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남겼다는 오페라곡인데...
오페라  치고는 너무 베토벤스러워서 인기가 없었다는 곡...
인기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오늘의 주제곡으로 한번 들어보는 중...
과연 후고 볼프만큼 들을 수 있는 곡인가 싶어...
근데 막상 틀어보니 그나마 덜 베토벤스러운 성악곡인듯...
배경은 영국이라고 하고,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남편을 구하기 위해서 남장한 여인이 주인공이라고 한다.


여주인공이 주라서 그런가 대부분의 아리아가 여성이 노래하는 것 같다...
남자들은 주로 대화나 짧은 곡인듯 하고..
대체적으로 좀 잔잔하고 격한 부분도 여성의 정의감이 두드러지고, 남자역을 맡으니 좀 낮은 음을 내는 것 같아 약간 실망...좀 극적인 걸 듣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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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후고 볼프의 성악곡을 들었다. 클래식 초심자라 아는 건 별로 없지만, 후고 볼프라는 낯선 이름을 들은 건 꽤 되었다. 대학 시절 음악가들의 소소한 일상이나 성격같은 걸 다룬 책이 있었는데, 재미로 읽다가 그 이름을 처음 본 것이다. 거기에는 괴팍한 음악가로, 사티와 볼프를 다루고 있었는데 사티는 이미 고등학교 시절 만화로 많이 접하고 들었던터라... 볼프에 대해서 읽다가 그만 폭소하고 말았다.

볼프는 그러니까 요즘 말로 하자면 님 짱 셈? 나 짱 셈. 님 물먹으셈. 정도 되는 악플러라고 할까.
당대의 이름을 날리던 음악가들을 힙합가수들이 하듯이 디스하고 괴롭히다가 자폭하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후일 정신분열증도 앓으면서 꿈도 희망도 없이 죽어버리고 말았다.
인생은 괴로운 것. 이라는 걸 남기는 음악가가 있다면 이 사람이 아닌가 싶다.

하여간 나도 길지 않은 인생동안 제법 롤러코스터를 탔던지라, 어제는 묘하게 볼프의 곡을 찾고 싶었다.
어제, 왜 하필 어제일까? 싶긴 한데 아마 주문했던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 하이라이트판이 곧 도착할때라서 그런가보다. 인생이 신산해도 밝고 찬란한 곡을 주로 썼던 모차르트의 희가극을 듣기 전에 인생의 쓴맛을 그려낸 볼프의 곡이 듣고 싶었는지도...유감스럽게도 볼프는 자신이 늘 천재라고 생각하며 살았다고 하니, 극과 극은 통하는가보다.

하여간 성악곡 하나만큼은 길게 남겼는지... 참 아름다운 곡이라면서 틀어놓고 자버린 내가 깰때까지도 음악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아름다운 곡들이었다...하지만 다음에는 범위를 정해놓고 들어야 할 듯...

처음 보는 사람을 위하여 말한다면 저 볼프라는 성은 늑대라는 뜻이라고 한다. 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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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들은 기억이 나는데...어느 인디언 추장이 겨울을 잘 나기 위해서 기상청에 전화를 해서 얼마나 춥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기상청에서는 작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부족민들에게 겨울 준비를 넉넉하게 하라고 하고 몇주뒤 다시 기상청에 전화하니 매우 추울 거라고 했다. 그래서 추장은 다시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말에 모 인디언 부족이 굉장히 많이 겨울 나기를 준비하고 있으니 올해는 매우매우 추울거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 모 인디언 부족은 그 추장의 부족이었다.

 

 

왜 이게 생각이 났느냐고 하면 전쟁 날지도 모른다는 말에 내가 제일 먼저 생각한 게 주식이었기때문이었다. 주식이 폭락했겠구나. 사면 득이 될지도...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날 장 폭락했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를 한 시기였다.

...나는 처음에는 전문가들인데 에이 실수를 할 리가 없지...하다가 잠시 다시 생각했다.

그 사람들이 한국에 사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다 알겠어?

물론 전에 올린 페이퍼대로, 전쟁을 이겨낼 수 있는 화폐란 거의 없다시피 하니...

걱정은 조금 되었지만, 만약 말리는 사람 없었으면 진짜 그날 돈을 많이 썼을지도 모른다. 주식구매에...

하지만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도 중국시장이 폭락했고, 그에 비례해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큰 손해는 안 볼지도 모르지만 그다지 재미는 못 봤을지도...

 

 

확실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투자자들보다는 냉정하고 똑똑할진 몰라도 우리나라에 사는 우리만큼은 잘 모르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이로써 외국인 투자자를 맹신해왔던 내 자세도 고칠 수 있게 되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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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를 좋아하게 되면서 이제는 여러 오페라를 틀어놓고 글자 처음 배우는 애가 간판 읽듯이 그렇게 듣게 된다.

음악의 음 자도 잘 모르면서, 그냥 마냥 듣는 게 좋은 셈.

종류도 막 섞어놓고 듣는데, 그래도 좋다.

 

 

그중에 제일 좋아하는 건 역시 라트라비아타였지만, 요 며칠 사이에는 서덜랜드가 노래한 안나 볼레나(앤 볼린)와 어제 이어폰을 끼고 들었던 무소르크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도 제법 맘에 들었다.(이건 어느 정도 강건한 기풍의 노래가 많아서...아이가 나와서 서투르게나마 부르는 장면도 있었는데...순간적으로 장르를 뮤지컬로 착각을 했다. 역시 러시아라 조금 다른가? 여자들이 두드러지는 오페라라기보다는 남성의 박력 넘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루는 오페라라는 생각을 했다. 뭐, 러시아판 멕베스라니...)

 

서덜랜드의 안나 볼레나는 표지만 봐서는 안나 볼레나 할머니 정도 되겠던데...

최근에 주문하려다 음악의 기쁨 주문하느라, 포기했던 안나 볼레나 실황판에서 미모들이 워낙 두드러지다보니 비교를 안 할 수가....

 

 

이건 마치 처음 와인이나 전통주 시장에 뛰어든 애주가가 매일 저녁 한잔씩 시음하다가 취해버리는 거하고 똑같은 짓이 아닐까 하고...(1달에 100곡을 다운받으니...대부분이 클래식 음악이나 내가 좋아하는 내지르기성 목소리내는 가수들 장르다.)

하여간 스트리밍으로 요즘 매일 밤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인생에 낙이 생겼달까...

지금은 돈 지오반니를 듣고 있는 중인데, 이것도 다른 것들처럼 내 저녁을 즐겁게 해줄까?

물론 듣기만 하지 말고 공부도 해야겠지만...과거 대학에서 음악 수업 듣다가 지루해서 졸았던 기억이 있어서 아직까지는 벨칸토니, 베리즈모니, 오페라 부파니, 오페라 세리아니...거리를 좀 두고 싶은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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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가 흥건한 포도를 손에 한껏 담고 재향은 그 향기를 맡았다. 붉은 빛이 돌면서도 화려한 검은색으로 입안이 물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아직 먹기 전인데도.

"뭔 감상이 그리도 길어."

형은 그에게 면박을 주면서 아무렇게나 포도 한알을 입에 가져갔다. 그에게는 색도, 향기도, 모양도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그에 반하자면 그는 어떤가. 아직까지 직업이 없고 고등학생일 뿐이지만 그에게는 사물의 모든 것이 다  소중했다.

"형은 아무렇지도 않아?"

"뭐가?"

한면을 보면 한면만 말할 줄 아는 남자. 재향의 형 기준은 단순솔직한게 장점이자 흠이었다.
왜 소믈리에가 되었느냐는 말에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라는 단순무식한 대답을 대놓고 하는 사람이라고 재향은 형을 은근히 무시하고 있었다. 물론 인간적으로 흠이 있는건 아니지만...

왜 기준은 와인을 따를 때 향기를 맡지 않을까. 그 원료인 포도를 아끼지 않는가. 국내 와이너리에는 왜 안가는가...
등등의 의문을 재향은 가졌지만 그때마다 기준은 단순하게 대답했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다.
그래서 유감스럽게도 그는 3류 주방에서 일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그는 부모 잃은 동생을 키웠고, 외모 덕으로 꽤 괜찮은 직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물론 실력이 좌우하는 자리에서는 형편없이 밀렸지만.

"왜 이걸 보면 항상 감상에 젖지 못해서 안달일까. 하긴 포도만 그렇겠냐만."

기준은 포도를 빼앗아서 마저 입에 털어넣기라도 하듯 포도알들을 쫙쫙 훝어냈다.

"예술가를 꿈꾸는 거면...현실을 봐."

기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시를 단정히 했다. 곧 레스토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말이 재향과 기준을 마지막으로 이어준 말이었다.

"어머, 바텐더? 너무 어린데?"

기준은 손님이 남긴 저녁으로 배를 채우다가, 식중독으로 사망했다. 자신의 과실이었기 때문에 보상금도 받지 못했다. 그가 동생을  좀 좋은 대학으로 보내기 위해서 3류 식당을 전전하면서 모은 돈은 겨우 2년치 생활비밖에 되지 않았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프랑스 와이너리나 외국 와인에 대해서 익히겠다고 생각한 그 꿈도 같이 날아가버렸다.
넉넉한 시절, 소믈리에를 그저 취미로만 생각하던 형이었지만, 재향에겐 나름 끔찍한 형이었다.
그가 그렇게 남긴 돈으로 생활하고나니 대학 갈 돈은 없었고, 남는 건 그 섬세한 후각과 미각, 그리고 손놀림 정도.
재향은 어린 나이에 대학을 가지 않고 바텐더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는 형처럼 3류로만 머물고 싶진 않았다. 더 나은 공부를 하고 싶었다.

포도의 알싸한 향기, 리큐르들의 달달하면서도 그 각자의 향내...
크림의 부드러운 느낌.
버터를 바로 녹여낸 듯한 풍부한 맛.

그 모든 것을 느끼고 싶었고, 표현하고 싶었다.

"대학을 안 가서요."

그는 자존심이 세었다. 그래서 못 간게 아니라 안 간거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변성기를 아직도 거치고 있는 것 같은 그의 연약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에 여자들이 까르르 웃었다.

"어머, 추천 메뉴는?"

"추천 메뉴는 술 밖에...어?"

어설픈 바텐더이니 당장 주방으로 끌려갈 밖에. 메뉴는 당연히 있었지만 술만을 판매할 것을 고집하는 애송이에게 응징이 떨어진 것이었다.

"두하 누나"

"너 바보니? 먹으러 온 사람들한테 식사메뉴도 판매해야지? 네가 무슨 고흐니? 술 갖고 예술하게."

"예술...아니에요?"

"아니거든? 너 매니저 오면 혼 날 준비나 하고 있어. 벌써 몇번짼지..."

간단한 식재료 담당인 두하는 주로 식사메뉴를  만들었다. 물론 못 만드는 건 아니지만 그의 성에 찰만큼 맛있는 요리는 아니었다. 그러니 당연히 두하가 화를 낼 수 밖에 없었다.
두하도 물론 자신을 잘 알았기에 정도 이상으로 화를 내진 않았다.

"자, 예술하는 바텐더. 예술 아닌 식사 좀 해 ."

매니저가 왔다가 가는 오전 3시쯤 되면 두하는 간단한 지극히 간단한 수란과 토스트를 내놓았다, 그리고 그녀의 비전 아메리카노도 따라왔다.
무슨 원두를 얼마나 어떤 비율로 쓰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얼추 손감각이 있는 재향이라면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타고난 미각과 감각이 있으므로 커피를 공부해 보면 두하보다 빨리 실력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3달이 넘도록 재향의 감각은 제자리였다. 어째서일까?기계가 없어서? 그라인더가 안 좋아서? 아니면 원두가 그 원두가 아니라서?....
그가 그 이유를 알게 된 건 그녀가 어느 커피 전문점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커피를 내고 있는 걸 보면서였다.


잊어버린 미소.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순간 재향의 마음이 갑자기 나타난 물체를 향해 경적을 울리는 기차로 변했다.

"왜 여기 서 있어? 영업방해야. 술예술가?"

"두하 누나 여기서 일해요?"

"음...근데?"

"커피 만드는 거 봐도 돼요? 그냥 구경만 할게요. 왜 내가 집에서 만드는 커피가 그렇게 안되는지 알고 싶어요. 분명히 평범한 커피일텐데..."

"커피에 같이 곁들이는게 있으니까."

두하가 빙긋 웃었다. 

"술예술가가 원하면 술예술가한테 맞는 커피하고 간식하고 먹고 가게 해줄게. 들어와."

재향은 자신도 모르게 딸랑, 하고 방울을 울리며 두하가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안으로 들어갔다.
술이 좋은지, 커피가 좋은지 말은 할 수 없었다.
단지 그의 감각안에서 그 모든것들이 춤추고 섞이는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뒤 그는 두하와 작은 카페를 차렸다. 커피와 술을 파는 아주 단순하고 조그만 가게.카페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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