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hell님의 서재 (hellas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05 Jun 2026 14:11:56 +0900</lastBuildDate><image><title>hellas</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751411841882888.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hellas</description></image><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다나 - 박서영 - [다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6430</link><pubDate>Thu, 04 Jun 2026 12: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643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94&TPaperId=173164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6/78/coveroff/893747739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394&TPaperId=173164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다나</a><br/>박서영 지음 / 민음사 / 2026년 01월<br/></td></tr></table><br/>이렇게 파국으로 끝난다고? 싶은 당혹감이 좀 있다.<br/>짧은 장편이라서일까?<br/><br/>동물원에서 탈출한 동물의 딸이 주인공인 설정.<br/>약간의 이물감이랄까. 불편감이랄까. 그런 지점도 분명 있다.<br/><br/>나무에게 치명적인 병을 옮기는 존재인 엄마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벌목.<br/>아무래도 우울한 설정일 수밖에 없지 싶다.<br/>그래도 조 단장이라는 기댈 구석이 있어 다행일까.<br/><br/>지독한 증오로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br/><br/>처음 알게 된 표현.<br/>'윤몰하다' 물 속에 가라앉아 빠지다. 어떤 세력이나 현상 속에 휩쓸려 없어지다.<br/><br/>- 나는 그 말을 알지 못했고 늘 익숙한 침묵을 택했다. 항상 이래 왔다. 무엇에도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그저 살아 숨 쉬는 것에만 최선을 다할 뿐인 인상으로...... 어디서나 겉돌 수밖에 없는 뚱한 표정......<br/>나를 수식하는 건 나무 벌목이라는 생계 수단과 서른이라는 애매한 나이, 그리고 여자라는 성별이다. 하얀 피부와 주근깨투성이인 얼굴, 15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키, 누리끼리한 손발톱..... 이것만으로도 남들과 구분되는데 어눌한 발음까지 그대로 드러내면 내가 짐승의 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분이다.<br/>나는 사람들에게 그저 숫기 없이 나무 베는 여자로 각인되고 싶다. 이것이 사람 집단에 동화되기 위한 나의 최선이다. - 38<br/><br/>- 나는 버려진 것이다. 다나가 연리재에서 들려주었던 처절한 경험을 나도 똑같이 겪게 되었다. 버려진다는 건 이런 것이었다. 사람의 규칙 바깥에 내던져지는 것. 사람의 규칙을 알고도 그와 무관한 삶을 살도록 강요받는 것. 버려졌다는 것보다 다나의 마음을 내가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더 끔찍했다. - 76<br/><br/>- 어떤 딸은 엄마에 대한 분노를 먹으며 자란다. 나는 엄마와 다르다는 믿음이 비로소 나를 자유롭게 한다. - 82<br/><br/>- '미워하거나 미워했던 것들을 쓰시오.'<br/>시험지를 내민 삶의 뻔뻔한 표정.<br/>사실 내가 가장 미워하는 건<br/>이 시험지를 내민 삶이다.<br/>내가 미워하는 모든 것으로 빚어진 삶.<br/>도망치려 들어선 모든 길목마다 마주친 삶의 그림자.<br/>삶에게 몸이 있다면 장기를 모조리 꺼내고 싶다.<br/>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벌을 삶이 받았으면 좋겠다. - 작가의 말 중<br/><br/><br/>2026. mar.<br/><br/>#다나 #박서영 #오늘의젊은작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6/78/cover150/893747739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36788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 조승리 -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4698</link><pubDate>Wed, 03 Jun 2026 13: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46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939047&TPaperId=173146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96/25/coveroff/k96293904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939047&TPaperId=173146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a><br/>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03월<br/></td></tr></table><br/>용궁장의 고백을 읽고 관심이 생겨 정보 없이 책을 샀는데,<br/>작가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예상치 못한 정보에 조금 놀랐다.<br/><br/>그런 이유로 에세이 전반이 장애와 뗄 수 없는 에피소드들이었다.<br/>그 지난하고 고된 경험을 쉽게 공감한다 감히 말할 수 없다.<br/><br/>그러나 체념을 한다라고 작가는 썼지만,<br/>절대 체념하지 않는 삶의 태도와 자세가 기세로 느껴지는 이야기들이다.<br/><br/>다른 책도 더 궁금해진다.<br/><br/>차례에 앞서 점자도서나 전자책으로 만들 때를 위해 표지 설명을 덧붙인 점이 좋았다.<br/><br/>- 나는 어둠을 훑어보았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어둠뿐이었다. 하늘을 수놓는 수백 송이의 불꽃이 궁금했다. 그러나 지금 저 불꽃을 볼 수 없다 해서 아쉽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나의 불꽃은 더 찬란하고 빛나기 때문이다. - 15<br/><br/>- 카프카를 읽고, 하루키와 윤대녕과 빌 브라이슨과 레이먼드 챈들러를 만났다. 내게는 시간이 없었다. 병원에서는 10여 년 정도 시력이 남아 있을 거라고 진단했다.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손에 닿는 대로 책을 꺼내 활자를 눈에 담았다. 당시 나는 무지했다. 책은 눈으로만 읽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계문학전집을 모두 읽고 싶었다. 기형도의 시집을, &lt;호밀밭의 파수꾼&gt;을, 보들레르의 &lt;악의 꽃&gt;을 읽어야 했다. 그래야만 내 현실을 견딜 수가 있었다.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채로 집에 가면 엄마는 제발 책 좀 읽지 말라며 야단을 쳤다. 그러나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뿐이었다. - 16<br/><br/>- '극복'이라는 말처럼 오만한 단어가 있을까? 장애를 극복하고, 가난을 극복하고, 불합리한 사회를 극복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나는 영원히 내 장애를 극복하지 못할 거라고. 나는 단지 자주 내 장애를 잊고 산다. 잊어야지만 살 수가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빨리 체념한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 38<br/><br/>- 다리를 끌어안고 몸을 동글게 말았다.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몸을 앞뒤로 흔들었다. 나는 마모된 몽돌이다. 까맣고 동그란 몽돌. 바다는 나를 끌어당겼다가 멀찍이 밀어놓기를 반복한다. 누구에게나 불행을 견디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불행을 참아내고 있다. - 158<br/><br/>2026. may.<br/><br/>#이지랄맞음이쌓여축제가되겠지 #조승리 #에세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96/25/cover150/k96293904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696252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카프네 - 아베 아키코 - [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3413</link><pubDate>Tue, 02 Jun 2026 16: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3134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3134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off/k4021378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3134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a><br/>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3월<br/></td></tr></table><br/>은근하게 배고파지게 만드는 힐링 소설.<br/><br/>제도적 뒷받침되는 파트너쉽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br/>여러 형태의 공동체 연대가 필요한 시대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는 것.<br/><br/>그저 작은 도움으로도 땅을 박차고 일어날 기운을 차릴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br/>삶에 대해 그 어떠한 적극적 의지가 도무지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걸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는 점도 좋았다.<br/><br/>인생의 어느 시점 삶의 무게가 유독 무거워지는 그런 때<br/>매일매일 수행해야 하는 득도 없고 티도 안 나는 집안일에 익사할 것 같은 사람들을 돕는 일.<br/>딱 따스한 힐링을 줄 수 있는 소재로<br/>설정 자체가 일본 드라마스럽고,<br/>여성성, 임신에 대한 집착? 이 묘한 이질감을 불러일으키지만<br/>어느 정도 그 나라의 문화적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br/><br/>- "나도 빨래랑 청소쯤은 해요."<br/>"그래도 그런 일은 여자가 역시 더 잘하니까."<br/>"성별은 관계없다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건 여자여서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하고 실천을 반복하면서 잘하게 된 것뿐이에요. 남자도 마찬가지로 하면 똑같이 할 수 있을 겁니다."<br/>이 말을 조금 더 우호적으로 말했다면 인상도 달라졌겠지만, 오노데라 세쓰나는 날카로운 눈초리에 정색한 얼굴이었고 어조도 담담했다. - 28<br/><br/>- 가사 대행을 하다 보면 대충 사람의 성향이 보이는데요, 성실하고 노력가일수록 남의 도움을 받는 데 서툴러요. 쓰러지기 직전이나 쓰러진 후가 아니면 도와달라는 것 자체를 태만이라고 느껴요. 스스로 얼마나 힘든지 자각 못 하는 사람도 많고요.<br/>세쓰나의 진갈색 눈이 이쪽을 힐끔 봤다. 그쪽처럼요,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 114<br/><br/>- 모르지.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같은 집에 살았어도 섹스를 했어도 인간은 자기 이외의 인간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어. 안 것 같은 기분이 들어도 결국엔 착각이야. - 242<br/><br/>- 우리 발밑에 있는 것은 그토록 불확실한 세계이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훨씬 더 불안정한 존재다. 그 슬픔을 세쓰나는 끔찍할 정도로 알고 있다. - 355<br/><br/>2026. mar.<br/><br/>#카프네 #아베아키코]]></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150/k4021378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4459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레벨 세븐 - 미야베 미유키 - [레벨 세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98244</link><pubDate>Tue, 26 May 2026 16: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982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7761&TPaperId=172982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8/49/coveroff/k88213776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7761&TPaperId=172982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레벨 세븐</a><br/>미야베 미유키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03월<br/></td></tr></table><br/>미야베 미유키의 이야기는 거의 다수를 좋아하지만 레벨 세븐은 지나치게 늘어진다.<br/><br/>이렇게까지 길게 설명을 늘어놓고, 마지막에 갑작스럽다 느껴지는 복수 크루도 좀...<br/><br/>1990년 작품이라니... 오래된 만큼 그만큼 낡아서? 그런 건가 싶다.<br/><br/>기억 억제 약물에 전기 충격 등 딱 와닿지 않는 소재들이지만 어쨌든 1984년의 정신과 환자 인권 침해 실화를 모티브로 했기에 당위성을 얻는 소재가 되었다.<br/>거기에 얽힌 사건이 단일 사건이 아닌 점은 흥미로운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이 경우엔 오히려 이야기의 호흡을 오히려 방해한 게 아닐까 싶다.<br/><br/>그리고 모든 나쁜 사건들은 부와 권력과 공권력과의 유착이 매번 문제랄까... 그러니까 악이 성립되는 거겠지만.<br/><br/><br/>- 전혀 불쾌하지 않다. 인생은 즐겁다.<br/>이제부터 하려는 일이 성공하면 훨씬 즐거워지리라. 청년은 믿었다. - 15<br/><br/>- 에쓰코는 생각했다. 대체 한 인간이 일어설 수 없게 될 때까지 지치도록 일해야 하는 법 따위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가. 한 인간을 그렇게까지 부려먹을 권리가 누구에게 있다는 말인가. - 73<br/><br/>- 우리 가족은 두 번 살해당한 게 된다- 라고 유지는 생각했다.<br/>첫 번째는 사이와이 산장에서 총에 맞아 살해당했다. 그리고 남겨진 유지와 아키에의 기억이 지워지고 다시 기억이 났을 때 또 한 번 살해당한 것이다.<br/>어떤 비극이든 슬픔은 한 번으로 끝난다. 어떤 비탄이든 가장 깊은 곳은 한곳으로 끝날 것이다.<br/>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한 번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똑같은 슬픔을 똑같은 깊이로 다시 경험해야 한다.<br/>용서는 불가능하다. 창 쪽을 향한 아키에의 하얀 볼을 바라보면서 유지는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가치가 있다- 고. - 380<br/><br/>- 별장지는 어둠의 저편에서 망령처럼 솟아올랐다.<br/>불빛도, 음악도, 빛도 없다. 한여름의 정체된 어둠의 밑바닥에서 고요히 죽어 있다. 나란히 선 몇몇 별장의 지붕은 묘비처럼 그저 초연하게, 모든 생생한 생명 활동으로부터 뒤쳐진 듯 보였다. - 560<br/><br/>2026. may.<br/><br/>#레벨세븐 #미야베미유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8/49/cover150/k88213776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8494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 허연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93088</link><pubDate>Sat, 23 May 2026 16: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930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37477&TPaperId=172930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4316/65/coveroff/89320374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37477&TPaperId=172930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a><br/>허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06월<br/></td></tr></table><br/>다 읽기도 전에 이미 별 다섯을 주고 읽어나가는 시집.<br/><br/>어쩌면 이렇게도 시리게 다가오는지 모를 일이다.<br/><br/>모든 시에 플래그를 다닥다닥 붙이고<br/>결국은 그것들이 의미 없어지게 되고...<br/><br/>신의 의미에 대해 언급되는 마지막 부는 조금 취향 밖이지만<br/>그러나 해설을 통해 시인을 더 알 수 있는 지점.<br/><br/>늘 좋은 시인.<br/><br/>- 소식은 없었다<br/>밤에 생긴 상처는 오래 사라지지 않는다<br/>도망치지 못했다<br/>2020년 6월<br/>허연 - 시인의 말<br/><br/>- 트램펄린에 날 던지면서 말한다<br/>"말해줘 가능하다면 내가 세상을 고르고 싶어"<br/>생각이 있으면 말해주리라 믿었지만<br/>트램펄린은 그냥<br/>나를 떨어뜨리고<br/>미워하지도 않으면서 나를 떨어뜨리고<br/>그러면 내 처지도 최선을 다해 떨어지고<br/>세상에서 트램펄린이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다 - 트램펄린 중<br/><br/>-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br/>보통은 별이 떠야 알 수 있지만<br/>강 하구에 찍힌<br/>어제 떠난 철새의 발자국이<br/>그걸 알려줄 때도 있다<br/>마을도 돌고 있는 것이다<br/>(...)<br/>이 거리에서 이런저런 생들은<br/>지구의 가장자리로 이미 충분하다 - 어떤 거리 중<br/><br/>- 십일월의 나는 나쁘게 늙어가기로 했다<br/>잊고 있던 그대가<br/>잠깐 내 안부를 들여다본 저녁<br/>창문을 열면<br/>늦된 날벌레들이 우수수 떨어지곤 했다<br/>절망의 형식으로 이 작은 아파트는 충분할 걸까<br/>한참을 참았다가<br/>뺨이 뜨거워졌다<br/>남은 것들이 많아서 더 슬펐다<br/>(...)<br/>미친 듯이 슬펐는데 단풍은 못되게 아름다웠다<br/>신전 같은 산 그늘이 나를 덮었고<br/>난 죽지 못했다 - 십일월 중<br/><br/>-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br/>당신은 모르지<br/>내일에도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는지<br/><br/>바람이 분다<br/>새벽 1시의 바람이 분다 - 새벽 1시 중<br/><br/>-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는 연습을 하자. 언제 커피 한잔 하자는 말처럼 쉽고 편하게, 그리고 불타오르지 않기.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중<br/><br/>- 소금을 물에 녹이듯<br/>굴욕을 한입 가득 물고<br/>파도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 있다<br/><br/>나는 어두운 열매를<br/>눈물 없이 먹을 수 있을 줄 알았고<br/>나는 여전히 당신의 밀도에 녹는다 - 바닷가 풍습 중<br/><br/>- 그 어떤 실망도 없이 강물이<br/>내 앞을 떠나는 것을 보고 있다<br/>어떤 불안도 없다<br/>나보다 더 추한 미래는 알지 못하므로<br/>기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강물이 그랬던 것처럼 - 열대 중<br/><br/>- 스쳐 가는 생각들<br/>순서 없이 파고드는데<br/>시가 아닌 건 없다. 잠들기 다 틀린 새벽<br/>아무것도 남지 않고 시가 남았다. - 24시 해장국 중<br/><br/>- 그해에는<br/>적절치 않은 음표들이<br/>자신의 처지를 저주하다<br/>무한대로 아름다워지곤 했다 - 트랙 중<br/><br/>- 나는 완성이 아니었구나. 내게 절창은 없었다. 이제 내 삶을 뒤흔들지 않은 것들에게 붙여줄 이름은 없다. 내게 와서 나를 흔들지 않은 것들은 모두 무명이다. 나를 흔들지 않은 것들을 위해선 노래하지 않겠다. 적어도 이 생엔. - 절창 중<br/><br/>- 생각해보면<br/>너무 많은 바람, 너무 많은 빗물<br/>이런 게 다 우리를 힘들게 했지<br/><br/>우리의 한숨이 너무 깊어서<br/>우리는 할 일을 다한 거 같았고<br/>강변에서 일어나기로 했지 - 이별의 서 중<br/><br/>2025. dec.<br/><br/>#당신은언제노래가되지 #허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4316/65/cover150/89320374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316659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 - 김성중 - [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9003</link><pubDate>Thu, 21 May 2026 10: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90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033466&TPaperId=172890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70/77/coveroff/k22203346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033466&TPaperId=172890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a><br/>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br/></td></tr></table><br/>신화와 동화의 변주 같은 단편들이다.<br/><br/>불안과 혼돈이 공포와 좌절로 결론지어지지 않고 조금은 그래도 조금은 나아진 어떤 상태로(그러나 미처 행복이라는 결말에는 미치지 않는) 귀결되는 그런 느낌.<br/><br/>토종 환타 지랄 수 있는데, 세계관은 광활하게 다가온다. <br/><br/>이야기 속 다수 인물들에서 중년의 정체성이 느껴지고 그것이 나와 호흡을 같이 가져가는 흡인력이 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작가와 함께 세월을 헤쳐 나오고 있다는 동지의식.. ㅋ 나 홀로 동지의식이랄까 :)<br/><br/>- 아이들은 자기에게 꼭 맞는 관을 도처에서 찾아낼 수 있다.<br/>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니 그때와 똑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보이지 않는 성냥을 켠다. 탁탁. 기억의 불꽃을 점화하기 위해. 숨바꼭질을 할 때마다 우리는 죽은 존재였다. 웃음도 숨소리도 누른 채 부활을 위한 작은 죽음에 들어가는 것. 세상 구석구석에서 아이들은 이 짜릿한 틈새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 9, 유령들<br/><br/>- "도서관 책은 공공기물이잖아요."<br/>나도 모르게 공격적인 말투가 나왔다. 자기 책도 아닌데 줄치고 메모하는 인간은 내 평생 혐오하던 치들로, 그들이 표시한 부분은 도무지 동의가 되지 않을뿐더러 끄적거린 내용 역시 유치한 감상일 때가 태반이었다. 그런데도 앞선 독자의 필기는 묘하게 텍스트를 건드려서 자주 걸려 넘어지게 만든다. 정말 쓰레기 같은 짓이다. - 19, 유령들<br/><br/>- 살아 있는 사람도 책에 몰입하는 동안 반쯤은 유령처럼 변하기에, 그들 속에 섞여 책장을 넘기고 있으면 생사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면 다 읽을 수 없을 수많은 장서들이 미래의 약속처럼 빽빽하게 펼쳐져 있었다. - 23, 유령들<br/><br/>- 우리는 반박함으로써 영리해진다. 달리 말해 반박할 것이 없으면 비평적 총기를 잃어버린다. 사실상 총명함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에게는 상상의 도약을 위해 부수어야 할 낡은 토대가 필요하다. - 28, 유령들<br/><br/>- 새로운 인생이란 달리 말하면 '진정한 인생'이 아닐까? 중년을 통과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작'이라는 허들과 만나게 되기 마련이다. '고작해야 이거였나? 이게 내 인생의 전부란 말인가?' 이런 식으로 절망 어린 축소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때 고기를 드는 것이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진짜 인생이 있을 거라는 희망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 한 조각조차 없다면 현재는 과거에서 넘어온 의무를 해치우는 부역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된 여성들이 그렇다. 착하고 책임감이 강한 나머지 돌봄에 중독된 여자들, 의무밖에 남지 않은 일종의 노예들이다. - 49, 새로운 남편<br/><br/>- 우경은 자기 인생이 평범하다는 사실에 새삼스레 놀란다.<br/>이제는 죽음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그것은 하얀 계란처럼 생긴 꿈 없는 잠이다. 우경은 흠 없이 깨끗한 알 속에 담겨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홀가분하고 후련하게 그 순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펼쳐진 왼손에 움켜쥔 꿈 하나 없이. - 123, 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br/><br/>- 절필 후에도 여전히 흉터 아래 통증을 느끼며 간유리 너머 세상을 바라보듯 흐리멍덩하게 살고 있다. 언젠가 저 간유리를 깨뜨려야 세상을 제대로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제대로'가 무엇일까? 내 평생 한 번도 맞히지 못한 과녁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 228, 맥주의 알<br/><br/>- 쓸쓸하고 다정한 느낌을 받으려면 멀리서 자세히 봐야 해요. - 237, 맥주의 알<br/><br/>- 내가 모임에 빠져든 건 시간이 건져낸 티백처럼 변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br/>오후에 일어나 마시다 만 찻잔을 내려다보는데, 바싹 마른 티백이 계시처럼 눈에 들어왔다. 바싹 말라 얼룩이 생긴 채로 찻잔에 달라붙은 누추한 모습. 설거지 좀 제때 하라고 잔소리하던 여자친구가 떠올랐다. 도자기 잔 역시 그녀의 선물이었는데, 안쪽이 거뭇해졌다. 여자친구는 도자기 잔에 찻물이 배어드는 것을 일컫는 '차심이 든다'라는 표현을 알려주었다. 찻잔에도 마음이 생기는데, 나는 왜 점점 마음을 잃어가는 것일까? - 240, 맥주의 알<br/><br/>- 미래의 기억을 손에 쥔 채 천천히 걸었다. 괜찮은 할머니가 되기 전에, 우선 위조되지 않은 현재를 즐겁게 살아야 할 테니까. - 303, 맨발 교실<br/><br/>2026. jan.<br/><br/>#왼손잡이는꿈을잘기억한다 #김성중]]></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70/77/cover150/k22203346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7707782</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것은 천재의 사랑 - 양안다 - [이것은 천재의 사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5532</link><pubDate>Tue, 19 May 2026 13: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553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038548&TPaperId=1728553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318/7/coveroff/k4020385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038548&TPaperId=1728553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것은 천재의 사랑</a><br/>양안다 지음 / 타이피스트 / 2025년 05월<br/></td></tr></table><br/>불안함을 극복하려는 작은 몸짓.<br/><br/>대상이, 캐릭터가 있는 시들은 몰입하는데 장벽이 조금 있지만... 뭐...<br/>이제는 이러한 구성의 시들의 설정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편이다.<br/><br/>어수선함의 극치 상태에서도 집중하려 노력하며 음미했는데도 후반으로 갈수록 나름 극복되는 시들이었다. <br/><br/>플래그를 붙이며 기억하려고 한 어느 시나 시구를 골라도 다 좋았다.<br/>다시 한번 음미하고 읽어보려 한다.<br/><br/>불안, 다가올 불행을 기꺼워하는 이의 시.<br/><br/>- 싫어하는 것에 대한 목록 :<br/>질투심<br/>노력에 필요한 일방적 정직함<br/>사랑의 무용성을 주장하는 바보 천치<br/>열등감을 숨긴 채 드러내는 이빨<br/>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변명<br/>자신의 논리를 세상의 정답으로 치부하는 개구리들<br/>상대의 마음을 자신의 것이라 여기는 착각<br/>그리고 불안<br/>불안<br/>불안<br/><br/>나의 불안을 모두에게 나눠 주고 나니<br/>이 시집을 이렇게 쓸 수밖에 없었다<br/>이제 나는<br/>불안이라는 이름의 그네에서 내려와<br/>먼 곳까지 걸어 보기로 했다<br/>2025년 5월 양안다 - 시인의 말<br/><br/>- 나는 당신 따뜻한 말.<br/>당신 선한 말.<br/>당신 우스운 말을 먹고 사는 머저리가 될래요. 적어도 이번 계절에는요.<br/>내가 눈이 멀어 버린 걸까요. - 가장 듣기 좋은 말 중<br/><br/>- 세계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곤 한다. 사람들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br/>단지 이상한 일이. - 델피니움 꽃말 중<br/><br/>- 나는 복잡하게 말합니다. 나는 중얼거리고 중얼거리듯 네게 말하고 어제와 오늘을 헷갈리고 그러나 사랑과 불안은 아니지. 우리가 함께 넘어진 곳이 어디지? 나는 그딴 거 몰라. 내가 복잡하게 말한다고. 나의 내면이 이렇게나 복잡하다고. 너를 복잡하게 사랑한다고. - 복잡하고 어지러운 초콜릿 소년 중<br/><br/>- 프라하 뒷골목에도 당신의 노랫말이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새벽에 쪽잠 자던 쥐들이 당신 노래를 자장가 삼았으면 좋겠다. 아직 세상이 기울지 않았다고 믿고 싶으니까.<br/>그러기 위해서 당신은 노래를 불러야 하지. - 프라하식 저녁 식사 중<br/><br/>- 이제부터 꿈을 꾸지 않기. 한밤중에 묻는 안부처럼 평화를 이해하기.<br/>우리보다 오래된 세계에는 비참한 것이 무성했다. - 처음과 같이 이제 와 항상 영원히 중<br/><br/>- -가끔은 증오가 모든 걸 해결하는 것처럼 보여요.<br/>- 가끔은 증오가 모든 걸 망치는 것처럼 보이지. - 울게하소서 중<br/><br/>- 누군가가 불안을 내다 버리기 위해 인간을 만든 건 아닐까. 뒷골목에 쓰러져 있는 당신을 내가 주워 왔다. 불안을 전부 게워 내라고 두들겨 주었지. 도대체 나는 누가 내다 버린 불안이지? 있잖아요, 온 세상이 잠들었을 때에도 나는 어지러움을 느껴요. 나 빼고 모두가 춤을 추는 기분이고 나 혼자 쓰러지죠. - 하늘은 다홍빛 불타는 시간에 중<br/><br/>- 괴로움은 슬픔의 친구입니까. 과거는 마음을 오리고 천천히 조각낸다. 누구도 날 한 번에 부수지 못해요. 썰물에 쓸려가는 모래성. 나의 머릿속에는 빗방울로 돌을 깎는 조각가가 있습니다. 더 얇게. 어, 더 얇아질 때까지...... 이것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인공 정원이라고? 돌을 깎아 만든 게 대못이라고?<br/>차라리 이 빗물로 얼굴이 녹아 버렸으면...... - 관자놀이에 푸른 점 중<br/><br/>- 의자에 앉은 채로 꿈을 꾸다가<br/>어둠 속에서 맹수의 눈빛만 선명할 때...... 오로지 나는 혼자서 슬프게 되었다. - 관자놀이에 푸른 점 중<br/><br/>- 태어나면 죽을 날을 기다리고.<br/>봄이 오면 겨울이 오고.<br/>아침이 가면 밤이 되고.<br/>걷다 보면 도착하고.<br/>사랑을 하면 작별을 하고.<br/>사랑 없이도 작별을 하고.<br/>작별을 하고.<br/><br/>영원, 그것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을 집착과 불안에 빠지게 만드는 것일까. - Fin 중<br/><br/>- 그 영화는 나였다. 언제나 불안하고, 그 불안을 이해받지 못해 슬프고, 그 슬픔이 무척 사소한 것 같아 외로운 나.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고작 벌레 나오고 밥 먹다 우는 이야기라니.<br/>(...)<br/>그런데 영화가 그렇지 않나? 시가 그렇고, 또 사랑이 그렇지 않나? 마음에 담아 두고 곱씹다가 문득 그렇구나, 하는 일. 문자로 번역되지 못해도 뭉뚱그려 마음에 꽂히는 일. 두고두고 담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어 슬픔과 기쁨, 상실과 우울, 언어로ㅗ 치환할 수 없는 정서를 대변하는 일. 벌레가 되어 버리고 마는 것처럼 무척이나 초라해지고 마는 내 마음을 내비치는 일.<br/>조금 창피하고 쑥스럽지만 솔직한 이야기가 나에게서 쏟아져 나와 우리의 손을 잡는 일. - 나의 혼잣말이 상영되는 심야 극장으로 중<br/><br/>2026. jan.<br/><br/>#이것은천재의사랑 #양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318/7/cover150/k4020385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3180717</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창작과 비평 2025. 겨울호 - [창작과비평 210호 - 2025.겨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4173</link><pubDate>Mon, 18 May 2026 1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841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033708&TPaperId=172841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36/9/coveroff/k93203370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033708&TPaperId=172841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창작과비평 210호 - 2025.겨울</a><br/>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5년 11월<br/></td></tr></table><br/>띄엄띄엄 무리하지 않고 읽는 것을 목표로 읽으니 밀리지 않게 된다.<br/><br/>내란에 대한 잔존 감정이 여전히 여러 기고문에서 느껴지고,<br/>여전히 주목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다고 다시금 느낀다.<br/><br/>문학 외 분야에서 아는 참여 저자가 많은 편이라 반갑기도 하다.<br/><br/>조영래의 실천적 인권사상, 시와 역사의 협동적 창조, 대림동에서 안녕을 묻습니다를 흥미롭게 읽었다.<br/><br/>무엇보다 시즌 중 읽어 치운 게? 뿌듯한 포인트임.<br/><br/>간단한 감상을 남기는 현재 5월이고... 봄호가 옆에 있는데 아직 한 글자도 읽지 못하고 있다. 얼른 읽자... 다짐... 다짐...<br/><br/>- 과거에 우리는 세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했고, 우주론적이고 존재론적인 비전을 구축했으며, 그것들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으로 향하는 길목 어딘가에서 우리는 그만 프롤레타리아화되고 말았다. - 올가 토카르추크 &lt;다정한 서술자&gt; 중<br/><br/>- 나는 용서하는 자가 가장 강한 자라고 믿고 약자를 품을 줄 아는 공동체만이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믿는다. - 김금희<br/><br/>2025. dec.<br/><br/>#창작과비평 #20205겨울호]]></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36/9/cover150/k93203370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836091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것이 나의 도끼다 - axt - [이것이 나의 도끼다 - 소설가들이 소설가를 인터뷰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9708</link><pubDate>Sat, 16 May 2026 11: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97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601364&TPaperId=172797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746/6/coveroff/89566013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601364&TPaperId=172797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것이 나의 도끼다 - 소설가들이 소설가를 인터뷰하다!</a><br/>악스트 편집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04월<br/></td></tr></table><br/>작가들의 인터뷰는 늘 흥미로운 분야다.<br/>작가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늘 그런 편이다.<br/><br/>이 책은 산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br/>너무 지난 글인가 싶은 게 <br/>문학의 종말 (언제 적부터 하던 말인지 지겹기도...) 운운하는데<br/>요즘은 텍스트 힙이 와글와글(이것도 좀 희미해지고 있지만) 하는 판이라서.<br/><br/>천명관 작가를 생각하면 &lt;고래&gt;때의 흥분과 그 이후의 거듭된 실망이라는 감정이 차례로 떠오르는데 시스템 안에서 태어난 작가가 아니라는 점과 첫 작품의 행운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 <br/>나이가 들어감에도 여전한 도전적인 감각을 유지하려는 건 좋지만 구태하고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윤기 감성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뷰에서도 그 지점이 많이 느껴졌다.<br/><br/>- 사실 &lt;고래&gt; 이후에 글을 쓸 수 있는 동력이 없었다. 얼떨결에 등단하고 책까지 냈는데 웃기게도 곧바로 동력을 상실한 거다. - 18, 천명관<br/><br/>- 문학은 종교가 아니다. 숭고한 신념이 필요한 게 아니라 기술이 필요한 일이다. 내가 자주 인용하는 말 중에 조이스 캐롤 오츠의 말이 있다. 문학에 예술만 있고 기술이 없다면 개인적인 일일뿐이다. 반면에 기술만 있고 예술이 없다면 그것은 밥벌이에 지나지 않는다. &lt;작가의 신념&gt;에 나오는 말인데 여기서 기술은 단순한 테크닉이 아니라 오래 축적된 장인적 기술, 즉 대장장이가 쇠와 불을 다루는 기술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문학에도 그런 기술이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한국에서 문학은 종교처럼 숭고한 태도와 정신적 가치만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밥벌이는 천한 일이고 예술은 숭고하다는 식의. 이런 분위기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 32, 천명관<br/><br/>- 편집위원이니 심사위원이니 하며 문학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 그것은 마치 하나님과 신도들 사이에 끼어 권력을 누리던 중세의 성직자들과 같은 것이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 왜 선생님들의 지도 편달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 필요하다면 유능하고 영민한 편집자가 필요할 뿐이다. - 39, 천명관<br/><br/><br/>공지영 작가의 인터뷰는 뭐 이리 깊이 없는 인터뷰를 하나 싶은 얼굴 타령이 좀 별로였고.<br/><br/>듀나의 익명성에 관한 이야기는 듀나라는 작가의 신상이 베일에 싸여있다는 점 외엔 오히려 더 오픈되어 있는 작가라는 관점이 의외의 깨달음 포인트였다.<br/><br/>- 제 이야기에서 세계 멸망은 일종의 이퀄라이저라고 생각해요. 인정받지 못한 존재들에게 스스로의 모험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 88, 듀나<br/><br/><br/>이장욱 작가의 학삐리 분위기가 천명관 작가와는 정반대 지점 같은 느낌이라 조금 웃기기도 했다.<br/><br/>- 가령 가부장이 지배하는 한국에서 여성은 자기도 모르게 제 안에서 소수성이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시인, 작가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마이너리티의 요소가 작가한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뻔한 얘기지만 대한민국은 수도권에 사는 중년-남성-이성애자-지식인이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잖아요. 일단 구리죠. 이건 빼도 박도 못하고 메이저리티에 포함돼 있으니까. - 143, 이장욱<br/><br/>- 나는 독자가 내 소설 안에서 온갖 정서적 격랑과 만나기를 원한다. 기진맥진해서 드러누워버릴 만큼 극단의 감정을 경험하길 원한다. 분노, 절망, 슬픔, 비애, 사랑, 감동...... 소설이라는 이야기 형식 안에서 안전한 거리를 두고 겪는 감정 경험들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확장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만들어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 203, 정유정<br/><br/>김탁환처럼 관심이 적었던 작가라도 즐겨읽는 작가가 겹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급' 친밀감이 생긴다. 김탁환 작가의 글을 읽는 일과는 별개의 문제지만...<br/><br/><br/>2026. jan.<br/><br/>#이것이나의도끼다 #axt]]></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746/6/cover150/89566013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746067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비신비 - 백은선 - [비신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8066</link><pubDate>Fri, 15 May 2026 13: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806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44732&TPaperId=172780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87/49/coveroff/893204473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44732&TPaperId=1727806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신비</a><br/>백은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1월<br/></td></tr></table><br/>돌림노래 같기도, 동화 같기도...<br/><br/>반복에 지쳐가며 읽다가<br/>4부의 시들이 훅 들어오는 느낌으로 좋아져서<br/>기분 좋은 놀람이 있었다.<br/><br/>- 뒤집힌 치마 / 노래가 완성되면 / 거꾸로의 세계에서<br/>침묵을 배운다는 거 / 진짜 좆같아 - 소녀 경연 대회 중<br/><br/>- 영원과 순간은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라는 걸<br/>이해하지 못해서<br/>빛이 하는 게임에 모든 걸 걸고<br/>파산하기를 반복했다 - 비신비 중<br/><br/>- 한없이 길어지는 파처럼 변곡점 위에서 우리는 왈츠를 추고,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나는 내가 겪는 일들을 때로 믿을 수 없어.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지 알 수 있는 센서가 몸 안에 있으면 좋겠다. -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중<br/><br/>- 가끔 문을 열고 나가면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아서<br/>끝없는 숲 바다<br/>상상은 얼마나 볼품없고<br/>아름다운지 - 세계의 배꼽 중<br/><br/>-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br/>일으켜 세워준다면 다시<br/>넘어질 수 있을 텐데 - 메커닉 로맨스 중<br/><br/>-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어떤 노래는 사라진 자리에서 불쑥 솟아 내내 흐르다가 꿈에 정박한다고 그걸 번역하는 두 손이 오래도록 만지던 어둠이 있다고. - 꿈의 노래 중<br/><br/>- 나는 내내 걷고 있었는데<br/>건물이 쏟아지고 나무가 흔들리고<br/>손끝부터 닳아가는 웃고 있는 사람들<br/>풍경이 표정을 바꾸며 곁을 스쳐 지나가<br/>(...)<br/>다 알아버린 얼굴로<br/>돌아오는 길 이제<br/>그런 노래는 부르지 말자 - 비신비 중<br/><br/>- 나의 취미는 기만이고 나의 특기는 절망이다. 혹자는 나를 보고 할 줄 아는 게 절망뿐이라고 했다. 중요한 건 절망이 아니라 절망이 도래하는 길인데, 왜 모를까. 진짜 절망뿐이라면 단 한 마디 절망이라고 쓰면 될 텐데. 내가 이런 얘길 하면 너는 갑자기 조용해진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사람. 아주 조금씩 움직여 결국 태산을 들어 올리는 사람. - 의미없는 삶 중<br/><br/>- 그런 이야기는 너무 쓸쓸해서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지. 난 사실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돌림노래 같다고 생각했어. 어떤 사람은 노래를 들어. 내내 무엇을 하든 배경 음악처럼 삶을 끈질기게 따라다녀. 그래서 받아 적는 거라고. 평생 자신의 노래를 눈치채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있겠지. 노래를 듣는 사람은 평생 노래를 온전히 해석해내는 법에 몰두하며 반복하게 되는 거고. 그건 어쩌면 춤이 될 수도 책이 될 수도 때론 그저 삶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런 사람들은 전부 비슷한 지점을 공유한다고 생각했어. 듣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어쩌면 듣는 일은 가혹한 형벌 같기도 축복 같기도 해.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데. 어둠 속에 잠겨 생각하게 되잖아. 어째서 이 모든 것을 알아버린 걸까. - 노래를 듣는 사람 중<br/><br/>2026. jan.<br/><br/>#비신비 #백은선 #문학과지성시인선]]></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87/49/cover150/893204473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687493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나 올리브에게 - 루리 - [나나 올리브에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5921</link><pubDate>Thu, 14 May 2026 12: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592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033660&TPaperId=172759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89/25/coveroff/k3920336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033660&TPaperId=1727592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나 올리브에게</a><br/>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br/></td></tr></table><br/>전작의 감동이 너무 커서 기대가 컸다.<br/>며칠을 아껴두다 지지부진인 독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골랐으나<br/>조금 밋밋한 노스탤지어.<br/><br/>- 올리브나무 집. 사람들은 그 집을 올리브나무 집이라고 불렀어요. 왜냐면 그 집에는 커다란 올리브나무가 있고, 그 나무 이름을 딴 "나나 올리브'가 살고 있다고 했거든요. 누군가는 나나 올리브가 젊은 사람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노인이라고 했어요. 또 누군가는 나나 올리브가 백이십 살이 넘었다고 했고, 누군가는 이미 죽었다고 했죠. 누군가는 개가 한 마리 있었다고 했고, 누군가는 여러 마리였다고 했어요. 사람들마다 얘기가 다 달랐어요. 하지만 그 집에 가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은 모두가 똑같이 했어요. - 10<br/><br/>-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이야. 드디어 내 순서가 온 거였어.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 같기도 하고, 아주 오래전부터 천천히 일어난 일 같기도 했어. 어쨌든 이만하면 되었다고 생각했지. - 22<br/><br/>- 나는 손을 뻗어 바람을 쓰다듬어요. 그러면, 바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있어요.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여기 멈춰 있을 뿐이에요. - 39<br/><br/>- 우리 집은 시끄럽고 북적북적해요. 가끔은 서로에게 화를 내고, 울고, 상처를 주고받지만 그 어느 것도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어요. 다시 볼 수 있기만 하다면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어요. - 51<br/><br/>- 그 수많은 '만약에' 중에, 왜 이것일까요.<br/>이별을 받아들이고, 무력감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받아들이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내 삶을 받아들이고. 이 삶에서는 그저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br/>나는 나나가 받아들인 삶에 대해서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받아들이게 된 삶에 대해서도. 숨을 들이켜듯이 받아들이고, 다시 내쉬듯이 체념해 버린 우리의 삶을요. - 52<br/><br/>- 우리는 금방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오래도록, 시간을 들여 바라봤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요. - 81<br/><br/>-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슬픔을 안고 있어요. 그 사실이 나를 버티게 해요. 가끔은 슬픔이 턱밑까지 차올라서 그만 잠겨 버리고 말 것 같을 때, 내 옆에 나처럼 턱밑까지 차오른 슬픔 속에서 천천히 앞으로 헤엄쳐 가는 사람을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나도 아, 아직 괜찮구나, 하고 따라서 헤엄을 쳐요. 헤엄치는 나를 보고 또 다른 누군가 역시 헤엄을 치겠지요.<br/>우리는 이렇게 시커먼 슬픔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지어 헤엄을 치고 있어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요. - 104<br/><br/>- 엉망인 사람도 살 수 있나? 망가진 인생도 살아도 되나? 수도 없이 생각해 왔어.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 없게 실패해 버린 내 인생을. 그런데 당신의 편지를 읽고 보니, 알겠어. 어떻게든 살아 내면 무언가가 남아. 아무것도 남길 게 없는 내 인생에조차 이 편지가 남았잖아.<br/>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야. 그렇지만 우리를 붙드는 건 언제나 남아 있는 것들이지. 그렇지? - 192<br/><br/>2025. dec.<br/><br/>#나나올리브에게 #루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89/25/cover150/k3920336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789256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직 그녀의 것 - 김혜진 - [오직 그녀의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3915</link><pubDate>Wed, 13 May 2026 13: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39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031546&TPaperId=172739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98/43/coveroff/k37203154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031546&TPaperId=172739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직 그녀의 것</a><br/>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9월<br/></td></tr></table><br/>한국 출판계의 스토너 같은 이야기.<br/><br/>스토너를 읽었을 때 느낀 한 인간의 고요하고 뜨거운 삶에 대한 경외감.<br/>그런 느낌을 한 여성 출판인의 인생 이야기에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br/><br/>잔잔하게 격랑 없는 듯이 흐르는 생이지만 내내 뜨거웠다.<br/><br/>하나의 장르에 전부 쏟아내는 그런 삶에 대한 동의가 있는 편이라면 좋아하게 될 책이다.<br/><br/>- 부모를 원망한 적은 없었다.<br/>부모의 삶은 그녀가 미처 다 헤아릴 수 없는 여백으로 가득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삶이 편하거나 풍족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삶은 예측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개척하고, 투쟁하고, 쟁취하는 대상도 아니었다. 그들은 삶이 내주는 과제들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기꺼이 감당하는 방식으로 삶에 순종했다. 평생 그악스럽고 억센 것과 거리가 멀었던 그들의 모습은 그런 태도 덕분인 것 같았다. - 29<br/><br/>- 오래도록 그녀에게 열정은 한순간 사람을 사로잡는 무엇이었다. 그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고,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열정보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일깨우고 유지하는 의지라는 것. 그것이 향하는 곳은 따로 있었다는 것. 그 시절, 석주의 열정은 사람을 단번에 압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만히 길들이는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일에 집중되고 있었다. - 87<br/><br/>- 그날, 석주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돌아보았다. 그것은 닮은 꼴의 하루가 반복되는 진부한 이야기 같았다. 극적인 사건도, 놀라운 반전도 없는 서사. 개성도 매력도 없는 주인공이 완성해나가고 있는 그 스토리는 어떤 독자에게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았다.<br/>그럼에도 먹먹함이 밀려왔다.<br/>시시하고 평범한 그 이야기는 다름 아닌 자신의 삶이었다. - 263<br/><br/>- 책을 좋아하나요?<br/>목소리에 감출 수 없는 다정함이 묻어났다. 맞다. 그건 오래전 사랑이 시작된 줄도 모르고, 그것이 삶을 얼마나 바꿔놓을지도 모른 채, 그저 속수무책 그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던 석주에게 누군가 건넸던 바로 그 질문이었다. - 272<br/><br/>2025. dec.<br/><br/>#오직그녀의것 #김혜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98/43/cover150/k37203154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298435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둠 뚫기 - 박선우 - [어둠 뚫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2094</link><pubDate>Tue, 12 May 2026 14: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20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037800&TPaperId=172720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948/69/coveroff/k4720378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037800&TPaperId=172720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둠 뚫기</a><br/>박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3월<br/></td></tr></table><br/>사랑, 용서가 본인에게 가능한 일인가 헷갈리는 청춘.<br/><br/>혼란스럽고 확신 없는 것이 정체성인 지점, 그것을 체념 증후군이라고 하면 지극히 당연한 것 같다.<br/><br/>요즘 여성작가의 글들을 여성문학이라고 지칭하지 않듯, 이 작품도 퀴어 문학이라고 딱히 규정할 필요가 있나 싶다. (심사평에 너무 많이 언급되기에 생각함)<br/><br/>그저 이젠 다 괜찮아, 다 흘러갈 거야라고 받아들이는 일이 타인의 일이 아니고,<br/>나는 결코 뛰어넘지 못할 지점이 있을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br/><br/>드러나지 않은 엄마의 전사들이 희미하게 어른거리는 점이 재밌달까 예사롭지 않다 느끼기도 했다.<br/><br/>- 사랑했던 기억은 어디로 가나.<br/>어디에도 없는데 어디에나 있는 듯 하다. - 11<br/><br/>- 애초에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긴 할까. 나는 나조차 제대로 이해해 본 적이 없는데. 그렇지만 엄마는 나를 낳아준 사람이 아닌가. 나는 엄마에게서 태어난 사람이 아닌가. 한때 하나였던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이야 뭐 말할 것도 없지 싶었다. 그런 생각을 두서없이 이어가다보면 대체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 왜 살아야 하나 암담해졌다.<br/>그러게, 왜 살아야 할까. - 13<br/><br/>- 나는 무엇을 바랐던 걸까. 사랑? 용서? 정말로 그런 걸 원했던 것일까. 그게 나한테 가능한 일이긴 한 걸까. - 70<br/><br/>- 그럼에도 우리가 엄마를 용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이제는 우리 안의 상처들이 오롯이 엄마의 잘못으로 생긴 게 아님을 알만큼 충분히 나이를 먹었지만, 그래서 엄마를 안쓰럽게 여기는 순간들도 더러 있지만, 그럼에도 엄마를 용서할 수는 없는 것. 어떤 원망은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그것을 분석하거나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는 있어도 결코 해소할 수는 없는 것 같다. - 74<br/><br/>- 언젠가 형은 징그러운 것을 바라보는 듯한 얼굴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너는 대체 엄마를 어떻게 견디는 거야? 그 나이 먹고 왜 아직도 같이 살아? - 85<br/><br/>- 이게 다 엄마 때문이라고!<br/>당연히 홧김에 뱉은 말이었다. 홧김에 속내를 털어놓는 건...... 집안 내력인 것일까. 하지만 누군가의 불행이 온전히 다른 누구의 탓일 수 있을까. 누가 누구를 그토록 전면적으로 망쳐놓을 수 있을까. 아니, 우리가 진심으로 서로를 망치려고 든 적이 있었을까. 정말로 그런 순간이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br/>그럴 리가.<br/>무엇보다 자신의 불행이 누구의 탓도 아님을, 그저 제 소관임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br/>그럴 리가.<br/>대체 우리는 왜 이 모양일까. - 86<br/><br/>- 나는 지나치리만큼 꾸준하게, 가끔은 누구보다 야멸찬 방식으로 스스로를 미워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내 의지나 노력과 무관한 일이었으니까.<br/>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항상 내 잘못이었다.<br/>내 죄는 아니었지만 언제나 내 죄였다.<br/>나는 한 번도 내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으나 늘 내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br/>그렇기에 어쩌면, 아니 거의 확신하건대 나는 마지막 숨을 거두는 그날까지도 나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 94<br/><br/>- 아마도 나는 세상에 뭔가를 남기고 싶어서 쓰는 것 같은데, 내가 남길 수 있는 게 글뿐이라 쓰는 듯한데, 그것이 나 같은 누군가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것 같은데, 그가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영위했으면 싶은데...... 그래서인지 내가 쓰는 모든 글이 유서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지금 여기에 쓰는 문장들이 내가 남기는 마지막 편지 같은 것이라고. - 103<br/><br/>- 인간은 왜 그럴까,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지닌 모순에 대해서도 되짚어보게 된다. 나 역시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까. 살다 보면 누구나 그런 일을 겪는다는 걸 알게 되니까.  - 116<br/><br/>- 엄마는 사십 년 가까이 조각난 천들을 한데 이어붙이며 살아왔다. 하나가 아니었던 것들을 기워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손가락이 바늘에 꿰뚫리곤 했으니 엄마가 지어낸 옷들에 엄마의 피가, 살점이, 영혼이 흩뿌려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들이 엄마의 일부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인지 나는 엄마의 재봉질이 내가 하는 글쓰기와 얼마나 비슷하고 다른지를 그 자리에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 186<br/><br/>- 슬픔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야 한다.<br/>누구나 그렇다. - 209<br/><br/>2026. feb.<br/><br/><br/>#어둠뚫기 #박선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948/69/cover150/k4720378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948698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8050 - 하야시 마리코 - [8050]</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0659</link><pubDate>Mon, 11 May 2026 18: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06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559&TPaperId=172706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28/91/coveroff/k15213755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559&TPaperId=172706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8050</a><br/>하야시 마리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04월<br/></td></tr></table><br/>학교 폭력에서 시작된 붕괴된 가족.<br/>중학생 아들의 설명 없는 등교거부로 시작된 히키코모리 문제.<br/><br/>일본 사회에서도 사회 적응에 실패한 청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데,<br/>대체로 아들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시사하는 면이 있다고 본다.<br/><br/>이 이야기에서도 누나인 유이가 동생을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하자 이기적이라느니, 정신적 문제 운운하는 것이... 좀 많이 거슬리는 부분.<br/>어째서 여전히 아들을 훈육하거나 하는데 감정적으로 더 어려워하는지 의아하기도 하다. 아들과 대화의 물꼬를 트는 방법이 같이 복수하자 인 점도... 에휴..<br/>아들과 아버지 캐릭터만 성장하는 듯한 전개로 작가의 일방적인 편애도 느껴졌다.<br/><br/>마사키와 세스코가 방에 틀어박힌 아들을 그냥 방관했다기엔 초반에 노력이 없지 않고,<br/>비협조적인 학교가 가장 문제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양육과 훈육이 부와 모의 어느 한쪽에 부여되는 의무가 아니라는 점도 새삼 느끼게 되고...<br/>어쨌든 문제의 아들 쇼타는 아버지의 각성으로 법적 도움을 받게 되고<br/>상처는 남지만 그래도 세상으로 나오는데 성공한다는 희망적인 편인 결말.<br/><br/>- 7년 전에도 '히키코모리'는 이미 사회문제였지 않은가. 그런데도 내심, 우리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 19<br/><br/>- 저게 바로 8050이라는 거군요. 히키코모리 아들이 늙은 부모의 연금을 파먹으며 들러붙는 거. - 31<br/><br/>- "소송을 결심한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br/>다른 기자가 질문했다.<br/>"아들의 잃어버린 삶을 되찾아주고 싶었습니다."<br/>일제히 타이핑 소리가 들린다.<br/>"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였습니다. 8년 전 아들이 등교를 거부할 때, 저는 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상담소에는 데려갔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못했던 겁니다. 아들은 학교에서 공격당하고 있었습니다. 범인을 찾아내서 이지메가 범죄임을 깨닫게 하고 멈추는 것. 간단한 일이지만, 그 노력을 게을리했습니다." - 431<br/><br/>- 뛰어내리는 순간 꼼짝없이 죽는구나 싶었거든. 그러면서 깨달았어. 나는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구나. 이대로 50살 아저씨가 되는 건 싫어. - 438<br/><br/>2026. may.<br/><br/>#8050 #하야시마리코 #이판사판시리즈 #북스피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28/91/cover150/k15213755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28916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브루클린 - 콜럼 토빈 - [브루클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24552</link><pubDate>Sat, 18 Apr 2026 17: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245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7963&TPaperId=172245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8/29/coveroff/k45213796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7963&TPaperId=172245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브루클린</a><br/>콜럼 토빈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4월<br/></td></tr></table><br/>아일랜드 작은 도시 에니스코시는 불황으로 발전도 희망도 일자리도 지지부진한 곳이다. 엄마와 아일리시를 부양하는 언니 로즈는 동생의 미래를 위한 곳으로 미국을 권유한다. 브루클린의 플러드 신부를 통해 일자리와 거처를 소개받고 자의라기보단 가족들의 미래 설계로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고자 하는 어린 여성 아일리시의 성장기.<br/><br/>고향을 떠나온 젊은이의 타향 적응, 불현듯 닥치는 향수, 필연처럼 다가오는 사랑...<br/>개인에게는 이 모든 게 엄청나게 큰 사건이지만, 책을 읽는 독자에겐 잔잔하게 흘러가는 인생 이야기다.<br/><br/>차분히 그 인생을 바라보며 아일리시의 미래가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br/><br/>하숙집과, 아일랜드 공동체, 직장, 회계원이 되기 위한 수업들.<br/>그 안의 인물들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서히 성장하는 아일리시.<br/>이탈리안 배관공 토니와의 관계도 대단한 확신이 있는 것인지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br/>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불안이 호들갑스럽지 않게 그려진다.<br/><br/>남성 작가가 그리는 여성 서사지만 아일리시의 내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주는데, 다만 젊은 남성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크게 이질감 없이 대체될 수도 있겠다 싶은 느낌은 조금.<br/><br/>낯선 타지로 생의 터전을 옮기는 이들의 감정이 오롯이 느껴지지만,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사회와 현대의 삶의 속도가 현저히 다르기 때문에 그저 막연한 과거의 회상 같기도.<br/><br/><br/>- 아일리시는 이런 생각들이 되도록 빨리 스쳐 가도록 내버려두었지만, 머릿속이 현실적인 두려움 혹은 불안으로 치달을 때는 생각을 멈췄다. 더 나쁘게는 이 세계를 영원히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이제 다시는 이 평범한 장소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지 못할 거라는, 남은 평생은 익숙하지 않은 것들과의 싸움이 될 거라는 두려움까지 들었다. - 57<br/><br/>- 어머니나 친구들에게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는 까닭에 미국에서 보낸 나날들이 고향에서 보내는 이 시간과는 도저히 연결될 수 없는 일종의 환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마치 그녀가 둘인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브루클린에서 두 번의 추운 겨울과 힘들었던 숱한 나날에 맞서 싸우고, 사랑에 빠졌던 한 사람과, 어머니의 딸로서 모두가 아는, 아니 모두가 안다고 생각하는 또 한 사람. - 372<br/><br/>- 문득 잭이 자신의 감정을 아무한테도, 심지어 형들한테도 말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면서 아일리시는 잭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세 오빠 모두 같은 일을 겪었고, 누구 하나가 향수병에 걸리면 눈치껏 알아채고는 서로 도왔을지도 모른다. 반면 자기한테 그런 일이 생기면, 그녀는 철저히 혼자일 것이다. 그래서 아일리시는 자신이 브루클린에 도착해서 마주할 그 어떤 일과 감정에도 모두 맞설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랐다. - 70<br/><br/>- 자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중요한 건 그렇게 보이는 거야. - 218<br/><br/><br/>2026. apr.<br/><br/>#브루클린 #콜럼토빈 #오숙은옮김 #다산북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8/29/cover150/k45213796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68295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프로젝트 헤일메리 - 앤디 위어 -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특별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9983</link><pubDate>Thu, 19 Mar 2026 16: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998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7004&TPaperId=171599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62/coveroff/8925588730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7004&TPaperId=1715998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특별판)</a><br/>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2월<br/></td></tr></table><br/>하드 sf (과학적 개연성이나 설명이 자세한 장르).<br/><br/>페트로바선의 입자들이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여 지구의 인류 및 생명체의 대멸망을 가져올 재앙으로 예측되고, 이 입자들이 태양을 잡아먹는 생명체 아스트로파지라고 규정하고 누군가를 해결책 마련을 위한 편도 여행 자살임무자로 선정해 우주로 내보낸다는 이야기.<br/><br/>타우세티를 향해가다가 또 다른 외계 종족 로키를 만나는 것.... (귀여워... 로키&gt;_&lt;)<br/><br/>마션도 그렇지만 앤디 위어의 낙관적이고 희망 가득한 메시지를 <br/>전작보다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br/><br/>우주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아스트로파지를 해결하기 위해 막막하고 망망한 우주로 향했는데, 같은 위기에 처한 호전적인 폭력성 없는 비슷한 수준의 과학지성체를 만나 소통이 가능해 협력한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동화인지. 이 우주 속 두 생명이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는 게 말이다.<br/><br/>과학적 설명 부분이 지나친 하드 sf라고 하더라고 너무 많은 설명이 좀 지쳐갈 무렵(약 200p) 로키의 등장으로 독서의 활력이 고조되고, 틈틈이 회상되는 지구에서의 우주발사 준비과정이 조금은 코믹하고 절실하기도 하여, 엔터테인의 요소들이 충족된다. 그러니 영화로도 만들어지겠지. <br/>로키의 귀여움을 확인하고 싶지만, 영화로까지 굳이 보게 될까 싶긴 하지만.<br/><br/>결말 부분도 취향 차이는 있겠지만,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엔딩이었음.<br/><br/>영화 개봉이 얼마 남지 않아, 유튜브에도 관련 영상이 많고, 이동진의 유튜브엔 엔디 위어와의 화상 인터뷰도 있다. 자신이 창조한 이야기 속 생명체와 공간이 실현되는 과정을 얼마나 경이롭게 지켜보며 참여했는지 설명하는 인터뷰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레이스의 성격과 성품의 모든 것이 작가로부터 비롯되었다는 확신이 드는 작가의 캐릭터를 목격할 수 있다. 인류라는 존재에 대한 믿음과 어떤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낙관과 한번 후련하게 울고 후회를 남기지 않고 나아가는 인간의 면모랄까.<br/>그런 앤디 위어가 자신의 조국인 미국의 현 상황은 어떤 심정으로 보고 있을지도.... 조금은 궁금하다.<br/>아 그리고 무엇보다 13살 고양이 조조도 출연함.<br/><br/>https://youtu.be/XsIC_QA4ce4?si=d67S08n1Px-II-CO<br/><br/><br/>- 헤일메리 :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주 낮은 성공률을 바라보고 적진 깊숙이 내지르는 롱 패스를 뜻하는 미식축구 용어, 버저가 울리는 순간에 득점할 것을 노리고 먼 거리에서 던지는 슛을 뜻하는 농구 용어이기도 함.<br/><br/>- 나는 자살 임무를 수행하러 왔다. 존, 폴, 조지, 링고는 집에 돌아가지만, 길고도 험난한 나의 여정은 여기에서 끝난다. 이번 임무에 자원했을 때 나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그러나 기억상실증에 걸린 내 두뇌에게는 이 정보가 새롭기만 하다. 나는 여기에서 죽는다. 혼자서 죽게 된다. - 111<br/><br/>- 그리고 내가 왜 여기에 와 있는지도 알고 있다! '있잖아, 세계가 망해간대. 좀 막아 봐.'처럼 애매한 형태로 아는 게 아니라 아주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 아스트로파지가 왜 타우세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알아내라는 것. - 151<br/><br/>- 뜻은 확실하다. '네 우주선으로 돌아가.'<br/>나는 엄지를 들어 보인다. 외계인은 작은 나와 헤일메리호 모형이 둥실둥실 떠가도록 손을 떼더니 엄지를 치켜드는 것과 비슷한 모양으로 손을 일그러뜨린다. 손가락 두 개가 둥글게 말려 있고 세 번째 손가락이 위를 가리킨다. 그래도 뭐, 위로 쳐든 게 중지는 아니니까. - 252<br/><br/>- 난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해야만 한다. 과학적 의사소통 방법을, 물리학의 동사와 명사 들을 전달할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우리에게 공유할 수 있는 어떤 개념이 있다면 그건 물리학의 개념이었다. 물리학적 법칙은 어디에서나 같으니까. 그리고 과학에 대해 이야기 다운 이야기를 나눌 만큼 많은 어휘가 생긴다면, 우리는 아스트로파지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270<br/><br/>- "와아..." 나는 그를 바라본다. "인간들은 수천 년 동안이나 별을 쳐다보면서 저 바깥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해했어. 너희들은 한 번도 별을 본 적이 없지만, 그런데도 우주여행을 해냈구나. 너희 에리디언들은 정말 놀라운 민족이 틀림없어. 과학 천재들이야." - 280<br/><br/>- 우리는 그렇게 잠시 가만히 있는다. "네가 자는 걸 지켜볼게."<br/>"좋음. 나 잠." 그가 말한다.<br/>그의 팔이 축 늘어진다. 어느 모로 보나 죽은 벌레 같다. 로키는 자기 쪽 터널에서 아무렇게나 둥둥 떠다닌다. 더는 지지대에 매달려 있지 않다.<br/>"뭐, 이젠 혼자가 아니야, 친구." 내가 말한다. "우리 둘 다." - 310<br/><br/>- 문제가 생긴 에리디언의 모든 세포가 죽었다고? 끔찍하게 들리는데. 방사선 장애처럼 들리기도 하고. 그걸 어떻게 설명하지? 꼭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우주를 여행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방사선은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이에는 아직 방사선을 의미하는 단어가 없다. 이 문제부터 풀어보자.<br/>"단어가 필요해. 빠르게 움직이는 수소 원자. 아주, 아주 빨라."<br/>"뜨거운 기체."<br/>"아니, 그것보다도 빨라. 아주 아주 아주 빨라."<br/>그는 등딱지를 움찔거린다. 혼란스러워한다.<br/>나는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우주에는 아주 아주 아주 빠른 수소 원자들이 있어. 이 원자들은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여. 오래 오래 오래전에 별들 때문에 만들어졌어."<br/>"아님. 우주에 물질 없음. 우주는 비어 있음."<br/>세상에. "아니, 그렇지 않아. 우주에는 수소 원자들이 있어. 아주, 아주 빠른 수소 원자들이 있어."<br/>"이해함."<br/>"몰랐어?"<br/>"응."<br/>나는 놀라서 멍하니 바라본다.<br/>어떻게 한 문명이 방사선을 발견하지 않고 우주여행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 - 325<br/><br/>- "인류는 100년 동안 실수로 지구 온난화를 일으켜 왔어요. 작정하고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면 뭘 할 수 있을지 봐야죠."<br/>르클레르 박사가 움찔했다. "뭐라고요? 장난합니까?"<br/>"온실가스를 배출해 멋진 담요를 씌운다면 시간을 좀 벌 수 있겠죠? 그 덕분에 지구가 파카를 입은 것처럼 단열 효과를 누릴 테고, 우리가 얻는 에너지도 더 오래 지속될 테니까요. 내 말이 틀렸습니까?"<br/>"무슨..." 르클레르 박사가 말을 더듬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규모가... 게다가 온실가스 배출을 일부러 일으킨다는 건 도덕적으로도..."<br/>"난 도덕에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스트라트가 말했다.<br/>"진짜로 관심 없어요." 내가 말했다.<br/>"나는 인류를 구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온실효과를 일으키세요. 박사님은 기상학자입니다. 우리가 27년을 버틸 수 있게 해줄 뭔가를 생각해 내세요. 난 인류의 절반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 340<br/><br/>- "아스트로파지가 방사선을 막아." 내가 말한다. "너는 대부분 아스트로파지에 둘러싸여 있었어. 너희 승조원들은 아니었고. 그래서 방사선이 네 동료들한테 닿은 거야."<br/>로키는 대답하지 않는다. 이 말을 이해하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 "이해함." 그가 낮은 음으로 말한다. "감사. 이제 내가 왜 안 죽었는지 이해함."<br/>나는 로키의 종족이 얼마나 간절했을지 상상해 본다. 그들은 바깥세상에 뭐가 있는지 전혀 모르면서도 지구의 우주 프로젝트를 훨씬 넘어서는 프로젝트로 종곡을 구할 성간 우주선을 만들었다.<br/>내 상황과도 다르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저 내게는 좀 더 나은 기술이 있을 뿐이다. - 345<br/><br/>- 에리디언의 과학과 인간의 과학이 왜 이렇게 비슷할까? 수십억 년이 흘렀는데도 진도가 거의 비슷하네. - 346<br/><br/>- 로키가 생각에 잠긴다.<br/>"네 우주선에 내 우주선보다 많은 과학, 더 나은 과학. 내 물건 네 우주선으로 가져옴. 터널 분리. 네 우주선 돌려서 과학. 너와 나 아스트로파지 죽일 방법을 함께 과학. 지구 구함. 에리드 구함. 좋은 계획, 질문?"<br/>"어... 그래! 좋은 계획이야! 하지만 네 우주선은?" 나는 그의 제노나이트 구체를 톡톡 두드린다. "인간의 과학으로는 제노나이트를 만들 수 없어. 제노나이트는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그 어떤 물질보다도 강해."<br/>"나 제노나이트 만들 재료 가지고 옴. 모양 다 만들 수 있음."<br/>"알겠어." 내가 말한다. "지금 물건 가져올래?"<br/>"좋음!"<br/>나는 '혼자 살아남은 우주 탐험가'에서 '괴상한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남성'이 됐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흥미롭다. - 368<br/><br/>- 그의 등딱지가 털썩 주저앉는다. 팔꿈치가 호흡구 높이에 있다. 슬플 때면 로키는 가끔 등딱지가 처지는데, 이렇게까지 깊이 처지는 모습은 지금이 처음이다.<br/>그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낮아진다. "실패, 실패, 실패. 나는 고치는 에리디언. 과학 에리디언 아님. 똑똑한 똑똑한 똑똑한 과학 에리디언들 죽음."<br/>"야...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마..." 내가 말한다.<br/>"이해 못 함."<br/>"음..." 나는 그가 쌓아놓은 더플백 더미 위로 몸을 끌어올린다. "넌 살아 있잖아. 여기에 있고. 아직 포기하지도 않았어."<br/>하지만 로키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다. "나 아주 여러 번 시도. 아주 여러 번 실패. 과학 못 함."<br/>"내가 잘해." 내가 말한다. "나는 과학 인간이야. 너는 물건을 만들고 고치는 일을 잘하잖아. 함께라면, 우린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어." - 375<br/><br/>- 이번에도 나는 우울함에 사로잡힌다. 남은 평생을 에리디언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보내고 싶은데! 먼저 인류를 구해야 한다. 인류 바보. 멍청이. 내 취미 생활도 방해하고. - 397<br/><br/>- 그는 자기 화면에 나타난 원을 가리킨다. "이것이 에이드리언, 질문?"<br/>나는 로키가 가리키는 에이드리언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다음 내 화면과 비교한다. "응. 그리고 그 부분은 '초록색'이야."<br/>"나한테는 그 단어 없음."<br/>당연히 에리디언의 언어에는 색깔을 나타내는 단어가 없다. 있을 이유가 없잖은가? 나는 한 번도 색깔을 신비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색깔에 대해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누군가에게 색깔이란 틀림없이 꽤 이상한 존재일 것이다. 자기장 스펙트럼 내의 주파수 범위에 이름을 붙여두다니. 하긴, 내 학생들은 모두 눈을 가지고 있는데도 내가 '엑스레이'니 '극초단파'니 '와이파이'니 '보라색'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빛의 파장이라는 얘기를 해주면 놀란다. - 414<br/><br/>- "너 오래 나가 있음." 로키의 목소리가 헤드셋을 통해 들려온다. "너 안전, 질문?"<br/>나는 EVA 우주복 화면이 늘 통제실의 스피커보다 큰 소리로 무전 내용을 재생하도록 설정해 두었다. 이에 더해, 로키의 통제실 구체에도 헤드셋 마이크를 테이프로 붙여놓고 음성을 통해 활성화되도록 설정했다. 로키가 무슨 말을 하기만 하면 그 말이 송신됐다.<br/>"에이드리언을 보고 있어. 예쁘다."<br/>"나중에 봐. 지금은 표본 가져와."<br/>"너 되게 이래라저래라 한다."<br/>"맞음." - 416<br/><br/>- 지능을 갖춘 종족으로 이루어진 행성 전체가 틀린 과학적 가정에 기반해 우주선을 만들어냈는데, 웬 기적인지 대원 중 유일한 생존자가 시행착오 문제 풀기에 무척 뛰어나서 실제로 그 우주선을 목적지까지 끌고 오다니.<br/>그리고 그 엄청난 실수 덕분에 나를 구원할 수 있게 되다니. 에리디언들은 훨씬 많은 연료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로키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연료가 남았다.<br/>"알았어, 로키." 내가 말한다. "진정하고, 설명해야 할 과학이 엄청나게 많아." - 437<br/><br/>- "다른 유사성. 너랑 나는 둘 다 우리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죽으려 함. 왜, 질문? 진화는 죽음을 싫어함."<br/>"종족 전체로 봐서 좋은 일이잖아." 내가 말한다. "자기희생 본능은 종 전체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여줘."<br/>"모든 에리디언이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죽지는 않음."<br/>나는 키득거린다. "인간들도 그래."<br/>"너랑 나는 좋은 사람." 로키가 말한다.<br/>"그러게." 나는 미소 짓는다. "그런 것 같아." - 506<br/><br/>- 한참 만에 뭔가 긁히는 소리가 난다. 로키가 바닥에서 등딱지를 들어 올리는 소리다. "우리 더 노력함." 그가 말한다. "우리 포기 안함. 우리 열심히 노력함. 우리 용감함."<br/>"그래, 맞아."<br/>나는 이 임무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날아가 버렸기에 마지막 순간에 투입된 대체 인력이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와 있다.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지 몰라도, 난 여기에 와 있다. 당시에 나는 이걸 자살 임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원한 게 틀림없었다. 지구에 별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건 대단한 일이다. - 563<br/><br/>- 나는 로키가 기다리고 있는 실험실로 떠가며 웃는다. "지구에는 '거미'라는 무섭고 끔찍한 동물이 있는데, 네가 그 녀석들하고 비슷하게 생겼어. 그냥 알려주려고."<br/>"좋음, 자랑스러움. 나는 무서운 우주 괴물. 너는 물이 새는 우주 슬라임." - 607<br/><br/>- 하지만 많은 걸 배웠습니다. 실제로 그 전공이 마음에 들었어요. 요즘 사람들은... 요즘 사람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좋은 시절을 살고 있는지 몰라요. 과거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참혹한 비극이었죠. 시간을 거슬러 갈수록 상황은 심각해요. - 619<br/><br/>- 내게 남겨진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다. 하나. 영웅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서 모든 인류를 구한다. 둘. 에리드로 가서 외계인 종족을 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굶어 죽는다.<br/>나는 머리를 잡아 뜯는다.<br/>두 손에 얼굴을 묻고 흐느낀다. 후련하면서도 진이 빠진다.<br/>눈을 감았을 때 보이는 것이라곤 로키의 바보 같은 등딱지와 언제나 뭔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그의 작은 팔들 뿐이다. - 655<br/><br/>- 지구는 상황이 얼마나 나빠졌을까? 살아남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쳤을까? 아니면 전쟁과 기근으로 수백만 명이 죽었을까?<br/>인간들은 비틀스를 수거해 내가 보낸 정보를 해독하고, 해결책을 실행할 수 있었다. 아마 탐사선을 금성에 보냈을 것이다. 그러니 아직 지구에 첨단 기간 시설이 있는 건 확실하다.<br/>분명 다들 힘을 합쳤을 것이다. 어쩌면 그냥 내 안의 유치한 낙관주의자가 하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생각해 보면 인류에게는 꽤 감동적인 면이 있다. 어쨌거나 헤일메리호를 만들기 위해서도 모두가 힘을 합쳤다. 그건 만만히 볼 만한 업적이 아니었다. - 684<br/><br/>2026. mar.<br/><br/>#프로젝트헤일메리 #앤디위어 #projecthailmary #andywei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62/cover150/8925588730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52624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뒤렌 마트 희곡선 - 뒤렌 마트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5533</link><pubDate>Tue, 17 Mar 2026 12: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55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656&TPaperId=171555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20/75/coveroff/893746265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656&TPaperId=171555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a><br/>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 민음사 / 2011년 02월<br/></td></tr></table><br/>클레어 자하나시안... 캐릭터 있음.<br/><br/>영락한 도시 귈렌에 과거의 복수를 위해 찾아오는 여인. 시에 어마어마한 기부를 약속하며 과거의 연인이었던 자를 사냥하라는 조건을 내 거는데...<br/>흥미진진 그 이상이다.<br/>마녀라고 수군거리지만 그의 행동을 비난할 수 없게 만드는 아우라가 있는 캐릭터다.<br/><br/>개인의 사적 복수가 주는 통쾌함도 있고, 그 복수가 힘없던 여성이라는 점도 흥미요소다.<br/>그러나 한 번 더 나아가 공동체를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것으로 생각은 확장되고, 그 공동체의 악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효율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은 이미 너무 흔한 일이지 않은지. 효율을 위해 사람들이 무엇을 의도적으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지 블랙코미디의 장면처럼 펼쳐지는 장면은 그저 코미디로 머무는 게 아니라 일종의 호러로 다가오기도 한다.<br/><br/>물리학자들은 조금 지루한 면이 있고, 노부인의 방문이 아주 좋았다.<br/><br/>- 망했어.<br/>바그너 공장은 파산했어.<br/>보크만 사는 도산했고.<br/>행복 성공 제련 공장은 문을 닫았지.<br/>실업 연금에 매달려 사는 인생.<br/>무료 급식으로 연명하는 신세.<br/>인생이라고?<br/>힘겹게 버티다가.<br/>뒈지는 거지.<br/>온 도시가. - 12 노부인의 방문<br/><br/>- 시장 조건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br/>클레어 자하나시안 조건을 말하지요. 여러분에게 10억을 주고 정의를 사겠습니다.<br/>(쥐 죽은 듯한 고요.)<br/>시장 그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는지요, 여사님?<br/>클레어 자하나시안 말한 그대로.<br/>시장 하지만 정의를 살 수는 없습니다.<br/>클레어 자하나시안 살 수 없는 건 없어요. - 48 노부인의 방문<br/><br/>- 난 당신을 사랑했어요. 당신은 날 배신했고요. 하지만 삶에 대한 꿈, 사랑과 신뢰의 꿈, 예전에는 현실이었던 이런 꿈들을 난 잊지 않았어요. 그 꿈을 다시 일깨워 세우겠어요. 내 돈 10억으로요. 당신을 없애서 과거를 바꾸겠어요. - 133 노부인의 방문<br/><br/>- 나는 꼭두각시가 아니라 인간을 묘사하며, 알레고리가 아니라 행동을 기술한다. 나는 세상을 제시할 뿐, 사람들이 지금까지 나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도덕을 제시하는 게 아니다. 나는 결코 나의 작품을 세상과 대립시키려 하지 않는다. 관객 역시 연극의 일부가 되는 한, 이 모든 것은 저절로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 초판 작가의 말 중<br/><br/><br/>2025. dec.<br/><br/>#뒤렌마트희곡선 #뒤렌마트]]></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20/75/cover150/893746265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20752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스타터 빌런 - 존 스칼지 - [스타터 빌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3767</link><pubDate>Mon, 16 Mar 2026 14: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37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934840&TPaperId=171537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36/1/coveroff/k67293484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934840&TPaperId=171537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타터 빌런</a><br/>존 스칼지 지음, 정세윤 옮김 / 구픽 / 2024년 12월<br/></td></tr></table><br/>자본가와 빌런과 고양이와 돌고래와 등등등의 흥미로운 인물들.<br/><br/>재정적 위기에 처한 주인공이 먼 친척의 유산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나름 스파이물.<br/><br/>설정은 흥미로운데 범세계적 빌런 집단들의 이야기가 좀 지루한 면이 있다.<br/>그 지리멸렬한 자신들의 세계만을 위한 협잡과 욕망의 설명이 너무 지지부진하여 무매력이랄까.<br/><br/>마지막에 다 죽어버려(거의...)서 속은 시원했지만.<br/><br/>고양이와 돌고래가 현명해서 마음이 좋았던 측면도 있다.<br/><br/>주인공의 허접스러움에도 이야기가 순항한 것은 일종의 sf, 판타지라고 여기고 넘어간다.<br/><br/>- 지금 내가 기르고 있는 고양이들인 슈가, 스파이스, 스머지에게도 바친다.<br/>너희들은 전부 골칫덩어리야. 하지만 나는 너희의 바보 같은 털 뭉치 얼굴을 사랑해. - 7<br/><br/>- 악당은 나쁜 사람도 사악한 사람도 아니었다. 악당은 전문적인 방해자였다. 시스템과 과정을 조사해 각각의 약점, 빠져나갈 구멍, 의도치 않은 결과를 찾아낸 다음, 그들 자신이나 고객의 이익을 위해 그것들을 이용한다. 이러한 활동은 그 자체로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선함'이나 '악함'은 관찰자의 시각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양은 설명했다. - 116<br/><br/>- 난 고양이야. 위험쯤은 처리할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이 닥쳐서 돈을 다 잃더라도 누군가는 여전히 내게 먹이를 주겠고 낮잠 잘 곳도 있겠지.<br/>"그거... 놀라울 정도로 냉정한 사고방식이네."<br/>가끔은 인간이 아닌 게 더 나아, 찰리. - 250<br/><br/>2026. jan.<br/><br/>#스타터빌런 #존스칼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36/1/cover150/k67293484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36015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토지 21 - 박경리 - [토지 21 - 5부 5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31351</link><pubDate>Thu, 05 Mar 2026 10: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3135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007511&TPaperId=1713135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63/coveroff/89300075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007511&TPaperId=1713135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토지 21 - 5부 5권</a><br/>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01월<br/></td></tr></table><br/>드디어 완독.<br/><br/>기억을 더듬어보니 거의 30년 전에 처음 완독을 목표로 도전했었다.<br/><br/>초반의 이야기는 드라마의 기억도 희미하게 남아있어 쉽게 읽었는데,<br/>두어 번 시도하다 손놓게 된 이유는<br/>이 장대한 이야기가 인물의 서사에만 기댄 글이 아니고,<br/>당시의 사회상과 역사관, 세계의 권력 재편성에 관한 총체적인 인문학적인 글이어서<br/>지루한 부분이 솔직히 없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br/>이번에 읽으면서도 중언부언 늘어지는 지식층 계급층 캐릭터들의 변명과도 같은 대화들은 좀 지루했지만,<br/>아무래도 과거의 나보다는 알게 된 상식들이 늘어서인지<br/>참을성도 동시에 향상되어 (다른 책들에 비해 더디긴 했으나) 완독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br/><br/>결국 해방을 맞이한 평사리 사람들....<br/>그들이 모든 회한을 풀어냈다고는 절대 느껴지지 않고, 실제의 역사에서 우리 국민들도 그러했겠지만, 그 이후로도 지난하게 반복되는 홧병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br/>홀가분하게 마지막 장을 덮게 되지는 않는다.<br/><br/>언제쯤이면 진정한 대동세상을 볼 수 있을지 현재도 뭐... 그렇지만...<br/><br/>이런 복잡다단한 감정을 제쳐두고 토지를 한번 완전히 읽어냈다는 점이 스스로 대견하므로 셀프 토닥토닥하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재독도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 :)<br/><br/>- 최서희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은 상현은 일본으로 유학하고 오라는 부친의 당부도 있었고 해서 귀국했다. 그것은 지극히 형식적인 것이었지만 동경서 몇 해 공부는 했고 심장이 폭발할 것만 같았던 삼일 민족 봉기를 겪었으며 신문사 기자 생활,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립 쟁취를 위하여 일어섰던 조선민족의 절규가 허사로 끝나고 만 삼일운동은 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허무감을 안겨주었다. 국제사회의 냉엄하고도 그 비정함에 얼마나 절치부심하였는가. - 12<br/><br/>- "카이로선언, 그거 확실하게 조선 독립을 보장한 건가?"<br/>"당사국들이 자기 자신들 몫을 챙기는 만큼이야 하겠습니까." - 19<br/><br/>- 언덕으로 올라섰을 때 모화의 마음은 다소 진정이 되었다. 언덕에서 눈 아래 내려다보이는 마을은 사방 언덕과 산에 둘러싸여 아늑해 보였다. 별천지 같았다. 항상 부둣가가 아니면 저잣거리를 오가는 모화에게, 몽치 때문에 정신이 산란한 모화에게는 마치 남의 세상과도 같은 마을 풍경에 눈시울이 왈칵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짓이겨진 자신의 팔자하고는 아무 인연도 없는 것 같은 남의 세상. - 153<br/><br/>- 인생이란 겨울 햇볕과도 같이, 쏟아지는 폭설과도 같이, 쩡! 하고 굉음을 지르며 스스로 몸을 가르는 빙하와도 같이, 그리고 동천에 얼어붙은 달과도 같이, 물론 봄의 환희와 여름의 정열도 있지만, 어디 사람의 삶만이 그러했겠는가. 삼라만상, 억조창생 생명 있는 것은 그 모두가 시간과 자리, 혹은 공간이라는 엄연한 십자가 밑에서 만나고 이별하며 환희와 비애를 밟고 지나가는 것이다. 욕망의 완성은 없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의 불행인 동시 축복이다. 종말이 없는 염원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 230<br/><br/>- "어미니! 이, 이 일본이 항복을 했다 합니다!"<br/>"뭐라 했느냐?"<br/>"일본이, 일본이 말예요, 항복을, 천황이 방송을 했다 합니다."<br/>서희는 해당화 가지를 휘어잡았다. 그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br/>"정말이냐..."<br/>속삭이듯 물었다.<br/>그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다음 순간 모녀는 부둥켜안았다. - 394<br/><br/>- "내가 행복했다면 문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데뷔 직후 조연현 씨의 문학강연회에 갔다가 우연하게 청중들에게 털어놓은 이 말을 박경리 씨는 지금도 번복하지 않는다. "문학은 불행의 편이고, 문학은 끊임없는 단련에서 나온다. 그러나 그 불행을 일부러 자초할 필요는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문학보다는 삶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작가, 작품의 존엄성도 중요하지만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더 소중한 까닭이다. - 시사저널 기사 중<br/><br/>2025. dec.<br/><br/>#토지 #박경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63/cover150/89300075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6341</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