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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언어에 특화된 능력이 있어 보이는 저자 조승연이
이번에는 자신의 유학시절 알게 된 몇몇 프랑스인들의 모습을 보고
느꼈던 점들을 현재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쓴 책.
아마도 "행복" 이라는 키워드를 쫓지 않는 사람은 없을 텐데
같은 지구에서 살면서 가치관이 너무나 다른 프랑스인과 한국인을
비교하며 얘기하는 재미도 있구요.
그 비교를 통해 한국인들이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해주고,
몰랐던 것을 일깨우게 해줌으로써
프랑스인들의 삶의 태도를 통해 소확행이 뭔지 고민할 기회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물론 프랑스인들의 가치관과 태도가 무조건 옳다는 얘기가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가치관, 그리고 행복에 대한 기준이
프랑스와 다른 지점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 놀랍더라구요.
동시에 재밌었던건 프랑스인들이 자신들과 다르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미국인들과 영국인들이었고
가장 대척점에 서는 미국인들의 삶의 태도나 행복의 기준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그렇게 쫓았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
"성공" 이 행복의 기준이 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삶의 질은
너무나 다르다는 걸 새삼 이 책을 통해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인들의 시선을 통해서 들여다 보니
한국인들은 미국의 문화나 가치관의 영향을
참으로 많이 받았구나 라는 걸 또한 새삼 느꼈습니다.
예측가능하고 때로는 느리며
폐쇄적이라고 느껴지는 프랑스 문화지만
프랑스인들에게 있어서 삶의 질은 물질만능, 편리함이 아니라
익숙함과 자연스러움이 결정한다는 것을 점점 알아갑니다.
그런데 저도 일정부분 프랑스인들의 이러한 문화, 삶의 속도가 더 맞는거 같기도 해요~~~^^
저자가 프랑스에서 지내면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얻게 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이 책의 소중한 소재들이 되어주고 있고,
그 소재들을 통해서 우리는 소확행, 행복이 뭔지 생각해보게 되요.
얘기하고픈 에피소드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어서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인상깊은 것중에 바로 이 얘기를 저도 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태어나면 누구나 겪게 될 "희로애락"에 대해서
프랑스인과 한국인은 어떤 관점의 차이를 갖고 있을까???
걱정할까봐 배려하는 차원에서,
또는 손가락질할까봐 창피해서 말을 안하는 한국인들에 비해
프랑스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감정이란 좋고 나쁜 것이 없으며,
살아 있는 동안에만 느낄 수 있는 것이 감정이기에
세상 소중한 것으로 여기는 프랑스인들입니다.
그래서 숨기지 않는 것이고 그러한 감정들이 바로 미학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프랑스인들에게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삶에 대한 시각이 너무나 다른 한국인과 프랑스인.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오랜 시간 이어져온 풍습과 역사, 문화가 있기에
당연히 상대의 것을 존중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는 건 물론 주관적인 만족도겠지만
보편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프랑스 인문학 관찰 에세이 <시크 : 하다> 가 분명 새로운 시각을 심어줄 거 같군요.^^
긍정적이고 참신하게 내내 읽었던 책입니다.
프랑스인들의 유연하고 이기적이라 느껴질 정도의 개인주의까지는
저랑 왠만큼 교집합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부분은..... 저도 좀 어렵겠어요.....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바탕에 깔려 있고 공격적인 대화를 싫어하는데
프랑스에서는 이런 부분도 감당해야 한다니....^^;;
프랑스에서 저는 더더욱 친구 사귀기가 어려울 듯 ㅋㅋ
조용한 성격, 언쟁이 불편한 사람, 예의 바른 대화나 살가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저는 이 세 가지 모두 해당되거든요....^^;;
이기주의를 좋고 나쁨의 이분법적인 논리로 본다면 아무래도 나쁜 쪽에 해당되겠죠.
프랑스인들이 추구하는 행복의 조건에 남이 아니라
나를 중심에 놓고 본다는 시각을 말하려고 합니다.
아이들 먼저, 나를 희생하는 게 미덕인 한국의 문화와는 체질적으로 다른 관념이지요.
사랑을 가족의 중심으로 보고
아이들 역시 부모의 사랑으로 인해 태어난 존재라는 인식이
한국 문화에서는 많이 낯설어 보이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이 지점도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다.
이기적이라고 느껴지면 기본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저지만
프랑스의 이기주의는 남이 중심이 아닌 내가 중심인, 개인주의에 오히려
더 가깝게 생각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문득 제가 인상깊게 읽은 책 중에 한권이 떠오릅니다.
역시 좋은 책이었어요. ㅎㅎㅎ
<미스 함무라비>를 썼던 부장판사 출신 문유석의 <개인주의자 선언> 입니다.
결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그것이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
그런 생각을 한다고 돌팔매질 당할 일도 아니니까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서 나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또한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저자 조승연이 <시크:하다> 책 곳곳에서 한국인들에게 들려주고픈 프랑스인들의 이야기들이
그냥 읽고 흘려버릴 만한 것을 넘어서
생각의 여지를 주기 때문에 이 책은 최소한 저에게 좋은 책으로 남게 될듯 합니다.
책을 만나면 그 책이 생각하게 하고,
나의 생각과 삶의 태도를 변화시켰다면
그 책이 주는 가치는 입증된 셈이죠.
저의 필사노트에 적었던 글들을 공유하면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마무리할까 합니다.
내 인생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로 지혜이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주관적이다.
프랑스인들은 인간의 모든 감정과 감각을 존재의 증명으로 인식한다.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는 한국의 문화를 프랑스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결혼은 적게 하지만 유럽에서 가장 건강한 출산율을 가진 나라.
아이가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하고 발견하면서
점차 감각을 일깨울 자유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
장 자크 루소가 말하는 부모의 역할이고 프랑스인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 마음대로 빚어내는 찰흙인형이 아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의 문앞에 줄 서 있는 것이니
지금 느끼는 감정을 더 자세히 알면서 살아가야 한다.
인생의 엔딩이 죽음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프랑스인들은
그래서 전전긍긍, 아등바등 살지 않는다.
이것이 성공과 물질에 쫓기는 한국인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릴 때부터 철학을 정규과목으로 배우는 프랑스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갖게 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은
한국의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의 그것과 결코 같을수는 없겠죠.
죽음, 늙음, 삶 자체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프랑스인들의 통찰력이
한국인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물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유연하고 편안하며 자연스러운 그들의 사고방식이 참 좋아보입니다.
좋아보인다면 나도 그렇게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겠죠? ㅎㅎㅎ
이것이 바로 나의 행복을 위한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