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면허 - 이동하는 인류의 자유와 통제의 역사
패트릭 빅스비 지음, 박중서 옮김 / 작가정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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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인 이 여권 소지인이 아무 지장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 및 보호를 베풀어 주실 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여권을 펼쳐 그 안의 내용을 찬찬히 읽어본 적 있는가.
내 새끼 잘 부탁합니다라고 여행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부탁같은 이 문구를 읽으면 순간 뭉클하기도 한다.

해외 여행을 갈 때 그냥 습관적으로 챙겨 나가던 여권, 보관함 깊숙이 두다가 신분증이 없는 미성년자 아이의 신분 입증을 위해서나 꺼내던 여권이 사실 어떤 마음을 담고 있는지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다.



우리는 이 여권을 언제부터 사용한 것일까?
이 여권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나 중요성은 무엇일까?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영어학 교수인 패트릭 빅스비가 쓴 《여행 면허》 는 이 모든 것을 A to Z, 아주 풍부하게 담고 있다. 역사적으로 고대 여권에서부터 현대의 전자 여권까지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여행을 갈 때 필요에 의해서 챙기기만 했던 여권이 어떤 역사와 어떤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있는지, 여권에 얽힌.에피소드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놀랍게도 여권 즉,여행선류(면허)에 대한 기록은 성경에서부터 발견된다. 구약성경 느헤미야 2장 7벌~9절이 바로 그 부분인데, 왕이 조서를 내려 그 조서를 받은 이를 '용납하여 유다까지 통과하게 한다'라는 말이 있다. 현재까지 내려오는 여권 속 '아무 지장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이라는 문구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놀라우면서도 당연하게도 여권도 다른 역사상 많은 행정상 법률상 권리들처럼 과거에는 남성들에게만 주어졌다. 19세기 여권 신청자는
남성이었고 여성들은 '그'의 신청서에 기재되는 식이었다. 이러한 성차별적 불평등이 가져온 여러 의심이나.에피소드가 3장에 나오고 있는데 흥미롭다.

프랑스 국립 기록보관소에는 부정 여권에 대한 기록이 전무했기 때문에, 베넷은 1827년에 이르러서는 프랑스 영토에 있는 영국 신민에게 그런 서류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오히려 오해를 부르는 편지며, 배우 섭외며, 여권 발급처에서의 속임수까지 "국제 여행을 허가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화 간, 젠더 간 여행을 위해서였다." [p.143]



<악마의 시> <더 나이프>와 암살위험으로 유명한 작가 루슈디의 여권에 대한 언급들도 인상적이었는데, 루슈디는 여러 그의 작품에서 이동의 기쁨과 고통을 다루고 있단다. 특히 국경 통과의 기상천외한 사례들을 <악마의 시> 서두에 담고 있기도 하다기에 이미 내 위시리스트에.담겨 있던 그 소설을 한번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국경에서는 자유를 박탈당하고 통제의 영역으로 들어선다.제아무리 자유로운 사회라도 가장자리는 자유롭지 못한데, 사물과 사람이 밖으로 나가고 다른 사람과 사물이 안으로 들어오는 장소로, 반드시 올바른 사물과 사람만이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p.28~29]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그리고 앞으로 더 익숙해질 여권에 대해
한번 알아보는 시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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