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안착하다.

 

 

 

내가 과연 클래식을 좋아할 수 있을까...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종류를 들어보았다. 참을성이 부족해서 과연 언제까지 갈까 했으나 하여간 6개월은 넘긴 것 같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정했다.

일명 피협, 바협 등으로 매니아들사이에서 줄여 불리는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 교향곡 등등이 있었다. 대체적으로들 이런 걸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가요의 사람 목소리가 싫다. 는 주의라서 클래식으로 처음 넘어간 게 엊그제 같은데 정 반대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피협, 바협, 교향곡을 제외하고 오페라를...

 

 

 

오페라도 한번 도전해보자 싶어서, 시작했던게 제 5원소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었던 도니제티 작곡,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영국이 원 모티브의 원산지라, 원래는 래머무어의 루시아...라고 해야 한다고 한다. 쿨럭.). 듣기 시작했는데 남자들 아리아만 좋았고, 루치아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기교라고 생각되어서 지나치게 되었다.

루치아가 그렇게 되었으니...나야, 오페라는 예전에 추천 오페라 100! 이런 거나 듣던 취향이니 오페라는 아닌 줄 알았는데...

 

몇 달 전에 들은 라 트라비아타 베스트 실황곡을 듣고 그 생각을 버리게 되었다.(물론 그 전에 다운받거나 들은 피가로의 결혼, 마농,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노르마, 토스카, 라크메, 리골레토, 팔리아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이도메네오, 바자제, 마술피리 등등은 그 과정에 도움은 주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열성으로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베르디가 내 상성에 맞기도 했겠지만.(일 트로바토레도 그럭저럭 내 취향에 맞는다. 초기에 좋아했던 곡으로 리골레토의 여자의 마음도 있지만...)

푸치니는 의외로 아니었던듯(나비부인은 싫다.)하고, 모차르트는 오오(이건 미리 만화로 선행학습을 했기 때문이다. 말이 많이 나오는데 미리 이야기를 숙지하지 않았다면 이건 뭣이여! 하고 아이패드를 집어던졌을 듯. 내가 좋아하는 환상 이야기라서 잘 들었을 수도 있고. 재미있었다. 소설을 음악으로 듣는 기분이라서.), 도니제티는 흐음...(스토리 파악이 전혀 안됨.), 레온 카발로는(팔리아치는 내용이 단순해서 소개만 몇 번 들어도 알만한 듯.)오, 좋아. 이런 분위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감을 줄이는데 한참 걸렸던 것은, 처음 듣는 장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내용을 바로 받아들일 수 없고, 현장감을 따라가는 것이 없는데 있기도 하다.

오페라는 시각적인 면도 굉장히 중요하고 그 대사 나오는 것도 일일이 정리해서 북클릿에 넣기도 어려운 탓에 나같은 빈민은...

그 풍부한 정보량을 자랑하는 DVD를 구입하는 게 아니라 저가의 CD를 사거나, 음원을 음원 다운로드 시장에서 곡 당 300원에 다운을 받는다...(당연히 대사 잘리고, 아름다운 부분이 컷, 컷 되는 상황에 직면한다.)

 

알아들을려면 대사를 알아들어야 되는데, 내가 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가 했더니, 고 클래식에 올라온 대사집에 나온 대사들이 대량으로 잘렸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고로, 제대로 오페라 들으려는 사람이라면(대부분 다 그렇겠지만 난 아니다...난 시각정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듣는 걸로 만족하는 사람이다보니...하지만 조만간 피눈물을 흘리며 DVD시장으로 돌진할 것 같다...)DVD를 사보거나 공연장으로 가는 수 밖에...

 

 

 

하여간 협주곡의 세계로 가는 길도 아직 남아있다...못 들은 협주곡이 엄청나게 많다.

우선은 오페라를 듣다가(오페라를 들으면 웬지 모르게 안정감이 든다. 요 최근에 굉장히 힘들었는데 잘 때 들으니까 좀 마음이 느긋해졌다.)천천히 다른 세계로도 진입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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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이렇게 몰아서 다다다 올리면 싫어하는 분도 있겠으나...

평일에는 일반 직장인이 그렇듯, 늘어져 있는지라...

하여간 오늘은 김정은의 놀랍기 그지 없는 행동에 분노를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힘들어죽겠어...;;;;;;;진짜 전쟁나는 줄 알았으니...

 

하여간 전쟁이 나건 안 나건 나는 가계부를 쓴다.

통계를 낼 수 있을만큼 두달간의 데이터가 쌓였고, 내가 대략 얼마 쯤 쓴다는게 감이 잡히는데...

문제는 내가 내 생활에서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거.

돈 계좌에 모아둬도 전쟁 나면 그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잠시...;;;;;;

 

 

이를 우예 할꼬...

전쟁나면 돈대신   쓸 수 있는 재화가 과연 있을까요?

저는 그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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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 서간소설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파멜라.

   작가 자신도 입지전지적 인물이라고 하고...기대하면서 읽고 있는 중.

   1권을 읽다가 못 참아서 2권도 구입을 했는데...

  긴장감은 1권이 넘치지만 2권의 참회담도 나름 볼만하다.

  읽던 부분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찌 그리 찾는 부분마다 주옥같은지...

  물론 남주가 진짜 대악당이었다면 1권과 2권의 그의 행동은 있을 수도 없다.

  내 여자에게는 다정한 연인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군데군데 보이는 책이었다.

 다만 방법이 잘못되었지...뭐, 결국 코 꿰이고 결혼했으니...

 로맨스 소설로도 잘 읽힐 법한...

  요즘은 참 무섭게도 로맨스 소설에도 강간이 많이 등장한다는데...나로서는 이해도 불가하고, 재미도 없고...

 적어도 그런 분위기라면 파멜라를 참고하는 게 더 나아 보인다...

 

2. 라 트라비아타 베스트 실황을 듣고 있다. 전에도 듣고 있다고 포스팅한적이 있는데...

   아, 이거 괜찮은 걸...싶다.

   오페라에는 거리가 멀었지만,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파바로티가 공작인지 백작역을 했던 리골레토에서 여자의 마음하고 또 다른 곡(파바로티가 했던 역)도 마음에 들어서 플레이어에 넣고 다녔었다...근데 역시 같은 작곡가의 라 트라비아타의 건배의 노래도 맘에 든다.

(근데 리골레토 곡이랑 건배의 노래랑 헷갈린다는 사람이 있어서 나도 불러보았다. 역시 헷갈렸다...;;;;;;;아, 작곡가가 같아서 그런가...)

근데 리골레토나 라 트라비아타도 소설이나 만화로 내용을 미리 접해서 그런가. 다른 생소한 오페라보다 재미있게 다가온다.

특히 베르디가 여자를 잘 아는 건지, 여자들 아리아도 남자들 못지 않게 장난이 아니네...

기교를 과시하는 곡도 아닌 것 같고, 그냥 들으면 마냥 좋으니...(남자들 아리아는 생각 좀 해봐야 된다는...여자의 마음은 안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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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건은 서서히 눈을 떴다. 따끔거리고 아픈 것이 눈인지 아니면 몸 전체인지 알 길이 없었다.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눈에 무언가가 씌워졌다는 걸 깨달았다.
희미한 빛이 그의 눈앞에 있었다.

"여긴..."

어디냐고 묻기 전에 심각한 통증이 배에 느껴졌다. 누군가가 그의 배에 주먹을 꽂아넣었던 것이다.
맷집이 제법 되는 그에게도 꽤 강한 통증이었다.

"어디냐고 묻기 전에 네가 한 일을 생각해라. 죽기 전에 좋은 일거리가 될거다."

"...아...루가, 루가는 어디에..."

다시 주먹이 그의 명치를 강타했다.
그는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에 윽하는 소리를 내면서 짚더미라 추정되는 곳 위에 누워버렸다.정신을 잃은 며칠 동안 식사도 하지 않은데다가,눈이 보이지 않아서 고통이 더 배가되고 있었다.

"그 사생아놈은 왜 찾는 거냐."

발음이 명확하지 않고 약간 어눌한 것으로 보아 한국 사람은 아닌 듯 싶었다.

"...당신은...당신은...한국 사람이 아니군."

진건의 말에 그가 바닥에 퉷 하고 침을 뱉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외국인이면 뭐 어쨌단 말이냐. 나는 적어도 인신매매하는 순종놈보다는 더 귀하신 몸이야. 널 여기까지 데리고 오느라 온 몸이 더러워졌어."

"날 죽이지 않았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앞으로 식사는 가져다주지 않아도 되겠군."

진건은 자신을 가격할 때의 루가의 얼굴을 보았다.  귀가 약간 들리지 않는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온 힘을 다해서 가격한다면 자신은 그대로 죽었으리라.
내리치는 소리는 귀로 들을 수 있으니까...하지만 루가는 빗맞췄고, 그는 그대로 차 시트를 더럽히면서 질질 끌려갔다. 그 기억도 선명했다. 하지만 눈은? 언제 이렇게 고통을 입었던가?

"내 눈에 씌인 걸 좀 벗겨주면 안되겠나?"

"별 희안한 소리를. 그거 독이 묻어 있는 천이다. 이미 중독되어 있어. 벗겨봤댔자 실명되는 건 변하지 않아."

눈 두개에 귀 두개.
진건은 루가의 귀를 생각했다. 그때 부은 약물로 루가는 귀가 먹은 채 병률에게 팔려갔었다.

"속죄를..."

문이 열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났다. 눈이 보이지 않아 알 수 없었지만 상대방은 조용히 그의 목에 뭔가를 걸어주었다. 손으로 만져 감촉으로 알려고 했지만 오랜 시절 눈으로만 살아온 그로서는 그 조각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어차피 중독되어서 눈이 보이지 않는거라면..."

진건이 조용히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익혀 왔던 습관대로 이 살벌한 분위기에 쉽게 적응했다. 물론 이야기만 하면 때릴 준비가 있는 상대가 있는 상태라도 마찬가지였다.

"이 답답한 천 벗겨주시지 않겠습니까? 잠깐이라도 이 조각품을 보고 싶군요."

그러자 그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천천히 진건의 눈에 덮힌 천을 치워주었다.
그리고 진건은 자신이 어느 석공의 작업실에 부러진 날개들이 가득한 방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목걸이 모양은 바로 그 부러진 날개 모양이었다.
그가 루가에게서 감금당한 바로 그걸 상징이라도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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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묻힌 강아지를 발견했던 건, 그저께의 일이었다.
나는 두번 생각할 필요 없이 강아지를 안아들었다.
건조한 피부에 닿는 강아지의 따뜻한 온기가...잠시나마 현실을 잊게 만들었었나보다.

나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오빠의 차가운 시선과 마주쳤다.
오빠의 눈은 먼저 내 머리를 , 그리고 강아지를 든 손으로 향했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 오빠를 보고 나는 그대로 문밖으로 나갔다.
아파트 밖의 누구라도 이 강아지를 보고 키워주지 않을까 싶어서 폐물들을 뒤져서 사과박스 하나를 구했다. 그리고 못 입는 옷을 깔고 강아지를 넣었다.
그리고 예전에 하나쯤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구입했던 강아지 사료를 물에 불려서 조금 넣어주었다.

그리고 돌아오자 오빠는 눈으로 저녁상을 가리켰다. 새언니가 차려놓은 밥상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만큼이나 홗실한 식어감이었다.
나는 앉아서 기계적으로 씹었고, 삼켰다. 밥먹는 시간동안 그 강아지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나는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한 후 강아지를 보러 나갔다.

강아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사료를 먹다가 토했는지 피섞인 토사물이 옷위에 튀어 있었다.
하지만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병원비를 지불하기에는 얼마 전 직장을 그만 둔 사람은 감당도 할 수 없는 액수였던 것이다.

언젠가 한번 오빠에게 농담을 던진 적이 있었다.

"오빠. 이 사진 이쁘지 않아. 웰시 코기래. 영국왕실에서 키운다는..."

"왜 키우게?"

오빠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 그건 생각 안해봤는데..."

"직장 가지면 생각해봐."

어떻게 보면 그때는 참으로 여유로운 시기였다. 오빠는 아직 직장을 다닐 때였고, 나도 막 취업시장에 뛰어든 철부지였기 때문에 행복감이 넘쳐 흐르진 않아도 적당했다.

"오빠...돈."

오빠는 지금 시급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40대에 잘린 직장인이 갈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강아지 병원비 하려면 너부터 병원가라."

오빠가 싸늘하게 말했다.

"지 앞가림도 못하는게 무슨 강아지 병원비를..."

오빠는 알고 있었던 걸까...내가 그 강아지를 박스에 넣은 걸...

"..오빠..."

"나 나간다. 여보. 희주 일어나면 유치원 보내는 거 잊지마."

그렇게 당부하고 오빠는 나갔다. 나도 늘 그랬던 것처럼 점퍼를 입고 귀에 이어폰을 낀채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취직공부라고는 하지만 늘 그랬던것처럼 떨어질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오늘은 땡떙이를 치자고 자신에게 말했다.
강아지가 병원에 가야하니까. 오빠가 돈을 안 대줘도 돈은 빌리면 된다..
카드빚을 좀 지면...


박스를 찾아보니 박스는 있지도 않았다. 다만 넣어놓았던 지하실에는 누군가가 또 갖다놓았던사료 부스러기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가 데려갔나보다. 다행이다.
나는 중얼거리면서 달려갔다. 중얼거림은 곧 노래로 변했다.
누군가가 데려갔어. 아픈 아이를 데려갔어.


마치 죄책감이 그날로 사라져버린 것처럼 나는 기운을 냈다.
곧 써낸 원서 몇개가 3차까지 통과했고, 나는 슈퍼맨 놀이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나는 그것이 강아지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5개의 이력서 중 남은 건 2개 뿐이었다. 면접에서 날 뽑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한 사람들도 있었고, 대응을 늦게 해서 빠진 것도 있었다.
그래도 난 희망적이었다.

"안됐다."

흥얼거리면서 파를 다듬고 있는데 오빠가 불쑥 말했다.

"뭐? 아직 2개 남아있어."

그말에 오빠가 고개를 저었다.

"아. 알았다."

오빠의 시무룩한 말투에 나는 늘 그래왔듯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면접공부를 앞에 뒀던 탓에 나는 강아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최종합격 통보를 앞둔 날, 나는 전화를 기다리면서 아파트 앞을 산책했다.
오빠가 일에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시끄러운 아파트 방송소리가 귀에 선명하게 들려왔다.

"음식 쓰레기 넣는 통에 고양이, 강아지 사체를 던져넣지 마세요."


그 말에 나는 정신없이 울었다. 언제 그 강아지 시체를 보았는지 내가 기절을 했었는지 어쨌는지 기억도 안난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착한 수위아저씨와 오빠와 내가 강아지 시체를 땅에 묻었을 때였다. 누군가의 칼질로 목이 반쯤 잘린 강아지의 머리를 묻을 때 오빠가 말했다.

"너 최종 합격했더라..."

시금털털한 맛이 나는 행복이었다. 나는 고개를 까닥하고 눈물을 흘렸다.
오빠가 내 어깨를 탁탁 두들겼다.
누군가를 구해줄 수 있다면 그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때로는 구하기 전에 손을 내미는 것은 최악의 실수다. 결말을 책임질 수 없다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 때로 인생은 그런 폭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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