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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경제경영서는 없었다!
이 책은 경제경영서인가 소설인가....!!
배드 블러드 글자색이랑 비슷한가요?^^
왠만해선 이런 유행어로 서평을 시작하지 않는데
이 책은 이 문구를 쓰지 않을 수가 없네요.
영화 <극한 직업> 나름 재밌게 봤지만 그 중에서
이 대사가 가장 인상깊게 남아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많이 써서 더 재밌고 머리속에 맴도는지라... ㅎㅎㅎ
그런데 정말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배드 블러드> 이 책
경제경영서인데 또한 소설 한 권을 읽은 느낌입니다!
<배드 블러드> 속 요주의 인물 엘리자베스 홈즈를 주인공이라 치고 볼 때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그녀의 가정환경, 그녀의 꿈과 욕망들 모두
구성과 줄거리가 짜임새있게 돌아가는 한 편의 소설 같거든요.
'제2의 스티브잡스' 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던 엘리자베스 홈즈는
실제로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고
잡스와 애플을 숭배하기에 이릅니다.
그녀가 개발한 '에디슨' 을 또한 보건계의 아이팟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니까요.
스티브 잡스의 패션까지 따라하면서 영화배우처럼 대중의 사랑을 즐기기까지 했던
아주 당돌하고 매혹적이고 카리스마도 넘쳤던 스탠퍼드 대학 출신의 엘리자베스 홈즈였어요.
게다가 실리콘밸리의 남성 지배적인 기술 세계에서
최초의 여성 억만장자 기술 기업 창업자였으니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부와 명예, 그녀가 제시하는 사업의 비전까지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습니다.
미국의 의료 생태계를 바꿀 천재라고 말하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사실 같았던 이 모든 것들이 다 거짓이었다니.... !!
수년간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말을 했던 엘리자베스 홈즈의 사기행각들과
그녀의 기업 테라노스의 두 얼굴을
월스트리트저널 탐사전문기자 존 캐리루가 낱낱이 고발하고 드러낸 사건을 중심으로
소설처럼 흥미롭게 책 한권을 출간한 것입니다.
사실 저는 <배드 블러드> 이 책을 이번에 한국에서 만나기 전에
대만에서 먼저 접했어요~~!!

2월 중순이었는데 <배드 블러드>가 한국보다 대만에서 먼저 출간되었더군요.
경제경영서라면 이렇게 후루룩~~ 읽었을까 싶어요.
아.... 아니다... 분명 경제경영서 카테고리에 있는 책인데? 
저도 순간 또 착각을 ㅋㅋㅋ
소설같은 경제경영서 확실합니다.
책 자체가 재밌어요.
곰곰히 생각해 봤어요. 이 책이 왜 재밌지?
주인공 엘리자베스 홈즈의 캐릭터가 참 평범하지 않아요.
확실한 꿈과 야망이 있는 이 여자에게서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봤기 때문인가 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목적 있는 삶을 살라고 배운 엘리자베스 홈즈.
물론 목적 있는 삶 좋지만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과정 속에서 어떤 윤리의식도 없이
마치 이중사고를 하듯, 모든 것이 밝혀져 소송중인 지금도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어떻게라도 피해보려는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죠.
실제 있었던 일인데 마치 소설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또 생각해 봤어요.
소설에서 그려지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들에 의해 촘촘하게 그물처럼 짜여있는 구조가 있는데
엘리자베스 홈즈의 주변에도 그런 인물들이 드나듭니다.
테라노스라는 그녀의 기업부터 알아야 겠네요.
치료 Therapy 와 진단 Diagnosis 를 합해서 Theranos 기업을 설립합니다.
Theranos 에서 개발한 '에디슨' 이라고 불리는 의료기기는
한마디로 손가락 채혈 시스템이예요.
질병을 진단해야 할 때 우리는 복잡하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한 채혈을 하는데요.
그 과정을 아주 간편하게 만들어준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가히 혁명적인 발명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자신의 손가락을 찔러 피 몇 방울을 채취한 후에
혈액을 신용카드 크기의 흰색 플라스틱 카트리지에 옮깁니다.
카트리지를 토스터기 크기의 직사각형 상자에 삽입하는데 이것이 판독기예요.
판독기는 카트리지에서 데이터 신호를 추출해 서버에 무선으로
테라노스 본사에 전송하고 서버가 그 데이터를 분석한 뒤에
다시 결과를 판독기로 되돌려 보냅니다.
이거이 테라노스 기술의 작동 원리였어요.
이 혁신적인 '에디슨' 은 200여가지 질병 발병률을 계산해주는
질병진단키트 였던 것입니다.
편의점과 약국에서 일반적인 채혈비용보다 아주 저렴하고 간편하게 구입해서
스스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니 얼마나 편리해지고 부담도 덜겠어요.....!!!
매년 임상실험에 수많은 돈을 투자하는 제약 회사들의
약간의 지출을 테라노스가 맡기만 해도
테라노스의 수입은 엄청나게 많아질거라는 계산을 했던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성장배경 속에서 명예로운 직업보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되겠다고
공공연하게 포부를 밝혀왔다고 하죠.
더불어 돈도 많이 벌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한다면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런 거대한 사기 행각도 시작되었던 거 같아요.
그 희망이 비뚤어진 희망인 것이 문제였습니다.
사람들을 편리하게 해주는 사업은 한마디로 큰 돈이 되었고
일반 사람들도, 투자자들도 모두 엘리자베스 홈즈가 제시하는 이 비전에 현혹되었죠.
그녀의 사기행각이 드러나게 된 계기는 혈액검사 시스템이 늘 성공적으로 작동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뒀다가는 테라노스의 잘못된 혈액 검사로 인해
실제로 피해를 입을 환자들이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를 직원들이 하나둘 하기 시작한 것이죠.
'에디슨' 의 극도의 불안정성과 더불어 테라노스 기업의 운영방식에서도
직원들의 반감을 사기 시작하면서 점점 직원들을 통제하고
기술력을 투명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감추기에 급급한 엘리자베스 홈즈였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즈와 테라노스의 이 거대 사기행각을 멈추게 했던건
위협을 받으면서도 진실을 고발했던 테라노스의 직원을 포함한 많은 정보원들과
3년 반동안을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에 대해서 끝까지 추적하고
책으로 출간해낸 월스트리스저널 탐사전문기자 존 캐리루 덕분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즈와 달리 그들의 윤리의식이 올바르게 작동했었기에
거대 사기행각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었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보호할 수 있었고
연대의 힘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정말 소설처럼 써내려간 저자의 필력도 대단해요.
뉴욕타임스 48주 베스트셀러 / 아마존 논픽션 베스트셀러는
아무나 하는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마치 영화같은 실제 이야기예요!!
그래서 그럴까요?
벌써 제니퍼 로랜스 주연으로 영화화가 결정됐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 영화 정말 천만배는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병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내세우던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의 초대형 의료 사기극
이 사실을 고발하고자 하는 정보원들과 존 캐리루 기자를 감시하고
다른 이들을 회유하며 위협하기도 했을 정도로
엘리자베스 홈즈는 자비를 베풀기조차 어려웠던 인물이더라구요.
1984년생입니다.
테라노스는 이렇게 어리고 젊은 스탠퍼드 중퇴 학생이 야심차게 시작했던 스타트업 기업이었고
몇 년에 걸쳐서 지적이고 카리스마있게 세상에 권위있고 돈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면서
자신만만하게 실리콘밸리의 중심에 있던 엘리자베스 홈즈와 테라노스는
한 순간에 기업의 가치가 0원이 되면서 그녀의 삶도, 테라노스도 몰락하게 되었어요.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을 밝히는 초반에는
여전히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진정성 가득찬 사람으로
엘리자베스 홈즈를 평가하는 권위자들도 많았다고 해요.
그리고 사람들 역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저 사람들의 판단이 틀릴리가 없다고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의 말을 의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사기행각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꿰뚫어보지 못했던 것이죠.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오래 걸릴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밝혀지게 되어 있나 봅니다.
용기를 낸 몇몇 사람들, 그리고 위험을 감지하고 견제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에 의해서
다행히도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기 전에 세상에 진실이 폭로된 것이죠.
기사를 보도할 때까지 준비도 철저하게 하고 적절한 시기를 염두해 두며 진행했던
그 당시 긴박하고 중요했던 상황도 전해집니다.
정보원들의 자료 덕분인지 실제로 지난 시간들의 사람들간 대화 까지도
자세하게 전해줘서, 경제경영서 라기 보다는 소설에 가깝게 느껴진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구요.
결국 테라노스는 2018년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테라노스, 엘리자베스 홈즈, 발와니를 장기간의 정교한 사기행각을 저지른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릅니다.
그녀의 독단적인 성격과 절차나 원칙을 무시한 채 목적만을 쫓다 보니
속임수를 숨겨가며 초대형 사기극을 벌였던 건데요.
자신의 기술이 세상을 놀라게 한다고 믿었던 엘리자베스 홈즈를 보면서
조지 오웰의 <1984> 에 나왔던 이중사고 까지도 생각나게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비뚤어진 믿음을 할 수가 있는지.... 제 정신이 맞는지.....
똑똑하기만 한거 다 필요없어요.
올바른 윤리의식이 없는 사람들은 절대 창업을 해서는 안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해로운 존재일 뿐이예요.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는 것에서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건강하고 옳다는 시각을
이번 사건을 통해 많은 이들이 더 제대로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뭣이 중헌지 정말 알았으면 좋겠어요.
돈과 명예, 성공에만 눈이 멀게 되면 도덕적 나침반이 비뚤어지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엘리자베스 홈즈와 테라노스 사건은 계속 진행중입니다.
퓰리처상 2회 수상한 존 캐리루의 필력에
소설 같은 스토리 자체가 너무나 흥미로웠던 <배드 블러드> 였어요.
이 책 재밌습니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