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세계를 모험하다 -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전략으로 지구를 누빈 식물의 놀라운 모험담
스테파노 만쿠소 지음, 임희연 옮김, 신혜우 감수 / 더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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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식물에 대해 아는 것은 매우 적은데, 그것조차도 몇몇은 잘못된 정보다. 우리는 식물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식물은 동물보다 더 민감하게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나아가 식물의 세상은 의사소통이 없어 조용할 거라 확신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식물은 자기 의견을 확실히 전달하는 존재다. 또 식물은 어떤 사회적 유대 관계도 맺지 않는 존재라고 확신하지만, 사실은 철저한 사회적 유기체다.

-식물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들은 먼 곳까지 이동한다. 단지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다. 식물이 움직일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생애 동안 이동할 수는 있다. 식물을 정의하는 형용사는 실제로 '움직여서는 안 되는'이 아닌 '원하는 곳에 뿌리를 내리거나 고착화할 수 있는'이 되어야 한다. 고착성 유기체는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이동할 수 없지만, 식물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이동할 수 있다.

누가 식물이 정적이고 그 자리에서만 뿌리를 내리는 조용한 생맹체라고 했는가?

세계적인 식물학자 '스테파노 만쿠소'가 위대한 식물들의 모험과 함께 그 비밀을 밝혔다.

우리는 그동안 인간의 눈으로, 그나마 조금더 가까운 동물의 눈으로만 생명체를 바라봐온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동안의 연구결과나 조사는 식물은 어쩐지 뒤처져있고 그마저도 부정확한 정보들 투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시각으로 '식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 하나의 종들이 모두 개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위대한 서사시를 지닌 훌륭한 생명체이다.

저기 먼 곳까지 뿌리를 내리고 (때로는 무섭게) 악착같은 생명력을 지니기도 하고, 사람조차 살 수 없는 척박한 땅에서 한줄기 빛과 한모금의 물로 몇백년을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식물은 한 자리에 뿌리를 내려 움직이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시간은 오래걸리겠지만) 이동, 이동, 이동을 하고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식물들과 상호결합을 하며 살아간다.

식물하면 떠오르는 가장 큰 차이점 하나 더! 인간이나 포유류는 꿈도 꿀 수 없을 만한 수명이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몇 십년, 몇 백년 수준이 아니라 2천년만에 부활한 마사다의 '대추야자'의 삶을 읽어나가다보면 유한한 인간의 삶의 덧없음과 함께 무한한 식물의 인생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식물학자가 쓴 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다채로울줄 몰랐다. 동물이 가진 신기한 이야기와는 결이 다른 식물들은 차원과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넘어선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 하루를 식물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까짓거라고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다. 식물이 바라보는 인간의 삶은 지구와 우주만큼이나 광활하니까!

<식물, 세계를 모험하다>는 크게 6장으로 우리에게 신기하고 놀라운 식물학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식물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일 것이다.

 

 

 

체르노빌 대참사에서 승리한 전투원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는 역대 최고로 최고등급인 7단계로 분류된 원자력 대참사였다. ... 식물도 폭발 이후 며칠 동안 방사능 낮긴을 겪었는데, 그 결과 또한 치명적이었다.

-방사선 수치가 최고조일 때 1차로 노출되어 벌어진 극적이 상황이 막을 내리자, 식물들은 샘영체와는 분명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 같은 이러한 상황에서 방사능에 적응하고 생존하는 방법을 찾았다.

-아무것도 살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이 공간은 오늘날 구소련에서 가장 다양하 생물 서식지 중 하나가 되었다. 인간이 방사능보다 훨씬 더 해로운 존재였던가! 이 지역에서의 이가 활동 제한이 사실상 거대한 자연보호 구역을 만든 셈이 되었으니 말이다. 방사능에도 불구하고, 동식물은 과거보다 개체수가 증가하고 품종도 훨씨 다양해졌다. 오늘날 제한 구역에서 살쾡이, 라쿤, 노루, 늑대, 프례발스키 말, 여러 종의 새, 무스, 붉은 여우, 오소리, 족제비, 토끼, 다람쥐뿐만 아니라 1세기가 넘도록 멸종되었던 큰곰까지 찾아볼 수 있다.

탁월한 미인계로 탈출과 정복에 성공한 수크령

-수크령은 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 출신으로서의 품위 유지가 가능한, 자신의 고향과 기후 조건이 딱 맞는 곳이라면 그 어디든 자신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

-수크령이 꽃을 피울 때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알고 있던 식물원 기술자들이 그 식물을 재배하여 관상용으로서의 잠재력을 평가하기로 마음먹는다.

-수크령으 아주 다양한 기후에 적응한다. 연간 강우량 1300밀리미터 미만,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끄떡없다. 수크령은 발아 후 2년 차가 되면 생식기관인 꽃을 피우는데, 시칠리아 기후에서는 실제로 3월에서 9월까지 계속 꽃을 피운다. 또하 가뭄과 고온에 아주 잘 견디며 불이 난 상황에서도 완벽한 적응력을 보여준다. 이 능력 덕분에 이 종은 화재 후에 시칠리아 토박이들보다 훨씬 빠르게 번식하고 더 좋으 토양에서 자라났다.

자연에서 가장 큰 야생열매를 가진 칼리피제야자

-어버이양육은 고등동물의 유일하 특성으로 생각되었다. 실제로 식물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로 보였다. 그러다 차차 상황이 변하면서 일련의 면밀한 연구를 통해 식물 사이에서도 새끼 돌보기가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이런 새끼 돌보기는 멕시코의 반건조 지대가 원산지인 맘밀라리아 헤르난데지이(선인장과 식물)라는 지름 3센티미터 미만의 아주 작은 선인장에서 보인다. ... 이 미니 선인장의 주요 특징은 일단 씨앗을 생사하면 바로 퍼뜨리지 않고 간직하다가 발아에 가장 적합한 조건이 되었을 때 주변환경으로 내보낸다는 점이다.

-숲에 사는 대부분 식물은 서로 얽힌 뿌리와 곰팡이의 접촉으로 형성된 땅속 네트워크를 통해 공생한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씨족의 성체식물은 생존에 필요한 당분을 공급하면서 가장 어린 새끼들을 돌본다. 식물의 어버이양육은 사실상 고등동물에서 발견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물에서도 어버이양육이 존재하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널리 퍼져 있다.

식물의 강한 생존력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악착같은 생명력을 가지기까지 무단한 노력이 있는지 몰랐다. 몇 천년의 숭고한 시간을 살기 위해 비바람과 고난을 견뎌내는 식물들은 떄로는 자기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후대 식물을 기르기 위해 자신들만의 생존 전략과 네트워킹을 활용한다.

그리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로 이제는 더이상 사람도 살 수 없는 황폐화된 공간조차도 식물들은 엄청난 재생력으로 지금은 더 많은 개체수와 멸종된 생명체까지 살아갈 수 있게끔 살려놓은 부분은 참 감동적이었다.

인간으로 인해 망가진 자연마저도 식물의 포용력으로 살려낼 수 있다니!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방사능 낙진이나 이상 기후, 변형된 동식물의 형태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가 있었지만 식물은 무던히 아픔을 씻어내며 종을 가리지 않고(심지어 황폐하게 만든 인간까지 품어주며) 자연의 놀라움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식물도 어버이양육이 가능하다니? 나처럼 믿을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의 의문 속에서 식물학자들은 그 비밀을 밝혀냈다. 그 답은 간단하다. 식물도 어버이양육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어버이양육이란 '동물의 어미가 새끼를 돌보는 행동이며, 출생 이후의 새끼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양육을 일컫는데

흔히 고등동물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식물들도 종들마다 아주 다양한 어버이양육을 하고 있었다.

후대 식물들이 더 잘 자라고 살아갈 수 있게끔 원활한 환경에서 씨앗을 퍼뜨린다던지 성체식물이 생존에 필요한 당분을 공급하면서 어린 새끼 식물들을 돌본다던지, 야자가 양분과 물을 새끼에게 공급하기 위해 잎을 이용해 수로관과 깔때기 시스템을 개발해서 후손을 지키는 모습은 가히 감동적이고 눈물겹기까지 하다.

식물이 이렇게 많은 가능성과 사랑과 생명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식물, 세계를 모험하다> 책 속에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일러스트 그림도 숨겨져있고 식물도감처럼 식물의 학명이나 속명, 지명까지 다양하게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며 동시에 식물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내러티브의 힘까지 있어서 보는 내내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호기심과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식물만큼 열심히, 꾸준히, 위대하게 모험을 하는 자가 있을까?

그 어떤 모험담보다 신비롭고 광활하고 (게다가 모두 오랜 시간 연구에 걸쳐 밝혀낸 실제 이야기이다!) 진실한 식물의 모험담은 나이를 불문하고 식물의 여행을 따라가면서 응원하게 만들어준다. 식물의 수와 살아온 시간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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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연습
수잔 최 지음, 공경희 옮김 / 왼쪽주머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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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기억, 진실과 거짓, 권력과 동의에 관한 이야기"

이미 한국에 번역되기 전부터 올해의 책, 수상 타이틀, 오바마 추천 등으로 유명한 <신뢰 연습>.

특히 한국계 최초 2019 전미도서상을 수상하여 책과 저자 모두 새롭게 알게 되었다.

약 400여쪽 분량의 장편소설인데 2~3일 정도 몰입해서 다 읽은 것 같다.

총 3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지만 제목은 따로 없다. 모두 '신뢰 연습'이다. 하지만 화자가 다르다. 각 화자마다, 상황마다, 시간마다 느끼는 신뢰 연습과 신뢰 연습 그 후 이야기들이 계속 읽게 만드는데 스포를 싫어하는 나라서 이 글 또한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제하고 쓴다.

<신뢰 연습>의 배경은 1980년대 미국 남부 예술고등학교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특목고인데 예술 각 분야마다 인재를 뽑아 양성하는 고등학교인데, 주인공 '세라'와 '데이비드' 또한 바로 이곳, '시립 공연 예술 아카데미', 줄여서 CAPA에서 만나고 사귀게 된다.

 

 

"연기 수업인 '신뢰 연습'에서, 그들이 배운 모든 것은 예술과 연관되도록 강조되었다. '신뢰 연습'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떤 수업은 말하기와 집단 치료의 형식이었다. 또 침묵하기, 눈 가리기, 탁자나 사다리에서 뒤로 자빠지면 학급 친구들이 받아내기 같은 것도 했다. 거의 매일 학생들은 차가운 타일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있었는데, 나중에 세라는 그것이 요가의 시체 자세(사바사나)임을 알았다. 담당 교사인 킹슬리는 앞코가 날렵한 부드러운 가죽 슬리퍼를 신고 고양이처럼 교실을 누비면서,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주문을 "

'신뢰 연습'은 연극 수업 중 하나로 연기 교사인 '킹슬리' 선생님이 주도하는데 다양한 수업 방식을 통해 진행되며 특히 어둠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시각 외로 느끼며 더듬더듬 발견해내는 수업을 통해 세라와 데이비드는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신뢰 연습>의 주요 이야기는 아름다운 사랑이 아니다. 불완전하고 예민한 10대 청소년이 느끼는 아슬아슬한 인생 이야기이자 선생님, 그리고 그 밖에 어른들의 개입으로 꽤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공간이다.

주요 인물인 '킹슬리' 선생님 또한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마치 <죽은 시인들의 사회>처럼 학생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얻고 친근하게 다가가며 흥겨운 파티도 개최해주고 필요할 때는 마약도 슬쩍 눈감아준다.

그리고 연극을 'THEATRE'('연극'의 영국식 철자') 임을 강조하며 아이들에게 진짜 연극에 대해 열정적으로 가르쳐준다.

"이렇게 써야 합니다. 이 단어의 끝을 'ER'로 표기한 과제물은 통과되지 않을 거예요."

그가 게이 성향임은 책을 따라 읽다보면 그와 함께 동거하는 팀의 존재와 함께 알 수 있는데 아이들에게도 열린 시각과 연극적인 마인드를 심어주었다. 하지만 어른이 보고 느끼는 세계와 아이들이 느끼는 세계는 엄연히 다르다. 그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학생들의 예술적 자질을 키우기위해 노력했으나 세라와 데이비드를 비롯한 콜린, 엔지, 패미 등 저마다 겪는 성장통 아픈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사라, 너한테 알려주고 싶은 게 있어. 네게 도움이 될 거야. 너 같은 젊은 친구들은 우리 같은 어른들보다 고통을 더 강렬하게 경험해. 감정의 고통을 말하는 거야. 네 고통은 기간과 강도가 더 크지. 견디기가 더 어려워. 이건 은유가 아니야. 사실이지, 생리적으로. 심리학적으로도. 네 감수성은 부모나 교사들보다 우월해. 그래서 인생의 이 시기가...... 열다섯 살, 열여섯 살, 열일곱 살이 그리도 힘들지만 중요하지. 그런 이유로 이 나이에 재능을 키우는 게 아주 중요해. 이 극대화된 감정적 고통은 선물이야. 고달픈 선물."

세라는 자기도 모르게 귀담아듣는다. 한참 후 가까스로 입을 연다.

"그러니까 앞으로, 더 나이 들면 마음의 아픔이 덜하다는 뜻이에요?"

"맞아, 정확해. 하지만 사라, 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 더 나이 들면, 그래, 넌 더 단단해질 거야. 그건 축복이자 저주야."

로조 선생은 문을 열라고 채근하지 않고, 그것만으로도 세는 마음을 연다. 두 사람은 한참 그렇게 있고, 화장실 문을 사이에 두고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 세라는 모른다. 그러다가 속삭이듯 말한다.

"감사합니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나오렴."

로조 선생이 떠나면서 말한다.

로조 선생님은 댄서 겸 다분야 공연가로 이 학교에서 동작교사로 부임했다. 어른인 그녀와 청소년인 그녀가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

이 시기가 얼마나 연약하고 슬프고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외로운 시기였을지, 그리고 그런 시기였는지 다시금 감정을 떠올릴 수 있었다.

심한 표현이지만 죽고 싶은 힘든 마음이 들면서 '세라'는 분장실 뒤편 거의 사람들이 모르는 화장실에 숨죽여 울고 있다. 그리고 이 마음을 알아주는 '로조' 선생님이 그런 그녀를 달래준다. 강제로 나오라고 하거나 억지로 화해시키고 껴안거나 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저 묵묵히 들어주고 그 나이에는 그럴 수 있다는, 어찌보면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현실적인 조언들로 세라의 마음을 연다.

<신뢰 연습>을 읽다보면 이 책은 어른의 입장이 아니라 세라와 데이비드 같은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쓰고 읽힌다. 물론 화자가 어른이 되어 이 시기를 돌아보며 쓰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돌아보는 그 순간은 어른이 아닌 청소년의 눈과 마음이다.

세라는 그리 부유하지 않다. 그렇다고 굶거나 엄청 가난한 건 아니지만 운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자신만의 차를 갖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서 빵집에서 알바를 하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아이이다. 그런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지, 슬프게도 밝고 긍정적인 미래만이 아니라 꽤나 어둡고 충격적인 일들도 얽히고 설켜있는지 계속 읽게 만든다.

앞으로 세라가 겪게 되는 남자 문제들과 누군가에 대해 세라가 전한 말들은 그 사람의 인생을 바꾸게 만드는데 겉으로 보면 분명 잘못된 행동이고 화가 나지만 세라의 마음에서 돌아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 곁에서 위로하고 싶어졌다. 세라는 아직 학생이다. 불완전하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리고 충분히 이 고통에서 빠져나올 힘도 있다. 세라에게 화를 내면서, 그리고 세라를 응원하면서 장을 넘기게 되었다.

"'캐런'은 로스앤젤레스의 스카이라이트 서점 밖에 서서 작가인 옛 친구를 기다렸다. 고등학교 동창인 작가를. '친구'라고 하면 너무 나간 걸까? 스스로 '캐런'이라고 부르면 너무 수용적인 걸까? '캐런'은 '캐런'의 실명이 아니지만, '캐런'이라는 이름을 보고 그게 누구를 뜻하는지 알았다.

<신뢰 연습> 1부가 세라와 데이비드,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신뢰 연습> 2부는 '캐런'의 입장에서 보고 듣는 과거이다.

캐런은 세라의 친구이기도 하고 친구가 아니기도 한데 꽤 중요한 일들을 함께 겪기 때문에 세라만큼 마음을 들여다봐야하는 아이이다.

-"넌 내가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난 네가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니까?"

"난 네가 이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대체 무슨 일입니까?" 조연출자가 외쳤다.

"시끄러워, 저스틴! 나는 네가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넌 내가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전에 킹슬리 선생은 말했다. '반복의 목적은 맥락을 통제하는 거지. 사람들은 울고 소리치고, 서로의 사타구니를 움켜잡고 옷을 찢어...... 같은 문구를 반복하면서......"

캐런과 데이비드는 서로의 사타구니를 움켜잡거나 옷을 찢지 않았다. 점점 목소리가 고조되었다. 캐런은 조금 울었다. 고향에 돌아와 딱 한 번이었다.

... 행동, 사건, 반복된 다른 일, 이미 한 말을 되풀이하기. '넌 내가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 하지 않아'를 반복하는 것은 '내가 다시 하고 싶은 일들이 있어'를 뜻하기도 한다.

<신뢰 연습> 2부의 시간은 꽤나 많이 흘러서 이제 모두 어른이 되었다. 마치 뉴스기사나 보도자료를 읽듯이 감정없는 문장들로 저자는 이 예술학교 학생들이 얼마나 평범해질 수 있는지, 또는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는지 간단하게 흘려보낸다. 어른이 된 '캐런'과 '데이비드'는 다시 만나는데 그가 연출하는 작은 연극에 이제는 다른 업을 하는 캐런도 출연하기 위해 서로 형식상 오디션을 보는 장면이다. 누가 보면 웃기겠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세상 심각한 장면이기도 하다. 킹슬리 선생님의 연기 수업 '신뢰 연습'을 몇 십년만에 온 진심을 담아 보여주는 둘.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의 반대는 '나는 이걸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자신과 타인의 입에서 진심으로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이 책의 제목 <신뢰 연습>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공연예술학교에서 배우는 '신뢰 연습' 연기 과목이기도 하지만 이 수업과 시간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연습하기도 하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을만큼 신뢰할 수도 없고 신뢰해서도 안되니까 말이다.

이제는 나이가 지긋한 데이비드와 그의 작은 작품에 출연하는 캐런. 그냥 고등학교 있는 이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고 살았다면 어땠을까. 아니 애초에 그런 사람들과 엮이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이 이야기 앞뒤에는 캐런만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기억과 경험은 성인이 되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어른이 된 사람들은 그 사슬을 끊기위해 무던히 노력하거나 아픔을 감추어 살아간다. <신뢰 연습> 속 어른이 된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겪은 아픔과 충격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어떤 트리거를 통해 저마다의 '신뢰 연습'을 연습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풀어나간다.

보통의 책이 크게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면 <신뢰 연습>은 너무나 다르다.

'세라와 '데이비드'의 사랑이야기를 생각하며 이 책을 펼친다면 둘이 무릎을 맞대고 꽁냥대는 부분 하나만으로 족해야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일들과 함께 어른들과 권력의 공포 속에서 그래도 삶을 계속 살아가야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책의 다채로운 구성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신뢰 연습> 속 3개의 챕터마다 중심이 되는 인물이 달라지는 것도 이 책의 중요한 장치이다.

로런 그로프 작가의 <운명과 분노> 책을 보면 1부는 남자 주인공 '로토'의 입장에서 쓰여진 이야기이고, 2부는 여자주인공 '마틸드'입장에서 쓰여진 이야기라 서로의 팽팽하고 알 수 없는 긴장감, 그리고 누굴 믿어야할지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게 허구인지 독자는 혼란스러우면서도 그 재미에 빠진다.

<신뢰 연습>도 챕터마다 인물이 달라진다는 점은 같지만 그저 남/녀 두 주인공의 이야기로 그려질거라고 생각한다면 절대 아니다.

말할 수 없는 제 3의 인물도 마지막 3번째 챕터 '신뢰 연습'을 읽다보면 나오니까 꼭 끝까지 정독하시길!

주인공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성장 소설, <신뢰 연습>.

요즘 뉴스와 기사를 통해 보이는 화가 나는 일들과 미투운동 등이 소설 속 배경 1980년대와 지금 2020년도 겹쳐져 보이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신뢰 연습'을 배우며 연극의 꿈을 키워나가지만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믿어서는 안되는 아픔을 겪는 인물들이 지금은 좀더 편안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올바른 길을 걷게 되길 응원하면서 과거와 미래, 진실과 거짓, 옳음과 그릇을 분별하는 지혜를 얻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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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어스 드림 -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
프란치스코 교황.오스틴 아이버레이 지음, 강주헌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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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이 있을 때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그때 새로운 문이 열립니다"

-내 생각에 지금은 심판의 시간인 듯합니다. 루카복음서 22장 31절에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말씀하신 경고가 떠오릅니다. 예수님은 "사탄이 너희를 밀처럼 체질하겠다고 나섰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위기가 시작되면 체질이 시작됩니다.

... 문제는 우리가 이번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기의 기본 법칙이 있다면, 누구에게도 위기의 전후가 같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위기를 맞아 선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행동하라는 것은 우리가 본 것에 마음이 끌리는 대로 행동하라는 뜻입니다. 주변의 고통을 보면 우리 마음이 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런 변화를 '십자가를 받아들이고 껴안는 것'이라 말합니다. 곧 다가올 세계가 새로운 삶이라 확신하며 십자가를 껴안으면, 한탄을 멈추고 행동하며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용기가 생깁니다. 그 결과 연민과 섬김의 마음에서만 비롯되는 변화가 가능해집니다.

-지금은 큰 꿈을 꾸며, 우리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 우리가 원하는 것, 우리가 추구하는 것과 같은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고, 우리가 꿈꾸는 것을 일상의 삶에서 실천해야 할 시간입니다. 이 순간에 내 귀에는 이사야 예언자가 들었던 하느님의 말씀과 비슷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오너라, 이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대담하게 꿈을 꾸어보자!" 하느님은 우리에게 담대하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라고 요구하십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동시에 타인과 세계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 운동입니다.

-이번 위기가 닥치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대체 하느님은 어디에 계시느냐는 의문을 품었고, 서로 그런 질문을 주고받았습니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며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범람'입니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서서히 조금씩 수위가 높아지지만, 마침내 임계점에 이르자 강둑이 터지며 강물이 사방으로 쏟아져 나가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우리 사회에 그런 '범람의 순간'이 닥칠 때 하느님의 자비가 분출합니다.

-이번 위기로 우리의 고통도 '범람'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위기에 대응하며 보여준 창의력에서도 '범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택의 순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선택과 모순에 직면할 때, 하느님의 뜻을 물으면 뜻밖의 가능성이 우리에게 열립니다. 나는 이런 가능성을 '범람'이라 묘사합니다. 그 가능성들이 우리 생각의 둑을 터뜨리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닥친 문젤를 겸손히 하느님 앞에 내려놓고 도움을 간구할 때 범람이 일어납니다. 이 단계를 '영의 식별 discernment of spirits' 이라 부릅니다. 이때 하느님에게 속한 것과 하느님의 뜻을 방해하려는 것에 대해 알게 됩니다.

-영을 식별한다는 것은 성급한 결정으로 고통을 조금이나나 경감하려는 욕망을 억제하고, 하느님 앞에 다양한 선택안을 기꺼이 내려놓고 범람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 선택안을 두고 가부간의 판단을 내립니다. 이때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하고 우리의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멈춤의 시간, 변화가 시작됩니다

-삶의 과정에서 '멈춤'의 시간은 변화와 회심을 도모하기에 좋은 때입니다. 누구에게네 '멈춤'의 순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순간이 없었다면 언젠가는 겪게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이 '멈춘' 시대에 분명히 드러난 것은 변화의 필요성입니다. 우리가 섬겨온 우상들, 우리가 삶의 기준으로 삼으려 했던 이데올로기들, 우리가 도외시한 관계에서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2020년 봄부터 찾아온 예상치 못한 질병에 전 세계가 일상을 잃어버리고 위기에 빠졌다.

그리고 그 위기는 언제 해결될 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게 되었고 '포스트 코로나' 라는 말이 생길만큼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이전과 절대 같을 수 없다. 일상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모두가 힘든 바로 이 순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주셨다. 그게 바로 <렛 어스 드림>이다.

절망과 비판과 가짜뉴스 속에 우리가 필요한 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희망과 사랑과 공동체의 힘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기도하시는 모습, 그리고 천주교 신자분들이 기도하시는 경건한 모습을 보면 늘 마음이 평화롭고 겸손해진다. 그게 바로 종교가 가지고 있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성찰의 힘인 것 같다.

세게적 종교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절망 속에서 벗어나 함께 꿈을 꾸자고 평화의 손을 내밀어준다.

이 책 <렛 어스 드림>은 우리가 직시하고, 선택하고, 행동하길 권고하며 더 나은 세상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사회와 개인이 힘들수록 힐링하는 책들이 많이 출판되는데 진정한 내면과 외면의 치유는 <렛 어스 드림> 같은 책을 읽을 때 일어난다.

상황이 좋을 때 좋은 말이 나오는 건 쉽지만 힘들 때 조차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지금이 딱 그런 시기인 것 같다. 원래도 유쾌한 기사는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서로 힐난하고 비난하고 살인, 강간 같은 나쁜 기사들로 마음이 무겁다. 코로나를 겪는 개개인마다 느끼는 규칙과 허용의 범주가 제각각이라 모두의 입맛에 맞출 수 없으니 불평과 불만도 심각하다.

희생하고 양보하면 바보가 되는 기분을 느끼는데 <렛 어스 드림>을 읽는 순간 만큼은 내 마음 속도 기쁨과 평화로 범람할 수 있었다.

교황님의 말씀 중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것이 '범람'이다.

교황님은 '범람'을 위기의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뜻밖의 가능성과 창의력들을 '범람'이라 일컬으시며 위험과 문제 앞에서 우리가 이겨낼 수 있음을, 그 힘이 바로 우리 안에 있음을 알려주고 인도해주신다.

특정한 종교를 떠나, 인간이라는 존재를 떠나 전 세계의 생명체에 전파해주시는 아름다운 말씀이 우리 내면에 자라나기를 희망한다.

<렛 어스 드림>에서 전하는 종교적인 말씀을 내가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결코 어렵지 않은 문체와 친절하고 배려심 넘치는 글들은 그 누가 읽어도 큰 울림을 전해줄 것이다.

"오너라, 이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대담하게 꿈을 꾸어보자!"

<렛 어스 드림>의 가장 큰 메시지이자 교황님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을 하느님이 이사야 예언자에게 했던 말씀을 통해 이렇게 보여주셨다.

나 혼자 살기에도 힘든 세상이지만 이렇게 힘든 세상 속에서도 희망과 희생과 헌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범람하듯 계속 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현실적인 문제와 질문 속에 교황님이 인도해주시는 길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큰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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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 - 하버드대 최고의 행복학 강의
탈 벤 샤하르 지음, 노혜숙 옮김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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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학 강의"

-완벽주의자와 최적주의의 중요한 차이점은 전자는 본질적으로 현실을 거부하는 반면 후자는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 둘의 차이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실패와 고통스러운 감정, 그리고 성공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방식에 있다.

-완벽주의자는 어떤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나 인생 전체가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탄탄대로이길 기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를 들어 어떤 일에서 실패하거나 무언가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으면 극도로 실망하고 당황한다. 반면 최적주의자는 실패를 삶의 일부이자 성공과 밀접하게 연결된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완벽주의자는 결코 만족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없는 기준과 목표를 세우기 때문에 처음부터 성공할 가능성을 거부하는 셈이다.

-완벽주의자는 현실을 거부하고 대신 환상의 세계에서 산다. 그가 사는 세계에는 실패나 고통스러운 감정은 없다. 그들의 성공 기준은 아무리 비현실적이라고 해도 충족시키야 하는 것이다.

-반면 최적주의자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현실 세계에는 어느 정도의 실패와 슬픔이 불가피하며 성공은 실제로 달성 가능한 기준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 결과, 그들은 실패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불안감을 덜어내며 삶을 좀 더 즐기며 살아간다. 고통스러운 감정을 삶의 불가피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므로 감정을 억눌려서 더욱 심화시키지 않는다.경험에서 배우고 앞으로 나아간다. 현실의 한게와 제약을 인정하므로 실제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정하고, 그 결과 성공하고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다.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기까지, 특히 '완벽'이라는 걸 어느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아직도 노력 중이다.

이번 책 <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은 완벽주의를 겪어본, 그리고 완벽주의인지도 몰랐을 완벽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이다.

하버드 유명 강의 중 하나인 '탈 벤 샤하르'의 행복학 강의가 드디어 나왔다.

워낙 유명한 긍정심리학 분야의 대가 중 한명인데 나는 탈 벤 샤하르의 책이면 꼭 읽어본다. 우리나라에도 번역서가 몇권 출판되었는데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책을 꼽자면 바로 <완벽의 추구>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완벽의 추구>의 원제는 "Pursuit of Perfect"인데 절판되어서 한동안 이 책을 구하기 위해 알라딘을 왔다갔다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번에 슬로디미디어 출판사에서 <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으로 출간해주어서 정말 좋다!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어서 주변에 많이 추천했는데 이제는 선물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들 어느정도 완벽주의를 가지고 있다지만 나는 좀 더 힘든 것 같았다.

완벽하고 싶어서 아예 시작을 못하기도 하고, 워밍업만 몇날 며칠이 걸리기도 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이렇게 미루고 미루다가 어쩔 수 없이 기한이 닥쳐서 시작하게 되면 그 과정 동안 또 스트레스 받아하고 남들보다 괴로워하다가 끝나고 나면 '아, 내가 왜 그렇게 힘들어했지?'라는 알 수 없는 허무함과 끝났다는 뿌듯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리고 결과물이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에 때로는 벼랑 끝까지 나를 내몰고 아주 극단적으로 이제 망했다! 라는 생각도 들 정도니까... 참 내 자신을 왜 이렇게 혹사시키는지 알다가도 모를이다.

도대체 '대충'이란게 어떤거지?

대충하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화가 난다. 대충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상태로 가다간, 과정을 즐기지도 못하고 원하는 목표에 이르러도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애쓰고 비교한다면, 내 행복은 언제 오는거지?

만약 완벽주의로 고생하고, 힘들어하고, 다르게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는 <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을 꼭 추천한다.

이 책에는 하버드 대학 교수답게 학문적이고 과학적인 연구 자료와 함께 <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의 저자 '탈 벤 샤하르' 개인이 겪고 성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면 남부럽지 않을 하버드대학 교수이고 교수이기 전에는 꽤 유명한 프로 테니스 선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이 중요하다.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더 심하게는 완벽하고 싶은 마음에 불행했다.

그리고 변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은 전보다 행복하고 뜻 깊게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행복이라는게 하루종일 언제나 행복하다는 뜻이 아니다. 저자 개인도 힘든 순간이 있고 잘 안될 때도 있고 아프거나 피곤할 때도 있으며, 좀 웃기지만 고정관념을 가진 학생들이 그가 조금이라고 행복하지 않은 모습을 포착하려고 대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대체로 행복하고 행복하기 위해서 완벽한 것이 아니라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불행한 완벽주의자, 행복한 최적주의자'

그가 정의하는 완벽주의자의 행복학은 바로 이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내가 완벽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더 행복하고 싶다면 탈 벤 샤하르의 행복 수업을 책 한 권에 단숨에 만나볼 수 있다.

 

 

 

 

 

"완벽주의 vs 최적주의"

삶의 여행을 바라보는 관점

-완벽주의자는 정상을 향해 가는 여행에서 실패는 있을 수 없으며,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은 똑바로 뻗어 있는 지름길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최적주의자는 사실과 이성에 의거해서 현실에 발을 딛고 있다. 삶의 여행이 항상 순탄한 지름길이 아니며 가는 길에 불가피한 장애물과 우회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에게 실패는 지금 있는 곳에서 원하는 곳으로 가기 위한 여행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다.

-최적의 여행길은 구불구불 올라가는 나선형에 가깝다.

나를 갉아먹는 열등감

-리처드 베드너와 스콧 피터슨은 자긍심에 대한 연구에서 "도전하고 실패를 감수하면서 맞서 싸우는 경험 자체가 자신감을 키워준다"고 말한다. 만일 실패가 두려워서 시련과 도전을 회피한다면 스스로 시련을 극복하고 실패를 감당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고 되고, 그 결과 자긍심이 추락한다. 반면에, 도전을 하면 실패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면화하게 된다.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것은 눈앞에 보이는 승리나 패배, 성공이나 실패보다 장기적으로 자긍심에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역설적으로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믿음과 자신감은 실패할 때 오히려 강화된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항상 두려워했던 그 괴물-실패-이 생각했던 것만큼 무시무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오즈의 마법사가 정체를 드러냈을 때 더 이상 무섭지 않았던 것처럼 실패는 막상 마주하면 오히려 위협적이지 않다.

"나는 최적주의자다"

-완벽주의와 최적주의는 서로 다른 존재 방식이 아니다. ... 우리 안에는 두 가지 특성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는 완벽주의에서 최적주의를 향해 갈 수 있지만 완벽히 완벽주의를 버리고 완전한 최적주의에 도달할 수는 없다. ... 칼 로저스가 지적했듯이, 훌륭한 삶은 어떤 존재 상태가 아닌 과정이다. 목적지가 아닌 방향이다.

-나는 나의 완벽주의를 해결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 거의 2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나는 계속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노력은 시시포스와는 다르다. 확실한 발전이 있었고 내가 힘들어하는 문제도 시간이 가면서 변화했다. ... 완벽주의는 나의 일부이고 최적주의도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제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모순율을 위반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내 이름은 탈이고, 또한 나는 최적주의자다.

탈 벤 사햐르를 알고 긍정심리학과 최적주의에 대해 마음을 쓰기 시작한지 2년정도 지났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어느정도 변한 부분도 있고 아직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서 고생하고 있는 것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를 비교해본다면 나는 확실히 변하고 있다.

행복학 강의를 가르치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펴보기 전 생각할 것이다. 또는 저명인사니까 행복하겠지-정도로 느낄수도 있겠다.

책 말미에서 그의 솔직하고 행복한 문장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여전히 노력하고 그러면서 최적주의자의 길을 가고 있었다.

아직도 나는 완벽하고 싶은 마음에 미루고 시작하지 못하고 오래걸리고 힘들어한다.

하지만 그 길의 끝에는 어찌됐든 결과가 있었고 예전의 나보다는 더 훌륭하고 능력있는 내가 있었다.

<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얼마나 많은 공감을 느꼈는지 셀 수 없다.

만약 완벽주의로 고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많은 힘과 응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주의와 최적주의 모두를 가지고 있다. 칼로 베듯이 이분법적으로 사람을 나눌 수는 없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완벽주의와 최적주의 시소 중 어느 한 곳으로 즐겁게 이동하는 느낌은 가질 수 있다.

최적주의의 삶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나는 <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 책을 수시로 꺼내볼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이 책을 읽고 소소하게 변한 행복도 있다.

힘들었던 일이 예상치 못하게 해결되었다. 전전긍긍하던 고민이 결국 일어나지도 않았다. 아무 생각없이 5일의 꿀 같은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게 내가 <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을 읽고 일주일 안에 생긴 변화들이다.

더 많은 완벽주의자가 더 많은 최적주의의 꾸불꾸불한 길을 걷길 바라며.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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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습관 - 스치는 일상을 빛나는 생각으로 바꾸는 10가지 비밀
최장순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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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한 기획력을 기르는 생활 습관"

-이 책은 기획의 방법론이나 공식을 달달 외워 흉내 내봤지만, 잘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 누군가를 위한 책이다. 오늘을 빡빡하게 살아가는 당신에게 약간의 여유와 다소간의 용기를 주고 싶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별 것 아닌 습관들이 어떻게 기획력을 증대시키는지 보여주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생각이 자유로워지면, 다양한 방법론들을 자유롭게, 나만의 방식으로 요리할 수 있게 된다. 기획에는 천재가 없다. 마찬가지로 기획에는 정석도 없다.

-동일한 것의 영원한 반복

-동일성과 차이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반복과 극복

기획은 이 둘 사이의 줄다리기다.

-기획은 기획자만 하는 게 아니다.

식당을 고르는 일, 메뉴를 선택하는 일, 퇴근 후 만날 친구를 정하는 일, 영화를 고르는 것부터 주말 일과를 정하는 일, 모두가 기획이고, 우리는 매일 기획을 한다.

-기획

어떤 일을 도모하고, 그 생각들을 나누어 보는 것.

기획이 없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은 기획한 대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기획은 기획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상을 책임감 있게 살아가려는 모든 이들이 할 수 있는, 사유의 한 형식이다.

-기획에는 정석이 없다.

광고인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책, <기획자의 습관>!

물론 저자 최장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워낙 유명하셔서 <기획자의 습관>, <의미의 발견>, <본질의 발견> 등 재밌는 책이 많다.

이번에는 예쁜 민트색으로 <기획자의 습관>을 만났다.

광고인이라고 하면 뭔가 특별할 것 같고 비상할 것 같고 남들과 다를 것 같다.

위의 말한 건 맞다. 다만 그 이유가 저자 최장순은 일상의 사소한 습관, 디테일한 발견의 차이라고 우리에게 말해준다.

일상을 더 재밌게, 흥미롭게 살면서 못 보던 것을 보는 눈을 가지고 싶다면 <기획자의 습관> 안에 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획자의 습관>은 이미 유명하다.

종종 책을 추천하거나 요즘 읽고 있는 책, 그리고 도움이 되는 책을 얘기하다보면 <기획자의 습관>은 어김없이 나오고 이미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읽어봤냐는게 대화의 논지가 아닌, 어느 부분을 새롭게 읽었고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흐름으로 이어간다.

그만큼 기획자에게(이 책에서 계속 말하지만, 우린 모두 기획자이다.) 꼭 필요한 책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정리력과 히스토리 기억으로 센스 있게 일을 잘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기획자의 습관>을 백번 활용하는 사람이 아닐까.

만약 타고난 게 아니냐는 질문과 의문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획자의 습관>을 아주 조금만 읽어봐도 바로 그 답을 알 수 있다.

"중학교때 마지막으로 치렀던 IQ 평가에서 내 점수는 109밖에 되지 않았다. ... 그런 나도 지금 기획을 하며 먹고산다. 기획이라는 걸 통해 브랜드를 분석하고,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기획과 크리에이티브를 어려워하는 당신께 위로와 용기를!"

역시 공감과 위로와 용기도 재밌게 해준다.

일상에 빛나는 관심과 연습들로 기획을 잘 할 수 있다니!

이미 <기획자의 습관>을 펴기 전부터도 기대와 의욕이 생기는 고마운 책이다.

기획자에겐 정도가 없다. 정답도 없다. 하지만 사람마다 저마다의 기획이 있다.

답을 찾는 게 아니라 기획을 위한 기획이 아니라, 쓸모 있고 가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새로우면서 익숙한 기획을 하기 위해 나만의 <기획자의 습관>을 만들고 찾아본다.

 

 

 

 

 

발상의 힘

-새로운 기획을 내보이려면 세상을 언제나 낯선 존재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세상은 낯선 관찰 대상이다. 낯선 세계 속에서 모골은 모두 곤두서 있을 정도로 날카로울 때가 많다. 그렇게 긴장감 속에서 관찰하고 습득된 인식과 판단의 덩어리들은 새로운 발상을 위한 시작을 알린다.

-세상은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세상은 감상하고, 이해하고, 숨은 무언가를 파악하기 위한 대상이다. 기획자에게 세상은 언제나 익숙하면서 낯설다. 그것은 잡히는 듯 싶더니 어느새 빠져나간 물고기와 같다.

"최고의 컨셉을 만드는 비법은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들은 언제나 난감하다. 하지만, 내가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있다. 바로 '스터디'다.

-난 기획의 90퍼센트는 스터디라 생각한다. 프로젝트마다 스터디의 범위는 매우 넓다. 1000만 원짜리의 프로젝트라고 해서 1억짜리 프로젝트보다 스터디의 범위가 줄어들지 않는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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