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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평점 :
한국에서 태어나셨지만 캐나다에서 자라신 작가님은 2015년 한무숙 작가님의 <만남>을 우연히 읽고 한국 역사에 대해 깊이 파헤쳐 보고 싶다는 욕구가 싹트셔서 조선왕조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을 쓰고 계시다고 해요. 작가님이 쓰신 다른 책들도 무조건 읽어봐야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정조대왕이 승하하시고 나서 조선 19세기 천주교 박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조선은 유교사상이 강하여, 천주교 사상을 가진 자들은 무자비적으로 공개 처형하고, 유배가고, 사약을 마시게 하였었죠. 지금으로선 이해가 안가지만 그 당시 상황을 본다면 충분히 이해 갈 거예요.
조선시대 남대문에서 오판서 대감의 여식이 코가 잘린 채 시체로 발견되면서 그 뒤로도 똑같은 시신들이 연쇄살인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현재 경찰서인 조선시대엔 포도청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포도청에서 하인인 다모 ‘설’이라는 여자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조선시대는 여자의 몸은 함부로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법도 칠거지악이라는 게 있었고, 그 법도 때문에 다모라는 직업이 생기고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왕성했던 ‘설’은 이 직업이 아주 잘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양에 있는 이유는 따로 있지만요.
300페이지를 지나면서도 내가 하는 의심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 당시의 시대적 배경도 자세히 알 수 있고, 마음 안타까운 현실도 알 수 있어서 굉장히 긴장하면서 보았던 거 같습니다.
책을 보며 머릿속으로 한편의 드라마를 본 느낌이었어요. 이 장면에선 이런 설정, 이 드라마를 생각하며 가상 캐스팅을, 정말 작가님의 대단한 문체였습니다. 마지막 장에선 슬펐지만 ‘설’을 응원하며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뿌듯하게 책장을 덮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을 정말 널리 멀리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재밌고, 흥미 있는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