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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문화의 리더 오타쿠
이진천 지음 / 디씨에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지금 리뷰를 적고 있는 필자는 만화애니메이션 오타쿠이다. 국내에서 만화애니메이션 내지 혹은 게임과 밀리터리, 코스프레를 접하는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한다. 오타쿠란 어원은 본래 일본에서 나온 단어로 집에만 갇혀 살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여 다른 세상과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이른바 세상 속에 고립된 인간을 의미한다.
분명 오타쿠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그것은 부정적인 의미가 매우 강한 단어이다. 하지만 이 오타쿠란 존재가 과연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가이다. 왜냐하면 코믹월드에 참가하는 부스나 거기에 상품을 사러오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아닌 2차원 세계의 인물을 흉내내는 코스프레이어들이 과연 집에만 있는 존재인가이다.
물론 일반 대중들과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적어도 그들은 대중처럼 심각한 획일화에 갇혀있지 않다. 물론 오타쿠문화라는 서브컬쳐에도 주류세계와 비주류세계로 나누어진다. 하지만 적어도 예전 것을 무조건 버리고 새로운 것만 취하기를 바라는 대중문화와 달리 새로운 것과 아주 오래된 것까지도 공존하는 것이 오타쿠문화이다.
그래서 오타쿠문화란 상당히 폭넓고 다양하고, 그 다양함 속에 세밀하고도 깊은 세계가 존재한다. 이런 서브컬쳐를 구성하는 오타쿠문화를 알아본다는 것은 현재 획일적인 사회통념과 교육관념으로 창의력이 부족한 한국에서는 뭔가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그런 신선한 자극제로 사용될 수 있는 이 오타쿠문화가 어떻게 하면 사회문화적으로 긍정적인 가치를 전달해 줄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현대사회는 언제나 획일적인 사회적 통념으로 인해 뭔가 새롭고 참신한 내용이 필요한 세상이다. 그런 현대사회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서브컬쳐를 알아본다는 것은 다양한 문화공간을 창출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제일 필요한 게 바로 문화구성력을 만드는 인적 인프라 단계이다. 문화컨텐츠는 공장의 기계처럼 자동으로 찍어 나오는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컨텐츠는 오로지 인간의 머리에서 나오는 무형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적인 욕구로 통해서만 문화컨텐츠사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문화컨텐츠를 구성할 수 있으려면 먼저 이 오타쿠문화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며, 이 오타쿠문화로 통해 긍적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알아야 한다.
이번에 필자가 리뷰하려고 하는 "21세기 신문화의 리더, 오타쿠"는 우리가 평소 생각하던 오타쿠와 우리가 평소 알지못했던 오타쿠에 대해 소개한 도서이다. 물론 필자가 이 서적을 읽기 전에 이미 국내 대학원에서 오타쿠에 대해 연구한 석사학위 논문 몇부를 읽어보았으며, 거기에 더하여 일본 오타쿠 전문가 및 평론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문사회학자들의 연구서적까지 보았다.
그런데 기존에 필자가 보던 책들은 일반 사람들이 읽기에는 다소 난해하고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일반 대중들은 어느 특정한 이슈와 현상에 대해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대부분 사회적통념과 편견으로 판단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사고방식은 자신들과 다르게 보이는 오타쿠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사고로만 접근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소 학술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올바른 단어의 정의와 내용해석이 필요하면서 한편으로 일반 대중들이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서적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 "21세기 신문화의 리더, 오타쿠"는 상당히 좋은 도서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책를 만든 지은기가 국내에서 오타쿠에 대해 서술하기 보다는 직접 일본이란 곳에 살면서 현지에 있는 오타쿠와 만남으로 통해 좀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내용을 전개하였다.
책을 보면 우리가 기존 생각했던 오타쿠는 대부분 만화애니메이션, 게임, 밀리터리, 코스프레 등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오타쿠는 그런 장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철도오타쿠, 공항오타쿠, 기계오타쿠, 차량오타쿠 등 매우 많은 종류가 있다. 특히 이 서적에서는 주로 다루고 있는 오타쿠는 철도오타쿠와 모에오타쿠이다.
철도오타쿠는 교통매체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존재로 기존 오타쿠 연구서적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내용이 언급되어 있다. 또한 모에오타쿠는 우리가 생각하는 모에를 쉽게 풀이하고 모에가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작용하는지 쉽게 풀이 되어있다. 그리고 모에오타쿠에 대한 내용으로 1980년대 우르세이 야츠라부터 최근에 방영된 애니메이션까지 예시로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서 부정적인 존재로 낙인찍힌 오타쿠문화이지만, 이 서적에서는 이 부정적인 면을 잘 이용하여 긍정적인 요소로 만들어서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문화컨텐츠강국을 만들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