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에 이어 여전히 뮤지컬, 그것도 추리와 관련된 음원 이야기를 하게 되니 그렇지만...

뮤지컬 아가사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실종을 다룬 뮤지컬이다.

국내 뮤지컬 무대는 황무지같았는데, 셜록 홈즈와 아가사를 보면서 희망을 가진다.

특히나 아가사는 셜록 홈즈를 만든 제작진에서 만든 것 같지는 않은데...(확실히 잘 모릅니다.)

만약 같은 데서 만들었다면 대박!

 

목소리들이 다채롭고, 특히나 코러스들이 정말 뛰어나다.

대형 뮤지컬 업체들이 다양하지 않은 뮤지컬 생태계를 만들어서 이게 튀어보인다니까.

내가 들은 건 레베카, 몽테크리스토 뿐이어서 비교가 안되긴 하지만...

 

아가사는 원작이 없다. 하지만 스토리가 정말 명확한데다가 배우들의 열연이 없는 공백조차 메워버리니, 유명한 배우가 없어도 충분히 강력하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 유명한 실종을 다룬 뮤지컬이니만큼 아가사 크리스티의 심리를 정말 끔찍하게 잘 만들어냈다고나 할까. 진상은 아무도 모르지만.

 

성우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좋은 뮤지컬(추리물이 특히 이런 면을 잘 살릴 수 있다고 본다.).이다. 강력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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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뮤지컬을 음원부터 구입했던 건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처음이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이어서, 사실 뮤지컬 보러가려고 동선도 짜고 그랬는데...결국 못 갔다.

하지만 내용을 들어보니 굳이 안 가도 되었을 법한 작품이었다. 그래도 아쉬움에 CD를 구입했다.

하지만, 계속 듣다보니 그럭저럭일 뿐. 화려한 캐스팅이 내 취향을 만족시켜주진 않았다.

내 취향은 그러니까 음색이 튀는 사람. 예를 들면 김승대같은...

성우같으면서도  아닌, 그렇다고 보통 사람 음색은 아닌 좀 튀는!

그리고 원작에 휘둘리지 않는...

 

 

그걸 뮤지컬 셜록 홈즈에서 찾았다고 하면 문제일까?

사실 이것도 첫눈에 반했다. 휴가 일정을 조정해서 갈 수 있는지 궁리도 해봤지만.

결국 또 실패.

그렇게 몇년을 지난 후, 1이 성공하고 2부가 다시 올라갔다는 말에 흥미진진.

CD는 그렇고, 음원을 구입.

1은 쌍둥이 트릭을 이용한 것 같고, 2는 아마도 유키 카오리풍?

특히나 2는 절대 완벽의 셜록 홈즈에게 망신을 한번 준 후 엎어져 있던 셜록 홈즈를 다시 일으켜세우는 새디스트 제작진들의 위력을 한껏 볼 수 있다.

난 뭐, 유키 카오리 풍도 좋아하지만?

 

 

제일 좋은 건 배우들의 합이 다 맞아들어가고, 목소리의 다양성을 한껏 즐길 수 있다는 걸까.

음악도 딱딱 맞는 맞춤복 같다.

창작 뮤지컬의 기적.을 보았다고 느낀 첫 순간.

두근두근 거리면서 다음 편을 기다린다.

물론 1, 2보다 더 진화한 모습으로 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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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트뱅글러의 낙소스판 CD를 구입했다. 안동림 선생님 버전의 푸르트뱅글러를 구매하려다가, 찾은 건 데
낙소스판이 본래 좀 싸긴 하지만, 그래도 질은 떨어지지 않는다.
로엔그린, 탄호이저라길래 그게 다 들어가? 싶더니만 역시 서곡하고 몇곡만 수록되어 있다. 이게 흠이라면 흠이지만...그래도 천천히 탄탄하게 걸어가는 지휘자의 걸음걸이는 다 들어가 있는 것 같다.
푸르트뱅글러의 진수를 다 느끼지 못하는게 흠이지만...
어차피 말러의 해석을 잘 보여주는 텐슈타트 지휘의 천인도 제대로 못 느끼는 내게 이 정도도 과분하다...
(텐슈타트가 굉장한 사람인건 나중에 알았다...우어...)천인은 천천히 다시 들어봐야겠고, 푸르트뱅글러 할아버지 음반도 천천히 잘 음미해가면서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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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그의 고용주도 담배를 피우지 않다가 갑자기 독하게 피워대기 시작했다.
그만큼 이 사건이 고용주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것이겠지.
그는 고용주에게 악의는 없었다. 다만 더 중요한 일에 몰두할 뿐이었다.
고용주가 그를 고용한 건 그가 귀가 멀었기 때문인데, 루가는 그에게 구해졌기 때문에 고용주 말을 고분고분 들었다. 물론 겉으로만.
루가는 병률에게 보이지 않는 껄끄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그가 그와 그녀를 일찍 구해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폭이 그의 귀에 뜨거운 물을 붓고 그의 동생을 끌고가는 걸 관망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조폭이 그의 눈을 지지기 전에 구해준 건 고마운 일이었지만, 병률이 선인이 아니라는 걸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를 구한 것도 병률의 이익때문이라는 것.

"접니다.사장님."

루가의 목소리가 뚜렷하게 차창으로 울려퍼졌다.

"곧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증거는 입수했습니다."

"...사장이라니...저 놈 말할 수 있잖아?"

루가가 자신의 차에서 한말을 도청하던 흥신소 직원이 말했다.

"저 놈이 배신잔가? 병률이라는 작자도 운이 굉장히 없군. 하필이면 자기 편이 저런 식이라니...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그나저나 사장이라니 누구지?"

"글쎄...따라가볼까?"

두 사람이 말하고 있을 때 누군가 다가와 그들의 이마를 둔기로 내려치면서 스턴건을 발사했다. 경호학과 출신으로 단련되어 있다 자부했지만 불의의 습격에는 그들도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이 정신을 잃고 있는 사이 그 누군가는 차로 다가가 루가에게 말했다.

"들통났어. 루가 군."

"아, 사장님..."

"얼른 도망가게. 그리고 내가 숙소를 정해놨어. 동생도 거기 있으니 걱정말고 내 동료말에 따라 움직이게."

"동생을 구해주셨습니까? 이럴 수가...하나님."

"그 놈들에게 끌려가던 걸 부하들이 구해냈지. 그리고 이젠 사장이라고 부르지 말게. 난 사장이 아냐."

길준이 루가의 등을 밀었다.

"난 단지 복수자일 뿐이야."

"아, 증거는요?"

떠나기 전 루가가 그에게 usb를 내밀었다. 길준은 천천히 손을 오므리고 바닥에 구두끝을 툭툭 두들겼다.
그리고, 루가의 차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요란한 소리가 울려퍼졌고, 그 다음날 기사에는 기절해있던 흥신소 직원들이 저지른 것으로 대서특필되었다.
수상한 점이 있다면 소리가 울려퍼진 다음에 모인 사람들의 증언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산을 타고 내려온 기자(추정)가 속필로 연합통신에 기사를 보냈다는 사실이었다. 연합통신 기자들 증언에 따르면 그렇다는데...호사가들의 말에 따르면 연합통신의 신속성과 우수성을 뽐내기 위한 조작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신문을 읽으면서 우아한 티타임을 가지는 준구, 길준, 지윤, 은미는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보석 일정을 짜고 실제 보석이 실행되게 한 것은 은미였고, 성경을 읽어주러 간 건 지윤, 루가를 매수한 건 준구였다. 물론 그 중심에는 길준이 있었다. 티타임은 이런 체제가 확고해진 후부터 3일에 한번 정도 실행되었는데, 대체적으로 길준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

"오늘은 웬일이죠? 아직 3일이 안 지났는데?"

은미의 선수에
"그렇군요. 성경을 더 읽어줄 수도 있었는데, 보석 일자가 너무 빨랐던 건 아닌가요?"

"성경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신부님. 경고로도 충분했어요."

지윤의 말에 뒤이어 은미의 말이 섞였다.

"루가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루가의 여동생과 함께 요양원에 두실 겁니까?"

"음."

길준이 천천히 드레스 셔츠의 단추를 만지작 거렸다. 베스트에 달린 상아단추가 신사처럼 그를 보이게 했다.
한때 소설이나 끄적이던 한직의 경찰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사건 추적, 교통 단속 등의 업무를 보는 현 체제의 지도관이니만큼 경찰은 평소 행동에 우아함을 추가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 사건을 진두지휘하면서, 길준은 경찰이라기보다는 사건을 짜는 범죄자 혹은 범죄소설을 꾸며내서 일필휘지 휘두르는 한가로운 소설가같았다.

"이제 미끼를 던졌으니, 물기만을 기다릴 뿐. 다만."

길준이 비밀에 찬 웃음을 던졌다.

"그 전에 우리 편이 아닌 사람이 도와주고 있지요. 물론 조금만 틈이 생기면 우리조차 끌고들어갈 사람입니다. 바로 연합통신의 뒤에 있는 털보씨 말입니다. 그 사람은 돈에도 다른 것에도 구애를 안 받으니, 우리도 조금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합니다. 지윤씨. 당신은 그 형을 데리고 오지 말았어야 했어요. 병률이나 우리나 속을 통째로 다 들여다보이게 되었으니..."

지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형이?"

"아마도."

"...그러면?"

"우리가 잡히기 전에 병률의 미끼를 먼저 던져주는 거죠. 우리도 완벽하게 흰 테이블에 앉아 있는 건 아니니까."

"같은 편이 적이 되었다는 건가요..."

은미가 수심에 잠긴 얼굴로 준구를 보았다.

"이제 어떡하죠? 내부 기밀을 알고 있으니, 루가 군과 여동생건으로 터뜨리지 않을까요?"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 일에 한해서만은."

길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적어도 털보씨가 루가군과 그  여동생에 대해서 제대로만 알고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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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종호라는 사람에게 홀린 건 저번에 올린 유럽의 음악축제감상기를 읽고 나서다.
그 전에는 정신과 의사 출신에 풍월당 주인이라는 타이틀이 부럽기만 했는데...이걸 읽고 나니 전작주의자가 되고 싶어졌달까...그래서 집어든 책이(전자책이지만 어쨌든!)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였다.
다른 책은 유럽음악...책 이전에 읽은 적이 없다. 하지만 한번 홀린 나는 끝장볼때까지 따라다니는 성격이므로...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아우...빈에 가서 한 달 정도 살았으면 좋겠다! 이다.
물론 대부분의 여행기는 땅바닥에 눌어붙은 껌딱지도 빤타쓰틱하게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지만.
이 책은 그런 묘사는 쓰지 않는다. 다만 어두침침한 데는 어두침침하다고 쓰고, 아름다운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난청 치료하러 갔다가 술퍼마신 덕분에 간경화에 걸린 베토벤에 대한 정보도 아끼지 않는다.
덕분에 실제로 갈 때 헷갈리지 않고 , 실망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것이 보인다.
내 경우에는 이미 목적지도 정해졌고.(헤헤...츄릅....날 기다릴 박물관들아 조금만 더 기다려...)문제는 쩐님 되시겠다...
난중에 돈 많이 벌면 한 1년 동안 체류하면서 여기 나온 극장도 다녀보고, 카페도 다니고...(독어를 모른다는 건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그러고 싶을 정도로 멋진 책이다.(멋진 도시라는 건 살아보고, 다녀봐야 알 것 같으니...우선은 책이 멋지다는 건 인정한다.)그리고 태그를 주의깊게 보시라. 이 책이 주로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음악 전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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