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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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느낌을 받게 마련이지만,

공식처럼 비스무리한 감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예를 들자면, 무념무상, 용두사미, 고진감래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몇몇 감상의 경로)

이 책,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해서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큰 한숨으로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는 경우...

라고 감상 요약이 가능하다.

비위생적이고 남루하기 그지없는 탄광마을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다가오더니

급기야 참을 수 없는 악취가 맡아지는 듯한 착각까지 들게 되고

갱도의 뜨거운 열기와 답답한 공기까지 느껴지면서 그야말로 답답....한 지경에 이르게 되고야 마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목격하는 작가 조지 오웰의 뜨거운 마음도 전해진다.

애초에 차브를 읽고 있다가 그 책 초반에 등장하는 위건부두로 가는길의 인용부분을 보고

읽던 책을 잠시 미루고 시작한 책이다.

볼륨도 그다지 부담되지 않아 금새 후루룩 읽고, 읽던 책으로 돌아오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지지부진한 진도를 빼게 되는 것은

아마도 상상하는 일이 조금은 지치기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불평등과 편견을 말하고 듣고 읽는 일은 언제나 지친다.

개선의 여지가 극도로 작거나, 불편한 진실이 지척에 있기 때문.

완벽한 정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뭔가 마음이 어수선해지고 덩달아 기분도 가라앉아 버렸다.

이 기분에 다시 차브를 읽게 되면 상황은 악화되겠지?

봄이 오고 있어 그런지...컨디션이 영...이다.

뭔가 어수선한 리뷰가 되었다. 어쩔 수 없이...


2016.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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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날이라고 동생이 꽃 사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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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하의 날들
김사과 지음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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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감이 떠나지 않는다, 로 시작해

구원은 있을까?, 로 마무리되는 서문.

시작부터 뭔가 우울의 기운이 느껴진다.

초반의 흡인력은 후반까지 유지되지는 못했지만 무척 즐거운 독서였다

우엘벡과 제발트에 관한 글이,

어쩌면 김사과라는 작가를 잘 투영하는 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엘벡은 공공의 적이라는 딱지가 어울리는 막돼먹은 망나니라기보다는 제대로 된 방식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방법을 몰라서 번번이 망하고 마는 괴팍하고 예민한 남자`

우엘벡의 글을 읽고 느껴졌던 불쾌감과 선뜩함이 김사과의 이 코멘트와 닿아 있다.(물론 우엘벡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평가가 갱신되지는 않았다)

몇몇 작품과 작가에 대한 글, 우리가 처한 사회에 대한 글, 보통 중요하다고들 말하는 기본적인 가치관에 대한 회의감을 표현하는 글 들이 실려있다.

다 읽고 나니, 작가는 왠지 뿌리를 내리는 사람이기 보다는 기꺼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날려지길 원하는 사람인 듯 하다.

그렇게 어디든 머무는 지점에서 그 순간을, 어쩔수 없군...같은 느낌으로 영차영차 살아갈 것 같은 사람.

좋아하는 작가지만, 바짝 날이 선 사람을 대할때 느껴지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었는데

이 산문집을 통해 조금은 가까워진 듯도 싶다.

2016. Mar.

가장 밝은 빛은 어둠속에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 p. 75

우리에게 가족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외도 같은 극단적인 처방을 통해서라도 망가진 가족을 끌어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은, 그 바깥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흔히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피가 부르는 고통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가족이 아닌 다른 식의 관계와 세계에 대한 상상이 필요하다. - p.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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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다 -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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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별세하신 움베르토 에코 옹..

많이 좋아하는 작가라서 이름을 빌려 고양이 이름을 지어주기도 해서 인지 매우 친척할배같은 느낌을 혼자 간직해왔다.

적을 만들다는 14개의 다양한 주제의 칼럼을 담고 있는 칼럼집.

주제의 폭이 너무 다양해서 어수선해 보이기도 하지만,
(몇몇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 꽤나 수고를 들여야 할 정도 였다. 너무 비관심사라서..)

에코만의 훗!하고 입꼬리를 슬쩍 한쪽만 올린듯한 유머가 풍부하게 담겨있다.

특히, 다양한 레퍼런스에는 언제나 두손두발을 들게 된다.

글쓰기에 있어 인용이라는 스킬이 얼마나 잘 다루어지는지에 따라

글이 뿜어내는 우아함, 가치가 어떻게 살아나는지 에코의 글을 읽으면 느낄 수 있다.

더 이상 새로운 에코의 에세이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어쩐지 한 시대의 종말같은 기분. 안그래도 노작가들의 타계소식이 (기분탓인지) 자주 들려오고...

편히 쉬시길. RIP.

적을 가진다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치 체계를 측정하고 그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그것에 맞서는 장애물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따라서 적이 없다면 만들어 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 그리고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우리를 위협하는 적을 거의 자연적인 현상의 측면에서 규명하는 일이 아니라, 그 적을 만들어 내서 악마로 만드는 과정이다. - p. 13, 적을 만들다 중

소음은 은폐와 같다. 소음을 통한 검열의 이데올로기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서 <침묵해야 할 것이 있으면 더 많이 떠들어라>는 말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머리가 둘 달린 송아지가 태어났다든가 소매치기가 기승을 부린다는 등의 소식으로 가득한 텔레비전 뉴스는 이 기술을 모범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예전에 뒤로 밀려났던 사소한 기사들이 이제는 한 시간 뉴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얼론이 정작 입을 떼야 하는 다른 뉴스들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소음의 미학은 말해야 하는 사건이 무색해질 정도로 더 큰 소리를 내서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 p. 185, 검열과 침묵 중

2016.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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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6-03-0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에서 나온 장미의 이름 상,하권 두권을 두어달 전에 장만했어요. 이 유명한 책을 나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집에 안 읽은 책 많은데 또 충동구매를 했지요. 타계하셨다는 소식을 갑자기 접하니 기분이 묘합니다. ㅠㅠ

hellas 2016-03-07 17:20   좋아요 0 | URL
전 재밌게 읽은 건데 어떠실지.. 즐겁게 읽으세요:)
 
손열음 - 모던 타임즈 - 베르크 피아노 소나타 op.1 /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중 3개의 악장 / 라벨 쿠프랭의 무덤 / 라 발스
베르크 (Alban Berg) 외 작곡, 손열음 (Yeoleum Son)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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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가 쏟아지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크게 들으니 세상의 종말을 본것 같은 기분.

뭐랄까 불행하지 않고, 가슴뛰는 종말?

왜 이 계절에 이런 폭우가 쏟아지는가.

2016.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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