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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진공 & 상상된 위대함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정보라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4월
평점 :
정보라 작가님의 번역을 통해 작가님의 사유를 엿보고, 천재적인 렘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해보고 싶어 이 서평단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을수록 두 작가님에 대한 감상이나 해석을 제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조심스러움이 앞섰지만, 그만큼 경외심을 담아 진심으로 읽었습니다.
전 그저 두 작가님의 세계에 초대받은 한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그 천재적인 문장들은 제 안의 SF 세계를 더욱 넓혀주었고, 그로 인해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감히 제가 이 책에 대해 서평을 쓴다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결국 이 글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이야기’에 대한 서평이라 생각하며 용기를 내어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절대 진공> 파트는 존재하지 않는 책들에 대한 서평 모음이고, <상상된 위대함> 파트는 없는 책들의 서문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렘은 이 가상의 작품들을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고 섬세하게,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묘사해두었습니다. 읽는 동안 정보라 작가님 역시, 어떤 작품들은 정말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느끼셨다고 해요. 저도 같은 마음이었고, 그 상상 속 세계들이 현실처럼 생생하게 다가와 더욱 깊이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부존재’에 관해 논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작업일 텐데, 렘은 그걸 해냈고, 정보라 작가님은 그것을 완벽히 이해하고 번역해내셨다는 점에서 깊은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식이 부족한 저로서는 ‘완전히 이해하려 하지 말고, 나만의 SF적인 상상으로 읽어가자’는 마음으로 책을 마주했습니다. 철학적인 부분들이 많아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정보라 작가님의 해설 덕분에 한층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그 점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내, 제가 렘의 책에 대한 서평을 쓰고 있다기보다는 그저 제 느낀 점을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어렵고, 감히 서평을 쓴다는 것이 맞는 걸까 하는 고민도 계속하게 됩니다.
하나하나의 작품은 앞으로 차근차근 찾아 읽으며 천천히, 깊이 사색에 잠겨보고 싶습니다. 제 생각의 폭을 넓혀주신 우주님과 현대문학 출판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