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hell님의 서재 (hellas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16 May 2026 07:32:41 +0900</lastBuildDate><image><title>hellas</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751411841882888.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hellas</description></image><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비신비 - 백은선 - [비신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8066</link><pubDate>Fri, 15 May 2026 13: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806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44732&TPaperId=172780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87/49/coveroff/893204473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44732&TPaperId=1727806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신비</a><br/>백은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1월<br/></td></tr></table><br/>돌림노래 같기도, 동화 같기도...<br/><br/>반복에 지쳐가며 읽다가<br/>4부의 시들이 훅 들어오는 느낌으로 좋아져서<br/>기분 좋은 놀람이 있었다.<br/><br/>- 뒤집힌 치마 / 노래가 완성되면 / 거꾸로의 세계에서<br/>침묵을 배운다는 거 / 진짜 좆같아 - 소녀 경연 대회 중<br/><br/>- 영원과 순간은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라는 걸<br/>이해하지 못해서<br/>빛이 하는 게임에 모든 걸 걸고<br/>파산하기를 반복했다 - 비신비 중<br/><br/>- 한없이 길어지는 파처럼 변곡점 위에서 우리는 왈츠를 추고,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나는 내가 겪는 일들을 때로 믿을 수 없어.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지 알 수 있는 센서가 몸 안에 있으면 좋겠다. -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중<br/><br/>- 가끔 문을 열고 나가면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아서<br/>끝없는 숲 바다<br/>상상은 얼마나 볼품없고<br/>아름다운지 - 세계의 배꼽 중<br/><br/>-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br/>일으켜 세워준다면 다시<br/>넘어질 수 있을 텐데 - 메커닉 로맨스 중<br/><br/>-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어떤 노래는 사라진 자리에서 불쑥 솟아 내내 흐르다가 꿈에 정박한다고 그걸 번역하는 두 손이 오래도록 만지던 어둠이 있다고. - 꿈의 노래 중<br/><br/>- 나는 내내 걷고 있었는데<br/>건물이 쏟아지고 나무가 흔들리고<br/>손끝부터 닳아가는 웃고 있는 사람들<br/>풍경이 표정을 바꾸며 곁을 스쳐 지나가<br/>(...)<br/>다 알아버린 얼굴로<br/>돌아오는 길 이제<br/>그런 노래는 부르지 말자 - 비신비 중<br/><br/>- 나의 취미는 기만이고 나의 특기는 절망이다. 혹자는 나를 보고 할 줄 아는 게 절망뿐이라고 했다. 중요한 건 절망이 아니라 절망이 도래하는 길인데, 왜 모를까. 진짜 절망뿐이라면 단 한 마디 절망이라고 쓰면 될 텐데. 내가 이런 얘길 하면 너는 갑자기 조용해진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사람. 아주 조금씩 움직여 결국 태산을 들어 올리는 사람. - 의미없는 삶 중<br/><br/>- 그런 이야기는 너무 쓸쓸해서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지. 난 사실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돌림노래 같다고 생각했어. 어떤 사람은 노래를 들어. 내내 무엇을 하든 배경 음악처럼 삶을 끈질기게 따라다녀. 그래서 받아 적는 거라고. 평생 자신의 노래를 눈치채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있겠지. 노래를 듣는 사람은 평생 노래를 온전히 해석해내는 법에 몰두하며 반복하게 되는 거고. 그건 어쩌면 춤이 될 수도 책이 될 수도 때론 그저 삶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런 사람들은 전부 비슷한 지점을 공유한다고 생각했어. 듣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어쩌면 듣는 일은 가혹한 형벌 같기도 축복 같기도 해.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데. 어둠 속에 잠겨 생각하게 되잖아. 어째서 이 모든 것을 알아버린 걸까. - 노래를 듣는 사람 중<br/><br/>2026. jan.<br/><br/>#비신비 #백은선 #문학과지성시인선]]></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87/49/cover150/893204473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687493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나 올리브에게 - 루리 - [나나 올리브에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5921</link><pubDate>Thu, 14 May 2026 12: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592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033660&TPaperId=172759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89/25/coveroff/k3920336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033660&TPaperId=1727592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나 올리브에게</a><br/>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br/></td></tr></table><br/>전작의 감동이 너무 커서 기대가 컸다.<br/>며칠을 아껴두다 지지부진인 독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골랐으나<br/>조금 밋밋한 노스탤지어.<br/><br/>- 올리브나무 집. 사람들은 그 집을 올리브나무 집이라고 불렀어요. 왜냐면 그 집에는 커다란 올리브나무가 있고, 그 나무 이름을 딴 "나나 올리브'가 살고 있다고 했거든요. 누군가는 나나 올리브가 젊은 사람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노인이라고 했어요. 또 누군가는 나나 올리브가 백이십 살이 넘었다고 했고, 누군가는 이미 죽었다고 했죠. 누군가는 개가 한 마리 있었다고 했고, 누군가는 여러 마리였다고 했어요. 사람들마다 얘기가 다 달랐어요. 하지만 그 집에 가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은 모두가 똑같이 했어요. - 10<br/><br/>-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이야. 드디어 내 순서가 온 거였어.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 같기도 하고, 아주 오래전부터 천천히 일어난 일 같기도 했어. 어쨌든 이만하면 되었다고 생각했지. - 22<br/><br/>- 나는 손을 뻗어 바람을 쓰다듬어요. 그러면, 바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있어요.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여기 멈춰 있을 뿐이에요. - 39<br/><br/>- 우리 집은 시끄럽고 북적북적해요. 가끔은 서로에게 화를 내고, 울고, 상처를 주고받지만 그 어느 것도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어요. 다시 볼 수 있기만 하다면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어요. - 51<br/><br/>- 그 수많은 '만약에' 중에, 왜 이것일까요.<br/>이별을 받아들이고, 무력감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받아들이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내 삶을 받아들이고. 이 삶에서는 그저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br/>나는 나나가 받아들인 삶에 대해서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받아들이게 된 삶에 대해서도. 숨을 들이켜듯이 받아들이고, 다시 내쉬듯이 체념해 버린 우리의 삶을요. - 52<br/><br/>- 우리는 금방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오래도록, 시간을 들여 바라봤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요. - 81<br/><br/>-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슬픔을 안고 있어요. 그 사실이 나를 버티게 해요. 가끔은 슬픔이 턱밑까지 차올라서 그만 잠겨 버리고 말 것 같을 때, 내 옆에 나처럼 턱밑까지 차오른 슬픔 속에서 천천히 앞으로 헤엄쳐 가는 사람을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나도 아, 아직 괜찮구나, 하고 따라서 헤엄을 쳐요. 헤엄치는 나를 보고 또 다른 누군가 역시 헤엄을 치겠지요.<br/>우리는 이렇게 시커먼 슬픔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지어 헤엄을 치고 있어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요. - 104<br/><br/>- 엉망인 사람도 살 수 있나? 망가진 인생도 살아도 되나? 수도 없이 생각해 왔어.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 없게 실패해 버린 내 인생을. 그런데 당신의 편지를 읽고 보니, 알겠어. 어떻게든 살아 내면 무언가가 남아. 아무것도 남길 게 없는 내 인생에조차 이 편지가 남았잖아.<br/>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야. 그렇지만 우리를 붙드는 건 언제나 남아 있는 것들이지. 그렇지? - 192<br/><br/>2025. dec.<br/><br/>#나나올리브에게 #루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89/25/cover150/k3920336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7892566</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직 그녀의 것 - 김혜진 - [오직 그녀의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3915</link><pubDate>Wed, 13 May 2026 13: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39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031546&TPaperId=172739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98/43/coveroff/k37203154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031546&TPaperId=172739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직 그녀의 것</a><br/>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9월<br/></td></tr></table><br/>한국 출판계의 스토너 같은 이야기.<br/><br/>스토너를 읽었을 때 느낀 한 인간의 고요하고 뜨거운 삶에 대한 경외감.<br/>그런 느낌을 한 여성 출판인의 인생 이야기에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br/><br/>잔잔하게 격랑 없는 듯이 흐르는 생이지만 내내 뜨거웠다.<br/><br/>하나의 장르에 전부 쏟아내는 그런 삶에 대한 동의가 있는 편이라면 좋아하게 될 책이다.<br/><br/>- 부모를 원망한 적은 없었다.<br/>부모의 삶은 그녀가 미처 다 헤아릴 수 없는 여백으로 가득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삶이 편하거나 풍족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삶은 예측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개척하고, 투쟁하고, 쟁취하는 대상도 아니었다. 그들은 삶이 내주는 과제들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기꺼이 감당하는 방식으로 삶에 순종했다. 평생 그악스럽고 억센 것과 거리가 멀었던 그들의 모습은 그런 태도 덕분인 것 같았다. - 29<br/><br/>- 오래도록 그녀에게 열정은 한순간 사람을 사로잡는 무엇이었다. 그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고,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열정보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일깨우고 유지하는 의지라는 것. 그것이 향하는 곳은 따로 있었다는 것. 그 시절, 석주의 열정은 사람을 단번에 압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만히 길들이는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일에 집중되고 있었다. - 87<br/><br/>- 그날, 석주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돌아보았다. 그것은 닮은 꼴의 하루가 반복되는 진부한 이야기 같았다. 극적인 사건도, 놀라운 반전도 없는 서사. 개성도 매력도 없는 주인공이 완성해나가고 있는 그 스토리는 어떤 독자에게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았다.<br/>그럼에도 먹먹함이 밀려왔다.<br/>시시하고 평범한 그 이야기는 다름 아닌 자신의 삶이었다. - 263<br/><br/>- 책을 좋아하나요?<br/>목소리에 감출 수 없는 다정함이 묻어났다. 맞다. 그건 오래전 사랑이 시작된 줄도 모르고, 그것이 삶을 얼마나 바꿔놓을지도 모른 채, 그저 속수무책 그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던 석주에게 누군가 건넸던 바로 그 질문이었다. - 272<br/><br/>2025. dec.<br/><br/>#오직그녀의것 #김혜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98/43/cover150/k37203154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298435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둠 뚫기 - 박선우 - [어둠 뚫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2094</link><pubDate>Tue, 12 May 2026 14: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20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037800&TPaperId=172720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948/69/coveroff/k4720378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037800&TPaperId=172720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둠 뚫기</a><br/>박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3월<br/></td></tr></table><br/>사랑, 용서가 본인에게 가능한 일인가 헷갈리는 청춘.<br/><br/>혼란스럽고 확신 없는 것이 정체성인 지점, 그것을 체념 증후군이라고 하면 지극히 당연한 것 같다.<br/><br/>요즘 여성작가의 글들을 여성문학이라고 지칭하지 않듯, 이 작품도 퀴어 문학이라고 딱히 규정할 필요가 있나 싶다. (심사평에 너무 많이 언급되기에 생각함)<br/><br/>그저 이젠 다 괜찮아, 다 흘러갈 거야라고 받아들이는 일이 타인의 일이 아니고,<br/>나는 결코 뛰어넘지 못할 지점이 있을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br/><br/>드러나지 않은 엄마의 전사들이 희미하게 어른거리는 점이 재밌달까 예사롭지 않다 느끼기도 했다.<br/><br/>- 사랑했던 기억은 어디로 가나.<br/>어디에도 없는데 어디에나 있는 듯 하다. - 11<br/><br/>- 애초에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긴 할까. 나는 나조차 제대로 이해해 본 적이 없는데. 그렇지만 엄마는 나를 낳아준 사람이 아닌가. 나는 엄마에게서 태어난 사람이 아닌가. 한때 하나였던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이야 뭐 말할 것도 없지 싶었다. 그런 생각을 두서없이 이어가다보면 대체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 왜 살아야 하나 암담해졌다.<br/>그러게, 왜 살아야 할까. - 13<br/><br/>- 나는 무엇을 바랐던 걸까. 사랑? 용서? 정말로 그런 걸 원했던 것일까. 그게 나한테 가능한 일이긴 한 걸까. - 70<br/><br/>- 그럼에도 우리가 엄마를 용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이제는 우리 안의 상처들이 오롯이 엄마의 잘못으로 생긴 게 아님을 알만큼 충분히 나이를 먹었지만, 그래서 엄마를 안쓰럽게 여기는 순간들도 더러 있지만, 그럼에도 엄마를 용서할 수는 없는 것. 어떤 원망은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그것을 분석하거나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는 있어도 결코 해소할 수는 없는 것 같다. - 74<br/><br/>- 언젠가 형은 징그러운 것을 바라보는 듯한 얼굴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너는 대체 엄마를 어떻게 견디는 거야? 그 나이 먹고 왜 아직도 같이 살아? - 85<br/><br/>- 이게 다 엄마 때문이라고!<br/>당연히 홧김에 뱉은 말이었다. 홧김에 속내를 털어놓는 건...... 집안 내력인 것일까. 하지만 누군가의 불행이 온전히 다른 누구의 탓일 수 있을까. 누가 누구를 그토록 전면적으로 망쳐놓을 수 있을까. 아니, 우리가 진심으로 서로를 망치려고 든 적이 있었을까. 정말로 그런 순간이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br/>그럴 리가.<br/>무엇보다 자신의 불행이 누구의 탓도 아님을, 그저 제 소관임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br/>그럴 리가.<br/>대체 우리는 왜 이 모양일까. - 86<br/><br/>- 나는 지나치리만큼 꾸준하게, 가끔은 누구보다 야멸찬 방식으로 스스로를 미워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내 의지나 노력과 무관한 일이었으니까.<br/>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항상 내 잘못이었다.<br/>내 죄는 아니었지만 언제나 내 죄였다.<br/>나는 한 번도 내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으나 늘 내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br/>그렇기에 어쩌면, 아니 거의 확신하건대 나는 마지막 숨을 거두는 그날까지도 나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 94<br/><br/>- 아마도 나는 세상에 뭔가를 남기고 싶어서 쓰는 것 같은데, 내가 남길 수 있는 게 글뿐이라 쓰는 듯한데, 그것이 나 같은 누군가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것 같은데, 그가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영위했으면 싶은데...... 그래서인지 내가 쓰는 모든 글이 유서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지금 여기에 쓰는 문장들이 내가 남기는 마지막 편지 같은 것이라고. - 103<br/><br/>- 인간은 왜 그럴까,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지닌 모순에 대해서도 되짚어보게 된다. 나 역시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까. 살다 보면 누구나 그런 일을 겪는다는 걸 알게 되니까.  - 116<br/><br/>- 엄마는 사십 년 가까이 조각난 천들을 한데 이어붙이며 살아왔다. 하나가 아니었던 것들을 기워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손가락이 바늘에 꿰뚫리곤 했으니 엄마가 지어낸 옷들에 엄마의 피가, 살점이, 영혼이 흩뿌려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들이 엄마의 일부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인지 나는 엄마의 재봉질이 내가 하는 글쓰기와 얼마나 비슷하고 다른지를 그 자리에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 186<br/><br/>- 슬픔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야 한다.<br/>누구나 그렇다. - 209<br/><br/>2026. feb.<br/><br/><br/>#어둠뚫기 #박선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948/69/cover150/k4720378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948698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8050 - 하야시 마리코 - [8050]</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0659</link><pubDate>Mon, 11 May 2026 18: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706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559&TPaperId=172706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28/91/coveroff/k15213755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559&TPaperId=172706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8050</a><br/>하야시 마리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04월<br/></td></tr></table><br/>학교 폭력에서 시작된 붕괴된 가족.<br/>중학생 아들의 설명 없는 등교거부로 시작된 히키코모리 문제.<br/><br/>일본 사회에서도 사회 적응에 실패한 청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데,<br/>대체로 아들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시사하는 면이 있다고 본다.<br/><br/>이 이야기에서도 누나인 유이가 동생을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하자 이기적이라느니, 정신적 문제 운운하는 것이... 좀 많이 거슬리는 부분.<br/>어째서 여전히 아들을 훈육하거나 하는데 감정적으로 더 어려워하는지 의아하기도 하다. 아들과 대화의 물꼬를 트는 방법이 같이 복수하자 인 점도... 에휴..<br/>아들과 아버지 캐릭터만 성장하는 듯한 전개로 작가의 일방적인 편애도 느껴졌다.<br/><br/>마사키와 세스코가 방에 틀어박힌 아들을 그냥 방관했다기엔 초반에 노력이 없지 않고,<br/>비협조적인 학교가 가장 문제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양육과 훈육이 부와 모의 어느 한쪽에 부여되는 의무가 아니라는 점도 새삼 느끼게 되고...<br/>어쨌든 문제의 아들 쇼타는 아버지의 각성으로 법적 도움을 받게 되고<br/>상처는 남지만 그래도 세상으로 나오는데 성공한다는 희망적인 편인 결말.<br/><br/>- 7년 전에도 '히키코모리'는 이미 사회문제였지 않은가. 그런데도 내심, 우리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 19<br/><br/>- 저게 바로 8050이라는 거군요. 히키코모리 아들이 늙은 부모의 연금을 파먹으며 들러붙는 거. - 31<br/><br/>- "소송을 결심한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br/>다른 기자가 질문했다.<br/>"아들의 잃어버린 삶을 되찾아주고 싶었습니다."<br/>일제히 타이핑 소리가 들린다.<br/>"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였습니다. 8년 전 아들이 등교를 거부할 때, 저는 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상담소에는 데려갔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못했던 겁니다. 아들은 학교에서 공격당하고 있었습니다. 범인을 찾아내서 이지메가 범죄임을 깨닫게 하고 멈추는 것. 간단한 일이지만, 그 노력을 게을리했습니다." - 431<br/><br/>- 뛰어내리는 순간 꼼짝없이 죽는구나 싶었거든. 그러면서 깨달았어. 나는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구나. 이대로 50살 아저씨가 되는 건 싫어. - 438<br/><br/>2026. may.<br/><br/>#8050 #하야시마리코 #이판사판시리즈 #북스피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28/91/cover150/k15213755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28916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브루클린 - 콜럼 토빈 - [브루클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24552</link><pubDate>Sat, 18 Apr 2026 17: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2245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7963&TPaperId=172245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8/29/coveroff/k45213796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7963&TPaperId=172245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브루클린</a><br/>콜럼 토빈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4월<br/></td></tr></table><br/>아일랜드 작은 도시 에니스코시는 불황으로 발전도 희망도 일자리도 지지부진한 곳이다. 엄마와 아일리시를 부양하는 언니 로즈는 동생의 미래를 위한 곳으로 미국을 권유한다. 브루클린의 플러드 신부를 통해 일자리와 거처를 소개받고 자의라기보단 가족들의 미래 설계로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고자 하는 어린 여성 아일리시의 성장기.<br/><br/>고향을 떠나온 젊은이의 타향 적응, 불현듯 닥치는 향수, 필연처럼 다가오는 사랑...<br/>개인에게는 이 모든 게 엄청나게 큰 사건이지만, 책을 읽는 독자에겐 잔잔하게 흘러가는 인생 이야기다.<br/><br/>차분히 그 인생을 바라보며 아일리시의 미래가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br/><br/>하숙집과, 아일랜드 공동체, 직장, 회계원이 되기 위한 수업들.<br/>그 안의 인물들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서히 성장하는 아일리시.<br/>이탈리안 배관공 토니와의 관계도 대단한 확신이 있는 것인지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br/>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불안이 호들갑스럽지 않게 그려진다.<br/><br/>남성 작가가 그리는 여성 서사지만 아일리시의 내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주는데, 다만 젊은 남성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크게 이질감 없이 대체될 수도 있겠다 싶은 느낌은 조금.<br/><br/>낯선 타지로 생의 터전을 옮기는 이들의 감정이 오롯이 느껴지지만,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사회와 현대의 삶의 속도가 현저히 다르기 때문에 그저 막연한 과거의 회상 같기도.<br/><br/><br/>- 아일리시는 이런 생각들이 되도록 빨리 스쳐 가도록 내버려두었지만, 머릿속이 현실적인 두려움 혹은 불안으로 치달을 때는 생각을 멈췄다. 더 나쁘게는 이 세계를 영원히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이제 다시는 이 평범한 장소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지 못할 거라는, 남은 평생은 익숙하지 않은 것들과의 싸움이 될 거라는 두려움까지 들었다. - 57<br/><br/>- 어머니나 친구들에게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는 까닭에 미국에서 보낸 나날들이 고향에서 보내는 이 시간과는 도저히 연결될 수 없는 일종의 환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마치 그녀가 둘인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브루클린에서 두 번의 추운 겨울과 힘들었던 숱한 나날에 맞서 싸우고, 사랑에 빠졌던 한 사람과, 어머니의 딸로서 모두가 아는, 아니 모두가 안다고 생각하는 또 한 사람. - 372<br/><br/>- 문득 잭이 자신의 감정을 아무한테도, 심지어 형들한테도 말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면서 아일리시는 잭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세 오빠 모두 같은 일을 겪었고, 누구 하나가 향수병에 걸리면 눈치껏 알아채고는 서로 도왔을지도 모른다. 반면 자기한테 그런 일이 생기면, 그녀는 철저히 혼자일 것이다. 그래서 아일리시는 자신이 브루클린에 도착해서 마주할 그 어떤 일과 감정에도 모두 맞설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랐다. - 70<br/><br/>- 자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중요한 건 그렇게 보이는 거야. - 218<br/><br/><br/>2026. apr.<br/><br/>#브루클린 #콜럼토빈 #오숙은옮김 #다산북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8/29/cover150/k45213796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68295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프로젝트 헤일메리 - 앤디 위어 -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특별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9983</link><pubDate>Thu, 19 Mar 2026 16: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998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7004&TPaperId=171599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62/coveroff/8925588730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7004&TPaperId=1715998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특별판)</a><br/>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2월<br/></td></tr></table><br/>하드 sf (과학적 개연성이나 설명이 자세한 장르).<br/><br/>페트로바선의 입자들이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여 지구의 인류 및 생명체의 대멸망을 가져올 재앙으로 예측되고, 이 입자들이 태양을 잡아먹는 생명체 아스트로파지라고 규정하고 누군가를 해결책 마련을 위한 편도 여행 자살임무자로 선정해 우주로 내보낸다는 이야기.<br/><br/>타우세티를 향해가다가 또 다른 외계 종족 로키를 만나는 것.... (귀여워... 로키&gt;_&lt;)<br/><br/>마션도 그렇지만 앤디 위어의 낙관적이고 희망 가득한 메시지를 <br/>전작보다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br/><br/>우주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아스트로파지를 해결하기 위해 막막하고 망망한 우주로 향했는데, 같은 위기에 처한 호전적인 폭력성 없는 비슷한 수준의 과학지성체를 만나 소통이 가능해 협력한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동화인지. 이 우주 속 두 생명이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는 게 말이다.<br/><br/>과학적 설명 부분이 지나친 하드 sf라고 하더라고 너무 많은 설명이 좀 지쳐갈 무렵(약 200p) 로키의 등장으로 독서의 활력이 고조되고, 틈틈이 회상되는 지구에서의 우주발사 준비과정이 조금은 코믹하고 절실하기도 하여, 엔터테인의 요소들이 충족된다. 그러니 영화로도 만들어지겠지. <br/>로키의 귀여움을 확인하고 싶지만, 영화로까지 굳이 보게 될까 싶긴 하지만.<br/><br/>결말 부분도 취향 차이는 있겠지만,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엔딩이었음.<br/><br/>영화 개봉이 얼마 남지 않아, 유튜브에도 관련 영상이 많고, 이동진의 유튜브엔 엔디 위어와의 화상 인터뷰도 있다. 자신이 창조한 이야기 속 생명체와 공간이 실현되는 과정을 얼마나 경이롭게 지켜보며 참여했는지 설명하는 인터뷰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레이스의 성격과 성품의 모든 것이 작가로부터 비롯되었다는 확신이 드는 작가의 캐릭터를 목격할 수 있다. 인류라는 존재에 대한 믿음과 어떤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낙관과 한번 후련하게 울고 후회를 남기지 않고 나아가는 인간의 면모랄까.<br/>그런 앤디 위어가 자신의 조국인 미국의 현 상황은 어떤 심정으로 보고 있을지도.... 조금은 궁금하다.<br/>아 그리고 무엇보다 13살 고양이 조조도 출연함.<br/><br/>https://youtu.be/XsIC_QA4ce4?si=d67S08n1Px-II-CO<br/><br/><br/>- 헤일메리 :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주 낮은 성공률을 바라보고 적진 깊숙이 내지르는 롱 패스를 뜻하는 미식축구 용어, 버저가 울리는 순간에 득점할 것을 노리고 먼 거리에서 던지는 슛을 뜻하는 농구 용어이기도 함.<br/><br/>- 나는 자살 임무를 수행하러 왔다. 존, 폴, 조지, 링고는 집에 돌아가지만, 길고도 험난한 나의 여정은 여기에서 끝난다. 이번 임무에 자원했을 때 나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그러나 기억상실증에 걸린 내 두뇌에게는 이 정보가 새롭기만 하다. 나는 여기에서 죽는다. 혼자서 죽게 된다. - 111<br/><br/>- 그리고 내가 왜 여기에 와 있는지도 알고 있다! '있잖아, 세계가 망해간대. 좀 막아 봐.'처럼 애매한 형태로 아는 게 아니라 아주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 아스트로파지가 왜 타우세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알아내라는 것. - 151<br/><br/>- 뜻은 확실하다. '네 우주선으로 돌아가.'<br/>나는 엄지를 들어 보인다. 외계인은 작은 나와 헤일메리호 모형이 둥실둥실 떠가도록 손을 떼더니 엄지를 치켜드는 것과 비슷한 모양으로 손을 일그러뜨린다. 손가락 두 개가 둥글게 말려 있고 세 번째 손가락이 위를 가리킨다. 그래도 뭐, 위로 쳐든 게 중지는 아니니까. - 252<br/><br/>- 난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해야만 한다. 과학적 의사소통 방법을, 물리학의 동사와 명사 들을 전달할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우리에게 공유할 수 있는 어떤 개념이 있다면 그건 물리학의 개념이었다. 물리학적 법칙은 어디에서나 같으니까. 그리고 과학에 대해 이야기 다운 이야기를 나눌 만큼 많은 어휘가 생긴다면, 우리는 아스트로파지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270<br/><br/>- "와아..." 나는 그를 바라본다. "인간들은 수천 년 동안이나 별을 쳐다보면서 저 바깥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해했어. 너희들은 한 번도 별을 본 적이 없지만, 그런데도 우주여행을 해냈구나. 너희 에리디언들은 정말 놀라운 민족이 틀림없어. 과학 천재들이야." - 280<br/><br/>- 우리는 그렇게 잠시 가만히 있는다. "네가 자는 걸 지켜볼게."<br/>"좋음. 나 잠." 그가 말한다.<br/>그의 팔이 축 늘어진다. 어느 모로 보나 죽은 벌레 같다. 로키는 자기 쪽 터널에서 아무렇게나 둥둥 떠다닌다. 더는 지지대에 매달려 있지 않다.<br/>"뭐, 이젠 혼자가 아니야, 친구." 내가 말한다. "우리 둘 다." - 310<br/><br/>- 문제가 생긴 에리디언의 모든 세포가 죽었다고? 끔찍하게 들리는데. 방사선 장애처럼 들리기도 하고. 그걸 어떻게 설명하지? 꼭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우주를 여행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방사선은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이에는 아직 방사선을 의미하는 단어가 없다. 이 문제부터 풀어보자.<br/>"단어가 필요해. 빠르게 움직이는 수소 원자. 아주, 아주 빨라."<br/>"뜨거운 기체."<br/>"아니, 그것보다도 빨라. 아주 아주 아주 빨라."<br/>그는 등딱지를 움찔거린다. 혼란스러워한다.<br/>나는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우주에는 아주 아주 아주 빠른 수소 원자들이 있어. 이 원자들은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여. 오래 오래 오래전에 별들 때문에 만들어졌어."<br/>"아님. 우주에 물질 없음. 우주는 비어 있음."<br/>세상에. "아니, 그렇지 않아. 우주에는 수소 원자들이 있어. 아주, 아주 빠른 수소 원자들이 있어."<br/>"이해함."<br/>"몰랐어?"<br/>"응."<br/>나는 놀라서 멍하니 바라본다.<br/>어떻게 한 문명이 방사선을 발견하지 않고 우주여행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 - 325<br/><br/>- "인류는 100년 동안 실수로 지구 온난화를 일으켜 왔어요. 작정하고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면 뭘 할 수 있을지 봐야죠."<br/>르클레르 박사가 움찔했다. "뭐라고요? 장난합니까?"<br/>"온실가스를 배출해 멋진 담요를 씌운다면 시간을 좀 벌 수 있겠죠? 그 덕분에 지구가 파카를 입은 것처럼 단열 효과를 누릴 테고, 우리가 얻는 에너지도 더 오래 지속될 테니까요. 내 말이 틀렸습니까?"<br/>"무슨..." 르클레르 박사가 말을 더듬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규모가... 게다가 온실가스 배출을 일부러 일으킨다는 건 도덕적으로도..."<br/>"난 도덕에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스트라트가 말했다.<br/>"진짜로 관심 없어요." 내가 말했다.<br/>"나는 인류를 구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온실효과를 일으키세요. 박사님은 기상학자입니다. 우리가 27년을 버틸 수 있게 해줄 뭔가를 생각해 내세요. 난 인류의 절반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 340<br/><br/>- "아스트로파지가 방사선을 막아." 내가 말한다. "너는 대부분 아스트로파지에 둘러싸여 있었어. 너희 승조원들은 아니었고. 그래서 방사선이 네 동료들한테 닿은 거야."<br/>로키는 대답하지 않는다. 이 말을 이해하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 "이해함." 그가 낮은 음으로 말한다. "감사. 이제 내가 왜 안 죽었는지 이해함."<br/>나는 로키의 종족이 얼마나 간절했을지 상상해 본다. 그들은 바깥세상에 뭐가 있는지 전혀 모르면서도 지구의 우주 프로젝트를 훨씬 넘어서는 프로젝트로 종곡을 구할 성간 우주선을 만들었다.<br/>내 상황과도 다르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저 내게는 좀 더 나은 기술이 있을 뿐이다. - 345<br/><br/>- 에리디언의 과학과 인간의 과학이 왜 이렇게 비슷할까? 수십억 년이 흘렀는데도 진도가 거의 비슷하네. - 346<br/><br/>- 로키가 생각에 잠긴다.<br/>"네 우주선에 내 우주선보다 많은 과학, 더 나은 과학. 내 물건 네 우주선으로 가져옴. 터널 분리. 네 우주선 돌려서 과학. 너와 나 아스트로파지 죽일 방법을 함께 과학. 지구 구함. 에리드 구함. 좋은 계획, 질문?"<br/>"어... 그래! 좋은 계획이야! 하지만 네 우주선은?" 나는 그의 제노나이트 구체를 톡톡 두드린다. "인간의 과학으로는 제노나이트를 만들 수 없어. 제노나이트는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그 어떤 물질보다도 강해."<br/>"나 제노나이트 만들 재료 가지고 옴. 모양 다 만들 수 있음."<br/>"알겠어." 내가 말한다. "지금 물건 가져올래?"<br/>"좋음!"<br/>나는 '혼자 살아남은 우주 탐험가'에서 '괴상한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남성'이 됐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흥미롭다. - 368<br/><br/>- 그의 등딱지가 털썩 주저앉는다. 팔꿈치가 호흡구 높이에 있다. 슬플 때면 로키는 가끔 등딱지가 처지는데, 이렇게까지 깊이 처지는 모습은 지금이 처음이다.<br/>그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낮아진다. "실패, 실패, 실패. 나는 고치는 에리디언. 과학 에리디언 아님. 똑똑한 똑똑한 똑똑한 과학 에리디언들 죽음."<br/>"야...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마..." 내가 말한다.<br/>"이해 못 함."<br/>"음..." 나는 그가 쌓아놓은 더플백 더미 위로 몸을 끌어올린다. "넌 살아 있잖아. 여기에 있고. 아직 포기하지도 않았어."<br/>하지만 로키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다. "나 아주 여러 번 시도. 아주 여러 번 실패. 과학 못 함."<br/>"내가 잘해." 내가 말한다. "나는 과학 인간이야. 너는 물건을 만들고 고치는 일을 잘하잖아. 함께라면, 우린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어." - 375<br/><br/>- 이번에도 나는 우울함에 사로잡힌다. 남은 평생을 에리디언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보내고 싶은데! 먼저 인류를 구해야 한다. 인류 바보. 멍청이. 내 취미 생활도 방해하고. - 397<br/><br/>- 그는 자기 화면에 나타난 원을 가리킨다. "이것이 에이드리언, 질문?"<br/>나는 로키가 가리키는 에이드리언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다음 내 화면과 비교한다. "응. 그리고 그 부분은 '초록색'이야."<br/>"나한테는 그 단어 없음."<br/>당연히 에리디언의 언어에는 색깔을 나타내는 단어가 없다. 있을 이유가 없잖은가? 나는 한 번도 색깔을 신비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색깔에 대해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누군가에게 색깔이란 틀림없이 꽤 이상한 존재일 것이다. 자기장 스펙트럼 내의 주파수 범위에 이름을 붙여두다니. 하긴, 내 학생들은 모두 눈을 가지고 있는데도 내가 '엑스레이'니 '극초단파'니 '와이파이'니 '보라색'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빛의 파장이라는 얘기를 해주면 놀란다. - 414<br/><br/>- "너 오래 나가 있음." 로키의 목소리가 헤드셋을 통해 들려온다. "너 안전, 질문?"<br/>나는 EVA 우주복 화면이 늘 통제실의 스피커보다 큰 소리로 무전 내용을 재생하도록 설정해 두었다. 이에 더해, 로키의 통제실 구체에도 헤드셋 마이크를 테이프로 붙여놓고 음성을 통해 활성화되도록 설정했다. 로키가 무슨 말을 하기만 하면 그 말이 송신됐다.<br/>"에이드리언을 보고 있어. 예쁘다."<br/>"나중에 봐. 지금은 표본 가져와."<br/>"너 되게 이래라저래라 한다."<br/>"맞음." - 416<br/><br/>- 지능을 갖춘 종족으로 이루어진 행성 전체가 틀린 과학적 가정에 기반해 우주선을 만들어냈는데, 웬 기적인지 대원 중 유일한 생존자가 시행착오 문제 풀기에 무척 뛰어나서 실제로 그 우주선을 목적지까지 끌고 오다니.<br/>그리고 그 엄청난 실수 덕분에 나를 구원할 수 있게 되다니. 에리디언들은 훨씬 많은 연료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로키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연료가 남았다.<br/>"알았어, 로키." 내가 말한다. "진정하고, 설명해야 할 과학이 엄청나게 많아." - 437<br/><br/>- "다른 유사성. 너랑 나는 둘 다 우리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죽으려 함. 왜, 질문? 진화는 죽음을 싫어함."<br/>"종족 전체로 봐서 좋은 일이잖아." 내가 말한다. "자기희생 본능은 종 전체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여줘."<br/>"모든 에리디언이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죽지는 않음."<br/>나는 키득거린다. "인간들도 그래."<br/>"너랑 나는 좋은 사람." 로키가 말한다.<br/>"그러게." 나는 미소 짓는다. "그런 것 같아." - 506<br/><br/>- 한참 만에 뭔가 긁히는 소리가 난다. 로키가 바닥에서 등딱지를 들어 올리는 소리다. "우리 더 노력함." 그가 말한다. "우리 포기 안함. 우리 열심히 노력함. 우리 용감함."<br/>"그래, 맞아."<br/>나는 이 임무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날아가 버렸기에 마지막 순간에 투입된 대체 인력이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와 있다.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지 몰라도, 난 여기에 와 있다. 당시에 나는 이걸 자살 임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원한 게 틀림없었다. 지구에 별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건 대단한 일이다. - 563<br/><br/>- 나는 로키가 기다리고 있는 실험실로 떠가며 웃는다. "지구에는 '거미'라는 무섭고 끔찍한 동물이 있는데, 네가 그 녀석들하고 비슷하게 생겼어. 그냥 알려주려고."<br/>"좋음, 자랑스러움. 나는 무서운 우주 괴물. 너는 물이 새는 우주 슬라임." - 607<br/><br/>- 하지만 많은 걸 배웠습니다. 실제로 그 전공이 마음에 들었어요. 요즘 사람들은... 요즘 사람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좋은 시절을 살고 있는지 몰라요. 과거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참혹한 비극이었죠. 시간을 거슬러 갈수록 상황은 심각해요. - 619<br/><br/>- 내게 남겨진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다. 하나. 영웅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서 모든 인류를 구한다. 둘. 에리드로 가서 외계인 종족을 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굶어 죽는다.<br/>나는 머리를 잡아 뜯는다.<br/>두 손에 얼굴을 묻고 흐느낀다. 후련하면서도 진이 빠진다.<br/>눈을 감았을 때 보이는 것이라곤 로키의 바보 같은 등딱지와 언제나 뭔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그의 작은 팔들 뿐이다. - 655<br/><br/>- 지구는 상황이 얼마나 나빠졌을까? 살아남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쳤을까? 아니면 전쟁과 기근으로 수백만 명이 죽었을까?<br/>인간들은 비틀스를 수거해 내가 보낸 정보를 해독하고, 해결책을 실행할 수 있었다. 아마 탐사선을 금성에 보냈을 것이다. 그러니 아직 지구에 첨단 기간 시설이 있는 건 확실하다.<br/>분명 다들 힘을 합쳤을 것이다. 어쩌면 그냥 내 안의 유치한 낙관주의자가 하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생각해 보면 인류에게는 꽤 감동적인 면이 있다. 어쨌거나 헤일메리호를 만들기 위해서도 모두가 힘을 합쳤다. 그건 만만히 볼 만한 업적이 아니었다. - 684<br/><br/>2026. mar.<br/><br/>#프로젝트헤일메리 #앤디위어 #projecthailmary #andywei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62/cover150/8925588730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52624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뒤렌 마트 희곡선 - 뒤렌 마트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5533</link><pubDate>Tue, 17 Mar 2026 12: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55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656&TPaperId=171555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20/75/coveroff/893746265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656&TPaperId=171555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a><br/>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 민음사 / 2011년 02월<br/></td></tr></table><br/>클레어 자하나시안... 캐릭터 있음.<br/><br/>영락한 도시 귈렌에 과거의 복수를 위해 찾아오는 여인. 시에 어마어마한 기부를 약속하며 과거의 연인이었던 자를 사냥하라는 조건을 내 거는데...<br/>흥미진진 그 이상이다.<br/>마녀라고 수군거리지만 그의 행동을 비난할 수 없게 만드는 아우라가 있는 캐릭터다.<br/><br/>개인의 사적 복수가 주는 통쾌함도 있고, 그 복수가 힘없던 여성이라는 점도 흥미요소다.<br/>그러나 한 번 더 나아가 공동체를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것으로 생각은 확장되고, 그 공동체의 악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효율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은 이미 너무 흔한 일이지 않은지. 효율을 위해 사람들이 무엇을 의도적으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지 블랙코미디의 장면처럼 펼쳐지는 장면은 그저 코미디로 머무는 게 아니라 일종의 호러로 다가오기도 한다.<br/><br/>물리학자들은 조금 지루한 면이 있고, 노부인의 방문이 아주 좋았다.<br/><br/>- 망했어.<br/>바그너 공장은 파산했어.<br/>보크만 사는 도산했고.<br/>행복 성공 제련 공장은 문을 닫았지.<br/>실업 연금에 매달려 사는 인생.<br/>무료 급식으로 연명하는 신세.<br/>인생이라고?<br/>힘겹게 버티다가.<br/>뒈지는 거지.<br/>온 도시가. - 12 노부인의 방문<br/><br/>- 시장 조건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br/>클레어 자하나시안 조건을 말하지요. 여러분에게 10억을 주고 정의를 사겠습니다.<br/>(쥐 죽은 듯한 고요.)<br/>시장 그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는지요, 여사님?<br/>클레어 자하나시안 말한 그대로.<br/>시장 하지만 정의를 살 수는 없습니다.<br/>클레어 자하나시안 살 수 없는 건 없어요. - 48 노부인의 방문<br/><br/>- 난 당신을 사랑했어요. 당신은 날 배신했고요. 하지만 삶에 대한 꿈, 사랑과 신뢰의 꿈, 예전에는 현실이었던 이런 꿈들을 난 잊지 않았어요. 그 꿈을 다시 일깨워 세우겠어요. 내 돈 10억으로요. 당신을 없애서 과거를 바꾸겠어요. - 133 노부인의 방문<br/><br/>- 나는 꼭두각시가 아니라 인간을 묘사하며, 알레고리가 아니라 행동을 기술한다. 나는 세상을 제시할 뿐, 사람들이 지금까지 나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도덕을 제시하는 게 아니다. 나는 결코 나의 작품을 세상과 대립시키려 하지 않는다. 관객 역시 연극의 일부가 되는 한, 이 모든 것은 저절로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 초판 작가의 말 중<br/><br/><br/>2025. dec.<br/><br/>#뒤렌마트희곡선 #뒤렌마트]]></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20/75/cover150/893746265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207520</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스타터 빌런 - 존 스칼지 - [스타터 빌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3767</link><pubDate>Mon, 16 Mar 2026 14: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537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934840&TPaperId=171537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36/1/coveroff/k67293484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934840&TPaperId=171537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타터 빌런</a><br/>존 스칼지 지음, 정세윤 옮김 / 구픽 / 2024년 12월<br/></td></tr></table><br/>자본가와 빌런과 고양이와 돌고래와 등등등의 흥미로운 인물들.<br/><br/>재정적 위기에 처한 주인공이 먼 친척의 유산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나름 스파이물.<br/><br/>설정은 흥미로운데 범세계적 빌런 집단들의 이야기가 좀 지루한 면이 있다.<br/>그 지리멸렬한 자신들의 세계만을 위한 협잡과 욕망의 설명이 너무 지지부진하여 무매력이랄까.<br/><br/>마지막에 다 죽어버려(거의...)서 속은 시원했지만.<br/><br/>고양이와 돌고래가 현명해서 마음이 좋았던 측면도 있다.<br/><br/>주인공의 허접스러움에도 이야기가 순항한 것은 일종의 sf, 판타지라고 여기고 넘어간다.<br/><br/>- 지금 내가 기르고 있는 고양이들인 슈가, 스파이스, 스머지에게도 바친다.<br/>너희들은 전부 골칫덩어리야. 하지만 나는 너희의 바보 같은 털 뭉치 얼굴을 사랑해. - 7<br/><br/>- 악당은 나쁜 사람도 사악한 사람도 아니었다. 악당은 전문적인 방해자였다. 시스템과 과정을 조사해 각각의 약점, 빠져나갈 구멍, 의도치 않은 결과를 찾아낸 다음, 그들 자신이나 고객의 이익을 위해 그것들을 이용한다. 이러한 활동은 그 자체로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선함'이나 '악함'은 관찰자의 시각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양은 설명했다. - 116<br/><br/>- 난 고양이야. 위험쯤은 처리할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이 닥쳐서 돈을 다 잃더라도 누군가는 여전히 내게 먹이를 주겠고 낮잠 잘 곳도 있겠지.<br/>"그거... 놀라울 정도로 냉정한 사고방식이네."<br/>가끔은 인간이 아닌 게 더 나아, 찰리. - 250<br/><br/>2026. jan.<br/><br/>#스타터빌런 #존스칼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36/1/cover150/k67293484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360155</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토지 21 - 박경리 - [토지 21 - 5부 5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31351</link><pubDate>Thu, 05 Mar 2026 10: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3135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007511&TPaperId=1713135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63/coveroff/89300075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007511&TPaperId=1713135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토지 21 - 5부 5권</a><br/>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01월<br/></td></tr></table><br/>드디어 완독.<br/><br/>기억을 더듬어보니 거의 30년 전에 처음 완독을 목표로 도전했었다.<br/><br/>초반의 이야기는 드라마의 기억도 희미하게 남아있어 쉽게 읽었는데,<br/>두어 번 시도하다 손놓게 된 이유는<br/>이 장대한 이야기가 인물의 서사에만 기댄 글이 아니고,<br/>당시의 사회상과 역사관, 세계의 권력 재편성에 관한 총체적인 인문학적인 글이어서<br/>지루한 부분이 솔직히 없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br/>이번에 읽으면서도 중언부언 늘어지는 지식층 계급층 캐릭터들의 변명과도 같은 대화들은 좀 지루했지만,<br/>아무래도 과거의 나보다는 알게 된 상식들이 늘어서인지<br/>참을성도 동시에 향상되어 (다른 책들에 비해 더디긴 했으나) 완독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br/><br/>결국 해방을 맞이한 평사리 사람들....<br/>그들이 모든 회한을 풀어냈다고는 절대 느껴지지 않고, 실제의 역사에서 우리 국민들도 그러했겠지만, 그 이후로도 지난하게 반복되는 홧병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br/>홀가분하게 마지막 장을 덮게 되지는 않는다.<br/><br/>언제쯤이면 진정한 대동세상을 볼 수 있을지 현재도 뭐... 그렇지만...<br/><br/>이런 복잡다단한 감정을 제쳐두고 토지를 한번 완전히 읽어냈다는 점이 스스로 대견하므로 셀프 토닥토닥하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재독도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 :)<br/><br/>- 최서희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은 상현은 일본으로 유학하고 오라는 부친의 당부도 있었고 해서 귀국했다. 그것은 지극히 형식적인 것이었지만 동경서 몇 해 공부는 했고 심장이 폭발할 것만 같았던 삼일 민족 봉기를 겪었으며 신문사 기자 생활,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립 쟁취를 위하여 일어섰던 조선민족의 절규가 허사로 끝나고 만 삼일운동은 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허무감을 안겨주었다. 국제사회의 냉엄하고도 그 비정함에 얼마나 절치부심하였는가. - 12<br/><br/>- "카이로선언, 그거 확실하게 조선 독립을 보장한 건가?"<br/>"당사국들이 자기 자신들 몫을 챙기는 만큼이야 하겠습니까." - 19<br/><br/>- 언덕으로 올라섰을 때 모화의 마음은 다소 진정이 되었다. 언덕에서 눈 아래 내려다보이는 마을은 사방 언덕과 산에 둘러싸여 아늑해 보였다. 별천지 같았다. 항상 부둣가가 아니면 저잣거리를 오가는 모화에게, 몽치 때문에 정신이 산란한 모화에게는 마치 남의 세상과도 같은 마을 풍경에 눈시울이 왈칵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짓이겨진 자신의 팔자하고는 아무 인연도 없는 것 같은 남의 세상. - 153<br/><br/>- 인생이란 겨울 햇볕과도 같이, 쏟아지는 폭설과도 같이, 쩡! 하고 굉음을 지르며 스스로 몸을 가르는 빙하와도 같이, 그리고 동천에 얼어붙은 달과도 같이, 물론 봄의 환희와 여름의 정열도 있지만, 어디 사람의 삶만이 그러했겠는가. 삼라만상, 억조창생 생명 있는 것은 그 모두가 시간과 자리, 혹은 공간이라는 엄연한 십자가 밑에서 만나고 이별하며 환희와 비애를 밟고 지나가는 것이다. 욕망의 완성은 없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의 불행인 동시 축복이다. 종말이 없는 염원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 230<br/><br/>- "어미니! 이, 이 일본이 항복을 했다 합니다!"<br/>"뭐라 했느냐?"<br/>"일본이, 일본이 말예요, 항복을, 천황이 방송을 했다 합니다."<br/>서희는 해당화 가지를 휘어잡았다. 그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br/>"정말이냐..."<br/>속삭이듯 물었다.<br/>그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다음 순간 모녀는 부둥켜안았다. - 394<br/><br/>- "내가 행복했다면 문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데뷔 직후 조연현 씨의 문학강연회에 갔다가 우연하게 청중들에게 털어놓은 이 말을 박경리 씨는 지금도 번복하지 않는다. "문학은 불행의 편이고, 문학은 끊임없는 단련에서 나온다. 그러나 그 불행을 일부러 자초할 필요는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문학보다는 삶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작가, 작품의 존엄성도 중요하지만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더 소중한 까닭이다. - 시사저널 기사 중<br/><br/>2025. dec.<br/><br/>#토지 #박경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63/cover150/89300075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6341</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고양이의 참배 - 미야베 미유키 - [고양이의 참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29454</link><pubDate>Wed, 04 Mar 2026 12: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294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032323&TPaperId=171294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53/28/coveroff/k13203232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032323&TPaperId=171294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고양이의 참배</a><br/>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11월<br/></td></tr></table><br/>이제는 너무 친숙한 캐릭터들.<br/>익숙해져서 지루한 것이 아니라 더욱 애정을 갖게 된 이야기다.<br/><br/>미시야마 괴담의 밤의 3편의 고백들.<br/>&lt;백 자루 부엌칼&gt;이 가장 흥미로운 설정이었다.<br/>물론 고양이 이야기도 재밌었다.<br/><br/>미시마야를 이끌어갈 책임감으로 진중한 캐릭터로 그려졌던 큰 형의 의외의 연애담이 크게 공감은 안가지만 불행으로 끝내지는 않았으면 하는 맘도 든다.<br/><br/>그리고 에필로그 도미지로의 이야기에서 "대가로 목숨은 필요 없다. 삶의 보람을 내놓아라."라는 대사로 앞으로 어떤 불길한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되었다.<br/><br/>워낙 빨리 속편을 내놓기는 하는 미미 여사지만<br/>기다리는 게 조금 괴롭기는 하다.<br/><br/>- 이야기하고 버리고, 듣고 버린다. 넓은 에도 전체에 단 하나, 미시마야의 별난 괴담 자리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인 것이다. - 51<br/><br/>- 바깥에서 보기에는 보름달처럼 빠지는 데가 없는 행복을 얻은 듯 보이는 사람도, 마음속 밑바닥에는 어떤 상처를 안고 있을지 알 수 없다. 가볍게 입 밖에 내지 않고, 얼굴에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살아가고,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웃고, 계절의 꽃과 달을 즐기고, 삶을 즐기는 듯 보이는 사람의 마음에도 어떤 상흔이 있을지 알 수 없다.<br/>어쩌면 사람은 누구나 상처투성이인지도 모른다. - 159<br/><br/>- 사람의 삶의 모습은 비슷비슷하지. 비슷한 착한 일과, 비슷한 나쁜 일을 되풀이한다. - 310<br/><br/><br/>2025. dec.<br/><br/><br/>#고양이의참배 #미야베미유키 #미시야마시리즈 #에도시리즈]]></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53/28/cover150/k13203232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5532867</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자꾸만 꿈만 꾸자 - 조온윤 - [자꾸만 꿈만 꾸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23959</link><pubDate>Sun, 01 Mar 2026 10: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239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039996&TPaperId=171239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417/27/coveroff/k8520399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039996&TPaperId=171239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자꾸만 꿈만 꾸자</a><br/>조온윤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5월<br/></td></tr></table><br/>시적인 상상력과 표현들이 콕콕 찌르듯 다가왔다.<br/><br/>일면 초등학교 선생님 같은 느낌을 주는 시.<br/><br/>무언가의 속성에 대해 곰곰이 깊게 곱씹게 되는 시.<br/><br/>- 두드리는 사람은 없었지만<br/>문을 열었어<br/>누군가 문틈에 끼워둔 햇빛이<br/>발밑으로 툭 떨어졌지<br/><br/>쪽지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네<br/>너무 오래 닫혀 있던 시간에 대해<br/>아무것도 밀고하지 않겠다는 듯이<br/><br/>굴러갈 용기가 없어 멈춰 있는 공처럼<br/>웅크려 있던 밤에 대해서는 오로지<br/>나의 기록에 맡기겠다는 듯이 - 아키비스트 중<br/><br/>- 그리고 언젠가 눈높이만큼 자란 내가 창가에 다가가<br/>네 어깨를 지그시 누른다면<br/>나눠줄 수 있겠니?<br/>네가 읽는 책에 어떤 절망이 쓰여 있는지<br/>네가 있는 세상에 어떤 절망이ㅣ 휘날리고 있는지<br/><br/>우리는 끝나지 않는 장면을 펼쳐두자<br/>귀퉁이에 가만히 손가락을 얹고<br/>같은 쪽을 오래도록 바라보자 - 생각하는 문진 중<br/><br/>- 인간의 내면은 아무도 모르게<br/>썩지 않는 글자를 유기하는 강물이거든<br/>누군가의 밑바닥을 보고 난 후에는<br/>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br/>저 위로 돌아갈 수가 없어<br/><br/>그건<br/>깊은<br/>자기<br/>혐오<br/>저기<br/>저 아래<br/>어둡고 축축한 굴속에 빠져<br/>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어 - 깊이에의 연구 중<br/><br/>- 가로수의 그늘을 훔치던 한여름을 지나<br/>도난 방지기를 무사히 통과한 기분으로 살지<br/>가난 장마 해변 연민<br/>아름다운 돌인 줄 알고 몰래 쥐고 있던 것들을<br/>여전히 품 안에 감추어두면서<br/>빛의 색출이 뜨거운 날에는 마음을 숨죽이지 - 여름 비행 중<br/><br/>- 나는 따뜻한 쓰레기<br/>누군가 공중에 매달린 마음으로 쥐고 있던 우산 한 자루<br/>언젠가, 주머니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손들, 손가락들<br/>오랫동안<br/>비에도 바람에도 지고 말았지<br/>도깨비처럼 찾아오는 미움, 미움에게도 - 비와 현실 중<br/><br/>- 우리도 발자국 화석을 만들 수 있을까<br/>그러면 저 자리에 영원히 남을 수 있을 텐데<br/>그러기에 우리 몸은 너무 가볍네<br/>멸종을 모르는 것처럼 무구하네 - 소리 헤엄 중<br/><br/>- 세상의 모든 가족은<br/>신의 탁란에 속아넘어간 바보들<br/>한 지붕 아래 넣어두면 그게 사랑인 줄 알지 - 탁란 가족 중<br/><br/>- 음악이 담긴 책에는 음악의 부호가<br/>고독이 담긴 책에는 고독의 부호가 부여된다<br/>사람들은 분류에 의존하여 서로를 찾는다<br/><br/>그렇다면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책이다<br/>나는 오래 읽을 것이다 - 사랑의 분류 중<br/><br/>2025. nov.<br/><br/>#자꾸만꿈만꾸자 #조온윤 #문학동네시인선]]></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417/27/cover150/k8520399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417276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시인들 - 박참새 - [시인들 - 정재율 김선오 성다영 김리윤 조해주 김연덕 김복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9993</link><pubDate>Sat, 28 Feb 2026 12: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999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930308&TPaperId=1711999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122/97/coveroff/k48293030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930308&TPaperId=1711999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시인들 - 정재율 김선오 성다영 김리윤 조해주 김연덕 김복희</a><br/>박참새 지음 / 세미콜론 / 2024년 03월<br/></td></tr></table><br/>동시대의 또래 시인들 간의 인터뷰는 다정다감한 분위기로 충만하다.<br/>비슷하지만 깊이 있는 성찰을 주고받는 동료라는 게 얼마나 값진 재산일지.<br/>읽으면서도 왠지 부러워지는 지점이다.<br/><br/>박참새 시인의 인터뷰 방식이 너무 학술적이지는 않고 친밀하기 때문에 좀 더 편안하고 유쾌한 대화가 된 것 같다.<br/><br/>대화 중 소리 내어 읽어보는 시 읽기 론?의 옹호 의견이 있어서 나의 시 읽기가 여러 가지로 적절한 방법론을 택하고 있다는 증명인 것 같아 왠지 기분이 편해졌다. (매번 소리 내어 읽는 것은 아니고 시 안으로 집중해 들어가고자 할 때 종종 쓰는 방법이다.)<br/><br/>그리고 조금은 실험적이거나 난해하다고 느끼는 시들도 굳이 해석해 나가려고 하기보다는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성다영 시인의 말도 위안이 되었다. <br/><br/>- 사랑하기와 좋아하기는 양립할 수 없다. 배합 금지, 상극, 틀린 전제... 하지만 '애호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대화의 차원이 달라진다. 거기엔 사랑과 좋음이 모두 있기 때문이다. - 6<br/><br/>- 이 시대에 시를 읽는 다는 일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나는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한구석에서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사람들이 끝끝내 모여 살벌하게 살아 있어야 한다고도 믿는다. 시가 세상을 구하거나 망하게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것은 안다. 그러니 시 앞에서 나는 마음껏 조이고 흔들리고 싶다. 그것이 나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믿는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이 선명한 증거이다. 당신 역시 시를 사랑하지 않는가? 좋아하지 않는가? 하지만 때때로 밉고 서러워서 포기하고 싶기도 하지 않는가? - 7<br/><br/>- 누군가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건 정말 신기하고 새로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누군가의 세계를 끝까지 궁금해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요. - 50<br/><br/>- 사실 해석하려고 하니까 어려운 거거든요. 그냥 감각하면서 읽으면 그저 재밌게 읽을 수도 있어요. 시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조금 양가적인 입장인데, 한국 국어 교육에서 취하는 방식대로 시를 해석하고 의미화하려고 하다보니 시를 음미하거나 감각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가 싶어요. 의미라는 개념에 매몰되어서 의미화되지 않는 시는 어렵다고 간편하게 해석하는 거죠. 이런 익기의 방식은 반대하고요. 감각하는 방식의 독법이 더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이해가 안 되고 의미화가 되지 않더라도 좋은 문장, 좋은 단어, 좋은 장면 하나만 있어도 괜찮다고 느낄 수 있는 방식의 독법이 더 보편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94<br/><br/>- 왜 소리 내서 읽으라고 하는지 조금 알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우선 이 시집 자체가 제게는 어떤 필요한 불편함을 야기하고자 하는 측면이 조금 있는 듯하거든요. 형식과 내용에서도 그것이 느껴지고요. 그런데 거기다가 '목소리'라는 감각이 더해지니까 정말 입체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어떤 거친 피부를 정말로 만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내가 가진 모든 감각을 활용해서 이 시집의 거칠고 아름다운 면을 더욱 자세히 살펴보게 되더라고요. 소리 내지 않고 읽었을 때와는 완전히 또 다른 경험이었어요. - 109<br/><br/>2025. nov.<br/><br/>#시인들 #박참새]]></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122/97/cover150/k48293030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122971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에게서 에게로 - 김근 - [에게서 에게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7617</link><pubDate>Fri, 27 Feb 2026 12: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76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035607&TPaperId=171176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379/6/coveroff/k8320356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035607&TPaperId=171176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에게서 에게로</a><br/>김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br/></td></tr></table><br/>윤슬의 이미지가 여러 차례.<br/><br/>가독성이 있기도 아니기도 하다.<br/><br/>변덕스럽게 나를 어리둥절하게 하는(약간의 positive) 시들.<br/><br/>- 목소리들에 기대어<br/>이만큼 살았다.<br/>목소리들이 나를 보살피고<br/>목소리들이 나를 애먹였다.<br/>그중에는 당신도<br/>한둘쯤은 있을 것이다. - 시인의 말<br/><br/>- 밤이 오고 있었지 어두워오는 하늘을 등지고<br/>나뭇가지들은 검게 흔들리고 휘어지고 이따금<br/>찢어지고 나는 없었어 거기 모든 검고 어두운<br/>가지마다 너를 널어두고 밤이 오고 있었지 - 언제든 어디에고 중<br/><br/>- 너는 한숨을 내뱉는다<br/>네 한숨은 너무 미약하다<br/>네 한숨과 함께 토해져 나온 입김은<br/>너무 옅어서 안개가 되지 못한다<br/>그건 이내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br/>섞인다 너는 사라지지 못할 것이다 - 에게서 에게로 중<br/><br/>- 시간은 늘 어떤 얼룩 같은 걸 남기거든요. 거긴 미로 같을 거야. - 사이사이 중<br/><br/><br/>2025. nov.<br/><br/>#에게서에게로 #김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379/6/cover150/k8320356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379061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고독사 워크숍 - 박지영 - [고독사 워크숍]</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4884</link><pubDate>Thu, 26 Feb 2026 09: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48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3364&TPaperId=171148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584/2/coveroff/89374733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3364&TPaperId=171148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고독사 워크숍</a><br/>박지영 지음 / 민음사 / 2022년 06월<br/></td></tr></table><br/>레퍼런스로 등장하는 여러 권의 책들이 하나같이 잘 읽은 책 들이어서 동질감을 느꼈다.<br/><br/>무의미한 행위로 위안을 삼는 방식의 조직인 고독사 워크숍.<br/>고독사라는 무거움을 워크숍이란 단어와 붙여 제목으로 삼는 것에 동의하지는 않지만<br/>읽다 보면 이들이 추구하고자 하거나 깨달아가는 의미가<br/>고독이라는 점보다는 존엄에 가깝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br/><br/>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스스로 귀하다는 감각이 얼마나 절실한 지....<br/>안쓰러운 존재라고 여기게 되는. 결국 말이다.<br/><br/>- 고독사하는 데도 돈이 든다. 당연하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다 돈이다. 그놈의 돈. - 11<br/><br/>- 내게만 주어지는 행운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평한 불행과 재난에 안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 17<br/><br/>- 고독사란 결국 인간의 존엄이랄지 위엄에 대한 절박한 구애의 형태로 완성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 19<br/><br/>- 한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 소리가 저 멀리서 누군가 한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와 만난다면 그때 내게 돌아오는 소리는 같은 소리일까 아니면 다른 소리일까. - 88<br/><br/>- 누군가에게 마음을 건넨다는 건 허공의 높은 곳에 위태로운 선을 긋고 그만큼 높이, 아주 높이 뛰고 싶다는 마음과 유사했다. 그것은 추락과 부상에 대한 불안감을 이겨 낼 때만 가능한 도약이기도 했다. - 133<br/><br/>-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리스는 그 채널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두 보았고 어떤 건 반복해서 보기도 했다. 왜인지는 몰랐다. 코미디는 반복과 중첩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니까 언젠가는 시시한 농담에 진심으로 웃게 되지 않을까 궁금해서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면 알리스는 조금 한심하고 많이 무서워졌다. 얼마나 고독하면 저런 농담에 웃게 될까? 그러니까 얼마나 고독한 사람이 저런 농담을 하고 또 하는 걸까? 매일매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작은 변화를 조금씩 주면서, 그 작은 변화가 웃음을 만드는 기적을 바라면서, 그러고 보면 기적이란 간단했다. 어디선가 누군가 그의 재미없는 농담에 웃어 주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 139<br/><br/>- 아무도 날 모르는 클린 한 곳이 있어. 그곳에서 나는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현재로만 존재하는 거지. 나는 나지만 그곳에 나는 없어. 그러면 뭘 하고 싶냐고? 그냥 매일 시시하고 선량한 일들을 하나씩 하는 거야. 고독하지 않겠냐고? 그래서 좋은 거야. 누구에게도 죄짓지 않고 얼룩 한 점 남기지 않고 매일 희미하게 증발하는 삶. 말하자면 진짜 고독사인 거지. 생각해 봐. 근사하지 않니? - 153<br/><br/>- 모두가 고독에 대해 말하지만 고독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저마다 달랐다. 오 대리에게 고독이란 단어는 떠버리, 노래방 탬버린, 일요일 아침마다 들리는 3년째 늘지 않는 위층 꼬마의 피아노 연주 소리, 은퇴한 벨리댄서의 흔들리는 옆구리 살, 냉장고 문에 찧은 새끼발가락과 무음으로 지르는 비명, 비 오는 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과 흘린 채 그대로 굳어져 쉽게 떼어지지 않게 유착되어 버린 끈적하고 얼룩얼룩한 것들과 관계있었다. 어쩐지와 어처구니, 부들부들과 구부러지다, 감히 혹은 마땅하다 같은 말도 고독을 상기시켰다. - 231<br/><br/>- 우리는 언젠가 고독사할 겁니다. 다만 저는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도 슬픔이 되지 않고 죄의식을 남기지 않는 고독사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리가 만들어 놓은 슬픔을 지우기 위해 더 오래 애써 살아 내는 것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세상은 이미 너무 슬프고 우리가 하루에 지울 수 있는 슬픔이란 아주 작으니까요. - 283<br/><br/>2025. nov<br/><br/>#고독사워크숍 #박지영 #오늘의젊은작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584/2/cover150/89374733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584026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너에게 너를 돌려주는 이유 - 황성희 - [너에게 너를 돌려주는 이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2747</link><pubDate>Wed, 25 Feb 2026 09: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27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934887&TPaperId=171127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010/42/coveroff/k30293488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934887&TPaperId=171127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너에게 너를 돌려주는 이유</a><br/>황성희 지음 / 아침달 / 2024년 10월<br/></td></tr></table><br/>무난..... 이라고밖에.<br/><br/>- 나의 시를 가능하게 해준 누군가들에게<br/>고맙게 생각하고 때로는 명복을 빈다<br/>이런 사적 동기의 연대라도 괜찮다면<br/>이제라도 진정한 개인이 되고자 한다<br/>시간의 정면으로 나서고자 한다 - 시인의 말 중<br/><br/>- 그때 어떤 나무 밑에 기약 없이 서 있던 것도 같고<br/>보드라운 뺨을 내주며 맞는 게 무섭지 않던 때도 있었다<br/><br/>그때 나는 싱싱해서 버려지는 게 두렵지 않았고<br/>나를 다 써버리고 텅 비게 되는 날이 올 줄 몰랐다 - 쓰레기 소녀 중<br/><br/>- 모든 것을 좋다고 말하는 건 어떤 것도 좋아하는 게 아닌데 그건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렇다면 나는 너무 오래 침묵을 지킨 것이 아닌가. - 소련 사과와 옥희 선생 중<br/><br/>-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모든 이야기를 듣는 게 아니라<br/>말하지 않은 한 가지에 귀 기울이는 게 아니겠냐며<br/><br/>이런 이야기를 나눈 날에는 이만하면 우리도 괜찮다고<br/>소외된 것과 타자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br/>그런 의미에서 그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 중<br/><br/>- 오랫동안 나는 모두가 알아듣는 이야기를 위해<br/>난해함의 독해와 무지함의 이해에 전념해왔다<br/><br/>최초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br/>취후의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에<br/><br/>나의 세계를 전달하려던 게 아니라<br/>당신의 세계를 가지려던 게 아니라<br/><br/>우리의 세계 속에 머물고 싶었다<br/>우리가 머물 세계를 가지고 싶었다<br/><br/>그러나 어제 동료에게<br/>나는 너무 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어제 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br/><br/>- 멀리서 보면 나는 불안의 전체<br/>나로 뭉쳐 있기 위해 쓰는 안간힘 - 점묘 중<br/><br/>2025. oct.<br/><br/>#너에게너를돌려주는이유 #황성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010/42/cover150/k30293488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0104223</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작약과 공터 - 허연 - [작약과 공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0876</link><pubDate>Tue, 24 Feb 2026 13: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108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44627&TPaperId=171108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301/34/coveroff/893204462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44627&TPaperId=171108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작약과 공터</a><br/>허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0월<br/></td></tr></table><br/>나쁘고 슬픈 시가 슬프고 안쓰러운 시로.<br/><br/>허무함이 짙다가도 생의 한 구석을 깊이 찌르는 시들.<br/><br/>시집 전체가 다 좋기 어려운데...<br/>그걸 해내는 시인, 허연.<br/><br/>너무 좋았다. 강력 추천.<br/><br/>지리멸렬하다는 것 이라는 시에 떠난 내 고양이 에코의 이름이 등장해서 무척 기쁜 마음이 들었다가 그리움에 조금 슬퍼졌다.<br/><br/>- 잊지 않고 흐르는 것들에게 고함<br/>그래도 내가 노을 속 나비라는 생각 - 시인의 말<br/><br/>- 살았던 날들을 헤아려보면<br/>어떤 날은 셀 수 있었고<br/>어떤 날은 셀 수 없었다.<br/><br/>나무는 바람에 절을 하다 말고<br/>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듯<br/>제단으로 들어갔다.<br/><br/>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들의<br/>선한 눈망울이<br/>하늘을 올려다볼 때<br/><br/>마당에 널어놓은 홑이불이<br/>천천히 흔들릴 때<br/><br/>사소한 슬픔이 새 한 마리와 함께<br/>날아갔다.<br/><br/>너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 - 숯 중<br/><br/>- "슬프겠구나"라고 말하면<br/>슬퍼지는 것들이 있었다. - 산을 넘는 소년 중<br/><br/>- 모닥불을 보고 찾아온 길고양이가 있었다.<br/>캠핑 오는 사람마다 이름을 지어줘서 고양이 이름인 한 백 깨쯤은 된다고<br/>캠핑장 아주머니가 말했다.<br/><br/>우리는 고양이에게 에코라는 이름을 붙였다. 에코는 우리 텐트에 올 때만 에코였다. 에코는 우리 구역에선 한 번도 빠짐없이 에코였다. - 지리멸렬하다는 것 중<br/><br/>- 베란다에 걸려 있는 빨래들이 흔들리기 시작하면<br/>생은 잠시 초라해졌다가 다시 화색이 돌기도 한다.<br/>경멸할 것은 없다. 어차피 다 노래니까. - 가여운 거리 중<br/><br/>- 나를 내어놓아도<br/>흡족한 일은 찾아오지 않았다<br/>먹고사는 일엔 늘 말문이 막혔다 - 청년기 중<br/><br/>- 세상에 남은 일은<br/>삶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br/>소멸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 공작도시 2 중<br/><br/>- 동작을 바꿀 때마다 오는 통증이<br/>제게 사는 것에 대해 물었어요<br/>아플 때면 생각할 게 많아져서 바빠요<br/><br/>사는 건 그저 가끔씩 체머리를 흔드는<br/>잊지 못할 기억들에<br/>두 손을 드는 일<br/><br/>경이로운 건 없어요<br/>끔찍한 일이 가끔 있고<br/>대부분은 그저 그래요<br/><br/>생을 바쳐 풀어야 할 문제들도 없어요<br/>답은 다 다르니까요 - 병가 중<br/><br/>2025. oct.<br/><br/>#작약과공터 #허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301/34/cover150/893204462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3013491</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스즈키 유이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08777</link><pubDate>Mon, 23 Feb 2026 13: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0877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2349&TPaperId=1710877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76/59/coveroff/s6121371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2349&TPaperId=1710877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a><br/>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br/></td></tr></table><br/>2025 아쿠타가와상 수상작.<br/><br/>아쿠타가와 상이 인상적이었던 건 히라노 게이치로가 수상했을 때였는데,<br/>그 이후로는 딱히 이 작가 싶은 수상자를 보지 못했다.<br/><br/>그래도 일본에서는 유력한 문학상이라 자주 읽어보고는 있는데<br/>해가 갈수록 이 상 수상작은 건너 뛰는 게 내 시간 낭비가 아니겠구나 싶다.<br/>(같은 결로 공쿠르 상도 포함)<br/><br/>이번에는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라있고 여기저기서 추천한다는 풍문이 들려왔는데...<br/>왜 베스트인가? 싶은 생각만 남았다.<br/>형편없다라기보단, 그냥 평이하기 때문이다.<br/>괴테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지루할 수 있기까지 하다고 생각한다.<br/><br/>이 이야기는 괴테에 대해 오래 연구해온 학자 도이치가<br/>아내와 딸과의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보게 된 괴테의 말이라고 인용된<br/>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br/>라는 구절이 이 모든 사유와 사건의 시작이다.<br/>이 구절의 원전을 찾을 수 없는 갑갑한 마음은<br/>괴테의 저서를 다시금 찾아읽게 되고,<br/>괴테와 인연이 있는 80여 명의 사람들에게까지 질문을 던지면서<br/>이 구절에 빠져들게 되는데...라고 소개할 수 있는데<br/>여기까지 듣는다면 오호 그래서 그다음 사건은? 하는 호기심이 생기게 될 수도 있다.<br/>나는 그랬다.<br/>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읽었지만 얼마 되지 않는 책의 볼륨이 줄어들수록 실망하는 마음이 커졌다.<br/>너무 슴슴하다.<br/>괴테의 말을 빼면 이 이야기는 뭘까?<br/>학자의 양심 문제를 조금 건드리는 부분을 빼면... 글쎄...<br/><br/>장점을 꼽자면,<br/>괴테의 말들을 애정을 가지고 탐험할 수 있고,<br/>학자들의 자기복제의 문제,<br/>고풍스럽게 느껴지는 전체적인 분위기,<br/>가족관계의 미묘한 감정 교류들 이런 지점은 소소하고 잔잔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br/><br/>결국 나는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눈밝은 독자는 아닌 셈이다.<br/>이 책의 매력을 알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br/><br/><br/>- "독일 사람은 말이야." 요한이 말했다. "명언을 인용할 때 그게 누구의 말인지 모르거나 실은 본인이 생각해 낸 말일 때도 일단 '괴테가 말하기를'이라고 덧붙여 둬. 왜냐하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거든." - 23<br/><br/>- 우리의 사상을 표현하는 데 옛사람들이 엄선한 품위 있는 언어를 사용할 때, 그들이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우리보다 더 정교하게 열어서 보여준다는 점을 인정하는 게야. 거장들은 항상 옛사람의 장점을 이용하는데, 그 점이 그들을 위대하게 만든다네. - 118<br/><br/>- 크리스마스이브에 보낸 이메일에는 서른 명 정도가 곧장 의리 있게 답신을 해줬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났다. 사람들 대부분이 출처는 모르겠지만 괴테의 말 같다고 했으며(평소 도이치의 주장을 생각해 보면 분명 그렇게밖에 대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몇 명은 출처로 추정되는 문헌을 알려주기도 했지만 전부 도이치가 이미 살펴본 것들이었다. - 129<br/><br/>- 결국 우린 과거의 시대를 남겨진 조각으로 상상하는 수밖에 없어. 고전학자가 착각했던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다만 우리가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획득함과 동시에 고대인의 시각을 잃어버리기도 한다는 점은 잊어서는 안 돼. - 147<br/><br/>- "어머, 당신이 왜 베버 씨 사이트를 보고 있어?"<br/>어리둥절해진 도이치는 잠시 침묵한 끝에 상황을 이해했다. 베버는 아키코가 좋아하는 유튜버라는 것을. 그리고 생각했다. 자신의 명언 찾기는 결코 의미 없는 짓이 아니었다. 모든 것은 반드시 이어져 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무언가로부터 생겨났고, 우리는 아직 살아 있으니까. - 212<br/><br/>- "아무튼!" 요한이 말했다. "괴테가 이렇게 말했지. 내가 모든 것을 말했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마라." - 227<br/><br/>- 저는 학문을 파괴하고 싶은 것이 아니고, 고발하고 싶은 것도 아니며, 오히려 용인하고 싶습니다. 저는 학문이란 실패와 오류의 연속이라고 봅니다. 실패와 오류야말로 다양성의 근간이지요. 신화와 언어의 다양성이 곧 실패와 오류입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실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크게 실패해 드렸습니다. 실패하는 동안에는 분명 동료들에게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해해 줄 것입니다. 저는 제가 &lt;신화력&gt;에서 쓴 힘을 실행했을 뿐입니다. - 232<br/><br/>2026. feb.<br/><br/>#괴테는모든것을말했다 #스즈키유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76/59/cover150/s6121371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6765918</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개구리 극장 - 마윤지 - [개구리극장]</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06885</link><pubDate>Sun, 22 Feb 2026 16: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0688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402&TPaperId=1710688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89/96/coveroff/893740940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402&TPaperId=1710688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개구리극장</a><br/>마윤지 지음 / 민음사 / 2024년 03월<br/></td></tr></table><br/>무해하다.<br/><br/>마음을 편히 놓고 읽다가<br/>어느 한 줄에 덜컥 낚이기도 하면서...<br/><br/>- 밤<br/>조용한 골목을 따라 지워지며<br/>홀로 기쁨 - 시인의 말<br/><br/>- 접어 놓은지 오래된 슬픔은 못 입는다 - 사월 중<br/><br/>- 떨어져 나온 슬픔이<br/>미처 다 걸어가지 못하고<br/>멈추기 전에 낚아야 해요 - 개구리극장 중<br/><br/>- 낮은 환하고<br/>광장은 캄캄하다<br/>저 나란함이 빛나기 위해 - 여름 촉감 중<br/><br/>- 잊을 수 없는 것들을<br/>아, 깜빡 잊었다<br/>하고 말해 볼까 - 봄이 아니야 중<br/><br/>- 매일 매일의 밤마다 들어가<br/>내가 자고 있는 동안 노래를 불렀습니다<br/><br/>끝나면 또 불러야지<br/>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br/><br/>우리가 너무 많았습니다 - 우리 영혼의 바닥까지 줄을 내려 사랑을 길어 올리는 동안 중<br/><br/>- &lt;동지&gt;<br/><br/>12월에는 흐린 날이 하루도 없으면 좋겠다<br/>그런 약속이 있으면 좋겠다<br/><br/>놀이터엔 애들도 많고 개들도 많으면 좋겠다<br/>살도 안 찌고 잠도 일찍 들면 좋겠다<br/>조금 헷갈려도 책은 읽고 싶으면 좋겠다<br/>어디든 갈 수 있는 차표를 잔뜩 사고 안 아프면 좋겠다<br/><br/>30만 년 전부터 내린 눈이 쌓이고<br/>눈의 타임캡슐 매일의 타임캡슐<br/>다 흘러가고 그게<br/>우리인가 보다<br/>짐작하는 날들이 슬프지 않으면 좋겠다<br/><br/>묻어 놓는 건 숨기는 게 아니라 늘 볼 수 있도록 하는 거지<br/>그 무엇보다 많이 만져 보는 거지<br/>나중엔 번쩍 번개가 되는 거지<br/>오렌지색 같은 하늘이 된다 맛도 향기도<br/><br/>손가락이 열 개인 털장갑<br/>이를테면 깍지<br/>햇빛의 다른 말이다<br/>(전문)<br/><br/>- 한 사람의 빛을 읽고 나면<br/>그 사람에 대해 조금 알게 될까<br/>아예 모르게 되는 걸까<br/>그런 생각이 아름답다고 짐작해 보았습니다 - 타임 코드 중<br/><br/>- 세상이 흔들리며 내는 소리를 듣는다<br/><br/>그러면 모든 슬픔이<br/>내 것은 아니라는 슬픔을<br/>몸은 아직 뼈로 이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될까 - 설탕 기둥 중<br/><br/>2025. oct.<br/><br/>#개구리극장 #마윤지<br/>#민음의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89/96/cover150/893740940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6899694</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치즈 이야기 - 조예은 - [치즈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04746</link><pubDate>Sat, 21 Feb 2026 11: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047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030717&TPaperId=171047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78/coveroff/k6720307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030717&TPaperId=171047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치즈 이야기</a><br/>조예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7월<br/></td></tr></table><br/>안락의 섬이 정말 있으면 좋겠고.<br/><br/>인간의 여러 가지 부정적 감정을 다채롭게 펼쳐 보였다.<br/>특히나 가족관계를 통해서...<br/><br/>부재와 결여, 죄책감, 의무.....<br/><br/>소재의 파고가 높은 편이지만<br/>의외로 읽는 나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평정심으로 읽었다.<br/>그런 대비가 좋았음.<br/><br/><br/>- 선희가 나에게서 분리되려 한다. 내 젊음과 노동력과 시간을 잡아먹어 홀로 빛나게 된 꽃이 뿌리로부터 도망치려 한다. 꽃은 뿌리 없이는 오래 유지될 수 없다. 자유를 느낄지언정 곧 말라 죽어버릴 텐데. 그건 나에게도 선희에게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 수선화에 스치는 바람, 108<br/><br/>- 역시 운 때문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실력이나 열정은 결과와 비례하지 않을뿐더러 운은 짐작보다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때로는 운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반쪽 머리의 천사, 133<br/><br/>- 내 이름이 우승하인 것도, 이름처럼 전국의 각종 육상 대회에서 상을 휩쓴 것도, 하다못해 출전을 앞두고 발목을 접질렸을 때도 전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건 주인공의 극적인 성공을 위한 일시적인 시련에 불과해, 다 이유가 있을 거야,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건 없다는 걸 안다. 있다고 하더라도, 꼭 모든 사건에 대단한 의미가 있지는 않다는 걸 안다. 세상은 마구잡이로 흘러간다. - 반쪽 머리의 천사, 142<br/><br/>- 갑자기 어렸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엄마와 함께 아파트 옥상에서 금환일식을 목격한 날이었다. 장난감처럼 생긴 일식 관측용 안경을 끼고서 어두워진 하늘을 빤히 보며 난생처음, 나는 경외감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그건 살아 있다는 게 감사할 정도로 벅차오르지만, 동시에 서글픈 기분이었다. 갑작스레 다른 세계로 동떨어지는 듯함 감각. 그 낯선 외로움에 나는 고개를 쳐든 엄마의 손을 붙잡고 집에 가자고 생떼를 썼었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자그마한 나에겐 마냥 거대한 부피감으로 감각되는 대상이 저 우주의 시선으로는 한없이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사실이 주는 괴리감이 두려웠던 것이다. - 안락의 섬, 313<br/><br/>- 남은 시간 동안, 눈을 감고 꿈속 플루와 라미를 생각했다. 안락의 섬과 무의미한 바깥을 생각했다. 삶과 죽음을, 시작과 끝을, 종말과 재건을, 망각과 사랑을 생각했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건 사랑의 기억들. 이 섬에서도 그런 기억은 계속 쌓였으니 나는 아마 그만큼 더 슬퍼질 것이다. 어디선가 하피가, 라미가, 플루가 이렇게 묻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모든 걸 없는 셈 치고 무로 돌아가는 건 너무 슬프지 않아? 기억이란 쇠퇴하지, 그리고 소중한 것은 다시 생겨나. 수수, 우리는 어디에나 있어.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있어. - 안락의 섬, 324<br/><br/>2025. oct.<br/><br/>#치즈이야기 #조예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78/cover150/k6720307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907829</link></image></item><item><author>hella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비세계 - 변선우 - [비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02649</link><pubDate>Fri, 20 Feb 2026 10: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5141184/171026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934424&TPaperId=171026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194/34/coveroff/k54293442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934424&TPaperId=171026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세계</a><br/>변선우 지음 / 타이피스트 / 2024년 11월<br/></td></tr></table><br/>온통 흔들리고 재정립되는 시.<br/><br/>의심스럽다가 안쓰럽다가 처연하다가...<br/><br/><br/>- 이토록 깨끗하게 펄럭이는 공간이라니.<br/>구슬을 자아내 우연을 제작하는 순간이라니.<br/>마치 무균실에 입장하는 검은 양이 되어<br/>헐렁한 리듬이 되었다가, 잠들어 버린 밧줄이 되었다가,<br/>빗발치는 종말이 되고 있다.<br/>거울이 이글거리고 반복되는 세계가 있다. - 시인의 말<br/><br/>- 세계를 발견하였어요. 이 말은 세계를 발명하였다는 의미의 다름 아녜요. 나는 세계의 경계에 당도하여, 문을 밀어 열듯, 선을 넘어 입장하였어요. 새하얀 세계, 금방 새카만 세계......, 새하얗기도 하고 새카맣기도 하는 세계가 펼쳐졌어요. <br/>(...)<br/>사람들은 계속하여 나를 흔들었고......, 나는 자발적으로 곤란하였어요. - 비세계 중<br/><br/>- 세계의 표면을 긁자 부스러기가 발생한다. 너무 많은 세계를 발견해 온 탓인 걸까. 이번에 발견한 세계는 너무도 연약하고 빈곤한 것이다. 애매하고 적요한 것이다. 세계의 부스러기가 눈처럼 떨어지기 시작하면, 예정처럼, 바람이 분다. - 비세계 중<br/><br/>- &lt;개시&gt;<br/>돌멩이를 쥐자 나는 온순해졌다. 미래를 볼 수 있었다. 등을 돌리지 않아도 모의할 수 있었다. 돌멩이를 호주머니에 넣자 이내 냉정해졌다. 구름을 떠올렸다. 구름을 좇아 물가로 갈 수 있었다. 물을 향해 몸을 던지자 모두 사라질 수 있었다. 눈을 뜨니 어떤 연기가 나타나 현실의 틈을 벌리기 시작하였다. 나는 풀어지면서, 연약해지면서, 뜨거워질 수가 있었다. 희멀게질 수가 있었다.<br/>(전문)<br/><br/>- 나는 아름다운 사람이,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아쉽게도 모든 게 연출이에요. 나는 어제도 실패했고 오늘도 실패했으며, 내일도 실패할 예정이거든요. 그르친 일이 많거든요. 엎어진 일이 많아요. 내가 대신하여 엎질러졌어야 하는데, 몸은 늘 뒤늦거든요. 아닌 말로 기분이 앞서거든요. 평생을 이 자세이고 싶어요. 그럼에도 나는 또 일어나야 하고, 백도선 선인장에 물을 주어야 하고, 플라워혼에 밥을 주어야 하고, 대충 끼니를 때우고 설거지와 샤워를 해치워야 해요. 정말...... 생활이란 무엇일까요? 세계는 무엇일까요? - 딱딱한 연결 어지러운 마음 중<br/><br/>- 세상은 뒤집힌 실재인 거지. 실재는 뒤집힌 세상인 거고, 따라서 사건은 빈틈없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거고. 우리는 모두 어딘가로 흘러든다는 거지...... 앞뒤가 다른 사물은 좀 치사하다는 거야. - 용혈수 중<br/><br/>- 나는 주인공처럼 군다.<br/>그래서 이 삶이, 이 실패가 너무도 분하다.<br/><br/>무엇인가 더 적으려고 하였는데,<br/>목걸이를 구성하던 잿빛 유리구슬처럼,<br/>나는 사방팔방 흩어져 버렸다.<br/>오랫동안 동떨어져 있었다.<br/>양팔 저울이 접시를 의심하는 소리 들려왔을 때,<br/>비로소 안심하였다 - 제정신세계 중<br/><br/>- 바람이 불고, 저기서 철쭉이 짜증 나게 떨어진다. 잡초는 서로 비벼 대며 소음을 만든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은 동그랗게 말고, 바람의 박자에 맞춰 휘파람을 준비한다. 아, 말아 피우고자 챙겨 둔 백지를 꺼낸다. 그런데 백지에서 난데없는 글이 생겨난다. "나는 주인공처럼 군다. 그래서 이 삶이, 이 실패가 너무도 분하다." - 산문 중<br/><br/>2025. oct.<br/><br/>#비세계 #변선우 #타이피스트시인선]]></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194/34/cover150/k54293442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194343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