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재테크 상담소 - 2030이 14월의 월급을 받는 법
스케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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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춘을 위한 재테크 이야기.


책의 방식은, 20~30대 청년들이 재테크 관련해 질문을 던지고 이에 스케치 님(필명)이 답변을 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젊은이들의 다양한 돈 고민이 이 책에 수록 되어 있다. 나의 고민이기도 하면서, 남의 고민이기도 한 이야기들. 흥미롭게 잘 읽었다. 나름 재테크에 관해서 꾸준히 공부해서 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모르는 것도 많다고 느꼈고. (어쩔 수 없는 것이 세상은 계속 바뀌고, 법도 매년 바뀌기 때문에 재테크도 계속 바뀌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내 생각이 크게 바뀐 부분은 바로 '투자' 부분이다. 나는 지금까지 무조건 돈은 아끼고, 한 푼 두 푼이라도 끌어 모아 예적금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월세 보다는 무조건 전세!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좀 생각이 바뀌었다. 돈을 굴려서 월세보다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 전세보다 월세가 낫다는 것. 그리고 젊을 때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는 어느 유망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나는 지금까지 풍족하게 살아온 적 없고, 늘 돈에 쫓기듯 살아온 부모님 덕분에(?) 학창시절부터 언제나 나의 꿈, 나의 욕망을 포기하는 것이 더 익숙한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나는 무척 인색하다. 나에 대해서도 인색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좀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지금 삶에 불만족스럽다면, 그래서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나에게 만큼은, 내 미래에 대한 지출만큼은 절대 인색해서는 안된다고...


이 책을 읽고 이번달과 내년 예산을 좀 달리 짰다. 이전에는 나에 대한 투자 비용이 적었는데 이번에 대폭 늘렸다. 과연 나에게 투자한 만큼, 내가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부디 그러기를, 그렇게 내가 노력하기를 나 자신에게 바란다.


이 책은 재테크 책이지만, 지금의 나, 나의 위치, 내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져 주었다. 평소 재테크 책을 얕잡아 본 면이 있는데 이번에 어쩌면 재테크 책도 철학책 못지 않게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에 생각하고 느낀 것들이 헛되지 않게, 노력해야겠다.


재테크 책이지만 책 분야에 구애 없이, 새해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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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돈 공부 - 인생 2막에 다시 시작하는 부자 수업
이의상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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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유튜버 단희쌤의 『마흔의 돈 공부』



얼마전에 유튜브 관련 책을 읽다가 알게 된 부동산 유튜버 단희쌤의 책이다. 나는 1인 방송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고, 아마 앞으로도 익숙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단희쌤의 방송은 좋았다. 기존에 내가 익숙해 있는 방송과 비슷하고(꼭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일상팁 같은 방송), 단희쌤의 또박또박한 말투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방송 내용이 유익하고 쉽기 때문(단희쌤 방송을 보고 '부동산'이 그렇게 재미난 분야인지 처음 알았다). 그래서 단희쌤이 펴낸 책이 자연스레 궁금했고, 이번 기회에 읽어 보았다. 





재테크 책보다는 자서전에 좀 더 가까운 책이다. 



어린 시절 이야기 잠깐, 한국전력공사 입사와 직장인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퇴사 후 벌인 사업, 동업자의 배신과 사기, 물주 노릇만 하다가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빚쟁이들에게 쫓겨 다니며 눈물나는 쪽방촌과 고시원 생활 이야기, 그리고 우연히 읽게 된 책,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참이나 어린 후배에게 부동산 실무를 익힌 이야기, 이후 승승장구한 이야기까지. 그리고 후반부에 나오는 40대를 위한 재테크 조언까지.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많아졌다. 아직 마흔은 아니지만, 30대 이후로 워낙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걸 느끼고, 그러다 보니 내일 모레가 마흔처럼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나는 돈에 관해 너무 무지하고,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예전에 내 친구가 그랬다. 기차역 노숙자들을 보면, 위기감이 느껴진다고. 자신도 그렇게 되진 않을까 두려운 마음 때문에. (그럼에도 이 친구 돈 잘 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살아는 가는데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기면 길바닥에 나앉을지도 모를 인생이니까(사실 우리 모두가 이런 두려움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는 것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과 내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단희 쌤은 돈은 필요한 만큼만 갖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돈은 말그대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반복적으로 말한다. 나 역시 이 말에 동감한다. 돈은 많을 수록 좋다. 나이 들 수록 뼈저리게 느낀다. 많은 일들이 돈으로 해결 되기 때문이다. (물론 돈으로 해결 안 되는 일들이 있다. 문제는,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당하게 되는 일들이 우리 인생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오늘로 12월 1일이 되었다. 새해 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에 제 1순위는 역시 돈벌이다. 2순위는 재테크다. 갖고 있는 돈 어떻게 모으고, 푼돈도 어떻게 모아 목돈으로 만들 것인가가 나의 주요 관심사다. 하루하루, 불안정한 삶. 이 불안정은 '돈'에서 비롯되는 것, 이제야 조금씩 체감한다. 나는 잘 살고 싶은데, 인생을 만족하며 살고 싶은데... 이런 생각을 하면 늘 자연스럽게 '돈'이 떠오른다. 



이 책을 보면 단희쌤은 현재 상황을 만족스럽고, 뿌듯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의 꿈을 향해 차근차근 발걸음을 옮기는 것 같고... 책이나 유튜브가 아닌 실제 단희쌤의 인생이나 생각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이렇게 경제적 자유와 꿈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싶다. 돈이 없어서 소중한 무언가를 잃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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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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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면서도 익숙한 소설.



사람의 피부에서 허물이 벗겨지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다. 관련 연구진들이 노력을 했음에도 완치나 예방법은 밝혀 내지 못했고 단지 증상이 완화되는 약을 개발했을 뿐이다. 약을 먹으면 허물이 다 벗겨져서 일반인들처럼 매끈한 피부가 되지만, 사람들은 이들을 꺼렸고 기피 대상이었다. 취직을 해도 정체(?!)가 밝혀지면 좇겨나기 일쑤여서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고, 사회의 일원이 아닌 거부의 대상이다.



이들은 주로 D 구역에 살았다. 다른 지역과 격리된 곳.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과 달리 허물을 애써 감추지 않았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옷으로 꽁꽁 감추었다)



이런 디스토피아의 세상에서, 사람들은 절망과 자포자기를 하면서도 소망과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들에게 희망의 끈이 되었던 건 '롱롱'이라는 전설의 뱀이었다. 롱롱이 허물을 벗으면 세상의 허물도 벗겨지고, 그러면 세상은 이전과 달리 좋은 세상으로 변할 것이라는 전설이었다.



사람들은 마침 거대한 뱀을 생포하게 되고, 이 뱀이 허물을 벗기를 기다린다. 뱀이 허물을 벗을 때 그 곁에 있던 사람의 허물도 없어진다는 믿음으로 말이다. 이런 소문을 삽시간에 퍼지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희망에 기댄 소문이 그러하듯, 이 믿음은 점차 커지고, 부풀어 올라 사람들은 맹신하기에 이른다.



전설의 뱀, 롱롱은 자신을 믿는 사람들의 바람을 들어주었을까. 인간들은 롱롱을 믿으면서 과연 자신의 허물을 벗을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을 때 떠오른 작품이 있었다.



임청하 주연의 영화 <동방불패 2>(동방불패 풍운재기). 악한이긴 했지만, 엄청난 내공을 지녔던 동방불패. 그녀는 너무나 강한 존재여서, 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그에게 끌리고 그를 신격화한다. 동방불패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었던 때 사람들이 동방불패를 숭배하는 시류에 편승해 자신이 동방불패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중국 여기저기서 떼로 나타난다.



그러다가 진짜 동방불패는 우연히 중국 소수 민족 묘족 무리들이(동방불패도 묘족이다) 가짜 동방불패를 만들고 살아있는 사람의 심장을 산 채로 뽑아 제물로 가짜 동방불패에게 바치는 모습을 본다. 기가 찬 동방불패는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내가 진짜 동방불패라고 외치지만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오히려 그녀를 공격한다. 동방불패는 너무 화가 나서 살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




동방불패를 신격화하고, 그를 믿은 사람들은 사회의 소수자에, 믿을 게 필요했던 사람들이다. 소망과 믿음, 희망. 이런 사람들은 곧잘 맹신에 빠진다. 맹신은 세상에 없는 것도 있다고 믿고, 세상에 있는 것도 없다고 철썩같이 믿는 것.



사실 나는 이런 믿음이 무서우면서, 이런 믿음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D구역 사람들이 이해가 된다. 나와 똑같지는 않지만, 뭔가 믿고 싶어하는 그들의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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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던지는 위험 - 예측 불가능한 소셜 리스크에 맞서는 생존 무기
콘돌리자 라이스.에이미 제가트 지음, 김용남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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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에 관한 책.

이 책의 제목만 보면, 트럼프 당선이나 브렉시트 따윈(?) 일어날 리가 없다고 자신한 캐머런 총리가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부친 일 등 이런 정치적 위험을 다룬 책 같다. 하지만 그것과는 좀 다른 위험을 다룬다. 가령, 정치와 아무런 상관없는 여성이, 저예산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씨월드'를 흔드는 일이나, 동남아의 의류 공장에 난 불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SNS에 퍼지고, 어떤 운동을 불러일으켜 해당 의류 브랜드에 압력을 넣는지, 등 그런 것들을 다루고 있다.

일단 정치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정치란 무엇인가.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 정책을 입안하는 자들과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사람들이 부리는 술수? 고위 행정직 관료들이 밀실 안에서 집행하는 정책들?

이 책은 그것과 좀 다른 뜻으로 '정치'를 다룬다. SNS에 퍼지는 예측 불가능한 여론들, 그 여론의 압력을 '정치'라고 이 책에서는 다룬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요즘은 해외 뉴스가 워낙 빨리 SNS로 퍼지고, 또 국내 언론사에서도 빨리 다루기 때문에 대부분 접해 본 뉴스가 이 책에서 다뤄진다. 좀 전에 말한 씨월드 사건, 유나이티드 항공사 사건(직원들이 초과 예약을 받아 놓고 직원이 앉을 자리가 없자 승객 중 아무나 골라서 억지로 내리게 한 사건), 북한의 소니픽처스 공격, 보잉의 드림라이너 사건, 브렉시트, 911 테러 사건 등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사건들을 SNS나 지방정부(지방 정부라 쓰지만 미국으로 치면 주정부이니까 연합국 내의 한 개 나라 정도로 큰 정부를 의미함 또는 EU 내 하나의 국가)의 결정 등등




익숙하지만 사건들을 '위기관리 '관점에서 읽는 게 색달랐고, 뭐랄까 재밌었다. 위기는 어딘가 긴장감 돋으면서 흥미로우니까. 아드레날린 뽐뿌!!

사실 지금까지 내가 위기관리할 일은 없지만 좀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해 보면, 위기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내 삶,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위험, 위협이 될 것은 무엇인가, 내가 얼마의 돈을 모으고 불리는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이런 방식으로 돈을 불릴 때 어떤 위기가 있을 것인지 등등 이런 나의 상황에 이 책의 내용을 좀 변형해서 적용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발달한 소셜 미디어와 여론으로 인해 기업이 어떻게 리스크를 관리할 것이냐에 중점을 두지만, 기업이나 한 개인이나 위기가 닥치는 것은 비슷하고, 어떻게 극복하고 해결할 것인지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흥미롭게 잘 읽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아무리 글로벌 기업이라 해도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이 제각각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위기를 안이하게 여기거나 긍정적 편향이라고 그냥 제대로 된 정보 수집 없이 막연하게 앞으로 잘 될 거라고 생각한 기업은 큰 타격을 입었고, 기민하게 위기를 파악하고 그 위기를 장애물이 아닌 디딤돌로 생각한 기업은 날개를 달았다는 게 재밌고 흥미로웠다. 나도 위기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도움닫기하는 데 이용하면 좋겠다.

이 책은 기업 내에서 위기 관리하는 사람을 독자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그런 일과 관계없는 일을 하는 사람도 충분히 유익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 같다. 추천한다.


덧> 참고로 이 책의 저자로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역임했던 콘돌리자 라이스의 이름이 찍혀 있다. 그런데 내용을 아무리 읽어보아도 콘돌리자 라이스가 쓴 부분은 없는 듯하다. 공동 저자로 되어 있는 에이미 제가트가 거의 다 쓴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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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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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사감 같은 여자, 고복희. 그녀는 캄보디아 프롬펜에서 전혀 장사가 되지 않을 곳에 호텔(이라 쓰지만 거의 민박 같은)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의 시간은, 시계보다 더 정확하다(응?! 그게 가능해?!). 매일 다섯시 정각에 일어나 호텔 로비를 청소하고, 마지막으로 그녀 특유의 스트레칭을 한 후 제시간에 업무를 시작한다. 호텔 매니저 면접 때도 다른 거 묻지 않는다. 결석, 지각은 안 하는지 이것만 묻는다. 결석이랑 지각만 안 한다고만 하면 다른 건 더 이상 묻지 않는다. 일에 있어서 시간 엄수만큼 중요한 건 없으니까. 시간을 잘 지키는 건 좋은 건데, 매사가 이런 식이다. 뭐든지 정확해야 한다. 소위 융통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손님들은 여행 온 기분에 취해 밤에 술도 먹고, 함께 어울리며 놀려고 하지만 호텔 주인인 고복희는 언제나 NO다. 그래서 별로 없던 손님마저도 발걸음이 뚝 끊기고 말았다. 호텔이 곧 망할 것 같으니까 호텔 매니저이자, 호텔에 하나밖에 없는 직원인 '린'이 묘수를 짜낸다. 한 달 장기 숙박 손님을 받자고.


​고복희는 세상천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있나 싶었지만 당연히 있다. 늘 실패만 거듭해온 '박지우'. 인스타그램으로 잘나가는 친구들을 보며 자격지심을 느끼다가 큰마음 먹고 자신도 해외여행하겠다며 고복희의 호텔 광고를 보고 이곳에 온 것이다.





어딜 가나 사람이 사는 곳은 비슷하다. 한국이나 캄보디아나 다 사람 사는 곳이고, 특히나 한국 사람들이 캄보디아에 모여 있으면.... 그곳은 흡사 대한민국의 축소판이 되는 것이다.


고복희의 호텔이 있는 곳은 소위 캄보디아 한인촌인데, 다들 캄보디아에서 큰 부자가 되기를 꿈꾸며 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못하다. 망하기 직전에 사업을 접고, 근근이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이는 거액을 사기당하고,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아 자살을 하기도 한다.


또한 한국처럼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다. 저렴하게 샀는데 이제 땅값이 40배나 올랐다느니 그런 말도 많다. 그래서 목 좋은 곳은 호시탐탐 노리기도 한다. 바로 그 대상이 된 장소가 고복희의 호텔. 한인 사람들은 고복희가 호텔 땅을 내놓기 바라며 따돌리고,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비춘다.


하지만 고복희는 그런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복희는, 한 평생이, 이런 압박 속에 살았고, 그 압박을 당당히 무시하거나, 맞서 싸우거나 했기 때문이다. 따돌림받아도, 험담을 들어도 이런 것들에 끄덕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이 호텔 직원 '린'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장기 투숙자 '박지우'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개발 독재에서부터 현재의 한국, 그리고 꼭 과거의 우리나라처럼 가난하고 헐벗은 캄보디아를 배경으로 여러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그런 와중에 올곧은(너무나 올곧은) 고복희라는 캐릭터로, 주위에 흔들림 없이 자기의 선택에 따라 살아야 함을 주장하는 소설이다. (물론 강하지 않게, 은근하게)


​과연 우리는, 아니 나는 고복희처럼 살 수 있을까. 그러기엔 나의 멘탈이 너무나 깨지기 쉬운 유리 멘틀이다. 어쨌거나 그래도 휘둘리지 않고, 당당히 내 길을 가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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