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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5 - 두 명의 왕비 ㅣ 조선왕조실톡 5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기 전에 먼저 뿌듯했던 점이 있다면
표지를 열면 무적핑크님의 시원스런 사인이
한가득 눈에 들어온다는 점이다.
원래 사인본이라면 사죽 못 쓰기도 하거니와 날짜가
작년 12월 25일 성탄절이었단 사실도 괜시리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더 소중히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이번 5권은 현숙경 패밀리 시대를
다루고 있는데 첨으로 이 시리즈를 접하게 되다 보니 역시 톡으로
진행되는 인물들 간의 사담 방식이 독특하고 신선해서 좋다.
옛날 옛적 우리 선조님들은 폰이니 전화니 인터넷이니 하는
첨단 통신문명들이 없을 때엔 멀리 있는 사람들과 사담을
나누고자 한다면 무척 애로사항이 많았겠지.
직접 글로 쓴 서신을 아랫사람을 시켜 도보나 말을 타고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했으니 실시간 대화는 불가능했을 터인데
당시에 오늘날 같은 통신문명들이 구비되어 있었다면
실톡처럼 왕과 신하들 간에 저런 식으로 말이
오갈 수 있었을 거라 상상하니 일견 흥미롭거니와
역사에 큰 변혁을 불러와 크나큰 후폭풍을 남겼을 듯싶다.
특히나 이웃인 세롱이가 성 여사님과 톡 나는 방식이랑 완전 똑같이
책에서 전개되고 있어 계속 생각났고 신기했으며 웃음도 났다.
세롱이에겐 아마도 익숙했으면 했지, 낯설지는 않을 터.
그렇게 보자면 무적핑크님의 톡과 이한님의 해설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역사에 흥미 없을 독자에게도 접근하기 쉬운 재미와 깊이가 있다.
가령, 장희빈의 엄마가 궁궐에 특급 가마 타고 입장하려다
포졸들한테 단속에 걸려 수모당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불법주차하다
걸린 요즘의 세태를 연상시키기도 해서 이해하기가 용이했다는
사례를 들 수 있겠다. 신분사회였던 중인에게 용납되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 즉 조선왕족실록에 수록된 실화를 딱딱하게
설명하는 대신 이런 재치와 기발한 아이디어를 맘껏 발산했다.
또 하나, 이번 5권에서 인상 깊었던 역사적 사실은 예송논쟁이다.
적장자나 그렇지 않은 왕자 또는 왕이 사망했을 때 부모, 자녀가
입어할 상복종류와 입는 기간에 대한 그 논쟁은 역사교과서에서는
심도 있게 다뤄본 적 없어 그런 적 있다고만 알고 있었지만
세세히 몰랐던 내게 이처럼 구체적인 배경과 진행과정,
그렇게까지 해가며 소모적이면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조목조목 해설 잘 해줘서
덕분에 얕은 지식을 넓고 깊게 확장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었다.
오늘 날에도 민생은 안 돌보고 밥그릇 싸움과
불필요한 소모전을 일삼는 정치권과 다를 바 없어서
역사는 역시 수레바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야동동 역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실제로 톡톡히 해내고 있어서 줄여 실톡이 아닐까라는
감상과 함께 남은 후반기 조선의 왕들을 다룬 차기작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영, 정조 이후가 특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