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을 묻는 과학자의 문장들 - 시대를 초월한 과학의 통찰이 전하는 인문학적 위로
유윤한 지음 / 드림셀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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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편리하고, 좋은 세상이야.”

어린 시절부터 나이든 지금까지도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더 편리하고, 좋아졌다”는 주관적 체험에서 우러나온 말이겠습니다.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하면, ‘더 나아짐’이 ‘지속’되고 있음도 드러냅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과 진보’가 원인이고, 

그 결과로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감탄섞인 고백(?)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묻게 됩니다. 

‘발전과 진보’라는 양지(陽地)를 위해 연구와 실험이라는 음지(陰地)에서 고군분투했고, 

지금도 하고 있을 과학기술자들의 피와 땀을 말이지요. 


생각은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그들은 왜 그런 삶을 선택하고, 지속했을까?


저자는 이 질문을 책의 출발점으로 삼고,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 설명하며 담긴 의미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과학의 발전은 인간의 이성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열정이 있고 의심이 있으며, 때로는 외로움과 절망도 함께 있었다.”(6-7쪽)


저자의 말이 아니어도 본문 전체를 대하면서 

냉철하고 차가운 느낌, 즉 이성, 과학, 수와 수식, 실험 이면에

 ‘뜨거운 심장의 사람’이 있었음을 통감하게 됩니다. 


더불어 저자는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주장하며, 내용을 통해 이를 시도합니다. 

또한 시대가 과학자들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를 강조하면서 

과학자들 역시 사회와 과학의 방향에 대해 대화의 자세를 가져야 함을 권합니다.


저자는 주장과 의미 전달을 위해 일관된 내용 구성을 유지합니다.


각 꼭지는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학사’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과학자 85명의 생애와 업적을 간명한 문장으로 소개합니다. 

일상에서 접하는 과학 기술의 ‘출발’에 대한 교양 지식도 포함되어 있다 여겼습니다. 

유용한 지식을 넘어 주인공이자 생활의 편리함을 선물한 과학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합니다.


이어 그들의 사상과 삶을 대변할 만한 말을 인용하고, 

빈 공간을 마련해 필사를 제안합니다. 

필사란과 빈 공간들은 책의 성격이 ‘워크북’으로 보이게 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이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과학자들의 말과 업적 

그리고 그들 주변과 시대적 상황에 대해 설명을 이어갑니다. 


그럼에도 

본문에서 뚜렷한 빛을 내는 것은 과학자들의 말보다 저자의 성찰이라 생각했습니다. 

길지 않은 ‘에세이같은’ 문장들은 고전 문학, 사상가와 철학자들, 종교의 가르침과 사상을 근거로 들어 

과학자들의 말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현 시대로 옮겨 ‘나와 주변’으로 확장시키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책은 ‘과학사’에 있어 두드러진 영향을 끼친 ‘여성 과학자들’에 관심을 집중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 무시와 외면이 당연시됐던 시대 배경과 함께 그들의 개인적 아픔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가

 ‘외면’당했지만 인정과 관심의 대상이자 떳떳한 ‘과학의 역사’, ‘용기와 결단의 역사’임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여성 과학자 관련 과거 역사는 반복되고, 현재 진행형이라는 저자의 말은 독자에게 숙제를 남깁니다.


책은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살고 있고, 살게 될 우리가 ‘발 맞추어야할 길’을 제시합니다. 

그런 문장들이 모여 있습니다. 일독(一讀)을 권합니다.


이 글은 활짝 핀 꽃다발처럼 포장된 책을 제공받아 서두르지 않고 읽다 멈춰 생각한 후, 부족한 글 솜씨를 한탄하며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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