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하고 의지를세우는 존재인 우리가 단순히 강물에 휩쓸려가는 모래알 같은 존재로 전락하는 것 아닐까요? 내가 원하는 많은 것들은 타인이 내게 말했던 것의 영향을 받아 특정한 것을 믿고 느끼고 바라도록 만들어진 데에 기원할 때가 많습니다. 인과관계의 사슬을 작동하는 사람은 타인이며 그 사슬의 끝에서 나의 경험과 그에 따른 행동도 변화하지요. 그렇다면 나는 타인의 도구나 장난감, 일종의꼭두각시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만일 내가 매 순간마다 자신의과거가 드리우는 그림자와 외부의 영향이 미치는 자기장 안에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자기 결정권 운운할 수 있단 말입니까? 결국모두 자기기만을 숨기기 위한 말장난 아닐까요?그렇지 않습니다. 나의 내면세계가 외부와 아무리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세계와 또 다른 하나의 세계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사고와 감정과 소망을 주관하여 말 그대로 삶의 작가요, 그의 주체가 되는 삶이고,다른 하나는 어떤 사건을 단순히 맞닥뜨리거나 당하여 그 일로인한 경험에 그저 속수무책 압도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주체가 되는 대신에 단순히 경험이펼쳐지는 무대가 될 수 밖에 없는 삶을 가리킵니다. 자기 결정을 이해하는 것은 바로 이런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 P13
검은땅에서 와니니 무리로 자리잡아 가는 과정을 그렸다.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존재 / 코로나 시기에 집필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