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하맛 마하티르-톰 플레이트 지음.

한달 전이었던가, 리콴유 총리가 죽었다던데...
나는 그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했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라이벌이었다는데...
내가 아는 마하티르는 조지 소로스를 공격했던 사람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집어왔는데 이번 주 목요일까지 다 읽을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같이 빌려온 문어발 춘정(이거 정말 재미있지만...중간중간 아쉬움이 남는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평가를 좀 늦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거기에 수긍을 좀 할 수 있게 되었다.
완전히 납득은 할 수 없지만 왜 그런지는 알았다. 아마 짧은 시간안에 평가하기 어렵다는 뜻이겠지.
이 책은 전권인 리콴유 총리에 대해서 읽을 때까지 평가 보류. 그 전에 이번주안에 다 읽을 수나 있을런지.


2. 성경 -열왕기상 2장.
20년동안 읽어왔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별로 없는 듯. 요즘은 아예 틀어놓고 자버리니...
하여간 하루에 한장씩이라도 읽어야겠다.
열왕기상 1장은 저번에 읽었으니 오늘은  2장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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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준의 아침은 늘 그래왔듯이 닭가슴살과 퍽퍽하기 이를 데 없는 단백질 보충제와 함께 시작되었다.
로스쿨이 활성화되기 전, 검사임용을 받은 게 얼마나 다행이던지...
그래도 민변쪽과도 친해놓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인간이란 친목의 동물이라, 아는 인물이라면 한 수 접고 들어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그는 민변이라면 손사래를 치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이런 말 하면 뭣하지만, 인간적인 검사쪽이 상대에게 빈틈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민변의 변호사들 중 대부분이 그런 걸 지향하고 있으니 어설픈 정의감에 불탄 로스쿨 출신 민변을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다만...

"말씀하시죠."

민변이 아니라 상대가 경찰이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건만 사태는 그가 수습하기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상대는 그의 아파트  헬스장을 급습했던  것이다.


"미제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들어온 말에 검사는 잠깐 시계를 보았다. 미제사건이 한 둘이냐고...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상대는 병률이 부탁한 친구다. 앞으로의 출세건을 보장할 끈을 지닌 의원직속계열 아니던가.


"음...그런데요?"

" 그 사장이란 남자가 수상합니다...그 집에서 몇명이 죽어나갔는데 단순 사고사로 처리가 되었어요....단순 서장선에서 막힌 게 아니라면 좀 더 윗선일텐데..."'

그 말에 길준의 말이 생각났다.

'요즘은 정의의 사도니 뭐니 하는 장난질이 워낙 많아서요. 여기서 미제사건이 있다고 덤비는 놈들이 앞으로도 많은 것 같습니다만, 검사님 생각은 어떠신지...'

그렇다면 지금 눈앞의 이 친구가 정의의 사도란 말인가?
명준은 빙긋 입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말했다.

"나도 그 사건이 수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검사님은 알아주시는군요."

아니. 알고 있지 않았다. 황명준은 오히려 유력의원 밑에서 일을 했었다는 은미를 소개받는데 더 관심이 많았다.
병률을 통해 만난 그 의원은...

"이쪽이 정은미양이네...구면일테지? 미모의 재원이지."

"그렇습니다. 의원님."

은미는 속눈썹을 살짝 떨면서 황검사와 잠시 손을 잡았다. 부들 부들 떨리는 손, 하얗고 투명한 하얀손...

"앞으로 미제사건에 대해서 건의가 많이 들어올지도 모르네. 야밤에 폭포를 뜯어갔다는 절도 사건이라던가. 뭐 그런거...경찰놈들은 알 수가 없어서 게으른 것 같다가도 갑자기 검사한테 이것저것 들이대고 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말이지...그걸 자네가 좀 알아서 해줘야 할 것 같은데..."

그랬던 것이다.
길준을 위한 지뢰를 길준은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혹시 그 사람..."

황명준은 말에 뜸을 들였다.

"네?"

"인적사항이 확실한 사람입니까? 혹시 다른 명의로 살고 있진 않나요?"

"글쎄...중간에 막혀서 잘 모르겠습니다."

"주민센터에 의뢰해 주민등록 조사라도 한번 해보시죠. 미제사건과 관련된 건 내가 어떻게 다시 찾아볼테니까. 다만, 경찰신분으로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으니 저도 자료를 좀 찾아보겠습니다."

------------------------------------------------------------------------------------------------------병률은 모의원의 출판 기념회에서 적당하게 인사를 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윤희는 유산을 한 이후 바깥 활동을 삼가했다. 몸이 굉장히 안 좋아져서 되도록 집에서 조리하라는 의사의 말도 있었지만, 최근 그녀는 그 정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몸은 어때.."

이런 뒤숭숭한떄에 아내까지 그러니 병률은 더 이상 집에서 안락함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어서와..."

꺼져가는 목소리에 병률은 더욱 의욕을 잃었다. 바로 그 점이 그를 더 돈과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더더군다나 이젠 그는 윤희보다 죽은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커피 한잔 할래?"

그의 말에 윤희는 고개를 저었다.

"난 이제 좀 쉬러가야겠어. 당신 올때까지 안 자고 기다렸어..."

"응. 푹 잘 자."

윤희를 보낸 후, 병률은 자신의 방에 틀어박혔다. 황명준의 전화로 보아 정의가 잘 나서주고 있따는 생각이 들었다.
개자식. 복수를 하건 말건 네놈한테 가망성은 없단 말이다!
병률은 방 장식장에 있던 위스키를 꺼내서 원샷해버렸다. 술기운이 오르진 않았지만 그는 술이 자신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기운에 힘입어 그는 구식 전화기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이준구입니다."

길준의 목소리였다.

"나다."

"나라니?"

"유병률이라고. 네 파트너였던 경찰 유병률이란 말이다."

"무슨 이야길 하는지 모르겠군요.유의원님, 술이 많이 취한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서 그런 껍데기를 가지고 사는 지 모르겠다만."

병률의 눈이 히스테릭하게 천정을 훑었다. 마치 수호신이자, 망령처럼 길준의 처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그 돈 어디서 났는지 모르겠지만."

"......"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석을 시켜버려서 실수하긴 했지만...나 경고하는데..."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에 길준은 눈을 감았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술에 취한 게 아니다. 다만 술에 취한 척 할 뿐이다.

"돈보다는 권력이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

길준이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넌 날 평생 못 이겨. 니 여자도 내거, 내 여자는 내거, 니 재산도 본래는  내 것."

"못 들은 걸로 하지. 넌 내게 이런 식으로 말할 자격이 없어."

"복수를 하고 싶어?"

그게 본질이었다. 병률은 알고 싶었다. 브레이크를  떼고 달리는 그 기분을, 그만 알고 다른 의원들은 꺠닫지 못하고 있었다. 항상 태연한 척 하면서 주변 사람과 어울리는 그 모습이 거짓이라는 것을
"나한테는 힘이 있어. 넌 그냥 사는게 좋을 거야. 내가 네가 가만히 있는데 공격하진 않을 거거든."

병률의 말에 길준은 픽하고 웃었다.

"과연..."

병률은 순간적으로 의기양양해졌다. 길준은 이내 전화를 끊었고, 그 금속성 소리가 끝나자마자 병률은 방안에 들어온 윤희를 볼 수 있었다. 지나치게 의기양양한 나머지 문을 닫아두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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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랍니까?"

루가와 마주하게 된 조지경이 신경질적으로 길준에게 말했다. 길준은 이미 1시간 동안 끈기있게 조지경에게 설명한 참이었다. 중간중간 말을 끊으면서 길준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발언을 한 까닭에 루가는 자신도 모르게 겁이 날 지경이었다. 조지경은 길준이 무슨 일을 하고 왔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점잖게 앉아서 그 반론을 다 듣고 있지만, 길준은 스턴 건으로 전직 보디가드들을 쓰러뜨린 사람이었다. 육체적인 능력으로 따지자면 지경은 상대가 되지 못했고, 재력으로도 상대가 안 될 터였다.

"말 그대롭니다. 당신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에게 조금의 선물을 달라는거죠. 그 이야기라면 1시간도 넘게 했을텐데요? 이해력이 아직도 부족하십니까?"

"내 재산, 내 일생. 모두 저당잡히라는 거요?"

지경은 벌떡 일어났다. 그는 동생에게 모든 것을 걸었었다. 물론 이용도 많이 해먹었지만, 동생에게서 의외의 명민함을 발견한 후 투자도 많이 했다. 그런데 배신당해서 그 적이라는 사람에게 다시 붙어야 한다니...
그는 더더군다나 끌려온 과정이 더 괘씸하게 생각되었다.

"별 거 아닐텐데요. 사실을 말하는 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내 목을 잡으려는 거 아니오. 어떻게 그걸 다 적어서 폭로하라고. 너무 노골적이지..."

"재산이라면 당신 것이 축나지 않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당신욕심은 생각보다 너무 작아요."

"잠깐만...지금 뭐라고?"

"욕심이 생각보다 작다고 말했습니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길준이 대꾸했다. 그는 한 손에 이미 단종된 담배 한 개비를 들고 있었다. 어차피 담배를 피지도 않는 그가 들고 있는 그 담배는 알게 모르게 조지경을 괴롭혔다. 

"그 담배 안 필거면 나한테..."

"대답부터."

병률 못지 않게 독한 담배를 피우는 그에게 그 담배는 하나의 위안이었다. 너무 지독한 담배라서 단종된 거긴 했지만, 그는 단종되기 얼마 전에 몇박스씩 사서 재어놓았다.

"내 욕심이 작다고?"

"당신의 친아버지는 자산가였죠. 그리고 당신은 인지받지 못한 사생아라서 재산을 물려받을 수 없었구요. 그리고 거기에 동의할 수 없었던 당신은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유언장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누구인지 이름만 확인할 수 있었구요."

"...잘 아는 군. 근데 내가 욕심이 작아?"

"그 물려받은 상속자가 딱 세명있습니다. 그리고 그 세명이 다 받기 전에 한명이 우선 받았고...그게 바로 납니다." 

"나머지 두명은?"

"누군지는 차차 알려드리죠."

길준이 주먹 쥔 조지경의 손을 잡고 손가락을 하나하나 폈다.  그리고 손바닥 안에 담배를 꼭 쥐어주었다.

"담배 필 시간을 드리죠. 그리고..."

루가를 보면서 길준이 미소를 지었다.

"당신에게 부탁할 건 단순한 두가지 입니다. 루가의 친부의 공개와-아마 당신은 잘 알고 있겠죠. 손을 잡을 때 상대의 약점도 잡는 게 당신 수단이니- 당신이 여러가지로 해다바친 정치가들의 명단과 액수 공개. 그 두가지면 됩니다.
그것만 된다면 당신은 당신 아버지의 재산 중 큰 일부를 받게 될 겁니다. 그것더 현금이 아니라 금괴로 말이죠. 서두르셔야 합니다. 후후. 거절하면 당신 욕심은 정말 작은 거라는 걸 알게 되겠죠. 그 금괴는 당신 전재산의 100배니까 말입니다."

길준의 수수께끼같은 웃음에 조지경은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오랜 시간 동안 담배를 너무 피우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옆에 놓인 라이터를 집어들고 불을 붙일까...싶은 그 기분이  약간 더러워졌다.

"당신이 안 한다면 연합통신에 있는 당신 동생이 먼저 터뜨리겠죠. 그럼 게임 끝. 우린 당신을 당신의 적들이 노리는 시내 한복판에다가 던져놓을 겁니다. 우린 손해 보는 게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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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고 슬픈 4월이 다가왔다.
이 슬픔에 마음을 다친 나는
강에 눈물을 뿌리고 타향을 떠난다.


받아주지 않는 타인들에게
편지를 쓰는 건 이제 그만.
그들이 내게 중얼거리는 건
중얼거리게 내버려두자.


무슨 말을 하건 
무슨 소용이 있으리.
다만 슬픔으로 찬 달을
마치 남편을 잃은 미망인같이
자식을 잃은 어머니같이
침묵하며 비켜갈 뿐이니.


돌을 던진 자는
언젠가 제 얼굴을 천으로 가리고
역시나 이 힘들고 비열한 시간을
견뎌야 하리라.

돌은 마음을 아프게 하지 못한다.
다만 쥔 자의 비열함만을 드러낼 뿐이니.
나도 한때 돌을 쥔 자였기에
그 무게를 드디어 무겁게 느낀다.

잔인한 달이여.
달이 떠오르고 차고 기우는
그 시간들이여.

눈물을 뿌리고 이별하고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기쁨에
웃게 되는 그 미래여.

그러기에 돌든 자에게 말하기를
이제 그대 돌을 내려놓으라.
돌의 무게를 깨닫기 전
이 가혹한 달을 그대 맞이하기 전에
그대 타향을 고향에서 느끼기 전에
진실로 타인에게 돌을 던지지 말지어다.


돌무더기 앞에서 나 생각하노니.
이 잔인한 달에 그대와 나
웃음을 나누기에도 모자라는도다.
나 그러기에 웃음의 씨앗을 타향에 뿌리고
드디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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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쓰레기통 안에 있어요.
누군가 날 꺼내주길 바라죠.
야옹. 하고 울어봐요.

왜 거기 있니.
멍멍하고 강아지가 물어요.
본래 거기 있었어. 야옹.


강아지는 비에 털을 떨었어요.
왜 나오질 않니?
주인이 없어. 야옹.


강아지가 말했어요.
주인이 없어도 나올 수 있어.
날 좀 봐. 거리를 자유롭게 다니잖아.


멍멍. 하고 다시 짖으면서
멀어져요.
탁탁하고 발자국 소리가 사라져요.


나는 쓰레기통안에 살고 있어요.
얼마 뒤에 친구 강아지가
차에 실려가는 걸 보았어요.

무서워.무서워. 
나는 쓰레기통에 몸을 묻었어요.
아무도 데려가지 못하게.
야옹.


이젠 데려가는 거 원하지 않아요.
날 이대로 두세요.
쓰레기통안에서 생각하게 내버려둬요.

여긴 먹을 것도 있고
가끔은 쓰레기를 먹으러 
생쥐도 놀러와요.

생쥐는 날 싫어하지만
가끔 오는 방문객이 반가워
나는 인사를 해요.
야옹.

가끔은 외로워요.
몸도 가끔은 아파요.
하지만 아무도 없는 어딘가로
끌려가는건 싫어요.


목줄에 매캐한 냄새를 달고 사라지는
개들과 고양이들처럼 되고 싶지 않아요.
내가 원하는 건 이대로 있는 것 뿐.
아니, 예전처럼 주인이 팔로 안아주며
다정하게 속삭이는 것.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쓰레기통에 있어요.
약냄새나는 사람들이 날 끌고가지 않게
가끔 그 네모난 차가 오면 쓰레기안에 몸을 묻고
때로는 고개를 들어 울어요.
야옹.
당신은 날 데려가줄 수 있나요?
따뜻한 당신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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