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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을 다 세는 방법 ㅣ 콩닥콩닥 4
로마나 로맨션.안드리 레시브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아이가 어릴 때 책육아를 실행하면서 알게 되어 볼로냐전시회를 몇 번 갔었는데요.
갈 때마다 세계의 멋진 그림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어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지금도 아이랑 그때 사 온 도록을 보면서 얘기하곤 합니다.
아쉽게도 최근에는 볼로냐전을 만날 수가 없네요.
그래서 택한 방법은 볼로냐 수상작들은 무조건 믿음을 갖고 선택하게 되어요.
<밤하늘의 별을 다 세는 방법>은 2014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오페라 프리마 수상작이에요.
숫자 세는 걸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라의 이야기랍니다.
유명한 수학자 부모를 둔 도라는 어려서부터 숫자와 친하게 지내요.
잘 때에도 친구들은 코끼리 하나, 둘, 셋... 셀 때 도라는 세상의 모든 동물들을 헤아리며 잠이 들지요.
바다소와 맥, 오리너구리까지요.
* 맥 : 중남미와 서남아시아에 사는 동물, 돼지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코가 뾰족하다.
이와 같이 생소한 단어들에 대해서는 주석을 달아주고 있는데요. 맥은 엄마도 처음 들어보는 동물이네요.
이렇게 귀한 지식 정보까지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군요.
도라는 세상의 모든 걸 다 세기 위해 태어난 아이 같아요.
작디작은 봉선화 씨앗, 쌀알, 새로 산 원피스의 물방물 무늬, 엄마 목걸이에 달린 진주알, 신문에 나온 글자들...
더 나아가 봉선화 씨앗으로 집에서 키우는 토끼인 피타고라스 모습도 만들고,
까만 후추 열매로 이웃집 고양이 보르헤스도 만들지요.
숫자에 이리도 집착하는 도라가 이해가 되지 않는 주현이에요.
"아니 왜 이렇게 다 세는 거야?"
"도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아이잖아. 누구나 좋아하는 건 해도해도 재미있는 거야. 네가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조금 이해가 되었을까요. 잠자코 이어듣기를 합니다.
도라는 이제 단순히 수 세기에 만족할 수가 없나봅니다.
호수에 있는 물방울, 바다에 있는 물방울, 세계의 모든 바닷물 속 물방울까지 궁금해하지요.
도라의 궁금증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은 미로와도 같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이 속에서 과연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저녁이 되자 도라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망원경으로 바라보며 또 별을 헤아리지요.
하지만 별은 세어도세어도 끝이 없고 도라는 자기가 아는 숫자란 숫자를 몽땅 사용해도 다 헤아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아요.
슬퍼진 도라는 엄마에게 묻지요.
"나는 이렇게 많은 숫자들과 공식과 등식을 다 아는데,
왜 밤하늘의 별들은 다 셀 수 없을까요?"
답을 듣기 위해 페이지를 넘기기 전, 순간 주현이가 이런 질문을 해 온다면 뭐라고 답을 할까 생각해 보았어요.
'엄마도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단다.'
너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로를 해 주었을 거 같아요.
도라 엄마의 답은,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기만 하면 된단다.
제아무리 복잡한 일도 시작은 아주 간단하거든.
천천히 이렇게 세어 봐.
하나, 둘, 셋..."
세상을 향해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도전하는 아이들은 그만큼 좌절도 실패도 맛보게 되는데요.
그때마다 일으켜줄 수 없다보니 때로는 위로와 격려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지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시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할 수 있다는 세상을 사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네요.
저도 이런 지혜로운 답을 해 주었어야 하는 말이에요.
앞으로도 배울 게 너무나 많은 엄마랍니다.
아이 그림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참 철학적인 메시지를 아이들 언어로 잘 풀어서 알려주고 있다는 거에요.
엄마인 저에게도 울림이 있는 <밤하늘의 별을 다 세는 방법>이었어요.
저도 앞으로 아이에겐 도라 엄마처럼 얘기해주렵니다.
[본 포스팅을 작성함에 있어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