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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
김종원 지음 / 나무생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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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ㅡ 하이데거

하나의 언어를 머리에 떠올리는 것은
하나의 삶의 형식을 떠올리는 것이다 ㅡ비트겐슈타인

삶을 설명하기도 하고
삶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8개의 화두는
저자의 인문학적으로 성숙한 시각과
창조적 발상의 지혜가 담긴 언어로
만나게 된다.

열정, 언어, 일, 성장, 생각, 기품, 조화로운 삶, 관계. 이 여덟가지 단어가 바로 그것이다. 위의 단어들은 마음을 무겁게하기도 하고 희망을 주기도 한다. 누구든 위의 단어들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하는 고민의 카테고리라거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의 시선은 그들을 바라보는 시작부터 다르다.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 자체의 의미에 새롭게 접근함으로써 해방감을 준다. 사실 그의 사유의 방향은 혁신적이라기보다는 인간으로 살아가며 긍정했덤 가치들을 재발견하는 시도다. 이 책은 그런점에서 고맙다.읽으며 마음에 새긴 문장들이 앞으로의 삶에서 힘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인간은 불완전하게 태어났으므로, 사는 내내 자신을 완성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물론 인문학은 모두가 아는 지식이다. 그러나 아무도 가지지 못한 가치이기도 하다. 그것은 일상이라는 무대를 만나야 가치를 발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열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실수하는 사람이 많다. 열정은 뜨겁게 달군 무기를 앞세우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바라만 봐도 뜨거운 그것을 내 안에 넣어두고 평화롭게 다스리는 것이다. 자신을 고요하게 유지하라. 그것이 가장 뜨거운 열정이다.(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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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엿보다 - 정재곤의 정신분석학 에세이,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정재곤 지음 / 궁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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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엿보다

자기자신과 자기의 감정을 분명히 알수록
지금 있는 현실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ㅡ스피노자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을 봐야한다.
이 책의 제목은 "나를 엿보다"이다.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 아니라
들춰보고 두고보며 나의 숨은 욕망까지도
살피는 섬세한 시도다.

이 책은 "정신분석 에세이"다.
차에서 출발해, 가족, 사회 전반의 이야기들을
정신분석학의 차원에서 풀어낸다.
누구나 고민할 법한 주제이기에 공감을 얻으면서도 정신분석학의 용어로 삶의 문제들을 진단하는 저자의 시각은 온기가 느껴지면서도 따뜻하다.
특히 일상사들이 정신분석의 주요개념으로 설명되며 에세이로 시작해 정신분석으로 끝나는 구성은 지적호기심을 만족시키고 정서적 공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정신분석의 대해 관심을 갖고 프로이트와 라캉을 읽은 적이 있지만 학문과 현실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던 부족함이 이 책을 통해 해소되었다. 또한 저자가 심도있게 연구한 마르셀 프루스트가 간혹 인용되는데 그의 소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문장이 저자가 제시한 개념과 맥락 안에서는 더욱 선명해기지도 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지길 원한다. 하지만 행복은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나는 짧은 순간이나마 매일 한 차례라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 주변을 살필 때 행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려면 우리 자신과 우리 주변을 보다 잘 살필 수 있게 해주는 돋보기가 필요하고 졸보기도 필요하다. 바로 심리학이 유행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에 나의 작지만 큰 소망을 펼쳐놓고자 한다.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중심으로, 내가 경험하고 생각했던 개인과 타자, 사회와 문화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독자들의 가슴속 연못에 조그만 조약돌을 던져본다.” -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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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요가 - 인도 최고의 지성과 영성, 비베카난다의 말
스와미 비베카난다 지음, 김성환 옮김 / 판미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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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요가

요가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심신운동으로서의 요가를 떠올리고 요가 자세이 대한 사진이나 그림을 예상할 것이다. 내가 실제로 요가를 배울 때 한번은 몸매 교정을 위한 수업이었고 또 한번은 명상으로 시작해, 명상으로 끝나긴 했지만 역시 요가동작으로 체력단련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다. '마음'이라는 단서가 달리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요가에 방점을 찍고 이 책의 제목을 떠올렸다. 나의 짐작은 너무나 보기좋게 배반당했다. 이 책은 요가를 단순히 운동 혹은 마음수련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 이상으로 신의 지혜와 세상의 이치를 향한 가장 근본적인 태도로서의 '요가'를 말한다. 따라서 정신을 일깨우고 마음의 자세를 바로 잡게 하는 영성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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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인도 최고의 영적 지도자 스와미 비베카난다이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백여년전 미국과 영국 전역을 돌며 즈냐나 요가(지혜의 요가)의 가르침을 전파한다. 이 책은 즈냐나 요가에 대한 강연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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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도의 힌두사상이나 정확히 베다철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계보로서 설명가능한 철학 이론의 이분법적 사유에 익숙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인도철학의 선문답들은 나에게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막막한 현실 앞에서 지친 영혼을 사로잡는 영성의 메시지는 분명 불확실한 세계의 무상함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 그럼에도 그 메시지를 읽어낼만한 지혜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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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어려서부터 고대 베다 문헌을 공부하고 명상이나 철학적 토론에도 몰두했다고 한다. 또한 대학 진학 후에는 칸트, 흄, 헤겔, 스피노자 등 서구 지성들의 철학과 논리학을 공부했다. 아마도 그의 책도 강연이 서구에서나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큰 지혜를 주는 것은 이러한 지적 사유와 베다철학에 대한 메시지가 적절하게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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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그대가 바로 그다"라는 것이다. 마치 파랑새 동화처럼 찾아 헤메던 대상이 다른 곳이 아닌 집에 있었다는 것보다 더욱 혁신적으로 읽힌다. 아무리 가까울지라도 대상을 찾는 것과 내 안에서 발견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마치 소크라테스가 답을 자신 안에서 찾기 위해 산파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이미 절대자가 자신이라는 놀라운 메시지는 궁긍적으로 자아를 고양시킨다. 또한 씨앗은 그 안에서 한 그루의 나무를 포함하고 있다는 글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능태와 현실태를 떠올리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반가움과 놀라움이 오고갔지만 여전히 내 안의 어떤 권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다시 이 책을 읽을 때는 스와미 비베카난다의 목소리만이 마음속에서 울리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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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문장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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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있는 신은 자연에 내재된 신이 되고, 자연에 내재된 신은 자연 그 자체인 신이 되며, 자연 그 자체인 신은 인간의 몸이란 이 신전 속에 거주하는 신이 되고, 몸이란 이 신전 속에 거주하는 신은 결국 신전 그 자체가 됩니다. 마침내 영혼과 인간 전체를 포괄하게 되는 것입니다.-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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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시간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어떤 천국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천국들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며, 자신이 특정한 신에게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숭배되어 온 그 모든 신들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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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의 모든 것을 수용하고 현재의 빛을 즐기면서 앞으로 도래할 모든 것을 향해 모든 마음의 창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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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철학자가 되는 밤 - 인생은 왜 동화처럼 될 수 없을까? 문득 든 기묘하고 우아한 어떤 생각들
김한승 지음, 김지현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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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철학자가되는밤

철학은 지혜에 대한 사랑이다. 그러나 철학은 일상과 쉽게 이어지기 어려웠다. 지혜가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것은 삶, 그 자체에먀 지혜를 사랑하는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열망하면서도 일상의 어느 지점에서 철학의 도움을 받아야할지 막막하기도 했다. 전공을 하고 이후에도 철학서적을 꾸준히 읽고 있지만. 언제즘 철학의 구원이 있을까 막연히 기대할 뿐이었다.

하지만 일상의 단면에 철학을 적용하려는 시도를 머뭇거릴 때 이 책을 만났고 책의 제목대로 밤에 읽어보았다. 마치 철학자의 밤에 초대된 것처럼 어딘가 신비로운 기운이 넘쳤다. 이 책은 단순히 철학 이론에 대한 소개를 넘어선다. 오히려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내는 동화 혹은 우화들은 기묘하고 아름답다. 단순한 일상은 숨은 사유에 의해 과감히 전복되고 상상의 진폭은 우리를 이끌고 가기에 설득력이 있다. 삶을 단면을 놓고 철학적 상상에 의해 입체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지켜본 기분이다. 이야기들은 누구나 우리가 일상에서 문득 든 생각일 수 있으나 이야기의 스펙트럼은 너무나 다채롭다. 그리고 그 빛이 모이는 곳에 철학적 사유를 만날수 있다. 이론의 소개 혹은 인용에 얽매이지 않고 삶에서 서유기 샘솟는 순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듣기 싫은 방법에 대처하는 방법.
귀를 막거나 그 소리를 사랑하거나.
(34쪽)

이런 사유의 전환은 기묘한 꽁트 한편으로 완성된다. 그 외에도 소제목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불행 보험.
 게바라 사과와 히틀러 파인애플.
인생은 김빠진 맥주로 만들어진다.
이미 끝난 비극을 기도하는 사람들.
행복이 사라질 때 행복은 완성된다.
거울 앞에서 나에게 가위바위보.
어느 날 내비게이션이 길을 잘 모른다고 사과했다.
아들 둘을 잃은 대신 두 아들을 찾은 어머니.
바다를 지워 바다를 담은 풍경화.
당신과 함께 늙어가고 싶었어.

마치 시의 한 구절처럼 마음의 파동을 남기는 소제목들은 작가의 상상과 사유를 짐작하게 한다. 또한 이 책이 돋보이는 부분은 다정한 느낌을 주는 삽화다. 김한승 작가님의 딸, 김지현님의 그림은 이 책이 기묘한 상상의 밤에 마치 따스하고 환한 불을 켠 듯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또한 책의 제목처럼 밤을 기대한다면 곧 이어질 새벽 그리고 아침에 선량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빠와 딸이 산책하며 주고받은 대화, 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글과 그림- 완성한 시도는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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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초대장 - 죽음이 가르쳐 주는 온전한 삶의 의미
프랭크 오스타세스키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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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개의초대장

죽음에 어울리는 수식어들.
불운, 비운, 슬픈, 아픈, 두려운,
생각할수록 부정적인 단어들만 고개를 든다.
그리고 죽음을 연상하는 이미지들은 어딘가 불안과 불편을 준다. 죽을 '사'라며 기피하는 숫자가 있을 정도로 우리는 죽음을 경계한다. 주인공이 죽는 결말은 새드엔딩이 된다. 피할 수 없지만 두려운 죽음. 인간이라면 공통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철학자들은 죽음에 대해 뭐라고 언급했을까. 플라톤은 죽음을 육체로부터 해방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에피쿠로스는 죽음이 인간을 구성하는 원자의 대체로 이해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고대의 사상가들의 메시지는 이해가능하지만 삶과의 괴리가 있다. 현대 사상가인 하이데거에 따르면 "인간은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항상 죽음이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살아야한다"고 했다. 죽음이 나의 것이라는 성찰을 통해 죽음 앞으로 미리 달려가 봄으로써 삶을 더욱 의미있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지점에서 이 책을 읽어본다. 죽음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는 것이 끝이 있다는 두려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이라는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이기 위한 가장 진실된 시도가 이 책에 있다.
<다섯개의 초대장>의 저자 프랭크 오스타세스키는 호스피스로서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과 함께한다. 죽음에 이르는 길까지 인도가 아닌 동행이 되어 죽음을 완성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는 죽음 직전의 사람들을 통해 용서, 화해, 사랑, 이해 등 삶의 빛나는 순간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통해 삶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것이다.
그는 수많은 환자들의 임종을 지켜보며 사유한 내용을 다섯개의초대장 초대장에 담아 전한다. 이는 죽음으로의 초대가 아니라 분명 삶으로의 초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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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초대장. 죽음의 순간까지 기다리지 말라.
두번째 초대장. 세상 무엇이든 널리 환영하고 아무것도 밀어내지 말라.
세 번째 초대장. 오롯이 온전한 자아로 경험에 부딪히라.
네 번째 초대장.어떤 상황 속에서도 평온한 휴식의 자리를 찾으라.
다섯 번째 초대장.알지 못함, 초심자의 그 열린 마음을 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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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의 죽음에만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죽음에도 진심을 다해 애도하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놓치지 않을 것에 대해서도 당부한다. 나의 죽음 이전까지 내가 만날 수 밖에 없는 죽음을 단지 비통함만이 아닌 인생의 의미를 만날 수 있는 지점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죽을 때에 임박하여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두려움과 혼란 자기부정을 남길 뿐이다. 죽음이 전하는 소중한 지혜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절망이나 후회, 자책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이라는 개념을 염두하며 성숙한 자세로 열린 마음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호스피스로서 만난 이들이 죽음을 앞둔 실제 사연을 통해 죽음이 삶과 어떻게 마주보고 있는지는 생생하게 전한다. 그들의 사연을 읽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으며 저자의 사유에 긍정과 지지로 마음에 새기기도 했다. 삶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이 책의 초대에 응하여 인생을 성숙한 자세로 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고 죽음을 완성으로 받아들이는 사유를 통해 지금 여기의 삶이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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