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대문을 열면
허은미 지음, 한지선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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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대문을열면
허은미 글
한지선 그림
문학동네
문학동네그림책
그림책서포터즈 뭉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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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대문집에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파란대문집에 사는 친구가 있었다. 좁은 골목을 따라 올라가 마치 종착지처럼 파란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친구, 친구네 집에 따라간 나는 몇 계단을 앞두고 조금 설렜던 기억이 있다. 비록 친구를 통해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지만 대문을 밀고 들어가던 기억은 생생하다. 여기까지 다 왔다는 목적지의 마지막관문. 마치 게임처럼 흥미로웠다.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은 아주 가볍지만은 않아서인지 그런 느낌이 더욱 강했다. 아마 이 그림책을 만나지 못했다면 친구네집 대문을 비롯해 친구와의 추억도 오래된 기억 사이에서 멀어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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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주인공 역시 기억에만 남아있는 파란대문집을 떠올린다. 어린시절 정들었던 동네는 재개발되고 떠나게 되지만 파란대문만은 기억 속에 생생한 것이다. 대문을 열면 포근하고 따스했던 가족들과의 추억이 있고 대문 밖으로는 신나게 뛰어놀던 골목길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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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배경에 연필선으로 그려진 주인공과 파란색으로 채색된 대문은 한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특히 표지에 파란대문을 열면, 이라는 제목으러 대문이 등장하지 않고 대문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져있어서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따스함이 전해지는 그림체와 기억을 불러오는 글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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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의 일 년
이창래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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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의일년
이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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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시간이 일년이더라도 나로부터 아주 멀리 떠났던, 그래서 스스로 사라져버렸다고 느끼는 청년의 이야기다. 떠난다는 것은 돌아옴을 전제로 하겠지만 이 청년의 여정에는 그러한 약속은 없다. 제자리라는 것은 공간적으로는 존재할지언정 정서적으로, 그러니까 정체성의 영역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청년의 여정은 성장서사를 보여주지만 이 소설은 과연 그렇다고 볼 수 있을까. 섣불리 대답할 수 없을 때 '성장'이란 무엇인가, 다른 질문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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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롭고도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대학생 틸러가 우연히 성공한 중국인 사업가 퐁을 만나 여행에 동행하고 일련의 사건 속에서 세상에 대한 감각과 정신적 성장을 통해 특별한 서사가 펼쳐진다.
행운과도 같은 퐁과의 동행은 단순히 기회만이 아닌 난관을 만나기 한다. 동시에 화자인 틸러로부터 퐁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아들이 있는 연상의 연인 벨과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일반적인 연인과는 다른 관계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연애서사와는 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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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사와 연애서사가 교차하는데도 이토록 낯선 느낌으로 방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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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인생이 그렇듯 내 인생도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야기야.(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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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로부터의 결핍. 그리고 언제나 거리를 유지하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 빈자리에 밸과, 퐁이 자리하는 것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는 주인공 틸러가 20대 초반의 인물이라기에는 너무 성숙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는 점이 조금 낯설고 어색하기도 했다.
어쩌면 성숙한 '척하는 삶'을 가장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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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로 리뷰를 마무리한다. 이민을 경험한 그가 그려내는 디아스포라 문학은 경계인의 방황을 인상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개인의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특히 동아시아)와 엮어내는 소설의 힘이 느껴진다. 또한 깊이있는 사유가 담긴 밀도높은 문장이 몰입하게 한다. 그는 30년 동안 단 여섯편의 소설을 출간했다.
그의 인터뷰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소설을 쓰는 것의 온전한 자유에 대해서 말했었다. 하지만 자유로움이 강제된 자유라고 할 수 있다. 어둠에서 한발한발 나아가는 것. 그의 주인공들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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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 Smart 1+2 한국어판 Word Smart 시리즈
프린스턴 리뷰팀 지음 / 넥서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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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스마트
넥서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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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어휘를 공부하기 위한 책은 정말 많지만 신뢰할 수 있고 또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는 책은 찾기 힘들었다. 책에 수록된 어휘가 가장 많은 것도 있었고 어원으로 접근한 책도 있었다. 구체적인 시험에 대비한다면 기출 어휘를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하는 책도 있었다. 책에 많이 실리더라도 내가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고 또 특정 시험이 아닌 전반적인 영어 어휘실력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막연했을 때, 이십년 전 영어 공부를 하려는 결심 앞에서 이 책을 골랐다. 워드스마트. 그리고 이십년이 지나 가장 많이 팔린 영어어휘책, 다섯번의 개정으로 영어학습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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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위해서 직접 이 책으로 공부해보면 더욱 솔직한 리뷰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고 주저없이 책장을 넘겼다. 먼저 단어학습법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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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 SMART의 혁신적인 단계별 단어 학습법
1단계│ 단어 공부는 재미없다는 생각을 버리고, 주변의 단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2단계│ 신문, 잡지, 책 등을 많이 읽는다. 당신이 쓰는 단어는 당신이 누구인가를 말해준다.
3단계│ 문맥에서 단어의 의미를 추론하고, 사전을 찾아 정확한 뜻을 익힌다.
4단계│ 동의어는 유의어 사전을 이용한다.
5단계│ 단어 암기를 위해 연상 기호, 이미지, 어원 등을 활용한다.
6단계│ 복습할 때는 나만의 방식으로 만든 플래시 카드를 활용한다.
7단계│ 배운 단어는 반드시 노트에 적고, 하루에 5~10개는 확실히 외운다.
8단계│ 외운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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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가이드 뿐만 아니라 어휘학습에 대한 조언도 대단히 일목요연하게 제시되어 있다.
워드스마트의 가장 큰 장점은 암기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예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예문은 고등교과서나 신문기사 등등을 접할수있는 수준으로 매우 유용했다. 또한 실례에 대한 메모 등도 담겨있어 활용하기에도 좋았다. 주어진 내용을 공부하면 간단한 테스트를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서 혼자 공부하기에도 알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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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목표(시험이나 취업을 위한 점수)없이 즐겁게 영어 공부에 몰입하기 위해 위의 학습법은 상당히 좋은 가이드가 되었다.
기본기를 탄탄하게 만들 수 있기에 시작은 단기적 목표없이 어휘 공부를 위해 시작했지만 어떤 목표가 생기더라도 다시 이 책으로 공부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단원은 시험별로, 실수별로, 주제별로 접근을 해서 더욱 실용적으로 볼 수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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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딱지 얘기를 하자면
엠마 아드보게 지음, 이유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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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아드보게
내딱지얘기를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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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그림책
문학동네그림책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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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다가 다친 영광의 상처!
아프지만, 놀랐지만 더 중요한 건 사건의 중심이 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
그래서 아이는 말한다.
"내 딱지 이야기를 하자면"
어린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때 기대감을 극대화시키고 관심의 초점을 모으게 한다.
아픈건 사실이지만 관심과 걱정은 싫지 않다.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미묘한 심리가 이 그림책에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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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고 상처가 남고 딱지가 되어 치유되는 과정은 아이에게도 나름 특별한 이야기로 남는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일이지만 다쳤을 때 몰려온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전하는 순진한 걱정들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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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그림에 색채도 눈에 띄지 않지만 그림책에서 생생한 현장감과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주는 그림체가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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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의 365 한국사 일력 - 곁에 두고 쉽게 배우는 오늘의 역사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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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
#최태성
#프런트페이지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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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력...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일력을 넘기는 마음은 아직 미지의 시간들을 짐작하게 한다. 오늘 하루가 시작됐다는 느낌으로 일력을 넘기며 오늘 하루를 순조롭게 보내기를 다짐한다. 한장 넘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매일매일 꾸준히 이어지는 습관이다. 하루하루가 모여 일년을 만들고 나의 '역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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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시선을 돌려, 과거로 향해보자. 나의 오늘, 과거의 역사속 오늘은 무슨 날이었을까. 예전에 읽던 종이신문에 짧게 역사속 오늘 같은 코너가 있었다. 나의 오늘은 어떤 날이 될지 모르지만, 역사속 오늘은 정말 역사의 흥망성쇠가 아주 짧게 담겨 있었다. 역사의 큰 소용돌이를 만든 엄청난 사건이 있을 때도, 세상을 좀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준 역사속 위인의 생일이기도 했다. 흥미를 끌었지만 유효기간은 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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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
한국사 최고의 강사, 큰별쌤 최태성. 대한민국 국민중에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역사를 가장 흥미진진하게 알려주고 또한 역사에 대한 진정성도 고취시켜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한국사 검정시험을 볼때 급하게 무려 6강의만 봐도 합격가능하게 해준 명강의였던 것은 알지만 꾸준히 역사가 나의 일상에 들어오지는 못했다. 빠르게 암기하고 3급을 따는것. 부끄럽게도 목표에 충실했다.
최태성 쌤 강의에서 '선생님 누가 중요해요?'라는 학생에게 아주아주 진지하게 '여러분! 우리 역사에서 안중요한 사람이 어딨습니까!!' 독립운동 단원이었는데 시험에 나오고 안나오고 중요도에 따라 판단하지 말고 애국심으로 독립에 헌신하신 분들께 감사하자는 말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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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의 365한국사일력
그래서 이 책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다. 일상에서 매일매일 꾸준히 역사를 짧게나마 공부하고 잊지 않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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