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온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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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쇄 돌파라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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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 킬러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해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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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그래스호퍼>, <마리아 비틀>을 잇는 킬러시리즈의 신작이라고 한다. 무려 7년 만에 나왔다고. 비록 츠지무라 미즈키에게 서점대상 1위를 빼앗겼으나, 아니 그러고 보니 두 작가가 늘 서점대상 후보에 꾸준히 올라오는 듯. 꽤 재밌다는 입소문을 진즉에 들어서리 예약주문하고서 이 책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

 

 

주인공을 살펴보자. 코드네임이 풍뎅이인 괜찮은 실력의 킬러남이 뜻밖에도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가 마누라다. 마눌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기분을 감지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을 읽어낼 줄 알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맞장구도 쳤다가 듣기 좋으라고 감언이설도 적재적소에 던지는 능력의 소유자다. 한마디로 말해서 완벽한 공처가란 말씀이지.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말이지. “풍덩이의 마눌님은 좀 무사태평에 느긋해 보이기는 해도 그렇게까지 사납거나 할 정도는 아니다. 솔직히 좀 저항해도 될 거 같은데 어찌된 셈인지 저항을 포기한 채 벌벌 떨며 잡혀 사니까 고등학생인 아들마저 왜 저러나 몰라 라는 반응이다. 집에서는 문구점 영업사원으로 위장하고 있으나 밖에서는 은퇴를 꿈꾸는 킬러라는 사실을 그 누가 짐작이나 하겠는가? 가끔씩 마눌님이 노려봐도 생 까면 될 것을. 아이고, 이 사람아.

 

 

아마도 공처가의 절정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한다면 늦은 밤 집에 들어가면 민감한 마눌님 깨실 까 두려워 제일 소리 안 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바나나라고 동료들에게 소개하는 것일 테다. 이런 남자도 살인청부 대상을 소개받아서 상황마다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맞지만 끝내 목숨을 간수하는데 성공하고 자신을 위협한 적수들의 목숨도 살려줄 줄 안다. 넘 인간적인 킬러라니까.

 

 

앞서도 말했지만 그런 그도 이제 이 일에서 손 떼고 조용히 은퇴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은근히 협박하며 계속 일할 것을 종용하는 의사가 존재한다. “풍뎅이에게 살인을 주선해주는 이가 의사이며 그가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 병원에서 진료로 위장한 채, 남들 모르게 의학용어들로 교묘히 살인청부를 설계해준다.

 

 

이런 의사의 마수에서 어떻게든 벗어나야 하는데... 병원에서 처치할 수도 없고 밖으로 나오지 않는 그를 미끼로 유인해서 손보든지 해야만 자신은 이 세계에서 평화로울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부끄럽지 않을 떳떳함만을 보여주고 싶은 이 시대의 남자 풍뎅이가 결국 받아들여야 할 선택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으나 신의 한수를

최후의 안배로 남겨두었을 때 뭔가 가슴이 저릿해졌다.

 

 

평생에 누군가를 죽이고 누군가로부터 위협받던 외줄타기 같던 삶을 살았던 풍뎅이의 마지막 몇 페이지는 애잔했고 뭉클한 여운을 남긴다. 웃다가 슬프다가 감동까지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었던 이사카 코타로 월드의 진수를 잘 맛보았다. 좋았어.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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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에 갇힌 여자 스토리콜렉터 63
로버트 브린자 지음, 서지희 옮김 / 북로드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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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뼛속까지 얼려버릴 것 같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지난 어느 겨울에 폭설이 내리던 야심한 시각이었다. 술에 잔뜩 취한 여자가 비틀거리며 걷던 중에 뒤 따라오던 차를 피하다가 쓰러진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일으켜 세워 주리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런 공격 그리고 그녀는 얼어붙은 호수의 얼음 아래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루이셤 경찰서의 마쉬 총경은 정직 중이던 에리카 포스터 경감을 호출하여 이 사건을 맡기는데 그녀는 과거 남편과 함께 마약 소굴을 급습했다가 남편을 비롯하여 다섯 명의 경찰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그녀의 잘못된 판단이었거나 그릇된 정보 탓이었거나 결과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경찰로서의 경력에 오점을 남겼던 것 같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실 그녀의 과거는 그랬구나, 정도이다. 에리카는 정신적 충격으로 엄청난 상실감과 정서불안을 느낀다. 좀 더 자숙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맨체스터에서 그녀를 불러낸 느낌이 없잖아 있다. 왜냐면 살해된 여자는 바로 사이먼 더글라스-브라운 경의 딸 앤드리아 더글라스-브라운이었기 때문이다. 패리스 힐튼 같던 그녀.

 

 

거물급 정치인인 사이먼의 수사압력에 시달리다 못해 내세운 총알받이 라는 느낌이 강했고, 아니면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표현한다면 무리일까, 언론은 냄새를 킁킁 맡고 기사거리를 캐내려 성화였으니 차분히 수사하기란 이미 물 건너 간 셈이었다. 게다가 먼저 이 사건을 담당하던 스팍스 경감은 자신의 밥그릇을 갑자기 날치기 당하니 그녀가 곱게 보일 리가 없다.

 

 

아군과 적군이 뒤섞인 가운데, 에리카는 온전하기란 참 힘들었다. 실수나 결함도 종종 노출한다. 피해자의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격앙된 감정을 보인다거나 정보를 돈으로 주고 사려 했다는 정황까지 유출 당하질 않나, 결정적으로 정보원으로 매수하려던 여자는 범인에게 희생당한다. 더불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엔드리아의 신원을 밝힌다든지. 여러모로 자충수가 많다,

 

 

설익은 밥을 씹는 느낌 아니면 고구마 먹이는 느낌을 실시간 전하는 에리카를 보면서 호감이나 동조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어쨌든 간에 범인을 잡아 해결하려는 필사의 노력은 쉼 없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 남보다 더 멀고도 더 가까운 가족이란 관계가 무정하다 싶기도 하다. 아직도 성긴 구조가 매끄럽지는 않지만 차츰 인간적으로 성숙해 지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놓인 에리카 포스터 경감을 지켜보는 과정이 힘들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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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새의 비밀 - 천재변리사의 죽음
이태훈 지음 / 몽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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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물은 언제나 반갑고 기쁘다. 몽실북스에서 여섯 번째로 출간한 신작 <산호새의 비밀>대한 소식을 접하면서 무척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때마침 글꽃송이님께서 이웃님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여셨고 극적으로 동행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만남을 주선해 주신 글꽃송이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이 신작을 읽은 감상을 남길 까 한다.

 

 

 

제로 가 본 적은 없으나 서울 지하철 강남역 부근에는 특허사무소들이 밀집해 있나 보다. 그 많은 특허사무소 중에는 강 특허법률 사무소와 소나무 특허법률 사무소가 운영 중인데 강 사무소의 대표인 강민호 변리사는 소나무 사무소의 대표인 송호성 변리사와는 업계 라이벌이자 죽마고우이기도 하다.

 

 

 

어느 날 강민호는 야심한 시각에 야근을 끝내고 사무실을 나섰다가 근처에 있는 소나무 사무소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발견하여 친구를 만날까 들르지만 정작 송호성은 보이질 않았다. 좀 이상하다 싶은 마음에 끌리듯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뜻밖에도 송호성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데.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데에 대한 정신적 충격 탓인지 그 밤에 있었던 일을 기억 못하게 되면서 특정시간 대의 알리바이를 입증하지 못하는 강민호를 경찰에서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의심하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송호성과 금전 관계로 다툼이 있었다는 증언에다 살인 흉기가 강민호의 집에서 사라진 특정 모델과 동일하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꼼짝없이 누명을 쓰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예상대로 잃어버린 기억과 살인 사이에 결정적인 연관이 있을까? 고소득 직종의 최 상위권을 달리는 변리사 업계에서 벌어진 흔치 않은 살인사건이 불러온 파장은 상당했으니 경찰은 개인원한 유무와 별도로 특허 업무를 둘러싼 이해관계에도 비중을 두고 범행을 수사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 소설을 돋보이게 하는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도 변리사라는 직군을 추리소설의 소재로 삼음으로서 여타 작품들과의 차별화게 성공했다는 점이다. 흔히 변호사는 알아도 한 끗 차이의 변리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같은 자 달린 전문직에도 불구하고 직업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추리소설의 주인공으로 낙점하기엔 여전히 낯설지 않은가.

 

 

 

특허를 전문직으로 다루는데 기술과 법을 동시에 통달해야 하거니와 고시 수준의 변시 시험은 합격하기도 힘들지만 변리사의 소득은 비슷한 이름의 변호사를 추월할 정도로 고소득을 자랑하기도 한다고. 그러나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이직도 심하면서 성공해서 살아남아야만 그만큼의 열매가 보장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또한, 특허업무에 대한 무지와 잘못된 오해를 바로 잡는 기회가 될 만한 유용한 상식들은 세상을 넓게 보는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면서 변리사라는 직업의 등장에 그치지 않고 변리사가 행하는 업무를 추리소설의 스토리텔링의 기승전결의 밑천으로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그간 한국형 추리소설의 단점이었던 전문성 부족을 해갈시켜 준 신선한 즐거움에 높은 점수를 주련다. 그래서 살인동기와 단서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단편적이지 않고 지향점을 다채롭게 둔 덕에 스펙트럼 같은 매력을 발산해 나간다.

 

 

 

특히 제목인 산호새의 비밀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실제로 산호새 라는 조류가 있을까 검색해 보게 되는데 산호새 라는 뜻이 가진 진짜 속뜻과 송호성 변리사가 뜬금없이 선우혜민을 신입으로 채용하게 된 사연에 대한 해석과 맞물려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훈훈하게 마무리 짓기에 는 이처럼 마음에 든 결말을 만나기란 흔치 않은 듯. 물론 몇몇 대목에선 문장의 어색함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이제 출발선상에 선 루키란 점을 감안하면 가히 나쁘지 않은, 한국 추리소설계의 신형 미사일 발사를 진심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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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상의 아리스 - S큐브
마사토 마키 지음, 후카히레 그림, 문기업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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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가 그녀를 얻고 그녀를 잃은 이야기.

 

열일곱 살 소년 유즈리하 로우는 불의의 사고로 가장 소중한 두 사람과 이별해야 했다. 원래부터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로우에게 케이라는 뜻밖의 친구가 생겼을 때, 그리고 케이가 학교 선배인 후미와 본격적으로 교제하게 되었을 때, 청춘의 봄날이자 싱그러운 풋사과를 한입 베어 먹는 것 같은 기분에 정말 좋았다. 우정과 사랑이 이대로만 영원히 지속되었더라면.

 

 

케이는 진심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했는데... 중학생이었던 세 사람의 운명을 갈라놓은 것은 안타깝게도 입시였다. 후미 선배가 먼저 명문고에 합격하였으니, 1년 후에 케이도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되었으면 좋으련만 정작 같은 학교로 진학하게 된 사람은 로우 한 사람뿐이다. 낙방의 쓴잔을 마신 케이는 그날부터 로우와 후미 선배와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마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부러 만남과 연락을 회피하며 케이는 후미 선배의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며 겉돌고, 그런 케이로 인해 슬퍼하는 후미 선배와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는 일이 괴로운 착한 소년 케이. 어느 날, 불꽃놀이를 구경하러 가자는 케이의 연락이 정말 오랜만에 당도해서 기쁜 마음으로 케이와 후미 선배가 약속장소에 갔더니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던 케이는 계속 두 사람에게 심통 부렸다.

 

 

괴로움을 어쩌지 못한 채, 케이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던 후미 선배, 우연히 듣게 된 케이의 일그러진 모습... 결국 비극은 사고로 이어져 다시는 후미 선배와 케이는 로우와 만날 수 없었다. 이 모든 게 자신 때문이라며 자책하던 로우는 결국 등교거부를 하고 엄마는 로우의 친부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더니 생면부지의 관계였던 친부는 로우더러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란다.

 

 

로우가 도착한 곳은 어느 시골 어촌 마을, 막상 친부는 부재중이었고 나나미라는 동갑내기 소녀를 만나 친구가 되어 생활에 도움을 제공받게 된다. 그런데 우연히 비오는 날에 폐선 위를 걷던 아리스라는 수상쩍은 소녀를 만났는데, 다음 날 나나미에게서 폐선 위의 유령 소녀에 대한 소문을 들으면서 아리스의 진짜 정체가 과연 유령일까 라는 의문을 품는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서는 폐선이 폐 선박인 줄 알았는데 열차가 다니지 않는 폐선을 말하는 거였다. 그래야 좀 말이 되겠구나 싶었다. 선로 위를 맨발로 걷는 아리스라는 그림이 상상되니까. 가만히 보니 표지에도 폐선이 이미 나와 있네. 난 바보 ㅠ ㅋㅋㅋㅋㅋ ​자신을 더 이상 알려들지 말라며 거리를 두던 신비소녀 아리스에 대해서 혹시 라는 상상은 이 소설의 분위기를 살짝 호러 쪽으로 몰고 가나 싶었는데 실상은 로맨스에 가깝다.

 

 

마을의 나나미도 참 성격이 밝고 이뻐서 여사친 말고 여친으로 관계가 발전했으면 하는 3자 대리만족 심리가 은근 발동하기도 한데다 여동생 마이도 어린애 같이 투정 부려도 오빠를 걱정하고 의지하고 싶어 하는 여린 모습이 보여 보호본능이 추가 발동하는 상황들이 내내 이어진다. 게다가 아리스와의 관계는 또 어쩌고. 점차 아리스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 로우.

 

 

할 수 있다면 아리스와 나나미 양측 모두에게 양다릴 걸쳐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소년 소녀들의 만남이 풋풋하고 아름다웠다. 입가에 미소 짓게 되며 설레이기도 한다. 아리스에 대한 비밀을 푸는 열쇠만이 이 소설의 성격과 결말을 결정짓는 결정적 요소였기에 나름대로 반전을 대비하였으나 예상을 살짝 빗나가더라. 그래서 로우의 결단은 진정한 용기이자 패착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였던지라 가슴이 뭉클하고 짠했다.

 

 

이럴 때 만큼은 아프니까 청춘이 맞는 듯하다. 청춘 미스터리이자 로맨스와 호러가 살짝 가미된, 아니 호러는 무시해도 되겠지만 로우를 자신의 고동이라고 부르던 아리스와 그런 아리스에게 심장이 되어주고 싶다던 로우, 정말 벅찬 감동이 환희처럼 번져나는 멋진 소설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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