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을 다 세는 방법 콩닥콩닥 4
로마나 로맨션.안드리 레시브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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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가 어릴 때 책육아를 실행하면서 알게 되어 볼로냐전시회를 몇 번 갔었는데요.

갈 때마다 세계의 멋진 그림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어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지금도 아이랑 그때 사 온 도록을 보면서 얘기하곤 합니다.

아쉽게도 최근에는 볼로냐전을 만날 수가 없네요.


그래서 택한 방법은 볼로냐 수상작들은 무조건 믿음을 갖고 선택하게 되어요.

<밤하늘의 별을 다 세는 방법>은 2014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오페라 프리마 수상작이에요.


숫자 세는 걸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라의 이야기랍니다.

유명한 수학자 부모를 둔 도라는 어려서부터 숫자와 친하게 지내요.

잘 때에도 친구들은 코끼리 하나, 둘, 셋...  셀 때 도라는 세상의 모든 동물들을 헤아리며 잠이 들지요.

바다소와 맥, 오리너구리까지요.

* 맥 : 중남미와 서남아시아에 사는 동물, 돼지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코가 뾰족하다.

이와 같이 생소한 단어들에 대해서는 주석을 달아주고 있는데요. 맥은 엄마도 처음 들어보는 동물이네요.

이렇게 귀한 지식 정보까지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군요.


도라는 세상의 모든 걸 다 세기 위해 태어난 아이 같아요.

작디작은 봉선화 씨앗, 쌀알, 새로 산 원피스의 물방물 무늬, 엄마 목걸이에 달린 진주알, 신문에 나온 글자들...

더 나아가 봉선화 씨앗으로 집에서 키우는 토끼인 피타고라스 모습도 만들고,

까만 후추 열매로 이웃집 고양이 보르헤스도 만들지요.


숫자에 이리도 집착하는 도라가 이해가 되지 않는 주현이에요.

"아니 왜 이렇게 다 세는 거야?"

"도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아이잖아. 누구나 좋아하는 건 해도해도 재미있는 거야. 네가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조금 이해가 되었을까요. 잠자코 이어듣기를 합니다.


도라는 이제 단순히 수 세기에 만족할 수가 없나봅니다.

호수에 있는 물방울, 바다에 있는 물방울, 세계의 모든 바닷물 속 물방울까지 궁금해하지요.

도라의 궁금증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은 미로와도 같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이 속에서 과연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저녁이 되자 도라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망원경으로 바라보며 또 별을 헤아리지요.

하지만 별은 세어도세어도 끝이 없고 도라는 자기가 아는 숫자란 숫자를 몽땅 사용해도 다 헤아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아요.

슬퍼진 도라는 엄마에게 묻지요.

"나는 이렇게 많은 숫자들과 공식과 등식을 다 아는데,

왜 밤하늘의 별들은 다 셀 수 없을까요?"
 

답을 듣기 위해 페이지를 넘기기 전, 순간 주현이가 이런 질문을 해 온다면 뭐라고 답을 할까 생각해 보았어요.

'엄마도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단다.'

너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로를 해 주었을 거 같아요.


도라 엄마의 답은,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기만 하면 된단다.

제아무리 복잡한 일도 시작은 아주 간단하거든.

천천히 이렇게 세어 봐.

하나, 둘, 셋..."
 

세상을 향해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도전하는 아이들은 그만큼 좌절도 실패도 맛보게 되는데요.

그때마다 일으켜줄 수 없다보니 때로는 위로와 격려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지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시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할 수 있다는 세상을 사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네요.

저도 이런 지혜로운 답을 해 주었어야 하는 말이에요.

앞으로도 배울 게 너무나 많은 엄마랍니다.


아이 그림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참 철학적인 메시지를 아이들 언어로 잘 풀어서 알려주고 있다는 거에요.

엄마인 저에게도 울림이 있는 <밤하늘의 별을 다 세는 방법>이었어요.

저도 앞으로 아이에겐 도라 엄마처럼 얘기해주렵니다.

 

[본 포스팅을 작성함에 있어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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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관한 7가지 거짓말
존 제이콥스 지음, 김명식 옮김 / 학지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어느 새 결혼 12년차로 결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환상도 깨진지 오래고 기대도 일정 부분 접기도 했지만,
여전히 의문이 드는 건 "결혼 전에 사랑했던 그 사람이 맞아?" 하고 뜨아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거지요.

내가 여태 알던 사람이 아닌 거 같은 불안감,

점점 멀어지는 우리 관계 속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은 긴장감,

앞으로 아이가 성장한 후 노년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함까지.

이런 문제들은 비단 저만 가지는 생각은 아니더군요.

또래 친구들이나 아이 친구맘들과도 얘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같은 문제로 갈등을 겪는 걸 보면

결혼한 사람들은 누구나 겪는 일이구나 한편으로 안도하면서도,

너무나 잘 사는 또 다른 이들을 가끔 마주할 때면 그들에겐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결혼에 관한 7가지 거짓말>을 통해 결혼의 허와 실을 낱낱이 알고,

지금의 갈등을 이해하고 풀어가고자 펼쳐들었습니다.


Chapter 1 결혼의 조건

거짓 사랑은 당신에게 필요한 전부다.

진실 사랑은 결혼의 한 조건일 뿐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Chapter 2 소 통

거짓 나는 항상 말하지만, 배우자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진실 좋은 의사소통이 솔직한 대화보다 훨씬 중요하다.

Chapter 3 변 화

거짓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진실 변화는 항상 가능하며,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가져온다.

Chapter 4 유 산

거짓 결혼은 새로운 가족 유산을 창조한다.

진실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원가족이 현 가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Chapter 5 평등한 결혼

거짓 평등한 결혼이 전통적 결혼보다 더 쉽다.

진실 평등한 결혼에서의 협상이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Chapter 6 육 아

거짓 아이는 결혼생활을 보호해 준다.

진실 아이는 결혼생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Chapter7 성

거짓 성 혁명은 부부간 성생활을 과거보다 더 좋게 만들었다.

진실 지나친 대중매체의 영향은 부부간 성생활을 방해할 수 있다.


결혼에 관한 7가지 거짓말을 명확하게 제시해주고 있어요.

전혀 반대되는 진실들은 설마? 진짜? 하면서 의아함을 먼저 안겨줍니다.


사랑이 전부라 생각했고, 나는 항상 말하려고 했고 그러면서 좌절이 오고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위로했지요.

원가족과 별개로 우리 가족만을 생각해주길 바랐고, 남녀 평등을 부르짖었으며, 아이가 있어 참으면서 사는게 결혼이구나 싶은 때가 왔지요. 이런 것들이 결혼 생활에서 오는 문제들을 일반화하면서 다들 무뎌지고 포기하며 내려놓으면서 거짓된 진실로 통용되어 온 사회였다니 순간 잘못 살아왔구나 싶은 것이 배신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왜 결혼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냐고, 학교에서 이런 건 왜 가르쳐주지 않았는지 말이에요.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부모교육의 절실함을 느끼고 수많은 육아서를 찾아 읽고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왔는데요.

정작 결혼생활에 대한 올바른 지침서는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저의 노력의 부족함도 깨닫는 순간이었어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저자는 결혼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외적인 환경에서 찾고 있지요.

물론 해답도 그 안에서 찾을 수 있어 여러 상담사례를 통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요.

살아온 환경이 다른 유일무이한 남남이 결혼을 통해 맺어지다보니 세상에 어떤 부부도 똑같은 문제와 해결책을 갖지는 못할 테니까요.


제일 먼저 크게 와 닿았던 부분은,

결혼이 이렇게 위기로 다가온 이유가 사람의 생명이 너무 길다는 점을 들고 있어요.

정말 저도 남편이랑 사이가 안 좋을 때면 앞으로 20년, 30년은 어떻게 살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거든요.

옛날에는 생명이 짧다보니 결혼생활이 길어야 20년 내외로 한쪽이 먼저 떠남으로 애틋한 감정이 남았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너무 오랜 시간 서로의 문제만을 바라보고 지쳐서 결국 이혼까지 가는 경우가 생긴다고 해요.


위와 같이 거짓으로 포장된 결혼을 정확히 아는게 중요하겠지요.

사랑이 전부인 줄 알고 결혼을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우리는 서로의 가족들, 원가족과의 갈등으로 문제를 겪게 되어요.

각자 수십년을 묶여 있던 원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기에 그 안의 문제를 같이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할 때에요.


남녀평등사회이다보니 결혼을 하면 집안일도 똑같이 나눠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 또한 남자들은 그닥 관심 밖의 일이지요.

이전 세대를 보고 자라다보니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닮고 따르게 되는데요.

여자들 역시도 현모양처인 어머니들을 보고 자랐기에 맞벌이를 하는 경우에도 집안일은 힘들어도 싸 안고 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렇게 몸이 힘들다보니 자연적으로 남편의 태도에 불만을 갖게 되고 사소한 집안일 같지만 문제가 감정적으로까지 커지는 경우도 생기지요.


위안이 되었던 점은, 이 책은 미국의 정신과 의사로 부부상담을 30년 이상 해 온 존 제이콥스의 사례를 토대로 쓰여졌는데요.

평등주의의 상징인 미국에서도 지금 나와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는 많은 부부들이 상담을 받고 최악의 경우에는 이혼까지 하는구나 싶어 놀랍기도 했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결혼이란 이렇게 나라도 초월하여 세계적으로 동일한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구나, 그리고 해결책을 찾아 위기를 넘기고 다시 예전의 사랑을 찾아 행복한 부부들의 사례를 접하니 결혼은 위기를 아는 순간 개선할 수 있구나 배울 수 있었습니다.

 

먼저 문제를 인식한 쪽이 다가가라고 권하고 있어요.

내가 달라지면 상대방도 달라지는 법이라는 걸 우린 사회생활을 통해 인간관계를 통해 터득했지만 이상하게 부부 사이에서는 특히나 사이가 안좋은 시점에서는 '내가 먼저가 아닌, 네가 먼저'를 기다리며 포기하게 되지요.

단순히 상대방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으로 결혼이 파탄에 이르지는 않지요. 이미 그 밑에 수 많은 사건과 감정들이 다쳐서 문제가 커지는데 우린 너무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마도 우린 너무나 사랑했던 사이라는 전제 하에 있다보니 그만큼 기대에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 견딜 수가 없고 상실감이 커지기 때문이겠지요.
 

원가족 내에서 어떻게 서로가 자라왔는지 또한 현재 결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상대방의 현재 행동의 기원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노력하는 자세도 중요하겠어요.

단순히 이 사람은 화를 잘 내는 성향이야가 아니라, 원가족 내에서 부모 중에 누구의 영향을 받아서 이런 성격이 형성되었는지를 알고 그부분을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음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부터 변화를 가지게 된 부분은,

남편과 대화를 함에 있어 '나 대화법'으로 얘기하자고 제안을 했구요.

서로에 대한 비난을 전제로 대화를 이끌 마음이 전혀 없음을 알렸어요.

이 부분 또한 남편 또한 같은 마음이었지만, 그동안에는 '너 때문에...'로 하다보니 비난조로 들렸던 게지요.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은 살면서 서로에 대한 더 많은 이해와 지지를 통해 정서적으로 끈끈해지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하루하루 힘들고 어려운 순간, 행복한 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를 내 옆에 둔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인생일테니까요.

 
​주제부터가 가볍지 않다보니 휘리릭 읽을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지만,

생각이 많은 때에 읽다보니 지금의 내 상황과 비교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분석하며 나름 해결책에 따라 어떻게 할지 방법들을 고심하면서 오래오래 읽게 되었습니다.

세상 모든 부부들이 꼭 읽는다면 결혼생활의 문제로만 보였던 것들을 같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행복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다.

 

​[본 포스팅을 작성함에 있어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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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마, 넌 호랑이야 샘터어린이문고 39
날개달린연필 지음, 박정은 외 그림 / 샘터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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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2학년 딸아이랑 같이 읽기를 한 <잊지 마, 넌 호랑이야>입니다.

표지와 제목을 보면서 이미 어떤 내용일지 가늠이 되는데요.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하기도 한 책이었어요.

 

1> 못생긴 호랑이, 천둥이

 

<민재가 뿔났다>를 읽은 주현이는 같은 작가 이미지선생님이 쓴 이야기라며 관심을 더 갖더군요.

아는 그림, 아는 책이 나오면 그때 인상깊었던 내용을 떠올리며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눈과 귀를 집중합니다.

 

천둥이는 시베리아에서 잡혀온 엄마 호랑이로부터 동물원에서 태어났어요. 한번도 밖을 본 적이 없는 천둥이는 시베리아 태생의 호랑이들에게 멸시와 따돌림을 당하지요. 그렇게 다른 동물원으로 팔려갔다가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사육사의 말을 듣고 천둥이는 시베리아를 꿈꾸지요.

하지만 눈을 뜨니 그곳은 태어난 이전 동물원이었던거에요.  

동물원 밖의 세계를 모르는 천둥이에게는 그리워할 고향이 없다는 것이 더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 이야기였어요.

 

천둥이가 동물원으로 돌아가서 안타까웠지만 다시 이야기를 되짚어보면 천둥이에겐 고향과도 같은 곳으로 돌아간 것이니 오히려 다행이다 싶어요. 야생에 길들여지지 않은 천둥이에게 어머니의 고향 시베리아는 편하지만은 않을테지요.

천둥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위로해봅니다.


 

2> 날고 싶은 두루미, 갑돌이

 

중국 자룽 습지에서 살다가 갑돌이와 짝짓기를 하고 한국 사육장으로 온 갑순이는 고향이 그립기만 해요.

사육장에서 나고 자란 갑돌이는 그 자유를 알 수 없지만 갑순이와 함께 언젠가는 그곳으로 꼭 가기로 약속하지요.

하지만 인공적인 환경으로 만들어 놓은 딱딱한 시멘트 바닥 때문에 갑순이는 발에 물집이 생기고 염증이 심해져 치료를 받으러 나가 영영 돌아오지 않게 되었어요.

식음을 전폐하던 갑돌이는 갑순이의 바람대로 자신이 고향을 찾아 힘차게 날아오르는 꿈을 갖고 다시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호수 공원 관리인의 아들 재운이는 갑돌이의 날갯짓을 보며 깜깜한 그믐밤에 문을 열어주지요. 갑돌이는 힘차게 날아올라요. 재운이까지 태우고 말이지요. 순간 이건 꿈이 아닐까 싶은 대목이었어요.

내년 봄을 기약하며 되돌아온 갑돌이와 재운이. 깃털이 흠뻑 젖어 있어 의아해하는 재운이 아빠의 말을 들으니 정말 날아올랐구나 싶었답니다.

 

자신이 태어난 곳을 잊지 못하는 갑순이를 보며 참으로 안타까웠어요.

자유롭게 살던 생명이 갇혀 지내는 고통은 살고자 하는 희망을 내려놓는 것과 같은 무게임을요.

동물원에 가면 촛점 없는 시선으로 의욕없이 늘어져 있는 동물들의 모습이 어른거리면서 안타까움이 커졌습니다.

 

 

3> 동물원을 떠난 코끼리, 꽁이와 산이

 

아프리카코끼리 산이는 서커스단이 고향이에요. 그곳에서 동물원으로 옮겨와 넉넉한 먹이가 고맙고 사람을 주인이라고 생각하지요.

꽁이는 아프리카에서 사냥꾼들에게 무리가 죽임을 당하고 동물원에 잡혀왔어요. 좁은 사육장이 답답하기만 하여 스트레스로 벽을 차 발이 상처투성이가 되지요.

꽁이의 소문을 듣고 취재를 나오고 서명운동이 일어나자 꽁이와 산이는 코끼리 보호구역으로 옮겨오게 된답니다.

방이 아니고 울타리도 없는 한없이 펼쳐진 풀숲에서 산이도 자유를 느끼게 되는군요.

 

 

이렇게 책은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천둥이, 갑돌이, 꽁이와 산이를 통해 그들의 아픔을 듣는 내내 미안한 마음이 커지더군요.

 

아이가 어렸을 때 부모들이 제일 먼저 데리고 가는 곳은 동물원일 거에요.

책으로만 만나던 동물을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흥분하고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유익한 공간이지요.

하지만 현실을 알고 보면 어느 순간에는 미안한 마음에 발걸음이 뜸해지는 곳이기도 하지요.

 

동물원이 꼭 필요한 곳일까요?, 사람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들에게서 자유를 빼앗은 것이 정당할까요?

아이가 이 불편한 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도 싶고,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낸 동물원에 대해서도 어른인 저도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었어요.

 

동물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겠구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동물과 사람이 같이 공생하는 환경을 만들수도 있겠구나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어요.

 

 

[ 샘터 물방울서평단을 통해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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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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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샘터 12월호 맺음달은 2014년을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맞이했어요.

11월호는 읽고 싶은 꼭지부터 펼쳐서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면,

12월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정독을 하며 읽기 시작했어요.

 

얼마전 읽은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을 읽은 후라 이야기마다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충분히 느끼고자 집중해서 읽다보니 더욱 문장과 이야기가 깊이 있게 다가왔습니다.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을 쓴 분들이 들려주는 자신의 경험담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지혜들, 살면서 알아두면 유용한 지식과 정보들, 음식 레시피까지...충분히 공감하기 위해 돼새기며 읽는 시간은 즐거움 자체였습니다.

그렇기에 특별히 어느 이야기가 더 와 닿았다 따질 수 없게끔 모든 글들을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제 관심사와 경험과 닿아 있는 이야기 위주로 글을 남겨봅니다.


한달 전 부산여행에서 갑작스레 경주행으로 넘어간지라 전날 밤에 급하게 숙소를 잡고 여행일정을 짰는데요.

<버스로 시티투어 : 경주>편이 실려 우리 가족이 갔던 여행지를 떠올리며 아이와 같이 다시 읽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고 첫날은 비까지 와서 많이 둘러보지는 못했는데요.

이 글에도 나오는 문무대왕릉, 감은사지석탑, 주상절리는 날이 개인 이틀째 둘러보고 참 좋다 하고 온 곳이었어요.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두번 모두를 경주로 갔다왔지만 단체여행이다 보니 코스가 한정되어 있어 이곳들을 둘러보지 않은지라 저에게도 참 새로운 경주의 모습이었어요.

아이와 같이 둘러보니 역사적인 장소가 더 의미있게 다가오더군요.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추천해주는 경주 씨티투어코스는 1코스부터 5코스까디 다양하여 다음에 간다면 꼭 이용해 보고 싶은 알찬 여행정보였습니다.

다음에는 경주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고 와서 더 넒게 배우고 가기로 했답니다.

맺음달에 맞게 올해를 돌아볼 수 있는 특집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를 통해 사람 냄새 가득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한 해를 시작할 때 하고 싶은 일들을 열거하며 희망에 차 있었다면 마지막 한 달을 남긴 시점에서는 과연 얼마나 성과를 냈을까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들인데요.

나이가 들다보니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음가짐도 꼭 무엇을 이루었다를 놓고 평가하는 것에서 그래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의미로 저와 주위를 다독이게 됩니다.

어느 누가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지 않을까요?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들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나름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각자의 인생에서 오르막과 내리막 속에서 행복을 찾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모두 잘 살고 있구나 느낄 수 행복했습니다.

주제별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그 속에 담긴 참 의미를 되짚어주는 <참살이의 마음공부>, <나희덕의 산책>, <초상화 박물관>을 통해 삶을 사는 지혜도 배우고 예술가의 삶을 통해 그들의 작품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이젠 무엇을 보든 의미있게 들여다볼 정도의 여유는 가질 수 있겠다 싶습니다. 

 

엄마이다보니 요리 코너가 나오면 꼭 챙겨보게 되는데요.

이번호에 실린 생떡국은 인심좋은 할머니의 정이 듬뿍 느껴지는 요리였답니다.

레시피까지 자세히 수록되어 있으니 따라 만들어 저도 가족과 이웃에게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배워보았습니다.


영수증에 비스페놀A가 묻어 나와 피부로 침투하여 사람 몸에 얼마나 해를 끼치는지를 읽으며 바로바로 영수증은 보고 폐기를 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구요.

요즘 유산균 섭취에 대해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잘 익은 김치 한 조각에 무려 40억~50억마리의 유산균이 있다니 김치만 잘 먹어도 건강 보조식품을 따로 먹지 않아도 되겠군요.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하면 장난식으로 그럼 엄마가 경찰한테 잡혀간다고 겁을 주곤했는데요. 실제로 오스트리아에서는 벌금과 교도소까지 간다는 글을 아이에게 읽어주니 효과 만점입니다. 교육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오스트리아의 교육정책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샘터 12월호는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꼼꼼히 천천히 오래 읽으면서 감동을 제대로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월간지가 주는 행복을 제대로 맛볼 수 있어 샘터에게 감사한 마음 가득입니다.  

 

 

[ 샘터 물방울서평단을 통해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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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영혼이 향기로웠던 날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으로 안내하는 마법
필립 클로델 지음, 심하은 옮김 / 샘터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최근 몇 년 동안 읽어 온 책들과는 사뭇 다른 책을 만나보았어요.

회사 생활 할 때에는 자기계발서와 명상집을 주로 보아왔고,

아이를 키우면서는 그림책을 시작으로 수많은 육아서를 읽어왔지요.

아이가 성정함에 따라 어린이 동화책과 전업맘으로 도움을 받고자 건강서와 요리책들로 자연스레 관심사도 이동을 했어요.


좀 더 나를 위한 책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요즘인데요.

<향기>는 그런 제게 낯선 문장들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데 그닥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한 손 안에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라 아이 학원 동행시 기다리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겠구나 싶어 몇 일을 가방에 넣고 다녔지요.

하지만, 이상하게 읽고 또 다시 반복 읽기를 해야지만 책 속의 단어들이 문장들이 이해가 되더군요.

왜 그럴까? 다시금 집에서 집중해서 읽어보니 비로소 그 의미를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은 제목 <향기>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이야기마다 각각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는 것을요.

저자의 유년시절,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성장 후 즐겨 다녔던 장소들까지. 저자가 글로 표현하는 것을 그대로 연상하면서 음미해야지만 그 향기 속에 자리하고 있는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요.


저자의 소개도 꼼꼼하게 다시금 읽어보고 넘어갔습니다.

사르트르와 카뮈, 파트릭 모디아노를 잇는 프랑스 현대문학의 진수, 필립 클로델!

소설 <회색영혼> <브로덱의 보고서>의 작가, 영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차가운 장미>의 감독 필립 클로델의 냄새와 추억에 대한 공감각적 산문집.

2014년 장자크 루소 상 수상작!


처음부터 다시 펼쳐들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아이가 잠든 늦은 밤에 주로 읽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술술 읽히지는 않아요. 저자의 삶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이야기 시점도 과거, 현재, 과거를 오가기도 하고, 표현법이 일상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과는 전혀 색다르기 때문에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 상황이 이해가 되는 부분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어내려갈수록 저자가 사물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방식들이 신선하게 다가오면서 몰입할수록 읽는 속도도 빨라졌어요.

이렇게 주변을 관찰하고 기록함으로 추억 속의 향기만으로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그때를 얼마전의 일처럼 기억할 수 있겠구나.

이런 표현법을 좀 배우고 싶구나 싶은 마음이 강해지더군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보니 아이의 시각도 이런 식으로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주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삶 자체를 향기에 맞춰 풀어낸 이야기는 그렇게 끝으로 갈수록 더욱 흥미진진하였고 저자가 살아온 흔적을 조금이나마 그만의 향기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향기라고 하면 땀냄새, 샤워 후 상쾌한 향, 밥 짓는 냄새와 같은 후각에만 집중해서 떠올리게 되는데요.

저자는 어린 시절 첫키스 순간의 허브향, 아버지에게 젊음을 선사했던 애프터셰도우 후의 매낭 스킨, 사랑하는 삼촌이 남긴 스웨터, 아버지의 죽음 후 마주한 집에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유년시절, 잠든 아이의 살냄새까지... 상황별로 모든 감각을 총동원하여 기억 속의 향기를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살면서 마주하는 사건들은 사는 곳이 다르고 상황이 달라도 크게 다르지 않구나,

사람이 살면서 겪는 일련의 삶의 유형은 비슷할 수 있구나,

그동안 마주했던 과거의 시간들 속에서 같은 상황들을 떠올리며 나는 어떤 향기로 그들을 기억하는지도 되새기는 행복한 시간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리를 붙들고,

과거의 어딘가로 언제든지

우리를 떠나보낼 수 있는 향기의 마법.

신이 선사한 가장 원초적인 이 감각은 결코 시곗바늘에 찔리지 않는다."

이 책을 마지막 한 글자까지 집중해서 읽은 후 저자의 향기 예찬론을 읽으니

앞으로 살면서 그 속에 깃들어 있는 향기의 마법 속에 빠지고 싶어집니다.

 
<향기> 책을 통해 저자의 특별한 재능 덕분에 우리는 그의 향기의 마법을 전수받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어른이 된다고 글을 알고 말을 한다고 모두 풍부한 감성으로 표현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요.

말하기도 글쓰기도 부단한 연습을 통해 향상되듯이 향기를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도 배우고 연습하면 나만의 향기를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내 주위의 향기 속에 매 순간의 행복을 담아두고자 합니다.

 

[ 샘터 물방울서평단을 통해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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