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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시간 오후 4시
이주형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저자는 50대 중년 남성이며, ‘평생 직장인’으로 살아왔고,
현재도 중견 기업 간부로 근무 중입니다.
바쁜 직장 생활을 중에도 시간을 쪼개어
다수의 책을 저술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메모 습관’과
‘독서+성찰= 글쓰기라는 공식’을 실천한 결과라고 저자는 밝힙니다.
주제는 주로 ‘커피, 별, 꿈, 가족, 관계’를 다룹니다.
저자의 꿈은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한 것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평범한 가장, 남편, 아빠’가 되는 것과
‘누구에게나 커피 한 잔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 말합니다.
책 내용은 위와 같은 저자의 배경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의 배경이 그렇듯 각 꼭지는 ‘평범’합니다. 싯쳇말로 ‘마라맛’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각 꼭지가 ‘특별’ 혹은 ‘비범(非凡)’해 보이는 것은
사건 혹은 이야기 자체가 아닙니다.
저자의 깊고 따스한 감성과 공감으로 행한 성찰과
그런 삶을 살고자 하는 소망과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일상을 담아낸 책 내용이 빛나는 이유입니다.
각 꼭지는 논리적인 연결보다 ‘독립적이나 일체감’을 보여줍니다.
‘독립적’인 이유는 ‘깊은 감성과 공감’을 이용해
일상을 성찰하고 기록했기에 그렇습니다.
‘일체감’은 자신의 꿈을 나누고, 함께 하려는 이들을 위로하며, 격려하고,
초대하려는 저자의 의도 때문에 그렇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내용에 대한 요약은 저자의 글이 지닌 가치를 해칠까 우려됩니다.
저자의 성찰이 담긴 일부를 인용하는 것으로 내용 요약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그림자가 길어지는 오후 4시는 참 묘한 시간이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고,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는 아직 해가 밝으니 말이다.
남은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나머지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어떤 일을 해야 좋을 까 고민하다보면 어느새 주위가 어둑해지곤 한다.
그냥 무엇이라도 할 걸 하는 아쉬움만 뒤로한 채
더 길어지는 그림자와 함께 또 사라져가는 하루의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곤 한다.
문득 지금 인생 기간이 오후 4시처럼 느껴진다.
마치 길모퉁이에 서 있는 느낌이다.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딱히 무엇을 이뤄놓은 것도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이제 그만 내려놓기에는 아직 아쉬운 시간이다.
기를 쓰고 두 손에 가득 담아도 결국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버리는 고운 모래처럼,
텅 빈 마음과 공허한 동공만이 남은 채
끝도 없는 광야에 혼자 덩그러니 놓인 느낌이 든다.”(5-6쪽)
“하루하루 앞만 보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지만,
한 번씩 허리를 펴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이리저리 참 많이도 흔들리며 살아 왔음을 알게 된다.
내가 평생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고 애쓰며
조심스레 걸어온 길이 사실은 휘청휘청 갈지자였음이 보이기 시작하니
오늘 내딛는 발걸음 하나가 새삼 조심스러워진다.
사실 갈지자로 걸어도 괜찮다.
그 거칠고 긴 세월을 어떻게 항상 똑바로 걷나.
휘청거릴 만큼 세찬 바람도 불고 땅도 울퉁불퉁한데 말이다.
지구도 평평하지 않은데 말이다.
가끔 넘어지면 또 어떤가? 어차피 또 일어날 건데 말이다.
사람은 멀쩡하게 평지를 걷다가 넘어지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러나 가장 많이 일어나는 동물이기도 하다.
맞다.
갈지자로 걸어도 괜찮다.
어차피 한참 위에서 내려다보면 일직선으로 보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길을 잃지는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잠깐 멈춰 쉬더라도 괜찮다. 어차피 계속 앞으로 걸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인생 시간 오후 4시,
아직 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아직 한참 남은 인생이다.
아직 해가 지려면 멀었다.
거추장스러운 것들은 아낌없이 버리고,
꼭 필요한 것들을 모아 다시 가방을 쌀 시간이다.
헐거워진 신발 끈을 바짝 다시 묶을 때다.” (281-283쪽)
인생 시간이 오후 4시이건 그 이전과 이후이건
‘평범을 넘어 의미있는 비범함’으로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읽은 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