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한 개성으로서 신성(神性)은 직관되고 직접적인 현존재 속에 표현되면서 규정되고 부득이 다양한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고전적 예술의 본질은 어쨌든 다신성이다.
그리스 신들의 세계는 다양한 개별 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 각각의 신들은 어떤 특수성으로 규정된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스스로 안에서 총체성으로 통합되어 있으며 이것 자체가 그 신들의 또 다른 특성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모든 신적인 형상은 동시에 전체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는 이들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들의행복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으며, 오로지 이들을 잃게 될 때에만 상처를 입을 뿐이다. 그는 이들의 실존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그는 자신 외에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오직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을뿐이지만, 그나마도 정확하게 들여다보지 못한다.
거룩한 성수나 멸균 처리된 밍밍한 물로는 비극을 쓸 수 없다.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비극은 눈물과 피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