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hell님의 서재 (hellas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un, 28 Jun 2026 00:22:56 +0900</lastBuildDate><image><title>hellas</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751411841882888.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hellas</description></image><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처단 - 정보라 - [처단]</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54737</link><pubDate>Thu, 25 Jun 2026 15: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547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6043&TPaperId=173547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41/coveroff/k9921360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6043&TPaperId=173547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처단</a><br/>정보라 지음 / 상상스퀘어 / 2026년 03월<br/></td></tr></table><br/>배제된 이들이 기록하고 증언하는 내란에 대한 가정 세계.<br/><br/>그저 상상의 영역인 글일 뿐이지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지옥 같다.<br/><br/>가습기 피해자, 세월호 유족, 전장연, 구미 노동자, 이주 노동자, 성소수자 ...<br/>온갖 소수성의 대표적인 그룹들이 설명 없는 무차별적 폭력 속에서 죽임을 당하는 상상은 처참하다.<br/>소외되는 수도 외의 지역성에 대해서도 언뜻 내비친다.<br/><br/>서늘하고 건조하게 서술되는 호러.<br/><br/>충격적이었고 비상식적이었던 그 순간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나는 독서라서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br/><br/>- 연대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서나 달려왔다. 지회장이 먼 길을 달려온 동지들을 사무실로 안내했다. 사무실이 북적북적 해졌다. 회의가 전혀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 58<br/><br/>- 살아만 있으면 언젠가 좀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기다릴 수 있었다. 함께 살아 있을 수만 있다면. - 61<br/><br/>- ' 선량한 일반 국민.' 단단은 그게 무슨 뜻인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정확히 그 표현에 딱 맞는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방법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은 단단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평생 갈고닦아 몸에 익힌 생존의 기술이었다. - 74<br/><br/>- 단단은 특정 정당 국회의원들이 내란을 옹호하기 위해 표결을 거부한 날 집에 돌아가 자신이 가진 모든 색깔을 숨겼다. 그 색깔을 다시 꺼낼 날이 곧 올 것이라 믿었다. 혹시 모르니까, 만에 하나를 위해서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 77<br/><br/>- 독재자는 작은 독재자를 원하지 않는다. 선동가는 종교의 가면을 써서 권력에 빌붙고 독재자를 옹호하는 행위를 통해 세속 권력을 그러모았다. 계엄을 논하는 집회와 시위는 정치활동이다. 정치활동은 포고령에 의해 금지되었다. 종교지도자를 사칭하는 선동가를 따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독재자의 관점에서는 위협이 될 뿐이었다. 집회와 시위를 무력화한 뒤 계엄군은 병원으로 향했다. - 89<br/><br/>- 저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기대를 배반하고 어떤 목숨을 빼앗았는지 알지도 못할 것이다.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을 것이다. - 107<br/><br/>- 죽은 사람들이 계엄군의 등에, 어깨에, 머리에 올라탔다. 자신이 죽은 몸을 떠났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은 계엄군의 허리에, 무릎에, 다리에 매달리기도 했다. 죽은 자들이 일어섰다. - 139<br/><br/>- 미래가 없는, 혹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 작가의 말 중<br/><br/>2026. mar.<br/><br/>#처단 #정보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41/cover150/k9921360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1416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 김이듬 -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5192</link><pubDate>Sat, 20 Jun 2026 14: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51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577&TPaperId=173451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9/92/coveroff/89374095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577&TPaperId=173451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a><br/>김이듬 지음 / 민음사 / 2025년 12월<br/></td></tr></table><br/>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말로 오해할 수 있었지만<br/>체념과 처연함이 담긴 세상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br/><br/>그게 몹시 쓸쓸하다.<br/>그래도 어느 덧 봄이 되어 있다.<br/><br/>- 오래도록 어둡고<br/>우울한 음악을 들었다<br/>그러다 거대한 불에 휩쓸렸다<br/>올해<br/>봄날은 잿더미<br/>암흑세계였다<br/>생체발광할 수 있다면<br/>차가운 빛을 만들 텐데<br/>더듬어 시를 켰다<br/>절벽이 보였다 - 자서<br/><br/>- 나는 약이라고 부르고 시계방 주인들은 알 혹은 배터리라고 부르는 이 작고 둥근 것을 매만진다 다 닳은 세계를 손바닥에 놓고 본다<br/><br/>다 소모된 것과 사라진 것의 차이는 뭘까<br/>모두 끝났다고 말해도 될까<br/>이 세상에 원래 없었던 것 같은<br/>그것을 찾아 나는 어딜 이토록 떠도는 것인지 - 이 세상에 없는 것 중<br/><br/>- 처음 듣는 음악처럼 귀에 들어온다<br/>네가 올 거니까<br/>새벽은 더 이상 푸른 절벽이 아니고<br/>밤은 더 이상 미완의 종말이 아니다 - 에튀드 중<br/><br/>- 순식간<br/>가벽 너머에서 만발한<br/>꽃향기가 넘쳐 왔다<br/><br/>세상의 모든 꽃이 일제히<br/>내 감은 눈앞에서 피어났다<br/><br/>쉽게 만족하는 나한테서<br/>시무룩하게 너는 뒤처져 걸었다 - 봄, 비, 공원 중<br/><br/>- 나한텐 그림이 전부야<br/>세상이 어두워서 어두운 그림만 그렸는데<br/>이젠 그림이라도 밝게 그리기로 했어 - 현기증 중<br/><br/>- 거머쥔 것이 태도를 형성한다 - 귤 따기 체험 중<br/><br/>- &lt;쪽에서 쪽빛을 얻기까지&gt;<br/><br/>세상이 꽃밭이라면 나는 꿀벌이 아니라 말벌이었겠지.<br/><br/>다행히 네가 사랑하는 세상이 풀덤불 가시투성이라서, 나는 두 발로 뛰어다니네.<br/><br/>너는 수수만년 혹독한 밤을 지난 것 같아. 그래서 즐거운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사람, 내가 근처에 왔다가 들렀다고 말하면 믿어 주는 친구.<br/><br/>쪽풀을 뜯는 네 뒷모습 보다가 나는 항아리를 씻네. 네가 푸르죽죽하게 쪽물 밴 손바닥을 내밀며 어서 가라고 말하기 전에 내 손바닥 펼쳐 잿물을 젓네.<br/><br/>이렇게까지 번거롭게 색깔을 만들어야 할까, 촌스럽게 유행에 너무 뒤떨어지는 거 아냐? 이렇게 쏘아붙이지 않을 만큼 내 감정이 간결해진 걸까.<br/><br/>물감 이전에 천연염료가 있었다고, 항아리 이전에 흙이 있었다고 네가 말하는 소리가 좋아서 나는 속뜻 같은 건 신경 쓰지 않기로.<br/><br/>네가 내 삶을 구하러 온 친구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있는 그대로 네 빛깔이 좋아.<br/><br/>친구는 나를 툭툭 치며 마구 구겨지고 더러웠던 내 마음을 밟는다. 커다란 대야에 넣어 밟아 빠는 흰 광목천처럼 나는 너의 색깔을 담을 준비가 되었다.<br/><br/>- 어금니가 한 개 없고 잇몸도 나쁘다<br/>나는 혼자 충분히 늙었다<br/>이렇게 살다가 고독사할 게 자명해<br/>탄식을 주워섬기는 너는 내 안의 방랑자<br/>우리는 불화한다 - 나의 이방인 2<br/><br/>- 지금이 가장 불행한 시절일 것도 같은데<br/>남은 날들이 별로 길 것 같지 않은데<br/><br/>슬픈 농담인지<br/>고맙다<br/>행복하다고 한다<br/><br/>살아남은 목숨들은<br/>생에 깊이 사무친다<br/><br/>속절없이<br/>사랑한다 - 초봄 대피소 중<br/><br/>- 눈을 깜박하는 사이 오십 년이 지났다고 한다 이 슬픔이 전부일까 두 사람은 우물거리며 내게 길을 보여주었다 나는 따라가지 않았다 - 재에 몸을 묻고 중<br/><br/>-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미움이 없어 분노가 없어 관심과 눈치도 없이 봄이 지나갔다 지나고 보니 봄이었다 -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중<br/><br/><br/>2026. mar.<br/><br/>#아무도미워하지않고한계절이지나갔다 #김이듬 #민음사 #민음의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9/92/cover150/89374095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79922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둑 신부 - 마거릿 애트우드 - [도둑 신부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3791</link><pubDate>Fri, 19 Jun 2026 16: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379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447&TPaperId=173437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2/49/coveroff/893749044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447&TPaperId=1734379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둑 신부 1</a><br/>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1년 03월<br/></td></tr></table><br/>추천 추천 도서!<br/><br/>읽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읽는 기간이 한창 브리저튼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엄청났던? 시기였는데, 브리저튼을 시청하다 말고 이 책을 다 읽어버릴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br/><br/>지니아를 둘러싸고 피해자라 주장하는 토니, 캐리스, 로즈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br/>실상 모두 질리는 캐릭터들이라, 적당히 현실적이고 믿을 수 없으리만치 맹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그래서인가 질색하면서도 즐겼달까.<br/><br/>여성과 남성 모두 스테레오 타입이랄 수 있는 진상들의 집약체.<br/>고등학생 정도의 자녀를 둔 나이의 여성들이 스스로 지나치게 나이 듦에 대해 정의하는 게 좀 의아스럽기는 했다. 캐나다의 90년대는 그럴 법 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br/>가장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는 결국 웨스트를 용서하지 못했으면서도 비위를 맞춰주며 살아가는 토니.<br/>제일 한대 때려주고 싶은 캐릭터는 웨스트...<br/><br/>로즈는 지니아의 경험에 압도되었기 때문에,<br/>캐리스는 지니아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고 과신했기 때문에,<br/>토니는 지니아와 남자에게 맹목적으로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당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br/><br/>어쨌든 도둑 신랑의 컨셉을 도둑 신부로 바꾸어 전복을 꾀했더라도 피해자는 오롯이 여성으로 남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br/>'남자들도 당해보라지'라는 마인드는 결국 '동족' 여성에게도 해를 입힌다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부정적인 에너지에 대해 환기하게 된다.<br/><br/>- 까마득한 옛일인데 이유가 무슨 상관일까. 참변은 참변일 뿐이다. 상처는 상처로, 죽음은 죽음으로, 잔해는 잔해로 남을 뿐이다. 원인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지니아는 그대로 방치해야 할 기분 나쁜 사건이었다. 그녀의 진의를 파헤친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 14<br/><br/>-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다. 시작할 때 시작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끝날 때 끝나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모든 일에는 서론이 필요하다. 서론과 후기와 동시에 발생한 사건들을 기록한 차트가 있어야 한다. 그녀가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역사는 하나의 건축물이다. 어느 지점으로든 들어갈 수 있고 모든 선택이 임의적이다. 그래도 연속성을 깨뜨리고 시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 기준점으로 삼을 만한 순간은 있는 법이다. 우리는 그런 사건들을 돌아보며 그때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런 사건들이 출발점이 되고 종착역이 된다. 이를테면 탄생과 죽은, 결혼이 그렇다ㅏ. 전쟁 역시 마찬가지다. - 14<br/><br/>- 토니는 지니아가 언제나 그들 옆에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ㅏ. 우리가 그녀를 붙잡고 있어. 그녀 이야기를 입에 올리고 있어. 놓을 수가 없는 거야. - 58<br/><br/>- 캐리스는 오래전에 기독교를 포기했다. 성서가 고기들로 넘쳐나는 게 한 가지 이유였다. 어린양, 수송아지, 비둘기 등 온갖 동물들이 제물로 바쳐진다. 카인이 채소를 제물로 바쳤을 때 하느님은 그것을 거부하는 우를 범했다. 그리고 피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 성서 속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피를 흘리고, 손에 피를 묻히고, 개한테 피를 핥게 한다. 학살도 너무 자주 등장하고, 고통도 너무 자주 등장하고, 눈물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br/>동양의 종교가 훨씬 더 차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그래서 한때 불교신자로 지냈지만, 알고 보니 지옥이 너무 많았다. 대부분의 종교는 처벌에 너무 집착한다. - 119<br/><br/>- 그녀는 난생처음 이런 회의에 참석했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이란 뭔가 신비롭고 그녀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이며, 아버지가 남몰래 문을 닫고 하는 일인 줄 알았다. 아버지들만 할 수 있고, 여자들은 너무 멍청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자들이 한 방에 모여 앉아 미간을 찌푸리고 금 펜촉이 달린 만년필을 만지작거리며 상대방을 속일 방법을 열심히 연구하는 것이 사업이었다. 그녀는 놀라서 자꾸만 벌어지는 입을 닫느라 애를 먹었다. 여보세요! 이게 끝이에요? 맙소사,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네! 그녀는 정말 잘하고 있다. 대다수의 분야에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 175<br/><br/>- 역사는 언제나 시간을 거슬러 기록된다. 토니는 이 문장을 거꾸로 적는다. 우리는 늘 어떤 의미심장한 사건을 선택해 그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지만, 그 사건이 의미심장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우리다. 우리가 이편에 있다면 그 사건과 사건의 당사자들은 저편에 있다. 그들은 오래전에 사라진 과거인 동시에 우리 손 안에 있다. - 201<br/><br/>- "여자로서 감당해야 할 별것 아닌 형벌인걸, 뭐."<br/>토니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형벌이기는 하지만, 별것 아닌 형벌. 괴로움과 번민은 사실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무시할 수 있는 문제였다. - 282<br/><br/>- 지니아는 사회체제를 거부하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고 한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 대가가 따른다. 해방의 선봉에 선 사람들이 제일 먼저 총알을 맞는 법이다. - 303<br/><br/>- 하지만 토니는 한편으로 그녀가 대단하다고도 생각한다. 못마땅하고 당황스럽고 과거에 겪었던 모든 가슴앓이가 되살아나기는 하지만, 지니아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녀를 대하 소설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 용감하고 거의 모든 것을 경멸하며 탐욕스럽고 제멋대로 구는 그녀에게 동참하고 싶은 마음. 어머니가 눈썰매를 타고 언덕 밑으로 사라졌을 때 느꼈던 심정과 비슷하다. 눈썰매를 타고 언덕 밑으로 사라져 가는 어머니를 보며 "안 돼! 안 돼!"와 "잘한다! 잘한다!"를 동시에 외쳤던 그때하고 비슷하다. - 331<br/><br/>- "너는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떤 존재로 생각했으면 좋겠어? 사랑스러운 사람, 존경하는 사람, 무서운 사람, 셋 중에서."<br/>"존경하는 사람. 아니, 사랑스러운 사람."<br/>"나는 아니야. 나는 무서운 사람이 되고 싶어."<br/>"왜?"<br/>"그래야 훨씬 효과적이니까. 사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그것 하나뿐이야." - 339<br/><br/>- 그 여자, 질투가 나서 그랬을 거야.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질투 같은 건 매우 하찮은 문제라는 양.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질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최악의 감정이다. 일관성 없고 혼란스러우며 수치스러운 동시에 망원경 너머로 바라본 풍경처럼 독선적이고 집중적이며 유리처럼 단단하다. 고도의 집중감과 고도의 무력감이 혼재한다. 질투로 인상 살인이 그렇게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죽이는 것보다 궁극적인 지배는 없을 테니 말이다. - 11<br/><br/>- 나는 예전부터 독실한 신자가 못 됐다. 내가 입버릇처럼 말하잖니, 하느님이 누구 것이냐고. 세상에 종교가 없었다면 그렇게 시끄러울 일은 없었을 거다. - 103<br/><br/>-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어. 그 애를 없앨 수도 없고. 지금은 사라지더라도 언제든 다시 돌아올 거 아냐. 지니아는 주어진 운명이야. 날씨처럼 우리와 상관없이 그냥 존재하는 거지. - 273<br/><br/>- 토니에게 지도가 필요한 이유는 그녀가 항상 지도를 보는 이유와 일치한다. 지도를 보면 지형을 보고 상상하고 기억할 수 있다.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지니아다. 그녀는 지니아를 기억할 책임이 있다. 끝을 맺어 줄 책임이 있다. - 309<br/><br/>- 적은 누구였을까? 그녀는 과거의 어떤 원한을 갚으려고 했던 걸까? 전장은 어디였을까? 한군데는 아니었다. 온 사방과 이 세상이라는 조직 자체가 전쟁터였다. 아니면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니라 뉴런 사이,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뇌의 그 조그마한 불길 사이였을 수도 있다. 지니아한테는 전깃불 같은 꽃이 어울릴 것이다. 누전처럼 밝고 치명적인 꽃, 강철을 녹여 만든 엉겅퀴처럼, 불똥처럼 씨를 터뜨리는 꽃. - 318<br/><br/>2026. mar.<br/><br/>#도둑신부 #마거릿애트우드 #민음사 #모던클래식]]></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2/49/cover150/893749044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524991</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둑 신부 - 마거릿 애트우드 - [도둑 신부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3789</link><pubDate>Fri, 19 Jun 2026 16: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378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447&TPaperId=1734378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2/49/coveroff/893749044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447&TPaperId=1734378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둑 신부 1</a><br/>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1년 03월<br/></td></tr></table><br/>추천 추천 도서!<br/><br/>읽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읽는 기간이 한창 브리저튼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엄청났던? 시기였는데, 브리저튼을 시청하다 말고 이 책을 다 읽어버릴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br/><br/>지니아를 둘러싸고 피해자라 주장하는 토니, 캐리스, 로즈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br/>실상 모두 질리는 캐릭터들이라, 적당히 현실적이고 믿을 수 없으리만치 맹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그래서인가 질색하면서도 즐겼달까.<br/><br/>여성과 남성 모두 스테레오 타입이랄 수 있는 진상들의 집약체.<br/>고등학생 정도의 자녀를 둔 나이의 여성들이 스스로 지나치게 나이 듦에 대해 정의하는 게 좀 의아스럽기는 했다. 캐나다의 90년대는 그럴 법 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br/>가장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는 결국 웨스트를 용서하지 못했으면서도 비위를 맞춰주며 살아가는 토니.<br/>제일 한대 때려주고 싶은 캐릭터는 웨스트...<br/><br/>로즈는 지니아의 경험에 압도되었기 때문에,<br/>캐리스는 지니아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고 과신했기 때문에,<br/>토니는 지니아와 남자에게 맹목적으로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당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br/><br/>어쨌든 도둑 신랑의 컨셉을 도둑 신부로 바꾸어 전복을 꾀했더라도 피해자는 오롯이 여성으로 남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br/>'남자들도 당해보라지'라는 마인드는 결국 '동족' 여성에게도 해를 입힌다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부정적인 에너지에 대해 환기하게 된다.<br/><br/>- 까마득한 옛일인데 이유가 무슨 상관일까. 참변은 참변일 뿐이다. 상처는 상처로, 죽음은 죽음으로, 잔해는 잔해로 남을 뿐이다. 원인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지니아는 그대로 방치해야 할 기분 나쁜 사건이었다. 그녀의 진의를 파헤친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 14<br/><br/>-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다. 시작할 때 시작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끝날 때 끝나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모든 일에는 서론이 필요하다. 서론과 후기와 동시에 발생한 사건들을 기록한 차트가 있어야 한다. 그녀가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역사는 하나의 건축물이다. 어느 지점으로든 들어갈 수 있고 모든 선택이 임의적이다. 그래도 연속성을 깨뜨리고 시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 기준점으로 삼을 만한 순간은 있는 법이다. 우리는 그런 사건들을 돌아보며 그때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런 사건들이 출발점이 되고 종착역이 된다. 이를테면 탄생과 죽은, 결혼이 그렇다ㅏ. 전쟁 역시 마찬가지다. - 14<br/><br/>- 토니는 지니아가 언제나 그들 옆에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ㅏ. 우리가 그녀를 붙잡고 있어. 그녀 이야기를 입에 올리고 있어. 놓을 수가 없는 거야. - 58<br/><br/>- 캐리스는 오래전에 기독교를 포기했다. 성서가 고기들로 넘쳐나는 게 한 가지 이유였다. 어린양, 수송아지, 비둘기 등 온갖 동물들이 제물로 바쳐진다. 카인이 채소를 제물로 바쳤을 때 하느님은 그것을 거부하는 우를 범했다. 그리고 피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 성서 속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피를 흘리고, 손에 피를 묻히고, 개한테 피를 핥게 한다. 학살도 너무 자주 등장하고, 고통도 너무 자주 등장하고, 눈물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br/>동양의 종교가 훨씬 더 차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그래서 한때 불교신자로 지냈지만, 알고 보니 지옥이 너무 많았다. 대부분의 종교는 처벌에 너무 집착한다. - 119<br/><br/>- 그녀는 난생처음 이런 회의에 참석했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이란 뭔가 신비롭고 그녀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이며, 아버지가 남몰래 문을 닫고 하는 일인 줄 알았다. 아버지들만 할 수 있고, 여자들은 너무 멍청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자들이 한 방에 모여 앉아 미간을 찌푸리고 금 펜촉이 달린 만년필을 만지작거리며 상대방을 속일 방법을 열심히 연구하는 것이 사업이었다. 그녀는 놀라서 자꾸만 벌어지는 입을 닫느라 애를 먹었다. 여보세요! 이게 끝이에요? 맙소사,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네! 그녀는 정말 잘하고 있다. 대다수의 분야에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 175<br/><br/>- 역사는 언제나 시간을 거슬러 기록된다. 토니는 이 문장을 거꾸로 적는다. 우리는 늘 어떤 의미심장한 사건을 선택해 그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지만, 그 사건이 의미심장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우리다. 우리가 이편에 있다면 그 사건과 사건의 당사자들은 저편에 있다. 그들은 오래전에 사라진 과거인 동시에 우리 손 안에 있다. - 201<br/><br/>- "여자로서 감당해야 할 별것 아닌 형벌인걸, 뭐."<br/>토니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형벌이기는 하지만, 별것 아닌 형벌. 괴로움과 번민은 사실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무시할 수 있는 문제였다. - 282<br/><br/>- 지니아는 사회체제를 거부하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고 한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 대가가 따른다. 해방의 선봉에 선 사람들이 제일 먼저 총알을 맞는 법이다. - 303<br/><br/>- 하지만 토니는 한편으로 그녀가 대단하다고도 생각한다. 못마땅하고 당황스럽고 과거에 겪었던 모든 가슴앓이가 되살아나기는 하지만, 지니아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녀를 대하 소설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 용감하고 거의 모든 것을 경멸하며 탐욕스럽고 제멋대로 구는 그녀에게 동참하고 싶은 마음. 어머니가 눈썰매를 타고 언덕 밑으로 사라졌을 때 느꼈던 심정과 비슷하다. 눈썰매를 타고 언덕 밑으로 사라져 가는 어머니를 보며 "안 돼! 안 돼!"와 "잘한다! 잘한다!"를 동시에 외쳤던 그때하고 비슷하다. - 331<br/><br/>- "너는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떤 존재로 생각했으면 좋겠어? 사랑스러운 사람, 존경하는 사람, 무서운 사람, 셋 중에서."<br/>"존경하는 사람. 아니, 사랑스러운 사람."<br/>"나는 아니야. 나는 무서운 사람이 되고 싶어."<br/>"왜?"<br/>"그래야 훨씬 효과적이니까. 사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그것 하나뿐이야." - 339<br/><br/>- 그 여자, 질투가 나서 그랬을 거야.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질투 같은 건 매우 하찮은 문제라는 양.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질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최악의 감정이다. 일관성 없고 혼란스러우며 수치스러운 동시에 망원경 너머로 바라본 풍경처럼 독선적이고 집중적이며 유리처럼 단단하다. 고도의 집중감과 고도의 무력감이 혼재한다. 질투로 인상 살인이 그렇게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죽이는 것보다 궁극적인 지배는 없을 테니 말이다. - 11<br/><br/>- 나는 예전부터 독실한 신자가 못 됐다. 내가 입버릇처럼 말하잖니, 하느님이 누구 것이냐고. 세상에 종교가 없었다면 그렇게 시끄러울 일은 없었을 거다. - 103<br/><br/>-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어. 그 애를 없앨 수도 없고. 지금은 사라지더라도 언제든 다시 돌아올 거 아냐. 지니아는 주어진 운명이야. 날씨처럼 우리와 상관없이 그냥 존재하는 거지. - 273<br/><br/>- 토니에게 지도가 필요한 이유는 그녀가 항상 지도를 보는 이유와 일치한다. 지도를 보면 지형을 보고 상상하고 기억할 수 있다.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지니아다. 그녀는 지니아를 기억할 책임이 있다. 끝을 맺어 줄 책임이 있다. - 309<br/><br/>- 적은 누구였을까? 그녀는 과거의 어떤 원한을 갚으려고 했던 걸까? 전장은 어디였을까? 한군데는 아니었다. 온 사방과 이 세상이라는 조직 자체가 전쟁터였다. 아니면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니라 뉴런 사이,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뇌의 그 조그마한 불길 사이였을 수도 있다. 지니아한테는 전깃불 같은 꽃이 어울릴 것이다. 누전처럼 밝고 치명적인 꽃, 강철을 녹여 만든 엉겅퀴처럼, 불똥처럼 씨를 터뜨리는 꽃. - 318<br/><br/>2026. mar.<br/><br/>#도둑신부 #마거릿애트우드 #민음사 #모던클래식]]></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2/49/cover150/893749044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524991</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서머싯 몸 단편선 2 - 서머싯 몸 - [서머싯 몸 단편선 2]</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1868</link><pubDate>Thu, 18 Jun 2026 14: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18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3938&TPaperId=173418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942/43/coveroff/893746393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3938&TPaperId=173418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머싯 몸 단편선 2</a><br/>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09월<br/></td></tr></table><br/>서머싯 몸이라는 작가는 읽을 때마다 늘 그랬다.<br/>늘 곰곰이 되짚어보게 만드는 훌륭한 묘사.<br/><br/>유머러스한 내면의 통찰이 훌륭한 관찰자의 시선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믿게 된다.<br/>당대의 작가로서 가지기 쉽지 않은 드문 윤리, 성, 계급 의식까지.<br/>한 사람의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게 아닐지.<br/>역시나 이번 단편선을 읽으면서도 시대상 대비 여성 묘사는 진보적이라고 느꼈다.<br/><br/>단편 소설의 간결함 속에서도 풍부한 시선들이 담겨 있는 재밌는 독서.<br/>작가의 시선이 인간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이라기보다는 연민과 이해의 시선이라는 점도 몹시 공감.<br/><br/>- 하지만 대중이 어떤지 알 거예요. 훌륭한 묘기를 선보이면 열광하다가도 그들은 변화를 원하죠. 아무리 뛰어난 묘기라도 싫증을 내고 더 이상은 보러 오지 않아요. 당신도 겪을 일이랍니다, 내가 겪었던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에요. - 23, 춤꾼들<br/><br/>- 나는 그 소설을 읽지 않았다. 어떤 책이 돌풍을 일으키면 일 년은 기다렸다가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전혀 읽을 필요가 없는 책들이 얼마나 허다한지 생각하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 60, 비둘기의 노랫소리<br/><br/>- "난 사람들이 모르는 걸 집어내는 안목이 있지."<br/>그는 말했다.<br/>그렇다고 볼 수 있었지만, 그는 그것이 괜한 것을 들추는 것은 아닐까 돌이켜 볼 줄은 몰랐다. - 107, 사자의 가죽<br/><br/>- 페리에 부인은 분통이 터졌다.<br/>"대체 왜 그 청년을 거부하는 거니? 그 청년이 널 강제로 취했어. 그래, 그때 그 사람은 술에 취했지. 여자가 그런 일을 당하는 게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거야. 그 사람이 네 아버지를 때렸고, 네 아버지는 돼지처럼 피를 흘렸지만 네 아버지가 그 사람에게 앙심을 품었더냐?"<br/>"불쾌한 사건이었지만 난 다 잊었다."<br/>페리에가 말했다.<br/>아네트는 거칠게 웃음을 터뜨렸다.<br/>"성직자가 되지 그러셨어요. 상처받은 걸 진정한 기독교 정신으로 기꺼이 용서하시다니."<br/>"그게 잘못이냐?" 페리에 부인이 발끈해서 물었다. "그 남자는 보상을 하려고 최선을 다했어. 그 남자가 아니었으면 지난 몇 달 동안 네 아버지가 어디서 담배를 구했겠니? 우리가 굶주리지 않은 것도 다 그 사람 덕이야."<br/>"자존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품위라는 것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 선물을 그 사람 얼굴에 던졌어야죠."<br/>"너도 덕을 봤잖아, 아니니?"<br/>"아뇨, 아니에요."<br/>"알면서 거짓말하지 마라. 넌 그 남자가 가져온 치즈랑 버터, 정어리는 거부하고 먹지 않았지. 하지만 네가 먹은 수프는? 내가 그 사람이 가져온 고기를 수프에 넣는다는 거 너도 알잖아. 오늘 밤 네가 먹은 샐러드는? 그 사람이 가져온 기름이 아니었으면 맛대가리 없는 샐러드를 먹었을 테지."<br/>아네트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손으로 눈을 가렸다.<br/>"알아요.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너무 배가 고팠어요. 네, 그 사람이 가져온 고기가 수프에 들어간 걸 알면서도 그걸 먹었어요. 너무 먹고 싶었어요. 그걸 먹은 건 내가 아니에요. 내 안의 굶주린 짐승이 먹은 거죠."<br/>"이러니저러니 해도 어쨌든 먹었잖아."<br/>"치욕스러워. 절망적이야. 그놈들은 탱크와 비행기로 먼저 우리의 힘을 꺾어 놓고, 우리가 무장 해체되니까 굶기는 것으로 우리의 영혼을 꺾고 있어." - 159, 정복되지 않는 사람들<br/><br/>- 타인의 삶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지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거늘, 놀랍게도 사람들의 태도나 습관, 견해를 수정해야 한다고 거침없이 논평하는 자신만만한 정치인이나 개혁가 같은 인사들이 종종 있다. 나는 조언하는 것이 늘 주저된다. 다른 사람을 자기 자신만큼 속속들이 알지 않는 이상 어찌 그 사람에게 어떻게 행동하라는 조언을 할 수 있을까? 맹세코 나는 나 자신을 거의 알지 못하며 다른 사람들은 조금도 알지 못한다. 우리는 이웃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우리는 각자 외로운 탑에 홀로 갇힌 죄수들이고, 인간의 형상을 한 다른 죄수들과 기존의 신호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그 신호의 의미는 내가 생각하는 바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가 반드시 같은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인생은 한 번만 살 수 있는 것이고 가끔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도 일어나는데, 내가 뭐라고 이래라저래라 남에게 어떻게 살라는 말을 감히 한 단 말인가? 인생은 어려운 숙제다. - 195, 행복한 남자<br/><br/>- 현실이 내포한 여러 가지 불편한 요소들 중 하나는 완성된 이야기가 드물다는 것이다. 흥미를 자극하는 사건들이 있어도 관련된 인물들이 짙은 안갯속에 있기 마련이라 도대체 앞으로의 일을 가늠할 수가 없다. 우리가 예상한 불가피한 재앙은 전혀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엄청난 비극은 예술성이 결여된 잡담 수준의 촌극으로 축소되고 만다. - 202, 낭만적인 아가씨<br/><br/>- "스페인에서 인간의 생명이 경시되는 것이 투우 때문은 아닐까요?"<br/>"인간의 생명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보세요?" - 222, 명예가 걸린 문제<br/><br/>- 그는 자신의 문학적 자서전 &lt;요약(summing up)&gt;(1938)에서 단편 소설에 대한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br/>내가 과연 체호프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끊어지지 않는 선처럼 설명부터 결과까지 치밀하게 짜여 진행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단편 소설은 단일한 사건의 내러티브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서술에 불필요한 것은 모두 제거하여 사건에 극적인 통일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른바 '종지부' 찍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비판은 논리적이지 않은 경우에만 타당하다고 보았고, 비논리성에 따라붙는 비난도 정당한 이유 없이 순전히 효과만 노리고 비논리성을 남발하는 경우에만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요컨대 나는 단편 소설을 흐지부지한 말줄임표보다는 마침표로 끝내는 것을 더 선호했다. - 작품 해설 중<br/><br/>2026.<br/><br/>#서머싯몸단편선 #서머싯몸 #민음세계문학전집]]></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942/43/cover150/89374639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942430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소비예찬 - 김규림 - [소비예찬 - 문구인 김규림이 선택한 궁극의 물건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8234</link><pubDate>Tue, 16 Jun 2026 15: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82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5312&TPaperId=173382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11/coveroff/k3421353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5312&TPaperId=173382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소비예찬 - 문구인 김규림이 선택한 궁극의 물건들</a><br/>김규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1월<br/></td></tr></table><br/>참 문구인이다.<br/><br/>여러 포인트에서 큰 공감이 된 취향.<br/>특히나 미니멀하고 싶지만 취향의 방향이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서 더더욱 그랬다.<br/><br/>동질감과 문구인의 소속감까지 느껴진다.<br/>이런 종류의 유대감을 책으로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br/><br/>옛날 모델들이 견고하고 질이 좋다는 편견? 도 강화되는 기회 ㅋㅋㅋ<br/><br/>소비욕은 다른 것보다는 개완 편에서...<br/>오래 쓰던 개완 하나가 좀 작긴 한데.. 하나 더 사볼까?<br/>토림도예의 빈티지 블루 개완 예쁜데 사이트에 가보니 전부 품절이네..<br/>샵운영을 안 하는 건지도...<br/><br/>- 좋아하는 물건들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나요? 6<br/><br/>- 일상에서 나에게 의미를 지니는 물건이 얼마나 존재하는가는 '좋은 삶'을 이야기하는 데 하나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이든 열 개이든 물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얼마나 풍부하게 꺼낼 수 있는지는 얼마나 마음이 풍요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거든요. - 7<br/><br/>- 당시 여행의 유일한 목표는 '전국의 문방구를 돌며 고전 문구를 수집하는 것'이었는데, 사실은 아주 오랫동안 나의 버킷리스트에 적혀 있던 사뭇 진지한 꿈이었다. 들르는 도시마다 일부러 오래되어 보이는 학교 앞 문구점을 찾아 먼지 쌓인 물건들을 구출해냈다. - 82<br/><br/>- 척 보기에도 몹시 아름다워서 물어보니 가격이 사십만 원이었다. 초보자라서 이 정도까지는 필요 없다고 하니 돌아오는 답변.<br/>'You'll eventually come back to this one.' - 162<br/><br/>- 가끔은 뭐에 홀린 듯 이상하리만치 좋은 것들이 있다. 이렇게까지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유난히 잊혀지지 않고 마음에 깊게 남는 것들. 그런 것들 앞에서는 거참 이상한 일이네, 하고 끝내지 않고 이유를 파고들고, 일상에서도 가장 가까이에 두려고 한다. 유난히 지친 퇴근 후나 주말, 버튼을 누르듯 쓰기만 하면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지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은 어떤 것보다 귀하니까. 럭셔리가 별거 있나 싶다. 이런 기물 몇 가지와 함께하는 삶이 럭셔리 아니겠나. - 173<br/><br/>- 무언가를 좋아하면, 일단 크게 외쳐볼 것. - 184<br/><br/>-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물건은 세상에 참 많다. '없어도 불편하지 않으니 필요 없다'로 결론짓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없어도 되는 것을 굳이 다시 꺼내어 다시 생각해 보는 일이야말로 더 통찰력이 필요한 어려운 일 아니던가. 그런 물건들에 조금 더 신경 쓰는 삶을 살고 싶다. 인생의 풍성함은 필수 영역보다 부가적인 것들로부터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 275<br/><br/>- '소비예찬'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다 보면, 돈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하지만 내가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단순히 돈을 쓰는 소비행위를 넘어 잘 소비한 물건 하나가 삶을 훨씬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이끌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 가능성에 대한 진심 어린 '예찬'이다. 사소하지만 은근히, 내 일상을 조금씩 나음 방향으로 밀어주는 것들의 힘을 믿는다. - 278<br/><br/>2026. mar.<br/><br/>#소비예찬 #김규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11/cover150/k3421353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6112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저편에서 이리가 - 윤강은 - [저편에서 이리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5877</link><pubDate>Mon, 15 Jun 2026 11: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587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78&TPaperId=1733587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71/71/coveroff/893747737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78&TPaperId=1733587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저편에서 이리가</a><br/>윤강은 지음 / 민음사 / 2025년 10월<br/></td></tr></table><br/>황량함 속에서도 희망을 전해주는 디스토피아 세상의 사람들.<br/><br/>비교적 젊은 세대인 그들이 겪고 헤쳐나가야 할 세상은 이미 너무나도 망해버린 세계.<br/>그 세상의 사람들은 기저에 이미 포기와 체념을 지닌 채로 나아가야 하는 삶이다.<br/><br/>온실마을, 한강지역, 압록강 기지로 구분되는 미래의 세계는 한정된 자원으로 살아가는 것 외에 기댈 것이 없는 곳이다.<br/><br/>그 중 유목민의 성향의 캐릭터 넷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br/><br/>그들의 서늘하고 가라앉은 감정들이 언제, 어느 지점에서 소용돌이 치는지 지켜보는 일.<br/>그들의 지켜나가야 할 가치들이 있고 이것은 개인의 것이기도, 넓게 보면 국가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단순한 디스토피아 생존기보다는 좀 더 확장된 사고를 요구하는 것 같다.<br/>배경이 좀 더 구체적인 한반도이기에 더 몰입이 쉽기도.<br/><br/>이상으로 여기는 사회를 구축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헛될 뿐이라는 체념과<br/>그럼에도 인간에게 싹트는 작은 희망에 대한 기대.<br/>인물들 마다의 전사나 에필로그들이 궁금해지는 좋은 캐릭터들이라는 점도 좋았다.<br/><br/>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가 이렇게 한 번씩 기대 이상일 때가 있어 좋다.<br/>윤강은, 기억해둬야지.<br/><br/>- "넌 생각이 너무 많아. 그거 하나가 흠이야."<br/>그 말은 지금까지 기주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생각이 많은 것이 흠이라면, 누군가를 혐오하지 않을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군인답지 못한 일이라면..... 나는 생각을 멈추어야 하는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진작 그렇게 했을 텐데, 기주는 좀처럼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지 못했다. - 41<br/><br/>- 세상은 지구의 온도와 무관하게 점점 망해 갈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인류가 지금처럼 분열되어 싸운다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없다. 인류의 멸종을 막을 수 없다. 이대로 무력하게 사라지고야 말 것인가. - 96<br/><br/>- 좋은 사람. 유안은 그 말을 곱씹었다. 도진은 좋은 사람이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라고, 장난으로라도 함부로 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 진심으로 모두를 그렇게 대하는 사람. 그렇게 더 많은 존재를 기억하려 했고 기억해 온 사람. - 132<br/><br/>- 유안은 한동안 외투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조그만 견과류 아니, 씨앗을 되새겼다. 비록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손에 쥐었을 때의 부피감과 감촉을 기억했다. 그렇게 잠시 상상하는 것만으로 생명도감에 기록된 식물 중 하나인 복숭아는 여타 낯선 생명체와는 달리 유안이 아는 것이 되었다. 그야말로 실체 있는 생명체가 되었다. 살아 있었던, 혹은 살아 있는 것이 되었다. 유안은 누군가 이 생명도감을 집필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대단한 사명감도 이타심도 아닌, 그저 잊고 싶지도, 잊히고 싶지도 않은...... - 133<br/><br/>- 유안은 씨앗을 떠올려 보았다. 눈 속의 씨앗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때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존재들. 낯선 욕망에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렸다. 그런 존재들을 더 알고 싶었다. 기억하고 싶었다. - 141<br/><br/>- 살아 있는 한 기억할 수 있다. 기억은 사라진 것들을 되살릴 수 있다. 지금 이곳에 없더라도. - 156<br/><br/>- 잊힌 것들에 대해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언젠가부터는 기억에 대해 쓰고 있다고 느꼈다. - 작가의 말 중<br/><br/>2026. feb.<br/><br/>#저편에서이리가 #윤강은 #오늘의젊은작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71/71/cover150/893747737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5717182</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빛을 걷으면 빛 - 성해나 - [빛을 걷으면 빛]</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3770</link><pubDate>Sun, 14 Jun 2026 12: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37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9361X&TPaperId=173337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541/58/coveroff/895469361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9361X&TPaperId=173337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빛을 걷으면 빛</a><br/>성해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05월<br/></td></tr></table><br/>혼모노 이후 그저 팬이 되어 버린 작가 성해나의 다른 책들을 하나씩 찾아 읽고 있다.<br/><br/>최근작과 비교해서 감상을 말하자면 조금 더 어둡다?는 느낌. 큰 차이는 아닌 미묘한 어두움.<br/><br/>화양극장과 오즈가 가장 좋았고, 그 이유는 아무래도 두 세대 여성의 연대, 연결이기 때문. 특히나 가족이 아닌 다른 세대의 교류라는 측면.<br/><br/>나의 경우 엄마 세대와의 감정적 교류에 도달하기 전에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엄마의 젊은 시절을 집요하게 궁금해 할 나이가 되기 전에 겪은 이별이라 너무 안타까운 마음과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에 좀 더 마음이 쓰이지 싶다.<br/>이제는 엄마의 역사를 세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영영 없다는 아쉬움. (아빠도 그렇고...)<br/>누군가를 그런 측면에서 이해하고 격려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몹시 부러운 것이다. 그것이 가상의 인물일지라도.<br/><br/>ok boomer, 괸당, 당춘은 기성세대의 당혹감에 초점을 맞춘듯한데 읽으면서도 양측의 심리적 어색함을 동시에 느끼는 나는 어떤 위치인지 애매모호하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br/><br/>역시나 좋은 작가고, 장편을 기대~~<br/><br/>- 힘들면 얘기해도 돼. 우리가 다 들어줄게. 우린 이해해.<br/>너의 불행을 기꺼이 견딜 수 있다는 우월감, 나만 딱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 나를 위해 기꺼이 울어주던 이들에게서 그런 마음을 엿볼 때마다 나는 외로워졌다. - 12, 언두<br/><br/>- 베란다로 가더니, 유칼립투스 화분 뒤에서 말보로 갑을 꺼냈다. 엄마가 흡연자라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얼떨떨해진 내게 엄마가 말했다.<br/>넌 아무나 비겁해질 수 있는 줄 아니.<br/>그녀는 담배에 불을 붙인 뒤 한 모금 깊이 빨아들였다.<br/>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거야. 난 그게 안 되는 사람이고. - 34, 언두<br/><br/>- 좋은 영화니까요. 무엇보다 나만큼 나이가 들면 그 정도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게 여겨져요.<br/>젊은 시절의 조급과 불안은 나이가 들면 다 헛된 것이 되어버린다고, 지금의 넉넉함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자주 옛날이 그립다고 이목씨는 말했다. 그 말에 경은 자신도 모르게 대꾸했다.<br/>전 나이 들어도 지금이 그립지 않을 것 같아요.<br/>왜요?<br/>지금까지 내 인생은 거하게 말아먹은 영화 같거든요. - 65, 화양극장<br/><br/>- 나는 이제 살아내지 않고, 살아가고 싶어요. 견디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 92, 화양극장<br/><br/>- 너는 꿈이 뭐냐. 타투...... 그거냐?<br/>없어요. 타투는 할머니까지만 하고 접으려구요. 어차피 재능도 없고.<br/>잠시 생각하다 덧붙였다.<br/>그리고 나는 꿈, 희망, 그런 말 싫어해요. 나한테 해준 게 없거든요 그게.<br/>어둠 속에서 할머니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br/>너 꼭 겁쟁이 사자 같다.<br/>그녀는 쉽게 겁을 내고 안주하는 &lt;오즈의 마법사&gt; 속 겁쟁이 사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용기를 가지기 위해 에메랄드 시티로 떠나는, 막막한 여정 속에서 자주 겁을 내고 움츠러드는 겁쟁이 사자에 대해.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괜히 퉁을 놓았다.<br/>겁내고 울고 짜고. 그런 건 하나도 멋지지 않아요. 찌질하지.<br/>우툴두툴한 상처 위로 부드럽고 따뜻한 손이 지나갔다.<br/>난 너 그거 계속했음 좋겠다. 타투인가 그거...... 도망치지 말고.<br/>내 허벅지에 손을 얹은 채, 할머니는 말을 이었다.<br/>그거 할 때 너 참 좋아 보이더라.<br/>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멋쩍게 있다 할머니의 손 위에 내 손을 조심스럽게 포갰다. 할머니의 손이 상처를 더듬을 때마다 내 손도 같은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오십 비피엠의 고요한 박동 속에서 우리는 손을 겹친 채 오랫동안 서로를 마주보았다. - 320, 오즈<br/><br/>- 젊었을 때도 남한테 속 얘길 잘 못하는 사람이었어, 니 엄마가.<br/>우리가 남이야?<br/>내 말에 아버지는 시큰둥하게 대꾸했다.<br/>가족도 뭐 결국에는 남 아니겠냐. - 346, 김일성이 죽던 해<br/><br/>2026. feb.<br/><br/>#빛을걷으면빛 #성해나 #문학동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541/58/cover150/895469361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541583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야기를 들려줘요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이야기를 들려줘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0657</link><pubDate>Fri, 12 Jun 2026 13: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065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135181&TPaperId=1733065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98/82/coveroff/k1321351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135181&TPaperId=1733065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야기를 들려줘요</a><br/>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1월<br/></td></tr></table><br/>인생이란 그냥 대체적으로 하강하는 게 기본값일까 싶은 초반의 이야기를 지나면<br/>그럼에도 인간이란 이야기를 계속 계속 해나가면서 속내를 털어내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야기.<br/><br/>이제는 아는 이웃 같은 등장인물들이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툭툭 털어내지만<br/>실상 단편적인 에피소드란 없고 모든 것이 무언가의 원인이고 이유고 동기고 그런 것.<br/><br/>경청하는 일에 대해 더욱 생각하게 된다.<br/><br/>소소하고 별다를 것 없는 보편의 위기의 인생들을 각각 조명하고 있고,<br/>그 중심에 이번에는 밥 버지스라는 인물이 있다.<br/><br/>끝끝내 이루어지지 않는 루시와의 관계가 아쉽다고 느껴지지 않는 점도,<br/>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인연들에 대해, 그렇게 미완으로 결정되는 사랑이 있다는 것.<br/><br/>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데 언제 나오려나.<br/><br/>처음부터 쭉 다시 읽어볼까 싶다.<br/><br/>- 이것은 밥 버지스의 이야기다. 메인주 크로스비 타운에 사는 키 크고 체격 좋은 남자인 그는 우리가 그의 이야기를 하는 시점에 예순다섯 살이었다. 밥은 너그러운 사람이지만,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모른다. 우리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그는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만큼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자신의 삶에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이 있다고 믿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것이 있고, 그런 것은 우리 모두에게도 있다. - 13<br/><br/>- 이런 개 같은. 이 모든 기록되지 않은 삶이란. 사람들은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 거죠. - 41<br/><br/>- 우리는 삶이 우리의 통제 안에 있기를 바라지만, 전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 불가피하게 우리보다 앞서 존재한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다. - 48<br/><br/>- 올리브 키터리지는 그녀 주변의 모든 기록되지 않은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루시 바턴이 올리브를 처음으로 만나 올리브가 어머니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 표현을 썼다. 기록되지 않은 삶,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올리브는 그것에 대해 생각했다. 이 세상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기록에 남기지 않으면서 살아가고 있었고, 그 사실이 지금 그녀를 강타했다. - 126<br/><br/>- 이런 일들은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는 것 같다. 노인들에 대해, 노인들이 다른 사람의 손길을 얼마나 고마워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해셀벡 부인만 해도 그렇다. 그녀는 자신의 피부에 닿는 인간의 손길 없이 어떻게 살까? 샬린 비버는 어떻고? 사람들은 그것 없이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손길이나 포옹의 부재가 어떤 타격을 주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부재하다. - 244<br/><br/>- 나는 나이를 먹는 게 싫어요. 밥이 말했다. 그게 내 공포를 더 키우는 것 같아요.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요? 지금 세상이 흘러가는 모양새가...... 그게 그저 내가 나이를 먹어가서 그런 건지, 아니면 우리가 정말로 혼돈 속에 있어서인지 잘 모르겠어요.<br/>오, 우리는 혼돈 속에 있어요. - 300<br/><br/>- 그들은 행복했다. 그들 두 사람은 - 걷고 대화하고 - 그저 행복했다. - 353<br/><br/>- 매트가 지금 현관문에 나타나 말했다. 밥, 나는 그렇게 잘해내고 있지 못한 것 같아요.<br/>그건 당신이 정상적이란 뜻이에요. 밥이 일어나 매트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면서 말했다.<br/>나는 정상적이지 않아요. 매트가 말했다.<br/>음, 적어도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단 훨씬 더 정상적이에요. 밥이 그에게 말했다. - 374<br/><br/>- 이 글을 읽었던 게 잊히지 않는데 - 오래전에 읽은 거지만 - 그 글에서 유명한 영화감독이 말했어. 대화보다 더 섹시한 건 없다. 나는 늘 그걸 기억하고 있어. 그리고 너와 루시가 하는 게 그거야 - 대화를 하지. 좋아, 이제 잘 들어, 보비.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마. 그런 대화는 하지 마. 그렇게 하면, 서로 마음을 고백하기 시작하면, 토끼처럼 섹스를 하게 될 테고, 너희의 세상 전체가 무너져내릴 거야. - 433<br/><br/>2026. feb.<br/><br/>#이야기를들려줘요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문학동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98/82/cover150/k1321351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988239</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센의 대여 서점 - 다카세 노이치 - [센의 대여 서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28684</link><pubDate>Thu, 11 Jun 2026 12: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286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135186&TPaperId=173286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3/22/coveroff/k30213518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135186&TPaperId=173286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센의 대여 서점</a><br/>다카세 노이치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01월<br/></td></tr></table><br/>지지 않는 여자 센.<br/><br/>미미여사의 에도 시리즈와 같은 시선에서 읽기에 좋다.<br/><br/>미미여사보다 조금 거친 환경의 배경이랄까.<br/><br/>에도의 소규모 출판사라서 더 흥미롭다.<br/><br/>미미여사의 이야기가 굳이 노골적이지 않았다면<br/>다카세 노이치는 여과 없이 던지는 편이랄 수 있겠다.<br/>그게 뭐 청불 정도랄 순 없고,<br/>거친 시절을 헤쳐 나온다는 면이<br/>에도 시대에는 익숙한 정서인가 싶기도 하다.<br/>(물론 그 시절이 가혹한 면이 더 있는 건 사실이다)<br/><br/>이 이야기도 시리즈로 출간되나 싶은 기대감이 생긴다.<br/><br/>- 책이란 대개 상당히 비싼 물건이어서, 하루하루 끼니 잇기도 바쁜 서민은 엄두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사랑받는 곳이 '세책점'이다.에도에만 세책점이 800곳이 넘는다. 센의 '우메바치야'도 그 가운데 하나이며, 시작한 지 이제 겨우 5년인 신참이다. - 16<br/><br/>- 세책은 이 손님에서 저 손님으로 쉴 새 없이 옮겨 다니므로 손때가 묻고 파손되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이 이야기를 즐긴다는 증거다.<br/>이설과 유언을 엄격하게 단속하는 갑갑한 세상인지라 세책은 없어서는 안 되는 지식과 오락의 산실이었다. - 17<br/><br/>- 책을 필사할 때면 센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다. 한 자 한 자 적을 때마다 속삭임이 들린다. 책을 만드는 데 관여한 장인들의 혼의 파편 같은 것이리라. 부교소의 명령 한 마디로 책 하나가 절판되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판목을 소유하지 못한 세책점은 책을 확보하기 위해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베껴 적는다. - 31<br/><br/>- 누구나 언젠가는 죽어. 내가 보기에 이 세상은 말이야. 책으로 치면 한 쪽도 못 채울 만큼 헛된 꿈이야. 형벌을 받았네 몹쓸 병에 걸렸네 하며 이것저것 번민하지만 다 부질없는 일이지. 다음 쪽을 넘기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릴 뿐이야. - 62<br/><br/>- 나는 뒷골목을 누비며 반딧불이의 희미한 빛을 후세에 남기는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책만 빌려주고 다니는 게 아니에요. 책을 지키는 거예요. - 66<br/><br/>- 센은 세상에 태어난 책을 그저 괘씸하다는 이유로 말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책은 한바탕 농담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일을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써놓은 책이나 그림 두루마리는 사람 눈에 띄지 않으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없어도 무방하다고 부교소는 단정한 듯한데, 서민들은 소소한 놀이로 살아갈 희망을 얻기도 한다. - 96<br/><br/>2026. mar.<br/><br/>#센의대여서점 #다카세노이치]]></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3/22/cover150/k30213518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032222</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글이 안써지세요? 저도요 - 정지음 - [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26804</link><pubDate>Wed, 10 Jun 2026 11: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268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135252&TPaperId=173268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83/14/coveroff/k72213525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135252&TPaperId=173268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a><br/>정지음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02월<br/></td></tr></table><br/>기대에는 못 미쳤다.<br/>소소하게 풋 하게 웃을 수 있는 즐거움을 기대했지만...<br/><br/>애초에 글쓰기론에 대해 기대한 게 아니어서 더 그런 것 같다.<br/>정지음 작가의 데뷔작 느낌의 재치를 기대했었는데.<br/>그보다는 강의의 한 토막을 떼어내 보여주는 느낌.<br/><br/>부정적 감정을 회복하는데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고, 단어를 수집하면서 단어들 간의 미묘한 뉘앙스를 찾아가는 재미를 설명한 부분도...<br/>무엇보다 술이 꽐라가 된 후 부모님께 쓴 작가의 반성문은 재밌었다.<br/><br/>- 흩어진 생각을 모아 질서를 만들고, 말로 표현할 수 없던 감정에 언어를 부여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과 세상 사이의 무수한 연결점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9<br/><br/>- 때론 아무에게도 읽히지 못할 잡문이 무슨 소용인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읽히지 못하는 글이란 없었다. 쓰는 즉시 없애도 나 자신, 단 한 명만큼은 그 글의 주인이자 손님이고 증이이었다. - 21<br/><br/>- 괴리감에는 양면성이 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그걸 감각하는 것만으로 고통이 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면 창작의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선명한 괴리감이란 선명한 지향점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이 점을 확실히 인지하면 헤매는 과정에서도 시행착오와 실망이 덜하다. 낙담할 에너지를 아껴 다시 정진하는 것만으로도 글쓰기는 많이 발전한다. 중요한 건 괴리감을 인식하되 그것에 잡아먹히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 141<br/><br/><br/>2026. feb.<br/><br/>#글이안써지세요저도요 #정지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83/14/cover150/k72213525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83149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겨울 정원 - 이주란 _ 김유정문학상 2025 - [겨울 정원 - 2025 제1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25196</link><pubDate>Tue, 09 Jun 2026 14: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251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032721&TPaperId=173251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99/93/coveroff/k86203272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032721&TPaperId=173251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겨울 정원 - 2025 제1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a><br/>이주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0월<br/></td></tr></table><br/>이주란의 겨울정원은 노년의 담담함, 단단함, 관조하는 시선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br/>이별에도 굴하지 않는 그러나 쓸쓸한 비애가 느껴지는 그런.<br/><br/>그동안의 정의도 좋았다.<br/><br/>가만히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오히려 삶에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라는 심사평이 맘에 남는다.<br/><br/>- 소설을 쓸 때 나는 그런 사람의 작은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보다 큰 그리움에 대해 생각했다. 작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거의 꽉 찬 사랑, 그러나 다른 사람이 보면 '너무 작은데'라고 할 것만 같은, 그런 사랑과 여전한 그리움 말이다. 누군가 조금 슬프다고 말할 때는 분명 어떤 류의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 수상 소감 중<br/><br/>- 우리는 뭐 매일 저녁을 같이 먹거나 자기 전에 잘 자란 말을 하거나 하지 않고 각자 생활하는 편이기 때문에 안 들어온 줄도 몰랐다. 그래도 안전을 위해서 말만 좀 해주면 좋으련만 바랄 걸 바라야지, 하면서 다시 긴 베개를 이불로 덮는 사이에 미래가 들어온다.<br/>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해놨어?<br/>응? 이거 내가 그런 거 아녜요. 나 당당하게 외박한 거야!<br/>당당이라니, 내세울 일일 것까지야, 싶지만 그래도 난 나와 다른 미래가 좋다. 아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았다가는...... 평생 누군가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죽을지 모르니까. 말로는 당연하고 어디 카톡이나 노트북에 가끔 일기를 쓸 때에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기가 쉽지 않다. 미래가 바리바리 짐을 싸 이 집에 들어오던 날, 내게 오래 쓰던 노트북을 줬다. 그래 노트북 열어보는 게 재밌어서 네이버에 뭘 검색하다 보니까 지난 검색어가 떴는데 환멸, 체념, 적응, 포기라는 단어가 있었다. 그러니까 내 딸이 그런 단어들을 검색한 흔적을 목격하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외박하는 편이 훨씬 좋은 것이다. - 23, 이주란, 겨울정원<br/><br/>2026. feb.<br/><br/>#겨울정원 #이주란 #김유정문학상]]></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99/93/cover150/k86203272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499933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 리산 - [우리의 슬픔은 전문적이고 아름다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9981</link><pubDate>Sat, 06 Jun 2026 13: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99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033807&TPaperId=173199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76/83/coveroff/k1520338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033807&TPaperId=173199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의 슬픔은 전문적이고 아름다워</a><br/>리산 지음 / 교유서가 / 2025년 11월<br/></td></tr></table><br/>전반적으로 공감이 생기지 않은 채로 읽었고, 2편 정도는 꽂혔다.<br/><br/>교유서가의 시선집은 어떤 무드인지 궁금해져서 사봤는데<br/>큰 인상을 남기는 데는 부족한 듯.<br/><br/>- 오래된 마음은 가라<br/>아무것도 모르는 채 나는 뛰어드네<br/>다시<br/>맨 처음으로 - 시인의 말<br/><br/>- 끝내 가닿지는 못하고 날마다 밤마다 길을 떠나는 꿈 길을 떠도는 꿈, 연고도 시기도 없이 여기 서 있다 뭉개져가는 무덤은 누구의 것이며 이 형태는 어디서 와서 어디까지 가나 하는 생각들을 하며 밤을 지새우는 것이었다 - 사월에는 서역 중<br/><br/>- 그 때 우리는 슬픔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 우리의 슬픔은 증폭되고 슬픔 외엔 관심이 없었지 우리의 슬픔은 주말이면 무럭무럭 번성하고 우리는 우거진 슬픔 속에서 잠이 들고 음악을 듣고, 이를테면 그 시절 우리는 휴일 저녁 슬픔의 전문가 우리의 슬픔은 전문적이고 아름다웠네 - Veinte Anos 중<br/><br/>- 빗물에 적은 하나의 이미지만을 바라보고 바라보느라<br/>남은 생을 다 쓴다 - 앤틱한 마음 중<br/><br/>- 무장야 무장야 눈이 내리고<br/>세상의 모든 폐허 위에 눈이 내리고<br/>누가 밤새 파편들을 모아<br/>폐허를 떠받치는 소리 - 위무위 -술에 취한 나는 무슨 이유로 그리 슬피 우는가(전문)<br/><br/>- &lt;산책에서 돌아오지 않기&gt;<br/>전나무는 옛날식 정원처럼 무성하게 그림자를 피워내고, 정원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라고, 나무란 이렇게 낭만에 찬 바람을 모두 불러내 지붕과 첨탑 위에서 풍향계가 쉼없이 돌아가게 하는 거라고 너는 말한다<br/><br/>내내 나빠질 수 있지만, 기가 막히게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하는 그런 생각<br/><br/>반쯤 주문에 걸린 것처럼, 지금 영혼은 삶의 무한한 가능성으로 황혼처럼 물들어 결연히 어딘가로 가려 하나, 살을 에는 꽃들의 슬픔으로 가득한 겨울의 숲 저녁 무렵<br/><br/>전나무가 길게 늘어선 숲, 꽃들은 눈처럼 향기롭게 떨어집니다, 발밑으로 길어지는 당신의 낭만, 그러나 내가 기억하는 건, 꿈꾸는 이상적인 울적한 하루가 전부여서, 마른 꽃들은 발밑으로 떨어지고,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허밍을 하는, 이 낡고 오래된 집에서도, 왜 꿈은 오래 꿈꾸던 꿈일 수가 없는지<br/><br/>하나의 애도 하나의 기념 하나의 취향, 애호가들을 위해 천재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우로 제외되는 기회들, 그러나 개구리를 해부하는 방식으로 나를 파악할 수는 없어요<br/><br/>끊이지 않는 중얼거림 땀에 젖은 머리카락, 오늘도 펜을 손에 쥐고, 끝없이 드러나는 고귀함을 보이며 정원을 거슬러가며 이끼로 뒤덮인 벽을 넘어 바다를 건너, 무엇이든 물들여보겠다며 씨앗은 날아갑니다<br/>(전문)<br/><br/>- 폐허 속에서 쉬는<br/>쉼<br/>지나 간다 - 아프리카의 해 중<br/><br/>2026. jan.<br/><br/>#우리의슬픔은전문적이고아름다워 #리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76/83/cover150/k1520338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8768337</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025 제 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그 개와 혁명 - 예소연 외 - [그 개와 혁명 -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8550</link><pubDate>Fri, 05 Jun 2026 16: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85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037765&TPaperId=173185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32/83/coveroff/k1720377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037765&TPaperId=173185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 개와 혁명 -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a><br/>예소연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02월<br/></td></tr></table><br/>아... 예소연... 그 개와 혁명.<br/>2, 3 페이지마다 감정을 깊이 건드리는 지점이 있어서 코끝이 찡해지는 위험요소 범벅인 소설이다.<br/>죽음에 임박해 고통과 싸울 때 딸인 내가 상주라는 확답을 녹음하는 대목에서 가장 크게 멈칫했다. <br/>세대의 무엇과 삶의 무엇이 담긴 담백하지만 약간은 전복적인 대상작이라고 생각한다.<br/><br/>대상작이 좋으면 다른 작품들도 비슷한 결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읽게 되는 면이 있다.<br/>취향이 아닌 해도 있지만 2025년은 취향의 작품집이 되었다.<br/><br/>- 나는 태수 씨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 왜냐하면 태수 씨는 자식이라곤 나를 포함해 딸만 둘이었기 때문이었다. 자꾸 요즘 여자들 이야기를 하면서도 내가 요즘 여자들 중 한 명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태수 씨는 가까이 있는 나를 두고도 저 멀리 있는 요즘 여자들을 보는 식이었다. 그래서 유연한 노동 문제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불가산인 가사 노동 시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사회는 조리 있게 굴러가야 하지만, 가족이라는 제도 안의 조리는 다른 문제였던 것이다. - 17, 그 개와 혁명, 예소연<br/><br/>- 다 알면서도 참고 사는 거야. 그런데 너네는 왜 그러니? 태수 씨는 내게 이렇게 물어 온 적이 있었다. 나는 태수 씨의 삶도 치열하면 치열했지 참고 견디는 방식으로 이어져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나는 태수 씨를 사랑했다. 인셀은 사랑하지 못해도 그런 태수 씨 정도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한 사람의 역사를 알면 그 사람을 쉬이 미워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 18, 그 개와 혁명, 예소연<br/><br/>- 있잖아, 수민아. 그냥 죽고 싶은 마음과 절대 죽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매일매일 속을 아프게 해. 그런데 더 무서운 게 뭔지 알아? 그런 내 마음을 어떻게 알고 온갖 것이 나를 다 살리는 방식으로 죽인다는 거야. 나는 너희들이 걱정돼.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돈이 더 많이 들어서. - 28, 그 개와 혁명, 예소연<br/><br/>- "니들 진짜 미쳤니?"<br/>나는 수첩을 펼쳐 엄마에게 해야 할 말을 찾았다. 그리고 해오던 것과 같이 최대한 태수 씨의 말투를 흉내 내며 말했다.<br/>"공 여사, 자중하시오. 우리의 적은 제도잖아."<br/>그러자 엄마, 공 여사가 허탈한 표정으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유자는 태수 씨의 바람대로 길길이 날뛰었다. 화환과 국화 꽃을 물어뜯고 이곳저곳 냄새를 맡고 사람들을 향해 짖어댔다. 나와 수진은 서로 은근한 눈짓을 주고받았다. 장례식장 직원들이 성식이 형을 끌고 나갔다. 성식이 형은 끌려 나가면서도 유자의 만행을 끝까지 지켜보려고 했다. 나는 비록 눈물이 차올랐지만, 활짝 웃고 있는 태수 씨의 영정 사진을 보면서 같이 웃어 보였다. 수진도 그랬다. 그것이 태수 씨의 마지막 지령이었기에. - 35, 그 개와 혁명, 예소연<br/><br/>- 속수무책이라는 말을 참 많이 쓰는 편입니다. 삶은 정말이지 속수무책으로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이해할 수 없음을 또 들여다보면, 무언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 이해할 수 없음 속에 존재했던 분명한 선택과 의지, 체념, 미약한 사랑 같은 것들이요. - 41, 예소연<br/><br/>- 사람들은 참 신기하다. 우리의 무의식은 뭔가를 알고 있는 것만 같다. 아니, 어쩌면 모든 것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난파선 위에서 먼저 뛰어내리는 건 쥐뿐만이 아니다. 우리도 우리의 미래를 안다. 그저 모종의 이유로 망각하고 있는 척할 뿐. 우리가 하는 말은 결국 자기실현적 예언이거나 결과를 이미 알고 치는 점괘로 판명된다. - 159, 허리케인 나이트, 문지혁<br/><br/>2026. jan.<br/><br/>#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 #예소연 #그개와혁명]]></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32/83/cover150/k1720377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832833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다나 - 박서영 - [다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6430</link><pubDate>Thu, 04 Jun 2026 12: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643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94&TPaperId=173164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6/78/coveroff/893747739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94&TPaperId=173164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다나</a><br/>박서영 지음 / 민음사 / 2026년 01월<br/></td></tr></table><br/>이렇게 파국으로 끝난다고? 싶은 당혹감이 좀 있다.<br/>짧은 장편이라서일까?<br/><br/>동물원에서 탈출한 동물의 딸이 주인공인 설정.<br/>약간의 이물감이랄까. 불편감이랄까. 그런 지점도 분명 있다.<br/><br/>나무에게 치명적인 병을 옮기는 존재인 엄마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벌목.<br/>아무래도 우울한 설정일 수밖에 없지 싶다.<br/>그래도 조 단장이라는 기댈 구석이 있어 다행일까.<br/><br/>지독한 증오로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br/><br/>처음 알게 된 표현.<br/>'윤몰하다' 물 속에 가라앉아 빠지다. 어떤 세력이나 현상 속에 휩쓸려 없어지다.<br/><br/>- 나는 그 말을 알지 못했고 늘 익숙한 침묵을 택했다. 항상 이래 왔다. 무엇에도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그저 살아 숨 쉬는 것에만 최선을 다할 뿐인 인상으로...... 어디서나 겉돌 수밖에 없는 뚱한 표정......<br/>나를 수식하는 건 나무 벌목이라는 생계 수단과 서른이라는 애매한 나이, 그리고 여자라는 성별이다. 하얀 피부와 주근깨투성이인 얼굴, 15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키, 누리끼리한 손발톱..... 이것만으로도 남들과 구분되는데 어눌한 발음까지 그대로 드러내면 내가 짐승의 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분이다.<br/>나는 사람들에게 그저 숫기 없이 나무 베는 여자로 각인되고 싶다. 이것이 사람 집단에 동화되기 위한 나의 최선이다. - 38<br/><br/>- 나는 버려진 것이다. 다나가 연리재에서 들려주었던 처절한 경험을 나도 똑같이 겪게 되었다. 버려진다는 건 이런 것이었다. 사람의 규칙 바깥에 내던져지는 것. 사람의 규칙을 알고도 그와 무관한 삶을 살도록 강요받는 것. 버려졌다는 것보다 다나의 마음을 내가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더 끔찍했다. - 76<br/><br/>- 어떤 딸은 엄마에 대한 분노를 먹으며 자란다. 나는 엄마와 다르다는 믿음이 비로소 나를 자유롭게 한다. - 82<br/><br/>- '미워하거나 미워했던 것들을 쓰시오.'<br/>시험지를 내민 삶의 뻔뻔한 표정.<br/>사실 내가 가장 미워하는 건<br/>이 시험지를 내민 삶이다.<br/>내가 미워하는 모든 것으로 빚어진 삶.<br/>도망치려 들어선 모든 길목마다 마주친 삶의 그림자.<br/>삶에게 몸이 있다면 장기를 모조리 꺼내고 싶다.<br/>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벌을 삶이 받았으면 좋겠다. - 작가의 말 중<br/><br/><br/>2026. mar.<br/><br/>#다나 #박서영 #오늘의젊은작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6/78/cover150/893747739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36788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 조승리 -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4698</link><pubDate>Wed, 03 Jun 2026 13: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46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939047&TPaperId=173146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96/25/coveroff/k96293904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939047&TPaperId=173146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a><br/>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03월<br/></td></tr></table><br/>용궁장의 고백을 읽고 관심이 생겨 정보 없이 책을 샀는데,<br/>작가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예상치 못한 정보에 조금 놀랐다.<br/><br/>그런 이유로 에세이 전반이 장애와 뗄 수 없는 에피소드들이었다.<br/>그 지난하고 고된 경험을 쉽게 공감한다 감히 말할 수 없다.<br/><br/>그러나 체념을 한다라고 작가는 썼지만,<br/>절대 체념하지 않는 삶의 태도와 자세가 기세로 느껴지는 이야기들이다.<br/><br/>다른 책도 더 궁금해진다.<br/><br/>차례에 앞서 점자도서나 전자책으로 만들 때를 위해 표지 설명을 덧붙인 점이 좋았다.<br/><br/>- 나는 어둠을 훑어보았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어둠뿐이었다. 하늘을 수놓는 수백 송이의 불꽃이 궁금했다. 그러나 지금 저 불꽃을 볼 수 없다 해서 아쉽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나의 불꽃은 더 찬란하고 빛나기 때문이다. - 15<br/><br/>- 카프카를 읽고, 하루키와 윤대녕과 빌 브라이슨과 레이먼드 챈들러를 만났다. 내게는 시간이 없었다. 병원에서는 10여 년 정도 시력이 남아 있을 거라고 진단했다.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손에 닿는 대로 책을 꺼내 활자를 눈에 담았다. 당시 나는 무지했다. 책은 눈으로만 읽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계문학전집을 모두 읽고 싶었다. 기형도의 시집을, &lt;호밀밭의 파수꾼&gt;을, 보들레르의 &lt;악의 꽃&gt;을 읽어야 했다. 그래야만 내 현실을 견딜 수가 있었다.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채로 집에 가면 엄마는 제발 책 좀 읽지 말라며 야단을 쳤다. 그러나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뿐이었다. - 16<br/><br/>- '극복'이라는 말처럼 오만한 단어가 있을까? 장애를 극복하고, 가난을 극복하고, 불합리한 사회를 극복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나는 영원히 내 장애를 극복하지 못할 거라고. 나는 단지 자주 내 장애를 잊고 산다. 잊어야지만 살 수가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빨리 체념한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 38<br/><br/>- 다리를 끌어안고 몸을 동글게 말았다.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몸을 앞뒤로 흔들었다. 나는 마모된 몽돌이다. 까맣고 동그란 몽돌. 바다는 나를 끌어당겼다가 멀찍이 밀어놓기를 반복한다. 누구에게나 불행을 견디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불행을 참아내고 있다. - 158<br/><br/>2026. may.<br/><br/>#이지랄맞음이쌓여축제가되겠지 #조승리 #에세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96/25/cover150/k96293904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696252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카프네 - 아베 아키코 - [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3413</link><pubDate>Tue, 02 Jun 2026 16: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34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3134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off/k4021378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3134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a><br/>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3월<br/></td></tr></table><br/>은근하게 배고파지게 만드는 힐링 소설.<br/><br/>제도적 뒷받침되는 파트너쉽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br/>여러 형태의 공동체 연대가 필요한 시대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는 것.<br/><br/>그저 작은 도움으로도 땅을 박차고 일어날 기운을 차릴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br/>삶에 대해 그 어떠한 적극적 의지가 도무지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걸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는 점도 좋았다.<br/><br/>인생의 어느 시점 삶의 무게가 유독 무거워지는 그런 때<br/>매일매일 수행해야 하는 득도 없고 티도 안 나는 집안일에 익사할 것 같은 사람들을 돕는 일.<br/>딱 따스한 힐링을 줄 수 있는 소재로<br/>설정 자체가 일본 드라마스럽고,<br/>여성성, 임신에 대한 집착? 이 묘한 이질감을 불러일으키지만<br/>어느 정도 그 나라의 문화적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br/><br/>- "나도 빨래랑 청소쯤은 해요."<br/>"그래도 그런 일은 여자가 역시 더 잘하니까."<br/>"성별은 관계없다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건 여자여서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하고 실천을 반복하면서 잘하게 된 것뿐이에요. 남자도 마찬가지로 하면 똑같이 할 수 있을 겁니다."<br/>이 말을 조금 더 우호적으로 말했다면 인상도 달라졌겠지만, 오노데라 세쓰나는 날카로운 눈초리에 정색한 얼굴이었고 어조도 담담했다. - 28<br/><br/>- 가사 대행을 하다 보면 대충 사람의 성향이 보이는데요, 성실하고 노력가일수록 남의 도움을 받는 데 서툴러요. 쓰러지기 직전이나 쓰러진 후가 아니면 도와달라는 것 자체를 태만이라고 느껴요. 스스로 얼마나 힘든지 자각 못 하는 사람도 많고요.<br/>세쓰나의 진갈색 눈이 이쪽을 힐끔 봤다. 그쪽처럼요,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 114<br/><br/>- 모르지.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같은 집에 살았어도 섹스를 했어도 인간은 자기 이외의 인간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어. 안 것 같은 기분이 들어도 결국엔 착각이야. - 242<br/><br/>- 우리 발밑에 있는 것은 그토록 불확실한 세계이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훨씬 더 불안정한 존재다. 그 슬픔을 세쓰나는 끔찍할 정도로 알고 있다. - 355<br/><br/>2026. mar.<br/><br/>#카프네 #아베아키코]]></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150/k4021378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4459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레벨 세븐 - 미야베 미유키 - [레벨 세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98244</link><pubDate>Tue, 26 May 2026 16: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982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7761&TPaperId=172982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8/49/coveroff/k88213776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7761&TPaperId=172982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레벨 세븐</a><br/>미야베 미유키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03월<br/></td></tr></table><br/>미야베 미유키의 이야기는 거의 다수를 좋아하지만 레벨 세븐은 지나치게 늘어진다.<br/><br/>이렇게까지 길게 설명을 늘어놓고, 마지막에 갑작스럽다 느껴지는 복수 크루도 좀...<br/><br/>1990년 작품이라니... 오래된 만큼 그만큼 낡아서? 그런 건가 싶다.<br/><br/>기억 억제 약물에 전기 충격 등 딱 와닿지 않는 소재들이지만 어쨌든 1984년의 정신과 환자 인권 침해 실화를 모티브로 했기에 당위성을 얻는 소재가 되었다.<br/>거기에 얽힌 사건이 단일 사건이 아닌 점은 흥미로운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이 경우엔 오히려 이야기의 호흡을 오히려 방해한 게 아닐까 싶다.<br/><br/>그리고 모든 나쁜 사건들은 부와 권력과 공권력과의 유착이 매번 문제랄까... 그러니까 악이 성립되는 거겠지만.<br/><br/><br/>- 전혀 불쾌하지 않다. 인생은 즐겁다.<br/>이제부터 하려는 일이 성공하면 훨씬 즐거워지리라. 청년은 믿었다. - 15<br/><br/>- 에쓰코는 생각했다. 대체 한 인간이 일어설 수 없게 될 때까지 지치도록 일해야 하는 법 따위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가. 한 인간을 그렇게까지 부려먹을 권리가 누구에게 있다는 말인가. - 73<br/><br/>- 우리 가족은 두 번 살해당한 게 된다- 라고 유지는 생각했다.<br/>첫 번째는 사이와이 산장에서 총에 맞아 살해당했다. 그리고 남겨진 유지와 아키에의 기억이 지워지고 다시 기억이 났을 때 또 한 번 살해당한 것이다.<br/>어떤 비극이든 슬픔은 한 번으로 끝난다. 어떤 비탄이든 가장 깊은 곳은 한곳으로 끝날 것이다.<br/>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한 번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똑같은 슬픔을 똑같은 깊이로 다시 경험해야 한다.<br/>용서는 불가능하다. 창 쪽을 향한 아키에의 하얀 볼을 바라보면서 유지는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가치가 있다- 고. - 380<br/><br/>- 별장지는 어둠의 저편에서 망령처럼 솟아올랐다.<br/>불빛도, 음악도, 빛도 없다. 한여름의 정체된 어둠의 밑바닥에서 고요히 죽어 있다. 나란히 선 몇몇 별장의 지붕은 묘비처럼 그저 초연하게, 모든 생생한 생명 활동으로부터 뒤쳐진 듯 보였다. - 560<br/><br/>2026. may.<br/><br/>#레벨세븐 #미야베미유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8/49/cover150/k88213776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8494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 허연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93088</link><pubDate>Sat, 23 May 2026 16: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930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37477&TPaperId=172930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4316/65/coveroff/89320374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37477&TPaperId=172930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a><br/>허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06월<br/></td></tr></table><br/>다 읽기도 전에 이미 별 다섯을 주고 읽어나가는 시집.<br/><br/>어쩌면 이렇게도 시리게 다가오는지 모를 일이다.<br/><br/>모든 시에 플래그를 다닥다닥 붙이고<br/>결국은 그것들이 의미 없어지게 되고...<br/><br/>신의 의미에 대해 언급되는 마지막 부는 조금 취향 밖이지만<br/>그러나 해설을 통해 시인을 더 알 수 있는 지점.<br/><br/>늘 좋은 시인.<br/><br/>- 소식은 없었다<br/>밤에 생긴 상처는 오래 사라지지 않는다<br/>도망치지 못했다<br/>2020년 6월<br/>허연 - 시인의 말<br/><br/>- 트램펄린에 날 던지면서 말한다<br/>"말해줘 가능하다면 내가 세상을 고르고 싶어"<br/>생각이 있으면 말해주리라 믿었지만<br/>트램펄린은 그냥<br/>나를 떨어뜨리고<br/>미워하지도 않으면서 나를 떨어뜨리고<br/>그러면 내 처지도 최선을 다해 떨어지고<br/>세상에서 트램펄린이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다 - 트램펄린 중<br/><br/>-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br/>보통은 별이 떠야 알 수 있지만<br/>강 하구에 찍힌<br/>어제 떠난 철새의 발자국이<br/>그걸 알려줄 때도 있다<br/>마을도 돌고 있는 것이다<br/>(...)<br/>이 거리에서 이런저런 생들은<br/>지구의 가장자리로 이미 충분하다 - 어떤 거리 중<br/><br/>- 십일월의 나는 나쁘게 늙어가기로 했다<br/>잊고 있던 그대가<br/>잠깐 내 안부를 들여다본 저녁<br/>창문을 열면<br/>늦된 날벌레들이 우수수 떨어지곤 했다<br/>절망의 형식으로 이 작은 아파트는 충분할 걸까<br/>한참을 참았다가<br/>뺨이 뜨거워졌다<br/>남은 것들이 많아서 더 슬펐다<br/>(...)<br/>미친 듯이 슬펐는데 단풍은 못되게 아름다웠다<br/>신전 같은 산 그늘이 나를 덮었고<br/>난 죽지 못했다 - 십일월 중<br/><br/>-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br/>당신은 모르지<br/>내일에도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는지<br/><br/>바람이 분다<br/>새벽 1시의 바람이 분다 - 새벽 1시 중<br/><br/>-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는 연습을 하자. 언제 커피 한잔 하자는 말처럼 쉽고 편하게, 그리고 불타오르지 않기.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중<br/><br/>- 소금을 물에 녹이듯<br/>굴욕을 한입 가득 물고<br/>파도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 있다<br/><br/>나는 어두운 열매를<br/>눈물 없이 먹을 수 있을 줄 알았고<br/>나는 여전히 당신의 밀도에 녹는다 - 바닷가 풍습 중<br/><br/>- 그 어떤 실망도 없이 강물이<br/>내 앞을 떠나는 것을 보고 있다<br/>어떤 불안도 없다<br/>나보다 더 추한 미래는 알지 못하므로<br/>기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강물이 그랬던 것처럼 - 열대 중<br/><br/>- 스쳐 가는 생각들<br/>순서 없이 파고드는데<br/>시가 아닌 건 없다. 잠들기 다 틀린 새벽<br/>아무것도 남지 않고 시가 남았다. - 24시 해장국 중<br/><br/>- 그해에는<br/>적절치 않은 음표들이<br/>자신의 처지를 저주하다<br/>무한대로 아름다워지곤 했다 - 트랙 중<br/><br/>- 나는 완성이 아니었구나. 내게 절창은 없었다. 이제 내 삶을 뒤흔들지 않은 것들에게 붙여줄 이름은 없다. 내게 와서 나를 흔들지 않은 것들은 모두 무명이다. 나를 흔들지 않은 것들을 위해선 노래하지 않겠다. 적어도 이 생엔. - 절창 중<br/><br/>- 생각해보면<br/>너무 많은 바람, 너무 많은 빗물<br/>이런 게 다 우리를 힘들게 했지<br/><br/>우리의 한숨이 너무 깊어서<br/>우리는 할 일을 다한 거 같았고<br/>강변에서 일어나기로 했지 - 이별의 서 중<br/><br/>2025. dec.<br/><br/>#당신은언제노래가되지 #허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4316/65/cover150/89320374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316659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 - 김성중 - [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9003</link><pubDate>Thu, 21 May 2026 10: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90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033466&TPaperId=172890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70/77/coveroff/k22203346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033466&TPaperId=172890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a><br/>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br/></td></tr></table><br/>신화와 동화의 변주 같은 단편들이다.<br/><br/>불안과 혼돈이 공포와 좌절로 결론지어지지 않고 조금은 그래도 조금은 나아진 어떤 상태로(그러나 미처 행복이라는 결말에는 미치지 않는) 귀결되는 그런 느낌.<br/><br/>토종 환타 지랄 수 있는데, 세계관은 광활하게 다가온다. <br/><br/>이야기 속 다수 인물들에서 중년의 정체성이 느껴지고 그것이 나와 호흡을 같이 가져가는 흡인력이 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작가와 함께 세월을 헤쳐 나오고 있다는 동지의식.. ㅋ 나 홀로 동지의식이랄까 :)<br/><br/>- 아이들은 자기에게 꼭 맞는 관을 도처에서 찾아낼 수 있다.<br/>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니 그때와 똑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보이지 않는 성냥을 켠다. 탁탁. 기억의 불꽃을 점화하기 위해. 숨바꼭질을 할 때마다 우리는 죽은 존재였다. 웃음도 숨소리도 누른 채 부활을 위한 작은 죽음에 들어가는 것. 세상 구석구석에서 아이들은 이 짜릿한 틈새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 9, 유령들<br/><br/>- "도서관 책은 공공기물이잖아요."<br/>나도 모르게 공격적인 말투가 나왔다. 자기 책도 아닌데 줄치고 메모하는 인간은 내 평생 혐오하던 치들로, 그들이 표시한 부분은 도무지 동의가 되지 않을뿐더러 끄적거린 내용 역시 유치한 감상일 때가 태반이었다. 그런데도 앞선 독자의 필기는 묘하게 텍스트를 건드려서 자주 걸려 넘어지게 만든다. 정말 쓰레기 같은 짓이다. - 19, 유령들<br/><br/>- 살아 있는 사람도 책에 몰입하는 동안 반쯤은 유령처럼 변하기에, 그들 속에 섞여 책장을 넘기고 있으면 생사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면 다 읽을 수 없을 수많은 장서들이 미래의 약속처럼 빽빽하게 펼쳐져 있었다. - 23, 유령들<br/><br/>- 우리는 반박함으로써 영리해진다. 달리 말해 반박할 것이 없으면 비평적 총기를 잃어버린다. 사실상 총명함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에게는 상상의 도약을 위해 부수어야 할 낡은 토대가 필요하다. - 28, 유령들<br/><br/>- 새로운 인생이란 달리 말하면 '진정한 인생'이 아닐까? 중년을 통과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작'이라는 허들과 만나게 되기 마련이다. '고작해야 이거였나? 이게 내 인생의 전부란 말인가?' 이런 식으로 절망 어린 축소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때 고기를 드는 것이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진짜 인생이 있을 거라는 희망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 한 조각조차 없다면 현재는 과거에서 넘어온 의무를 해치우는 부역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된 여성들이 그렇다. 착하고 책임감이 강한 나머지 돌봄에 중독된 여자들, 의무밖에 남지 않은 일종의 노예들이다. - 49, 새로운 남편<br/><br/>- 우경은 자기 인생이 평범하다는 사실에 새삼스레 놀란다.<br/>이제는 죽음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그것은 하얀 계란처럼 생긴 꿈 없는 잠이다. 우경은 흠 없이 깨끗한 알 속에 담겨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홀가분하고 후련하게 그 순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펼쳐진 왼손에 움켜쥔 꿈 하나 없이. - 123, 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br/><br/>- 절필 후에도 여전히 흉터 아래 통증을 느끼며 간유리 너머 세상을 바라보듯 흐리멍덩하게 살고 있다. 언젠가 저 간유리를 깨뜨려야 세상을 제대로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제대로'가 무엇일까? 내 평생 한 번도 맞히지 못한 과녁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 228, 맥주의 알<br/><br/>- 쓸쓸하고 다정한 느낌을 받으려면 멀리서 자세히 봐야 해요. - 237, 맥주의 알<br/><br/>- 내가 모임에 빠져든 건 시간이 건져낸 티백처럼 변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br/>오후에 일어나 마시다 만 찻잔을 내려다보는데, 바싹 마른 티백이 계시처럼 눈에 들어왔다. 바싹 말라 얼룩이 생긴 채로 찻잔에 달라붙은 누추한 모습. 설거지 좀 제때 하라고 잔소리하던 여자친구가 떠올랐다. 도자기 잔 역시 그녀의 선물이었는데, 안쪽이 거뭇해졌다. 여자친구는 도자기 잔에 찻물이 배어드는 것을 일컫는 '차심이 든다'라는 표현을 알려주었다. 찻잔에도 마음이 생기는데, 나는 왜 점점 마음을 잃어가는 것일까? - 240, 맥주의 알<br/><br/>- 미래의 기억을 손에 쥔 채 천천히 걸었다. 괜찮은 할머니가 되기 전에, 우선 위조되지 않은 현재를 즐겁게 살아야 할 테니까. - 303, 맨발 교실<br/><br/>2026. jan.<br/><br/>#왼손잡이는꿈을잘기억한다 #김성중]]></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70/77/cover150/k22203346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7707782</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것은 천재의 사랑 - 양안다 - [이것은 천재의 사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5532</link><pubDate>Tue, 19 May 2026 13: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553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038548&TPaperId=1728553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318/7/coveroff/k4020385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038548&TPaperId=1728553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것은 천재의 사랑</a><br/>양안다 지음 / 타이피스트 / 2025년 05월<br/></td></tr></table><br/>불안함을 극복하려는 작은 몸짓.<br/><br/>대상이, 캐릭터가 있는 시들은 몰입하는데 장벽이 조금 있지만... 뭐...<br/>이제는 이러한 구성의 시들의 설정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편이다.<br/><br/>어수선함의 극치 상태에서도 집중하려 노력하며 음미했는데도 후반으로 갈수록 나름 극복되는 시들이었다. <br/><br/>플래그를 붙이며 기억하려고 한 어느 시나 시구를 골라도 다 좋았다.<br/>다시 한번 음미하고 읽어보려 한다.<br/><br/>불안, 다가올 불행을 기꺼워하는 이의 시.<br/><br/>- 싫어하는 것에 대한 목록 :<br/>질투심<br/>노력에 필요한 일방적 정직함<br/>사랑의 무용성을 주장하는 바보 천치<br/>열등감을 숨긴 채 드러내는 이빨<br/>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변명<br/>자신의 논리를 세상의 정답으로 치부하는 개구리들<br/>상대의 마음을 자신의 것이라 여기는 착각<br/>그리고 불안<br/>불안<br/>불안<br/><br/>나의 불안을 모두에게 나눠 주고 나니<br/>이 시집을 이렇게 쓸 수밖에 없었다<br/>이제 나는<br/>불안이라는 이름의 그네에서 내려와<br/>먼 곳까지 걸어 보기로 했다<br/>2025년 5월 양안다 - 시인의 말<br/><br/>- 나는 당신 따뜻한 말.<br/>당신 선한 말.<br/>당신 우스운 말을 먹고 사는 머저리가 될래요. 적어도 이번 계절에는요.<br/>내가 눈이 멀어 버린 걸까요. - 가장 듣기 좋은 말 중<br/><br/>- 세계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곤 한다. 사람들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br/>단지 이상한 일이. - 델피니움 꽃말 중<br/><br/>- 나는 복잡하게 말합니다. 나는 중얼거리고 중얼거리듯 네게 말하고 어제와 오늘을 헷갈리고 그러나 사랑과 불안은 아니지. 우리가 함께 넘어진 곳이 어디지? 나는 그딴 거 몰라. 내가 복잡하게 말한다고. 나의 내면이 이렇게나 복잡하다고. 너를 복잡하게 사랑한다고. - 복잡하고 어지러운 초콜릿 소년 중<br/><br/>- 프라하 뒷골목에도 당신의 노랫말이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새벽에 쪽잠 자던 쥐들이 당신 노래를 자장가 삼았으면 좋겠다. 아직 세상이 기울지 않았다고 믿고 싶으니까.<br/>그러기 위해서 당신은 노래를 불러야 하지. - 프라하식 저녁 식사 중<br/><br/>- 이제부터 꿈을 꾸지 않기. 한밤중에 묻는 안부처럼 평화를 이해하기.<br/>우리보다 오래된 세계에는 비참한 것이 무성했다. - 처음과 같이 이제 와 항상 영원히 중<br/><br/>- -가끔은 증오가 모든 걸 해결하는 것처럼 보여요.<br/>- 가끔은 증오가 모든 걸 망치는 것처럼 보이지. - 울게하소서 중<br/><br/>- 누군가가 불안을 내다 버리기 위해 인간을 만든 건 아닐까. 뒷골목에 쓰러져 있는 당신을 내가 주워 왔다. 불안을 전부 게워 내라고 두들겨 주었지. 도대체 나는 누가 내다 버린 불안이지? 있잖아요, 온 세상이 잠들었을 때에도 나는 어지러움을 느껴요. 나 빼고 모두가 춤을 추는 기분이고 나 혼자 쓰러지죠. - 하늘은 다홍빛 불타는 시간에 중<br/><br/>- 괴로움은 슬픔의 친구입니까. 과거는 마음을 오리고 천천히 조각낸다. 누구도 날 한 번에 부수지 못해요. 썰물에 쓸려가는 모래성. 나의 머릿속에는 빗방울로 돌을 깎는 조각가가 있습니다. 더 얇게. 어, 더 얇아질 때까지...... 이것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인공 정원이라고? 돌을 깎아 만든 게 대못이라고?<br/>차라리 이 빗물로 얼굴이 녹아 버렸으면...... - 관자놀이에 푸른 점 중<br/><br/>- 의자에 앉은 채로 꿈을 꾸다가<br/>어둠 속에서 맹수의 눈빛만 선명할 때...... 오로지 나는 혼자서 슬프게 되었다. - 관자놀이에 푸른 점 중<br/><br/>- 태어나면 죽을 날을 기다리고.<br/>봄이 오면 겨울이 오고.<br/>아침이 가면 밤이 되고.<br/>걷다 보면 도착하고.<br/>사랑을 하면 작별을 하고.<br/>사랑 없이도 작별을 하고.<br/>작별을 하고.<br/><br/>영원, 그것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을 집착과 불안에 빠지게 만드는 것일까. - Fin 중<br/><br/>- 그 영화는 나였다. 언제나 불안하고, 그 불안을 이해받지 못해 슬프고, 그 슬픔이 무척 사소한 것 같아 외로운 나.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고작 벌레 나오고 밥 먹다 우는 이야기라니.<br/>(...)<br/>그런데 영화가 그렇지 않나? 시가 그렇고, 또 사랑이 그렇지 않나? 마음에 담아 두고 곱씹다가 문득 그렇구나, 하는 일. 문자로 번역되지 못해도 뭉뚱그려 마음에 꽂히는 일. 두고두고 담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어 슬픔과 기쁨, 상실과 우울, 언어로ㅗ 치환할 수 없는 정서를 대변하는 일. 벌레가 되어 버리고 마는 것처럼 무척이나 초라해지고 마는 내 마음을 내비치는 일.<br/>조금 창피하고 쑥스럽지만 솔직한 이야기가 나에게서 쏟아져 나와 우리의 손을 잡는 일. - 나의 혼잣말이 상영되는 심야 극장으로 중<br/><br/>2026. jan.<br/><br/>#이것은천재의사랑 #양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318/7/cover150/k4020385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3180717</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창작과 비평 2025. 겨울호 - [창작과비평 210호 - 2025.겨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4173</link><pubDate>Mon, 18 May 2026 1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41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033708&TPaperId=172841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36/9/coveroff/k93203370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033708&TPaperId=172841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창작과비평 210호 - 2025.겨울</a><br/>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5년 11월<br/></td></tr></table><br/>띄엄띄엄 무리하지 않고 읽는 것을 목표로 읽으니 밀리지 않게 된다.<br/><br/>내란에 대한 잔존 감정이 여전히 여러 기고문에서 느껴지고,<br/>여전히 주목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다고 다시금 느낀다.<br/><br/>문학 외 분야에서 아는 참여 저자가 많은 편이라 반갑기도 하다.<br/><br/>조영래의 실천적 인권사상, 시와 역사의 협동적 창조, 대림동에서 안녕을 묻습니다를 흥미롭게 읽었다.<br/><br/>무엇보다 시즌 중 읽어 치운 게? 뿌듯한 포인트임.<br/><br/>간단한 감상을 남기는 현재 5월이고... 봄호가 옆에 있는데 아직 한 글자도 읽지 못하고 있다. 얼른 읽자... 다짐... 다짐...<br/><br/>- 과거에 우리는 세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했고, 우주론적이고 존재론적인 비전을 구축했으며, 그것들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으로 향하는 길목 어딘가에서 우리는 그만 프롤레타리아화되고 말았다. - 올가 토카르추크 &lt;다정한 서술자&gt; 중<br/><br/>- 나는 용서하는 자가 가장 강한 자라고 믿고 약자를 품을 줄 아는 공동체만이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믿는다. - 김금희<br/><br/>2025. dec.<br/><br/>#창작과비평 #20205겨울호]]></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36/9/cover150/k93203370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836091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것이 나의 도끼다 - axt - [이것이 나의 도끼다 - 소설가들이 소설가를 인터뷰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9708</link><pubDate>Sat, 16 May 2026 11: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97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601364&TPaperId=172797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746/6/coveroff/89566013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601364&TPaperId=172797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것이 나의 도끼다 - 소설가들이 소설가를 인터뷰하다!</a><br/>악스트 편집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04월<br/></td></tr></table><br/>작가들의 인터뷰는 늘 흥미로운 분야다.<br/>작가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늘 그런 편이다.<br/><br/>이 책은 산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br/>너무 지난 글인가 싶은 게 <br/>문학의 종말 (언제 적부터 하던 말인지 지겹기도...) 운운하는데<br/>요즘은 텍스트 힙이 와글와글(이것도 좀 희미해지고 있지만) 하는 판이라서.<br/><br/>천명관 작가를 생각하면 &lt;고래&gt;때의 흥분과 그 이후의 거듭된 실망이라는 감정이 차례로 떠오르는데 시스템 안에서 태어난 작가가 아니라는 점과 첫 작품의 행운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 <br/>나이가 들어감에도 여전한 도전적인 감각을 유지하려는 건 좋지만 구태하고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윤기 감성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뷰에서도 그 지점이 많이 느껴졌다.<br/><br/>- 사실 &lt;고래&gt; 이후에 글을 쓸 수 있는 동력이 없었다. 얼떨결에 등단하고 책까지 냈는데 웃기게도 곧바로 동력을 상실한 거다. - 18, 천명관<br/><br/>- 문학은 종교가 아니다. 숭고한 신념이 필요한 게 아니라 기술이 필요한 일이다. 내가 자주 인용하는 말 중에 조이스 캐롤 오츠의 말이 있다. 문학에 예술만 있고 기술이 없다면 개인적인 일일뿐이다. 반면에 기술만 있고 예술이 없다면 그것은 밥벌이에 지나지 않는다. &lt;작가의 신념&gt;에 나오는 말인데 여기서 기술은 단순한 테크닉이 아니라 오래 축적된 장인적 기술, 즉 대장장이가 쇠와 불을 다루는 기술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문학에도 그런 기술이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한국에서 문학은 종교처럼 숭고한 태도와 정신적 가치만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밥벌이는 천한 일이고 예술은 숭고하다는 식의. 이런 분위기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 32, 천명관<br/><br/>- 편집위원이니 심사위원이니 하며 문학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 그것은 마치 하나님과 신도들 사이에 끼어 권력을 누리던 중세의 성직자들과 같은 것이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 왜 선생님들의 지도 편달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 필요하다면 유능하고 영민한 편집자가 필요할 뿐이다. - 39, 천명관<br/><br/><br/>공지영 작가의 인터뷰는 뭐 이리 깊이 없는 인터뷰를 하나 싶은 얼굴 타령이 좀 별로였고.<br/><br/>듀나의 익명성에 관한 이야기는 듀나라는 작가의 신상이 베일에 싸여있다는 점 외엔 오히려 더 오픈되어 있는 작가라는 관점이 의외의 깨달음 포인트였다.<br/><br/>- 제 이야기에서 세계 멸망은 일종의 이퀄라이저라고 생각해요. 인정받지 못한 존재들에게 스스로의 모험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 88, 듀나<br/><br/><br/>이장욱 작가의 학삐리 분위기가 천명관 작가와는 정반대 지점 같은 느낌이라 조금 웃기기도 했다.<br/><br/>- 가령 가부장이 지배하는 한국에서 여성은 자기도 모르게 제 안에서 소수성이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시인, 작가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마이너리티의 요소가 작가한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뻔한 얘기지만 대한민국은 수도권에 사는 중년-남성-이성애자-지식인이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잖아요. 일단 구리죠. 이건 빼도 박도 못하고 메이저리티에 포함돼 있으니까. - 143, 이장욱<br/><br/>- 나는 독자가 내 소설 안에서 온갖 정서적 격랑과 만나기를 원한다. 기진맥진해서 드러누워버릴 만큼 극단의 감정을 경험하길 원한다. 분노, 절망, 슬픔, 비애, 사랑, 감동...... 소설이라는 이야기 형식 안에서 안전한 거리를 두고 겪는 감정 경험들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확장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만들어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 203, 정유정<br/><br/>김탁환처럼 관심이 적었던 작가라도 즐겨읽는 작가가 겹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급' 친밀감이 생긴다. 김탁환 작가의 글을 읽는 일과는 별개의 문제지만...<br/><br/><br/>2026. jan.<br/><br/>#이것이나의도끼다 #axt]]></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746/6/cover150/89566013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746067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비신비 - 백은선 - [비신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8066</link><pubDate>Fri, 15 May 2026 13: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806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44732&TPaperId=172780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87/49/coveroff/893204473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44732&TPaperId=1727806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신비</a><br/>백은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1월<br/></td></tr></table><br/>돌림노래 같기도, 동화 같기도...<br/><br/>반복에 지쳐가며 읽다가<br/>4부의 시들이 훅 들어오는 느낌으로 좋아져서<br/>기분 좋은 놀람이 있었다.<br/><br/>- 뒤집힌 치마 / 노래가 완성되면 / 거꾸로의 세계에서<br/>침묵을 배운다는 거 / 진짜 좆같아 - 소녀 경연 대회 중<br/><br/>- 영원과 순간은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라는 걸<br/>이해하지 못해서<br/>빛이 하는 게임에 모든 걸 걸고<br/>파산하기를 반복했다 - 비신비 중<br/><br/>- 한없이 길어지는 파처럼 변곡점 위에서 우리는 왈츠를 추고,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나는 내가 겪는 일들을 때로 믿을 수 없어.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지 알 수 있는 센서가 몸 안에 있으면 좋겠다. -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중<br/><br/>- 가끔 문을 열고 나가면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아서<br/>끝없는 숲 바다<br/>상상은 얼마나 볼품없고<br/>아름다운지 - 세계의 배꼽 중<br/><br/>-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br/>일으켜 세워준다면 다시<br/>넘어질 수 있을 텐데 - 메커닉 로맨스 중<br/><br/>-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어떤 노래는 사라진 자리에서 불쑥 솟아 내내 흐르다가 꿈에 정박한다고 그걸 번역하는 두 손이 오래도록 만지던 어둠이 있다고. - 꿈의 노래 중<br/><br/>- 나는 내내 걷고 있었는데<br/>건물이 쏟아지고 나무가 흔들리고<br/>손끝부터 닳아가는 웃고 있는 사람들<br/>풍경이 표정을 바꾸며 곁을 스쳐 지나가<br/>(...)<br/>다 알아버린 얼굴로<br/>돌아오는 길 이제<br/>그런 노래는 부르지 말자 - 비신비 중<br/><br/>- 나의 취미는 기만이고 나의 특기는 절망이다. 혹자는 나를 보고 할 줄 아는 게 절망뿐이라고 했다. 중요한 건 절망이 아니라 절망이 도래하는 길인데, 왜 모를까. 진짜 절망뿐이라면 단 한 마디 절망이라고 쓰면 될 텐데. 내가 이런 얘길 하면 너는 갑자기 조용해진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사람. 아주 조금씩 움직여 결국 태산을 들어 올리는 사람. - 의미없는 삶 중<br/><br/>- 그런 이야기는 너무 쓸쓸해서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지. 난 사실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돌림노래 같다고 생각했어. 어떤 사람은 노래를 들어. 내내 무엇을 하든 배경 음악처럼 삶을 끈질기게 따라다녀. 그래서 받아 적는 거라고. 평생 자신의 노래를 눈치채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있겠지. 노래를 듣는 사람은 평생 노래를 온전히 해석해내는 법에 몰두하며 반복하게 되는 거고. 그건 어쩌면 춤이 될 수도 책이 될 수도 때론 그저 삶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런 사람들은 전부 비슷한 지점을 공유한다고 생각했어. 듣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어쩌면 듣는 일은 가혹한 형벌 같기도 축복 같기도 해.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데. 어둠 속에 잠겨 생각하게 되잖아. 어째서 이 모든 것을 알아버린 걸까. - 노래를 듣는 사람 중<br/><br/>2026. jan.<br/><br/>#비신비 #백은선 #문학과지성시인선]]></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87/49/cover150/893204473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687493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나 올리브에게 - 루리 - [나나 올리브에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5921</link><pubDate>Thu, 14 May 2026 12: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592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033660&TPaperId=172759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89/25/coveroff/k3920336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033660&TPaperId=1727592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나 올리브에게</a><br/>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br/></td></tr></table><br/>전작의 감동이 너무 커서 기대가 컸다.<br/>며칠을 아껴두다 지지부진인 독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골랐으나<br/>조금 밋밋한 노스탤지어.<br/><br/>- 올리브나무 집. 사람들은 그 집을 올리브나무 집이라고 불렀어요. 왜냐면 그 집에는 커다란 올리브나무가 있고, 그 나무 이름을 딴 "나나 올리브'가 살고 있다고 했거든요. 누군가는 나나 올리브가 젊은 사람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노인이라고 했어요. 또 누군가는 나나 올리브가 백이십 살이 넘었다고 했고, 누군가는 이미 죽었다고 했죠. 누군가는 개가 한 마리 있었다고 했고, 누군가는 여러 마리였다고 했어요. 사람들마다 얘기가 다 달랐어요. 하지만 그 집에 가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은 모두가 똑같이 했어요. - 10<br/><br/>-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이야. 드디어 내 순서가 온 거였어.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 같기도 하고, 아주 오래전부터 천천히 일어난 일 같기도 했어. 어쨌든 이만하면 되었다고 생각했지. - 22<br/><br/>- 나는 손을 뻗어 바람을 쓰다듬어요. 그러면, 바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있어요.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여기 멈춰 있을 뿐이에요. - 39<br/><br/>- 우리 집은 시끄럽고 북적북적해요. 가끔은 서로에게 화를 내고, 울고, 상처를 주고받지만 그 어느 것도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어요. 다시 볼 수 있기만 하다면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어요. - 51<br/><br/>- 그 수많은 '만약에' 중에, 왜 이것일까요.<br/>이별을 받아들이고, 무력감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받아들이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내 삶을 받아들이고. 이 삶에서는 그저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br/>나는 나나가 받아들인 삶에 대해서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받아들이게 된 삶에 대해서도. 숨을 들이켜듯이 받아들이고, 다시 내쉬듯이 체념해 버린 우리의 삶을요. - 52<br/><br/>- 우리는 금방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오래도록, 시간을 들여 바라봤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요. - 81<br/><br/>-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슬픔을 안고 있어요. 그 사실이 나를 버티게 해요. 가끔은 슬픔이 턱밑까지 차올라서 그만 잠겨 버리고 말 것 같을 때, 내 옆에 나처럼 턱밑까지 차오른 슬픔 속에서 천천히 앞으로 헤엄쳐 가는 사람을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나도 아, 아직 괜찮구나, 하고 따라서 헤엄을 쳐요. 헤엄치는 나를 보고 또 다른 누군가 역시 헤엄을 치겠지요.<br/>우리는 이렇게 시커먼 슬픔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지어 헤엄을 치고 있어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요. - 104<br/><br/>- 엉망인 사람도 살 수 있나? 망가진 인생도 살아도 되나? 수도 없이 생각해 왔어.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 없게 실패해 버린 내 인생을. 그런데 당신의 편지를 읽고 보니, 알겠어. 어떻게든 살아 내면 무언가가 남아. 아무것도 남길 게 없는 내 인생에조차 이 편지가 남았잖아.<br/>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야. 그렇지만 우리를 붙드는 건 언제나 남아 있는 것들이지. 그렇지? - 192<br/><br/>2025. dec.<br/><br/>#나나올리브에게 #루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89/25/cover150/k3920336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789256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직 그녀의 것 - 김혜진 - [오직 그녀의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3915</link><pubDate>Wed, 13 May 2026 13: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39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031546&TPaperId=172739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98/43/coveroff/k37203154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031546&TPaperId=172739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직 그녀의 것</a><br/>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9월<br/></td></tr></table><br/>한국 출판계의 스토너 같은 이야기.<br/><br/>스토너를 읽었을 때 느낀 한 인간의 고요하고 뜨거운 삶에 대한 경외감.<br/>그런 느낌을 한 여성 출판인의 인생 이야기에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br/><br/>잔잔하게 격랑 없는 듯이 흐르는 생이지만 내내 뜨거웠다.<br/><br/>하나의 장르에 전부 쏟아내는 그런 삶에 대한 동의가 있는 편이라면 좋아하게 될 책이다.<br/><br/>- 부모를 원망한 적은 없었다.<br/>부모의 삶은 그녀가 미처 다 헤아릴 수 없는 여백으로 가득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삶이 편하거나 풍족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삶은 예측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개척하고, 투쟁하고, 쟁취하는 대상도 아니었다. 그들은 삶이 내주는 과제들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기꺼이 감당하는 방식으로 삶에 순종했다. 평생 그악스럽고 억센 것과 거리가 멀었던 그들의 모습은 그런 태도 덕분인 것 같았다. - 29<br/><br/>- 오래도록 그녀에게 열정은 한순간 사람을 사로잡는 무엇이었다. 그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고,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열정보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일깨우고 유지하는 의지라는 것. 그것이 향하는 곳은 따로 있었다는 것. 그 시절, 석주의 열정은 사람을 단번에 압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만히 길들이는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일에 집중되고 있었다. - 87<br/><br/>- 그날, 석주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돌아보았다. 그것은 닮은 꼴의 하루가 반복되는 진부한 이야기 같았다. 극적인 사건도, 놀라운 반전도 없는 서사. 개성도 매력도 없는 주인공이 완성해나가고 있는 그 스토리는 어떤 독자에게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았다.<br/>그럼에도 먹먹함이 밀려왔다.<br/>시시하고 평범한 그 이야기는 다름 아닌 자신의 삶이었다. - 263<br/><br/>- 책을 좋아하나요?<br/>목소리에 감출 수 없는 다정함이 묻어났다. 맞다. 그건 오래전 사랑이 시작된 줄도 모르고, 그것이 삶을 얼마나 바꿔놓을지도 모른 채, 그저 속수무책 그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던 석주에게 누군가 건넸던 바로 그 질문이었다. - 272<br/><br/>2025. dec.<br/><br/>#오직그녀의것 #김혜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98/43/cover150/k37203154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298435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둠 뚫기 - 박선우 - [어둠 뚫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2094</link><pubDate>Tue, 12 May 2026 14: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20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037800&TPaperId=172720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948/69/coveroff/k4720378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037800&TPaperId=172720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둠 뚫기</a><br/>박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3월<br/></td></tr></table><br/>사랑, 용서가 본인에게 가능한 일인가 헷갈리는 청춘.<br/><br/>혼란스럽고 확신 없는 것이 정체성인 지점, 그것을 체념 증후군이라고 하면 지극히 당연한 것 같다.<br/><br/>요즘 여성작가의 글들을 여성문학이라고 지칭하지 않듯, 이 작품도 퀴어 문학이라고 딱히 규정할 필요가 있나 싶다. (심사평에 너무 많이 언급되기에 생각함)<br/><br/>그저 이젠 다 괜찮아, 다 흘러갈 거야라고 받아들이는 일이 타인의 일이 아니고,<br/>나는 결코 뛰어넘지 못할 지점이 있을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br/><br/>드러나지 않은 엄마의 전사들이 희미하게 어른거리는 점이 재밌달까 예사롭지 않다 느끼기도 했다.<br/><br/>- 사랑했던 기억은 어디로 가나.<br/>어디에도 없는데 어디에나 있는 듯 하다. - 11<br/><br/>- 애초에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긴 할까. 나는 나조차 제대로 이해해 본 적이 없는데. 그렇지만 엄마는 나를 낳아준 사람이 아닌가. 나는 엄마에게서 태어난 사람이 아닌가. 한때 하나였던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이야 뭐 말할 것도 없지 싶었다. 그런 생각을 두서없이 이어가다보면 대체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 왜 살아야 하나 암담해졌다.<br/>그러게, 왜 살아야 할까. - 13<br/><br/>- 나는 무엇을 바랐던 걸까. 사랑? 용서? 정말로 그런 걸 원했던 것일까. 그게 나한테 가능한 일이긴 한 걸까. - 70<br/><br/>- 그럼에도 우리가 엄마를 용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이제는 우리 안의 상처들이 오롯이 엄마의 잘못으로 생긴 게 아님을 알만큼 충분히 나이를 먹었지만, 그래서 엄마를 안쓰럽게 여기는 순간들도 더러 있지만, 그럼에도 엄마를 용서할 수는 없는 것. 어떤 원망은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그것을 분석하거나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는 있어도 결코 해소할 수는 없는 것 같다. - 74<br/><br/>- 언젠가 형은 징그러운 것을 바라보는 듯한 얼굴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너는 대체 엄마를 어떻게 견디는 거야? 그 나이 먹고 왜 아직도 같이 살아? - 85<br/><br/>- 이게 다 엄마 때문이라고!<br/>당연히 홧김에 뱉은 말이었다. 홧김에 속내를 털어놓는 건...... 집안 내력인 것일까. 하지만 누군가의 불행이 온전히 다른 누구의 탓일 수 있을까. 누가 누구를 그토록 전면적으로 망쳐놓을 수 있을까. 아니, 우리가 진심으로 서로를 망치려고 든 적이 있었을까. 정말로 그런 순간이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br/>그럴 리가.<br/>무엇보다 자신의 불행이 누구의 탓도 아님을, 그저 제 소관임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br/>그럴 리가.<br/>대체 우리는 왜 이 모양일까. - 86<br/><br/>- 나는 지나치리만큼 꾸준하게, 가끔은 누구보다 야멸찬 방식으로 스스로를 미워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내 의지나 노력과 무관한 일이었으니까.<br/>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항상 내 잘못이었다.<br/>내 죄는 아니었지만 언제나 내 죄였다.<br/>나는 한 번도 내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으나 늘 내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br/>그렇기에 어쩌면, 아니 거의 확신하건대 나는 마지막 숨을 거두는 그날까지도 나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 94<br/><br/>- 아마도 나는 세상에 뭔가를 남기고 싶어서 쓰는 것 같은데, 내가 남길 수 있는 게 글뿐이라 쓰는 듯한데, 그것이 나 같은 누군가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것 같은데, 그가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영위했으면 싶은데...... 그래서인지 내가 쓰는 모든 글이 유서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지금 여기에 쓰는 문장들이 내가 남기는 마지막 편지 같은 것이라고. - 103<br/><br/>- 인간은 왜 그럴까,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지닌 모순에 대해서도 되짚어보게 된다. 나 역시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까. 살다 보면 누구나 그런 일을 겪는다는 걸 알게 되니까.  - 116<br/><br/>- 엄마는 사십 년 가까이 조각난 천들을 한데 이어붙이며 살아왔다. 하나가 아니었던 것들을 기워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손가락이 바늘에 꿰뚫리곤 했으니 엄마가 지어낸 옷들에 엄마의 피가, 살점이, 영혼이 흩뿌려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들이 엄마의 일부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인지 나는 엄마의 재봉질이 내가 하는 글쓰기와 얼마나 비슷하고 다른지를 그 자리에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 186<br/><br/>- 슬픔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야 한다.<br/>누구나 그렇다. - 209<br/><br/>2026. feb.<br/><br/><br/>#어둠뚫기 #박선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948/69/cover150/k4720378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948698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8050 - 하야시 마리코 - [8050]</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0659</link><pubDate>Mon, 11 May 2026 18: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06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559&TPaperId=172706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28/91/coveroff/k15213755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559&TPaperId=172706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8050</a><br/>하야시 마리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04월<br/></td></tr></table><br/>학교 폭력에서 시작된 붕괴된 가족.<br/>중학생 아들의 설명 없는 등교거부로 시작된 히키코모리 문제.<br/><br/>일본 사회에서도 사회 적응에 실패한 청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데,<br/>대체로 아들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시사하는 면이 있다고 본다.<br/><br/>이 이야기에서도 누나인 유이가 동생을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하자 이기적이라느니, 정신적 문제 운운하는 것이... 좀 많이 거슬리는 부분.<br/>어째서 여전히 아들을 훈육하거나 하는데 감정적으로 더 어려워하는지 의아하기도 하다. 아들과 대화의 물꼬를 트는 방법이 같이 복수하자 인 점도... 에휴..<br/>아들과 아버지 캐릭터만 성장하는 듯한 전개로 작가의 일방적인 편애도 느껴졌다.<br/><br/>마사키와 세스코가 방에 틀어박힌 아들을 그냥 방관했다기엔 초반에 노력이 없지 않고,<br/>비협조적인 학교가 가장 문제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양육과 훈육이 부와 모의 어느 한쪽에 부여되는 의무가 아니라는 점도 새삼 느끼게 되고...<br/>어쨌든 문제의 아들 쇼타는 아버지의 각성으로 법적 도움을 받게 되고<br/>상처는 남지만 그래도 세상으로 나오는데 성공한다는 희망적인 편인 결말.<br/><br/>- 7년 전에도 '히키코모리'는 이미 사회문제였지 않은가. 그런데도 내심, 우리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 19<br/><br/>- 저게 바로 8050이라는 거군요. 히키코모리 아들이 늙은 부모의 연금을 파먹으며 들러붙는 거. - 31<br/><br/>- "소송을 결심한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br/>다른 기자가 질문했다.<br/>"아들의 잃어버린 삶을 되찾아주고 싶었습니다."<br/>일제히 타이핑 소리가 들린다.<br/>"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였습니다. 8년 전 아들이 등교를 거부할 때, 저는 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상담소에는 데려갔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못했던 겁니다. 아들은 학교에서 공격당하고 있었습니다. 범인을 찾아내서 이지메가 범죄임을 깨닫게 하고 멈추는 것. 간단한 일이지만, 그 노력을 게을리했습니다." - 431<br/><br/>- 뛰어내리는 순간 꼼짝없이 죽는구나 싶었거든. 그러면서 깨달았어. 나는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구나. 이대로 50살 아저씨가 되는 건 싫어. - 438<br/><br/>2026. may.<br/><br/>#8050 #하야시마리코 #이판사판시리즈 #북스피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28/91/cover150/k15213755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28916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브루클린 - 콜럼 토빈 - [브루클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24552</link><pubDate>Sat, 18 Apr 2026 17: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245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7963&TPaperId=172245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8/29/coveroff/k45213796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7963&TPaperId=172245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브루클린</a><br/>콜럼 토빈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4월<br/></td></tr></table><br/>아일랜드 작은 도시 에니스코시는 불황으로 발전도 희망도 일자리도 지지부진한 곳이다. 엄마와 아일리시를 부양하는 언니 로즈는 동생의 미래를 위한 곳으로 미국을 권유한다. 브루클린의 플러드 신부를 통해 일자리와 거처를 소개받고 자의라기보단 가족들의 미래 설계로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고자 하는 어린 여성 아일리시의 성장기.<br/><br/>고향을 떠나온 젊은이의 타향 적응, 불현듯 닥치는 향수, 필연처럼 다가오는 사랑...<br/>개인에게는 이 모든 게 엄청나게 큰 사건이지만, 책을 읽는 독자에겐 잔잔하게 흘러가는 인생 이야기다.<br/><br/>차분히 그 인생을 바라보며 아일리시의 미래가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br/><br/>하숙집과, 아일랜드 공동체, 직장, 회계원이 되기 위한 수업들.<br/>그 안의 인물들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서히 성장하는 아일리시.<br/>이탈리안 배관공 토니와의 관계도 대단한 확신이 있는 것인지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br/>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불안이 호들갑스럽지 않게 그려진다.<br/><br/>남성 작가가 그리는 여성 서사지만 아일리시의 내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주는데, 다만 젊은 남성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크게 이질감 없이 대체될 수도 있겠다 싶은 느낌은 조금.<br/><br/>낯선 타지로 생의 터전을 옮기는 이들의 감정이 오롯이 느껴지지만,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사회와 현대의 삶의 속도가 현저히 다르기 때문에 그저 막연한 과거의 회상 같기도.<br/><br/><br/>- 아일리시는 이런 생각들이 되도록 빨리 스쳐 가도록 내버려두었지만, 머릿속이 현실적인 두려움 혹은 불안으로 치달을 때는 생각을 멈췄다. 더 나쁘게는 이 세계를 영원히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이제 다시는 이 평범한 장소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지 못할 거라는, 남은 평생은 익숙하지 않은 것들과의 싸움이 될 거라는 두려움까지 들었다. - 57<br/><br/>- 어머니나 친구들에게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는 까닭에 미국에서 보낸 나날들이 고향에서 보내는 이 시간과는 도저히 연결될 수 없는 일종의 환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마치 그녀가 둘인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브루클린에서 두 번의 추운 겨울과 힘들었던 숱한 나날에 맞서 싸우고, 사랑에 빠졌던 한 사람과, 어머니의 딸로서 모두가 아는, 아니 모두가 안다고 생각하는 또 한 사람. - 372<br/><br/>- 문득 잭이 자신의 감정을 아무한테도, 심지어 형들한테도 말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면서 아일리시는 잭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세 오빠 모두 같은 일을 겪었고, 누구 하나가 향수병에 걸리면 눈치껏 알아채고는 서로 도왔을지도 모른다. 반면 자기한테 그런 일이 생기면, 그녀는 철저히 혼자일 것이다. 그래서 아일리시는 자신이 브루클린에 도착해서 마주할 그 어떤 일과 감정에도 모두 맞설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랐다. - 70<br/><br/>- 자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중요한 건 그렇게 보이는 거야. - 218<br/><br/><br/>2026. apr.<br/><br/>#브루클린 #콜럼토빈 #오숙은옮김 #다산북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8/29/cover150/k45213796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682953</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