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김아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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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여성과학자의초상
린디 엘킨스탠턴
흐름출판
도서협찬

“질문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내가 팔을 뻗어 주변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젊은 여성 과학자인 저자는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는 훌륭한 과학자지만 그의 발밑에는 불안과 차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이 책은 최고의 과학자의 업적에 대한 감탄보다 한 여성이 과학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편견에 맞서 한발한발 내딛는 진심어린 자기고백과 같다. 마치 나침반처럼 그를 인도하는 것은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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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학자이자 대학교수지만 가정을 꾸리는 워킹맘이다. 이력은 놀랍도록 화려하지만 이 책은 이력으로 남겨진 성과뿐만 아니라 그 치열한 과정을 담는다.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큰 노력과 헌신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순로롭게 행운을 만나 주목받으며 이룬 성과는 아니었다. 오히려 연구분야를 개척해나가는 난관이 많았으며 과학자로서, 여성으로서 겪어야 할일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세상을 향한 깊은 호기심을 잃지 않는다. 그의 시선에는 경이와 존경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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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세상에 관해 수집한 깊이로보면 대단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나는 모든 사람이 적어도 하나의 학문 분야에서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끝에 이르기까지 머나먼길을 탐색하며 지금껏 발전된 모든 것을 알게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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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그녀의 생각들은 실험실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한 과학자로서의 메시지도 담겨있다. 연구에 대해서, 그리고 사회적 효용에 대해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책임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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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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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오웰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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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반유토피아, 즉 가장 최악의 세계를 상상한 소설이다. 1984년에 대한 예측이라면 다행히도 빗나갔다고 생각해왔다. 감시와 전체주의에 대한 극단의 폭압적 상황을 소설로서 그려낸 고전을 읽으며 과연 1984년을 지나쳐온 것인가, 자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거대한 소설적 은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빅브라더가 당신을 보고있다" 시선의 감옥은 인간을 부자유로 억압한다. 빅브라더는 끝끝내 이 소설에서 등장하지 않지만 주인공 윈스턴을 포함해 읽고 있는 독자도 그 존재를 끊임없이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텔레스크린은 이를 상황에서 구체화시킨다. 철저한 감시를 통해 인간의 삶을 통제한다. 사상경찰이나 순찰헬리콥터도 마찬가지다.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오웰이 구축한 세계는 놀라울만큼 정교하다. 그리고 독자는 (순진하게도)안도하지만 결국 현재의 일상에 의문을 갖는다. cctv나 블랙박스 그리고 빅데이터 역시 감시의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편리를 위해 자발적으로 무수한 감시주체 혹은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빅브라더는 없지만 빅데이터는 실용과 편리를 위한다는 미명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오웰이 이 소설을 쓴 1940년대 후자는 전쟁의 상흔과 전체주의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했던 시기다. 현재 세계대전과 같은 규모의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전체주의와 공산주의 국가들은 몰락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고전으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기술적 전체주의를 예감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역자후기를 보면 미래학자 데이비드 굿맨이 1971년에 오웰의 예언을 따져보니 137개 중 80개가 맞았다고 한다. 인터넷과 과학기술의 발달을 맞은 현대는 모든 예언이 맞았거나 혹은 오웰이 놀랄만큼 기술적 전체주의를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소설속에서 윈스턴스미스는 일기를 쓰는 행위로 최초의 저항을 했다. 감시와 통제의 힘은 개인의 주체성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개인의 사적인 기록임과 동시에 쓰는 행위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자신만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쓴다는 것, 자신의 사유와 정체성을 정립해나간다는 것이 가장 강력한 힘이 되는 것이다. 정체성에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주체성이다.

.이 소설의 가장 놀라운 지점은 그가 구축한 세계 자체인 동시에 그가 주는 시사점이다. 특히 윈스턴이 읽는 책 "과두정치적 집산주의의 이론과 실데"가 실린 부분인데 여기서 계급과 전쟁에 대한 통찰은 풍자를 넘어서 심오하고 엄중한 경고처럼 다가온다. 또한 소설이 끝난 후에도 부록으로 신어의 원리를 읽어보면 서사로서 창작된 내용만을 넘어서 1984의 세계가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실감나게 느껴진다. 언어가 사고를 구성한다면 사고는 깨어있어야하고 언어는 자유로워야 한다. 이 책의 은유는 1948년에 태어나 1984년을 예감하는 것을 넘어 지금도 어쩌면 그 이후에도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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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듣는다
루시드 폴 지음 / 돌베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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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듣는다
루시드폴
돌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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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 가사의 행과 연에서 생략된 문장의 여백이 그의 에세이에서 서사로 되살아난다. 루시드폴의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투명한 아름다움이 어떻게 시작되고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면 이 책은 아주 진실되고 다정한 대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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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만드는 소리는 하나의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그가 만든 아름다움은 인위적으로 설계되지 않고 그 자체로 눈부신 눈의 결정과도 같다.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쓴 사람이지만 자연의 소리를, 사람들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쓴 것처럼 순수하고 투명하다. 아마도 그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는 화학자와 같은 태도로 세상에 대해 정밀한 호기심을 갖고 맑은 눈으로 들여다본다. 그리고 음악으로, 글로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솔직한 진심들은 세상의 무언가를 관통하기도 하고, 어두운 부분에 빛처럼 내려앉기도 한다.
어떤 주제들에 대한 그의 단상과 녹음수첩이라는 이름의 메모들도 담고 있다.
그의 가사에 어떤 위선도 과장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이 에세이를 통해 증명된다.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마음을 가졌었는지, 그의 음악과 글들이 일관되어 독자로서 감동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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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문장에 시선이 머물렀지만 그가 영화 "수라"를 보고 쓴 글에서 영화를 보고났을 때처럼 울컥했다. 그는 수라,를 불러주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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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두가 듣는다", 의 모두는 누구인가. 그 범위를 무한히 확장하면서 내면의 고요에 '모두'를 탐색하여 초대한다. 듣는다로 이어진 연대의 마음을 갖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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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영업 비밀 - 그들은 어떻게 글을 쓰고 책을 냈나
린다 시베르트센 지음, 심혜경 옮김 / 하나의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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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에 대한 가이드가 되는 책도 많다. 대부분 조언을 주고 실천을 제안하는 방식인데 좋은 말이 쌓이고 쌓여
부담처럼 과부하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책의 저자 린다가
직접 책을 쓰고 출간하는 성장스토리이기도 하고 그를 통해 응원하며 배우게 된다.
또한 챕터마다 세스고딘, 제인구달, 딘쿤츠 등등 60여명의 작가들의 생생한 조언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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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의 부엌 - 도쿄 일인 생활 레시피 에세이
오토나쿨 지음 / 유선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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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의부엌
오토나쿨
유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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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은 재생되고
사람은 회복된다.
그 시간은 가장 포만감을 주는 향과 마음까지 데워주는 온기로 가득 한 오늘의 한끼 식사. 머릿속에 레시피를 차근차근 따라가며 여유롭게 요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언제나 급하고 간신히 음식울 만들었던 시간들이 오버랩되었다. 나의 부엌도 재생되고 나의 마음과 건강도 회복될 수 있을까. 일단 이 책을 따라가는 것으로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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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요리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빠르고 정확하게 화려한 요리를 뚝딱 만들어내는 영상에는 감탄과 호기심이 혼재한다. 하지만 이 책은 아주 느리게 감은 영상같다. 요리를 할 때 드는 생각, 그리고 거기서 가닿은 추억들이 요리를 하면서 스치듯 떠오른다. 요리는 누구에게 해주지 않은 이상 자신과의 섬세한 대화와도 같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요리를 익숙하게 먹으며 완성된다. 자신만의 리듬에 따라, 신선한 식재료들로 계절을 느끼며 요리에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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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레시피책은 아니다. 요리와 관련된 에세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작가의 생각은 음식을 떠올리는 와중에,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드러나지만 일상을 그리고 삶을 관통한다. 이 이야기들이 너무나 편하고 차분하게 이어진다. 재생의 부엌에 초대된 독자들에게도 이 따스함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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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거칠지만 속은 부드럽고 탄력적인 모습을 가져야 할 것은 빵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니까요.(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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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정한 경어체로 이어진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할 때는 정적인 음악과 저자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함께 실린 사진이 저자의 공간을 유추하게 한다. 나는 저자의 문장을 눈으로 읽고 또 조용히 읊조려본다. 나에게는 음식에 대한 어떤 사연이 있었던가 혹은 이 요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의 웅덩이에 빠지지만 저자의 문장을 따라 다시 흘러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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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이 재생의 공간이라는 저자의 말은 지금까지 내가 부엌에 가져온 생각들을 전환시켰다. 재생이라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가. 재생으로부터 회복되고 또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요한 부엌에 서 있는 나의 뒷모습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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