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2

 흐. 겨우 다 읽었네...

 사놓고 거의 1년만에 다 읽었다...;;;;;그것도 드문드문...

 아직 뒤의 참고문헌은 덜 읽었는데, 굳이 다 읽어야 할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뒤의 참고문헌을 보면 앞의 내용에 대해서 가설과 작가가 덧붙인 완전한 허구, 혹은 전승 사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되새김질 할 수 있어서 좋을지도...

안티노우스 익사 사건은 전승에 의한 것이라고 하니까, 악어에 물려죽었다는 이야기쪽이 좀 더 현실에 맞는 것일수도 있겠다.

하여간 뒷부분을 보니 내가 읽어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이 한가득...어이쿠야...

한번 더 읽어봐야할지도...

 

2.

 

클램프의 만화작품들을 전자책으로 구매.

한때 열광했었지만, 지금은 좀...싶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역시나 오카와 나나세의 스토리가 빛이 나누나...여러가지 작품들을 해서 그런가 그 다양성이 마음에 든다.

물론 X 같은 작품도 있지만.(이건 연재를 덜 해서 그런 것일수도. 뒷부분으로 가면 갈수록 좋아지는데...T.T)

오카와 나나세는 소설가로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스토리 작가로서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생각이 다양한 것도 놀랍고.

다만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좀?

 

3.

다음에 읽어야 할 책은 괴테와의 대화, 금각사...

역시 1년쯤 걸리겠지...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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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미모의 여성이 우선 말을 걸자 겁을 집어먹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여기 열린 요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은미라고 합니다.”

 

“아, 요양원이요...”

 

“저희 이사님이 오실 예정이었는데...어쩌다보니 제가 왔습니다.”

 

“아,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우선 안으로 들어가시죠...”

 

얼마나 어설픈 대응인지.

은미는 그제서야 왜 병률이 정의를 선택했는지 알 거 같았다.

애초에 사건 조사용으로 일만 키울 셈이었던 것이다.

 

‘정말로 얄미울 정도로 뻔뻔한 남자야. 병률.’

 

윗선에서는 병률의 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병률은 앞으로도 사용될 말이어서, 그가 연계된 일은 되도록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했다.

물론 그들이 길준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는지는 그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아는 건 병률이 정의에게 부탁해 일을 더 키우는 것이 어쩌면 길준에게도 유리할수도 있다는 것.

 

“아니오. 우선 여기서 이야기하죠.”

 

그녀는 정의를 응시했다. 짙은 갈색 눈동자가 묘한 느낌을 주었다.

거짓말하지 않고, 진실만을 말할 것을 다짐하는 눈동자.

하필이면, 하필이면. 그 눈동자를 가진 사나이가 병률의 편이 되어버렸을까.

그녀는 그게 너무 분했다.

 

“송정의씨.”

 

“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얼마 전 있었던 흥신소 직원 사건을 그냥 넘어가주세요. 윗선에서도 넘어가고 있을테니 굳이 정의씨가 잡아야 할 일은 없을 겁니다.”

 

“아...하지만 이건 특별한...”

 

“지금 이 사건에 끼어들어봤자 힘들어지는 건 정의씨 뿐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혹시 요양원이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고 들어도 괜찮겠습니까? 제 귀에는 반 협박으로 들리는데요...”

 

물론 말의 내용이 좀 험해지긴 했지만 정의는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그도 또한 병률에게서 흔치 않은 뭔가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은 말려들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정의의 손을 무심결에 잡았다.

 

“하지만 이 상태대로라면 모두가 상처를 받아요...지금이라도 포기해주시는 것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의는 냉정해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갈색 눈동자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가 다치지 않는 선에서 해결해보겠습니다. 이름에 걸맞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겠어요.-

 

“어쨌건 믿어주십시오.”

 

정의가 말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진 모르겠지만.”

 

“.....”

 

“저 하나 다치고 제대로 된 진상을 알 수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은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 진상을 밝힐지 밝히지 않을지는 제가 조사를 마친 후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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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우리는 유언장 건에 대해서 잠깐 넘어가야 한다.

현재 등장한 인물들 중, 은미나 정의에 대한 내용은 축소된 면이 많이 있으므로, 은미 이야기는 나중에 하더라도 정의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유언의 내용은 후에 서서히 밝히기로 하고...

우선은 병률의 손이 닿은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하자.

 

“누구 맘대로 여길 들락거려?”

 

사건은 서장의 저지로 무산되었다. 조사는 미제사건으로 돌아가고, 서장은 은밀하게 정의에게만 모종의 지시를 내린 상태였다.

당연히 기존 사건을 맡던 형사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치고 들어온 유약한 정의가 눈에 들어올 턱이 없었다.

 

“여긴 네 자리 없어. 당장 꺼져!”

 

같은 자리에 근무하지 않아도 누가 누구의 입김이 닿은 인물인가 정도는 서로가 잘 아는 이야기였다.

 

“못 나갑니다.”

 

정의가 평소의 유약한 표정을 지우면서 대꾸했다.

 

“서장님이 말씀...”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누군가가 의자를 정의에게 집어던졌다. 과격한 폭력이었지만 정의는 그 정도에 겁먹지 않았다. 의자는 정의를 살짝 스치고 지나가 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졌다.

 

“나가자. 나가서 이야기하자. 정의야. 우선은 싫어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팀장이 정의를 끌고 나갔다.

그리고 그때 은미가 송정의가 근무하는 경찰서 문 앞에 서 있었다.

 

“호, 여기가 그 사람이 근무하는 곳이구나.”

 

그녀는 혼잣말을 별로 해본 적이 없었다. 유학시절이나 사무원으로 근무할때나 주변 사람들과는 항상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 혼자서 혼잣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혼잣말을 하게 된 자신이 오히려 더 충실감을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도 길준이나 준구에게 업무지시를 받긴 하지만, 업무의 성격상 그들의 지시는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았으므로 그녀 스스로 알아서 하는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기서 뭐 하시게요?”

 

민원대의 경찰은 불친절했지만, 은미 자신도 예전에 아르바이트할 때 그런 적이 많았으므로 아르바이트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계급은 잘 모르겠고, 혹시 송정의씨라고 계시는지...”

 

“아, 정의씨요? 방금 잠깐 나가셨는데요...”

 

은미는 자신이 길준과 병률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병률에게는 길준을 최후에 배반하게 하는 수단이고, 한때 자기가 사랑했던 여자를 닮은 대체품이었다. 길준에게는 역시 아내를 닮은 여자지만, 자기를 무너뜨리기 위한 여자에게 마음은 열지 않았다. 그녀 스스로도 아직 길준보다는 병률쪽에 마음이 더 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병률이 그 말실수를 한 후에는 더 이상 사랑해야 하는 마음이 없어졌다.

두 남자는 그녀의 마음속에서 아직도 평균대 정도에 불과했다.

그녀가 그들을 돕거나 그들을 위기에 빠뜨린다면 그것은 단지 언니의 복수만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거나 저렇거나 간에 두 사람의 문제에서 송정의는 굉장히 특별한 인물이었다.

병률은 정의에게 길준을 조사하게 만들 것이고, 길준은 송정의가 일을 진행하는지는 모르지만 뭔가 미심쩍어하면서 조사할 게 뻔했다.

 

“자 이제 됐나?”

 

팀장은 정의에게 뭔가를 건네고는 서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는 정의를 기다리고 있는 은미를 보았다. 굉장히 낯이 선 느낌, 하지만 처음 본 건 아닌 것 같은 그 얼굴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그리고 정의가 서 안으로 발을 들이려고 한 순간 은미가 그를 불렀다.

 

“송정의씨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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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에서 돈이 떨어졌다. 1달러짜리 지폐가...

 

짝짝짝.

 

“여전히 멋진 놀이군. 젠틀맨 토마.”

 

예전같으면 잘 갖춰진 수트를 맵시있게 뽐내며 인사했겠지만 이제는 실크햇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오빠였다. 오빠는 그저 턱근육을 안으로 당기며 내키지 않는 인사를 했다.

 

“오래간만이군요. 닉 아저씨.”

 

“뭐, 그 정도면 차라리 업계로 다시 돌아오는게 낫지 않겠나? 자네의 가차없는 수놀음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겐 차라리 자네의 손장난이 나을지도 모르겠는데...”

 

“별로 재미없는 놀이죠. 요즘은 스마트폰이 더 낫답니다.”

 

오빠는 그렇게 대충 떼우고는 내 손을 붙잡고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나가서는 안 될 일이었다.

 

“잠깐. 토마."

 

"난 할 말 없는데요.“

 

“네가 할 말이 없다고 해서 변호사가 할 말이 없으리란 법은 잘 알겠지? 들어.”

 

“엘지.”

 

오빠가 황당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요? 엘지라면 몰라도 난 그 곡마단하곤 상관이 없는데.”

 

“자네가 모기지론으로 장난을 친 걸 알고 몇몇 사람들이 공공 변호사에게 부탁해서 민사법정에 널 세우겠다고 하더구나. 근데 서커스 곡마단이 유언장에 자네 것으로 되어 있었어.

그럼 그 사람들이 뭘 하겠니? 우선 그걸 차압을 하고...“

 

“차압하려면 마음대로 하라고 그래요. 그래도 내 재산은 건드리지 못할테니까.”

 

토마 오빠는 그렇게 말한 후 내 손을 잡고 다시 바깥으로 나가려고 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블루 리본 서베이가 달아준 음식점으로 가서...”

 

“토..마. 끝까지 다 들어라.”

 

닉은 천천히 유언장을 들어올렸다.

 

“지분은 반이다. 반은 엘지의 것이야. 그리고 엘지는 네 친구들이 만들어놓은 모기지법 때문에 집을 잃었다. 지금은 집이 없지. 그래서 너한테 찾아온거고.”

 

깜짝 놀랐는지 토마는 갑자기 내 손을 놓았다.

 

“엘지. 톰은?”

 

“이혼했어.”

 

난 다른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말 만큼은 술술 나왔다. 애초에 톰은 토마에 대어놓으면 너무 억센 남자였다.

 

“...우리 집에서 같이 살면...”

 

토마는 그 말을 하다가 중간에 말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 그때 띠링. 하고 토마의 블랙베리가 울렸다. 토마는 항상 성능이 뒤떨어지는 그 휴대폰을 예쁘게 만든 쓰레기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핸드폰은 언제나 핸섬하고 깔끔한 그를 생각나게 했다.

 

“요즘은 해고도 휴대폰으로 한다지.”

 

닉 아저씨는 힐끗 쳐다보고는 그 말을 했다.

 

“이런...”

 

토마는 통화가 끝나자 마자 머리를 감싸쥐었다.

 

“아니, 그거 진짜였나? 난 농담인 줄 알았는데...”

 

토마는 다시 우릴 쳐다봤다. 그리고 말했다.

 

“곡마단 재산가치가 얼마나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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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화랑 저 편에서 걸어온다. 그는 모를 것이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아, 이 그림을 보고 있구나. 가만 있자. 작가가...”

 

“......”

 

“내가 사줄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니? 너희 집 작은 공주가 몇 살이더라...이제부터 미술에 대한 감각도 키워야 할 때지...오, 이런. 이건 모사품이군. 아깝군. 색채감각이라던가 굉장히 좋은데, 보나르 작품의 모사품이라니.”

 

“오빠.”

 

“응?”

 

번들거리는 대머리를 손수건으로 닦으며 그가 날 응시한다. 말은 상냥하게 하고 있지만 그의 머리는 항상 계산으로 가득 차 있다.

 

“또 무슨 일이 있었구나.”

 

“...정말 포기할 거에요?”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발등을 내려보았다. 뭔가 생각을 깊이 하면 벌어지는 일이다.

자연현상과 같아서, 그의 라이벌들은 항상 그의 행동을 주시하곤 했다.

 

“그 곡마단은 내 알바 아니야. 어차피 빚으로 처리될텐데. 너도 상속포기를...”

 

“토마 오빠!”

 

“엘지.”

 

한때 서커스단의 최고 진행자였고, 뛰어난 손재간의 마술사는 이제 없다.

그는 뉴욕보다 이름나진 않았지만 최고의 도시에서 증권 애널리스트로 일했다가 펀드 매니저로 일했다가 이제는 이름도 알수 없는 복잡한 수학의 세계에서 일을 한다.

물론 그는 능숙한 계산의 일인자이니 수학의 세계에 들어갔다 해도 그건 수학자의 세계를 가리키는 건 아니다. 돈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세계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엘지. 기왕 생각난 거 추억의 놀이 한번 할까?”

 

오빠는 화랑을 둘러보다가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십센트 짜리 동전 두 개를 얹어놓았다.

그리고 다시 내 손을 주먹 쥐게 하더니 숫자를 세고 손을 다시 펴게 했다.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빠? 이십센트는?”

 

예전에 하던 놀이 그대로 내가 되묻자 그는 싱긋 웃었다.

토마 오빠는 천정을 향해서 손을 내밀었다.

 

퉁.

 

천정에서 돈이 떨어졌다. 1달러짜리 지폐가...

 

짝짝짝.

 

“여전히 멋진 놀이군. 젠틀맨 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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