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 선생님과 도토리 약국 돌개바람 52
윤선아 지음, 신지영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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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선생님과도토리약국
윤선아
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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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람 선생님은 ‘도토리 약국’의 약사다. 도토리로 바라미숲의 동물들을 위한 약을 만들어준다. 환자들을 위해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약을 만들고 처방한다. 스스로 약에 대해서 잘 안다는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심이 될 것인데 람선생님은 그런 마음이 전혀 없다. 오히려 환자들을 걱정하고 염려하며 스스로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한다. 의아해지기도 한다. 단순히 약처방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약국의 풍경은 다정하다. 바라미숲 동물들은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사로 걱정을 덜어준다. 그리고 도토리로 만든 귀한 약들이 아픔을 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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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를 빻고 찌어 여러가지 약을 만드는 람선생님은 다양한 약 이상으로 예상치 못한 귀여운 환자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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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아기 토끼 미찡이
코가 뜨거운 염소 메아리
배꼽이서 피가 나는 분홍 돼지 꾸랑이
화장실에 가고싶은 딱따구리 비티
등등 약국은 약만 처방받은 공간이 아니라 어려움을 말하면 도움을 받는 곳이며 바라미숲의 동물들이 함께 아픔을 극복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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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환자들의 사정은 우리가 보기에는 가볍다. 하지만 본인에게만은 절박한 어려움을 자신의 일 만큼 걱정해주는 람선생님의 모습이 뭉클하다. 심사숙고하면서도 신중을 거듭하는 람선생님을 보면 겸손의 힘이 바라미숲의 동물들을 지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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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들이 좋아할 귀여운 동물이야기이면서 동물들의 모습이 꼭 걱정많은 어린이들 같아서 공감을 이끌 것이다. 그리고 그림이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우리 동네에도 람선생님같은 분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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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꽁 좀비 그림책이 참 좋아 78
윤정주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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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꽁좀비
윤정주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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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냉장고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윤정주 작가님의 꽁꽁꽁을 읽다보면 드는 생각이다. 냉장고는 단순히 음식을 신선하게 저장하는 공간을 넘어서 유쾌한 상상을 자극하는 공간이 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혹은 잠들었을 때 물건이나 장난감이 생명을 얻어 움직이는 상상은 유아그림책이나 만화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냉장고를 상상하는 재미는 윤정주 작가님의 꽁꽁꽁에서 가장 신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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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네 가족이 여행을 떠나고 냉장고의 음식들이 상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우네 냉장고 안에서는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다. 바로 상한 음식들이 좀비가 되어 신선한 음식들응 위협하는 것이다. 흐물흐물해진 과일과 채소들, 냄비 속의 카레 좀비들, 콩알탄 공격을 하는 곰팡이핀 콩자반, 꿀럭이는 우유좀비...상상은 끝이 없고 유머러스한 그림은 즐거움을 더한다. 신선한 음식 대 상한 음식의 대결은 어떻게 끝날까. 용감한 자두삼총사와 친구들은 지혜를 모으고 신나는 한판승부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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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발상은 바로 상한 음식들 좀비로 그려낸 것이다. 또한 상한 음식으로 냉장고 안의 음식들이 점점 상하는 과정이 좀비에 걸려드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이 유쾌한 발상을 구현하는 것은 역시 '그림'이다. 음식 하나하나 개성을 표현하며 유머를 잃지 않는 그림들은 냉장고의 위기에 충분히 이입되게 만든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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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수학 잡는 깨봉수학교실 1 - 수의 DNA & 분수
조봉한 지음, 신현호 구성 / 동아시아사이언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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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봉수학교실
조봉한
동아시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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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라는 말은 너무나도 익숙하다.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단순한 뜻이지만 어딘가 수학에 대한 원망이나 좌절이 느껴지는 단어다. 수학 때문에, 라는 이야기는 대체로 평범한 학생들에게는 실패담이 이어지는 말이다. 수학 때문에 점수가 낮아졌고, 수학 때문에 공부가 힘들었고, 수학 때문에 꿈을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당연하게 들린다. 이쯤되면 수포자만의 잘못만은 아니지 않을까. 정오답에만 초점맞춰지고 점수와 등급으로 서열화가 가능한 학교 교육은 수학의 재미를 알기보다는 수포자를 양산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고3끝날 때, 이젠 수학 안해도 된다라며 입시과목에서 가장 힘들었던 수학을 어른이 되어 깔끔하게 작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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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수학을 피하다가 초등학생을 위한 수학논술을 공부하면서 우선, 수학이라는 과목이 논리적 사고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플라톤이 아카데미아 입구에 "기하학을 모르는자 들어오지 마라"라는 말이 약간은 이해가 갔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못들어간다는 생각에 원망과 실망이...) 그래, 수학은 정답을 냉정하게 요구하는 과목이 아니라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를 쌓아가는 재미있는 학문일 거야,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고 초등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논리적 사고의 훈련이 논술에서도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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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그림으로 수학 잡는" 이다. 물론 교과서나 수업의 판서 이상으로 이해를 돕는 그림 뿐만 아니라 깨봉아저씨와 주원의 대화체로 진행된다는 점이 큰 재미를 준다. 물론 스토리텔링 식의 대화로 수학에 접근하는 책들은 많겠지만 깨봉수학의 창시자로서 수학을 잘하는 사람에서 수학을 잘 가르치는 사람으로 독창적인 수학 학습법을 만들어냈기에 특히 신뢰가 간다. 문제 속에 답이 있다는 깨봉아저씨의 말을 통해 수학이 단순히 주입식 계산이 아닌 발견과 사고의 능동적 공부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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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수의dna와 분수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출간이 계속되기에 기대가 되는 시리즈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문제를 주원이의 질문으로 깨봉아저씨의 풀이를 통해 수학으로 접근해가는 과정은 초등학생과 수포자 어른에게도 흥미를 준다. 또한 qr코드를 통해 동영상 학습으로 이어지는 것은 초등학생들의 학습요구와 편의가 반영되는 시도라고 하겠다. 이제와서 수학,이라는 생각보다는 지금부터 수학,이라는 태도로 일상을 논리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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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마음이 강해지는 철학자의 말 처음 어린이 교양 1
이와무라 타로 지음,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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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마음이 강해지는
철학자의말
이와무라타로
고향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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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말은 과연 평범한 우리의 삶에 어떤 자극과 인상으로 힘이 될 수 있을까. 심오한 그들의 말과 나의 일상 사이에 마치 평행선이 되어 만날 수 없으리라 생각한 때도 있었다. 독서와 일상의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그 거리를 좁혀주는 책을 만나고 싶었고 또 좀더 일찍 이들의 지혜를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어린이에게 철학의 힘, 바르게 생각하고 강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무척 중요할 것이다. 철학과 일상의 괴리로 고민할 때, 어린이들이게 징검다리처럼 안내하는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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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린이의 일상에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질문에 철학자의 말을 연결시켜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조언을 전한다.
‘공부를 못해요’, ‘나의 장점을 모르겠어요’, ‘규칙을 왜 지켜야 해요?’, ‘모두 내 꿈을 반대해요’, ‘왜 살아야 하는 거예요?’ 같은 어린이들의 질문에 철학자들의 진리가 연상되는 대답으로 설명하며 인생의 지혜에 싹을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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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모르면서도 알고 있다고 스스로 굳게 믿고 있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더 지혜로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던 거지요."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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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다. 그렇다면 지혜는 무 엇을 위해 필요할까. 철학자들의 진리를 배우고도 삶과 학문의 괴리는 "철학의 무용"을 원망하게 만든 듯 하다. 철학을 전공한다는 것은 어딘가 세상의 효율과 거리를 두고 사색에 잠기는 사람을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잘 살기 위한 지혜는 철학으로부터 출발한다. 잘 사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수천년의 고뇌와 사유는 철학이라는 학문을 정립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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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간혹 후회의 정점에서 다시 힘을 주는 것은 철학자의 말이다. 마음을 단단하게 그리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철학자의 말들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어린이 교양서를 만나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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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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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레벨 업 -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17
윤영주 지음, 안성호 그림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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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레벨업


자신을 지키기도 힘들었던 외톨이 소년이 사랑하는 친구와의 우정을 지키기위한 모험은 단순한 성장의 서사 이상이다.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나에게는) 낯선 소재로 호기심과 몰입감을 주는 설정이 가장 참신했다. 하지만 이러한 특별한 세계를 구체적이고 매력적으로 그림과 동시에 현실의 초등학생들이 공감할만한 친구관계, 학업, 일상의 문제에 접목되어 의미있는 지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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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게임인 판타지아는 선우에게 삶의 유일한 탈출구다. 영재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엄마, 아빠로부터 학업스트레스에 시달리는선우는 판타지아의 지존용사로 활약한다. 가상현실 속에서 만난 원지를 기다리며 판타지아의 세계에만 빠져든다. 하지만 판타지아에서 살고 있다는 원지는 단순히 유저 이상의 권능을 갖고 있다. 판타지아를 제작한 하이드의 대표 한상민은 선우의 우상이지만 또다른 의문점들을 준다. 낯설고 새로운 이야기었기에 처음에는 신선함을 느끼게되고 이어서는 주제에 대한 작가의 진심이 느껴져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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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바로 선명한 메시지, 즉 주제의식이다. 진짜와 가짜, 현실과 허상, 진실과 거짓말 사이에서 우리가 고민하고 있고 또 놓치 못하고 미련을 갖는 것들에 대해 굉장히 대담하게 전하는 동화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선우와 원지, 모두 각자의 세계에서 딜레마를 가지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괴로워하지만 우정과 사랑의 연대로 서로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함께한다. 어쩌면 끝이라고 생각한 암담한 지점에서 우리가 알지 못한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끝을 피하기 위한 거짓된 시도들은 무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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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어른인 내가 용기있게 대면하지 못한 끝과 시작 그리고 진실과 거짓에 대한 문제들을 정면 돌파한다. 강렬한 메시지와 여운이 남는 결말 또한 잊지 못할 작품이다. 작가의 말 또한 감동이다. 이제 나는 무엇을 위해 마지막 레벨업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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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좋은어린이책 수상작은 매년 이변이 없이 좋다.

#마지막레벨업
#어린이책
#한학기한권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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