 비행은 도달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선망까지도 담고 있는 단어다. 비행에 대해서 생각할 때 연상되는 단어들은 무엇일까. 당연히 날개를 가진 새나 곤충일 것이다. 인간을 날 수 있게 해주는 비행기나 우주를 유영하는우주비행사의 모습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난다는 것은 나의 존재 그리고 일상과는 그다지 가깝게 다가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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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이라는 것은 비행하는 실체를 보고나 비행기를 통해 경험한다하더라도 나에게는 추상적인 세계에 있었다. 날아가는 것을 보고 나름의 원리로 인해 날 수 있겠다는 것을 짐작할 뿐 이처럼 정확하고 재미있는 과학지식으로 접목하지 못한 것이다.
챕터4. 작다면 비행이 쉽다
챕터5. 표면적의 비율을 늘려야한다.
위의 제목처럼 당연한 지식이어도 리처드 도킨슨의 설명은 차근차근 접근하면서도 깊이있게 다뤄지며 과학적 지식으로 이끈다. 여유롭게 하늘을 유영하는 비행을 위해 어떤 동력이 작용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의 삽화는 내용의 이해를 돕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 자체로도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감동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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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의 범위 예상을 뛰어넘는다.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공중에 부유하는 것우로 보이는 식물들의 비행이나 무중력을 통해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비행사도 다뤄진다. 심지어 날개가 있음에도 날 슈 없는 존재들에 대해서도 만날 수 있다. 비행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한 범주를 넘어서 아주 낯선 분야까지도 이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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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의 목소리는 독자에게 굉장한 설렘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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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은 중력으로부터 세번째차원의 탈출인것처럼 과학은 일상생활의 평범한 것으로부터 나선을 그리면서 상상력이 점점 희박해지는 높이까지 탈출하는 것이다.
이지 날개를 펴고 과학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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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무의식 - 엄마와 아이를 이어주는
이무석.이인수 지음 / 미류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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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무의식
#이무석 #이인수
#미류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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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양육 기술자가 아닌 스스로가 자존감 높은 존재로서 아이에게 건강한 환경이 되어주어야 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의 결론을 확인할 수 있다. 기술자로서 아이를 대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존하는 아이의 건강한 환경이 되는 것이다. 환경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고민해본다.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허용 가능한 세계가 되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 이를 위해서는 나의 마음이 편해야한다. 환경이 되어 아이에게 노출된다면 일부를 가리거나 꾸미는 방식은 근본적인 환경이 되어 주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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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떠나서 미지의 영역이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고 또 아이도 태어나 성장하며 낯선 상황들에서 배워나간다. 둘째라고 하더라도 첫째와는 또 다른 존재이며, 쌍둥이라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별적인 존재들이 처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삶을 경험하는 것이다. 낯선 상황 뿐만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의 영역에서 고민하기도 할 것이다. 그땐 다 그래..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감정들 말이다. 마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만 만들지 않는다. 연결된 몸으로 또 아이에게도 전달될 것이다. 그렇다면 엄마의 무의식에 대해서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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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엄마의 무의식이 아이의 성장과 자존 그리고 엄마의 마음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가 부자관계로 둘다 정신분석학자이고 정신과 전문의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횐자의 사례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상담치료를 받는 환자라기보다는 걱정과 고민이 많은 엄마들이다. 그들의 죄책감마저도 아이에 대한 마음에서 "잘 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고 "뭐가 부족한걸까"고민하다가 가장 깊은 곳에서 죄책감의 감정을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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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무의식을 위해 어떻게 하면 나의 무의식이 따뜻해질 수 있을까, 그 온도를 높이는 비결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반대로 내 마음의 서늘한 부분을 살펴야 한다. 우울과 불안 그리고 죄책감을 말이다. 가끔 사람들은 나의 평정심을 부러워한다. 살면서 거의 화를 낸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지인이 말하기를 그것은 평정이 아닌 감정의 속박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딘가 들킨 마음이었지만 역시 이성적인 자아가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책에서 위니캇이 말하는 거짓자기는 아니었을지. 아이는 내 김정의 정체를 알까. 이 책을 보면서 내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아이에게 어떤 환경이 될 수 있을까. 그 고민의 시작은 나의 무의식을 조건없이 받아들이고 안아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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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부모가 되고 또 건강한 환경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마음을 나누는 시도들이 앞으로 아이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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