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역사 3 - 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 땅의 역사 3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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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졌다. 조선왕조부터 일제시대까지 우리 역사의 삐뚤어진 모습을 만나는 시간이다

먼저, 책을 읽으면서 조선 왕들은 왜 이렇게 잔인하나 싶은 대목이 많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태종 이방원에게는 간신이다. 그래서 그의 묘비에는 간신 정도전으로 쓰여있다
인조는 청나라에서 인질생활을 했던 소현세자와 며느리 강빈에게 질투와 열등감을 느끼고, 강빈에게 사약을 내리고 개새끼라고 썼다
효종은 역모를 꾀한 김자점을 가마솥에 넣고 목과 도끼를 자르는 극형을 실한다
연산군 시절, 시인 어우적은 흩어진 백성을 위해 탄식(유민탄)하는 시를 쓰고, 빈곤문제를 간하는 상소를 올리고 매실 진상에 매화 나무를 자른다는 글(작매부)를 쓰고 자신은 정말 유민이 되어 객사한다
곧은 소리를 한 대사간 류헌에게 연산군은 곤장에 유배를 보내고도 분이 안풀려 다시 불러 추가형을 언도한다
박태보는 숙종에게 쓴소리를 했고, 숙종은 박태보에게 인두로 발바닥을 지지고(낙형), 사금파리 더미 위에 앉힌 뒤 무릎을 바위로 짓이기고(압슬형), 주리를 트는(전도주뢰형) 세가지 형을 모두 집행한다
고종은 3일천하 김옥균을 암살하려고 지석영의 형 지운영을 보냈으나 실패하고 돌아오자 비겁하게 자기 책임을 빼고 지운영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다


 

그런 왕을 대하는 태도는 두가지로 나뉜다. 어떤 인물들은 사리사욕을 철저히 챙겼다
임사홍은 권력자에게 대들지 않고 연산군에게 아부하며 자신의 이득을 챙겼고
김자점은 인조반정을 꾀했음에도 사전공작을 통해 일등공신으로 탈바꿈했고 임금의 혀 노릇을 했다
유학자 의병장 류인석은 불의에 항의하는 평민 의병장을 군령 위반 혐의로 처형해버리고
또다른 유학자 의병장 이인영은 서울 진공작전 전야에 아버지 사망을 핑계로 고향으로 들어가 버렸다
친일파 신응희는 의병을 체포해 일신 영달을 꾀했다

반면 자기 신념을 지킨 사람들도 있다
토정비결로 유명한 이지함은 말로만 백성을 구제하지 말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 모색을 주장하며 빈민구제 걸인청을 만들기도 한다
정조때 이서구는 세금징수보다 백성의 삶이 먼저라고 하며 백성 편에 섰고
서유구는 백성이 배불리 지내려면 흙으로 만든 떡이 아니라 진짜 쌀로 만든 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원칙은 사라졌고 권력은 통제를 잃고 야만이 가득하다
권력과 결탁한 자들은 야만 앞에서 비겁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묵묵히 자기 신념을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
그 모든 것이 합쳐서 다면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우리 역사이다


 

P.S 책의 뒤에 답사 안내 페이지가 있다. 책 들고 역사 탐방도 좋을 듯 하다

#땅의역사3 #박종인 #상상출판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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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 아버지의 죽음이 남긴 것들
사과집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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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 이후 마주한 현실과 복잡한 애도, 딸의 시작(?)에 관한 글이다. 장례 과정을 통해 느낀 복잡한 심리에 대해 썼다. 장례식장에서 느꼈던 무한히 복잡한 감정의 끝에 대해 작가는 꽤 정확하게 짚어낸다. 요즘 읽은 에세이 중 가장 오래 생각하고 나의 심정을 많이 비춰보는 글이었다



아빠의 죽음에 대해 (p.9) 사회 속에서 어떤 사람은 더 빨리 아프게 죽는다고 말한다
아빠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지 않는다는 죄책감과 부채감을 반복해서 겪으면서,
장례식이 정상 가족의 삶을 평가하는 최종 시험장이고 장례 절차에서 여자는 소외 대상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p.23) 그간 모든 제사와 명절에서 반복된 전통적 여성상이 가장 강하게 재생산되는 곳이 바로 장례식장이었다
(p.24) 상주는 고인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절차는 고인을 가장 잘 애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p.41) 육개장을 먹지 않아도, 남자 상주가 없어도 존엄하게 떠날 수 있는 장례식. 애도가 중심이 되는 간소화된 장례식. 나없는 송별회가 이루어지는, 조금은 산뜻한 애도의 장을
(p.76) 미리 준비한 게 무엇도 없다는 자괴감, 아픈 몸에 대한 죄책감, 이 모든 화살이 개인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플 수밖에 없는 곳에서 아플 수밖에 없이 산다
(p.89) 롤랑 바르트는 어머니가 죽은 다음 날에 누군가 죽고 기다렸다는 듯이 앞날의 계획들을 세우게 된다고 했다. 일종의 '미래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라고.
(p.90) 이제는 더 잘 살기 위해 '광적으로' 서두른다. 냉장고에 붙은 스티커를 지울 필요 없이, 냉장고를 통째로 버리는 식의 사고 전환이다
(p.143) 아빠의 죽음은 우리 가족의 미래를 재설계토록 자극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세 여자만 남은 이집에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구축해야겠다는 뒤늦은 욕구가 생겨났다
(p.209) 잘 죽는다는 것은 죽기 직전 삶을 돌이켰을 때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다. 육체가 부패하더라도 영혼은 부패하지 않는다



대안적인 장례 문화에 대한 고민
천천히 준비하는 나의 죽음
비혼의 할머니로 살기 위해 단단해지는 연습
치매를 준비하고
셀프 장례식을 마련하고
하드디스크는 깨끗하게 지우길

#딸은애도하지않는다 #사과집 #증정도서 #상상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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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중입니다 - 나다운 삶을 만들기 위한 청소년 마음 공부법 마음이 튼튼한 청소년
나가누마 무츠오 저자, 김지윤 역자 / 뜨인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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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를 한번 쳐다보세요" 
책 처음에 나온 이 말이 좋았다
사방이 막힌 것 같아도 하늘은 활짝 열려 있다는 것
자주 하늘을 봤던 우리는 그렇게 위로를 받았던 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다

저자는 삶이 힘든 이유로는 외부 자극으로 인한 스트레스, 성장 중인 뇌로 인한 불안, 태어날 때부터 매우 민감한 기질(Highly Sensitive Person), 착한 아이나 좋은 아이라는 프레임에서 자기를 잃어버린 4가지로 설명하였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태어날 때부터 민감한 HSP. 기질이니까라고 받아들이기 쉬울 듯 하지만, 사실 매순간 그것을 인정하기가 어렵다.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말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를 잃지 않으려면
제일 먼저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조급해하지 말고 때를 기다리며 

지나친 확신과 집착을 버리고 선택지를 넓히며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기 감정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부정적인 단어를 완화하여 다양하게 표현하고 힘을 주는 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으므로 몸의 상태를 바로 잡으면 마음 회복도 쉬우며
어디든 마음둘 곳, 안심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것이 좋다

삶은 늘 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중요하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부분이 남았다
몸을 좀 바로잡아 마음이 건강해지길... 

#뜨인돌 #나를지키는중입니다 #나다운삶을만들기위한청소년마음공부법 #증정도서 #나가누마무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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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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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라는 소설과 그 '열대'를 둘러싼 이야기

슬럼프에 빠진 작가는 우연히 30년전 다 읽지 못했는데 사라져버린 '열대'라는 소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 침묵독서회 회원들은 열대의 내용에 대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짜 맞춰간다. 하지만 그를 쫓는 사람들은 하나씩 사라지는데..

책을 읽는 내내 이야기 나무가 커가는 상상을 했다. 결말이 알려지지 않는 열대의 내용을 추론하고, 책의 행방을 쫓고, 그것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열대라는 소설을 쫓는 모험은 천일야화처럼 더 많이 부풀려지고 이야기가 첨가되면서 추론되고 짐작되고 증명되는 잎사귀들을 만든다. 액자 소설 속의 액자 소설, 무한확장 거울 이야기

다만, 열대를 쫓는 침묵독서회의 활약이 사라지고 갑자기 열대 속 모험 부분이 전개되면서 초반의 긴장감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과거 열대속 모험은 현재 침묵독서회의 활약을 이미 투령한다

P.39 책이란 현재 우리자신과의 관계 안에서만 실재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작가구나

#수수께끼책
#천일야화
#아라비안나이트
#침묵독서회
#열대
#모리미도미히코
#알에이치코리아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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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은퇴하라 - 오직 당신만을 위한 은퇴 후 창업 창직 가이드 코칭북
최승영 지음 / 이은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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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묻는다
"은퇴준비, 언제까지 미루겠는가? 언제까지 외면하겠는가?" 
뜨끔;;;

누구에게든 예외없이 다가올 은퇴
막막하기만 은퇴 이후의 삶
쪽집게처럼 무슨 일을 하라고 점지워 질 수는 없겠지만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막연하게 두려워하지 말고
나의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살피고
나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SWOT 분석을 하며
은퇴 이후의 삶에도 내가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돈만 쫓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고 더불어 돈도 벌 수 있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빨리은퇴하라 #최승영 #증정도서 #이은북 #은퇴 #창업 #창직 #퇴직 #퇴사 #백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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