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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개의 카드로 목돈을 만든다 - 목돈이 모이는 소비체질 개선 프로젝트
고경호 지음 / 다산북스 / 2014년 5월
평점 :
고경호님의 전작 <4개의 통장>을 보면서도 참 많이 배웠는데, <나는 3개의 카드로 목돈을 번다>니 어떻게? 라는 의문부터 들었다. 카드 1개만 쓰기를 해도 왜 이렇게 돈이 어디로 다 세는 것만 같은지 몰라 1개도 없앨까 싶었는데 3개의 카드 시스템을 제안하니 궁금할 수 밖에.
정말 3개의 카드를 쓰면서도 목돈을 만들 수 있을까?
의문도 풀고 목돈체질로 바꾸고 싶어 꼭 읽고 싶은 책이었다.
일단 제일 궁금한 3개의 카드가 무엇인지부터 펼쳐들었다.
설마 내가 생각하는 신용카드를 3개로 돌려막기는 아니겠지?
역시나!! 일단 신용카드부터 단칼에 잘라라!!
4개의 통장에서 제안했던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4개의 통장을 읽은 시점이 아이 낳고 육아비로 책, 교구 등을 한참 구입하던 때라 생활비에 허덕일 때였다. 그때 작정한 것은 생활비는 무조건 체크카드로 해결하자는 각오로 했는데, 나머지는 신용카드가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크게 달라진게 없었나보다.
3개의 카드 시스템이란?
1. 소비카드는 은행의 입출금통장과 연결된 체크카드로 생활비에 사용한다.
2. 예비카드는 증권사의 CMA 통장과 연결된 체크카드로 비상금, 계절성지출에 사용한다.
3. 비상카드는 급여통장과 연결된 신용카드로 소비카드 및 예비카드 이용 불가 때 사용한다.
소비카드와 예비카드에서 생활비와 비상시 지출이 체크카드로 해결되는 구조이다보니 신용카드 사용 이전에 해결이 되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와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기 위해서 소비카드의 예산을 무리하게 적게 잡지 않도록 하여 예비카드의 사용 용도와 구분하도록 하고 있다. 예비카드가 연결된 CMA통장의 잔액이 바닥나지 않게 항상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비의 3배 정도의 예산을 미리 확보하면 좋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면 1개월분의 생활비 또는 100만 원, 200만 원 등 형편이 허락하는 내에서 예산을 정해서 보유하고 일정 기간 동안 매월 조금씩 모으라고 방법을 제안한다.
매년 시기마다 돌아오는 계절성지출을 그달의 소득에서 지출하지 말고 미리 모아둔 예비자금에서 지출하는 습관을 들이면 돈을 계획적으로 쓰고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계절성 지출 리스트를 보니, 1년에 한두 번 특정 시기에 지출하는 비용으로 자동차세, 자동차보험료, 재산세, 명절/제사비, 휴가비, 가족행사비(생일, 기념일, 어린이날, 어버이날, 크리스마스 등)이 포함된다. 생활비에 지출했던 재산세, 가족행사비 항목이 지출되는 달이면 어김없이 생활비가 허덕일 수 밖에 없었구나 싶다. 당장 해당 내역에 대해서는 소비카드가 아닌 예비카드에서 지출하도록 수정해야겠다.
이제 궁금했던 3개 카드 시스템에 대해서 알았으니 차례대로 읽어내려갔다.
신용카드, 마이너스통장으로 인해 수입과 지출 내역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아 월급통장은 매월 빚잔치를 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비를 하다가 월급고개를 넘지 못하고 다시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되는 악순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내가 생활비가 모자랄 때 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어 순간 뜨끔하다. 신용카드를 1개만 사용한다고 나름 자제한다고는 하지만 이런 여지를 만들어두고 소비를 하다보니 있는 돈에서 아껴서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면 쓰는 소비체질을 키워온게 아닌가 싶다.
당장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일 좋은 방법은 카드 대금을 일괄적으로 지불하고 카드를 잘라야 한다는데...
그렇게도 할 수가 없다면 순차적으로 체크카드 : 신용카드의 비율을 체크카드쪽으로 높이면서 신용카드 사용을 0으로 가도록 조정하는 안이다. 이대로라면 3개월 후에는 신용카드로 작별할 수 있으리라.
최선의 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당장 실행이 어려운 경우의 수에 대해서도 다양한 안을 제시하고 있어 숨통이 트인다.
그냥 무작정 신용카드를 잘라야지만 해결된다. 라고 했다면 절망만 안고 책을 덮었을테니 말이다.
여전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카드를 없애라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곧 외상카드라는 인식을 해야 함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저자도 직장을 구함과 동시에 만든 게 신용카드이고 처음엔 빚이라는 인식 없이 현금처럼 사용하다 낭패를 당한 경험을 싣고 있다.
나 또한 직장을 구하면서 신용카드 발급을 받았고 현금 인출기를 찾느니 카드 긁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때도 있었다. 신용카드로 인해 월급을 받고도 허덕이던 생활을 겪으면서 나름 깨달음도 얻으면서 체크카드 사용을 하면서 자제할 수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신용카드는 마지막 내 현금처럼 지갑을 지키고 있는게 현실이다. 비상용이라고 핑계를 대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언제든지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나 할까.
이 책을 통해 내 유일한 신용카드 한 장은 이제 교통카드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노력하리라 다짐해본다.
2장에서는 소비체질을 바꿈으로써 인생까지 바꿀 수 있음을 알려준다.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20~30대부터 시작되는 경제활동부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결혼, 내 집 마련, 육아, 교육, 노후까지 어떻게 잘 대비할지를 시기적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결혼과 육아 경험을 빌어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작은 결혼식으로 빚 없이 시작한 출발부터 차곡차곡 모아 살림을 늘려가고, 아이를 키우면서 물려받거나 중고거래를 효과적으로 이용한 방법들을 통해 누구나 실천가능함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 남의 눈을 의식하여 차를 사고 브랜드 옷을 입고 좋은 아파트에서 신혼살림을 차리는 거에만 치중하여 실제로는 너무 쪼들리는 출발을 하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전세난으로 내 집 마련을 해아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는 이들이 지금도 주위에 많다. 2년 만기 때마다 얼마를 올려달라고 하나 걱정을 하고 어디로 이사갈지를 알아보는 것도 큰 일이다.
저자는 투자 목적이 아닌 거주 개념으로 보고 지금이라도 집을 사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토지가치와 건물가치의 증가, 감소분에 대해 내 집, 전세, 월세로 거주할 때의 비용을 비교하여 비용 측면에서 자기 소유의 집에서 거주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함을 설득력 있게 싣고 있다.
물론 현실적인 자금 안에서 구입을 해야지 무리한 대출을 받는 것은 절대로 위험하다는 전제이다. 하우스푸어 문제의 핵심은 집값 하락이 아니라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대출금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에 싣고 있는 노후에 대비하여 노후자금을 어떻게 마련하고 운영할 것인지, 100세 시대를 앞에 두고 제일 민감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보편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노후의 불로소득 시스템은 '4층 연금'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순으로 4층탑을 쌓듯이 불로소득 시스템을 만들라고 한다.
적어도 현재 소득의 10% 이상 납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게 좋다고 조언한다. 이렇게 최소한의 노후준비를 해야 미래에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의 경험을 되짚어보면 남편과 연애 기간 동안 직장생활에서 모은 돈을 합쳐 부모님 도움 없이 작은 다세대주택의 전세집을 마련했고 운좋게 경매로 넘어갈 전세집을 구입해서 결과적으로는 집값이 뛰기 전에 집장만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시기는 목돈마련의 황금기인 아이를 낳기 전 맞벌이 때여서 가능했다.
직장생활 10년 동안 준비한 국민연금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여 내 앞으로 월 10만원씩 개인연금을 붓고 있지만 역시나 불안한 마음이다. 남편 퇴직연금도 그때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현실이고. 요즘 우리 부부의 제일 고민은 노후자금은 어디서 쥐어짜서라도 마련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아이는 점점 커서 교육비의 비중이 크다보니 자금의 여유는 줄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3개 카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우리 가계에 적용하고 소득의 10% 이상을 노후자금으로 마련하여 앞으로 매월, 매년, 앞으로 노후에도 돈에 끌려다니지 않는 행복한 삶을 살도록 나의 소비체질을 개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도록 노력해야겠다.
이제 나도 3개월 후, "돈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산다!"를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