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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
이가라시 다카히사 지음, 이선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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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근본없는 악녀.

조금 서늘했다는 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

그러나 애초에 이 사단은 스스로 자초한 일.

시리즈이긴 하지만 리카의 다른 악행이 딱히 궁금해지진 않았다.

2017.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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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존, 디어 폴
폴 오스터.J. M. 쿳시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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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거의 최애 작가군에 서서히 자리잡고 있는 폴 오스터.

이 책은 책장에서 꽤 시간을 보낸 책인데, 어느날 문득 책등이 눈에 확 들어와서 골랐다.

과거의 최애 작가가 그렇듯, 이제 기대감은 조금 줄어들어 조금은 심드렁한 기분이 들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이 깔려있어 그랬는지, 생각보다 재밌다.

요즘 같은 시대에 메일도 아닌 팩스로 전송되는 편지라는 것도, 두서없이 주고 받는 다양한 작가 주변의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조금은 구식이라고 여겼던 방식의 대화가 이런 저런 생각들을 환기시켜주는 톡톡한 역할을 했다.

제가 보기에는 1970년대 말이나 1980년대 초 예술이 우리의 내면생활에서 점한 주도적인 역할을 내준 결과, 뭔가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치적인 혹은 경제적인, 아니면 심지어 세계사적인 성격을 지닌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 진단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작가와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주도적인 역할에 대한 도전에 저항하는 데 전반적으로 실패했으면, 그 실패로 인하여 오늘날 우리가 더 빈약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 2009.10.14. 준 쿳시

이번 한 번 만큼은 당신이 저를 잘못 보셨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대단한 믿음 따위 없습니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쓰는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갈 딱 그만큼의 믿음밖에 없습니다. 충분한 믿음이건 충분할지도 모를 믿음이건, 맹목적인 믿음이건 편협한 믿음이건. 눈앞의 프로젝트에 충분한 시간과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것은 <굴러갈>것이고 뚜렷한 실패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믿음이랄지 희망은 딱 거기까지만입니다. 제 작품을 계속해서 지탱할 만큼 많은 믿음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군주들의 대리석도, 도금한 기념비도, 이 막강한 시보다 오래 살아남지는 못하리라> 진정한 믿음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저는 이런 믿음을 되풀이하지 못합니다. - 2010.3.29. 존 쿳시

더 나은 교사들을 어떻게 구할까요? 변호사, 의사, 투자 은행가들과 같은 봉급을 주면 갑자기 제일 영리한 학생들이 교직을 택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쓸모없는 무기 프로젝트의 숫자 X를 없애는 것으로, 군사 예산을 삭감하는 것으로, 쉽사리 이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테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겠지요. 적어도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곳과 닮은 세상에서는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불행 속에서 계속 뒹굴고 있습니다. - 2010.4.7. 폴 오스터.

인정하기는 싫지만, 지금이 서구 세계에서 특별히 끔찍한 시기는 아닙니다. 우스꽝스러운 시대, 어쩌면 좌절스러운 시대일지도 모릅니다만 최악의 시대는 절대 아닙니다. 마녀들이 말뚝에 묶여 불타고 있지는 않습니다. 프랑스 가톨릭 신자들과 프로테스탄트들이 서로의 목을 찢고 있지도 않고요, 미국이 내전을 벌이고 있지도 않습니다. 수백만 명의 유럽인들이 진흙으로 가득 찬 참호나 강제 수용소에서 죽어 가고 있지는 않습니다. 히틀러는 죽었고, 스탈린도 죽었고, 프랑코도 죽었습니다. 20세기 괴물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난쟁이들이 지금 서구권 전체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것같지만, 잔혹한 독재자들을 피해 몸을 움츠리기보다는 난쟁이들을 비웃어 주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지금 슬픈 곳입니다. 다루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앞으로 2년간 그에 대해 손도 쓰지 못할 것이며, 문제들은 더 악화되기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투가 다시 시작되겠지요. 그러는 동안 저는 여기 브루클린에 앉아서 우리의 공공 생활이 되어버린 거대한 우행의 카니발을 구경하며, 추가 결국은 다른 방향으로 흔들리기만을 바라며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 2010.11.12, 폴 오스터


2017.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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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늙어’버린 인간에 대해 생각한다.
세상사 모든 것이 어차피 그런 것이었고, 그런것이고, 그렇게 될 것이라는 지나친 공감이 몸에 베여버린 그런 것.

거짓을 말하지는 않는다는 과신에 대해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입바른 소리, 누군가를 속이는 말로 너희들을 기만하지는 않는다는 일종의 자부.

뫼르소는 무엇으로 단죄 받는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뫼르소를 단죄하는 법의 얼굴도 그렇게 보인다.

얼핏 이들의 재판은 사용자와 제공자 모두가 만족하는 모종의 연극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기쁨이나 즐거움 행복 같은 긍정적 감정들이 채 발견되기 전 닫혀버린 판도라 상자로 만든 작은 무대.

단념, 허무, 결락…

무엇을 말해야 할지, 어떤 것도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인지, 혹은 복기하는 매 순간을 말해야만 하는 것인지
수만가지 생각이 스치는 이야기다.

역시 이방인은 진절머리나는 여름에 읽어야 제맛이라는 한국식 에라모르겠다 감상을 남겨본다.

2017.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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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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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 muss sein.

햄릿의 파격적 재해석 이라니, 필연적으로 흘러가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다.

독특한 시선일 수는 있겠으나, 지나친 상찬과 호들갑이라고 생각한다.

유려하고 지적인 묘사는 언제나 처럼 탁월하지만,

결정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찾을 수 없다는 점(개인적 견해다)이 가장 실망스럽다.

화자인 태아는 햄릿에 빙의되어 어쩔 수 없는 지성을 지녔는데,

이게 또 상상을 하다보니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작가도 후반부에 태아에게 빈정거림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고백? 한다.

동의하지만 쓸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일까.

이상하게 제목부터 끌리지 않았다. 표지도 별로였다.

이언 매큐언이 아니었으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

가끔 파울도 있는게 인생이니까.

비관주의는 생각하는 계층에게 해결책 제시의 책임을 면해준다. - 43

처음에는 슬픔, 그다음은 정의, 그다음은 의미, 나머지는 혼돈이다. - 263


2017.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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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문학과지성 시인선 495
임솔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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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시도 좋은 작가.

괴괴한 날씨와 칙칙한 사람들이라고 읽히는 제목이지만(나만….일까;;)

모든 차별과 폭력엔 나도 열심히 반대합니다.:)

이곳을 떠나봄 자들은
지구가 아름다운 별이라 말했다지만
이곳에서만 살아본 나는
지옥이 여기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 아름다움 중.

지워지는 얼룩은
지워졌고 지워지지 않는 얼룩은
지워지지 않았다.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은
가장 자주 입어 가장 쉽게 얼룩이 졌다. - 기본 중.

물 밖으로 나온 쥐의 머리처럼 나는 헉헉거렸다.
나는 자꾸 나를 배제한다. 흔들리는 것은 모두 손짓 같았다. - 중계천 중.


2017.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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