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때다! 하고 지르는 시기가 있다. 나한테는 여름이 딱 그 조건에 알맞달까.

휴가니까 상을 줘야해. 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질러대는데... 이게 다 사채업자한테 고리대금으로 엮이기 좋은 조건이다.

 

어쨌든 그 물건 중에 비발디의 바자제...가 들어갔다. 한곡도 안 들어보고 비발디니까! 라는 이유로 지른 바자제...

들어보니 내가 들어본 곡도 있고(한곡, 조수미 바로크 연주곡이었다고 한다. 나는 학대받는 아내라오...라나.)그 한곡이 끼어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곡 전체가 호감으로 돌변(이게 비비카 주노와 유러피안 갈란테, 내가 애정해 마지 않는 파비오 비온디가 있다는 사실도 물론 있다.)

며칠 째 전곡 듣기를 시도했는데 오늘 달리는 차 안에서 마지막 바로 앞곡까지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 마지막 곡도 들었고. 그러나 세세한 감상을 쓰기에는 좀 모자란다. 더 들어봐야겠다.)

 

얼핏 듣자하니 스펠링으로는 바자젯 이라고 표기되는 듯 하지만 읽기에는 바자제가 맞다는 듯...

(부족한 지식으로 떠들고 있으니 바로 알고 계시는 분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나는 이곡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파비오 비온디는 그가 지휘와 연주를 맡은 사계 두 버전에 대해서는 몇번 들어서 내 나름대로의 감상이 있다.

 

파비오 비온디, 유러피안(아?) 갈란테는 내 손에 들어온 사계만 두가지 버전이 있는데

한개는 이무지치와 크게 다르지 않는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굴곡이 거의 없는 버전이고

다른 버전은 왜곡이랄까, 아니면 자기 스타일대로 좀 나갔달까. 굴곡이 좀 많은 나무 나이테가 그대로 드러난 첼로를 만지는 듯한 느낌이다.(이게 설명이 좀 그런가? 거기다가 좀 더 추가하면 그 첼로를 손으로 만지면서 천천히 연주하는 느낌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연주하는 것 같다. 즉 그런 뜻이다.)

 

바자제는 오페라라서 그런가, 첼로를 연주하는 그런 느낌은 없지만, 아마 다른 지휘자의 지휘로 들었다면 좀 더 평탄한 분위기였을 것 같다.

한번쯤 다른 지휘자가 연주하는 바자제를 들어보고 싶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작곡가 비발디이니(사계만 열심히 들어놓고!그래도 20까지 오면서 겨우 좋아하는 작곡가가 생겼군.)만큼 다른 버전도 물론 좋게 들릴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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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명은 첫 만남에서와는 달리 은미를 사무적으로 대했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기에 마시는 음료도 커피는 아메리카노,  식사는 닭가슴살이었다.

"빨리 먹어요. 다음 장소에 들러야 하니까."

정의와 함께 하기로 했지만, 정의는  따로 시간을 뺄 수 없어서 길준의 부탁을 받았다는 준명과 같이 다니기로 했다.정의는 준명과 함께 하기로 했다는 말에 그 선이 분명한 검사님이라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같이 한 장소에서 은미는 생각했다. 최악이다...라고.

"너무 빨리 드시는데요..."

먹는 것 가지고 불평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준명은 지나치게 효율 위주의 인간이었다. 은미는 그에게 형을 구형받은 범죄자들이 불쌍하다고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럴 때 빨리 안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압니까?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를 시간이 더 늘어나죠. 그럼 조금 느긋하게 먹으려고 하다가 다음 밥은 아예 넘기지도 못하는 겁니다."

"......"

그게 농담인지 아닌지 헷갈려 하고 있을 때 준명이 단도직입적으로 그녀에게 물어봤다.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언제까지인지 아십니까?"

"오늘 뉴스에 나왔잖아요. 이젠 미제 사건이란 있을 수 없...아!"

"당신은 그 범죄자가 누군지 알고 있죠. 다만 용기가 없어서 못 하고 있을 뿐이고, 당신은 증거가 없어서라고 이야긴 하지만, 아니에요. 이 사건에 개입된 어느 누구도 증거가 없어서 일을 못 하는게 아니라고."

"......"

"그래서 내가 불려온 겁니다. 하필이면 공교롭게도 단지 이 사건을 가장 모른다는 이유로 당사자 두 사람한테 말이죠."

솔직하게 본론에 들어가는 준명때문에 은미는 순간적으로 숨이 꽉 막혔다.

"...그럼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건가요?"

"그건 내 문젭니다."

마치 자기 부하를 부리듯이 준명은 그녀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하지만 은미는 알고 있었다. 지금은 같이 움직여주지만, 자신의 출세에 도움이 된다 싶으면 준명은 곧 돌아서리라.

"우선은...관계확인부터."

검사가 조사하듯이 준명이 천천히 언제 받았는지 모르는 파일을 들고 그녀를 취조했다.

"여기에는 우선 당신이 적어놓기로는 불륜의 애정관계가 파탄나면서 총상을 입었다고 되어 있군요. 만나지 못한 그녀의 남편은 전직 경찰이었으니 틀리진 않았을테고...이의원의 말에 의하면 당신은 그녀와 사촌관계이며 한때 이의원과 절친한 사이였다고...이의원이 정치계에 입문하려고 했을 때 인맥이 되었던 인물이 당신이고...
그리고..."

준명이 말을 끊고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지금은 이준구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의 행정직원으로 근무하고 있군요?맞나요?"

"네."

"당신은 이 문서에서 애매하게 범인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모 여당의 스캔들에 관련된 야망을 품은 공무원이 그들의 약점을 이용 핵심으로 들어가고자 했다는 거죠...단순 불륜이 아니라 관음증적인 불륜...이라...그 여자도 대단한 여자군요."

"언니를 모욕하지 마세요."

"모욕 아닙니다. 실제 관계가 그러니까."

준명은 후루룩 서류를 넘기고는 종이냅킨에 펜으로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우선은 그 살인자에 대해서 조사하는 것부터 시작하죠. 그가 누구인지, 왜, 하필이면 그 살인이 끝난 후에, 그 남편까지 노리고 있는지...그리고 익명의 누군가가 전산망을 꼬아놓아서 거물 정치인을 스캔들에 빠뜨렸는지...아, 이경우에는 빠뜨린게 아닌가...자기가 허락했으니..."

"대상자가 누군지는 다 아시잖아요!"

은미의 항의섞인 말에 준명이 간단명료하게 말했다.

"법은 감정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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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해하는 게 아니길 빌면서...

 

1. 패설산해경은 재작년쯤 창작블로그에서 연재되다가 중단된 글입니다.

   그 이후에 쓰지는 않았고, 태그만 달아놓고 있었죠.

 

2. 근데 이상한 것은 패설산해경이 연재를 중단한 다음에도, 계속 태그가 빨간게 들어오더군요.

(선택을 많이 한다는 뜻이니 좋기는 한데...문제는 항상 괴기 드라마들이 방영중일때, 계속 태그가 색깔이 들어온다는 거.)

 

3. 그리고 문제의 드라마가 종영을 하면 태그가 다시 본래 색깔로 돌아옵니다.(안본다는 뜻이죠.)

 

4. 그래서 생각해 본 결과, 아예 다시 올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5. 재연재를 합니다만, 뒤끝이 안 좋아서...개인적으로 드라마를 일일이 다 볼 정도로 한가한 인생은 아닌지라, 문제의 모 드라마를 확인은 안 하겠지만...

요즘 드라마 작가들이나 만화 작가들은 표절을 인식을 하지 않고 쓰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노파심이 드는군요.

 

6. 만약 유사한 경우가 보일 경우 강경하게 나갈 수 있으니...부디 패설산해경에서 뭐 뜯어가는 경우가 없길 바랍니다.(그게 드라마 작가일 경우는 이쪽도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거든요. 소송이 아무리 득이 안되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걸 떠나서 드라마 작가나 새끼 작가가 봐도 불쾌하긴 마찬가지고요.)

 

7. 기우이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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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드디어 할 말이 다 떨어져가고 있습니다.
입력없이 출력만 꾸준히 했던 결과지요...
책을 좀 읽어야 할 말도 있고 할텐데, 책탑은 쌓이고 읽는 양도 적어지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1.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조찬모임(백영옥)
                                  2. 보다(김영하)
                                 3. 칼과 황홀(성석제)

다 보니 이번에는 소설가들 책만 다 빌렸군요. 어찌된 일로 대출한 주말에 2권까지 읽어나가고 있는가 신기해했더니만.(지금 백영옥씨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전작보다는 조금 힘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틀은 거의 완벽한 장르물인것 같습니다.)소설가들의 말이 매력이 있어서 그런가 합니다...
이번주 다음주까지 저 3책을 다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군요. 이번 진도는 꽤 희망적입니다만, 이때까지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3권 중에 1권만 읽어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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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명은 천천히 거울에서 시선을 돌렸다. 자기를 초대한 손님은 상당한 악취미를 가진 모양이었다.지역에서 나름 잘 나가는 유지라는 말에 초대에 응하긴 했지만 굉장히 불쾌한 방이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흰 드레스셔츠에 가벼운 자켓을 입은 남자였다. 흰 드레스 셔츠는 청결하다기보다는 사람을 2차원화시키는 그런 느낌이었다.준명은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고 고개만 까닥 하고 숙여보였다. 얼핏 보기에는 자만하는 것 같은 그런 태도는 손님이라기보다 상대를 시험하는 판사, 검사와도 같았다. 물론 그의 직업이 실제로 그러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제 검사를 그만두셨다고..."

가정부가 가져온 커피를 홀짝이면서 이준구, 아니 함길준은 역시 커피를 준명에게 건넸다.

"아메리카노로군요. 제 취향을 잘 아시는 듯합니다만..."

"아,조사를 좀 했거든요."

그 말에 준명의 얼굴에 잠시 어둠이 드리워졌다.

"도대체 뭘 꾸미는 분인지 모르겠군요...처음에는 명의를 바꾸고, 그 다음에는 사람 자체를 바꾸고...그 다음에 당신이 할 건 뭡니까."

"저는 이제부터."

길준은 그에게서 몸을 돌렸다. 창문에서 비치는 역광이 그를 위협적으로 보이게 했다.

"잠깐 상대에게 허점을 보여줄까 합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

"당신은 병률의 변호사입니다."

"아직 정하진 않았지만...그럴지도 모르겠군요."

"검사로서의 당신은 병률을 만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얼마 전 들은 소식에 당신이 모 재즈바에서 병률을 만났다고 하더군요..."

"...저도 나름대로 할 일은 있었으니까요. 당신. 의외로 범죄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흥신소 직원들이 죽은 것도, 그리고 명의가 그렇게 깔끔하게 바뀌는 것도 의심스러웠죠. 난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정의라는 형사가 가지고 온 자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으니까요."

"병률은 범죄자가 아닙니까?"

"내가 확인한 바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확실하죠. 물론 당신을 잡다보면 이의원의 범죄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이나 이의원이 하는 말만 의심해서는 계속 꼬리만 잡는 격이죠. 나는 객관적으로 당신 두 사람 다 잡아넣을지도 모릅니다. 우선은 과정이지만요."

"믿어도 될지 모르겠군요. 당신은 민변이나 당신의 위치도 오로지 출세만 위해서 사용하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출세의 계단일지도 모릅니다."

홀짝. 하고 커피를 마시며 준명이 말했다.

"하지만...출세와 정의가 함께 하면 그것보다 좋은 결말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는 일어났다. 길준을 향해 손을 내밀었지만 길준은 그 손을 잡지 않았다. 그러다가 준명이 남겨놓은 커피잔을 보고는 손뼉을 쳤다.

"에스프레소 한잔 더 하시죠. 아직 할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더 할 말은 없으니 나가보겠습니다."

차디찬 태도로 준명이 말했다. 그리고 길준은 그의 뒤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정은미씨를 잘 부탁합니다. 정의와 함께 하기에는 마음이 여리니까. 당신이 꼭 필요할 겁니다."

"정은미씨가 아니라 당신에게 필요한 거겠죠. 이의원도 그러더니..."

준명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길준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 여자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지금부터 확인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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