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지 모르겠다. 그는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서 냄새를 맡았다.
냄새를 맡아도 모르겠고...만져볼까 싶다가도 그는 움찔했다.
악취라기에는 미약했지만 조금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이 인간의 분비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혹시라도 분비물이면 손만 더럽힐 게 아닌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 물건을 뻘쭘히 보고만 있었다.
그때 한 소년이 그의 앞으로 가서 덥석 그 물건을 집어들었다.

"이거 아저씨꺼 아니죠? 제가 갖고 가도 돼요?"

물론 그의 것은 아니었다. 바다에서 떠밀려 온 물건일 따름이니까.

"그래. 내건 아니란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소년은 그 물건을 들고 사라졌다.
그는 그 물건이 사라지자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물건이 떠내려오기 전의 상태로 돌아갔다. 그는 약 30분 동안 바닷가에 서 있었고, 30분 후에는 한기를 느끼면서 펜션으로 돌아갔다.

3일 뒤 그는 펜션을 떠나려고 짐을 꾸리다가 신문기사에서 그 소년의 사진과 기사를 발견했다.
그 소년은 용연향을 주웠고, 행운의 결과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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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인 2015-01-14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사정은 잘 모르지만, 실화입니다...
용연향을 판 소년의 이야기는 뉴스에서도 다뤘었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자는 행복하다.
탐욕을 부리지 않고, 소박하게 살아갈 수 있으니까
아니, 소박 이전에 원하는 것을 알기에 행복할 것이다.
나는 짐으로 가득찬 내 집을 보았다. 언제부터 이렇게 많이 있게 되었을까.
언제부터. 도대체.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짐이 늘었을까.
뜯지 않은 접시세트, 뜯지 않은 구독 잡지, 뜯지 않은 행켈 칼 세트...
주로 주방용품이 많았다.
그렇다는 것은 내가 부엌에 필요하지 않은 과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일까...


짐이 곧 쏱아져 압사당할 것 같았다.
이럴떄는 어디다가 전화해야 하는 걸까.
내가 내 짐에 깔려죽을 것 같으니 구하러 오세요...하고.
구청에 전화하면 되는 걸까? 전화하면 전화하는대로 얼마나 우스운 꼴이 되는 걸까.
흔들흔들하는 짐더미가 무서워졌다.

어제 열리지도 않는 문을 열고 택배를 갖다준 청년이 말했다.

"아줌마. 깔려죽기 전에 짐부터 처리해봐요. 아니면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하든지!"

참 착한 청년이지...그 말을 듣고서야 저 짐이 날 깔아뭉갤 정도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쩅그랑.

그 생각에 동의라도 하는 것처럼 짐중에 있었을 그릇이 꺠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우르르르 소리를 내면서 짐들이 밑으로 쓰러졌다.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짐에 깔려 죽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눈을 떴을 떄 짐들은 내 발앞에까지만 떨어져 있었다.


구청에 전화할 필요는 없어진 셈이다.
이제 내가 천천히 짐을 정리하면 된다.
하지만 난 얼마나 삐뚤어진 인간인가. 그걸 알면서도 짐중에 깔려 있는 내 통장을 찾아냈다. 그리고 잔액을 확인한 후(적어도 마지막 물건을 살때까지는 확인했으니까.)스마트 폰으로 로봇 청소기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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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뭘까.
나는 위를 보았다.
방금 하늘에서 떨어진 게 뭘까.
나는 발에 묻은 하얀 것을 떨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바닥은 이미 그 하얀 것들로 덮혀 있어서 발을 빼기가 쉽지 않았다
다시 하늘을 보았다. 희고 보송보송하지만 차가운 것이 떨어지고 있었다.
내 얼굴에도 묻고 수염에도 묻어 있어서 털려고 했지만 잘 털리지 않았다.
차가운 기운이 온 몸을 파고 들었다. 나는 수염에 묻은 걸 혀로 닦아냈다.
낼름.
앗, 차가워.
나는 얼얼함을 느꼈다.
옆에서 동생이 내게 바보같은 짓 좀 그만하라고 말했다.
나는 꼬리를 든다음 그 녀석 목을 살짝 꺠물어주었다.
동생도 지지 않겠다는 듯, 내 등을 덥석 물었다.
그렇게 우리 둘은 태어난 첫 해의 눈을 맞으며,-주인이 눈이라고 알려주었다.- 몸싸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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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를 위한 책이 나왔다고. 남인숙씨의 자기계발서다.
왜 이제야 이런 내용으로 나왔냐고 저자에게 따지고 싶을 만큼 알차다.
조금 아쉬운 점은 남자라는 라벨을 떼고 나왔으면 좋지 않았을까하고...
얼굴이 많이 알려진 분이다보니 표지가 저자의 얼굴이다.
남자에게 어필을 잘 할 수있을 것 같은 얼굴인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말 하면 저자에게 실례겠지.
하지만 연세에 비해서 굉장히 아름다우시다.
(아직은 젊으신가...;;;;;;정확한 연세를 몰라서 나보다 15세는 더 많이 잡았다.)
하여간 내가 본 자기계발서 중에서는 깊이가 있는 것 같다.
나가서 행동하라고! 마지막 장에서 짤짤 흔들다 시피하는 강제력도 발휘하시는데
다행히 나는 직장인...;;;;;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는 것이, 책에서는 직장인이라도
자신만의 길을 찾지 못한 사람을 가리켜서 골방에서 고개만 끄덕거리는 사람.이라고 표시했으니...
류시형 박사님은 전에 이분의 저작에 나오는 남성상에 대해서 크게 비판하신 적이 있는데
이 책은 어땠는지 한번 들어보고 싶다. 그분 말씀도 나름의 논리가 있으셔서...
물론 저자 자신에 대한 비판도 있을  것이다. 내가 알기로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를 몇권 더 쓰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굉장히 보수적인 시각이라...나는 좀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내 20대 중반에 만났던 저자의 첫 자기계발서와는 어울리지 않는 시각이라서...
그 부진을 털고 또 자기계발서의 첫장을 열 수 있을까...
이런 것도 책 읽는 방법 중 하나이려니...하는데, 저자가 후미진 골방에서 뭐하나! 하고 야단치실까 조금 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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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향기가 있어서 의미가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꽃 하나는 하늘하늘 하지만,  꽃다발은 무겁고 가시가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본도 아닌데 가업이라면서 강요하는 어머니를 납득할 수 있는 건 이 길 밖에 없으니까.

향기도 없는 꽃을 왜 짊어지면서 살아야 하나.

꽃은 아름답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도 시들어버리면 끝이니까.
덧없는 생.
나는 꽃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단지 사람들의 시각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재배되고 잘라지는 허무한 생.
꽃집 아가씨는 예쁘다는 노래도 있지만, 이런 허무한 짓을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적성에 안 맞아요? 난 꽃이 좋던데요."

허무해하는 나와는 달리 어머니와 죽이 잘 맞는 어머니의 제자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애정결핍같아요. 하진씨. 꽃을 좀 더 긍정적으로 봐요. 아니면 연애를 해도..."

내가 인상을 찌푸렸나보다. 그녀는 말꼬리를 흐렸다.

"그래도 향기가 있으니까 다행이에요."

나는 장미향을 맡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안 그럼 정말 의미가 없을 테니까."

"하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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