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hell님의 서재 (hellas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29 Aug 2026 07:22:52 +0900</lastBuildDate><image><title>hellas</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751411841882888.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hellas</description></image><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호텔 뒤락 - 애니타 브루크너 - [호텔 뒤락 (무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74928</link><pubDate>Thu, 27 Aug 2026 13: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7492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3977&TPaperId=1747492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898/94/coveroff/89546139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3977&TPaperId=1747492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호텔 뒤락 (무선)</a><br/>애니타 브루크너 지음, 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02월<br/></td></tr></table><br/>풍속 소설..<br/><br/>이런 소재가 '문제적'이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 그렇게 이해하는 걸로<br/>이 이야기를 이해했다.<br/><br/>결혼에 대한 집착이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이던 시절.<br/>호텔 뒤락에 유배당하듯, 도망치듯 도착한 후<br/>직면해야 하는 자신의 상황은 외면하고<br/>투숙객들을 관찰하는 일에 집중하는 주인공 이디스를 보면 흠...<br/>회피형 주인공 그 자체 아닌지.<br/><br/>사랑으로 불거진 개인의 불행을 피해 자의와 타의로 유배 온 장소에서도 끊임없이 사랑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은,<br/>당시의 시대에서 여성의 운신의 범위가 무엇보다도 사랑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지만,<br/>그 모든 사유의 과정이 여성의 독립, 불합리한 세상 속에서 어렵게 자신을 합리화해야 하는 내면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br/>그러나 마지막에 결국 신의 없는 남성에 환멸을 느끼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엔딩이 되는 점은 좀 시답잖게 마무리 짓는 느낌이 들긴 한다.<br/><br/>진보적 관점으로 풀어내기보다는 그저 당시의 사회상이 거울처럼 반영된 이야기.<br/><br/>그리고 재미는 좀... 없는 편.<br/><br/>- 그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운 나쁘게 저지른 잘못은 잊고 신중하고 착실한 원래의 성품을 되찾을 것이었다. 그 잘못이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기에 집에 있어야 할 자신을 사람도 별로 없는 이곳으로, 잠시 동안의 유배생활로 내몰았다. - 10<br/><br/>- 호숫가를 따라 산책하며 이디스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불합리와 불가피성이 늘 같이하기 마련인 꿈속에서 말없이 걷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속에서 그러듯 목적지가 뚜렷해질 때까지 이 글을 계속 걸어가야 할 것 같은 절망감과 어떤 파국으로 치달을 호기심이 동시에 느껴졌다. - 25<br/><br/>- 토끼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어요. 그들은 경주에서 이기느라 너무 바빠요. 선전은 모두 다른 방향으로 하고 있지만 거북이야말로 위로가 필요한 존재들이에요.- 33<br/><br/>- 이디스는 깨달았다. 책을 쓰는 일을 입으로 하고 있어도 그것은 거북의 삶이었다. 바로 그것이 자신과 같은 거북들을 위해 소설을 쓰는 이유였다. - 35<br/><br/>- 환자처럼 무거운 몸으로 목욕을 하면서 이디스는 자신에게서 분별력을 뽑아내려고 애썼다. 우울증이 덮치기 전에 기선을 제압해야 했다. 글쓰기를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모든 걸 침착하게 받아들이자, 그녀는 스스로를 타일렀다. 생각하지 말자. 문을 모두 닫자. - 75<br/><br/>-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몸이 떨려왔다. 자신이 저지른 부정한 행위에 생각이 미치자, 자신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으면서 친구가 되어준 훌륭한 여자들을 하찮게 생각하는 자신이 수치스러웠다. 나는 늘 여자에게는 너무 가혹했어, 그녀는 생각했다. 내가 남자보다는 여자를 더 잘 이해하기 때문일지도 몰라. 여자들의 경계심과 참을성과 스스로를 성공한 사람으로 광고해야만 하는 그 필요성까지도 알고 있기 때문에. 실패를 인정해서는 안 되는 여자들의 필요 말이야. 그 모든 걸 너무도 잘 알지.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니까. - 103<br/><br/>- "당신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에 잘못 끌려가고 있으니까요 사랑한다고 수없이 고백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완전한 조화란 없다는 걸 아직도 모르나요? 단순히 감정의 단계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탓에 많은 시간과 추측을 낭비하며, 끊임없이 고뇌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요? 가볍게 알고 지내는 것이 깊은 열정보다 언제나. 실제로 더 유효하다는 사실을 모른단 말입니까?"<br/>"네, 알고 있어요." 이디스가 우울하게 말했다.<br/>"그러니 그걸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겁니다. 일단 이 세상을 자기 것이라고 마음을 정하고 바라보면, 세상이 얼마나 희망적인 곳으로 바뀌는지 모를 거예요. 일단 자기중심적이 되고 나면 모든 게 다 건강해질 겁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아니면 차라리 하고 싶지 않은 게 무엇인지 결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지요." - 111<br/><br/>-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 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이디스."<br/>"아니요, 난 틀리지 않았어요."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나는 사랑 없이는 살 수가 없어요. 내 말은 사랑 때문에 망가지고 괴상한 징후가 생기고 우스꽝스러워진다는 뜻은 아니에요. 내가 말하는 건 그것보다 훨씬 진지해요. 내 말은 난 사랑 없이는 잘 살아낼 수가 없다는 뜻이에요. 다른 어떤 힘이 있어도 사랑 없이는 생각할 수도,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글을 쓸 수도 없고 심지어 꿈도 꿀 수도 없어요. 살아있는 세상에서 배제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차가운 피가 흐르는 물고기 같은, 움직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려요. 안에서부터 파멸해버리는 거죠. 내가 생각하는 완전한 행복이란 저녁이면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올 걸 알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온종일 햇볕 따가운 정원에 앉아 책도 읽고 글도 쓰는 거예요. 매일 저녁 그 사람이 올 거라고요."<br/>"정말 로맨틱한 사람이군요, 이디스." - 114<br/><br/>- 이디스가 지친 듯 말했다.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나는 네빌 씨나 그의 돈을 좇지 않아요. 돈은 내 손으로 직접 벌어요. 돈은 어른이 되면 누구나 버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후보자를 탐색하는 여자들의 시각이 나는 싫어요"<br/>"그게 왜 나쁜지 모르겠네요." 모니카가 열의 없이 대꾸하더니 조금 쉬었다 덧붙여 말했다. "남자들도 그러는데요." - 171<br/><br/>-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그게 신경 쓰이진 않나요?"<br/>"아니요. 도리어 안심이죠. 난 당신의 감정이 짐이 되는 건 원치 않아요. 낭만적인 기대 없이도 이 모든 일은 가능해요."<br/>이디스는 그를 향해 돌아섰다. 머리카락이 마구 휘날렸고 눈빛은 어두웠고 입매는 씁쓸해 보였다.<br/>"그리고 당신도 나를 사랑하지 않고요?"<br/>네빌 씨가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모호함이 전혀 없는 슬픈 미소였다. - 196<br/><br/><br/>2026. jul.<br/><br/>#호텔뒤락 #애니타브루크너 #문학동네세계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898/94/cover150/89546139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98948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달에 울다 - 마루야마 겐지 - [달에 울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72741</link><pubDate>Wed, 26 Aug 2026 11: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727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074562&TPaperId=174727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19/8/coveroff/89570745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074562&TPaperId=174727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달에 울다</a><br/>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07월<br/></td></tr></table><br/>오래 전 사둔 책이고, 손이 가지 않아 너무 묵힌 책인데.<br/><br/>갑자기 눈에 띄어 후루룩 읽었다.<br/><br/>큰 감흥이라기보단 <br/>흠... 일본 문학... 이라는 감상이다.<br/><br/>꽤 익숙한 감성이랄까.<br/>고풍스럽고, 모호한 환상성이 가미되어 있는 약간 미친 이야기들.<br/><br/>- 이 마을에는 불지 않는 바람이다.<br/>그것은 강의 수원지 부근에서 사과꽃 향기를 실어 온다. 언젠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나는 야에코와 함께 그 사과밭에 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살 것이다. 그런 느낌이 든다. 백구도 데려갈 것이다. 그때까지 살아 있다면 말이다. 다른 사람은 절대 안 된다. 그곳에서는 나와 야에코 그리고 백구만 살 것이다. - 달에 울다, 26<br/><br/>- 조금씩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br/>텔레비전 따위는 보지 않고도, 사과와 더불어 20년을 살아 온 것만으로 인간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아버지 같은 남자들이 대륙에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짐작이 간다.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변명은 거짓말이다. 사람들은 온갖 짓을 다 저지르고도 나중에 입을 싹 닦고 잘 살아간다. 인간이란 그런 동물이다. 말하자면, 야에코 아버지 일로 괴로워하는 마을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런 것이다. - 달에 울다, 38<br/><br/>- 솔직히 말해 나는 그녀가 부러웠다. 그런 식으로 마을을 떠날 수 있는 그녀가 전혀 비참하다고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30년 만에 그녀는 겨우 해방된 것이다. 그 시기가 너무 이른 것인지 너무 늦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 - 달에 울다, 74<br/><br/>- 내친 김에 나는 이런 질문을 했다.<br/>"개도 정신병에 걸리나요?"<br/>"그럼." 수의사는 나를 외면하며 말했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미치게 마련이지.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모두들 조금씩은 이상하니까." 그는 구부러진 주삿바늘을 펴면서 덧붙였다. "이상하지 않으면 이런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지." - 조롱을 높이 매달고, 111<br/><br/>- 어쩌면 나는 세상에 장단 맞추는 것을 그만둘 기회를 오랫동안 노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드디어 그 일에 성공한 것일지도 모른다. - 조롱을 높이 매달고, 117<br/><br/>2026. jul.<br/><br/>#달에울다 #마루야마겐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19/8/cover150/89570745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190887</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눈물을 마시는 새 - 이영도 - [눈물을 마시는 새 세트 - 전4권 (양장)]</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68674</link><pubDate>Mon, 24 Aug 2026 12: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686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735739&TPaperId=174686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7/coveroff/8982735739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735739&TPaperId=174686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눈물을 마시는 새 세트 - 전4권 (양장)</a><br/>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01월<br/></td></tr></table><br/>"왕은 무엇으로 존재해야 하는가" 질문을 던지는 유쾌하고 장대한 판타지 서사.<br/><br/>오랫만에 도파민 최대치의 독서.<br/>재밌고 흥미진진해서 감정의 고양이 일어난다.<br/><br/>이런 옛날 옛날에 스타일의 이야기에 두근대다니 ㅋㅋㅋ<br/><br/>케이건 드라카, 티나한, 비형, 사모 페이, 륜 페이....<br/>정말 잘 만든 캐릭터 아닌지 감탄에 감탄을 했다.<br/><br/>비형.... 너무 취향의 도깨비. 소리 내서 5번쯤 웃었음.<br/><br/>유료 도로당의 뭔가 멋짐에 대해서도. :)<br/><br/>전반부가 지나고 4년이 흐른 시점의 이야기에선 또 다른 무드의 비감이 느껴지는 게 좋았다.<br/><br/>지난하고, 잔혹하다 할 수 있는 광경들을 지나 부서진 이들이 다시 일어서려 하는 노력.<br/>그리고 그들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게 아니고<br/>결국 또 반목하고 대결하고 견제하는 변하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는 점도.<br/><br/>그냥 그저 판타지 소설이 아닌 현실의 반영 같아서 더 와닿는 서사시.<br/><br/>그리고 얼른 50년 후의 피를 마시는 새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며 ....<br/><br/>오래전부터 이영도 작가의 작품을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br/>이종범의 스토리캠프에서 설명회를 한 영상을 보고<br/>정말이지 대단한 이야기꾼.....<br/>바로 영업당해 결제 클릭클릭하고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br/><br/>덕분에 7월에 독서량도 평균치를 웃돌았고, 읽는 뇌 세팅에도 무진한 도움이 되었다.<br/><br/>피마새도 바로 읽으려고 했지만.... 조금 아끼는 마음으로 살짝 미뤄본다. 책은 이미 책장에 있음... 든든함... ㅋㅋㅋ<br/><br/>&lt;1권&gt;<br/><br/>- 하늘을 불사르던 용의 노여움도 잊혀지고<br/>왕자들의 석비도 사토 속에 묻혀버린<br/>그리고 그런것들에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br/>생존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br/>한 남자가 사막을 걷고 있었다. - 1권 서문<br/><br/>-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 - 해묵은 금언<br/><br/>- "그런 걱정은 하지 말게. 케이건의 분노는 모조리 나가들에게 돌려져있어. 그리고 그에게 다른 분노를 살 수도 없어."<br/>"분노를 살 수 없다고요?"<br/>"그래. 서신에서 본 것처럼 그에겐 더 뺏을 수 있는 것도 없어. 나가들이 모조리 다 빼앗아갔으니까. 역설적으로 들릴 테지만 나가를 제외한 자들에게 있어서 케이건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분노하게 할 수 없으니까."<br/>"슬픈 말씀이군요." - 51<br/><br/>- &lt;인간들도 꿈을 믿어.&gt;<br/>&lt;그런가? 그럴 수도 있겠지. 어리석기로는 거기서 거길 테니.&gt;<br/>&lt;그리고 나도 믿고 싶은데.&gt;<br/>화리트는 정신을 닫은 채 친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60<br/><br/>- 그제야 케이건은 한계선 이북과 이남이 얼마나 오랫동안 단절되어 있었는지를 절감했다. 수백 년 전 나가들의 폭풍 같은 북진이 기온이라는 절대적 한계에 부딪혀 중단되고 마침내 대확장 전쟁이 끝났을 때 세계는 두 동강이 나버린 셈이다. 나가들의 땅 키보렌과 그 북쪽의 땅. 뒤 쪽의 세계는 산이나 황야, 사막, 초원, 숲, 빙하 등이 있는 정상적인 세계다. 그러나 앞쪽의 세계에는 밀림뿐이다. 키보렌이라는 단 하나의, 세계의 반을 뒤덮은 숲.<br/>케이건은 거기서 희극의 요소를 발견했다. 오직 단 한 사람, 한계선에 가장 근접한 도시 카라보라의 최남단에 나가를 도축, 가공, 요리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완비해 두고 매일같이 나가를 잡아먹으며 사는 인간 한 명을 제외한다면, 이제 모든 이들에게 나가들과 그들의 땅 키보렌은 전설 속의 존재나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약 나가들이 그들 이외에 그들을 증거해 줄 자를 찾아내야 한다면 그들은 그들을 가장 증오하는 자를 찾아와야 할 것이다. 대사원의 영리한 승려들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br/>증오란 원래 그렇다. - 99<br/><br/>- &lt;나가 살육자?&gt;<br/>나가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한계선 근처에 출몰하며 나가를 잡아먹는 괴물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그 괴물은 바라기라 불리는 쌍신검을 휘두르며 추위와 함께 나타난다. 그리고 추위 때문에 꽁꽁 얼어붙은 나가를 얼음 깨어먹듯이 씹어 먹는다고 한다. 지금껏 사모는 그 나가 살육자가 한계선의 추위를 상징하는 상상의 괴물일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눈앞에서는 그 이야기 속에서 묘사하는 것과 똑같은 인간이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은 채 달려오고 있었고 그것은 현실이 아니라고 니르기엔 지나치게 현실적이었다. - 232<br/><br/>- 사모는 대답하지 않은 채 앞쪽의 어둠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카루는 결국 조바심을 참지 못하고 닐렀다.<br/>&lt;페이. 돌이 식기 전에......&gt;<br/>&lt;이자들이 왜 신을 잃었을까?&gt;<br/>사모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카루는 약간 당황했다.<br/>&lt;에? 자신들의 오만 때문이지 않습니까?&gt;<br/>&lt;그건 나도 알아. 구체적으로 어떤 오만이라는 거지?&gt;<br/>&lt;글쎄요. 신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 아닐까요? 혹은 자신들이 신보다 낫다고 생각했다거나.&gt;<br/>사모는 통로의 벽과 천장, 바닥을 죽 둘러보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br/>&lt;그런 자들이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을까?&gt; - 305<br/><br/>- "네 마리의 형제 새가 있소. 네 형제의 식성은 모두 달랐소. 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 독약을 마시는 새, 그리고 눈물을 마시는 새가 있었소. 그 중 가장 오래 사는 것은 피를 마시는 새요. 가장 빨리 죽는 새는 뭐겠소?"<br/>"독약을 마시는 새!"<br/>고함을 지른 티나한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자 의기양양한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케이건은 고개를 가로저었다.<br/>"눈물을 마시는 새요."<br/>티나한은 벼슬을 곤두세웠고 륜은 살짝 웃었다. 피라는 말에 진저리를 치던 비형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br/>"다른 사람의 눈물을 마시면 죽는 겁니까?"<br/>"그렇소. 피를 마시는 새가 가장 오래 사는 건, 몸 밖으로 절대로 흘리고 싶어 하지 않는 귀중한 것을 마시기 때문이지. 반대로 눈물은 몸 밖으로 흘려보내는 거요. 얼마나 몸에 해로우면 몸 밖으로 흘려보내겠쇼? 그런 해로운 것을 마시면 오래 못 사는 것이 당연하오. 하지만."<br/>"하지만?"<br/>"눈물을 마시는 새가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고 하더군."<br/>륜과 티나한은 알 듯 모를 듯하다는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비형은 환한 표정이 되었다. - 369<br/><br/>&lt;2권&gt;<br/><br/>- 하지만 그 시점에서 사모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은 유료도로당의 사람을 보는 관점이었다.<br/>이곳에서는 사람을 사람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모든 요소가 무시되고 있었다. 여행자의 품성과 지성과 감성 따위는 유료 도로당에게 조금도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다. 오로지 여행자가 통행료를 지불하느냐 지불하지 않느냐의 이분법만이 존재했다. 사람에 대한 가장 큰 모욕일 수 있는 그 장면에서, 그러나 사모는 동시에 정반대의 의미도 발견했다. 여행자의 외모와 종족과 고향 같은, 어떤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본질적으로 사람다움과는 별 관련이 없는 것들 또한 유료 도로당의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br/>보좌관은 말했다. '저 두억시니들은 통행료 안 냈다.'<br/>사모는 그 말을 뒤집어 보았다. '통행료를 내면 저들은 여행자다.' - 116<br/><br/>- "여행자란 자신의 목적을 위해 길을 걷는 자들입니다."<br/>"그럼 우리 유료 도로당은 무엇인지 말해 주겠소?"<br/>"우리는 길을 준비하는 사람들입니다. "<br/>"누구를 위해?"<br/>"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 120<br/><br/>- 철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시구리아트 유료 도로당의 당주 보좌관은 당 일지를 작성하고 있었다.<br/>'사모 페이는 두억시니들의 통행료를 지불한 다음 그들을 유인하며 관문을 통과하였다. 신을 잃은 그들 두억시니들에게 신의 가호를 바랄 수는 없으니, 나는 사모 페이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의 어진 마음이 저 가엾은 자들을 긍휼히 여기길 바란다.' - 141<br/><br/>&lt;3권&gt;<br/><br/>- 기약 없는 구원이 현존하는 고통의 대가가 될 수 있습니까? 고통을 받는 것은 사람들입니다. 신들이 아닙니다. - 129<br/><br/>- "제 생각에는 그럴 것 같지 않군요. 또 한 명의 케이건 드라카가 겨우 4년 만에 만들어질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br/>"케이건 드라카를 잘 알아?"<br/>"그분을 잘 아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 140<br/><br/>- 사모는 더 이상 니를 수 없었다. 참으로 거대한 니름이 그녀를 향해 노도처럼 쏟아져왔다.<br/>&lt;살아가, 제발. 살아가!&gt;<br/>거기에 애정이 있었다. 사모는 받아본 적 없는 거대한 애정에 놀랐다. 니름이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애정과 관심이, 그리고 수단이 아닌 목적인 호의가 있었다. 웃음, 즐거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완전한 기쁨. 사모는 이해할 수 없었다. 멍청한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를 온통 적셔버리는 환희는 사모마저도 즐거움에 넘치게끔 만들었다. 유해의 폭포는 영원히 사라지지만 그것은 절대로 슬픈 일이 아니었다. 정신적 홍소, 폭소라도 터뜨리고 싶은 기분 좋은 소멸. 유해의 폭포는 마지막으로 농담처럼 닐렀다.<br/>&lt;제발,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간다는 자를 조심해...... 하하하!&gt;<br/>사모는 커다란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지복에 찬 소멸이었다. - 455<br/><br/>&lt;4권&gt;<br/><br/>- 사모는 침묵한 채 나뭇가지를 바라보았다.<br/>"우리는 곧 륜을 다시 만날 거야.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br/>"말씀하십시오."<br/>"언젠가 륜에게 해줬던 일을 다시 해줄 수 있을까."<br/>"공작님을 한계선 북부로 데려가라는 말씀입니까?"<br/>"그래. 그리고......"<br/>"그리고?"<br/>"그리고, 요스비에게 해줬던 일을 해줘."<br/>케이건은 말없이 사모를 바라보았다. 사모는 고개를 약간 들어 올려 케이건의 이마 위를 바라보며 말했다. <br/>"친구가 되어주라고."<br/>"왜 제게 부탁하시는 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br/>"너보다 더 적격인 자가 없으니까." - 133<br/><br/>- "네가 원했던 것이 무엇이냐?"<br/>"사랑하기 위해 사는 삶."<br/>사모는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케이건을 바라보았다.<br/>(...)<br/>"왜 이해할 수 없을까? 입장을 바꿀 수는 없을까? 길지 않은 생, 가슴에서 피비린내를 풍기며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우리의 서로 다른 겉모습은 광적인 증오의 원인이 아니라 다시 없이 커다란 축복이 아닐까? 사람은 새로움 속에 살아간다. 모든 것은 항상 바뀌어 사람들에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비늘이 덮인 저 남부의 이방인들을 우리의 의식과 지혜를 발전시킬 새로운 자극으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가장 고마운 선물이 아닐까? 대상이 없는 사랑은 없다. 그리고 새로운 대상은 새로운 사랑을 약속한다. 남쪽에서 온, 비늘 덮인 그들은 나의 또 다른 형제며 혈육이다. 그리고 축복이다. 나는 그들을 사랑하고 싶다. 그들은 얼마나 고마운 자들인가.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 상대를 하나 더 얻었다."<br/>케이건은 스스로에게 보내는 조소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br/>"나는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다."<br/>사모는 이런 거대한 사랑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르다는 것이 증오의 원인이 아니라 거대한 축복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혹은 그러했던 사람이 그녀의 눈앞에 있었다. - 294<br/><br/>-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어떤 가능성도 없다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남을까?"<br/>아이의 말은 케이건이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케이건은 불만스러운 듯이 말했다.<br/>"내일을 계속 오늘로 만들면 돼." - 334<br/><br/><br/>2026. jul.<br/><br/>#눈물을마시는새 #이영도 #황금가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7/cover150/8982735739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757</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꽤 낙천적인 아이 - 원소윤 - [꽤 낙천적인 아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65350</link><pubDate>Sat, 22 Aug 2026 13: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653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19&TPaperId=174653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752/1/coveroff/8937477319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19&TPaperId=174653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꽤 낙천적인 아이</a><br/>원소윤 지음 / 민음사 / 2025년 07월<br/></td></tr></table><br/>세상을 싸늘하게 관조하는 듯하지만<br/>작가 원소윤은 낙천적인 면도 있고 냉소적인 면도 있는<br/>사랑이 많은 아이인 것 같다.<br/><br/>유년기의 서술들을 따라가다 보면<br/>나의 유년기도 한번 되돌아보게 되는데<br/>유독 과거의 기억 방면에 문제가 있다 보니 <br/>나라면 절대라고 까지는 아니지만 못할 작업이지 싶다.<br/><br/>생전 본적도 없는 이들에게 가족을 맡기는 심정을 서술한 부분에서 한참 멈춰 있기도 했다.<br/>더불어, 세상이 좋아져서 상황이 괜찮아서 나는 누구의 짐도 되지 않고 안녕을 고할 수 있기를.<br/>하는 생각도.<br/><br/>민음 북샵에서 구매해서 작가의 추천 레터도 포함되어 있었는데,<br/>이게 또 원소윤 작가의 귀여운 면모를 보여준다.<br/><br/>- 땀을 흘리고 닦는 작가가 될 거야! 죄를 짓고 용서를 구하고 벌을 받는 작가가 될 거야! - 추천 레터 중<br/><br/>- 은행에 도착한 치릴로는 로무알다 손에 통장을 거칠게 쥐여 줬다. 여기 있는 돈을 정리해서 당장 다 가져가라고.<br/>"내 돈 안 뜯어 간 사람 너밖에 없다. 나 죽으면 다 나눠 가질 테니, 그 전에 네 몫 챙겨라."<br/>여기까지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나는 그것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치릴로가 깡패처럼 로무알다를 끌고 갔다는 발단 대목에서는 이건 또 무슨 일인가, 마음을 졸였기 때문이다. 치릴로가 은행을 털러 가는 길에 "아, 맞다! 인질이 필요하지!" 하고 만만해 보이는 로무알다를 고른 것도 아니고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것도 아니니 얼마나 다행인가. 이다음에는 순조로운 전개를 맞겠구먼, 한시름 놓았다. - 21<br/><br/>- 무심한 조명 덕분에 우리에게 일어난 일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 만일 극복한다면 뭘 극복해야 하는 걸까. 심지어 극복이 무얼 위한 것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 32<br/><br/>- 나는 귀한가. 매 순간 느끼고 있는바에 근거해 말하자면 나는 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뿐 아니라 모두가 안 귀해 보였다. 솔직히 그것 자체는 결정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이 겪어 내는 고통의 크기가 측량할 수 없이 크다는 것이었다. - 35<br/><br/>- 사람이 저렇게나 많은데 나는 한 사람과 만났고 오래 이야기했고 그럴 수 있어 기뻤다. 동시에 두려웠다. 살아가는 데에 특별히 필요한 게 없는 사람이 되려 했는데 꼭 필요한 뭔가가 생길 것 같았다. 꼭 필요한 뭔가가 생긴 삶은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지? - 171<br/><br/>- 그러고 보니 기가 찼다. 아까 병원 유니폼 입은 사람들, 그들이 누구인 줄 알고 엄마를 맡긴 걸까. 엄마를 마취하고 피부를 째고 뼈를 맞추도록 맡긴 걸까. 신용을 알 수 없는 이들에게 거금을 넘긴 기분이었다. 시간도 남아나겠다, 기도나 해볼까 싶었지만 신앙심을 잃은 지 오래여서 기도의 샘이 바짝 말라 있었다. 그 누구를 향한, 그 무엇을 향한 어떠한 믿음도ㅗ샘솟질 않았고 가장 믿을 수 없는 건 단연 엄마였다. - 199<br/><br/>- "장기를 줄 수 있는 상황이어야 장기를 줄 수 있는 거야. 나중에 아빠 장기가 기증되잖아? 그럼 참 잘된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돼."<br/>놀랍게도 그 얼렁뚱땅한 말이 내게 위안을 주었다. - 207<br/><br/>- 불광천에는 '바르게 살자'라는 구호가 새겨진 비석이 있다. 불광천에 들를 때마다 나는 비석 앞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 비석은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에서 세운 것으로 이 협의회가 '삼청교육대'의 후신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늘 사진을 찍었다. 바르게 살자. 세상에 이보다 와닿는 말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226<br/><br/><br/>2026. jul.<br/><br/>#꽤낙천적인아이 #원소윤 #민음사 #오늘의젊은작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752/1/cover150/8937477319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7520137</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불필요한 여자 - 라비 알라메딘 - [불필요한 여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59280</link><pubDate>Wed, 19 Aug 2026 10: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5928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5031&TPaperId=174592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10/95/coveroff/k18213503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5031&TPaperId=1745928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불필요한 여자</a><br/>라비 알라메딘 지음, 이다희 옮김 / 뮤진트리 / 2026년 02월<br/></td></tr></table><br/>베이루트 노년 여성 알리야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다.<br/><br/>거부할 수도 없이 떠밀려 온 초년의 인생이 다행히도?? 4년 만에 이혼을 해준 남편 덕에... <br/>그녀만의 삶이 되는 아이러니.<br/><br/>삶에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도 '위엄'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br/><br/>비단 여성의 삶 뿐 아니라 베이루트의 남성 역시 끔찍한 선택의 길 뿐이었다는 비극이 담담하게 그려져 더 깊이 있게 다가왔다.<br/><br/>언제 비명횡사해도 이상하지 않은 전시의 베이루트에서 늙음이라는 결코 우아하지 않은 삶의 과정을 되뇌이며 자신만의 세계로 침잠하던 사람이 주변의 사람들에게 조금씩 열리는 과정을 보는 일도 작은 행복을 준다.<br/><br/>삶은 그렇게 외롭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알려주는 적당히 거리를 두는 적당히 참견쟁이에 적당히 다정한 사람들이 둘러보면 늘 주변에 한 둘은 있는 것이다.<br/><br/>세 마녀 만세!<br/><br/>노년 여성의 내면, 여성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문화권에 대한 깊은 이해, 여성들 간의 연대를 그려내는 시선이 너무나도 여성적이라서 작가 라비 알라메딘이 59년생 남성이라는 사실이 놀랍다고 느껴졌고, 다른 책들이 더 없는지,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검색을 해보다 그림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 활동, 성적 지향이 이런 깊이 있는 이해가 아마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br/><br/>다른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은데, 2009년 출간된 적 있는 하카와티는 이미 절판된 것 같고, 다른 책은 더 없다는 게 조금 아쉽다.<br/>진짜로!! 아쉬워!!<br/><br/><br/>- 책을 읽고 쓰는 일은 아마도 인간의 존엄성에 남은 마지막 무기일 것이다.<br/>신마저 증발하고 없는 이 끝없는 굴욕의 시대 이전에<br/>신이 우리에게 일깨워주었던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br/>우리는 우리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사실.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는 사실.<br/>더욱이 그뿐만이 아니라는 사실. 아니면 말고. - 리처드 플래너건, &lt;굴드의 물고기 책&gt;<br/><br/>- 정신이 팔린 이유에 대해 가벼운 변명을 해보자면 이렇다. 연말이 되면, 나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해 완성한 번역본을 읽어본다. 최종적으로 소소한 수정작업을 하고 페이지를 순서대로 놓은 뒤 상자에 넣는다. 레드 와인 두 잔을 마시며 치르는 일종의 의식이다. 고백하자면, 마지막으로 다시 읽어보면서 비로소 나 자신을 격려하고 작업을 잘 끝낸 것을 자축한다. 올해에는 소설 &lt;아우스터리츠&gt;를 번역했다. W.G.제발트의 작품은 두 번째다. 오늘 원고를 읽으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마도 주인공의 고독한 절망 때문이었겠지만 한나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 14<br/><br/>- 성인이 된 후 거의 매해, 정확히는 스물두 살 이후로 거의 매년 1월 1일 번역을 시작했다. 이날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공휴일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해 첫날 일을 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는 것을 나도 물론 알고 있다. 하루는 베토벤 소나타 필사본을 뒤적이는데, 끝에서 두 번째 작품인 작품 번호 110, 가장 훌륭한 내림 가장조 소나타에만 우측 상단에 날짜가 적혀 있는 게 보였다. 마치 작곡가가 1821년 성탄절에 일을 하느라 바빴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리고 싶어 한 것 같았다. 나 또한 공휴일에도 일을 하는 편을 택한다. - 15<br/><br/>- 책을, 묶이지 않은 상태의 번역본을, 상자에 넣는 일. 그것이 내 삶이다. -16<br/><br/>- 나는 이미 오래전에 글에 대한 맹목적인 갈망에 나를 맡겼다. 문학은 내 모래 놀이터이다. 나는 그 안에서 놀고, 요새와 성을 쌓고, 황홀한 시간을 보낸다. 날 힘들게 하는 것은 놀이터 바깥의 세상이다. 나는 눈앞의 세상에 온순하게, 그러나 관습적인 방식과는 다르게 적응해왔다. 내 안의 책 세계에 큰 불편 없이 은거하기 위해서였다. 모래의 비유를 변형해 보자면 문학은 내 모래 놀이터, 현실 세상은 나의 모래시계이다. 모래는 한 톨 한 톨 빠져나간다. 문학은 내게 삶을 주고, 삶은 나를 죽인다. 하긴 삶은 누구든 죽인다. - 16<br/><br/>- 나는 혼자다.<br/>이것은 내가 내린 선택이지만, 다른 선택지도 거의 없었다. 당시 베이루트 사회는 아이가 없는 이혼녀에게 그다지ㅣ 다정하지 못했다. 그래도 나는 누울 자리를 보았고 다리를 뻗었다. 소박하고 편안하고 적당한 자리였다. - 20<br/><br/>- 쿠란의 내용이 유치하고 고압적이라고 조롱할 수는 있지만, 쿠란의 문체는 다르다.<br/>내 눈을 뜨게 한 것은 결국 시였다. 쿠란이 아닌 시가, 보옥을 다듬는 그 기술이 나의 머릿속에 깊이 새겨졌다. 사랑의 발견이 꼭 시의 발견보다 더 아름다운지 나는 잘 모르겠다. 더 관능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 같다.<br/>그 불을 붙인 시인을 기억한다. 새카만 전사 시인 안타라였다. 죽을 위기의 언어가 소생되던 순간의 충격을 기억한다.<br/>너를 기억했다 창끝이 내 안에서 갈증을 해소하고<br/>흰 칼이 내 피를 뚝뚝 떨어뜨릴 때<br/>나는 간절히 칼날에 입 맞추고자 했다<br/>네 미소처럼 번득이던 그 칼날에 - 23<br/><br/>- 아버지는 나에게 줄 가르침이 없었다. 가족 누구도 나에게 건넬 말이 없었다.<br/>나는 우리 집안의 맹장이다. 불필요한 부속 기관이다.<br/>이 집안은 나를 열여섯에 시집보냈다. 학교를 유일한 보금자리로 삼았던 나를 설익은 상태로 따다 몸도 마음도 작은 사람에게 주었다. 청소년에게 결혼만큼 불쾌한 제도는 없다. 신혼집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였는데, 남편은 4년도 채 지나기 전에 내 앞에 서서, 법의 요구에 따라, 그 무엇보다 짜릿한 선언을 했다.<br/>"당신과 이혼한다."<br/>이혼은 남편이 결혼 생활을 통틀어 보여준 가장 자기다운 결정이었다.<br/>그 불능충은 문지방을 넘어 나갔고, 그 이후로 이 집 바닥에는 한 번도 그 자의 발이 닿은 적이 없다. 나는 어렸지만 눈물 한 방울 떨구지 않았다. 천성이 시키는 대로 했다. 밀고 닦고 치우고 살균해서 그 어떤 흔적도, 그 어떤 냄새도, 머리카락 한 올도, 손자국 하나도 남겨놓지 않았다. 그가 중후해 보이려고 피우던 냄새 지독한 파이프와 더러운 모자를 걸어두던 못들도 벽에서 뽑았다. 파이프 재에 그을려 여기저기 구멍이 난 장식용 깔개들은 바늘과 실타래로 빠짐없이 손질했다. 모기장은 표백제에 푹 담갔다.<br/>나는 그의 냄새가ㅏ 저절로 빠지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싹 없애버렸다. - 27<br/><br/>- 수년 뒤인 1982년, 그 모든 것이, 문을 두드리고 욕을 하며 집을 내놓으라던 동생들의 외침이,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포위 공격과 함께 멈추었다. - 36<br/><br/>- 마침 주인이 짙은 색이 칠해진 거대한 참나무 책상에 앉아 있었는데, 바로 이것이 부싯돌이 되어 내 안에 불길을 지폈다. 빈털터리나 다름없는 스무 살 이혼녀에게 그런 책상 뒤에 앉는 것은 정말 위엄 있고 호화로운 일, 꿈꿀만 한 일로 여겨졌다. 내 삶에는 위엄이 필요했다. - 41<br/><br/>- 한나는 나에게 용기를 주려고 나타났는데, 나는 한나의 겉모습을 걱정하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난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코앞에서 꽃 피는 기적도 놓치곤 한다. 흐릿한 별에 집중하느라 별자리를 놓친다. 빨래를 널어두었는지 걱정하느라 휘황한 폭풍우를 못 보고 지나간다. - 76<br/><br/>- 나는 읽는 사람이다. 그렇다, 성가신 허리 통증을 견디며 읽는 사람이다.<br/>뼈가 쑤시거나 허리가 반항하면 수년 동안 몸을 소외시킨 데 대한, 심지어 멸시한 데 대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나는 나의 육체를 개탄했고 이제 나의 육체는 나를 개탄한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나로부터 정당한 관심을 요구한다. 권리를 주장한다.<br/>한때는 몸보다 정신이었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br/>높은 데 있는 알리야. 딸로 있는 알리야.<br/>알리야, 만물의 위에 있는 알리야.<br/>슬프도다, 슬프도다, 슬프도다. - 80<br/><br/>- 파디아를 향한 나의 감정의 매듭을 푸는 일은 프쉬케의 그 어떤 과업보다 힘들지만, 나를 향한 파디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은 더 어렵다. 이 아이는 어린 신부였던 나를 우러러보았지만 이혼녀가 된 나를 혐오했다. 그러나 함께 나이가 드는 동안, 저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혐오하지도 않는다는 듯 예의를 갖추어 나를 대했다. 그리고 가끔은 매우 깊은 친절과 관용을 베풀어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br/>전쟁으로 인해 우리는 더 이상 타인으로 살 수가 없었다. 전투가 이어지는 동안 서로 돕고 지지해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관계가 익숙한 우정 같은 것으로 변하지는 않았다. 예의를 차려 무의미한 말을 나누는 것 이외에는 대화도 거의 하지 않았다. 드문드문 한 마디씩 섞을 뿐이었다. - 120<br/><br/>- "전쟁 중에 어떻게 그 오랜 시간을 혼자 보내셨는지 항상 궁금했어요. 아, 그렇구나. 레바논 사람들이 피에 굶주렸을 때 책에 굶주리셨군요." 파디아의 웃음소리가 냇물처럼 졸졸 흐른다. 내가 웃어주지 않자 덧붙인다.<br/>"인정하세요. 재치 있었잖아요."<br/>"그래." 나는 인내심을 갖고 고개를 끄덕인다. - 133<br/><br/>- 살을 대고 있는 두 청소년은 더할 나위 없이 살아 있고 더할 나위 없이 밝다. 그 앞으로, 유리창에 창백한 은백색으로 반사된 나의 모습이 겹쳐진다. 나는 움찔한다. 불멸의 청춘 곁에 선 불멸의 노년.<br/>그러나 당신께서 보낸 강력하고 성난 세월은 뜻대로 했고,<br/>나를 쓰러뜨리고 망치고 야위게 했습니다. : 알프레든 테니슨, &lt;티토노스&gt; - 139\<br/><br/>- 나는 출간이 아닌 번역에 목숨을 건다.<br/>이제, 작업이 끝나면 별 관심을 두지도 않으면서 왜 그토록 열심히 번역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뭐랄까, 나는 최종적인 결과물이 아닌 과정에 헌신한다. 난해하게 들릴 수 있고 그렇게 들리는 것도 싫지만, 어쨌든 내게 영감을 불어넣는 것은 그 행위, 작업 그 자체이다. 일단 책 한 권을 끝내면, 경이로움이 사라지고 수수께끼는 풀린다. 그러면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br/>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lt;불안의 서&gt;에서 페소아는 이렇게 말한다. "탁월한 인간에게 어울리는 태도는 오로지 이것, 스스로 쓸모없다고 여기는 활동을 지속하는 것, 무익한 질서를 유지하는 것, 지극히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특정한 철학적, 형이상학적 사유의 규범을 적용하는 것."- 165<br/><br/>- 갓 태어난 희망찬 조국이 독립 첫해를 맞은 1944년도 후반에 이르자, 한나는 계속 집에만 있지는 않겠다고 결심했다.<br/>그 시대의 젊은 중산층 여성이 뭘 할 수 있었을까? 학교를 나왔고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영어로도 "하우 두 유 두?"라고 인사할 줄 아는 여성이? 고등학교 때에는 철학을 사랑하고 또 잘했던 여성이 뭘 할 수 있었을까?<br/>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br/>(...)<br/>학교를 나왔고 두 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세 번째 언어도 기본 정도로는 할 수 있는, 고교 시절 철학을 사랑하고 잘했던 젊은 중산층 여성은 병원은 어디에 배치했을까?<br/>당연히 식당에서 배식을 하게 했다. - 203<br/><br/>- 아침은 지나갈 것이다. 슬프고 느린 걸음으로 지나가겠지만 지나갈 것이다. 내일과 내일, 또 내일도 이같이 하찮은 걸음으로 다가온다. - 241<br/><br/>- 내 무덤의 비석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까? 너무나 많은 가능성, 선택지가 있다.<br/>"여기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이제는 죽고 없는, 여전히 홀로이고 여전히 두려움 가득한 알리야가 잠들어 있다."<br/>"죽음이여, 자만하지 말지어다. 그대가 정복한 것은 작은 점 하나." - 259<br/><br/>- 가령 결혼하면 학교에 다닐 수 없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알았다면 수업 시간에 질문을 훨씬 더 많이 했을 것이다. 나는 강제로 번데기에서 분리되어 세상의 모진 빛과 위협적인 폭풍우와 마주해야 했던 나방이었다.<br/>나에게 어떤 선택지가 주어졌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알았다면 더 주의를 기울였을 것이고 그 얼간이에게 좀 더 많은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br/>놈이 거들먹거리며 피우던 그 담뱃대를 목구멍으로 쑤셔 넣어 버렸을 것이다. - 303<br/><br/>- 나는 무해함의 화신이다. 나는 사람들로부터 사랑이나 애정을 바라지 않고 어떤 감정도 기대하지 않는다. 적이 생길 만큼 눈에 띄는 존재가 되길 바란 적도 없다. 태생적으로 수줍은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늘 외톨이 신세지만 언젠가 참나리로 꽃 피어 요란하고 화려한 향기를 뿜고 싶다는 깊은 욕망을 품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단지 타인이 내 삶을 방해하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나 또한 타인의 삶을 방해하지 않고 살고자 한다. - 319<br/><br/>-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br/>늘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br/>무엇이 되고 싶다고 바랄 수조차 없다.<br/>그와 별개로, 내 안에는 온 세상의 꿈이 다 있다. - 409<br/><br/><br/><br/>2026. may.<br/><br/>#불필요한여자 #라비알라메딘 #강력추천도서<br/>#anunnecessarywoman #rabihalameddine #뮤진트리 #이다희옮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10/95/cover150/k18213503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109531</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 정세랑 -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 혼란을 끌어안는 쓰기에 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55647</link><pubDate>Mon, 17 Aug 2026 14: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556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9963&TPaperId=174556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5/53/coveroff/896090996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9963&TPaperId=174556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 혼란을 끌어안는 쓰기에 대하여</a><br/>정세랑 지음 / 마음산책 / 2026년 06월<br/></td></tr></table><br/>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조언.<br/><br/>예상보다도 훨씬 더 글쓰기 독려의 글이다.<br/>망설이고 있다면, 한 글자를 써 내려가기 어렵다면 그러지 말아요 라는 친절한 권유.<br/><br/>정세랑 작가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보다는 이런 류의 일을 더 하고 있는 시기인가 싶다.<br/>작가도 외부 활동 같은 것이 더 필요한 시기가 있을 수 있으니까.<br/><br/>말했듯 꽤 강연류의 산문이라 후루룩 (조금 설렁설렁) 읽었다.<br/><br/>- 존재하는 책들이 존재하지 않는 책들을 초대해 오기를 바랍니다. - 들어가는 말<br/><br/>- 뇌과학에 관련된 책들을 즐겨 읽는 편인데, 글쓰기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잘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도 한다. 불안과 우울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읽었다. 돌이켜보니 나도 정신 건강에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 같다. 글을 쓰기 전보다 밝아졌다는 평을 자주 듣고는 한다. - 31<br/><br/>- 책에서 책으로 점프하다가 며칠이 사라져 버렸다? 시간 낭비를 한 것이 아니다. 당신 안에 다른 사람에게 없는 정보의 사슬이 생겼을 테다. 딴 생각으로 두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한심한 게 아니라 창작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흥미를 끄는 분야가 계속 나타난다? 산만하다는 비난을 튕겨내야 한다. 머릿속 기동력이 좋은 것이다. - 36<br/><br/>- 때때로 장르문학이나 대중문학을 대놓고 멸시하는, 여성서사나 소수자서사에 덮어놓고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도 마주쳐야 했는데 지나고 보니 무언가를 덩어리로 뭉쳐 사고하는 사람에게 굳이 모멸감을 느낄 필요는 없었구나 싶다. 성긴 평에서 드러나는 것은 저쪽의 바닥이며, 다행히 정교한 쪽이 비교할 수 없이 다수다. - 70<br/><br/>- 읽고 쓰는 사람들 사이는 밖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가깝다. 한 번 만난 적 없이도 매일 만나는 이들보다 가깝다. 온기도 떨림도 전해지는 그 가까움 속에서, 독자라는 상대를 궁금해하며 쓴다. - 150<br/><br/>- 쓰는 삶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주섬주섬'인 듯하다. 기대만큼 멋들어진 모습은 아니겠으나 헤매고 주워 모으며 우리 발걸음이 그리는 점선이 종종 겹치면 좋겠다. 서로의 채집통을 들여다보고 환히 놀랄 수 있도록. - 202<br/><br/>2026. jul.<br/><br/>#당신의독자가될게요 #정세랑 #마음산책]]></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5/53/cover150/896090996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95538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백지 앞에서 - 최은영 - [백지 앞에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50265</link><pubDate>Fri, 14 Aug 2026 11: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502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654&TPaperId=174502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37/0/coveroff/k73213765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654&TPaperId=174502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백지 앞에서</a><br/>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4월<br/></td></tr></table><br/>진지하다. 재미 보단 의미를 읽으면 좋다.<br/><br/>그러나 지나치게 묵직하니 조금은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br/>또 그러나 공감, 공유할 수 있는 주제들로만 모여있어 후루룩 읽게 된다.<br/><br/>- 어려서부터 나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솔직하기를 바랐고 그래서 내 존재가 조금 더 가벼워지기를,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랐다. 돌아보니 그 소망은 정확하게 내 결여를 가리키고 있었다. 자신이 결여한 부분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 것일까. 누군가를 진짜로 사랑하며 사는 사람은 사랑이라는 관념을 습관적으로 입에 올리지 않고 용기 있는 사람은 그게 용기인 줄도 모른다. 충만한 삶을 사는 사람은 인생이니 삶이니 같은 말에 관심이 없다. 내가 용기나 자유 같은 가치에 끌렸던 건 내가 비겁하고 부자유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 16<br/><br/>- 나를 추동하고 나아가게 하는 내 안의 이야기,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삶의 방식, 쓰지 않으면 어째서인지 약해지고 마는 나의 존재. 그 모든 것이 나를 다시 백지 앞에 서게 한다. - 49<br/><br/>- 나는 아픔만큼 개인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픔은 개개인의 가장 깊은 욕망보다도 더 개별적이고 특수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어떤 말이나 표정 때문에 누군가는 삶을 저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 것처럼. - 54<br/><br/>- 세상에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머리로는 잘 알았지만 그뿐이었다. 이번 일을 지나면서야 나는 삶이 그저 일시적으로 주어진 것이며 나에게는 바로 지금, 현재밖에 없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 과거의 성공이나 실패로, 미래에 대한 기대나 불안으로 나는 나의 현재를 무가치하게 대했다. 내 진짜 삶은 언젠가 도래할 것이며, 내가 나로서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는 건 어떤 특정한 이유 때문이라고 나를 속이고 길들였다. 하지만 내가 손에 쥘 수 있는 건 오로지 현재뿐이다. 그렇기에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에 지레 겁먹으면서 현재를 포기할 수는 없다. 내 진짜 삶은 언젠가 어떤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불완전해 보이는 여기에 있다. - 96<br/><br/>- 과거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이야기 속에 담아 말하는 것, 그리고 다른 이들의 경험을 듣는 것. 그런 일들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감지한다.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낙인을 찍고 경멸하고 조롱하는 정서가 어느 때보다도 만연한 요즘인 것 같다. 프리모 레비는 어떤 사회라도 대화를 포기하고 파시즘으로 흐를 때 언제든 수용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더 대화해야 한다. 우리의 과거에 대해서, 우리가 겪어온 시간에 대해서 말하고 들을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과거를 바로 세울 때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무책임한 비관주의로 기우는 것을 경계하면서. - 225<br/><br/>- 나는 사람의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 사회의 인간성에 대한 척도라고 생각한다. 죽음을 대하는 방식이 곧 인간을 대하는 방식이라고 말이다. 애도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일이자 동시에 인간의 권리이기도 하다. - 237<br/><br/>2026. jun.<br/><br/>#백지앞에서 #최은영 #문학동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37/0/cover150/k73213765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370049</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 정지돈 -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48048</link><pubDate>Thu, 13 Aug 2026 09: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480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531206&TPaperId=174480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496/28/coveroff/k0125312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531206&TPaperId=174480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a><br/>정지돈 지음 / 스위밍꿀 / 2017년 07월<br/></td></tr></table><br/>망한 세상.<br/>2 강의 국가가 무너지고 총기가 난무하는 디스토피아.<br/><br/>첩보물스러운데 반이 넘어가도록 무엇을 원하는 이야긴지 모르겠다.<br/><br/>'불필요한 여자'와 같이 읽고 있었어서 전시상황의 세계가 확장되는 느낌을 받는다.<br/><br/>결말 없는 결말이랄까.<br/>앞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예감이 드는 결말.<br/><br/>디스토피아 소재의 이야기는 늘 막막함으로 끝맺지만 계속 읽는 이유는<br/>그럼에도 나아가야, 해나가야 하는 삶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늘 하기 때문인 것도 같다. <br/><br/>- 서울을 떠나는 순간 벌집이 될지도 모른다.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렀다가 차량을 탈취당하고 무릎이 꿇린 채 뒤통수에 총알이 박힐지도 모르고 도로에 설치된 지뢰나 크레모아에 의해 산산조각 날지도 모른다. 볼일이 급해 국도에 차를 세우고 벌판으로 달려가다 저격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죽었다는 사실도 모르겠지. 아픈지도 모르고 슬픈지도 모르고 억울하지도 않을 것이다. 죽음의 유일한 장점은 남들은 알지만 자신은 모른다는 거다. 그것도 영원히. - 18<br/><br/>- 안드레아는 짐에게 무하마드의 삶을 글로 써보는 게 어떠냐고 했다. 짐은 좋다고 했지만 쓰지 않았다. 무하마드의 삶에 이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하마드의 삶은 그가 좋아하는 것과 정반대였다. 학문에 대한 열의, 민족에 대한 애정, 가족에 대한 사랑, 미래에 대한 확신, 과거에 대한 그리움. 짐은 어느 하나 이해할 수 없었다. - 27<br/><br/>- 총은 감정을 가진 것처럼 스스로 발사되었다. 사람이 총을 쏘는 게 아니라 총이 사람을 쏘는 거야. - 36<br/><br/>- 재앙은 지진이나 홍수처럼 갑자기 도래하는 게 아니오. 무하마드가 말했다. 우리가 눈을 감았기 때문이오. - 91<br/><br/>- 보리는 성격이 그렇다는 말로 둘러대곤 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보리는 낯을 가리지 않는다. 그녀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걸 포기한 지 오래다. 남들이 뭐라고 지껄이면 그냥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다 망해버렸으면. 다 죽어버렸으면. - 100<br/><br/>- 그녀도 바람이 필요했다. 바람은 먼지와 죽음을 실어 날랐고 그 안에는 소량의 활력과 생명도 있었다. 바람이 맨살에 닿으면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살아 있다는 자각이 함께 찾아왔다. 그건 이상한 청량감이었다. - 111<br/><br/>- 미래를 구체적으로 생각할수록 슬픔이 찾아왔다. 그는 터무니없이 무책임하고 추상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는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다. 우리는 생각한다. - 118<br/><br/>- 내가 제일 보고 싶은 건 그림자야. 길고 선명한 그림자. 그런데 마음이라니. 그런 게 왜 있는 거지? - 138<br/><br/>- 우리는 백미러를 통해 현재를 본다. 우리는 미래를 향해 뒷걸음질한다. - 154<br/><br/>- 다른 사람이 뭐가 중요해.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다른 사람 중요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사는 거니까, 다른 사람은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 작가의 말 중<br/><br/><br/>2026. may.<br/><br/>#작은겁쟁이겁쟁이새로운파티 #정지돈<br/>#스위밍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496/28/cover150/k0125312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496284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악수도 없이 헤어졌다 - 피천득 -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46530</link><pubDate>Wed, 12 Aug 2026 14: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4653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4691&TPaperId=174465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95/3/coveroff/893746469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4691&TPaperId=174465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악수도 없이 헤어졌다</a><br/>피천득 지음 / 민음사 / 2025년 12월<br/></td></tr></table><br/>과거의 작가들은 읽기 전 부터 핀트 나간 윤리관, 성인지 감수성 등의 지점에서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막연한 감정적 불쾌함과 불편함이 있기 마련이지만 <br/>피천득이라는 사람은 참 서정적이고 잔잔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다 싶은 산문들이다.<br/>그 서정과 애정이 구닥다리이긴 하지만.<br/><br/>1937년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친일로 변절한 춘원 이광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글이 포함되어 있는데 흥미로웠다.<br/><br/>민음북샵에서 구입해서 편집자 레터가 있었는데 이런 레터 참 좋다.<br/>롯데월드에 있는 피천득 문학관에 전시된 소박한 작가의 책장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나.<br/>몇 권 되지 않는 책들과 볼품없는 책장에 대한 묘사는 직접 본 것은 아니라도 그 분위기가 느껴졌다. <br/><br/>- 처음 제가 생각했던 제목은 '편지'였어요.<br/>편지란, 그리고 편지를 둘러싼 감성이란,<br/>피천득의 문학 그 자체라고 생각했거든요.<br/>누군가 저에게 피천득 문학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하면<br/>더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제 상각은 '편지'.<br/>누군가에게 당장 편지하고 싶어지는 두근거림,<br/>그 연약하고 적극적인 박동이야말로 편지의,<br/>그리고 피천득 글의 실체가 아닐까요. - 한국문학팀 박혜진 편집자 레터 중<br/><br/>- 산호와 진주는 나의 소원이었다. 그러나 산호와 진주는 바닷속 깊이깊이 거기에 있다. 파도는 언제나 거세고 바다 밑은 무섭다. 나는 수평선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잠수복을 입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나는 고작 양복바지를 말아 올리고 거닐면서 젖은 모래 위에 있는 조가비와 조약돌 들을 줍는다. 주웠다가도 헤뜨려 버릴 것들이기에, 때로는 가엾은 생각이 나고 때로는 고운 빛을 발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산호와 진주가 나의 소원이다. 그러나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다. 그리 예쁘지 않은 아기에게 엄마가 예쁜 이름을 지어 주듯이, 나는 나의 이 조약돌과 조가비 들을 '산호와 진주'라고 부르련다. - 서문 중, 13<br/><br/>- 수필은 흥미는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br/>수필의 색깔은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 않고 퇴락하여 추하지 않고, 언제나 온아 우미하다. 수필의 빛은 비둘깃빛이거나 진줏빛이다. 수필이 비단이라면 번쩍거리지 않는 바탕에 약간의 무늬가 있는 것이다. 그 무늬는 읽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한다.<br/>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 17<br/><br/>- 오동은 천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br/>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br/>물론 마음의 자유를 천만금에는 아니 팔 것이다. 그러나 용돈과 얼마의 책값과 생활비를 벌기 위하여 마음의 자유를 잃을까 불안할 때가 있다. - 86<br/><br/>- 큰일을 하는 분은 대범하다는 말은 둔한 머리의 소유자가 뱃심으로 해 나간다는 말이다. 지도자일수록 과학적 정확성과 예술적 정서를 가져야 한다. - 145<br/><br/>- 누구나 큰 것만을 위하여 살 수는 없다. 인생은 오히려 작은 것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 190<br/><br/>- 나는 작은 놀라움, 작은 웃음, 작은 기쁨을 위하여 글을 읽는다. 문학은 낯익은 사물에 새로운 매력을 부여하여 나를 풍유하게 하여 준다. 구름과 별을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하고 눈, 비, 바람, 가지가지의 자연 현상을 허술하게 놓쳐 버리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하여 준다. - 227<br/><br/>- '또 한 해가 가는구나.' 세월이 빨라서가 아니라 인생이 유한하여 이런 말을 하게 된다. - 266<br/><br/>- 빈한이 아니라 한빈 속에서 봄을 기다립니다. "사람은 저 잘난 맛에 산다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 잘난 맛에 사는 것"이라던 피천득 선생의 파릇한 문장을 가슴에 안고 또 한 번의 봄을 기다립니다. - 작품 해설 중<br/><br/>2026. may.<br/><br/>#악수도없이헤어졌다 #피천득 #민음세계문학 #수필집]]></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95/3/cover150/893746469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195032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지나가기 혹은 영원히 남아 있기 - 강보원 - [지나가기 혹은 영원히 남아 있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42503</link><pubDate>Mon, 10 Aug 2026 11: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425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49293&TPaperId=174425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1/39/coveroff/89374492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49293&TPaperId=174425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나가기 혹은 영원히 남아 있기</a><br/>강보원 지음 / 민음사 / 2026년 04월<br/></td></tr></table><br/>꽤 즐겁게 읽었다.<br/>김화진 작가의 책 추천을 어느 유투브영상에선가 보고 사보았다.<br/><br/>문학과 음악에 대해 이런저런 주절거림이랄까.<br/><br/>아마도 정지돈 금정연 같은 만연체로 자기혐오의 유머를 근간으로 삼는 그런 장르의 글쓰기.<br/><br/>짐작보다 더 궁시렁체여서 재미있었다.<br/><br/>혐오가 넘쳐서 연민이 되는 산문.<br/><br/>-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지낸다. 대개 지난 일들에 대한 생각이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생각이다. 아니면 나와 전혀 관련 없는 개념적이고 철학적인 생각들이거나. 아무튼 내가 생각한 것들을 글로 잘 쓰지 않으려는 이유들 중 하나는 그것들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고, 하나는 그것들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 15<br/><br/>- 일을 하고 싶은 이유는 뭐랄까, 자기만의 방을 갖고 싶은 이유와 비슷하다. 물론 직장은 자기만의 방이 아니다. 내 말은 문학이나 여타의 공부와 좀 관련되지 않은 삶의 영역을 갖고 싶다는 뜻이다. 가급적 출판사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일자리를 주면 가겠지만. 돈은 벌어야 하니까. 그래도 좀 부품 같은 게 되고 싶다.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일. - 18<br/><br/>- 요즘에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 중이다. 좋은 태도를 갖고 싶다. 좋은 태도가 뭔가를 해결해 주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하는 좋은 태도를 내가 취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은 범박하게 말하면 혼자서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 외부의 이런저런 사정들과 나 자신의 이러저러한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자유를 획득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늘 잘 사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생각한다. 잘 살기. 잘 살아야 하고, 잘 살고 싶다. - 21<br/><br/>- 인생이란 게 도대체 가능한 것인지 진심으로 궁금할 때가 있다. 인생을 살려면 인생과 보폭을 맞춰서 착착 잘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모든 일들이 너무 빠르게 나를 지나쳐 간다. 지나쳐 가서 그냥 깔끔하게 헤어지면 차라리 좋겠는데 앞에서 목줄을 당기고 나를 질질 끌고 가는 것 같다. 해야 할 건 너무 많고, 하지 않은 것은 정말이지 너무 많다. 그것들은 결국 돌아오는데 그럴 때가 되면 숨이 턱턱 막힌다. 내가 할 수 있는 거였으면 진작했겠지. 하지만 할 수 없는 것이어서 안 한 건데 왜 끝끝내 하라고 나한테 이러는 것인지? 억울하지만 그런 억울함은 어떻게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해야 한다. 하고 나면 좀 낫긴 하다. 다른 하지 않은 일이 만기가 차서 내 목덜미를 움켜쥐기 전까지는. 천천히. 좀 천천히 살게 해 주면 안 될까? - 28<br/><br/>- 자유라는 건 확실히 없을 땐 불행하지만, 그것이 있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그런 종류의 것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자유는 종종 끔찍한 것일 때가 많다. 이 사실을 외면하는 작품이나 주장은 내게 비현실적인 몽상으로 느껴졌다. - 50<br/><br/>- 그런 생각을 했다.<br/>그러니까 작은 공터에 풀을 심는 일처럼, 아무것도 없는 곳을 다시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돌려놓는 일처럼, 어쩌면...... 어차피 달리 할 것도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했다.<br/>소설을 써 보자.<br/>그리고 그 결과가 이것이다. - 70<br/><br/>- 하루하루 실시간으로 성격이 안 좋아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약간 콩나물 자라듯이...... 눈 돌리고 다시 보면 더 나빠져 있다. 이 기세라면 조만간 아무도 만나지 못할 정도가 될 것 같다. 내 성격...... 내 성격 어떻게 하나. - 72<br/><br/>- 나는 현재가 싫고 미래는 더더욱 싫다. 가장 싫은 것은 지금 도래-한-비-미래로서의 현재다. - 99<br/><br/>- 대개 나는 끔찍하거나 끔찍하게 멍청한 생각들만을 하고 그래서 내 생각을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생각을 말하려고 이 글을 쓴 게 아니라, 어떻게든 내 생각을 말하지 않으려고 이것을 쓴 것이다. 이 연재를 유심히 읽은 사람이 있다면 알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남의 일기를 유심히 읽을 리는 없으므로 나는 내 생각을 말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어떻게든 내가 생각하는 것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가능하다면 생각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생각이란 것은 내가 겪는 온갖 종류의 괴로움 중 압도적으로 대부분의 원인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 117<br/><br/>- 침묵은 금이지만, 사람이 또 금으로만 사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일관성을 추구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 124<br/><br/>- 내가 생각하기에 세상을 모르고 뭐 낭만적이고 그런 사람이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극도로 실용주의적인 사람들만이 예술을 한다. - 158<br/><br/>2026. jul.<br/><br/>#지나가기혹은영원히남아있기 #강보원 #민음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1/39/cover150/89374492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513939</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다시, 책으로 - 매리언 울프 - [다시, 책으로 - 순간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37221</link><pubDate>Fri, 07 Aug 2026 12: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3722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635493&TPaperId=174372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7915/74/coveroff/k64263549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635493&TPaperId=1743722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다시, 책으로 - 순간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a><br/>매리언 울프 지음, 전병근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05월<br/></td></tr></table><br/>왜 이 책을 구매했었을까?<br/>분명 무슨 계기가 있어 사둔 책일텐데.<br/><br/>서사가 있는 이야기만 죽 읽어대서 잠시 환기하는 기분으로 책장에 있던 책을 골랐다.<br/><br/>육아하는 부모들, 저연령 대상의 선생들이 참고할 만한 책이다.<br/><br/>- 읽기는 관조의 행동이다. 주의를 분산시키는 상황에서는 저항의 행동이기도 하다. 그것은 우리를 시간과 더불어 생각하게 한다. - 데이비드 울린<br/><br/>- 나는 읽기의 고유한 본질이 고독 속에서 일어나는 소통의 비옥한 기적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저자의 지혜가 떠나는 곳에서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아주 분명히 느낀다. 이례적인, 더욱이 신적이기까지 한 법칙에 의해 그들의 지혜가 끝나는 지점이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의 지혜가 시작되는 지점처럼 보이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독서에 관하여 중<br/><br/>- 우리가 소설을 읽는 동안, 타인의 관점을 취해보는 과정과 소설 내용 자체가 공감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도덕 실험실'의 역할까지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는 뇌가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의식을 그대로 따라합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따라하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을 사람까지 포함됩니다. 이때 우리는 잠시나마 타인이 되어보는 것이 정말 어떤 의미인지를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우리와 아주 비슷하거나 때로는 너무나 다른 감정과 분투에 지배당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그런 시뮬레이션을 거치면 우리의 읽기 회로망은 정교해집니다. 또한 우리의 일상생활도, 다른 사람들에게 지도력을 행사하는 이들의 삶도 마찬가지 입니다. - 92<br/><br/>- 21세기의 가장 큰 실수를 꼽는다면, 첫 번째는 20세기의 최대 실수를 무시한 것이고, 두 번째는 점점 파편화하는 사회에서 우리의 비판적인 분석력과 독립적인 판단력을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넘겨준 것은 아닌지 가늠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굳이 답을 해야 한다면, 우리의 핵심적인 능력이 이미 감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 297<br/><br/><br/>2026. jun.<br/><br/>#다시책으로 #매리언울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7915/74/cover150/k64263549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9157492</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눈과 돌멩이 - 위수정 외 - [눈과 돌멩이 - 2026년 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35405</link><pubDate>Thu, 06 Aug 2026 11: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3540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5312&TPaperId=174354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16/coveroff/k6221353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5312&TPaperId=1743540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눈과 돌멩이 - 2026년 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a><br/>위수정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01월<br/></td></tr></table><br/>정이현의 실패담 크루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바로 뒤이어 노 피플 존을 읽었다.)<br/>정말 세련되고 정곡을 찌르는 문장으로 글 쓰는 작가가 아닌가. 부럽다.<br/>하나의 단편 속에 실패담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에피소드를 삽입하는 자연스러운 블렌딩.<br/>계급이라는 무형의 실체에 대해 곱씹게 만드는, 은근하게 예리한 이야기.<br/><br/>지나친 진심.... 그게 불편해진 세상에 대하여...<br/><br/>- 수진이 죽은 후 재한은 수진을 생각한다는 의식도 없이 종종 그렇게 수진을 떠올렸다. 수진이 했던 말과, 어떤 순간의 표정과 몸짓 같은 것들. 기억하는 줄도 몰랐던 장면들을. 그것은 유미도 마찬가지였다. 가까웠던 누군가가 떠나면 그렇게 된다는 것을 둘은 이제 알게 되었다. 그 무력함과 슬픔을. 이어서 뒤따르는, 대상이 모호한 분노도. - 위수정, 눈과 돌멩이, 13<br/><br/>- 재한은 고개를 틀어 바깥 풍경을 응시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정제되지 않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재한은 창밖으로 보이는 희고 고요한 식물들의 세계를 바라보았다. 소리와 풍경의 불일치가 오히려 재한의 불안을 조금씩 가라앉혔다. 그것은 낙관이라기보다는 슬픔에 가까웠다. - 위수정, 눈과 돌멩이, 21<br/><br/>- 누구나 가족과 연인과, 결국엔 삶과 이별해야 한다. 예외는 없다. 그 모든 일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믿을 수가 없다. 하지만 사건들은 일어난다. 나의 이해와 무관하게. 그러므로 나는 내게 일어난 일들을 사후적으로라도 이해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리 오랜 시간을 들여 되새겨보아도 불가해한 일들은 있을 것이다. 불가해한 채로 받아들이는 연습도 필요하겠지. 살아가려면.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그것을 애도라고 불러도 될까? - 위수정, 문학적 자서전, 62<br/><br/>- 원희에게서 조금 떨어진 벤치 주위에서 큰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 남녀 무리가 보였다. 짧은 스커트에 어깨가 드러난 셔츠. 누군가 농담을 던졌는지 무리는 동시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이 못 견디게 아름다웠다. 가슴 깊은 곳에서 질투심이 솟아났다. 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 나도 저런 때가 있었던가? 저들도 지금 자신들이 얼마나ㅏ 아름다운지 모를까. 무심할까. 원희는 한동안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들이 무지하기를 바랐다. 실수를 반복하고 좌절하기를. 그리고 후회하기를. 내가 그랬던 것처럼. - 위수정, 오후만 있던 일요일, 91<br/><br/>- 해진이 살아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br/>(...)<br/>나는 끔찍한 내용보다 아직도 해진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때 죽었으므로 사람들이 기억하는 해진은 열여섯 살에 멈춰 있을 텐데 사람들은 어떻게 성인이 된 그 애를 알아본 걸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누구하나라도 말을 걸었다면 그 애가 아니라는 걸 알았을 텐데 아무도 확인하지 않은 게. 사람들은 온갖 이야기를 지어내고 믿으면서 그 애의 죽음 만은 상상하지 못한다. - 이민진, 겨울의 윤리, 209<br/><br/>- 페이스트리는 뜻밖에 정치적인 빵이다. 겹겹이 쌓인 층과 층 사이, 선처럼 얇은 틈이 숨어 있다. 한 입 베어 물면 버터 향이 입안에 퍼지고, 부스러기는 겹의 바깥으로 바스스 쏟아져 내린다. 당신은 이미 어디에든 속해 있다. - 정이현, 실패담 크루, 253<br/><br/><br/>2026. jun.<br/><br/>#눈과돌멩이 #위수정 #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16/cover150/k6221353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6165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너의 지옥으로 사뿐사뿐 - 김하늘 - [너의 지옥으로 사뿐사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31446</link><pubDate>Tue, 04 Aug 2026 09: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314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033804&TPaperId=174314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76/21/coveroff/k58203380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033804&TPaperId=174314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너의 지옥으로 사뿐사뿐</a><br/>김하늘 지음 / 타이피스트 / 2025년 11월<br/></td></tr></table><br/>타인의 지옥에 함께 해줄거라는 말부터 다정하지 않은지.<br/>결코 다정하기만 하진 않은 세상에서.<br/><br/>시인의 다른 시집도 읽을 마음을 먹었으나<br/>절판된 3권의 중고가는 최저 45000원이었다. 배송비 별도로.. ㅋㅋ<br/>허허허 웃게 되는 허무한 기분이 됨.<br/><br/>취향의 시와 시인을 만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니까 이럴 땐 좀 아쉽다.<br/>이 세상의 모든 시인의 책을 출간되자마자 손에 넣을 수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냐만.<br/>업계 관계자도 아니고서야.<br/><br/><br/><br/>- 우리는 활자에 갇힌 망령이어서,<br/>당신이 나를 읽어 준다면 나는 나비가 되지<br/>너의 지옥에 놀러 갈게. - 시인의 말<br/><br/>- 툭하면 죽겠다던 마음에는 갈피갈피 네가 살아서. 코밑으로 기억하는 너의 숨을 영원히 영원히 맡고 싶어. 나는 때때로 젊은 산모처럼 너를 낳았다가 너를 죽였다가. 내가 낳은 네 발등에 키스를 했다가 전전긍긍 나쁜 계획을 세웠다가. 이따금 무기질 상태가 되어 버린 그리움에는 너의 그 물활론적 사려가 남아 있어. 따뜻해. 심지어 따끔해. 이건 내가 써 내려갈 신화여서, 몇백 쌍의 달이 뜨고 지는 동안 놓지 못하는 욕망이 있어. - 이것은 우리의 존재통 중<br/><br/>- 모든 것을<br/>증오의 힘으로 살아 냈다고,<br/>네가 속삭여 줄 때 나는 가장 빛나<br/>아, 내가 사랑하는 불가해한 사람!<br/>오늘도 네 무릎에서 까무룩 잠이 들어<br/>온 세상 인간이 사라지는 꿈을 꾸겠지<br/>사실 난 그게 좋아 - 불발된 이야기들 중<br/><br/>- 오만 생각이 다 떠올라도, 모든 게 미완성인데, 어머! 그런 편이 이별하기에 좋아서, 순탄했던 삶을 야금야금 좀먹으며, 우리는 우울한 포옹을 한다, 진심으로 사랑을 섬겼던 시간들을 기억하기에 - 프러시안블루 중<br/><br/>- 우리는 세상이 낳은 부작용<br/>사실 난<br/>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태어났는데<br/>요즘은<br/>흔들리고 위태롭고 야하게 웃는 너를 만나<br/>도대체 어디로 갈 거냐고 묻는다<br/>그럼 넌 이렇게 말했지<br/>70분만 기다려 줘 - 70분만 기다려 줘 중<br/><br/>- 나는 제법 낭만에 너그러운 사람이라서,<br/>일부러 연민을 즐긴다<br/>아름다운 불신<br/>그것도 아니면 무슨 재미로 산담 - 발랄한 유언 중<br/><br/>- 말도 안 돼, 라고 생각하지만 쓰지 않을 때의 나는 나의 쓸모를 자주 되물어야 한다. - 편의점에서 구원도 팔았으면 좋겠어 중<br/><br/>2026.<br/><br/>#너의지옥으로사뿐사뿐 #김하늘 #타이피스트시인선]]></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76/21/cover150/k58203380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876218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밤의 공항 - 이원석 - [밤의 공항]</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26712</link><pubDate>Sat, 01 Aug 2026 12: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267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22137303&TPaperId=174267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2/15/coveroff/k9221373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22137303&TPaperId=174267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밤의 공항</a><br/>이원석 지음 / 타이피스트 / 2026년 03월<br/></td></tr></table><br/>내 취향의 쓸쓸한 정서.<br/><br/>밤이라서 쓸쓸하게 느껴지는 건지<br/>쓸쓸하니 밤이었던 것인지... 모호해지는 그런 감각.<br/><br/>- J에게<br/>벚꽃이 지는 거리를 차로 달리며<br/>꽃 봐 저기 저기<br/>햇빛에 모가지가 떨어지는 죽음을 뿌리치며<br/>꽃 좀 봐<br/>나는 안타까워서 여러 번 소리쳤다<br/>죽었는지 살았는지<br/>아팠는지 마음이 부서졌는지<br/>그렇게 아파서 스러지고야 마는지<br/>뒷좌석에서 힘없이 눈을 감고 기울어져 있던 네가<br/>잠시 고개를 들어 꽃을 보아 줄 때<br/>얼마나 안심했는지<br/>얼마나 두려웠는지<br/>내 모가지를 꺾어 너에게 달아 주고 싶던<br/>봄 - 시인의 말<br/><br/>- 걷는다는 것은 삶을 진행시키는 것이다<br/>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시간을 두 다리로 천천히<br/>되밟는 것이다 - 순찰 기록 중<br/><br/>- 물에 가라앉는 것이 필요해<br/>손에 쥘 수 있는 마음 같은 것<br/>쇠로 만든 막대 같은 것<br/>두드리면 울리고 손에서 놓으면 가라앉는 것<br/>내려다보면 일렁이는 바다<br/>바닥을 바라고 가라앉기 위해<br/>파도를 버리고 내려가는 위안 - 쇠막대의 규격 중<br/><br/>- 손님이 모두 떠나고<br/>먼 자리부터 불이 꺼지고<br/>하나 남은 배려마저 캄캄해질 때까지<br/>기다리다가<br/>일어난다 비가 오는<br/>아무것도 없는 돌무더기 위에 서서<br/>바닥돌 하나를 골라<br/>반듯하게 놓아 본다 쇠락한 공항을 세우기엔<br/>비 오는 날이 제격이지 - 기초공사 중<br/><br/>- 모든 불행은 나의 가족이다<br/>커다랗고 못생긴 마음은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다<br/>기울어서 바닥에 모두 쏟아져 버린다 해도<br/>주워 담을 사람이 없어 이리저리 쓸려 다녀도 - night shift - 야간 근무 중<br/><br/>- 이 밤의 주요 고민이다<br/>살아가는 것이<br/>고통을 받으며 나아가기엔 지나치게 길고<br/>부질없는 마음을 바둥대기에는 너무 짧다 - night bus 심야 버스 중<br/><br/>- 희망이고 전망이고 개나 주라지<br/>난 절망을 겨우 비껴 난<br/>허망에 자리 잡았어<br/>단순하고 자족적인 삶을 꿈꾸며<br/>복잡하고 소모적인 세상에서<br/>죽음을 집어삼키는 게<br/>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지만<br/>우린 다 알고 사랑하는 거야 - 나, 맥도날드 맨 중<br/><br/>- 고장 나기 직전까지 나를 붙들고<br/>놓아주지 않던 사람과<br/>고장 나기 직전인 나를 붙들고<br/>놓지 않아 준 사람<br/>감사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한 날에는<br/>아무에게도 감사하지 않았다 - 업무 외 일지 중<br/><br/>- 이 시는 인천의 민족, 민주, 노동 열사를 추모하는 &lt;인천 투데이&gt; 신문기사의 발췌, 편집만으로 작성되었다.<br/>추모제가 끝나고 뒤풀이 자리에서, 시 낭독을 잘 들었다는 한 노동자 시인이 술잔을 놓고 내게 말했다. "아람전기는요?" 그는 젊은 시절 아람 전기에서 노동운동을 하며 갖은 고초를 겪었다고 했다. 그가 잠시 후 다시 말했다. "아람전기는요?" 나는 시를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 우리들의 리스트 중 각주<br/><br/>- 밤이 되면 사위가 잠잠해지고<br/>우린 바로 옆도 지켜 주지 못할 만큼 외로워져요<br/>내려다보면 멀리 무관하게 빛나는 불빛들<br/>사람이 작아지고 희망도 절망도 작게 보여요<br/>다 사라지고 나면 내가 보여요 - 드리운 이야기 - 한국 옵티칼하이테크 470일 고공농성에 부쳐 중<br/><br/>- 해적왕이 될 거야<br/>누군가에게 물들었다고 생각하는 너를 뒤로한 채<br/>나는 대장장이였지<br/>대장이 되고 싶진 않았지<br/>두드리고 두드려서 치밀해지는 쇠를<br/>치밀하다 못해 집요해지고<br/>집요하다 못해 지나치게 되는<br/>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쉽게 꺼지고<br/>더 차가울수록 단단해지는 쇠를 만지고 싶었지<br/>빛이 날 때까지 물을 뿌리고<br/>숫돌에 문지르면서<br/>너와 나는 격이 없어 - 누구에게나 각자의 이야기 중<br/><br/>- 그리서 자주 잊어요<br/>멀리서도 듣지 못하는 다정한 말이<br/>갚을 수 없는 불행이<br/>저녁 모퉁이마다 마주쳐<br/>당신의 얼굴에 묻은 불행을 보고<br/>내 얼굴을 문지릅니다<br/>몇 번씩 확인을 하고도 믿기지 않는 죄목을<br/>어찌 세세히 기억하겠습니까<br/>죽거나 죽겠거나 죽을 거거나<br/>무슨 큰 차이가 있겠습니까 - 휴양지 중<br/><br/>- 문장과 문장 사이의 대단한 반전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안에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거부할 수 없는 진실, 그걸 마주했을 때 인간은 마음이 흔들린다.<br/>시란 그런 것이 아닐까. - 럼주 상자 중<br/><br/>2026. may.<br/><br/>#밤의공항 #이원석<br/>#타이피스트시인선]]></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2/15/cover150/k92213730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82153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용궁장의 고백 - 조승리 - [용궁장의 고백]</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23411</link><pubDate>Fri, 31 Jul 2026 11: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234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7707&TPaperId=174234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0/38/coveroff/k5621377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7707&TPaperId=174234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용궁장의 고백</a><br/>조승리 지음 / 달 / 2026년 03월<br/></td></tr></table><br/>재밌고, 씁쓸하다.<br/><br/>초반의 갑갑한 현실에서 오는 숨막힘이 좀 힘들긴 하다.<br/>파격으로 치닫는 전개가 다른 결로 감정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br/><br/>이 모든 일이 돌봄 의무를 한 개인에게 전가해 회피해서 전개되는 점, 날카롭게 후벼판다.<br/><br/>조승리 작가의 다른 소설, 에세이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 소설.<br/><br/>- 인간의 가슴속에는 포악한 어둠 한 점이 산다. 그 어둠은 유독 가깝고 연약한 존재를 향해 '인륜'이라는 올가미로 그들을 옥죄고 만다. 일방적으로 강요된 인륜은 숭고한 가치가 아니라 명백한 폭력이다. 천륜이라는 굴레를 짊어진 채 각자의 지옥을 버텨내고 있을 이들에게 이 소설을 바친다. - 작가의 말 중<br/><br/>- 부모가 죽어버리길 바라는 자식을 하나님은 용서해 주실까? - 13<br/><br/>- 방문을 열자마자 알 수 있었다. 내가 변했음을. 오늘 나는 피로 이어진 인연을 잘라냈다. 분노는 나를 잔인할 정도로 대담하게 만들었다. 노인이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나를 옥죄던 공포는 이제 노인을 향한 서슬 퍼런 적의로 바뀌어 있었다. - 39<br/><br/>- 절망은 이성을 잡아먹는다. 잃을 게 없는 자는 그저 욕망에 몸을 맡긴다. 그에게 양심과 체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109<br/><br/>- 하나님이 정말 계신다는 믿음이 처음으로 생겼어. 난 사건이 일어날 만한 조건을 만들었을 뿐인데......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건 하나님 아닐까? - 123<br/><br/>- 사람이 죽었다. 그런데 모두가 행복해졌다. 나는 이 부조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 영원히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 125<br/><br/>- "용궁장의 흥망성쇠를 보고 자랐죠. . 과한 욕심은 결국 화를 부르고 만다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 앞으로 거룩교회의 신자가 되려 하는데 하나님은 이런 날 용서해 주실까요?"<br/>나는 그녀와 눈을 맞추며 처분을 기다렸다. 잠깐의 침묵이 수년의 세월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선고가 내려졌다. 눈앞의 아가씨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며 말했다. 입가에 미소가 선연했다.<br/>"아멘." - 204<br/><br/>2026.<br/><br/>#용궁장의고백 #조승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0/38/cover150/k5621377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50385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붉은 칼 - 정보라 - [붉은 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21443</link><pubDate>Thu, 30 Jul 2026 13: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42144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762&TPaperId=1742144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8/61/coveroff/k412137762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762&TPaperId=1742144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붉은 칼</a><br/>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6년 03월<br/></td></tr></table><br/>대의 없는 전쟁에 동원된 이들의 허무함과 비애가 가득하다. <br/>몸도 마음도 추워지는 막막한 목적, 엔딩 없는 전투. <br/>국가 간 이권 다툼에 희생되는 개인들...<br/><br/>애초에 기억을 이식한 검은 채를 창조한 것도 모자라 그것을 세상에 대책 없이 풀어놓는 것으로 시작되는 지점에서 아이고 두야.... 싶은 두려움이 전제가 되어 읽게 된다.<br/><br/>암울, 피폐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다.<br/><br/>우리 모두 무언가 '대리전을 치르는 존재라는 지점을 건드린다.<br/><br/>-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위해<br/>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견디는<br/>나의 동지들에게 - 들어가는 말<br/><br/>- 의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간의 자아 정체성은 기억에서 생겨나는가? 배양육에 기억을 이식하면 인간이 되는가? 이것이 최초의 질문이었다. - 11<br/><br/>- 괴물이 무엇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괴물을 물리치면 자유를 주겠다고 했다. 제국인들의 말이니 믿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자유. 그것은 매혹적인 단어였다. 듣는 순간 희망이 스멀스멀 솟아나는 마법의 단어였다. 아주 약하고 가느다랗지만 한번 생겨나면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절대로 사라지게 놓아버릴 수 없는, 희망. - 14<br/><br/>- 전쟁에서는, 살아 있는 쪽이 진짜다. 살아남는 쪽이 진짜다.<br/>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 129<br/><br/>- "우린 여기서 같이 살아 나갈 거야."<br/>그녀와 똑같이 생긴 사람은 다시 소리 죽인 기침을 뱉어내며 그녀의 등에 얼굴을 파묻었고, 그러면 그녀는 위에서 손짚을 곳과 발 디딜 곳을 찾는 남자를 천천히 따라 올라가며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속삭였다.<br/>"너랑 나랑, 살아서 집에 갈 거야."<br/>그것은 그녀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 136<br/><br/>- 하얀 행성은 척박했고 탁한 물이 흐르는 하얀 강과 그들이 만들어 날려 보낸 검은 새 외에는 생명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이 만들어낸 인간이 그곳에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들은 식민지를 소유하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식민지에는 하얀 땅과 탁한 하늘과 그들이 만들어낸 인간과 동물이 제공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었다. 그들은 그 가능성에 도취되어 의식을 가진 존재를 쉽게 지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 143<br/><br/>-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싸운다. 싸우면서 나의 세상은 더 넓어졌고 더 치열해졌다. 그런 세상을 열어준 동지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보낸다. - 작가의 말 중.<br/><br/><br/>2026. apr.<br/><br/>#붉은칼 #정보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8/61/cover150/k41213776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8615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026 제1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2026 제1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96736</link><pubDate>Fri, 17 Jul 2026 11: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9673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7415&TPaperId=173967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89/43/coveroff/k2321374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7415&TPaperId=1739673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2026 제1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a><br/>김채원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별 세 개가 떨어지다.<br/>외사촌 지간인 혜임과 나, 외할아버지. 조부가 가꾸는 종묘원에 관한 이야기.<br/>죽어도 너무 죽은 어떤 남자를 이유도 묻지 않고 따뜻한 흙에 묻어주는 일을 심상하게 치르는 할아버지와 손녀들이 환상같이 느껴지는데, 비현실적 설정에 다가가는데 왜인지 설득력이 없다고 느꼈다.<br/>그래서 평론을 읽어보는데... 너무 해석적이고 그 지점이 어거지 같이 느껴진다는 것.<br/>작가가 두루뭉술 빚어놓은 형상을 평론이 해설해 주는?<br/><br/><br/>그다지 큰 사건이 없는 것이 요즘 단편들의 트렌드인가.<br/><br/>젊은작가상 수상집이 점점 심심해진다.<br/>평이하고 산만한 느낌의 단편들이었다.<br/><br/>- "둘 다야. 나는 오래전에 죽었고 혼자 재미있는 걸 하고 있어."<br/>할아버지의 말은 절반은 농담이었겠지만 그만큼 절반은 농담이 아니었다. (...) 그러니까 겨우 일부분만 알 수 있는, 줄거리와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는 계속 나였기 때문에. 비록 줄거리뿐인 이야기라고 해도, 자기 인생을 버린 사람과 버리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싶었다. - 16, 별 세 개가 떨어지다<br/><br/>- 무언가를 다시 할 수 있다는 말이 언제나처럼 나를 기분 좋게 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슬프게 했다. - 30, 별 세 개가 떨어지다 <br/><br/>- 그런 거였다. 단순히 안타깝고 불쌍하기만 해서는 안 됐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품위가 필요했다. 돈이 만들어주는 품위가. 그것만 있으면. 너무도 쉽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 68, 추도<br/><br/>- 쓸모없고 아름답지도 않은 것도 존재하는 세상이야말로 아름다운 세상이지 않을까? - 길란, 우리의 죄를 사하지 마시옵고, 작가노트 중<br/><br/>- "저는 이제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요."<br/>남욱이 속도를 서서히 줄이며 말했다. 차창 너머로 줄지어 선 빌라들이 보였다. 노아는 안전벨트를 풀다 멈추고서 그와 눈을 맞췄다. "그럼요?" 남욱이 어깨를 으쓱였다.<br/>"그냥 받아들이는 거죠.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요." - 316,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br/><br/>- 언젠가부터 나는 거리에 나갈 때, 광장에 서 있을 때, 농성하고 행진을 따라 걸을 때 모종의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외치는 구호와 품속의 피켓 모두가 너무 엄숙하게 느껴졌다. 나는 사사로워지고 싶었다. 그리하여 누구의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많은 장소를 통과하길 바랐다. - 함윤이, 작가 노트 중<br/><br/><br/>2026. apr.<br/><br/>#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89/43/cover150/k2321374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89439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미친 주부의 일기 - 수 코프먼 - [미친 주부의 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95352</link><pubDate>Thu, 16 Jul 2026 16: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953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931960&TPaperId=173953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011/4/coveroff/k5829319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931960&TPaperId=173953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미친 주부의 일기</a><br/>수 코프먼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4년 05월<br/></td></tr></table><br/>무엇이 여성을 미치게 하는가?<br/><br/>흥미로운 해피 엔딩?<br/><br/>허영과 권태의 대결 끝에 미친 완벽한 주부가 되기로 결심하는 어이없게 웃기는 결말.<br/><br/>브루클린을 읽고 이어 읽었는데 아무래도 정서적인 유사성이 있어서라는 추측이 있어서였는데, <br/>자본주의 관점에서의 계층 차이가 확실히 있으나, 정서라는 것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졌다.<br/><br/>- 기록, 실로 멋진 단어다. 경기의 수치 따위 말고 진술의 개념인 기록 말이다. 삶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기록. 일기나 수기라는 단어 보다 훨씬 낫다. 일기라는 단어를 보면 캠프장의 여자아이들이 떠오르는데, 꼭 뚱뚱하고 땀 많은 아이들이 투실투실한 목에 열쇠와 자물쇠가 달린 녹색 가짜 모로코가죽 일기장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수기라는 단어는 대학에서 문학 시간에 공부한 앙드레 지드나 버지니아 울프, 고리키 혹은 보들레어를 떠올리게 한다. 보들레어의 "광기의 날개가 일으킨 바람이 나를 스쳐 갔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긴 하지만.<br/>어쨌든 기록은 좋다. 기록은 옳다. 그래, 기록하면 좋을 것 같다. 예컨대, 이것은 오늘 아침 7시 22분에 우리 집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기록이다. - 7<br/><br/>- "사실." 조지가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진심으로 당신은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는 법을 배워야 해."<br/>나는 등을 대고 누워 천장을 응시했다. "당신이랑 그놈의 격언들. 그러는 당신은 그걸 실천하고 있어?"<br/>"노력하고 있어. 해내고 있는 것 같아. 당신처럼 잔뜩 성이 난 채로 돌아다니진 않으니까. 나는 모든 걸 가능한 한 단순하고 간소하게 유지하려고 해."<br/>"신경 쓰고 챙겨야 할 사람이 자기 자신밖에 없으니까 별로 어렵지 않겠지." 나는 씁쓸히 말했다. - 243<br/><br/>- "당신은 정상이 아냐." 조너선 역시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 말했다.<br/>"아니, 그 반대로 난 너무나 멀쩡해. 사실 내가 정곡을 찔렀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이 집에서 가스라이팅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고." - 326<br/><br/>- "나는 극작가가 아니야." 나는 스커트의 지퍼를 올리며 말했다.<br/>"감당하지 못할 일에 휘말려버린 멍청하고 미친 주부일 뿐이야." - 332<br/><br/>- 조지는 내가 한 가지에 마음을 붙이고 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지만 과연 그게 무엇일까? 알 수 없었다.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결국 벤치에서 일어나 집에 돌아왔고 여기에 쓰기 시작했다. 이 정도 쓰고 나니 이제 내가 무엇을 결정할 것이며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알겠다. 누구? 그게 누구냐고? 완벽 주부 타비타 트윗칫 댄버스가 아니면 누구겠는가. 앞치마를 두른 여자. 쇼핑 목록을 쓰는 여자. 열쇠 다발. 그게 나다. 내게 딱 맞다. 왜 여태 그걸 몰랐을까? 아마도 내가 그런 주부로 사는 걸 조너선이 허락하지 않아서겠지. 르네상스맨에게 어울리는 부인의 모습이 아닐 터이니까. 글쎄, 나는 조너선이 원하는 이미지에 부합하려고 노력해봤다. 온갖 이미지를 다 시도해보았지만, 이제 알겠다. 나는 전통적인 주부가 될 것이며, 조너선은 그게 싫어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완벽 주부 타비타 트윗칫 댄버스로 거듭나자. - 363<br/><br/>- 바퀴벌레는 숫자 사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미친듯이 기다가, 다음 순간 팔짝 뛰어 날카로운 모서리에 긁히지 않고 유리판 위로 올라왔다. 그러고는 시계 옆면을 타고 조리대로 내려간 뒤에 벽으로 기어가 타일 사이의 회반죽 구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상처는 입었을지언정 기죽지 않고, 처자식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간 것이다. - 378<br/><br/>2026. apr.<br/><br/>#미친주부의일기 #수코프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011/4/cover150/k5829319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011048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시 한 편 읽을 시간 - 정일근 - [시 한 편 읽을 시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82727</link><pubDate>Thu, 09 Jul 2026 16: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8272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034711&TPaperId=173827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95/26/coveroff/k5320347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034711&TPaperId=1738272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시 한 편 읽을 시간</a><br/>정일근 지음 / 난다 / 2025년 12월<br/></td></tr></table><br/>금목서, 은목서의 향기가 가득 느껴진다.<br/>입말 같은 날 것 같은 시들.<br/><br/>한 달간 쏟아낸 시들로 엮은 시집이어서인지<br/>단 한편의 길 시를 읽은 듯한 기분도 든다.<br/><br/>마산, 바다, 금목서, 은목서, 겨울의 이미지들.<br/><br/>- 훅, 시간은 가고 툭, 시절은 익어 저물지만<br/>여전히 나는 나이다.<br/>그래서 시를 쓴다. - 시인의 말 중<br/><br/>- 십일월로 가면 겨울이 온다고<br/>사랑할 꽃이 없다고 절망하지 마라<br/>인디언이 말하지 않았는가<br/>십일월은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 달이라고<br/>우리 생에서 사라진 것은 없다고<br/>이렇게 피울 늦꽃 있으니<br/>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늦꽃 중<br/><br/>- 다 꺽어와야 전부 아니지<br/>꽃 한 송이로<br/>꽃밭 다 보여줄 수 있듯<br/>시는 씨앗 한 톨로<br/>숲의 전부 다 보여주지<br/>하나로 열, 백을 보게 하고<br/>별에서 우주로, 우주 안에서 우주 밖까지<br/>우리를 꿈꾸게 하는 거지. - 시가 꾸는 꿈 중<br/><br/>2026. apr.<br/><br/>#시한편읽을시간 #정일근 #난다시편005]]></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95/26/cover150/k5320347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195268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소유하기, 소유되기 - 율라 비스 - [소유하기, 소유되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80600</link><pubDate>Wed, 08 Jul 2026 15: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806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77&TPaperId=173806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4/64/coveroff/89329255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77&TPaperId=173806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소유하기, 소유되기</a><br/>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02월<br/></td></tr></table><br/>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그 무엇은 우리를 어떻게 규정하는지.<br/><br/>읽기 전 지레짐작으론 지루하지만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br/><br/>그러나 짧은 글들로 구성되어, 지루할 겨를 없이 자본주의와 돈의 힘에 따른 세계의 구성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br/><br/>의미가 널뛰듯 건너뛰기도 하지만, 의식의 흐름에 따른 사고 또한 사회학을 연구하는 일종의 방법론일지 모르겠다. 당연시하는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한 그런 방법.<br/><br/>짧아서 속도감 있다는 장점은, 반대로 한 꼭지가 길지 않아 여운을 가질 새 없이 다음 꼭지로 넘어간다는 점일 수도 있다.<br/><br/>시장경제, 자본주의의 안락함을 누리는 계층으로서의 중산층의 위선을 냉소하는 시선이 강하다.<br/>작가 스스로 소유하는 자라는 정체성에 대한 불편한 심리의 기록이기도 하다.<br/><br/><br/>- 우리가 가구점을 방문할 때마다, 나는 이상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갈망에 휩싸인다. 나는 모든 것을 원하고,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 17<br/><br/>- 그녀는 모순적인 삶을 살며, 모순된 욕망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녀는 더 원하면서도 덜 원한다. 나도 그렇다. - 41<br/><br/>- 그레이버는 우리가 스스로를 소비자라고 여길 때 무언가 파괴되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일 바깥에서도 생산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 47<br/><br/>- '어쩌면 나는 삶에ㅔ 더 많은 불안정성이 필요한지도 몰라. 어쩌면 나는 지나치게 편안해졌는지도 몰라.' 나는 빌에게 말한다. '아니야, 불안정성에는 대가가 있어.' 빌이 내게 일깨운다. 그리고 지나치게 취약한 상태라는 것도 있다고 알려준다. 빌은 잠시 말을 멈춘 뒤, 사실은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나는 그에게 설명해 주려고 하다가 사실은 나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자본주의가 어디서 혹은 언제 시작되었는지도 잘 모른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알아본 뒤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약속한다. - 64<br/><br/>- 예술과 여성은 둘 다 &lt;쓸모없지만 예쁘&gt;고 &lt;사소한&gt;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내가 마음에 걸리는 단어는 &lt;교양&gt;이다. 나는 그것과 무관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나는 그것을 추구한다. - 87<br/><br/>- 그 속에서 웬 여자가 걸레를 들고 울타리에 기대어 선 채로 생각에 잠겨 있다. 그 위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lt;계급 의식이란 당신이 울타리의 어느 편에 있는지 아는 것이다.&gt; - 102<br/><br/>- &lt;풍요한 사회&gt;에서 갤브레이스는 미국에는 더 이상 유한계급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부자들은 일한다. 적어도 바쁘게 활동한다. 여가의 유행은 끝나고 새로운 계급이 등장했으니,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계급이다. 그들도 급여를 받지만, 급여가 핵심은 아니다. 그들은 충족감을 느끼기 위해서 일하며, 일 자체를 보상으로 여긴다. 급여는 부수적인 문제인데, 하지만 갤브레이스가 지적하듯이 &lt;위신의 지표&gt;이기는 하다. 그리고 이 계급 사람들에게 위신은 존경과 더불어 만족감의 원천이다. 그들은 급여를 많이 받고 싶어 하지만, 돈이 동기냐는 말을 들으면 모욕감을 느낄 것이다. 갤브레이스에 따르면, &lt;그런 것이 바로 새로운 계급의 노동이다. 귀족이 봉건적 특권을 상실할 때 느꼈을 슬픔도 이 계급 사람이 오직 급여만이 보상인 평범한 노동으로 전락할 때 느낄 슬플에는 댈 수 없다.&gt;<br/>나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얼굴을 붉힌다. 들킨 기분이다. 그리고 이 챕터 전체를 다시 읽다가, 갤브레이스는 이 새로운 계급을 전도유망한 사건으로 본다는 점을 깨닫는다ㅏ. 갤브레이스는 풍요한 사회라면 그저 일일뿐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를 지속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표준 노동 시간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계급은 자신의 즐거운 노동 시간 중 일부를 모든 사람이 더 즐겁게 일할 방법을 찾는 데 써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 122<br/><br/>- 사람들은 영국 소유의 인도 농장에서 재배된 차에 카리브해 농장에서 노예들이 생산한 설탕을 타서 마셨다. 차는 식사 대용으로는 부실했으나 그래도 따뜻하고 달콤했다. 그것은 위안이자 낙이었고, 노동자가 다른 노동자들이 겪는 박탈 덕분에 누리게 된 일상의 사치였다.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것도 여전히 식민주의의 유산이다. - 162<br/><br/>- 모든 종류의 소유권은 잘해 보아야 위태로운 사업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일종의 자기기만이다. - 167<br/><br/>- 나는 남자가 여자에게 집안일을 다 맡겼더니 생산성이 높아지더라는 이야기가 왜 새로운 소식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곧 이것이ㅣ 발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가ㅏ 예전에는 이것을 그냥 결혼이라고 불렀으나 지금은 지배라고 부른다는 점이 뉴스인지도 모르겠다. - 178<br/><br/>- 허먼 멜빌의 소설 &lt;필경사 바틀비&gt;의 부제는 &lt;월 스트리트 이야기&gt;다. 바틀비는 수동적 저항자다. 노동자인 그는 처음에 특정한 일을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고, 그다음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고, 급기야는 해고되기조차 거부하는데, 매번 &lt;저는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gt;라고 공손하게 말함으로써 거부한다. 그의 저항에는 목적이 없으며, 그가 저항 외에 딱히 무엇을 성취하려는 생각도 없는 듯하다. 나는 바틀비가 감옥에서 아사한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킨다. 왜냐하면 그의 이야기가 왠지 내게는 여전히 승리처럼 읽히기 때문이다. 제인 데마레는 &lt;바틀비의 자유는 인생과 양립할 수 없는 종류&gt;라고 말한다. - 222<br/><br/>-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선정한 &lt;오늘의 단어&gt;는 &lt;위태로운 precarious&gt;이었다. 덕분에 나는 이 단어의 원뜻은 &lt;타인의 의지나 괘락에 의존하는 상태&gt;라는 것을 배웠고, 이 단어가 &lt;기도 prayer&gt;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왔다는 것도 배웠다. 위태로움은 도처에 있는 듯 모인다. 어쩌면 그것은 애나 로웬하웁트 칭이 말했듯이 &lt;우리 시대의 조건&gt;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또한 프레카리아트라는 계급 전체를 규정하는 특징이다.<br/><br/>- 정말로, 문제는 사치였다. 그리고 내가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였다. &lt;풍요한 사회에서는 사치품과 필수품을 제대로 구별할 수 없다. &gt; 존 케네스 캘브레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내 삶의 작은 필수품들, 독서와 글쓰기는 모두 사치였다. 내가 글로 쓰는 순간도 모두 사치였다ㅏ. 그런데도 글쓰기 자체는 내게 필수로 느껴졌다. 필수와 사치를 제대로 구별할 수 없었으므로, 나는 이 단어와 씨름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니, 사치란 &lt;대단히 안락하고 헤프게 생활하는 상태&gt;라고 적혀 있었다. 어쩌면 내가 사치를 정의하는 데 애먹었던 것은 내가 대단히 안락한 상태로 살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이 상태를 중산층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우리가 중산층이나 부유층을 묘사할 때 흔히 쓰는 완곡어법이 &lt;안락하다&gt;는 것이다. - 370<br/><br/>2026. apr.<br/><br/>#소유하기소유되기 #율라비스 #열린책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4/64/cover150/89329255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6946432</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처단 - 정보라 - [처단]</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54737</link><pubDate>Thu, 25 Jun 2026 15: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547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6043&TPaperId=173547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41/coveroff/k9921360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6043&TPaperId=173547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처단</a><br/>정보라 지음 / 상상스퀘어 / 2026년 03월<br/></td></tr></table><br/>배제된 이들이 기록하고 증언하는 내란에 대한 가정 세계.<br/><br/>그저 상상의 영역인 글일 뿐이지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지옥 같다.<br/><br/>가습기 피해자, 세월호 유족, 전장연, 구미 노동자, 이주 노동자, 성소수자 ...<br/>온갖 소수성의 대표적인 그룹들이 설명 없는 무차별적 폭력 속에서 죽임을 당하는 상상은 처참하다.<br/>소외되는 수도 외의 지역성에 대해서도 언뜻 내비친다.<br/><br/>서늘하고 건조하게 서술되는 호러.<br/><br/>충격적이었고 비상식적이었던 그 순간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나는 독서라서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br/><br/>- 연대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서나 달려왔다. 지회장이 먼 길을 달려온 동지들을 사무실로 안내했다. 사무실이 북적북적 해졌다. 회의가 전혀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 58<br/><br/>- 살아만 있으면 언젠가 좀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기다릴 수 있었다. 함께 살아 있을 수만 있다면. - 61<br/><br/>- ' 선량한 일반 국민.' 단단은 그게 무슨 뜻인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정확히 그 표현에 딱 맞는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방법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은 단단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평생 갈고닦아 몸에 익힌 생존의 기술이었다. - 74<br/><br/>- 단단은 특정 정당 국회의원들이 내란을 옹호하기 위해 표결을 거부한 날 집에 돌아가 자신이 가진 모든 색깔을 숨겼다. 그 색깔을 다시 꺼낼 날이 곧 올 것이라 믿었다. 혹시 모르니까, 만에 하나를 위해서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 77<br/><br/>- 독재자는 작은 독재자를 원하지 않는다. 선동가는 종교의 가면을 써서 권력에 빌붙고 독재자를 옹호하는 행위를 통해 세속 권력을 그러모았다. 계엄을 논하는 집회와 시위는 정치활동이다. 정치활동은 포고령에 의해 금지되었다. 종교지도자를 사칭하는 선동가를 따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독재자의 관점에서는 위협이 될 뿐이었다. 집회와 시위를 무력화한 뒤 계엄군은 병원으로 향했다. - 89<br/><br/>- 저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기대를 배반하고 어떤 목숨을 빼앗았는지 알지도 못할 것이다.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을 것이다. - 107<br/><br/>- 죽은 사람들이 계엄군의 등에, 어깨에, 머리에 올라탔다. 자신이 죽은 몸을 떠났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은 계엄군의 허리에, 무릎에, 다리에 매달리기도 했다. 죽은 자들이 일어섰다. - 139<br/><br/>- 미래가 없는, 혹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 작가의 말 중<br/><br/>2026. mar.<br/><br/>#처단 #정보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41/cover150/k9921360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1416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 김이듬 -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5192</link><pubDate>Sat, 20 Jun 2026 14: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51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577&TPaperId=173451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9/92/coveroff/89374095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577&TPaperId=173451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a><br/>김이듬 지음 / 민음사 / 2025년 12월<br/></td></tr></table><br/>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말로 오해할 수 있었지만<br/>체념과 처연함이 담긴 세상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br/><br/>그게 몹시 쓸쓸하다.<br/>그래도 어느 덧 봄이 되어 있다.<br/><br/>- 오래도록 어둡고<br/>우울한 음악을 들었다<br/>그러다 거대한 불에 휩쓸렸다<br/>올해<br/>봄날은 잿더미<br/>암흑세계였다<br/>생체발광할 수 있다면<br/>차가운 빛을 만들 텐데<br/>더듬어 시를 켰다<br/>절벽이 보였다 - 자서<br/><br/>- 나는 약이라고 부르고 시계방 주인들은 알 혹은 배터리라고 부르는 이 작고 둥근 것을 매만진다 다 닳은 세계를 손바닥에 놓고 본다<br/><br/>다 소모된 것과 사라진 것의 차이는 뭘까<br/>모두 끝났다고 말해도 될까<br/>이 세상에 원래 없었던 것 같은<br/>그것을 찾아 나는 어딜 이토록 떠도는 것인지 - 이 세상에 없는 것 중<br/><br/>- 처음 듣는 음악처럼 귀에 들어온다<br/>네가 올 거니까<br/>새벽은 더 이상 푸른 절벽이 아니고<br/>밤은 더 이상 미완의 종말이 아니다 - 에튀드 중<br/><br/>- 순식간<br/>가벽 너머에서 만발한<br/>꽃향기가 넘쳐 왔다<br/><br/>세상의 모든 꽃이 일제히<br/>내 감은 눈앞에서 피어났다<br/><br/>쉽게 만족하는 나한테서<br/>시무룩하게 너는 뒤처져 걸었다 - 봄, 비, 공원 중<br/><br/>- 나한텐 그림이 전부야<br/>세상이 어두워서 어두운 그림만 그렸는데<br/>이젠 그림이라도 밝게 그리기로 했어 - 현기증 중<br/><br/>- 거머쥔 것이 태도를 형성한다 - 귤 따기 체험 중<br/><br/>- &lt;쪽에서 쪽빛을 얻기까지&gt;<br/><br/>세상이 꽃밭이라면 나는 꿀벌이 아니라 말벌이었겠지.<br/><br/>다행히 네가 사랑하는 세상이 풀덤불 가시투성이라서, 나는 두 발로 뛰어다니네.<br/><br/>너는 수수만년 혹독한 밤을 지난 것 같아. 그래서 즐거운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사람, 내가 근처에 왔다가 들렀다고 말하면 믿어 주는 친구.<br/><br/>쪽풀을 뜯는 네 뒷모습 보다가 나는 항아리를 씻네. 네가 푸르죽죽하게 쪽물 밴 손바닥을 내밀며 어서 가라고 말하기 전에 내 손바닥 펼쳐 잿물을 젓네.<br/><br/>이렇게까지 번거롭게 색깔을 만들어야 할까, 촌스럽게 유행에 너무 뒤떨어지는 거 아냐? 이렇게 쏘아붙이지 않을 만큼 내 감정이 간결해진 걸까.<br/><br/>물감 이전에 천연염료가 있었다고, 항아리 이전에 흙이 있었다고 네가 말하는 소리가 좋아서 나는 속뜻 같은 건 신경 쓰지 않기로.<br/><br/>네가 내 삶을 구하러 온 친구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있는 그대로 네 빛깔이 좋아.<br/><br/>친구는 나를 툭툭 치며 마구 구겨지고 더러웠던 내 마음을 밟는다. 커다란 대야에 넣어 밟아 빠는 흰 광목천처럼 나는 너의 색깔을 담을 준비가 되었다.<br/><br/>- 어금니가 한 개 없고 잇몸도 나쁘다<br/>나는 혼자 충분히 늙었다<br/>이렇게 살다가 고독사할 게 자명해<br/>탄식을 주워섬기는 너는 내 안의 방랑자<br/>우리는 불화한다 - 나의 이방인 2<br/><br/>- 지금이 가장 불행한 시절일 것도 같은데<br/>남은 날들이 별로 길 것 같지 않은데<br/><br/>슬픈 농담인지<br/>고맙다<br/>행복하다고 한다<br/><br/>살아남은 목숨들은<br/>생에 깊이 사무친다<br/><br/>속절없이<br/>사랑한다 - 초봄 대피소 중<br/><br/>- 눈을 깜박하는 사이 오십 년이 지났다고 한다 이 슬픔이 전부일까 두 사람은 우물거리며 내게 길을 보여주었다 나는 따라가지 않았다 - 재에 몸을 묻고 중<br/><br/>-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미움이 없어 분노가 없어 관심과 눈치도 없이 봄이 지나갔다 지나고 보니 봄이었다 -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중<br/><br/><br/>2026. mar.<br/><br/>#아무도미워하지않고한계절이지나갔다 #김이듬 #민음사 #민음의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9/92/cover150/89374095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79922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둑 신부 - 마거릿 애트우드 - [도둑 신부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3791</link><pubDate>Fri, 19 Jun 2026 16: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379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447&TPaperId=173437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2/49/coveroff/893749044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447&TPaperId=1734379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둑 신부 1</a><br/>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1년 03월<br/></td></tr></table><br/>추천 추천 도서!<br/><br/>읽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읽는 기간이 한창 브리저튼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엄청났던? 시기였는데, 브리저튼을 시청하다 말고 이 책을 다 읽어버릴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br/><br/>지니아를 둘러싸고 피해자라 주장하는 토니, 캐리스, 로즈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br/>실상 모두 질리는 캐릭터들이라, 적당히 현실적이고 믿을 수 없으리만치 맹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그래서인가 질색하면서도 즐겼달까.<br/><br/>여성과 남성 모두 스테레오 타입이랄 수 있는 진상들의 집약체.<br/>고등학생 정도의 자녀를 둔 나이의 여성들이 스스로 지나치게 나이 듦에 대해 정의하는 게 좀 의아스럽기는 했다. 캐나다의 90년대는 그럴 법 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br/>가장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는 결국 웨스트를 용서하지 못했으면서도 비위를 맞춰주며 살아가는 토니.<br/>제일 한대 때려주고 싶은 캐릭터는 웨스트...<br/><br/>로즈는 지니아의 경험에 압도되었기 때문에,<br/>캐리스는 지니아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고 과신했기 때문에,<br/>토니는 지니아와 남자에게 맹목적으로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당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br/><br/>어쨌든 도둑 신랑의 컨셉을 도둑 신부로 바꾸어 전복을 꾀했더라도 피해자는 오롯이 여성으로 남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br/>'남자들도 당해보라지'라는 마인드는 결국 '동족' 여성에게도 해를 입힌다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부정적인 에너지에 대해 환기하게 된다.<br/><br/>- 까마득한 옛일인데 이유가 무슨 상관일까. 참변은 참변일 뿐이다. 상처는 상처로, 죽음은 죽음으로, 잔해는 잔해로 남을 뿐이다. 원인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지니아는 그대로 방치해야 할 기분 나쁜 사건이었다. 그녀의 진의를 파헤친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 14<br/><br/>-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다. 시작할 때 시작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끝날 때 끝나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모든 일에는 서론이 필요하다. 서론과 후기와 동시에 발생한 사건들을 기록한 차트가 있어야 한다. 그녀가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역사는 하나의 건축물이다. 어느 지점으로든 들어갈 수 있고 모든 선택이 임의적이다. 그래도 연속성을 깨뜨리고 시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 기준점으로 삼을 만한 순간은 있는 법이다. 우리는 그런 사건들을 돌아보며 그때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런 사건들이 출발점이 되고 종착역이 된다. 이를테면 탄생과 죽은, 결혼이 그렇다ㅏ. 전쟁 역시 마찬가지다. - 14<br/><br/>- 토니는 지니아가 언제나 그들 옆에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ㅏ. 우리가 그녀를 붙잡고 있어. 그녀 이야기를 입에 올리고 있어. 놓을 수가 없는 거야. - 58<br/><br/>- 캐리스는 오래전에 기독교를 포기했다. 성서가 고기들로 넘쳐나는 게 한 가지 이유였다. 어린양, 수송아지, 비둘기 등 온갖 동물들이 제물로 바쳐진다. 카인이 채소를 제물로 바쳤을 때 하느님은 그것을 거부하는 우를 범했다. 그리고 피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 성서 속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피를 흘리고, 손에 피를 묻히고, 개한테 피를 핥게 한다. 학살도 너무 자주 등장하고, 고통도 너무 자주 등장하고, 눈물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br/>동양의 종교가 훨씬 더 차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그래서 한때 불교신자로 지냈지만, 알고 보니 지옥이 너무 많았다. 대부분의 종교는 처벌에 너무 집착한다. - 119<br/><br/>- 그녀는 난생처음 이런 회의에 참석했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이란 뭔가 신비롭고 그녀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이며, 아버지가 남몰래 문을 닫고 하는 일인 줄 알았다. 아버지들만 할 수 있고, 여자들은 너무 멍청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자들이 한 방에 모여 앉아 미간을 찌푸리고 금 펜촉이 달린 만년필을 만지작거리며 상대방을 속일 방법을 열심히 연구하는 것이 사업이었다. 그녀는 놀라서 자꾸만 벌어지는 입을 닫느라 애를 먹었다. 여보세요! 이게 끝이에요? 맙소사,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네! 그녀는 정말 잘하고 있다. 대다수의 분야에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 175<br/><br/>- 역사는 언제나 시간을 거슬러 기록된다. 토니는 이 문장을 거꾸로 적는다. 우리는 늘 어떤 의미심장한 사건을 선택해 그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지만, 그 사건이 의미심장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우리다. 우리가 이편에 있다면 그 사건과 사건의 당사자들은 저편에 있다. 그들은 오래전에 사라진 과거인 동시에 우리 손 안에 있다. - 201<br/><br/>- "여자로서 감당해야 할 별것 아닌 형벌인걸, 뭐."<br/>토니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형벌이기는 하지만, 별것 아닌 형벌. 괴로움과 번민은 사실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무시할 수 있는 문제였다. - 282<br/><br/>- 지니아는 사회체제를 거부하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고 한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 대가가 따른다. 해방의 선봉에 선 사람들이 제일 먼저 총알을 맞는 법이다. - 303<br/><br/>- 하지만 토니는 한편으로 그녀가 대단하다고도 생각한다. 못마땅하고 당황스럽고 과거에 겪었던 모든 가슴앓이가 되살아나기는 하지만, 지니아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녀를 대하 소설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 용감하고 거의 모든 것을 경멸하며 탐욕스럽고 제멋대로 구는 그녀에게 동참하고 싶은 마음. 어머니가 눈썰매를 타고 언덕 밑으로 사라졌을 때 느꼈던 심정과 비슷하다. 눈썰매를 타고 언덕 밑으로 사라져 가는 어머니를 보며 "안 돼! 안 돼!"와 "잘한다! 잘한다!"를 동시에 외쳤던 그때하고 비슷하다. - 331<br/><br/>- "너는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떤 존재로 생각했으면 좋겠어? 사랑스러운 사람, 존경하는 사람, 무서운 사람, 셋 중에서."<br/>"존경하는 사람. 아니, 사랑스러운 사람."<br/>"나는 아니야. 나는 무서운 사람이 되고 싶어."<br/>"왜?"<br/>"그래야 훨씬 효과적이니까. 사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그것 하나뿐이야." - 339<br/><br/>- 그 여자, 질투가 나서 그랬을 거야.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질투 같은 건 매우 하찮은 문제라는 양.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질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최악의 감정이다. 일관성 없고 혼란스러우며 수치스러운 동시에 망원경 너머로 바라본 풍경처럼 독선적이고 집중적이며 유리처럼 단단하다. 고도의 집중감과 고도의 무력감이 혼재한다. 질투로 인상 살인이 그렇게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죽이는 것보다 궁극적인 지배는 없을 테니 말이다. - 11<br/><br/>- 나는 예전부터 독실한 신자가 못 됐다. 내가 입버릇처럼 말하잖니, 하느님이 누구 것이냐고. 세상에 종교가 없었다면 그렇게 시끄러울 일은 없었을 거다. - 103<br/><br/>-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어. 그 애를 없앨 수도 없고. 지금은 사라지더라도 언제든 다시 돌아올 거 아냐. 지니아는 주어진 운명이야. 날씨처럼 우리와 상관없이 그냥 존재하는 거지. - 273<br/><br/>- 토니에게 지도가 필요한 이유는 그녀가 항상 지도를 보는 이유와 일치한다. 지도를 보면 지형을 보고 상상하고 기억할 수 있다.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지니아다. 그녀는 지니아를 기억할 책임이 있다. 끝을 맺어 줄 책임이 있다. - 309<br/><br/>- 적은 누구였을까? 그녀는 과거의 어떤 원한을 갚으려고 했던 걸까? 전장은 어디였을까? 한군데는 아니었다. 온 사방과 이 세상이라는 조직 자체가 전쟁터였다. 아니면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니라 뉴런 사이,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뇌의 그 조그마한 불길 사이였을 수도 있다. 지니아한테는 전깃불 같은 꽃이 어울릴 것이다. 누전처럼 밝고 치명적인 꽃, 강철을 녹여 만든 엉겅퀴처럼, 불똥처럼 씨를 터뜨리는 꽃. - 318<br/><br/>2026. mar.<br/><br/>#도둑신부 #마거릿애트우드 #민음사 #모던클래식]]></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2/49/cover150/893749044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524991</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둑 신부 - 마거릿 애트우드 - [도둑 신부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3789</link><pubDate>Fri, 19 Jun 2026 16: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378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447&TPaperId=1734378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2/49/coveroff/893749044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447&TPaperId=1734378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둑 신부 1</a><br/>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1년 03월<br/></td></tr></table><br/>추천 추천 도서!<br/><br/>읽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읽는 기간이 한창 브리저튼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엄청났던? 시기였는데, 브리저튼을 시청하다 말고 이 책을 다 읽어버릴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br/><br/>지니아를 둘러싸고 피해자라 주장하는 토니, 캐리스, 로즈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br/>실상 모두 질리는 캐릭터들이라, 적당히 현실적이고 믿을 수 없으리만치 맹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그래서인가 질색하면서도 즐겼달까.<br/><br/>여성과 남성 모두 스테레오 타입이랄 수 있는 진상들의 집약체.<br/>고등학생 정도의 자녀를 둔 나이의 여성들이 스스로 지나치게 나이 듦에 대해 정의하는 게 좀 의아스럽기는 했다. 캐나다의 90년대는 그럴 법 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br/>가장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는 결국 웨스트를 용서하지 못했으면서도 비위를 맞춰주며 살아가는 토니.<br/>제일 한대 때려주고 싶은 캐릭터는 웨스트...<br/><br/>로즈는 지니아의 경험에 압도되었기 때문에,<br/>캐리스는 지니아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고 과신했기 때문에,<br/>토니는 지니아와 남자에게 맹목적으로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당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br/><br/>어쨌든 도둑 신랑의 컨셉을 도둑 신부로 바꾸어 전복을 꾀했더라도 피해자는 오롯이 여성으로 남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br/>'남자들도 당해보라지'라는 마인드는 결국 '동족' 여성에게도 해를 입힌다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부정적인 에너지에 대해 환기하게 된다.<br/><br/>- 까마득한 옛일인데 이유가 무슨 상관일까. 참변은 참변일 뿐이다. 상처는 상처로, 죽음은 죽음으로, 잔해는 잔해로 남을 뿐이다. 원인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지니아는 그대로 방치해야 할 기분 나쁜 사건이었다. 그녀의 진의를 파헤친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 14<br/><br/>-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다. 시작할 때 시작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끝날 때 끝나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모든 일에는 서론이 필요하다. 서론과 후기와 동시에 발생한 사건들을 기록한 차트가 있어야 한다. 그녀가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역사는 하나의 건축물이다. 어느 지점으로든 들어갈 수 있고 모든 선택이 임의적이다. 그래도 연속성을 깨뜨리고 시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 기준점으로 삼을 만한 순간은 있는 법이다. 우리는 그런 사건들을 돌아보며 그때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런 사건들이 출발점이 되고 종착역이 된다. 이를테면 탄생과 죽은, 결혼이 그렇다ㅏ. 전쟁 역시 마찬가지다. - 14<br/><br/>- 토니는 지니아가 언제나 그들 옆에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ㅏ. 우리가 그녀를 붙잡고 있어. 그녀 이야기를 입에 올리고 있어. 놓을 수가 없는 거야. - 58<br/><br/>- 캐리스는 오래전에 기독교를 포기했다. 성서가 고기들로 넘쳐나는 게 한 가지 이유였다. 어린양, 수송아지, 비둘기 등 온갖 동물들이 제물로 바쳐진다. 카인이 채소를 제물로 바쳤을 때 하느님은 그것을 거부하는 우를 범했다. 그리고 피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 성서 속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피를 흘리고, 손에 피를 묻히고, 개한테 피를 핥게 한다. 학살도 너무 자주 등장하고, 고통도 너무 자주 등장하고, 눈물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br/>동양의 종교가 훨씬 더 차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그래서 한때 불교신자로 지냈지만, 알고 보니 지옥이 너무 많았다. 대부분의 종교는 처벌에 너무 집착한다. - 119<br/><br/>- 그녀는 난생처음 이런 회의에 참석했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이란 뭔가 신비롭고 그녀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이며, 아버지가 남몰래 문을 닫고 하는 일인 줄 알았다. 아버지들만 할 수 있고, 여자들은 너무 멍청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자들이 한 방에 모여 앉아 미간을 찌푸리고 금 펜촉이 달린 만년필을 만지작거리며 상대방을 속일 방법을 열심히 연구하는 것이 사업이었다. 그녀는 놀라서 자꾸만 벌어지는 입을 닫느라 애를 먹었다. 여보세요! 이게 끝이에요? 맙소사,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네! 그녀는 정말 잘하고 있다. 대다수의 분야에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 175<br/><br/>- 역사는 언제나 시간을 거슬러 기록된다. 토니는 이 문장을 거꾸로 적는다. 우리는 늘 어떤 의미심장한 사건을 선택해 그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지만, 그 사건이 의미심장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우리다. 우리가 이편에 있다면 그 사건과 사건의 당사자들은 저편에 있다. 그들은 오래전에 사라진 과거인 동시에 우리 손 안에 있다. - 201<br/><br/>- "여자로서 감당해야 할 별것 아닌 형벌인걸, 뭐."<br/>토니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형벌이기는 하지만, 별것 아닌 형벌. 괴로움과 번민은 사실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무시할 수 있는 문제였다. - 282<br/><br/>- 지니아는 사회체제를 거부하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고 한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 대가가 따른다. 해방의 선봉에 선 사람들이 제일 먼저 총알을 맞는 법이다. - 303<br/><br/>- 하지만 토니는 한편으로 그녀가 대단하다고도 생각한다. 못마땅하고 당황스럽고 과거에 겪었던 모든 가슴앓이가 되살아나기는 하지만, 지니아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녀를 대하 소설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 용감하고 거의 모든 것을 경멸하며 탐욕스럽고 제멋대로 구는 그녀에게 동참하고 싶은 마음. 어머니가 눈썰매를 타고 언덕 밑으로 사라졌을 때 느꼈던 심정과 비슷하다. 눈썰매를 타고 언덕 밑으로 사라져 가는 어머니를 보며 "안 돼! 안 돼!"와 "잘한다! 잘한다!"를 동시에 외쳤던 그때하고 비슷하다. - 331<br/><br/>- "너는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떤 존재로 생각했으면 좋겠어? 사랑스러운 사람, 존경하는 사람, 무서운 사람, 셋 중에서."<br/>"존경하는 사람. 아니, 사랑스러운 사람."<br/>"나는 아니야. 나는 무서운 사람이 되고 싶어."<br/>"왜?"<br/>"그래야 훨씬 효과적이니까. 사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그것 하나뿐이야." - 339<br/><br/>- 그 여자, 질투가 나서 그랬을 거야.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질투 같은 건 매우 하찮은 문제라는 양.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질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최악의 감정이다. 일관성 없고 혼란스러우며 수치스러운 동시에 망원경 너머로 바라본 풍경처럼 독선적이고 집중적이며 유리처럼 단단하다. 고도의 집중감과 고도의 무력감이 혼재한다. 질투로 인상 살인이 그렇게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죽이는 것보다 궁극적인 지배는 없을 테니 말이다. - 11<br/><br/>- 나는 예전부터 독실한 신자가 못 됐다. 내가 입버릇처럼 말하잖니, 하느님이 누구 것이냐고. 세상에 종교가 없었다면 그렇게 시끄러울 일은 없었을 거다. - 103<br/><br/>-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어. 그 애를 없앨 수도 없고. 지금은 사라지더라도 언제든 다시 돌아올 거 아냐. 지니아는 주어진 운명이야. 날씨처럼 우리와 상관없이 그냥 존재하는 거지. - 273<br/><br/>- 토니에게 지도가 필요한 이유는 그녀가 항상 지도를 보는 이유와 일치한다. 지도를 보면 지형을 보고 상상하고 기억할 수 있다.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지니아다. 그녀는 지니아를 기억할 책임이 있다. 끝을 맺어 줄 책임이 있다. - 309<br/><br/>- 적은 누구였을까? 그녀는 과거의 어떤 원한을 갚으려고 했던 걸까? 전장은 어디였을까? 한군데는 아니었다. 온 사방과 이 세상이라는 조직 자체가 전쟁터였다. 아니면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니라 뉴런 사이,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뇌의 그 조그마한 불길 사이였을 수도 있다. 지니아한테는 전깃불 같은 꽃이 어울릴 것이다. 누전처럼 밝고 치명적인 꽃, 강철을 녹여 만든 엉겅퀴처럼, 불똥처럼 씨를 터뜨리는 꽃. - 318<br/><br/>2026. mar.<br/><br/>#도둑신부 #마거릿애트우드 #민음사 #모던클래식]]></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2/49/cover150/893749044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524991</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서머싯 몸 단편선 2 - 서머싯 몸 - [서머싯 몸 단편선 2]</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1868</link><pubDate>Thu, 18 Jun 2026 14: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418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3938&TPaperId=173418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942/43/coveroff/893746393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3938&TPaperId=173418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머싯 몸 단편선 2</a><br/>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09월<br/></td></tr></table><br/>서머싯 몸이라는 작가는 읽을 때마다 늘 그랬다.<br/>늘 곰곰이 되짚어보게 만드는 훌륭한 묘사.<br/><br/>유머러스한 내면의 통찰이 훌륭한 관찰자의 시선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믿게 된다.<br/>당대의 작가로서 가지기 쉽지 않은 드문 윤리, 성, 계급 의식까지.<br/>한 사람의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게 아닐지.<br/>역시나 이번 단편선을 읽으면서도 시대상 대비 여성 묘사는 진보적이라고 느꼈다.<br/><br/>단편 소설의 간결함 속에서도 풍부한 시선들이 담겨 있는 재밌는 독서.<br/>작가의 시선이 인간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이라기보다는 연민과 이해의 시선이라는 점도 몹시 공감.<br/><br/>- 하지만 대중이 어떤지 알 거예요. 훌륭한 묘기를 선보이면 열광하다가도 그들은 변화를 원하죠. 아무리 뛰어난 묘기라도 싫증을 내고 더 이상은 보러 오지 않아요. 당신도 겪을 일이랍니다, 내가 겪었던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에요. - 23, 춤꾼들<br/><br/>- 나는 그 소설을 읽지 않았다. 어떤 책이 돌풍을 일으키면 일 년은 기다렸다가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전혀 읽을 필요가 없는 책들이 얼마나 허다한지 생각하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 60, 비둘기의 노랫소리<br/><br/>- "난 사람들이 모르는 걸 집어내는 안목이 있지."<br/>그는 말했다.<br/>그렇다고 볼 수 있었지만, 그는 그것이 괜한 것을 들추는 것은 아닐까 돌이켜 볼 줄은 몰랐다. - 107, 사자의 가죽<br/><br/>- 페리에 부인은 분통이 터졌다.<br/>"대체 왜 그 청년을 거부하는 거니? 그 청년이 널 강제로 취했어. 그래, 그때 그 사람은 술에 취했지. 여자가 그런 일을 당하는 게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거야. 그 사람이 네 아버지를 때렸고, 네 아버지는 돼지처럼 피를 흘렸지만 네 아버지가 그 사람에게 앙심을 품었더냐?"<br/>"불쾌한 사건이었지만 난 다 잊었다."<br/>페리에가 말했다.<br/>아네트는 거칠게 웃음을 터뜨렸다.<br/>"성직자가 되지 그러셨어요. 상처받은 걸 진정한 기독교 정신으로 기꺼이 용서하시다니."<br/>"그게 잘못이냐?" 페리에 부인이 발끈해서 물었다. "그 남자는 보상을 하려고 최선을 다했어. 그 남자가 아니었으면 지난 몇 달 동안 네 아버지가 어디서 담배를 구했겠니? 우리가 굶주리지 않은 것도 다 그 사람 덕이야."<br/>"자존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품위라는 것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 선물을 그 사람 얼굴에 던졌어야죠."<br/>"너도 덕을 봤잖아, 아니니?"<br/>"아뇨, 아니에요."<br/>"알면서 거짓말하지 마라. 넌 그 남자가 가져온 치즈랑 버터, 정어리는 거부하고 먹지 않았지. 하지만 네가 먹은 수프는? 내가 그 사람이 가져온 고기를 수프에 넣는다는 거 너도 알잖아. 오늘 밤 네가 먹은 샐러드는? 그 사람이 가져온 기름이 아니었으면 맛대가리 없는 샐러드를 먹었을 테지."<br/>아네트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손으로 눈을 가렸다.<br/>"알아요.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너무 배가 고팠어요. 네, 그 사람이 가져온 고기가 수프에 들어간 걸 알면서도 그걸 먹었어요. 너무 먹고 싶었어요. 그걸 먹은 건 내가 아니에요. 내 안의 굶주린 짐승이 먹은 거죠."<br/>"이러니저러니 해도 어쨌든 먹었잖아."<br/>"치욕스러워. 절망적이야. 그놈들은 탱크와 비행기로 먼저 우리의 힘을 꺾어 놓고, 우리가 무장 해체되니까 굶기는 것으로 우리의 영혼을 꺾고 있어." - 159, 정복되지 않는 사람들<br/><br/>- 타인의 삶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지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거늘, 놀랍게도 사람들의 태도나 습관, 견해를 수정해야 한다고 거침없이 논평하는 자신만만한 정치인이나 개혁가 같은 인사들이 종종 있다. 나는 조언하는 것이 늘 주저된다. 다른 사람을 자기 자신만큼 속속들이 알지 않는 이상 어찌 그 사람에게 어떻게 행동하라는 조언을 할 수 있을까? 맹세코 나는 나 자신을 거의 알지 못하며 다른 사람들은 조금도 알지 못한다. 우리는 이웃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우리는 각자 외로운 탑에 홀로 갇힌 죄수들이고, 인간의 형상을 한 다른 죄수들과 기존의 신호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그 신호의 의미는 내가 생각하는 바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가 반드시 같은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인생은 한 번만 살 수 있는 것이고 가끔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도 일어나는데, 내가 뭐라고 이래라저래라 남에게 어떻게 살라는 말을 감히 한 단 말인가? 인생은 어려운 숙제다. - 195, 행복한 남자<br/><br/>- 현실이 내포한 여러 가지 불편한 요소들 중 하나는 완성된 이야기가 드물다는 것이다. 흥미를 자극하는 사건들이 있어도 관련된 인물들이 짙은 안갯속에 있기 마련이라 도대체 앞으로의 일을 가늠할 수가 없다. 우리가 예상한 불가피한 재앙은 전혀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엄청난 비극은 예술성이 결여된 잡담 수준의 촌극으로 축소되고 만다. - 202, 낭만적인 아가씨<br/><br/>- "스페인에서 인간의 생명이 경시되는 것이 투우 때문은 아닐까요?"<br/>"인간의 생명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보세요?" - 222, 명예가 걸린 문제<br/><br/>- 그는 자신의 문학적 자서전 &lt;요약(summing up)&gt;(1938)에서 단편 소설에 대한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br/>내가 과연 체호프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끊어지지 않는 선처럼 설명부터 결과까지 치밀하게 짜여 진행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단편 소설은 단일한 사건의 내러티브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서술에 불필요한 것은 모두 제거하여 사건에 극적인 통일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른바 '종지부' 찍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비판은 논리적이지 않은 경우에만 타당하다고 보았고, 비논리성에 따라붙는 비난도 정당한 이유 없이 순전히 효과만 노리고 비논리성을 남발하는 경우에만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요컨대 나는 단편 소설을 흐지부지한 말줄임표보다는 마침표로 끝내는 것을 더 선호했다. - 작품 해설 중<br/><br/>2026.<br/><br/>#서머싯몸단편선 #서머싯몸 #민음세계문학전집]]></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942/43/cover150/89374639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942430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소비예찬 - 김규림 - [소비예찬 - 문구인 김규림이 선택한 궁극의 물건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8234</link><pubDate>Tue, 16 Jun 2026 15: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82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5312&TPaperId=173382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11/coveroff/k3421353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5312&TPaperId=173382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소비예찬 - 문구인 김규림이 선택한 궁극의 물건들</a><br/>김규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1월<br/></td></tr></table><br/>참 문구인이다.<br/><br/>여러 포인트에서 큰 공감이 된 취향.<br/>특히나 미니멀하고 싶지만 취향의 방향이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서 더더욱 그랬다.<br/><br/>동질감과 문구인의 소속감까지 느껴진다.<br/>이런 종류의 유대감을 책으로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br/><br/>옛날 모델들이 견고하고 질이 좋다는 편견? 도 강화되는 기회 ㅋㅋㅋ<br/><br/>소비욕은 다른 것보다는 개완 편에서...<br/>오래 쓰던 개완 하나가 좀 작긴 한데.. 하나 더 사볼까?<br/>토림도예의 빈티지 블루 개완 예쁜데 사이트에 가보니 전부 품절이네..<br/>샵운영을 안 하는 건지도...<br/><br/>- 좋아하는 물건들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나요? 6<br/><br/>- 일상에서 나에게 의미를 지니는 물건이 얼마나 존재하는가는 '좋은 삶'을 이야기하는 데 하나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이든 열 개이든 물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얼마나 풍부하게 꺼낼 수 있는지는 얼마나 마음이 풍요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거든요. - 7<br/><br/>- 당시 여행의 유일한 목표는 '전국의 문방구를 돌며 고전 문구를 수집하는 것'이었는데, 사실은 아주 오랫동안 나의 버킷리스트에 적혀 있던 사뭇 진지한 꿈이었다. 들르는 도시마다 일부러 오래되어 보이는 학교 앞 문구점을 찾아 먼지 쌓인 물건들을 구출해냈다. - 82<br/><br/>- 척 보기에도 몹시 아름다워서 물어보니 가격이 사십만 원이었다. 초보자라서 이 정도까지는 필요 없다고 하니 돌아오는 답변.<br/>'You'll eventually come back to this one.' - 162<br/><br/>- 가끔은 뭐에 홀린 듯 이상하리만치 좋은 것들이 있다. 이렇게까지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유난히 잊혀지지 않고 마음에 깊게 남는 것들. 그런 것들 앞에서는 거참 이상한 일이네, 하고 끝내지 않고 이유를 파고들고, 일상에서도 가장 가까이에 두려고 한다. 유난히 지친 퇴근 후나 주말, 버튼을 누르듯 쓰기만 하면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지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은 어떤 것보다 귀하니까. 럭셔리가 별거 있나 싶다. 이런 기물 몇 가지와 함께하는 삶이 럭셔리 아니겠나. - 173<br/><br/>- 무언가를 좋아하면, 일단 크게 외쳐볼 것. - 184<br/><br/>-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물건은 세상에 참 많다. '없어도 불편하지 않으니 필요 없다'로 결론짓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없어도 되는 것을 굳이 다시 꺼내어 다시 생각해 보는 일이야말로 더 통찰력이 필요한 어려운 일 아니던가. 그런 물건들에 조금 더 신경 쓰는 삶을 살고 싶다. 인생의 풍성함은 필수 영역보다 부가적인 것들로부터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 275<br/><br/>- '소비예찬'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다 보면, 돈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하지만 내가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단순히 돈을 쓰는 소비행위를 넘어 잘 소비한 물건 하나가 삶을 훨씬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이끌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 가능성에 대한 진심 어린 '예찬'이다. 사소하지만 은근히, 내 일상을 조금씩 나음 방향으로 밀어주는 것들의 힘을 믿는다. - 278<br/><br/>2026. mar.<br/><br/>#소비예찬 #김규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11/cover150/k3421353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6112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저편에서 이리가 - 윤강은 - [저편에서 이리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5877</link><pubDate>Mon, 15 Jun 2026 11: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587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78&TPaperId=1733587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71/71/coveroff/893747737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78&TPaperId=1733587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저편에서 이리가</a><br/>윤강은 지음 / 민음사 / 2025년 10월<br/></td></tr></table><br/>황량함 속에서도 희망을 전해주는 디스토피아 세상의 사람들.<br/><br/>비교적 젊은 세대인 그들이 겪고 헤쳐나가야 할 세상은 이미 너무나도 망해버린 세계.<br/>그 세상의 사람들은 기저에 이미 포기와 체념을 지닌 채로 나아가야 하는 삶이다.<br/><br/>온실마을, 한강지역, 압록강 기지로 구분되는 미래의 세계는 한정된 자원으로 살아가는 것 외에 기댈 것이 없는 곳이다.<br/><br/>그 중 유목민의 성향의 캐릭터 넷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br/><br/>그들의 서늘하고 가라앉은 감정들이 언제, 어느 지점에서 소용돌이 치는지 지켜보는 일.<br/>그들의 지켜나가야 할 가치들이 있고 이것은 개인의 것이기도, 넓게 보면 국가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단순한 디스토피아 생존기보다는 좀 더 확장된 사고를 요구하는 것 같다.<br/>배경이 좀 더 구체적인 한반도이기에 더 몰입이 쉽기도.<br/><br/>이상으로 여기는 사회를 구축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헛될 뿐이라는 체념과<br/>그럼에도 인간에게 싹트는 작은 희망에 대한 기대.<br/>인물들 마다의 전사나 에필로그들이 궁금해지는 좋은 캐릭터들이라는 점도 좋았다.<br/><br/>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가 이렇게 한 번씩 기대 이상일 때가 있어 좋다.<br/>윤강은, 기억해둬야지.<br/><br/>- "넌 생각이 너무 많아. 그거 하나가 흠이야."<br/>그 말은 지금까지 기주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생각이 많은 것이 흠이라면, 누군가를 혐오하지 않을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군인답지 못한 일이라면..... 나는 생각을 멈추어야 하는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진작 그렇게 했을 텐데, 기주는 좀처럼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지 못했다. - 41<br/><br/>- 세상은 지구의 온도와 무관하게 점점 망해 갈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인류가 지금처럼 분열되어 싸운다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없다. 인류의 멸종을 막을 수 없다. 이대로 무력하게 사라지고야 말 것인가. - 96<br/><br/>- 좋은 사람. 유안은 그 말을 곱씹었다. 도진은 좋은 사람이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라고, 장난으로라도 함부로 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 진심으로 모두를 그렇게 대하는 사람. 그렇게 더 많은 존재를 기억하려 했고 기억해 온 사람. - 132<br/><br/>- 유안은 한동안 외투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조그만 견과류 아니, 씨앗을 되새겼다. 비록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손에 쥐었을 때의 부피감과 감촉을 기억했다. 그렇게 잠시 상상하는 것만으로 생명도감에 기록된 식물 중 하나인 복숭아는 여타 낯선 생명체와는 달리 유안이 아는 것이 되었다. 그야말로 실체 있는 생명체가 되었다. 살아 있었던, 혹은 살아 있는 것이 되었다. 유안은 누군가 이 생명도감을 집필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대단한 사명감도 이타심도 아닌, 그저 잊고 싶지도, 잊히고 싶지도 않은...... - 133<br/><br/>- 유안은 씨앗을 떠올려 보았다. 눈 속의 씨앗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때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존재들. 낯선 욕망에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렸다. 그런 존재들을 더 알고 싶었다. 기억하고 싶었다. - 141<br/><br/>- 살아 있는 한 기억할 수 있다. 기억은 사라진 것들을 되살릴 수 있다. 지금 이곳에 없더라도. - 156<br/><br/>- 잊힌 것들에 대해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언젠가부터는 기억에 대해 쓰고 있다고 느꼈다. - 작가의 말 중<br/><br/>2026. feb.<br/><br/>#저편에서이리가 #윤강은 #오늘의젊은작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71/71/cover150/893747737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5717182</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빛을 걷으면 빛 - 성해나 - [빛을 걷으면 빛]</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3770</link><pubDate>Sun, 14 Jun 2026 12: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37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9361X&TPaperId=173337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541/58/coveroff/895469361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9361X&TPaperId=173337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빛을 걷으면 빛</a><br/>성해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05월<br/></td></tr></table><br/>혼모노 이후 그저 팬이 되어 버린 작가 성해나의 다른 책들을 하나씩 찾아 읽고 있다.<br/><br/>최근작과 비교해서 감상을 말하자면 조금 더 어둡다?는 느낌. 큰 차이는 아닌 미묘한 어두움.<br/><br/>화양극장과 오즈가 가장 좋았고, 그 이유는 아무래도 두 세대 여성의 연대, 연결이기 때문. 특히나 가족이 아닌 다른 세대의 교류라는 측면.<br/><br/>나의 경우 엄마 세대와의 감정적 교류에 도달하기 전에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엄마의 젊은 시절을 집요하게 궁금해 할 나이가 되기 전에 겪은 이별이라 너무 안타까운 마음과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에 좀 더 마음이 쓰이지 싶다.<br/>이제는 엄마의 역사를 세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영영 없다는 아쉬움. (아빠도 그렇고...)<br/>누군가를 그런 측면에서 이해하고 격려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몹시 부러운 것이다. 그것이 가상의 인물일지라도.<br/><br/>ok boomer, 괸당, 당춘은 기성세대의 당혹감에 초점을 맞춘듯한데 읽으면서도 양측의 심리적 어색함을 동시에 느끼는 나는 어떤 위치인지 애매모호하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br/><br/>역시나 좋은 작가고, 장편을 기대~~<br/><br/>- 힘들면 얘기해도 돼. 우리가 다 들어줄게. 우린 이해해.<br/>너의 불행을 기꺼이 견딜 수 있다는 우월감, 나만 딱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 나를 위해 기꺼이 울어주던 이들에게서 그런 마음을 엿볼 때마다 나는 외로워졌다. - 12, 언두<br/><br/>- 베란다로 가더니, 유칼립투스 화분 뒤에서 말보로 갑을 꺼냈다. 엄마가 흡연자라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얼떨떨해진 내게 엄마가 말했다.<br/>넌 아무나 비겁해질 수 있는 줄 아니.<br/>그녀는 담배에 불을 붙인 뒤 한 모금 깊이 빨아들였다.<br/>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거야. 난 그게 안 되는 사람이고. - 34, 언두<br/><br/>- 좋은 영화니까요. 무엇보다 나만큼 나이가 들면 그 정도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게 여겨져요.<br/>젊은 시절의 조급과 불안은 나이가 들면 다 헛된 것이 되어버린다고, 지금의 넉넉함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자주 옛날이 그립다고 이목씨는 말했다. 그 말에 경은 자신도 모르게 대꾸했다.<br/>전 나이 들어도 지금이 그립지 않을 것 같아요.<br/>왜요?<br/>지금까지 내 인생은 거하게 말아먹은 영화 같거든요. - 65, 화양극장<br/><br/>- 나는 이제 살아내지 않고, 살아가고 싶어요. 견디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 92, 화양극장<br/><br/>- 너는 꿈이 뭐냐. 타투...... 그거냐?<br/>없어요. 타투는 할머니까지만 하고 접으려구요. 어차피 재능도 없고.<br/>잠시 생각하다 덧붙였다.<br/>그리고 나는 꿈, 희망, 그런 말 싫어해요. 나한테 해준 게 없거든요 그게.<br/>어둠 속에서 할머니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br/>너 꼭 겁쟁이 사자 같다.<br/>그녀는 쉽게 겁을 내고 안주하는 &lt;오즈의 마법사&gt; 속 겁쟁이 사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용기를 가지기 위해 에메랄드 시티로 떠나는, 막막한 여정 속에서 자주 겁을 내고 움츠러드는 겁쟁이 사자에 대해.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괜히 퉁을 놓았다.<br/>겁내고 울고 짜고. 그런 건 하나도 멋지지 않아요. 찌질하지.<br/>우툴두툴한 상처 위로 부드럽고 따뜻한 손이 지나갔다.<br/>난 너 그거 계속했음 좋겠다. 타투인가 그거...... 도망치지 말고.<br/>내 허벅지에 손을 얹은 채, 할머니는 말을 이었다.<br/>그거 할 때 너 참 좋아 보이더라.<br/>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멋쩍게 있다 할머니의 손 위에 내 손을 조심스럽게 포갰다. 할머니의 손이 상처를 더듬을 때마다 내 손도 같은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오십 비피엠의 고요한 박동 속에서 우리는 손을 겹친 채 오랫동안 서로를 마주보았다. - 320, 오즈<br/><br/>- 젊었을 때도 남한테 속 얘길 잘 못하는 사람이었어, 니 엄마가.<br/>우리가 남이야?<br/>내 말에 아버지는 시큰둥하게 대꾸했다.<br/>가족도 뭐 결국에는 남 아니겠냐. - 346, 김일성이 죽던 해<br/><br/>2026. feb.<br/><br/>#빛을걷으면빛 #성해나 #문학동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541/58/cover150/895469361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541583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야기를 들려줘요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이야기를 들려줘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0657</link><pubDate>Fri, 12 Jun 2026 13: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3065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135181&TPaperId=1733065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98/82/coveroff/k1321351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135181&TPaperId=1733065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야기를 들려줘요</a><br/>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1월<br/></td></tr></table><br/>인생이란 그냥 대체적으로 하강하는 게 기본값일까 싶은 초반의 이야기를 지나면<br/>그럼에도 인간이란 이야기를 계속 계속 해나가면서 속내를 털어내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야기.<br/><br/>이제는 아는 이웃 같은 등장인물들이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툭툭 털어내지만<br/>실상 단편적인 에피소드란 없고 모든 것이 무언가의 원인이고 이유고 동기고 그런 것.<br/><br/>경청하는 일에 대해 더욱 생각하게 된다.<br/><br/>소소하고 별다를 것 없는 보편의 위기의 인생들을 각각 조명하고 있고,<br/>그 중심에 이번에는 밥 버지스라는 인물이 있다.<br/><br/>끝끝내 이루어지지 않는 루시와의 관계가 아쉽다고 느껴지지 않는 점도,<br/>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인연들에 대해, 그렇게 미완으로 결정되는 사랑이 있다는 것.<br/><br/>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데 언제 나오려나.<br/><br/>처음부터 쭉 다시 읽어볼까 싶다.<br/><br/>- 이것은 밥 버지스의 이야기다. 메인주 크로스비 타운에 사는 키 크고 체격 좋은 남자인 그는 우리가 그의 이야기를 하는 시점에 예순다섯 살이었다. 밥은 너그러운 사람이지만,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모른다. 우리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그는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만큼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자신의 삶에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이 있다고 믿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것이 있고, 그런 것은 우리 모두에게도 있다. - 13<br/><br/>- 이런 개 같은. 이 모든 기록되지 않은 삶이란. 사람들은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 거죠. - 41<br/><br/>- 우리는 삶이 우리의 통제 안에 있기를 바라지만, 전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 불가피하게 우리보다 앞서 존재한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다. - 48<br/><br/>- 올리브 키터리지는 그녀 주변의 모든 기록되지 않은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루시 바턴이 올리브를 처음으로 만나 올리브가 어머니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 표현을 썼다. 기록되지 않은 삶,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올리브는 그것에 대해 생각했다. 이 세상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기록에 남기지 않으면서 살아가고 있었고, 그 사실이 지금 그녀를 강타했다. - 126<br/><br/>- 이런 일들은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는 것 같다. 노인들에 대해, 노인들이 다른 사람의 손길을 얼마나 고마워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해셀벡 부인만 해도 그렇다. 그녀는 자신의 피부에 닿는 인간의 손길 없이 어떻게 살까? 샬린 비버는 어떻고? 사람들은 그것 없이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손길이나 포옹의 부재가 어떤 타격을 주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부재하다. - 244<br/><br/>- 나는 나이를 먹는 게 싫어요. 밥이 말했다. 그게 내 공포를 더 키우는 것 같아요.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요? 지금 세상이 흘러가는 모양새가...... 그게 그저 내가 나이를 먹어가서 그런 건지, 아니면 우리가 정말로 혼돈 속에 있어서인지 잘 모르겠어요.<br/>오, 우리는 혼돈 속에 있어요. - 300<br/><br/>- 그들은 행복했다. 그들 두 사람은 - 걷고 대화하고 - 그저 행복했다. - 353<br/><br/>- 매트가 지금 현관문에 나타나 말했다. 밥, 나는 그렇게 잘해내고 있지 못한 것 같아요.<br/>그건 당신이 정상적이란 뜻이에요. 밥이 일어나 매트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면서 말했다.<br/>나는 정상적이지 않아요. 매트가 말했다.<br/>음, 적어도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단 훨씬 더 정상적이에요. 밥이 그에게 말했다. - 374<br/><br/>- 이 글을 읽었던 게 잊히지 않는데 - 오래전에 읽은 거지만 - 그 글에서 유명한 영화감독이 말했어. 대화보다 더 섹시한 건 없다. 나는 늘 그걸 기억하고 있어. 그리고 너와 루시가 하는 게 그거야 - 대화를 하지. 좋아, 이제 잘 들어, 보비.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마. 그런 대화는 하지 마. 그렇게 하면, 서로 마음을 고백하기 시작하면, 토끼처럼 섹스를 하게 될 테고, 너희의 세상 전체가 무너져내릴 거야. - 433<br/><br/>2026. feb.<br/><br/>#이야기를들려줘요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문학동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98/82/cover150/k1321351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988239</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센의 대여 서점 - 다카세 노이치 - [센의 대여 서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28684</link><pubDate>Thu, 11 Jun 2026 12: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286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135186&TPaperId=173286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3/22/coveroff/k30213518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135186&TPaperId=173286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센의 대여 서점</a><br/>다카세 노이치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01월<br/></td></tr></table><br/>지지 않는 여자 센.<br/><br/>미미여사의 에도 시리즈와 같은 시선에서 읽기에 좋다.<br/><br/>미미여사보다 조금 거친 환경의 배경이랄까.<br/><br/>에도의 소규모 출판사라서 더 흥미롭다.<br/><br/>미미여사의 이야기가 굳이 노골적이지 않았다면<br/>다카세 노이치는 여과 없이 던지는 편이랄 수 있겠다.<br/>그게 뭐 청불 정도랄 순 없고,<br/>거친 시절을 헤쳐 나온다는 면이<br/>에도 시대에는 익숙한 정서인가 싶기도 하다.<br/>(물론 그 시절이 가혹한 면이 더 있는 건 사실이다)<br/><br/>이 이야기도 시리즈로 출간되나 싶은 기대감이 생긴다.<br/><br/>- 책이란 대개 상당히 비싼 물건이어서, 하루하루 끼니 잇기도 바쁜 서민은 엄두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사랑받는 곳이 '세책점'이다.에도에만 세책점이 800곳이 넘는다. 센의 '우메바치야'도 그 가운데 하나이며, 시작한 지 이제 겨우 5년인 신참이다. - 16<br/><br/>- 세책은 이 손님에서 저 손님으로 쉴 새 없이 옮겨 다니므로 손때가 묻고 파손되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이 이야기를 즐긴다는 증거다.<br/>이설과 유언을 엄격하게 단속하는 갑갑한 세상인지라 세책은 없어서는 안 되는 지식과 오락의 산실이었다. - 17<br/><br/>- 책을 필사할 때면 센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다. 한 자 한 자 적을 때마다 속삭임이 들린다. 책을 만드는 데 관여한 장인들의 혼의 파편 같은 것이리라. 부교소의 명령 한 마디로 책 하나가 절판되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판목을 소유하지 못한 세책점은 책을 확보하기 위해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베껴 적는다. - 31<br/><br/>- 누구나 언젠가는 죽어. 내가 보기에 이 세상은 말이야. 책으로 치면 한 쪽도 못 채울 만큼 헛된 꿈이야. 형벌을 받았네 몹쓸 병에 걸렸네 하며 이것저것 번민하지만 다 부질없는 일이지. 다음 쪽을 넘기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릴 뿐이야. - 62<br/><br/>- 나는 뒷골목을 누비며 반딧불이의 희미한 빛을 후세에 남기는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책만 빌려주고 다니는 게 아니에요. 책을 지키는 거예요. - 66<br/><br/>- 센은 세상에 태어난 책을 그저 괘씸하다는 이유로 말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책은 한바탕 농담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일을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써놓은 책이나 그림 두루마리는 사람 눈에 띄지 않으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없어도 무방하다고 부교소는 단정한 듯한데, 서민들은 소소한 놀이로 살아갈 희망을 얻기도 한다. - 96<br/><br/>2026. mar.<br/><br/>#센의대여서점 #다카세노이치]]></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3/22/cover150/k30213518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032222</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