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짜 포인트를 얻어서 파리넬리-세얼간이-퍼시픽 림까지 보는 간만의 영화 퍼레이드를 펼쳤는데 가장 재미있게 본 건 세얼간이 정도.

늙어가다보니...한때 영화판에 뛰겠노라면서 영화를 목숨걸고 봤던 게 어제 같은데, 이젠 영화를 한 10분 보면 지겨워지니...

다행히 세얼간이는 평범한 이야기같은데도 사람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 매력이 있었다.

인도 영화라면 옛날에 정식수입되었던 춤추는 무뚜 정도밖에 기억이 안 나는데...

그 사이에 정말 많은 발전을 했구나. 싶다.

난 사실 선량한 주인공 타입은 아니어서, 좀 찌질한 캐릭터에 감정 몰입을 한 편인데...

어제도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챤투르에 다소 감정이입을..

사실 머리가 챤투르급이 아니라서 그렇지, 다들 그런 면이 있을 것이다

챤투르가 들들들 외워서 시험치는 건 모든 대한민국의 학생이었던 자들이 자주 하는 짓 아니었던가.ㅎㅎㅎ

코믹한 영화라서 마지막까지 웃기지만, 내용은 교육에 대한 진지함이 가득 차 있다.

멋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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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투성이가 되어 있는 신사에게

어떻게 함께 차를 타자고 권유할 수 있는가.

멋진 저녁, 멋진 아침을 같이 맞이하자며

차에 태웠지만

차형이 마음에 안드는 건지,

승차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옷 핑계를 대면서

휑하니 내빼버린다.

 

 

저녁은 함께 했지만

그 고약한 차에서 이런 옷으로

조찬을 함께 할 생각은 없다면서

만찬도 아주 조금 먹었던 그는

아마 이미 질려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어쩌면 그가 지불해야 할

조찬이 그 비용에 비해서 초라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내가 집사로서 부족한 점이 있는지

아니면 본래 그런 성격인건지는 알 수 없다.

나도 만찬 비용을 생각하며 그가 떨어낸 흙을 보며

약간의 배신감을 느낀다.

원래 그랬을테지만.

 

 

 

고향에 도착한 후 다시 만난 그는

여전히 내 뒤를 따라다닌다.

만찬도 마지막엔 한숟가락도 들지 않던 그가

집으로 돌아가니 내 생각이 좀 나는 모양이다.

여전히 태비 정장에 흙투성이인채로

그는 날 부른다.

언제 멋진 만찬, 조찬 없어?

그것이 고양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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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겠다고 데려온 건 좋았는데.

도망쳐버리더군요. 저녁만 먹고.

실화입니다.(ㅡㅡ)

매정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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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을 다 읽었습니다.

악명높은 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문이 무색하게 시종일관 따뜻하고 예쁜 작품이었던 것 같네요.

같다. 라고 한 말은 그 평안함과 화려함 속에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는 일본인의 무시함이 느껴져서요.

중일 전쟁에 대해서도 우리땅에서 안 벌어지니 그만.이라니.

전쟁 주축국로서 미안함이라던가, 걱정같은 건 하나도 없어서 읽으면서 반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입장에서 쓴 외국 이야기도 얼굴 근질거리긴 마찬가지긴 하지만요.

조정래 선생님의 정글만리를 읽고 있는 중인데, 역시 한국편만 드시니까 오글거리는 건 어쩔 수 없네요...민족감정이란것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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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어라는 물고기가 있다. 새는 아니지만 구름속에서 산다. 그래서 때때로 강태공들이 용을 낚았다고 자랑할 때 이 운어를 잡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처음 강태공들이 용을 잡았다고 했을 때의 운어는 사람을 잘 몰랐고, 사냥하고 사냥하는 법도 몰랐기에 온순했지만 후대로 가면서 난폭해지고 사람의 피맛에 길들여졌다. 그래서 운어와 용의 구분이 모호해졌고, 운어를 잡는 사람들은 용잡이라고 불렀다.

그 용잡이들의 대부분이 잡은 운어를 길들여 하늘을 날아올랐다고 한다.

그 용잡이들의 대부분이 황제국이나 제후국의 왕후장상이 되었다.

그리고, 운어와 구분이 모호했던 용은...그 진짜 용은 더 깊은 하늘로 올라가 사람과 벗하지 않게 되었다. 이는 진짜 용은 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패관들을 가리켜 용잡이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비밀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캐고,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자신이 죽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용이 아니라 운어이다. 진짜 용의 이야기는 패관들의 반대편에 있다.

용은 긴 꿈을 꾼다. 천년이나 더 긴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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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안나 카레니나를 완독했다.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면서 안나보다는 알렉세이 카레닌에게 더 감정이입을 했다.

카레닌을 보고 석영중 교수는 위선자. 라고 말했지만, 카레닌에게는 일종의 연약한 껍질이 있었던 듯 하다. 그게 위선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카레닌은 처음부터 끝까지 희생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안나는 ...글쎄. 순수한 사람이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좋은 사람같지는 않다.

열정적이긴 하지만, 진짜 순수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면 브론스키의 접근에 그렇게 넘어가진 않았을 텐데. 미로같은 여자다...

마침 안나 카레니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을 읽고 있는 요즘,

세설에 나오는 [우론스키]번역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

가짜 브론스키라는 애칭으로 우론스키라고 불렀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런 애칭이 아니라 아무리봐도 가타가나를 엉뚱하게 읽은 것 같단 말이다...

러시아어에는 문외한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지만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인명을 좀 확인하고 번역했었다면 좋았을텐데...

세설은 디자인도 예쁘고, 출판사도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라서 좀 아쉬웠다.

세설은 아직 읽고 있는 중이지만 참 앙증맞고 귀여운 책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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